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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도복이란 무도 수련을 위한 의복을 뜻한다. 합기도, 유도, 검도, 주짓수, 태권도, 가라테, 아이키도 등 주로 동아시아에서 유래하거나 파생된 무술을 수련할 때 입는다. 영어로는 일본어의 영향으로 dōgi(道着, どうぎ), Keikogi(稽古着, けいこぎ), Judogi(柔道衣)라고 한다.도복은 대체로 해당 무술을 하는 데에 가장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다. 예를 들어 유도의 도복은 매우 질기며, 깃이 두꺼워 잡기 편하고 옷이 찢어지지 않게 되어있고 태권도 도복은 발차기와 기동성을 위해 얇고 가볍게 되어있으며 아이키도의 경우는 유도복이 기본이되 발놀림을 감추기 위해 그 위에 하카마를 입는다. 크라브 마가 등의 군용무술은 전투복을 입고 수련하기도 한다.
도장에서 승급 심사를 치르거나 국기원처럼 무술가로서 격식을 차려야 하는 곳에 갈 때는 계절에 관계없이 무조건 도복만을 착용하는 게 원칙이다.
2. 무도와 도복
전투에서 냉병기와 그 냉병기를 다루는 무술이 주역이었을 시기에는 도복이란 개념이 따로 없었다. 평소에는 평복이나 관복 아니면, 전시를 대비하여 갑옷을 입고 냉병기를 수련했다. 이후 총기의 시대가 도래하고, 냉병기가 도태되면서 그런 병기를 쓰는 재래식 전투와 생존을 위한 무술은 검도, 유도, 합기도 등으로 스포츠화 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 와중에 검도와 유도처럼 전통 복장을 간략화해서 무예 수련을 위한 복장인 도복이 등장한다.도복은 19세기에 들어서 일본 무술계에 도입되었다. 그 이전에는 일본인은 평상복이었던 기모노와 하카마를 입고 수련했다. 하지만 기모노는 그 질감이 얇고 바느질도 한 번만 되어있었다. 그래서 쉬이 뜯어지고 더러워지므로, 옷을 다시 재봉하고 세탁하는 경우도 잦았다.
유술 수련을 위해 기모노를 입는다는 것은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가, 그것을 계속 수선해야 하는 여성에게는 고역이었다.
도복은 원래 방화복인 한텐(半徹)을 기본으로 만들어졌다.[1] 이것이 유술 및 여타 수련에 19세기에 도입된 것이다.
이후 오키나와에서 일본 본토에 진출한 가라데가 유도복을 차용하여 자신들만의 도복을 갖추고, 태권도 또한 가라테의 영향으로 처음에는 그와 유사한 도복을 사용했으나 이후 독자적인 형태로 새로 만들어서 사용 중이다. 그 외 기타 국내 다른 무술은 가라테와 유사한 도복을 사용 중이다.
택견 같은 경우는 택견이 수련되던 조선 시대에는 사람들이 당연히 그 당시 일상복인 저고리와 한복 바지를 입고 수련을 했으므로 지금도 저고리와 한복 바지(또는 거기에서 약간 변형된)를 도복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검도의 경우 검도에서 일본색을 없애야 한다(…)는 황당한 이유로 하카마의 요판[2]을 부직포 달린 밴드로 교체하도록 규정을 정하고, 따르지 않으면 시합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다. 다만 최근에 검도계에 변화의 흐름이 보이는 추세이며 해당 규정도 바뀌었다.
중국 무술의 경우에는 우슈처럼 도복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일상복 그대로 수련하는 문파들도 많다. [3]
근대화가 빨리 이루어졌던 서구의 경우에는 올림픽 등의 대규모 스포츠 경기가 생겨나면서, 소속을 표현하고 편한 활동을 보장하는 선수복 등을 도복으로 사용했다. 물론 펜싱처럼 특정 복장을 도복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사바트나 칸 드 콩바처럼 항상 입는 건 아니지만, 태생적 이유로 정장을 입는 무술도 있다.
