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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0 17:54:12

미국 정보조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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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할3. 정보력4. 기타

1. 개요

Bureau of Intelligence and Research

미국 정보조사국은 미합중국 국무부 산하 정보기관으로, 국제 정세를 살피고 첩보 정보를 활용해 외교관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좌하는 것이 주임무다.

2004년 미국 상원에서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에 관한 청문회를 열었을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했다고 유일하게 인정받은 정보기관이기도 하다.[1] 권력에 휘둘리지 않으며 발빠른 정보력을 통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걸로 유명하다.

2. 역할

주임무는 첩보 정보를 분석해 외교관을 비롯한 미 외교 정책에 참여하는 모든 관계자들에게 제공하는 거다. 두 번째 임무는 정보 공동체가 현재 미국의 외교 정책을 이해할 수 있게 돕고 새로운 정책에 맞춰 첩보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정한다. 이 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INR은 수시로 전문 인력을 차출하여 훈련시킨다. 즉, INR은 직접 정보를 수집하기보다는 여러 기관에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총괄 분석을 진행하며 이를 토대로 첩보 정책을 세우고 정보 공동체가 이 정책에 따라 첩보 활동을 하도록 중간에서 조정하는 거다. 여론조사와 미디어 매체 분석은 덤.[2]

ODNI와 협력하며 DNI한테도 보고서를 올린다. INR의 임무 중 하나가 외교 정책 브리핑과 첩보 정책 수립이기 때문에 긴밀히 협조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INR은 정보 공동체의 효율성을 평가하는데도 참여한다.

3. 정보력

국무부 산하 조직인만큼 그 위상이 대단하다. 제아무리 미 국방을 책임지는 펜타곤이라 할지라도 INR을 협박할 수 없을 정도다. 실제로 2009년 상원은 미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이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에 분개하여 청문회를 열었는데, 이때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과거 INR은 펜타곤의 압력이 있었음에도 베트남 전쟁의 진행 과정과 악영향을 가장 정확히 분석했고, 이는 토씨 하나 수정되지 않고 상부에 보고하기도 했다.

또한 9.11 테러 이후, 다수의 미국 정보기관은 이라크가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를 10년 안에 제조할 수 있다는 엉터리 정보를 부시 정권에 보고했지만, INR은 이라크에서 핵무기를 제조할 가능성이 없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3] 이외에도 INR은 '이라크 전쟁에서 승리하면 아랍권에 민주주의를 퍼뜨릴 수 있을 것이다'라는 부시 행정부의 예측을 정면으로 반박했고, 터키 정부에서 미군이 터키를 통해서 이라크로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간파했으며, 영국 정부의 '이라크가 나이지리아로부터 우라늄을 수입하려고 한다'라는 첩보 정보도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사실이 청문회를 통해 밝혀지자 INR을 정보기관의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고, 다른 정보기관들은 어쩌다 맞은 것이라고 INR을 폄하하기까지 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정보력이 빛을 발했는데, DNI, CIA, DIA 등 다수의 미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빠르게 함락시키고 3~4일 내로 러시아의 승리로 전쟁이 끝날 것이라 분석한 가운데 정보조사국만이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세 여론을 뒤집을 순 없었고 결국 정보공동체는 '러시아가 키이우를 점령할 것'이란 전망을 의회에 보고하였다. 하지만 전황은 정보조사국의 예측대로 우크라이나군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여 러시아의 속전속결 시도가 좌절되었고, 미국 정부는 정보공동체가 2021년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이어 또 예측에 실패한 경위에 대해 내부 조사에 착수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한편 유일하게 예측에 성공한 정보조사국은 이라크전 당시의 분석도 재조명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합뉴스 CNN

INR의 정보력이 대단한 건 어쩌면 당연하다. 미국 국무부는 지구 상에 있는 거의 모든 국가에 외교공관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합법적인 선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첩보 활동을 하기도 수월하다. 이들은 수시로 여러 국가들과 면담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입장이라 각 나라의 정세, 문화, 그리고 언어까지 통달한 직원들이 널려있다.[4]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INR은 각 나라의 인사 자료까지 비밀리에 관리하고 있으며, 누가 그 나라의 실세인지도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INR이 국무부 소속이라는 점이다. 국무부는 미국의 외교를 모두 도맡아서 관리하는 곳이기 때문에 행정부 내에서 그 위상이 대단하며 역사적으로도 가장 먼저 설치된 부처다. 또한 국무장관은 행정부에서 2인자에 가까운 자리로 대통령도 아무나 여기에 앉히지 않는다. 주로 자기와 친분이 있고 당에서 유력한 인사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즉 대통령이 자신의 직속상관이니 대통령이 직접 압력을 넣지 않는 이상에야 INR이 다른 부처의 입김에 휘둘릴 일은 없다. 그만큼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서 제대로 된 첩보를 할 수 있다는 소리.

4. 기타



[1] 2003년 이라크 침공 이전 INR은 OICI와 함께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은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으나 무시당했다.[2]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다. 이라크 침공 이후, INR이 가장 먼저 진행한 프로젝트가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미국의 점령에 대한 여론, 호불호 여부를 조사한 것이다. 다시 말해 주재국 내부의 여론, 인식 등을 파악해서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3] 당시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는 이 보고서를 무시했다고 한다. 이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다수의 DOE 직원들과 Dr. Thomas Fingar이 투입될 정도로 공을 들였지만, 체니는 이를 외면했던 것이다.[4] 이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CIA는 상대 국가의 언어도 구사 못해서 고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