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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2 14:38:04

노인 Z

노인 Z (1991)
老人Z | Roujin-Z
<nopad>파일:a3581bcd8ee9d1b5c94d7a94949fed33.jpg
원작 오토모 카츠히로[1]
각본
감독 키타쿠보 히로유키
캐릭터 원안 에구치 히사시
메카닉 디자인 오토모 카츠히로
이소 미츠오
작화감독 이이다 후미오
작화감독보좌 스즈키 미치요(鈴木美千代)
카와나 쿠미코(川名久美子)
미술감독 사사키 히로시(佐々木洋)
미술감독보좌 쿠시다 타츠야(串田達也)
카미야마 켄지
미술설정 곤 사토시
콘티 혼타니 토시아키
타나카 타츠유키
키타쿠보 히로유키
연출 혼타니 토시아키
레이아웃 오키우라 히로유키
아라이 코이치
오오하시 마나부
곤 사토시
키세 카즈치카
이노우에 토시유키
모리타 히로유키
츠루마키 카즈야
혼다 타케시
아라카와 마사츠구(荒川真嗣)
모리모토 코지
이이다 후미오
오토모 카츠히로
나카자와 카즈토
요시모토 킨지
마츠모토 노리오
스즈키 슌지
타나카 히로토
스도 마사토모
오쿠다 아츠시
미하라 미치오
후쿠시마 아츠코(福島敦子)
이시다 아츠코
히라마츠 타다시
호리우치 히로유키
원화
촬영감독 오카자키 히데오(岡崎英夫)
편집 니시다 사에코(西出榮子)
특수효과 사카키바라 토요히코(榊原豊彦)
음향감독 혼다 야스노리(本田保則)
음악 이타쿠라 분(板倉 文)
프로듀서 노무라 카즈후미(野村和史)
카자마 야스히사(風間康久)
애니메이션 제작 A.P.P.P.
제작 도쿄 테아토르(東京テアトル)
카도카와 쇼텐
무빅
테레비 아사히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파일:일본 국기.svg 1991. 09. 14.
러닝타임 80분
국내 심의 등급 심의 없음

1. 개요2. 제작진3. 특징4. 등장인물5. 줄거리6.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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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트레일러

1991년작. 1991년 9월 14일 홍보를 위해 극장에서 개봉을 했지만, 원래는 OVA기획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2]

고령화 사회와 간병 문제 등의 노인 문제와 물질주의를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에 가까운 한편, 인간의 존엄성과 부부애, 가족애도 중요한 테마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2. 제작진

파일:forroujinz.jpg
본 작품의 주요 제작진. 왼쪽에서부터 에구치 히사시, 오토모 카츠히로, 그리고 키타쿠보 히로유키다.

오토모 카츠히로가 원안, 각본, 메카닉 디자인 및 메인 일러스트, 에구치 히사시가 캐릭터 디자인. 키타쿠보 히로유키가 감독을 맡았다. 오토모 카츠히로와 키타쿠보 히로유키가 술 먹으면서 나온 아이디어로 만든 작품으로 너무나 허무맹랑해서 기획이 통과될지도 의문이었는데 의외로 간단히 통과됐다고. 키타쿠보는 "오토모 씨는 여자는 예쁘게 못 그리니까 에구치 히사시 씨를 부릅시다." 라고 농담삼아 말했는데 오토모는 웃으면서 "맞다." 라고 인정했고 에구치 히사시에게 부탁하니 바로 해줬다고 한다.[3] #

참여 애니메이터들도 초 호화로 캐스팅. 실력파 애니메이터들이 다수 참여해서 작화로는 지금도 견줄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작화 때문에 보는 애니메이션이다. 시대를 초월한 괴물로 작화에 관심이 있다면 꼭 봐야할 애니메이션.

