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5-09-08 08:07:16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


1. 개요2. 원인
2.1. 올챙이 시절이 수치스럽다2.2. 자수성가형 인물의 노력/능력 신봉2.3. 가치관의 변화2.4. 권력 욕망2.5. 고통의 시점 차이2.6. 세대차이
3. 관련 표현4. 여담

1. 개요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Toutes les grandes personnes ont d’abord été des enfants. (Mais peu d’entre elles s’en souviennent.).”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한국속담으로서 자신도 모르거나 없었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생각하지 않은 채 그때의 자신과 유사한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는 경우를 뜻한다.

2. 원인

2.1. 올챙이 시절이 수치스럽다

자수성가한 사람들 중에서는 어려웠던 자신의 옛 시절을 흑역사라고 수치스러워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은 도덕보다 생존이 최우선 목표이기 때문에 체면이고 뭐고 없이 아득바득 살 때가 많기 때문에 여유로워진 다음에는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한 것도 당연하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는 개구리 하나에게 들러붙으려는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개구리가 된 입장으로서는 수치를 넘어서 증오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요인은 제3자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방송 매체나 자서전 등에서 묘사되는 자수성가 성공 스토리에서는 좋은 부분만을 강조하고 부끄러운 부분은 잘 강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2.2. 자수성가형 인물의 노력/능력 신봉

개구리 올챙이 시절형 인물들은 소위 '입지전적' 성공을 이룬 인물들이 상당수인데, 이들 인물은 자신의 의지 혹은 능력을 기반으로 성공했다는 믿음이 지나쳐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즉, 자기는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성공했는데 남들이 그러지 못하는 것은 의지가 부족하거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1] 그러나 겉보기에 비슷해보여도 각자의 어려움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문제를 빚는다.

2.3. 가치관의 변화

기득권자가 되면서 사고 자체가 기득권에 유리하게 바뀐 경우이다. 예를 들어 본인이 돈이 없을 땐 사회적 부의 재분배를 원하지만, 부자가 되면 "각자 알아서 벌어야지, 분배는 필요 없다"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스스로의 입지를 더욱 강고화하기 위하여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사다리 걷어차기를 할 때도 있다.

기초적인 경제학에서 각 개인은 자신의 경제적 상황에 맞추어 판단하므로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한 인간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비판받을 수 있다.

2.4. 권력 욕망

애초에 올챙이 시절부터 권력을 욕망해 왔기 때문에 개구리가 된 이후에 이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강약약강 문서에서 보듯 사회적 약자였을 땐 착해 보였는데 아주 조그마한 것이나마 권력을 쥐고 나니 돌변하는 경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다른 개구리들은 여전히 미워하는 이중잣대를 보이기도 한다.

2.5. 고통의 시점 차이

위의 이유들이 '실제론 까먹지 않았으나 자신의 과거에 대해 해석을 달리하는' 예라면 이건 정말로 문자 그대로 까먹은 것이다.

아무리 같은 고통을 겪었다 해도 그 고통이 현재진행형인 것과 과거의 일인 것은 차이가 크다. 지나간 고통은 어쨌거나 지금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미화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의 고통은 그럴 수가 없다. 대체로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의 경험은 희미해지기 때문에 공감을 못 하는 일도 많다. 실제로 막 그 처지에서 벗어난 때는 올챙이 적을 기억하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고 잊어버리는 이들도 많다.

맨 위 인용문에 나오는 것처럼, 어린아이를 싫어하는 어른의 경우도 이런 사례로 볼 수 있다. 마치 본인은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기라도 했던 것처럼 말이다.(...)

2.6. 세대차이

시대가 변화한 것을 인식하지 못해 시대착오적 멘트가 되는 현상이다. 과거를 잊은 것은 아니지만, 듣는 사람으로서는 실제로 과거를 까먹고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게 별로 설득력이 없이 들린다.

2020년대 기준으로 중년인 사람들이 본인이 청년이던 시절은 80~90년대이고, 청년들은 2000년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자신의 청년 시절을 대입해 현재 청년에게 조언을 해주어도 시대착오적인 멘트가 될 수밖에 없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가치관과 트렌드가 바뀌는 것은 개인의 사고방식이나 이념으로 해결할 수 없다. 본인딴에 진심으로 어린 사람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 정작 그 어린 사람에게는 꼰대로 다가올 수 있다. 중년-청년까지 안가도 당장 나이차가 10살도 안되는 대학생과 중고등학생간에도 세대문화가 빠르게 갈리고 있으니 젊은 꼰대가 대거 양산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3. 관련 표현

4. 여담

올챙이 시절을 잊은 (혹은 잊은 것처럼 정반대로 행동하는) 개구리들이 올챙이를 괴롭히게 되면 그 강도가 높을 때가 많다. 본인이 올챙이였던 시절에 어떤 일들이 괴로운지 알고 있으니[2] 더 치밀하게 괴롭힐 수 있다. 특히나 올챙이 시절을 부끄러워하는 유형이라면 자기혐오까지 더해질 수 있다.

이 말은 비유적 표현이고 실제로 개구리는 뇌가 발달하지 않아 기억 자체가 거의 없다. 많고 많은 동물 중에 굳이 개구리에 비유한 것은 변태라는 과정을 통해 어릴 때와 클 때 모양이 크게 달라지는 것들 중 유명한 동물이 개구리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단, 별별 형태의 양서류가 다 서식하는 열대지방에는 올챙이 시절 자체가 아예 없는 개구리도 있다.

이 말은 개인이 아닌 국가나 기업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어렸을 적 자기 일을 못 기억하는 것은 유체이탈 화법 면에서 비판할 수 있겠지만, 국가나 기업의 '어린 시절'이란 대개 개인의 범주를 넘어서 조상이나 선구자 등 개개인과 다른 인간으로 넘어가버리며, 타인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같은 궤에서 비판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는 개개인의 기억이 아니라 지속적인 역사 학습, 국가 체제의 전승 및 유지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어구로는 역사는 반복된다가 있다.
[1] 이에 대하여 의지를 강조하는 이와 능력을 강조하는 이는 올챙이에게 대하는 태도가 약간 다를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라는 취지에서 더 독하게 몰아붙일 가능성이 있다. 후자의 경우 자기가 보기에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이에게 차갑게 대할 수 있다.[2] 이 경우 사실 잊은 것은 아닌 것이다. 위 원인 중에도 정말로 잊는 것은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