도복은 각 무술이 상정한 상황에 적합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유도복의 경우 두껍고 무겁지만, 그만큼 지면에 떨어지는 충격을 완화해준다. 지금이야 매트에서 유도 시합이 이루어지만, 매트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마루나 다다미 위에서 시합을 했었기에, 두터운 유도복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검도와 아이키도의 하카마의 경우, 넓은 폭의 밑단으로 인하여 넘어지기 쉽지만, 고류 검술 계통의 무술들은 두 발이 지면에 붙어서 움직이는 것을 전제로 하기에 수련자가 일본 무술 특유의 '끄는 발'에 숙련 될수록 넘어지는 일은 적어진다. 오히려 하카마의 넓은 밑단을 이용하여 발의 움직임을 숨겨서, 상대가 다음 동작을 간파하는 것을 방지한다. 반대로 아이키도에서는 하카마의 옷자락으로 인하여 보법을 익히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급자는 유도복만 입게 한다.
종합격투기의 경우 입으면 안 된다고 특별히 막지는 않았지만 잡힐 곳이 없도록 벗고 싸우는 게 유리한데, 물론 규정상 팬티는 입는다. 초창기에는 도복을 입고 출전하는 경우가 있었고 호이스 그레이시가 도복을 이용해 켄 샴락을 능욕하는 등의 재미를 봤지만 사쿠라바 카즈시가 호이스의 도복을 역이용함으로서 결국 종합격투기에서의 도복은 도태되었다. 다만 대도숙 쿠도처럼 예외적인 경우는 있다. 이들은 옷을 잡아 던지는 것은 물론이고 치고 받는 기술을 주특기로 삼기까지 한다.
3. 종류
3.1. 검도 및 거합도
도복과 호구를 갖춰 입고 준거[4]하는 검도 수련자.
검도복은 검술을 수련하던 옛 사무라이가 입던 운동복을 간략히 한 형상으로, 땀을 잘 흡수하는 두꺼운 상의와 하카마인 하의로 구성되어 있다. 상하의 밑에는 원칙적으로는 아무것도 입지 않는다. 대련을 위해서는 도복 위에 또 호구를 입는다.
도복의 색상으로는 곤색, 백색, 흑색이 있으며 주로 곤색이 가장 흔한데, 전통적으로 아이조메(쪽염색)로 물들인 곤색 도복은 탈취 효과가 좋고 더러워져도 티가 잘 안 나는 편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의를 백색, 하의를 흑색으로 입는 경우도 있는데 전통적으로는 여성 수련자들이 이렇게 입었다.[5] 물론 현대에는 수련자 및 관장의 재량대로. 또한 어린이들이 입는 무사시 도복도 있다.
백도복은 일본에서는 황실 경찰이나 도쿄대학 검도부 등 전통이 오래된 도장에서 주로 입는 듯한 이미지가 있다. 국제대회에서 일본 및 다른 국가들의 대표들은 전부 곤색 도복을 입고 출전하지만 한국 국가대표들은 하카마 옆단에 검은 줄무늬가 들어간 한국 특유의 백도복을 입으며, 이는 백의민족을 상징한다고 한다. 때문에 이를 언짢게 보는 일본 검도인들도 심심찮게 있는 편.
거합도복 또한 검도복과 거진 동일하다. 거합도 수련에 검도복을 입어도 무방하나, 거합도 전용 도복의 상의의 경우 재질이 조금 더 부드럽고 윤기가 난다. 하의는 하카마로 동일하다. 또한 검을 허리에 차야 하기에 하카마 밑에 허리띠인 오비를 두른다.
3.2. 유도
경기용 파란 도복.
무도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정립한 것이 유도이며, 옷차림은 일본 전통 의상을 간략화한 형태인데 이 디자인은 매우 실용적이면서 동시에 띠[6]로 실력을 구분하기 편했기에 당시로선 상당히 발전된 형태였다. 그러다가 대결하는 양측 선수들이 띠 색깔만 다르고 도복이 둘다 상하의 하얀색으로 동일하여 구분이 안가기 시작하자 도복 규칙을 개정하여 기존의 상하의 하얀색 도복에서 상하의 파란색 도복을 추가하여 1:1 대결시 한쪽은 하얀색, 한쪽은 파란색을 입게되었다[7]. 올림픽에선 2004 아테네 올림픽때 부터 적용했다.[8]
3.2.1. 브라질리언 주짓수
유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무술답게 전체적으로 유도복과 흡사하다. 다만 팔다리품이 더 좁아서 유도복에 비해서 타이트하며 그라운드에서 뒹구는 중에도 팔다리가 걷혀 올라가지 않도록 되어 있다.
