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서울특별시 서초구에 살던 약사 출신 아내가 2007년에 암으로 사망한 남편의 시체를 7년간 미라 상태로 보존하면서 외부와의 교류를 최소화한 채 자녀들과 함께 미라 상태인 남편이 살아 있다고 믿어 왔음이 7년이 지난 2014년에야 알려진 사건. 각종 뉴스 사회면에 보도되었고 그것이 알고싶다 930회에서 좀 더 상세하게 고찰되었다.#2. 상세
남편은 환경부 소속 3급 공무원이었으며 아내는 약사였다. 강남구에 거주하던 이 가족이 이상해지게 된 경위는 이렇다. 공무원으로 일하던 남편이 어느날 불행히도 암에 걸려 쓰러지고 말았다. 집에서 은둔하던 남편은 얼마 후 사망하게 되었고 그 후 아내는 주변 사람들과의 접촉을 일체 거부하고 산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 집'을 지나갈 때마다 냄새가 난다느니, 집 주변에 개미들이 들끓는다니[1], 2층에서 남편의 귀신을 봤다느니 하던[2] 도시전설이 들려오다가 2014년 2월에야 사건의 전모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진실은 이렇다. 2000년대 중반 남편의 암이 치료되지 못할 거라는 절망을 느낀 아내가 마침 미국에 갔다가 성령세미나를 받은 뒤 종교적인 행동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종교적인 신앙으로 '대모'라고 불리는 종교적 멘토와 함께 기도를 더 열심히 했다고 한다. 놀랍게도 아내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는데 그 대모와의 관계에서 또 다른 이단의 조짐이 있었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사이비 종교 조직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남들보다 더 기도에 열성적이었을 뿐으로 밝혀졌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부부 사이에 자녀가 셋이나 있었다는 건데 이 사건이 밝혀지기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 역시 엄마 따라 미라화한 아버지가 살아 있다고 믿었던 것이었다. 그것도 7년간이나. 진짜 믿은건지 엄마 말에 맞춰 준 건지는 의문.[3]
정확한 미라화의 원인은 부검을 통해서도 밝혀지지 않았다. 조사 결과 아내가 시체를 목욕시키듯 욕조에 알콜을 부어 담금질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인위적으로 미라 상태로 시체를 보존하려면 더 전문적인 기술을 동원해야 한다. 괜히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미라 관리를 러시아 쪽에서까지 아웃소싱해 가면서 엄청나게 신경쓰는 게 아니다.
하지만 공산국가에서 독재자의 시체를 보존하는 것은 수십년 동안 생전 모습을 극단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기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고, 본 사건에서는 발견 당시 10년도 채 안되었을 뿐더러 시체임은 명백히 알아볼 수 있는 정도였기 때문에 상황이 달랐을 수는 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겨울일 수록 건조해지면서 더울 때보다는 부패할 여지가 많이 줄어드니 1차적으로는 남편의 사망 시기가 겨울로 추정되고 2차적으로는 남편이 사망 당시 심각한 탈수 상태였고 그때까지 엄청나게 맞아 오던 링거의 항암제 성분이 매우 독했을 것이고, 그것이 아내의 약품 처리가 조화를 이루면서 미라화한 채로 비교적 오래 보존된 게 아니냐고 추정했다.
의문점을 해소할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는 유사하면서도 더욱 극단적인 사례가 있는데, 중국에서는 취재 당시 기준 무려 13년이나 조모의 시신과 동거한 일가족의 일화가 매스컴을 통해 공개되었다.(열람 주의) 이 중국 사건의 조모의 시신도 본 사건의 남편처럼 사망 시기가 겨울이었고, 사망 당시 심각한 탈수 상태였다는 공통점이 있고 전문가들 역시 시체가 부패하지 않은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 못해 이 두가지 요인에 최소한의 가능성을 두었다. 그나마 시신을 알콜에 담금질이라도 한 본 사건과는 달리 중국의 이 사건은 유족들에 의하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부패의 조짐이 전혀 없었다고.
아무튼 아내는 친구도 없었고 주변 인물들도 전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수상하게 여길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3. 사건 이후
결국 남편의 미라는 사건이 밝혀진 7년만에야 장례를 치르고 화장해서 봉안당에 모시게 되었다.그런데 2015년 7월 검찰 조사 결과 남편이 사망한 2007년 4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남편의 휴직 수당과 급여 등의 명목으로 2억여원을 챙긴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아내는 남편의 돈을 받아 챙긴 것은 인정하지만 당시에는 남편이 다시 깨어날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 측은 남편이 죽은 사실을 알면서도 돈을 가로채기 위해 환경부를 속였다고 결론지었고 결국 아내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기사
재판 결과 무죄가 선고되었다. 기사 부정수령을 한 시점에서 남편이 정말 사망했다고 볼 합리적인 증거가 부족하며 애초에 부인의 약국이 잘 되고 있었던지라 금전적 문제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죽은 남편은 생전에 고액의 보험에 가입한 상태라 사망신고를 했으면 퇴직금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히 돈을 노리고 남편의 시신을 방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다.
[1] 냄새는 남편의 시체가 썩는 끔찍한 냄새, 즉 '시취(屍臭)'를 맡은 것이고 개미는 남편의 시체 냄새를 맡고 찾아온 분해생물이 아니겠냐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가능성이 낮다. 우선 시취를 맡아본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일상에서 맡아볼 수 있는 악취와는 비교가 안되어 시취가 날때까지 방치를 했다면 암만 아내와 자녀들이 잘못된 믿음을 가졌더라도 시체와 동거를 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을 것이고 실제로도 원룸에서 고독사나 자살로 인한 시체가 발견되는 경우, 시취를 참다못한 이웃 주민의 신고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또한 분해생물의 경우 일반적으로 시체에 가장 먼저 꼬이는 생물은 개미가 아닌 파리로 고독사나 자살 현장에서도 파리의 흔적이 자주 보였으면 보였지 개미의 흔적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장을 확인한 형사와 미라를 분석한 부검의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체라는 점만 확인이 될뿐 이렇다할 부패의 조짐은 없었기에 집 주변에서 났다는 냄새나 들끓는 개미들은 시체 부패가 아닌 다른 곳에 원인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2] 이는 주로 동네 아이들한테 퍼진 소문이라고 한다. 어른들 사이에서 남편이 안 보인다는 얘기가 아이들 귀에 들어오면서 죽어서 귀신이 된 것으로 소문이 와전된 것 같다.[3] 성인이면 모를까 아이들이 엄마의 말을 아니라고 반박하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