3. 특징

작화와 연출은 출중한 반면 스토리는 꽤 간단하다. 황당무계한 느낌이 있으나 생각없이 보기엔 좋다. 제작 당시엔 너무 말도 안 된다는 소리가 나왔지만 현대에 고령화문제가 현실화된 지금 일본이나 여러 국가에선 다시 재조명받는 추세에 있으며[4], 캐릭터 상품이나 설정집이 재판되기도 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스토리가 안 좋은 작품을 별로 안 좋아해서 잘 알려져있지 않은 편. 그러나, 90년대 월간 키노 지에서 일본 걸작 애니 10으로 선정하기도 하고 90년대 영화 월간지에서 소개하던 게 많다. 한국에서는 2020년 경부터 시티팝 영상과 인터넷 글을 중심으로 뒤늦게 재조명되었다.

호기심을 유발한다고 예고편에선 대부분 검은 화면에 하얀 글씨만 내보냈다. 감독 키타쿠보 히로유키가 고안한 것이며 획기적인 연출이자 마케팅이라고 생각해서 시도했는데, 무슨 영화인지 모르겠다면서 욕을 많이 먹었고 흥행에도 도움이 안 됐다며 예고편으로선 완전한 실패작이라고 자평했다.

파일:egu1.jpg
에구치 히사시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가장 에구치 히사시의 원래 그림체에 가까우며, 에구치 히사시의 특유의 그림이 온전히 재현된 유일한 작품이다. 때문에 에구치 히사시의 일러스트가 움직인다! 라는 반응을 보이는 에구치 히사시 팬도 있는 것 같다. [5] 위의 포스터와 장면을 비교해보면 잘 옮겨놓았음을 알 수 있다. 본 작 이전에 나온 스톱 히바리군 애니메이션 판이나 이후의 퍼펙트 블루, 무인행성 서바이브는 그의 원래 그림체와는 이질감이 있다. 이후 Sonny Boy에 와서야 그의 그림체가 온전히 재현되는 애니메이션이 다시 나왔다.

4. 등장인물

5. 줄거리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994년[7][8], 고령화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그에 따른 노인 간병 문제가 심각해지고 인력과 시설이 부족해지는 문제에 직면한 후생노동성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병 로봇 'Z-001호기 계획'을 발표한다. Z-001호기는 코어로 '제 6세대 컴퓨터'를 탑재하고 초소형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이용하는 로봇으로, 대상자의 몸에 딱 맞는 침대식 전자동 간병 기계다. 간병을 위한 기본 기능[9]과 실시간 건강검진, 가벼운 운동이 가능한 운동기구 기능, 내장 컴퓨터를 이용한 오락 기능 등이 탑재되어 있는 획기적인 물건. 이 로봇의 고안자인 후생성 관료 테라다는 Z-001호기로 노인 문제가 해결되고 간병하는 사람도 노인 본인에게도 모두 밝은 미래가 찾아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리고 이 Z-001호기의 실험 대상으로 아내 하루와 사별하고 오래된 목조 아파트에서 혼자 살던 87세의 노인 타카자와 키쥬로가 선정된다.

한편 후요 간호학원의 학생이자 타카자와 노인의 담당 간병인[10]인 미하시 하루코는 어느 날 갑자기 타카자와 노인이 Z-001호의 실험 대상으로 선정되어 후생성 직원들에게 실려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고, Z-001호의 발표회장에 난입, "분명 훌륭한 기계일지 모르지만, 할아버지가 이런 모습이 되다니...뭔가 불쌍해요! 잘 말할 순 없지만...인간의 애정 같은 게 느껴지지 않아요!"라며 간병을 전적으로 기계에 의존하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테라다는 하루코를 무시하고, 가족의 애정에는 못 미치지만 간병하는 가족을 도와 풍요로운 고령화사회로 가는 발판이 되고자 Z-001을 고안했다는 취지로 말한다. 그리고 결국 하루코의 외침은 직후 후생성 대신의 방문으로 철저하게 묻혀버린다.