무척 다양한 컬러의 도복이 제작된다. 하지만 대회에서는 흰색과 파란색과 검은색 도복만 가능하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정해진 부위마다 패치를 부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도장이나 개인별로 다양한 커스텀이 가능하다.
그리고 노기(No 着, 복장이 없다는 뜻)라는 별개의 체계가 있어서 노기 수련시에는 도복 없이 래시가드와 쇼츠만 입는다.
3.3. 공수도
공수도 도복의 특징은 역사적인 맥락 상 기본적인 재질과 구조는 유도복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얇고 가볍다.
또한 깃을 잡았을 때 자연스럽게 몸이 당겨지게끔 깃이 자연스럽게 풀어져야 하는 유도와는 달리 공수도는 주먹과 발차기를 주로 쓰는지라 깃이 풀리면 대단히 불편해서 옆트임 부분에 풀어짐 방지끈이 달려 있다.
기본적으로 유도복과 비슷한 구조이지만 유도복과는 달리 WKF 기준으로 카타와 쿠미테 용으로 나뉘어 있다. 쿠미테 용과 카타 용은 품의 넓이와 길이가 좀 다른데, 넓이는 각각 동작이 잘보이게 하거나 숨겨지게 하여 수월한 판정과 공방이 가능하게 한다. 또한 쿠미테 시 착용하는 장갑은 엄지가 나와있어 그립이 사용 가능한데, 카타 용 도복처럼 소매가 넓으면 여기에 손가락이 말려들어가 골절이 일어난다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풀컨택트나 전통파나 쿠미테에 활용되는 도복은 소매의 품이 좁다. 길이의 경우는 도복의 소재가 신축성이 없기 때문에 카타의 원활함과 속도감을 위해서 마찰이 덜 일어나게끔 길이를 짧게 한다. 이런 이유로 극진의 아랫도리는 소매와 비교해 넓지도 짧지도 않다.
앞섶으로 뒷섶을 완전히 가리고, 풀어짐 방지끈을 묶은 다음 이 끈을 안쪽으로 집어넣는 구조인데 유도복에 비해 비교적 활동하기 편하면서도 시각적으로 매우 깔끔해 보이는 효과가 있고 무척 실용적인지라 공수도 뿐만 아니라 당수도, 송암태권도(ATA), 아이키도, 합기도 같은 무술에 이르기까지 타 무술단체의 도복에 큰 영향을 끼쳤다
3.3.1. 전통공수도
카타 도복 | 쿠미테 도복 |
기본적으로 유도복과 비슷한 구조이지만 유도복과는 달리 옆트임 부분에 풀어짐 방지끈이 달려 있으며, 묵직한 광목 재질이긴 하나 유도복과는 달리 홑겹이라 좀 더 얇고 빳빳하다
협회[9]에 따라 카타(품새)와 쿠미테(겨루기) 용으로 나뉘기도 하는데
카타용은 손목과 발목의 기장이 좀 더 짧고 순면이거나 면의 비중이 더 높은 폴리 혼방으로 제작되며 허리를 전통적인 끈 방식으로 조이지만
쿠미테용은 반대로 손발목의 기장이 길고 폴리 100%이거나 폴리의 비중이 높은 면과의 혼방으로 제작되며 태권도복처럼 얇고 가볍다. 허리 역시 고무줄 밴드 구성이다
3.3.2. 당수도(한국)
왼쪽이 4단 이상 유단자의 도복, 오른쪽이 흰띠 도복 | 편 모습 | 띠를 매지 않은 모습 |
한국의 가라데 단체인 당수도의 경우, 쇼토칸에서 비롯한 무술이니만큼 도복은 쇼토칸의 것을 그대로 따랐으나, 재질은 일반 가라테 계열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얇고 가볍다.
게다가 자세히 보면 섶 부분 끝부분 처리가 살짝 달라서 곡선적인 느낌보단 직선적인 느낌을 살렸고 한복의 심의나 학창의에서 영감을 얻은 것인지 깃과 도련, 옆트임에 이르기까지 검은 선이 길게 나 있고 소매 끝에도 검은 선을 둘러 놓았다.
이 특유의 디자인은 태권도 초창기 5대관 시절 무덕관의 도복에서 영향받은 것으로, WT, ITF, 당수도 도복 모두 이 무덕관 도복의 영향을 받았다.
