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La Cucaracha루이 암스트롱이 연주한 〈라쿠카라차〉.
스페인어로 작곡된 민요. 멕시코 혁명 당시 유행했고 흔히 멕시코 민요로 알려져 있으나 기원은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지금은 멕시코 외에도 여러 나라에서 생활 노래나 동요 등으로 널리 불리고 있다. 곡조가 입에 착착 달라붙어 반복적으로 부르게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2. 희한한 의미
곡명인 〈라 쿠카라차〉는 “바퀴벌레”를 뜻하는 스페인어다.[1]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멕시코인들이 비참한 처지에 놓여있는 자신들 스스로를 바퀴벌레에 비유한 것에 유래했다는 설도 있으며 바퀴벌레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지녀 잡아죽여도 끝없이 등장하는 농민과 농민혁명군을 비유하는 것이라는 설, 혹은 판초에 솜브레로 차림의 농민군이 긴 날개와 구부러진 더듬이가 달린 바퀴벌레를 닮아서 그렇게 불렀다는 설 등 여러가지가 있다. 그래도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정설은 라쿠카라차 = 판초 비야 설이라고 한다.녹두장군 전봉준과 동학 농민 혁명의 실패를 은유했다고 알려진 파랑새처럼 암살로 생을 마감한 멕시코 혁명전쟁의 영웅이자 의적 판초 비야를 바퀴벌레에 비유한 노래라고 널리 알려져 있다. 즉, 전봉준이 녹두장군으로 불렸듯이 판초 비야도 민중들 사이에선 바퀴장군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판초 비야에게 바퀴장군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판초 비야가 죽여도 죽여도 살아나는 바퀴같이 끈질긴 집념의 사나이였다는 등의 영웅적인 민담도 있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그가 타고 다녔던 닷지 승용차[2]가 마치 바퀴벌레를 떠올리게 하는 검은색인 데다 더운 기후에서의 고장이 잦아 달리다 서는 일이 있어서 그랬다고 한다.
3. 구전의 역사
〈라 쿠카라차〉는 1910년부터 1920년까지 진행되었던 멕시코 혁명 당시 노동요나 민중가요뿐만 아니라 농민혁명군의 군가로서 애창되던 노래이기도 하다.원래는 15세기 말 무어인들을 축출할 즈음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스페인 민요이며 레콘키스타를 다룬 가사도 전해져 내려온다. 스페인의 라틴 아메리카 침략과 함께 멕시코에 전래되었고 수 세기를 지나는 동안 여러 버전이 생겨났다. 본 항목의 가사는 전해져 내려오는 여러 버전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즉 아리랑 처럼 구전되면서 지역이나 시간에 따라 여러 버전의 곡들이 불려진 셈이다.
주요 내용들은 농민들의 일상생활에서부터 연애, 정치에 이르기까지를 뛰어난 해학과 풍자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남녀관계와 압제자 베누스티아노 카란사와 이에 대항하는 농민혁명군의 판초 비야와 에밀리아노 사파타의 관계에 대한 해학과 풍자 때문에 일반 농민들에게뿐 아니라 농민혁명군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
판초 비야와 연합했던 멕시코 전쟁의 또다른 영웅 에밀리아노 사파타도 비야처럼 암살당했지만 그의 이념은 오늘날 사파티스타가 계승하고 있다.
4. 가사
다양한 버전의 가사들이 존재한다.La cucaracha, la cucaracha ya no puede caminar porque no tiene, porque le falta marihuana que fumar.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더 이상 걸을 수 없구나 이젠 없으니까, 다 떨어졌으니까 피울 마리화나가 Ya murió la cucaracha ya la llevan a enterrar entre cuatro zopilotes y un ratón de sacristán. 이제 바퀴벌레가 죽었네 땅에 묻히러 간다네 대머리 독수리 넷과 교회지기 쥐 하나 가운데 |
멕시코 혁명 당시를 소재로 한 가사들이 가장 자주 불린다. 판초 비야와 에밀리아노 사파타측의 농민군이 베누스티아노 카란사나 빅토리아노 우에르타의 정부군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Ya se van los carrancistas, ya se van haciendo bola, ya los chacales huertistas se los trayen de la cola. 카란시스타 놈들은 전면 퇴각중이고 우에르타의 자칼들은 꼬리가 밟혔구나 |
Oigan con gusto estos versos escuchen con atención, ya la pobre cucaracha no consigue ni un tostón. 이 소절을 즐겨 봐 잘 들어보라고 이제 가난한 바퀴벌래 동전 한 푼[3] 없다고. Todo se ha puesto muy caro con esta Revolución, venden la leche por onzas y por gramos el carbón. 모든 건 전부 다 비싸 이 혁명 동안엔 우유는 온스로 팔리고 석탄은 그램으로 팔리지 |
El que persevera alcanza dice un dicho verdadero yo lo que quiero es venganza por la muerte de Madero. 지키고 보존하는 자 그가 한 말 하길 내가 그토록 바라던 것은 죽은 마데로의 복수라고 Todos se pelean la silla que les deja mucha plata En el norte vive Villa en el sur vive Zapata. 다들 자리를 위해 싸우지 돈 꽤나 주기 때문이지 북쪽엔 비야가 살고 남쪽엔 사파타가 산다네 |
한국어로는 다음 가사로 번역되어 소개되어 있다.
병정들이 전진한다 이 마을 저 마을 지나 소꿉놀이 어린이들 뛰어와서 쳐다보며 싱글벙글 웃는 얼굴 병정들도 싱글벙글 빨래터의 아낙네도 우물가의 처녀도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아름다운 그 얼굴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희한하다 그 모습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달이 떠올라 오면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그립다 그 얼굴 |
라쿠카라차라는 단어가 본래 어떤 뜻인지를 알고서 가사를 보면 기분이 기묘해진다. 멕시코 혁명과 관련된 내용은 일절 없으나 병정들이[4] 이마을 저마을 지난다는 구절을 보아 은유적으로나마 이 노래가 어디서 왔는지 알려주고 있다.
5. 여담
- 1934년 헤럴드 포터가 룸바 폭스 트로트로 편곡한 후부터 미국에 널리 유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30년대부터 50년대까지의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에서 자주 나올 정도로 그 유명세는 지속되었으며 1936년작 Orphan's Picnic에서 도날드 덕이 개사해서 부른다.
-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박현승-박종윤-이우민-나경민-이병규로 이어지는 응원가 계보이다. 조홍석의 응원가로도 사용하는 것이 확인이 됐다. 또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에서 활동한 김민우도 썼다.
- 쟁반노래방 2001년 12월 27일 방영분(이병진, 이정현, 배기성 출연) 도전곡이며 9번째 시도에서 성공했다.
- 영화 앤트맨의 감초 캐릭터 루이스가 타고 다니는 밴의 클락션 소리로 등장한다. 루이스가 멕시코계 이민자임을 감안하면 적절한 설정.
- 오기와 바퀴벌레 악동들에서도 자동차 경적음이나 휘파람, 배경음악 등으로 이 노래가 자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