그런데 타카자와 노인이 실험 대상으로 선정된 날, 간호학원의 컴퓨터 모니터에 '도와줘 하루코 씨(助けて晴子さん)'라는 의문의 메세지가 출력되었다.[11] 이 메세지가 타카자와 노인의 SOS 신호임을 직감한 하루코는 밤에 간호학원 친구들인 오오에 노부코, 사토 치에, 마에다 미츠루와 함께 타카자와 노인을 구하기 위해 그가 있는 후생노동성 건물로 잠입한다. 타카자와 노인이 있는 방으로 들어온 4명은 Z-001호의 작동을 멈추려 하지만 실패, 테라다에게 발각된다. 하지만 의외로 큰 충돌 없이 넘어가고 테라다가 하루코 일행을 내보내려는 찰나, Z-001호에 연결된 타카자와 노인이 하루코를 부른다. 이에 하루코는 타카자와 노인에게 연결된 장치를 억지로 뜯어내려다가 테라다에게 저지당하고,[12] 이미 전신의 체내 기관과 신경이 Z-001호와 연결되어 있어 분리할 수 없게 되어 있으며 만약 강제로 제거하려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Z-001호가 개발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소 의견은 갈렸지만[13] 딱히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던 하루코의 친구들도 이 잔인한 실체를 알고 나서는 모두 분노하고 테라다와 한바탕 몸싸움을 벌이게 된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하루코 씨...집에 가자...."라는 타카자와 노인의 목소리와 함께 Z-001호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그래요, 집에 가요!"라는 하루코의 말에 폭주하면서 막아서는 테라다를 그대로 들이받고 탈주, 하루코 일행과 함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14] 하지만 그 와중에 미처 엘리베이터에 타지 못한 마에다가 붙잡혔고, 타카자와 노인의 집에 도착한 하루코와 노부코, 치에는 타카자와 노인의 죽은 아내 하루의 영정 사진과 위패를 챙기던 중 Z-001호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경찰과 테라다에게 발각된다.

결국 타카자와 노인과 Z-001호는 다시 후생노동성으로 가게 되고, 테라다와 하세가와는 후생대신에게 문책을 당한다. 이때 후생대신이 Z-001호의 기획서를 보면서 정보 입력 실수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침대가 변형되는 구조가 기획서에 나와 있지 않다는 점과 제 6세대 컴퓨터의 성능에 관한 정보가 극단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제 6세대 컴퓨터라고 하기에는 연구개발 비용도 과도하게 낮게 책정된 점까지 집어내면서 뭔가 수상한 기능을 모니터링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의심한다. 하지만 Z-001호의 기술 담당자 겸 개발사 니시바시 상사의 직원 하세가와가 어딘가 전화를 걸어 후생대신에게 압박을 걸고, 결국 흐지부지된다.

사실 Z-001호의 실체는 고성능 간병용 로봇으로 위장한 군사 로봇 시험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테스트 기계였으며, 하세가와는 처음부터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진실을 철저히 은폐한 채 후생성에 Z-001호를 제공한 것이었다. 그리고 Z-001호에 탑재된 제 6세대 컴퓨터는 생명체의 조직을 이용한 바이오 칩으로 만들어진 생체 컴퓨터로, 세계 각국에서 개발에 도전했지만 오직 펜타곤 그러니까 미국 국방부만이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충격적인 물건이었다.

한편 하루코와 친구들은 퇴학 처분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대신 이 소동에 대한 모든 책임을 뒤집어썼고, 모두 노인 전용 병동에서 간호사 실습을 하게 된다. 친구들은 이 정도로 끝난 것만도 어디냐며 분명 후생성에서도 문제점을 개선해 줄 거라며 하루코를 위로했지만 하루코는 계속 타카자와 노인을 마음에 걸려하고 있었다. 사실 타카자와 노인은 하루코가 처음 자원봉사를 나갔을 때부터 담당했기 때문에 그만큼 특별한 의미를 갖는 사람이었고, 하루코가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부모님이 공부방을 마련해 주었지만 그녀에게 공부방이 생긴 그 날부터 함께 살던 할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갔고, 당시의 하루코는 자신의 방이 생겼다는 사실에 할머니가 없어졌다는 사실도 모른 채 마냥 기뻐하다가 뒤늦게 할머니가 요양원에서 쓸쓸히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돌아가신 할머니와 비슷한 처지였던 타카자와 노인을 극진히 돌봐 왔던 것. 어떻게든 타카자와 노인을 구하고 싶었던 하루코는 노인 병동에서 알게 된 해커 할아버지들[15]에게 도움을 청하고, 사정을 알게 된 할아버지들은 흔쾌히 도움을 주기로 한다.[16]