당수도라는 무술 자체에 대한 평과는 별개로 이 디자인 자체에 대한 평은 높은 편이며, 미국에서는 거의 태권도 쌈싸먹을 정도로 널리 보급되어 있는 당수도(or 수박도)인지라, 베스트 키드에서도[10] 얼굴을 비추고 하는 등 인지도 자체는 꽤나 높은 도복이고, 디자인이 워낙 깔끔하고 멋있어선지 미국의 그냥 가라데 단체나 심지어 가라데와는 전혀 상관없는 합기도에서도 가끔 사용하는 모습이 보이며, 후술할 대한궁술원에서도 비슷하게 만들어서 차용 중이다.
착용 순서.
3.3.3. 극진공수도
재질은 순면이며 앞서 언급한 전통공수도복과는 달리 옆트임에 여미는 고름이 없어서 경기시에 앞섶이 자주 삐져나오는 등 의외로 유도복과 비슷하다. 수련생 중 일부는 멋을 위해 일부러 깃을 살짝 빼놓고 목파임을 넓게 만들어 풍채를 돋보이게끔 입기도 한다
하지만 유도복과는 달리 소매가 7부이며 두께도 역시 상대적으로 얇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옷 자체의 통이 오버핏마냥 확실히 큰데 이것은 유도와는 구별되는 공수도만의 편안한 복장을 추구했던 최영의의 소망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만약 공수도복을 입고 있는데 팔을 걷은 것처럼 짧으면 극진공수도 계열 단체라 보면 된다. 위에서 언급한 전통공수도의 카타 도복보다도 짧다. 하지만 소매와는 달리 바지 기장은 뒷꿈치에 닿을 정도로 길게 입는다는 또다른 차이가 있다
3.4. 태권도
태권도의 도복 역시 기본적으로는 가라테, 유도의 그것에서 차용되었으나 한국에서 그 형태가 현지화되었다. 태권도를 양분하는 가장 거대한 두 단체인 WT와 ITF의 경우, 도복의 디자인이 매우 달라 보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본질은 같으며, 의외로 비슷한 점이 많음을 볼 수 있다.띠를 매지 않으면 아예 깃이 고정이 되지 않거나 허리가 들어간 형태가 나오는 유도복에서 비롯한 타 무술의 도복과는 달리, WT와 ITF는 띠를 매지 않아도 깃이 고정이 되고, 허리가 들어가지 않고 그냥 통짜가 된다. 그뿐만 아니라 타 무술 단체들은 깃이 옆구리까지 이어지는, 거의 목을 두르는 형태의 깃이지만 WT와 ITF의 깃은 중앙에서 만나는 형태이며 파임이 꽤 깊은 편이다.
재미있게도 두 단체의 도복은 색배합도 묘하게 대조되는데, WT의 도복은 소매, 도련, 옆트임, 바지 어느 곳에도 검은선이 들어가지 않고 딱 깃에만 검은선이 들어가나, ITF는 깃을 제외한 소매, 도련, 옆트임, 바지에만 검은선이 들어간다.
철권이나 KOF 같은 일본 격투 게임의 경우, 태권도 도복을 묘사할 때 WT식 깃과 착용방식에 ITF식 소매, 바지, 도련, 옆트임 검은선을 모두 넣어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게 백두산과 김갑환.
ITF 도복의 경우, 디자인이 이상하다고 까이는 경우가 있고, WT 도복의 경우 이게 뭔 한복이냐고 까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 디자인의 진면모에 대해 가장 저평가받은 도복 중 하나이다. ITF와 WT 도복의 경우 한복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리면서도 가장 심플하게 잘 디자인된 케이스이다.
무덕관에서 공식적으로 도복 디자인을 참고했다 밝힌 고구려의 두루마기.
무덕관의 도복 디자인.[11]
이 디자인은 태권도의 모체인 무덕관 도복에서 비롯한 것으로, 황기 사범은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기에 고구려의 복식에서 영감을 얻어 섶이 깊이 겹치지 않는 독특한 도복을 개발했고, 이것이 현재 WT, ITF 도복에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또한 이 디자인은 심의의 품을 줄이고 기장을 짧게 잘라놓은 것 같이 생기기도 한 디자인인데, 유교 문화권이던 한국에서 유학자의 복장인 심의는 매우 친숙한 디자인이었을 것이다. 여하튼 백색 바탕에 검은색 선이 둘러져 있고 목파임이 깊은 두루마기 디자인의 무덕관 도복은 여러모로 한국적인 도복 디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유도복을 비롯한 일본 도복의 상의가 일본 승려의 작업복인 사무에의 영향을 받았다면, 무덕관 계열 도복(ITF, WT 도복 포함)의 상의는 고구려 특유의 깃 하단이 중앙에서 만나는 스타일 복식[12]과 한국 승려의 작업복 겸 적삼 디자인의 영향을 받았다.
