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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7-26 20:36:00

귀둔



1. 개요2. 종류

1. 개요

"낮이 되면, 귀기가 가라앉고 햇빛에 녹아 흐트러지며 명부(冥府)로 귀환한다. 세상에 귀신을 보는 자도, 귀기에 휘둘리는 자도 쉽게 보이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신기(神氣)는 천부(天府)로, 귀기는 명부로 가는 거야. 신선이나 망령이 인간세의 일에 간섭하는 것은 그래서 어렵다."
- 『투검지』의 태형도인(太衡道人)이 금모하에게 해주는 가르침 중에서 발췌.
귀문(鬼門)의 다양한 술수를 뜻한다. 귀둔(鬼遁)의 흔적은 풍종호 작가의 소설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정작 제대로 나오는건 아쉽게도 『투검지(鬪劍誌)』 말고는 상세한 내용이 없다. 일단 핵심이 되는 귀기(鬼氣) 자체는 흔한 혼백론(魂魄論)의 연장선에 있는 것처럼 묘사된다. 혼백이 흩어진 다음 백(魄)이 귀(鬼)로 전이하는데, 이렇게 남겨진 귀는 오롯한 음기(陰氣)로 햇살과 시류에 휩쓸려 이 세상에서 사라져 간다. 귀문에 속한자는 그 사라져가는 와중에 인연을 이어 귀를 자신의 힘으로 삼는 것이다,

이러한 귀기가 음기를 타고 나타난다고 해도 이 세상의 음기가 아닌 이승과 저승 사이에 걸친 기운이라서 한낮에는 당연히 버틸 수 없다. 그리고 소위 정종(正宗)의 내가기공(內家氣功)을 익힌 사람, 혹은 그 기권(氣圈)을 만나면 말 그대로 으깨진다. 마치 햇볕이 살균 소독하듯이 해의 양광(陽光)에 귀기가 지워지며, 정종내공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 그 때문에 귀문에 속한 사람들은 해를 피해 낮 대신 밤을 질주하고, 무림인을 질겁하여 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축지법(縮地法)과 같은 일반적인 술수부터 시작해서 선견(先見)과 환술(幻術)로 며칠 뒤의 사람과 대화하는 등의 터무니없는 짓까지 가능하다.[1]

아무튼, 귀문의 제약에서 벗어나는 게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원명정기(元命精氣)[2]를 다스리게 되면 가능하다면서 한낮의 햇빛 아래서도 그 어둠을 고스란히 뽑아내는 멀쩡한 귀기를 원후파(元侯派)의 장로인 오귀검(五鬼劍) 중 여뇌지가 보여준다.[3]

2. 종류


[1] 『카오스 사이클』에 나온 미래에서 과거로 보내는 전언이라는 겁화의 징표보다 어떤 면에선 더 대단하다는 점에 놀랍기도 하다.[2] 원정(元精)으로부터 발현(發現)하여 흐르는 생사를 결정짓는 진기(眞氣).[3] 정파(正派)로써 그 경지까지 이르려면 꽤 고련 해야하나, 마도(魔道)로서 아주 쉽게 그런 짓을 해치우는 작자들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