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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7 19:42:36

구타유발죄

1. 소개2. 상세3. 번외: 진정한 의미의 구타유발죄는 따로 있다

1. 소개

실제 있는 죄가 아니며 민간형법과 군형법에서도 없는 죄이다.[1] 군대에서만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죄라고 알려진 것이다.

권력이 막강한 자가 행할 수 있는 권한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부패해서 실각하는 게 아니라, 권력싸움에서 패배하면 부패자가 된다는 말처럼, 권력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사라지면 생겨난다. 실제 중국 공산당 내 파벌싸움에서 시진핑이 승리하자 난데없이 부패척결 운동을 시작하며 정적들에게 이런저런 명목을 씌워 조지기 시작했는데, 시진핑과 측근들은 털어서 먼지가 안나는 완벽한 지도자라고 믿는 사람들은 없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비위를 거스르면 '니 죄를 니가 알렸다'며 죄를 만들어서 죽이고, 북한에서 김정은에게 찍히면 죄를 만들어서라도 죽이는 것과 흡사하다.

지도자의 권력이 막강한 독재체제인 중국과 북한은 군대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권력자에게 찍히는 것 자체가 죄이지만, 한국은 민주국가라서 군대에서 특히 이런 부조리가 발생하여 두드러진다. 징병제의 특성상 군대가 마치 공산주의 계급사회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군대에서 선임의 권력이 높다는 의미인데, 실제 말년병장은 군대판 최고존엄으로서 손가락 까딱만으로도 부대원들을 가지고 놀 수 있다. '짐의 말이 곧 법'인 것처럼, 말년병장에게 찍히면 항상 제재를 당하지만, 반대로 잘 보이면 아무도 못건드린다.

실제 양형시에는 보통 전가의 보도 성실의무위반이나 명령불복종, 군풍기위반, 지시불이행 등 상응하는 다른 죄목으로 걸리게 된다.

사실 군대 뿐만 아니라, 재벌 2세 야구방망이 구타사건처럼 사회에서도 권력이 높으면 '너 좀 맞자'면서 두들겨 패는 사례도 있다. 잡플래닛 기업 리뷰 분석 결과 "회사에서 맞았다"는 사례가 2018년에만 최소 1,000건이다. 그나마 사회에서는 감시 기능이 작동하여 덜할 뿐이지, 직장 상사에게 찍히면 피곤한 것은 군대랑 하등 다를 바 없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걸 사사건건 트집잡아 괴롭히고 망신을 주며, 심지어 맞을 짓 했다며 때리기까지 한다.

2. 상세

군대에서 폭행사건이 일어났을 때 맞은 쪽(피해자)에서 때린 쪽(가해자)에게 어그로를 끌었을 경우 적용된다. 당연하지만 맞은 쪽에게 잘못이 없다면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군사경찰 등 군내 사정계통에 포착될 정도의 대형 사건으로 부조리가 분출될 경우, 사건의 배경에 기저 갈등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런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가 연대책임으로 인해 다같이 사이좋게 징계사건은 군기교육대[A] 내지 군 형사사건은 국군교도소에 들어가게 된다.

물론 구타/가혹행위와 단순 명령불복종은 양형 최소 수위부터가 다르니 특별한 맥락이 없다면 피해자 쪽이 가해자 쪽보다는 훨씬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된다. 역으로 상호폭행 같은 경우는 얄짤없이... 상대가 선임자, 특히 명령권이 성립하는 국방부 장관/합동참모의장/참모총장/군사령관/군단장/사단장/여단장[3]/연대장/대대장/중대장/소대장/분대장이라면 가중처벌 대상이 된다.

물론 위는 어디까지나 이론상이고, 실제로 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그렇듯 Case by case임에 유의할 것. 일부 정상적인 부대에서는 가해자는 군기교육대[A] 내지 군사재판 회부 처분을 받지만 피해자는 (어그로 정도가 민간인이 봤을 때도 과도한 수준이 아니고서는) 징계위원회 회부나 군기교육대 입소와 같은 불이익도 받지 않기도 한다. 이런 부대들은 따라서 마음의 편지도 대부분 실명투고로 이루어진다.

구타유발죄는 연대책임의 일종이기 때문에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5]친족의 범행으로 인한 불이익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좀 애매하기는 하다.] 아니 애초에 이런 죄는 현행 군형법상 존재하지도 않는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없이, 이는 '맞을 짓'을 그럴듯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사실 군대에서는 상관에게 불경한 행위를 처벌하는 상관모욕죄가 실제 군형법 상에 존재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상관을 모독했다고 해서 구타를 하는 건 당연히 가혹행위에 해당하여 처벌받는다.

3. 번외: 진정한 의미의 구타유발죄는 따로 있다

군대에서 흔히 통용되는 의미와는 별개로 사회에서 타인에게 자신을 폭행하라고 종용했다가는 정말로 처벌받는 수가 있다. 물론 군대에서도 이런 짓 했다가는 여태 서술한 구타유발죄와는 별개로 정말 처벌받는다. 합의금이나 치료비를 편취할 목적으로 상대방을 도발했다가 폭행당하면 형법상 공갈죄가 적용되며 이렇게 되면 치료비는 치료비대로 깨지고, 몸은 몸대로 상하고, 전과는 전과대로 남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6] 구타유발죄와는 구분해야 할 것이, 구타유발죄라는 건 가해자 측에서 흔히 "내가 때린 건 사실이지만 이 새끼가 먼저 맞을 짓 했다"라는 변명거리에 불과하지만, 여기에 서술된 형식의 공갈죄는 "가해자가 때린 건 분명 범죄행위지만, 피해자가 금품을 갈취할 의도가 있었으므로[7] 피해자 역시 처벌 대상이다"라는 법리 해석이 가능한 분명한 범죄다, 폭력범들이 자신을 포장할 의도로 그럴싸하게 꾸며지는 구타유발죄와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1] 단, 3번 문단에서 언급하겠지만 여기서 계속 서술할 구타유발이란 게 피해자 측에서 악의적으로 계획한 짓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A] 2020년 8월 5일 0시부터 영창 폐지로 군기교육대로 승계되었다.[3] 독립여단장, 연대급 여단장[A] [5] 다만 헌법의 경우에는[6] 하지만 여기서도 폭행한 사람이 녹취•녹화하지 않고 주변에 증인이 없는 이상 때려달라고 약올린 사람을 처벌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맹점이 있다. 만약 CCTV만 있고 도발자가 신사처럼 몸놀림하면서 아주 지능적으로 약올리다가 맞는다면, 그렇게 맞은 사람은 몸에 상처자국이 남으므로 물증에 의해 폭행범이 처벌되나, 폭행범의 진술은 단지 심증이자 양심의 영역에 불과하므로 정작 그렇게 약올린 사람은 처벌받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7] 물론 여기서 일부러 맞는 사람도 바보가 아닌 이상 돈을 뜯으려 했다는 진술은 절대로 안할 것이다. 둘이서 말다툼이 있었는데 저쪽에서 갑자기 손찌검을 하고 패는 등 과잉대응을 했다고 주장하지. 애초에 저 사람이 금품을 갈취할 의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본인이 실토하지 않는 이상 입증할 방법이 없다. 합리적 의심이 있더라도 심증만 난무하고 물증이 전혀 안 나오면 처벌할 도리가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