바지의 경우 버선도 신지 않고 대님도 매지 않고 한복 특유의 배기 스타일 바지도 아니라서 이게 뭔 한복이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버선도 안 신는 건 유도복 계열 도복도 마찬가지고 대님도 안 매고 배기 스타일 바지도 아닌 건 중국무술 도복도 마찬가지니 이걸 까는 건 좀 너무 과한 까임이다.
즉, 상술했듯, ITF와 WT 특유의 깃이 중앙에서 만나는 특유의 도복은 한복을 그대로 계승한 도복이라 봄이 옳다.
3.4.1. ITF
4단 이상부터의 사범 도복. | 편 모습(앞면) | 편 모습(뒷면) | 1~3단까지의 유단자 도복. | 편 모습. |
유도나 공수도 도복과는 달리 섶의 깃이 옆구리까지 가는 디자인이 아니라 걍 중앙에서 깃 부분만 겹치는데 자세히 보면 섶에 벨크로가 길게 달려 있어서 이 벨크로로 섶 부분을 겹쳐서 여민다.
처음 보기에는 신기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의외로 택견을 제외한 한국의 무술 도복 중에선 그나마 가장 한복에 가까운 디자인이다. 자, 밑의 택견 단체의 도복을 보고 이 도복을 다시 보자. 의외로 비슷하지 않은가? 한복의 특징 중 하나는 중국식의 섶이 옆구리까지 가는 옷도 있긴 했으나, 고구려 시대부터 유난히 깃이 중앙에서 만나서 섶이 가늘게 만나서 떨어지는 옷을 주로 입었다는 점이다. 수렵도에 나오는 옷 또한 이런 스타일이다. 현대 한복계의 표준 정장인 두루마기도 이런 스타일 아닌가? 밑에 나오는 고의적삼도 딱 이런 스타일이다. ITF 도복은 이러한 한복의 디자인을 차용해 최대한 활동하기 편하게 심플하게 만들다가 나온 실용적으로 고안된 디자인이다.
상술한 현대 태권도의 전신이라 불리는 무덕관의 도복. ITF는 위 디자인에서 소매와 깃부분의 검은선을 없애고 도련과 옆트임의 검은선만 남겼다. 상술한 목파임이 깊게 해서 띠만 매는 스타일은 당연히 엄청 불편하니(…) 아예 깃이 만나는 부분을 벨크로나 지퍼로 고정하도록 바뀐 것이 현재의 ITF 도복이다.
참고로 ITF 도복의 특징 중 하나인 소매와 바지의 세로선은 군인 출신이던 최홍희가 태권도에 군사적 요소를 넣으면서 (사범의) 계급장 개념처럼 도입한 것이다. 쩐꽌 계는 저기서 한 술 더 떠서 사현의 계급장인 두줄 세로선도 도입했다.
벨크로, 지퍼가 도입되기 전 과도기의 도복 형태는 이러했다. 가라데식 도복만큼은 아니어도 확실히 현대 스타일과는 달리 섶이 어느 정도 깊이 겹쳐지는 것을 볼 수 있다.[13]
3.4.2. WT
유단자 표준 도복 | 유품자 표준 도복 | 겨루기 전용 도복 | 품새 전용 도복 |
아마 공수도와 검도 도복과 더불어 도복 디자인 중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할 디자인으로, 무덕관 계열 도복 중 가장 극단적으로 심플하게 된 디자인이며 상술한 ITF보다도 더 심플하게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무술을 통틀어서 가장 얇은 소재로 만들어지며 유일하게 풀오버(티셔츠처럼 입는 스타일) 형식의 도복이며, 그 디자인에 관해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도복이기도 하다. 이게 무슨 한복이냐고 트집 잡히는 경우도 많고 입기 불편하다고 까이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로 심플하고 멋있기만 하다, 경기하는 도중 안 풀려서 편하다 등의 호평도 많은 등 호불호가 좀 극심하게 갈리는 디자인이다. 하지만 이러한 악평의 경우 디자인을 자세히 뜯어보면 너무 지나친 비판임을 알 수 있다. WT 도복도 ITF 도복 못지않게 한복의 전통을 잘 살린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WT 도복 디자인이 처음 등장한 건 1978년 지도자 자격연수 때로, 그 이전까진 상술한 무덕관식 도복과 가라데식 도복을 혼용했다. 참고로 이때 빨간색-검은색 선이 들어간 유품자용 품도복도 처음 등장했다.
