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수 (류승범 扮) |
1. 개요
"몸통은 하난데, 어찌 대가리가 둘이갔나? …우리가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잖소."
영화 베를린의 등장인물이자 메인 빌런 및 최종 보스.황장엽 암살조였던 간첩 동명관의 이름이 모티브가 된 듯 하다.
2. 상세
북한 첩보요원. 직책은 확실히 언급되지 않으나 보안감찰이라는 언급이 있다. 북한 고위층 인사 동중호[1]의 아들이며 외국 공관 인원의 감찰 역을 맡은 것으로 미루어 보면 낮은 지위는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표종성의 "니네 집안 정도면…" 이라는 대사를 보면 북에서 큰 발언권을 가진 명문가[2] 자제인 듯하다.표종성이 아랍 테러조직과의 무기거래 임무에 실패하자 실패 원인을 해명하기 위해 평양에서 베를린으로 찾아온 감찰역. 베를린에 도착하자마자 북한대사 리학수와 독일 재무부 고관의 대화 내용을 감청하던 웨이트리스를 심문해 표종성의 아내인 련정희가 정보를 빼돌렸다는 증거를 내놓는다. 이 일로 북한대사 리학수는 불안에 빠지고 표종성은 아내가 배신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움직이게 된다.
사용 무기는 표종성에게 전화를 걸때 만지작거리던 P99AS[3], IMI Desert Eagle, 56-2+MPi-KM/MPi-KMS-72식 폴딩 스톡+AK-74식 버즐 브레이크를 사용한 잡종. 재미있는 점은 P99AS를 제외하면 동명수 본인이 가진 총기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전부 다른 사람에게서 빼앗거나 시체에서 주워 조달한 것. 의도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의도한 거라면 동명수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음습한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진다.
일본판 성우는 야스무라 마코토.
3. 작중 행적
본작의 최종 보스. 굳이 숨길 생각도 없는지 표종성의 추궁을 받고도 부정하지 않는다.
리학수는 동명수가 찾아온 목적이 김정일 계좌 정보를 빼돌렸다는 누명을 씌워 리학수 자신과 표종성, 련정희를 제거하고 동중호와 동명수가 베를린 공관을 장악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살아남기 위해 공관 예산을 챙겨 망명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 정보는 이미 동명수와 CIA 친구 마티의 인맥으로 정보를 전달받은 정진수에게 샌 상태였고, 결국 리학수는 동명수에게 붙잡혀 처형당한다.
처분당하기 직전 리학수는 표종성에게 자신들이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알렸고 련정희를 의심하던 표종성이 련정희를 추궁하다 련정희가 임신중이라는 것이 밝혀져 동명수가 제기한 의혹의 근거가 사라지자 혼란스러워하며 련정희를 추궁하던 표종성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련의 사건이 당성을 의심받던 표종성의 당성 시험이었다는 말을 하며 표종성을 속여 둘을 한 번에 정리해버리려 하지만, 그 전화로 자신이 동명수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 표종성은 련정희를 데리고 도주한다.
도주 과정에서 표종성은 동명수의 부하들을 몇 죽였는데, 그 사실을 이용해서 죽은 아랍 테러리스트 아심의 동생 압둘을 배신자 표종성이 네 형을 죽게 만들고도 자신의 부하들을 죽였다는 거짓말과 자신이 베를린 책임자가 되면 중개상 없이 거래가 가능하고 위조지폐를 좀 더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떡밥으로 구슬러 표종성을 추격하게끔 만든다. 표종성에게 배운 첩보기술과 테러조직의 인원을 동원해 표종성과 련정희의 은신처를 빠르게 찾아내어 습격하지만 타이밍 좋게 정진수가 끼어드는 바람에 표종성을 놓치고 련정희 한 명만을 확보하게 된다.
이후 련정희를 인질로 잡은 채 표종성이 이전에 은신처로 쓰던 오두막에서 표종성을 기다린다. 홀로 찾아온 표종성이 자신과 련정희를 살려만 주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대답하나 사람은 배신을 해라는 말을 건네며 비아냥댄다. 그리고 표종성이 네가 바라던 대로 자백해 주겠다며 내민 녹음기를 재생하는데, 그게 하필이면 정진수가 조사해 표종성에게 건넨 유리와 아심을 넘겨줄 테니 무기 거래를 깨 달라고 의뢰하는 내용의 동명수와 모사드 요원 다간의 통화 기록이었다. 지금껏 제 수족으로 사용하던 아랍 테러리스트들의 총구 앞에서 표종성에게 너는 성격이 급해서 중요할 때 실수를 한다는 말을 듣자 좋은 선생이었던 건 인정한다며[4] 역습, 아랍 테러리스트들을 총알받이로 삼아 표종성과 련정희를 처단하려 한다.
