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

사 과 문

지난 이틀동안 저는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당시 기억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에게는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기억을 찾는것도 쉽지 않았지만 그러면서 제가 깨닫게 된것이 있습니다.
나는 줄곧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했지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생각하지를 못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보이고 또한 저의 부족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피해자인 여성의 입장에서 잘못된 저를 찾을수 있었습니다

이태경작가에게 사과합니다.
이 작가의 아픔에 진작 공감하지 못한점도
미안합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아울러 수십년동안 남성으로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여성에 가했던 고통에 대해서도
사과 드립니다.
제가 재직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에게
한 부적절한 말에 대해서도 사과드립니다
..
피해자의 상처와 아픔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저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고 피해자와 저를 믿어준 분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자숙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저는 미투운동을 지지합니다.
우리시대가 나아가야할 당면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제가 예외일수는 없습니다.

- 박 재 동 -

"피고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 내용은 거짓 사실에 해당하고 비방 목적도 있었으므로, 공소사실 모두 충분히 인정된다.

피고가 피해자 증언의 신빙성이나 일관성에 대해 확인했다는 사실들은 전체적 내용이나 그 일관된 취지를 무시한 채 피고의 목적에 부합하는 부분만 발췌한 것이거나 피해자의 증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단편적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피해자 증언의 전체적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즉, 피해자는 증언 당시 장소나 경위와 관련해 진술이 조금씩 변경되어 외형상으로는 일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일 여지는 있으나, 이는 기억을 조금씩 되살려가며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고, 오히려 피해자는 어느 정도 이러한 기억의 정리 과정을 거친 후에는 일관되게 장소 및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진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는 그 이후에 피해자가 기억을 되살려 정리하면서, 비록 구체적인 상호나 지명까지는 특정하지 못하였지만 장소의 내부 구조와 형태를 도면까지 그려 해당 재판부에 제출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가 일시적으로 기억을 정리하지 못하여 잠시 혼동하고 있을 당시에 이루어진 증언 부분만 의도적으로 발췌하여 게시함으로써,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피고가 게시한 글이 피해자 증언의 전부이고, 피해자는 장소조차 전혀 특정하지 못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즉, 피해자가 성추행 장소를 전혀 특정하지 못하였다거나 진술을 여러차례 번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쓴 게시글에 일부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부만 발췌하여 적시하는 경우 전체적인 내용이 왜곡될 수 있고, 게시글 전체의 취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적시된 일부 사실이 증언 전체의 진정한 취지와는 전혀 다른 허위의 사실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피고가 일부 사실만 발췌하여 게시한 의도나 목적까지 감안하면 결국 진실과는 거리가 먼 허위 또는 거짓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피해자의 진술이 짧은 시간에 여러차례 번복되어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하고 있으나, 피해자의 증언 내용의 전체적인 취지를 살펴보면 피해자는 자신의 진술을 전혀 번복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동일한 취지의 진술을 계속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는 피해자의 증언을 직접 방청하였고, 그에 관한 자료도 보유하고 있었고, 피고의 사회적 지위나 경험, 학력 등에 비추어 충분히 그 증언의 일관된 전체적인 내용과 중요한 취지를 왜곡되지 않게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증언 중 극히 일부만을 페이스북을 통해 게시하며 마치 그것이 피해자 증언의 전체적인 취지인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였을 뿐만 아니라, 박재동 정정보도소송 1심 판결 이후에도 피해자의 제보가 가짜 혹은 거짓 미투운동이라 폄하하고 심지어 1심 판결의 결론에 대해서도 비난한 바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는 이 사건 범행 당시 이미 가해자의 주장에 동조하고 그를 보호하려는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피해자의 증언을 의도적으로 폄하하고 신빙성 없는 진술로 평가하여 일반인들에게 소개함으로써 가해자에게 유리한 재판 결과를 유도하거나 일반인들의 판단 및 평가를 왜곡하려는 부정한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피고는 피해자가 거짓 미투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피해자가 박재동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는 피해를 입은 것은 피해자의 증언과 관련소송에서 나타난 여러 자료 등을 통해 거의 대부분 사실임이 확인되고 있고, 피해 사실 제보 역시 공익적 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이므로, 오히려 피고가 박재동과 피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행위의 주된 동기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피고는 초범인 점 등 유리한 정상이 있으나, 범행수법, 횟수 및 결과, 특히 피해자는 상당히 심각할 정도로 명예가 훼손되는 결과가 초래되었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이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죄질이 가볍다고 보기 어려우며, 그럼에도 피고는 범행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자가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면서 현재까지도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점,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으로 고려해 약식명령보다 훨씬 더 중한 형을 선고함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