해커 할아버지들의 오랜 시도 끝에 Z-001호의 컴퓨터에 접속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상하게도 이쪽에서 보내는 신호가 정상적으로 수신되는데도 응답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다 무언가 암호가 걸려 있는 것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타카자와 노인을 직접 불러보기로 하고 이것저것 입력해 보지만 계속 실패[17], 그러다가 뭔가 키워드가 있는 것 같다는 한 노인의 말에 하루코는 문득 타카자와 노인의 아내 하루를 떠올리고, 해커 할아버지에게 하루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하루의 목소리를 재현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시도가 성공, 재현된 하루의 젊은 시절 목소리[18]에 반응한 타카자와 노인이 각성[19], Z-001호가 본격적으로 폭주하면서 탈출하고 도쿄 시내는 순식간에 헬게이트가 열리게 된다. 게다가 그 와중에 Z-001호의 컴퓨터가 타카자와 노인의 생각을 읽고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하루의 인격을 만들어내면서 자아를 갖게 된다. 즉 어떤 외부 개입도 없이 스스로 진화한 것.[20]

결국 자아를 갖게 된 Z-001호는 완전히 직립보행형으로 변화, 타카자와 부부의 추억이 깃든 장소인 가마쿠라의 유이가하마 해변으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폭주하는 Z-001호를 막으러 갔던 하루코는 테라다와 경찰들에게 붙잡히지만, 하루의 인격이 그들을 저지한다. 그리고 폭주하는 과정에서 마치 SF 영화에서 볼 법한 기괴한 형상이 된 Z-001호는 자신을 뭉개버리려던 불도저 두 대를 한꺼번에 제압, 이것들마저 합체시키면서 거대 로봇이 되어 버렸다![21] 그 와중에 눈앞에서 펼쳐진 엄청난 광경에 벙찐 채 간신히 타카자와 노인의 안부를 묻는 하루코에게 "괜찮아요. 지금은 잠들었을 뿐이니까."라고 대답하는 하루의 인자한 목소리가 개그 포인트.

테라다는 경찰들에게 붙잡힌 하루코에게 이 사태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면서 Z-001호를 쫓아가고, 하루코는 그대로 연행될 위기에 처하지만 마침 웃통을 까고 전속력으로 자전거를 타고 난입한 마에다에게 경찰들의 주의가 쏠린 틈을 타 탈출, Z-001호를 추적하러 가는 테라다와 하세가와가 탄 헬기에 자연스럽게(...) 동승한다. 헬기 안에서 테라다는 절찬리에 꼰대질을 시전하고, 하세가와는 하세가와대로 이제 아무도 Z-001호를 막을 수 없다며 테라다의 어그로를 끌어댄다.[22] 그 와중에 모노레일 선로에 매달린 채로 달려가는(!) Z-001호를 발견하고[23] 추격, 하루코는 타카자와 노인을 막기 위해 헬기에서 뛰어내리려 하나 테라다가 죽으려고 작정했냐며 붙잡다가[24] 몸싸움 끝에 헬기 밖으로 떨어지고 만다. 다행히 Z-001호가 붙잡아줘서 살기는 했지만. 그와중에 친절하게도 혈압까지 재 주면서 더 흥분하면 몸에 안 좋다고 알려주는 하루의 인격[25] 이 과정에서 하루의 인격과 언쟁을 벌이는데, Z-001호 계획이야말로 노인들을 위한 것이라며 발악하는 테라다에게 하루는 "애정이 없는 간병을 간병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며 남편은 단지 바다에 가고 싶어할 뿐이니 조용히 지켜보라고 일갈한다. 하루의 말에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는 테라다. 그래도 총괄 책임자로서 어떻게든 이 소동을 멈춰야만 하는 입장인지라 제발 여기서 멈추던지 다시 도쿄로 돌아가자며 타카자와 노인과 하루를 간곡하게 설득하고, 하루는 그렇다면 하다 못해 남편에게 바다 구경이나 한 번 하게 해 달라며, 바다를 보고 나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유이가하마로 향하는 길목에는 군사용 로봇[26]을 동원한 하세가와가 막아서고 있었다. 그는 Z-001호가 자아를 가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미 결함품으로 단정짓고 타카자와 노인이 타고 있는 상태 그대로 Z-001호를 파괴하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이 로봇도 Z-001호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고, 결국 그마저도 박살내버린 뒤 목적지인 유이가하마로 향한다. 그리고 그 뒤를 쫓는 하루코.[27] 이제 터널만 지나면 도착인 상황에서 Z-001호에 합체되어 있던 파츠(?) 들이 갑자기 하나씩 떨어져 나가고, 하루는 타카자와 노인을 Z-001호와 분리시켜 하루코와 테라다에게 맡기고는 어디론가 떠난다. 사실 이 시점에서 Z-001호의 폭주는 코어 칩을 파괴하지 않는 이상 멈출 수 없는 상태까지 가 버렸고[28], 이를 알고 있었던 하루가 남편을 보호하기 위해 혼자 떠났던 것. 이미 본래의 형체마저도 완전히 잃고 거대한 고철의 산처럼 변해버린 Z-001호 안으로 간신히 들어가 해커 할아버지들이 알려준 코어 칩을 찾아낸 하루코는 "바다에 가는 거예요!"라는 외침과 함께 산소통으로 코어를 내려쳐 파괴하는 데 성공한다.[29]