상술한 태권도의 전신인 무덕관의 도복. WT는 위 디자인에서 소매와 도련, 옆트임의 검은선을 싹다 없애버리고 깃부분의 검은선만 남겼다. 상술한 목파임이 깊게 해서 띠만 매는 스타일은 당연히 엄청 불편하니(…) 아예 풀오버 티셔츠 형태로 바꿔서 깃을 처음부터 고정해 버린 것[14]
깃 끝부분 겹치는 부분의 경우 WT 패치를 붙였는데, 이게 뭔 디자인인가 싶겠지만 배자 깃 끝부분에 붙는 흉배를 형상화한 것이며, 도련 부분을 보면 특이하게 옆트임과 중앙트임 부분의 꼭짓점 부분을 잘라냈는데, 이는 남성 적삼 하단 부분을 곡선으로 처리하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다.
즉, 오히려 WT의 도복이야말로 한복의 디자인에 대한 측면을 가장 잘 살려낸 도복이라 볼 수 있다. '이게 뭔 한복이냐'는 평가는 이 문단에서도 비판받는 한국인들 특유의 한복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의한 편견이다. 애초에 이 도복 디자인이 만들어지던 시기는 현대보다 훨씬 한복을 많이 입던 시절 디자인된 것이다. 이 당시 디자인했던 사람들이 현대인보다 한복의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았다.
티셔츠 형태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그러한데, 사실 입고 벗기 불편하다는 혹평을 들어도 애초에 도복 자체가 헐렁한 디자인인 데에다가 깃 파임이 타 도복에 비해 훨씬 깊어서 입고 벗는 것이 그리 불편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기 중 깃이 풀리는 일이 허다한 유도복이나[15] 벨크로가 찍찍 뜯겨나가 정갈한 모습을 유지하기 힘든 ITF 도복에 비해, 경기 중에 벗겨지기는 커녕 옷 매무새를 정리할 정도로 헝클어지는 경우도 드물다. 그뿐만 아니라 그 특유의 얇은 디자인 덕분에 아무리 경기를 많이 뛰어도 땀 배출이 타 도복에 비해 훨씬 원활하고, 무게도 가벼워서 태권도 특유의 가벼운 몸놀림을 가능케 한다. 즉, 가장 태권도스러운 도복이라는 뜻.
도복의 기본이 '그 무술을 할 때 가장 편한 복장'이란 것을 감안한다면, WT 도복이야말로 그 도복의 기본에 가장 충실한 디자인이라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품새 시연용 도복이 별도로 있으며, 정석적인 흰색과 검은색 외에도 훨씬 다양한 컬러로 제작되며 개중에는 공수도복처럼 앞섭이 열리는 형태의 디자인도 있다. 예쁘고 화려한 만큼 품새 선수들 외에도 일선 도장 지도자들이 입기도 한다. 태권도의 세계화 과정에서 이슬람 여성 선수들과 수련자들이 쓰는 히잡도 있는데, 보통은 도복 색상에 맞춰서 흰색 히잡을 쓰며, 컬러도복을 착용하는 경우 이에 맞는 히잡을 착용한다.[16]
2021년에는 국기원에서 태권도 '예복'을 제정했으며, 9단 승단자용과 국기원 부원장(연수원장)용, 국기원장용의 3개 디자인이 확정되어 21년 10월 9단 수여식에서 첫 선을 보였다. 다만 실용성에 중심을 둔 도복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예복이다.