하지만 오두막 밖에는 총을 겨눈 채 기회를 엿보던 정진수가 있었고, 정진수가 쏜 섬광탄 때문에 사태 주도권을 잃고 총격전 도중 폭발한 오두막에서 뛰쳐나와 아랍 테러리스트들의 시신에서 총을 빼앗아들고 표종성을 추격한다. 이 과정에서 련정희가 총을 맞고 치명상을 입어 련정희를 숨기고 홀로 뛰쳐나온 표종성과 일기토를 벌이고 난전 끝에 표종성에게 제압당한다. 표종성에게 제압당해 자신이 쓰던 독이 든 볼펜이 목에 겨눠진 상황에서 찌를 테면 찔러보라며 도발하다 자신이 북의 아버지에게 잘 말해줄 테니 이쯤에서 끝내자며 거래를 제안하지만, 표종성에게 사람은 배신해라는 말을 그대로 돌려받고[5] 경동맥에 독을 주입당한다.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표종성의 다리에 매달리며 발악하지만 결국 그대로 사망하고 만다.
총체적으로 말하자면 드라마에 흔히 나오는 가난한 집의 일 잘하는 선배에 열폭해서 아버지 힘을 빌어 갑질하는 부잣집 아들.
이후 표종성이 국정원에 인도되어 세이프하우스에 틀어박힌 것을 보면 현장과 시신은 국정원에서 처리했을 듯하다. 해당 사태의 전말도 제대로 아버지 동중호[6]의 귀에 들어가서 동명수를 죽게 한 표종성에게 살의를 불태우고 있는 듯. 대놓고 전화를 던져버린다든가, 찾아오겠다는 표종성의 말을 듣고 "빨리 오라우. 차라리 죽여달라고 개새끼처럼 헐떡거리게 만들어 주갔으니까!"라는 말까지 한다.
4. 평가
명문가 자제라지만 온실에서 자란 도련님과는 거리가 멀다. 베를린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자신의 지갑을 훔친 소매치기를 제압한 뒤 독이 든 펜[7]으로 살해하고시도때도 없이 농담을 하고 작전 도중 정진수가 끼어든 예상 외 상황에서 화를 내는 대신 재미있는 남조선 놈이라며 즐거워하거나 정복 차림으로 있을 때도 군모를 흔들거나 책상에 다리를 올리는 등 상당히 격의없고 규율에 느슨한 성격.[9] 여기에 더해 시종일관 웃으며 매사 노는 것처럼 행동하는지라 얼핏 보면 여유로워 보이지만 실은 화가 나면 그대로 폭발해 애꿎은 물건을 두들겨패는 등 상당한 다혈질이다.
5. 여담
- 본래 제작 이전 단계에서는 표종성과 련정희, 동명수의 삼각관계 이야기가 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투자를 위해서 정진수가 추가되면서 삼각관계 구도는 엎어졌지만 련정희를 대하는 장면에서 약간 그 흔적이 보인다.
[1] 김정남 편을 들었으면서도 살아남은 대단한 인간인데 김정은 측근들도 무기 팔아 돈 빼돌릴 때 이 인간 손을 빌렸기 때문.[2] 참고로 북한의 명문가라 하면 크게 김일성을 처음부터 보좌했던 백두산 줄기나 6.25 전쟁 때 공을 세운 낙동강 줄기, 김정일의 동문인 용남산 줄기 등 세 부류다. 핵심계층 중에서도 최고 알짜배기들. 물론 아버지 동중호부터가 권력자이지만 그러려면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앞의 셋 중 하나에는 필히 들어가야 한다.[3] 아크로모형 제품[4] 이 대사 직전의 대사가 넌 네가 다 가진 줄 알지?인데, 동명수가 표종성에게 열등감을 가졌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편 이것 외에 제작 이전의 스토리 라인을 생각하면 련정희를 빼앗아 간 표종성에 대한 질투로 볼 수도 있다. 아니면, 영화 초반부에 표종성이 관자놀이에 총을 들이댄 정진수를 비웃고 제압하는 기술을 선보였는데, 동명수도 표종성에게 배운 그 기술을 똑같이 선보일 것이라는 예고일 수도 있다. 즉 네가 빠뜨린 위기를 너한테 배운 기술로 피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한마디라는 것.[5] 이것도 상당히 중의적인 대사다. 겉으로 보면 동명수가 배신할거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지만, 표종성이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북한상부와 체제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된것을 감안하면 표종성 자신이 (북한을) 배신했다는 말도 된다.[6] 담당배우는 명계남. 동명수와 표종성이 같이 찍힌 사진을 가지고 있다.[7] 예전부터 간첩의 비밀무기로 많이 묘사된 무기다. 계속 가지고 있다가 후반부에 재사용.[8] 그런데 표종성의 첫 아이가 돈 없어 죽을 때 안 도와줬다. 부잣집 아들이면서도.[9] 이 때문에 영화를 본 어느 탈북자는 '동명수는 꽉 막힌 통제사회이고 자신을 드러내면 언제 제거당할지 모르는 북한 체제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가공의 캐릭터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동명수의 사회적인 위치나 극중에서 유창하게 사용하는 영어실력 등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외국에서 유학을 하거나 생활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지만, 1992년 프룬제 군사대학 쿠데타 모의 사건 의 여파로 동명수 같은 젊은 세대에 이르러 자식 출세시키려는 부모라면 해외유학은 설령 러시아나 중국이라 해도 금기사항이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유학을 보내는 집들은 애초부터 중앙에서 출세하는건 포기하고 외교관이나 외화벌이 쪽으로 진로를 잡는 경우인데 동씨 집안은 중앙 군부의 실력자로 나오니 이 역시 적용하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