사건이 마무리되고 모든 일의 원흉인 하세가와 일당은 체포, 테라다도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느낀 바가 있었는지 기자들 앞에서 후생성의 간병 로봇 계획에 과오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리고 타카자와 노인은 노인 병동에 입원하면서 전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간병을 받으며 지내게 되었다. 그렇게 모든 일이 잘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 결말(펼치기 · 접기) ]
타카자와는 자꾸만 하루가 부르고 있어...온단 말이야...라고 말해서 하루코가 불길한 소리는 마세요라고 웃으며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지진이 난 듯 병원 건물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굉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나면서 "데리러 왔어요~"라는 하루의 목소리와 함께 가마쿠라 대불까지 합체하면서 한층 더 거대해진 Z-001호가 나타났다![30]

Z-001와 같이 있었던 코하루가 그것의 잔해였던 칩을 물고 어디론가 떠나가버리는 장면이 있는데 아마도 코하루가 물었던 칩이 가전제품 쓰레기 더미에 떨어트렸거나 그것의 정체를 몰랐던 한 공돌이가 집어들어 컴퓨터에 장착하는 바람에 재가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까지 도착하는 과정에서 마을 하나를 뒤엎는 것으로도 모자라 상상만해도 끔찍한 생각을 들 정도로 대서특필되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깽판을 치고 온 것은 자명하다.

병문안을 왔던 하루코와 친구들이 경악하는 와중에 하루 曰, "익숙지가 않은 몸이라서 움직이느라 시간이 좀 걸렸지 뭐예요. 자, 바다에 갈까요, 여보?" 그리고 해맑게 손을 흔드는 타카자와 노인과 조용히 합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하얗게 변하더니 사람들의 비명 소리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6. 기타

여주인공 하루코의 디자인이나 표정 캐릭터 디자인의 모델은 에구치 히사시의 아내 미즈타니 마리[31]라고 한다.

곤 사토시의 애니메이션 데뷔작이다. 레이아웃을 담당했으며 키타쿠보 히로유키 말로는 그는 애니메이션 일은 처음인데도 굉장히 잘 해냈다고 한다. 곤 사토시의 애니메이터 인맥도 대부분 이 작품부터 시작되었으며 감독 데뷔 후에는 이 작품의 애니메이터들과 함께 작업해나갔다.

에구치 히사시 특유의 도회적인 분위기가 시티팝과 잘 맞아서 시티팝 영상에 쓰이는 경우가 많은 애니메이션이다. 같은 이유로 퍼펙트 블루도 많이 쓰인다. 2010년대에 이 작품이 재조명된 것도 시티팝 영상 덕이다. 물론 그런 영상에선 할아버지들은 나오지 않는다.