3.5. 대동류 합기유술 계열
3.5.1. 아이키도
3.5.2. 합기도
일반적으로 쓰이는 유단자 도복 | 편 모습 | 그물무늬 흑도복 |
난립하는 단체만큼 도복도 정해져 있지 않고 엄청나게 다양하다. 그냥 당수도 도복을 입고 하는 수준으로 똑같은 도복도 있고 아예 국적불명의 그물무늬 흑색 도복도 존재한다. 심지어 도장마다 도복이 다를 정도…
일단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며 합기도 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도복은 당수도 도복이랑 거의 비슷한 디자인인데 도련이랑 옆트임에 선이 없고 깃과 섶에만 선이 있는 디자인이다.
가끔씩 빨간색 도복과 검은색 도복을 입는 경우도 보이는데, 이런 경우는 우슈의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을 풍긴다.
3.6. 택견
3.6.1. 대한택견회
기본적으로는 결련택견협회와 한국택견협회에서 입는 것과 비슷하나 그 위에 철릭(위 사진 상에서 푸른색 상의)을 덧입는 것이 차이점이다. 사실 택견은 도복이라고 부르는 것이 온당하지 않으며 수련복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는 의견도 있다.
3.6.2. 결련택견협회, 한국택견협회
소위 말하는 민복, 즉 고의적삼을 착용한다. 경기시엔 여기에 색깔 있는 조끼 등을 착용해서 선수를 구분한다.
3.7. 기타
3.7.1. 대한궁술원
좌우 섶이 반전되어 있고 옆트임 부분에 선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빼면 당수도 도복과 거의 비슷하게 생긴 도복을 운용 중이다.
[1] 부피가 큰 실로 누빈 두꺼운 천에다가, 물을 먹으면 불꽃을 막아주고 미흡하게나마 불길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2] 표현 그대로 허리 판자로, 허리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3] 대표적인 예시가 절권도, 다만 절권도가 동양무술인지 서양무술인지는 의견이 갈린다.[4] 준거(蹲踞, 손쿄)는 대련 직전 쭈그려 앉았다 일어서는 일본식 예법의 일종이며 국제 표준이다. 한국 검도에서는 왜색이 짙다는 이유로 생략하지만 국제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도 준거한다.[5]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주로 수련한 나기나타의 경우 의무적으로 상의가 백색, 하의가 흑색이다.[6] 쓸모 없을 것 같지만, 복압을 상승시켜 힘쓰는데 유리하다. 띠를 두 개 맸는데 하나는 유단자로서 매는 검은띠이고, 다른 하나는 선수 구별을 위한 띠로 한 선수는 빨간띠, 다른 선수는 흰띠를 추가로 맸다.[7] 파란 도복이 만들어지면서 띠를 하나만 매게 되었고, 홍백전이 도복 색깔 때문에 자연스럽게 청백전으로 바뀌게 되었다.[8] 물론 일반인 생활체육대회에선 둘다 하얀 도복을 입고 나와도 무방하며 대신 띠 뒷쪽에 파란 꼬리표를 달아서 구분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둘다 청도복이면 하얀 꼬리표를 달기도 한다.[9] 대표적으로 세계가라테연맹(WKF)[10] 사실 이 베스트 키드에서 심판 역으로 나온 사람 중 한 명이 척 노리스의 제자인 당수도 9단 팻 존슨이다. 엑스트라 수준의 심판 역할 배우가 주인공 스승 역할 배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무술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아이러니긴 하지만 이 분은 가라테 키드 프랜차이즈 무술감독으로 까메오 출연한거다.[11] 위 사진처럼 양쪽 깃이 띠를 매는 허리에서 만나게 할 정도로 목파임이 깊고 반대로 옆트임은 엄청 짧았다. 참고로 아래의 작은 사진은 당수도 도복.[12] 수렵도나 무용도에서 자주 보이는 스타일. 이 깃이 중앙에서 만나는 스타일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로 이어지며, 현대 한복(특히 남성용) 한복의 직계조상이 된다.[13] 오늘날에도 ITF의 한 분파인 창헌류 : 김재훈 태권도장에선 공수도복처럼 섶이 완전히 겹치는 도복을 착용한다.[14] 즉 ITF는 벨크로나 지퍼로 깃을 고정한다면 WT는 아예 벨크로와 지퍼마저 생략해버린 것이다. 심플 이즈 베스트[15] 사실 전술적으로 어쩔 수가 없는 부분도 있다[16] 히잡은 ITF와 WT 공통 사항이긴 하나 올림픽에 참가하려면 WT에 소속되어야 한다는 규정과 WT가 세계화에 앞장서는 바람에 WT 도복의 부속품처럼 취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