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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2 18:22:05

노력하는 범재


1. 개요2. 설명3. 창작물4. 반대말5. 관련 문서

1. 개요

순자(荀子)가 말하길, 준마(駿馬)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리지만, 노마(駑馬)도 열흘을 계속 달리면 따라갈 수가 있다.
다른 사람에 비해 부족하거나 거의 같은 평균적인 재능을 노력으로 성장시킨 유형. 당연하지만 현실에서나 픽션에서나 이런 자에 대한 평가는 매우 좋다.[1]

2. 설명

스포츠 분야 같이 30대 혹은 늦어도 40살 이전에 선수생활이 끝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천재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죽기 전에나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예 없지는 않다. 특히 체급에서 서양선수들에 비해 열세였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다시 도전하여 결국 명성을 지킨 박종팔 선수가 있다.[2] 단순한 계산력, 암기력, 학교 성적 등을 기준으로 천재라는 이름이 붙을 만한 대업적을 세울 사람인지 아닌지는 구분이 힘들다.

또한, 위인전 몇 개만 봐도 알겠지만 재능이 너무 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문학과 철학에서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다. 때문에 결국 개인의 입장에서는 일단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 일반인들에게 천재라고 불리는 인물 중 상당수가 사실은 타고난 천재가 아니라 노력하는 범재였다는 경우도 많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피나는 연습과 노력을 한 사례이다. 이런 경우는 천재라고 부르면 오히려 자신의 노력을 폄훼한 것처럼 여겨서 불쾌해 할 수도 있고, 자신은 노력하는 범재인데 부단한 노력으로서 천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을 뿌듯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평범한 범재가 천재의 영역에 근접할 수 있을 정도로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는 것 자체도 일종의 재능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 쉽게 꺾이기 마련이라는 걸 생각하면 둔재는 고된 노력을 계속 밀어갈 수 없기 때문.[3] 괜히 마이트 가이가 록 리에게 노력의 재능이 있다고 말해준 게 아니다. 또한 강한 의지로 본성을 억지로 눌러 노력하는 것도 재능이지만, 아예 본성이 끊임없는 노력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괜히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게다가 애당초 선천적으로 신체가 부자유하게 태어났거나 지능에 문제가 있다면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 자체가 어렵다.

단, 그렇다고 '나는 태어날 때부터 재능이 부족했어'라며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것은 자기합리화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많은 천재들은 자신은 천부적인 재능보다 노력을 통해 지금의 명성을 얻었다고 이야기해 왔다(물론 이것은 어려서부터 엘리트집단에 속한 탓에 정말로 객관적으로 자신이 재능이 있는 특별한 사람임을 잘 몰라서 그렇거나, 알더라도 더 많은 칭송과 명예를 얻기 위해 하는 립서비스인 경우가 많다.) 또한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진짜 천재는 소수에 불과하다.

3. 창작물

픽션의 캐릭터 속성으로는 다소 암울한 게, 이런 캐릭터들 대부분은 성장이 결국 어느 시점에서 막히고 타고난 자들에게 밀린다. 능력자 배틀물이라면 더더욱. 게임으로 치면 마치 아무런 특수능력 없이 기본 스탯, 레벨만 열심히 올리는 케이스인데, 성장이란 게 결국 한계가 있는 만큼 대부분 후반에 갈수록 기본적으로 가진 게 많은 자가 유리하게 되는 것. 무엇보다도 노력이란 건 범재만의 특권이 아니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이 속성을 사용할 경우, 어느 정도 이걸 꼬아놓은 클리셰로 초기 능력치는 낮지만, 성장에 한계가 없는 대기만성형 캐릭터를 설정할 수도 있다. 물론 한계치 자체가 잠재적인 재능으로도 볼 수 있지만, 초반엔 범재 이하의 낮은 능력치 때문에 천재 기믹을 강조할 필요가 없고, 결과적으로 대기만성을 위해선 주인공에게 끊임없는 성실함이 요구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는 사람 입장에선 훈훈할 수 있다.

주인공이라면 성장물로 그리기 매우 좋겠지만 이땐 주인공 보정이 심하게 들어가곤 한다. 그리고 극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주인공에게도 숨겨진 재능을 넣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므로 주인공에겐 적합하지 않고, 주로 주인공보단 주인공의 친한 친구로서 많이 등장하는 포지션. 그래도 이런 부류의 캐릭터가 재능과 템빨 혈통 등으로 똘똘 뭉친 적 캐릭터를 이기는 과정이 상당한 쾌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주 사용된다.

4. 반대말

반대말로는 '게으른 천재'가 있다. 성과로만 볼 땐 게으른 천재에 당하지 못하기도 한다. 불행하게도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오래된 격언보다는, 안 될 놈은 뭘 해도 안 된다는 비관론이 현대인들의 가치관을 지배하는 경우가 잦은 게 현실이다.[4][5]

5. 관련 문서


[1] 친구 관계일 경우 서로가 응원하고 경쟁하며 성장하게 되고, 사제 관계일 경우 스승은 제자를 더 노력하게 하며 응원해주고, 제자는 그런 스승에 의지해 더욱 노력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2] 애당초 천재라는 말은 결과론적 표현으로, 업적을 이뤄야지 붙는 타이틀이다. 아무리 똑똑해도 결과 없이 죽으면 영재라고 불리는 선에서 만족해야 한다.[3] 천재, 또는 지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주어진 목표를 효율적이고 즐겁게 할 방법을 먼저 생각한 다음 실천에 옮긴다. 그러나 대다수의 범재 또는 둔재는 무턱대고 들이받다가 지쳐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 또한 지능의 차이이다.[4] 사회가 점점 고도화될수록 요구하는 노력의 기본치도 늘어나지만, 그렇게 노력해서 노력한 만큼 스펙을 다 쌓아도 노력한 만큼 큰 보상을 얻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곧 사회환경 자체가 노력을 엄청 요구하면서도 보상은 더욱 짜게 주는 것이 심화되어가고 있다. 발전해가는 사회, 침체되어가는 경기, 발전한 사회 덕에 무수히 쏟아져나오는 '노력하는' 경쟁자들이 한데 뭉친 상황에서 모두가 바라는 매력적인 자리(보상)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우월의식', '황금 티켓 증후군' 문서 참고).[5] 또 그러는 와중에 타고난 재능은 물론 타고난 운으로 이런 걸 너무 쉽게 얻는 사람들이 부각되는 한편으로 심지어 위에서의 사다리 걷어차기 현상까지 심화되자 사람들이 노력에 오히려 비관적이 되어가는 것이다. 노력은 동기부여와 보상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사회환경은 대다수에게 정작 채찍질만 엄청 하고 그 채찍질 다 받은 다음에 당근을 줄 거라는 보장은 매우 낮게 잡는 식으로 조성되어가기 때문에 사람들이 노력 이후 보상 가능성에 비관적이 되어가는 게 당연하다. 현대의 '평범한' 사람들 기준으로도 이 수준이고, 더 나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은 환경 그 자체를 이길 수 없어서 무너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게임 중독'의 원인이기도 하고, '반자본주의' 문서에도 관련 내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