[1] 키타쿠보 히로유키 말로는 표기는 안 됐지만 자신에게도 원작자로서의 저작권이 있다고 한다. 참고로 타이틀이 붓글씨로 연출되는데, 이 글씨는 오토모가 직접 쓴 것이다.[2] 출전: 미술설정으로 참여한 콘 사토시증언.[3] 오토모 카츠히로는 작화에 있어서는 일본 최고라고 할만하나, 그것이 현실적이어서 그렇지 예쁜 사람을 그리는 것에는 서툴다. 반면 에구치 히사시는 그림의 99%가 여자 그림이라고 볼 정도로 여자를 전문적으로 그리며 그림 자체가 시대를 덜 타기에 여자를 그리기에 적합했다. 하필 에구치 히사시를 택한 이유는 오토모와 에구치가 모두 키치죠지에 살아서...[4] 작중에서 간병용 로봇 침대에 묶여 지내는(후술되겠지만 그냥 묶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체내의 기관과 신경을 기계에 연결해 놨다) 노인의 모습을 보면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점이 많은데, 현실에서도 저렇게 오롯이 의료진이나 간병인 측의 편의를 위해 노인의 행동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은 매우 문제가 많은 방식이다. 당장 한국의 일부 요양병원들이 종사자들의 편의를 목적으로 입소 노인들을 하루종일 침대에 묶어 놓거나, 심지어 노인들에게 암암리에 항정신병약을 불법 투약해 논란이 된 사례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5] 에구치 히사시는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지만 일본에선 광고 일러스트 전문가로 유명하다.[6] 항상 타카자와 노인 옆에 붙어있기는 하지만 키우는 고양이는 아니다. 심지어 Z-001호가 폭주한 와중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타카자와 노인과 함께 Z-001호에 타고 있는, 어떤 의미에서는 이 작품의 숨겨진 최강자일지도.[7] 영화 초반 타카자와 노인의 SOS 신호가 병원에 비치된 무작위의 컴퓨터로 전송되기 직전 자동으로 진행되는 PC 로그인 화면에 '1994/09/10'(1994년 9월 10일)이라는 표기가 나오는데 이게 작중 시점을 알 수 있는 짤막하지만 유일한 장면이다.[8] 공교롭게도 일본은 정확히 1994년에 고령사회로 진입했다.[9] 목욕, 식사, 배변 처리 등[10] 정식은 아니고 자원봉사로 간병인 일을 하고 있었다.[11] 모니터에만 출력되지 않고 프린터로 여러 장씩 끊임없이 인쇄되어 나오기까지 했다.[12] 이게 말이 좋아서 저지하는 거지 실제 극중에서 묘사되는 장면은 하루코가 나가 떨어질 정도로 뺨을 세게 후려쳤다.[13] 하루코와 노부코는 노인 간병을 전적으로 기계에 맡긴다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마에다는 노인 의료도 많이 발전했다면서 만약 자신이 노인 입장이라면 젊은이들의 시간을 (간병으로)빼앗기는 싫다며 비교적 호의적으로 보았다.[14] 전용 엘리베이터 없이는 반출이 불가능한 사이즈여서 도중에 잡힐 뻔 했지만 본체를 자동으로 세워서 해결했다. 이게 미처 예상치 못한 결과였는지 마에다를 뺀 하루코 일행과 타카자와 노인이 엘리베이터로 도주한 뒤 테라다가 옆에 있던 하세가와에게 "봤나? 방금 그거..."라고 기막혀하는 투로 말한다.[15] 이분들의 등장이 참으로 비범한 게 미국의 어느 대기업 컴퓨터에 접속해서 탈세 정황을 캐냈다! 할아버지 曰, 이 데이터가 구체적인 탈세 증거는 못 될지 몰라도 기자들이 뭔가 그럴듯하다고 마음만 먹으면 바로 뒤를 캘 지도 모른다나.[16] 같은 병동 할아버지들이 역시 아가씨 때문에 도와주는 거냐면서 변태 늙은이라고 놀리지만 단지 제 6세대 컴퓨터라는 물건이 실제로 있다면 그놈과 대화를 해 보고 싶은 것 뿐이라고 일축한다.[17] 처음에는 타카자와 노인의 이름 'TAKAJAWA KIJURO'를 입력했지만 실패하고 그 다음에는 '할아버지(OJIICHAN)'를 입력했지만 또 실패, 나중에는 '일어나! 