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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5 17:11:04

로젤시아 다이쿤

파일:external/www.gundam-the-origin.net/11.jpg

기동전사 건담 THE ORIGIN의 등장인물. 성우는 이치죠 미유키.

지온 줌 다이쿤의 전처.[1]

지온이 거리의 활동가를 지내던 시절부터 이상에 공명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으며, 지온이 문조 공화국의 정식 무대에 서면서 얼마되지 않아 일선에서 물러났다.

적자를 낳은 아스트라이아 토아 다이쿤을 미워하고 있으며, 늘 휠체어 신세를 질 정도로 몸이 많이 불편하다. 지온이 정치적 동지이기도 했던 자신이 아닌 단지 예쁘기만 한 걸로 보이는 아스트라이아를 선택한 것에 상심했으며, 그녀는 아이를 못 가졌지만 아스트라이아는 가진 것에서 드러나듯 불임인 것으로 보인다. 아르테시아는 그녀에게 혀를 내미는 등 마녀 취급을 하며, 외모도 동화 속의 마귀 할멈처럼 지독하게 못생기다보니 아스트라이아에게 엄청난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카이 시덴의 리포트에서도 아스트라이아와 함께 언급되며 불임으로 언급된다.

지온 줌 다이쿤 사망 이후 아스트라이아가 자식들과 함께 자비 가가 준비한 저택으로 인도되면서 만나게 되는데, 아스트라이아를 불러놓고서는 자신의 설움을 전부 내뱉다가 지병이 도졌는지 사람을 불러 약을 먹었다. 아스트라이아를 자식들과 반강제로 헤어지게 하고 죽을 때까지 세상과 단절시켰다. 하지만 아스트라이아는 싫어하면서도 그 자식들은 지온의 핏줄이라는 점 때문에 꽤나 신경을 썼다.[2] 아스트라이아는 이 여자가 서러워하다가 도져서 발작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엔 인신공격에 분개하다가도 나중엔 딱하게 여겼다.

그런데 단순히 그런 이유 때문만이라고 보긴 힘든게 사실 이 여자의 말로는 과거 지온 줌 다이쿤과 스페이스 노이드의 독립에 대하여 논쟁하곤 했다는데 지온의 사상은 물론 스페이스 노이드의 인권 향상 등도 있지만 진정한 목표는 어디까지나 전 인류의 통합(에 더해 지구 자체의 성지화, 또한 거기에 이르기 위한 수단으로써 뉴타입 이론을 주장했다.)이었지 스페이스 노이드의 독립 같은건 오히려 자비 가의 주장과 비슷하다.(물론 자비 가는 이런 흐름을 통해 권력을 손에 쥐는 것이 진짜 목적이겠지만)

즉, 이 여자는 자기가 지온 줌 다이쿤을 가장 잘 이해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의 사상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거나 혹은 대립한 게 아닌가 생각되며 어쩌면 그녀와 헤어진 이유도 단순히 외모나 불임이 아니라 가치관의 불일치 때문일 수도 있다. 아스트라이아가 동정한 것도 이런 이유, 즉, 자신이 지온과 헤어진 이유를 도저히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외모, 불임 등 다른 곳에서 찾으면서 자기합리화를 한 것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단, 이렇게 추측하기엔 로젤시아와 아스트라이아가 나오는 오리진에선 다이쿤 역시 강경파로 묘사된 점이 문제긴 한데 사실 지온 다이쿤이 강경파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 핵심적인 문제는 (다이쿤이나 자비 일가의 사상이나 목적이 무엇인지는 여러 작품을 통해 상세히 드러난 것과는 달리) 로젤시아의 사상이나 이념, 정치적 목적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별로 없다는 쪽이다. 오리진에서 다이쿤 역시 강경파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묘사된 것에 따라 보면 '권력욕을 위해 전쟁을 일으킨 사악한 자비 가'에 대비되는 '이상주의적인 온건파 지온 줌 다이쿤'의 단순한 이분법적 구도는 무너지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 둘의 궁극적 목적이 다르다는 점은 여전히 마찬가지이다. 설령 양자가 '스페이스 노이드의 독립'이라는 중간 목적 뿐 아니라 '이를 위해 지구연방과의 무력충돌까지 불사할 수 있다'는 수단까지 공유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가 '자비 가의 지구권 재패를 통한 권력 획득'과 '새로운 단계를 향한 인류의 진화'로 서로 다른 이상, 종국에는 서로 갈라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문제는 여기서 로젤시아의 입장이 어느 쪽에 더 가까우냐인데, 이것을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일단 그녀가 가진 정치적 목적에 '스페이스노이드의 독립'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확실해보인다. 하지만 이 수준의 목표는 지온 다이쿤, 로젤시아 뿐 아니라 자비가까지 모두 공유하고 있는 최소한의 공감대이며, 여기까지는 공감이 있기에 일단 이들의 협력이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독립'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그 이후의 목표가 무엇인가, 예를 들어 <단지 스페이스노이드가 지구연방의 억압과 착취에서 벗어나 자유와 독립을 얻는 것을 원한다>라고 하는 비교적 순수한 독립운동가인가, 아니면 자비 가와 마찬가지로 <독립한 스페이스노이드의 국가를 통해 자신이 권력자가 되기를 원하는 것>인가, 또는 지온과 유사하게 (꼭 인류의 진화와 같은 것은 아니더라도) 어떤 <이상주의적인 가치를 지지하고 있어서 거기에 이르기 위한 징검돌로써 스페이스노이드의 독립을 원하는 것>인지가 중요한 것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딱히 구체적으로 제시된 바가 없다. 그러니까 로젤시아라는 인물이 '정치적으로 능동적인 입장을 가진 인물이었다'까지는 드러나 있지만 그 입장이란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는 드러나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까 과거에 이 여자가 지온과 나누었다는 논쟁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며 어떤 결론이 나왔는지도 알 수 없고, 본인이 자기 입으로 '자기가 지온 다이쿤을 가장 잘 이해한다'고 말한 게 진담인지, 착각인지, 아니면 허세인지도 정확하게 알 방법은 없다. 단지 그나마 시청자가 알 수 있는 점은 (그 사상이야 어땠건) 아스트라이아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정서적으로 심한 서러움과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로 보인다는 점, 그리고 다이쿤 사후 자비가가 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아스트라이아를 감금하는 등 행패를 부릴 수 있었다는 점을 보면 어떤 식으로든 자비가와 협력관계에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 정도이다.

더불어 지온의 정치적 동지이기도 했던 로젤시아와 달리 아스트라이아는 정치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로젤시아 입장에서는 얼굴만 반반하지 정치고 뭐고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가 남편을 홀렸다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이아 유폐 및 다이쿤 남매의 지구 망명 이후 머잖아 병으로 사망했다고.


[1] OVA에서 등장했는데 이 시점에서는 이미 다이쿤과는 이혼했을 가능성이 높다.[2] 물론 아이의 인격을 존중해서가 아니라 지온 줌 다이쿤의 핏줄이라는 것만을 보고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쓴 것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