영감탱이!!(OKIRO! JIJI!!)'(...)를 입력하지만 역시나 실패.[18] 하루코의 목소리를 베이스로 음성을 재구성했다.[19] 순찰을 돌던 간호사가 타카자와 노인이 있는 방으로 왔다가 출입금지 구역인 그 방에서 갑자기 여자 목소리가 들리고 타카자와 노인이 허공에 손짓을 하면서 "아파....살려줘...."라며 신음하는 모습을 보고 공포에 질려 도망쳤다.[20] 처음에는 하루코의 목소리를 베이스로 음성을 합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녹음 데이터가 없어 하루코가 직접 마이크에 대고 하루를 연기해야 했지만, 그 이후에는 하루코 없이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Z-001호가 스스로 진화했다는 증거.[21] 이 형태가 참으로 괴이한데 안 그래도 침대형에서 이족보행형으로 이미 한 차례 변형된 상태로 오만 곳을 다 부수고 다니면서 굴삭기 암이라던가 심지어는 도로 표지판(...) 등등 오만 것을 다 붙여버린 터라 이미 침대형이었던 원형을 찾아볼 수 없게 된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불도저 두 대까지 붙여 버렸으니...사실 처음에는 해커 할아버지들이 Z-001호의 컴퓨터에 침투해서 침대를 일으켜 세우기만 한 정도였지만 그 뒤에는 자기 스스로 이족보행형으로 변형하면서 점차 자신이 파괴한 사물들을 합체시키며 진화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초반부 하루코 일행이 타카자와 노인을 구하러 후생성에 잠입했을 때 Z-001호가 엘리베이터에 들어가기 위해 몸체를 세웠던 것이 복선이었던 셈이다.[22] 그리고 여기서 Z-001호의 실체를 까발린다.[23] 이걸 본 테라다는 "도대체 어디로 달리고 자빠진 거냐!"라며 경악한다. 심지어 맞은편에서 오던 모노레일과 정면충돌하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구름사다리 타듯 열차 아래로 지나간다![24] 그런데 이 장면이 뒤로 넘어지려는 하루코를 테라다가 위에서 덮치면서 허리를 붙잡는 건데, 구도가 심히 난감해서 오해하기 딱 좋게 그려졌다. 아닌게아니라 자세 때문에 작중에서 하루코도 테라다에게 쌍욕을 뱉었을(...) 지경.[25] 이 부분의 묘사가 재미있는데, 처음에는 무선전화기가 튀어나와서 말하다가 테라다가 전화기를 부숴버리자 이번에는 이상한 선글라스를 쓴 춤추는 깡통인형(...)이 튀어나와서 말을 한다.[26] Z-001호 기반의 프로토타입 로봇이다.[27] 한편 하세가와는 끝까지 정신 못 차리고 어그로를 끌다가 분노한 테라다에게 "사람 목숨을 뭘로 아는 거냐!"라는 일갈과 함께 대차게 얻어맞고 나가 떨어진다. 비록 생각한 것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불도저 기질이 있고 Z-001호 계획에 반대하는 하루코에게 고압적으로 굴기는 했지만, 테라다가 근본이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부분. 하루의 인격과 말다툼을 할 때도 일관되게 노인들의 행복을 위한 일임을 강조한 데서도 이 사람이 고령화사회와 노인문제 해결에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28] 이 후반부 폭주씬이 오토모 카츠히로의 전작인 아키라를 연상시킨다.[29] 정확히는 산소통이 코어에 들어가면서 이를 감지한 Z-001호가 이물질 제거를 위해 용접기를 작동시키자 스파크가 발생하여 폭발이 일어났다.[30] 사이즈가 거의 병원 건물 높이와 맞먹는다. 형태는 역시나 이족보행형.[31] 전직 아이돌에 당시 에구치 히사시와 결혼한 나이 18세. 위의 포스터도 아내를 오토바이에 앉혀놓고 찍은 사진을 베이스로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