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길거리에서 팔려나가는 닭꼬치의 재료[1]가 실은 비둘기라는 도시전설. 자매품으로 비둘기치킨도 있다. 간혹 까마귀도 있지만....2. 상세
1990년대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도시에 서식하는 비둘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누군가 비둘기를 잡아다 식재료로 쓴다'는 식의 괴소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도처에 널려있는 비둘기를 이런 식으로 알뜰(?)하게 활용한다는 것이다.이 소문에 살이 붙고 붙어 마침내 '닭으로 오인하게 비둘기의 살만 발라서 꼬치로 판다'는 도시전설이 완성되었다. 닭둘기로 불릴 만큼 살이 투실투실하게 쪄서 꽤나 근수가 높다는 것이다.
여기에 결정적인 기폭제가 된 것은 1998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한 (수입산) 순살치킨이다. 뼈가 있는 것과 비교해도 양은 많고 가격은 저렴하기에 아무래도 닭인 것 같지 않다는 의심이 비둘기 고기로 순살치킨을 만든다는 의혹을 제기하게끔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로 믿는 사람들이 늘면서 '요즘 한강에서 비둘기가 확 줄었는데 혹시…?' 또는 '요즘 중국산 비둘기 고기가 납품되고 있다는데 혹시…?'같은 의혹이 확산되었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진짜로 비둘기를 꼬치로 팔기는 하나 닭보다 비싸다. 2007년에는 이러한 제보를 받은 불만제로가 취재에 나섰지만 역시 비둘기가 닭보다 쌀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힘들여 비둘기를 잡아서 가공하는 것보다 그냥 수입산 닭을 사는 게 훨씬 싸게 먹힐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닭꼬치 등에 사용되는 닭은 단가가 싸게 먹히는 수입산으로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 브라질 등지에서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 이를 굳게 믿는 사람들은 '길거리에 있는 비둘기를 잡는 것은 공짜기 때문에 닭이 아무리 싸도 비둘기를 쓰는 게 이득이다.’라는 식의 주장을 하곤 하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당장 비둘기를 잡는 사냥꾼의 인건비는 무급인가? 인류가 왜 수렵에서 농업으로 이동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사냥꾼을 고용하지 않고) 장사꾼이 직접 잡는다'라는 주장도 '그럴 시간에 가게에서 장사하는 게 낫겠다'라는 문장으로 간단히 반박된다. 지자체장의 허가 없이 비둘기를 포획할 경우 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데 당연히 식용으로 비둘기를 포획하는 것을 허가해 줄 지자체가 있을 리가 만무하니 몰래 잡아야 하므로 여기에 들어가는 인건비나 시간이 더 늘어나기 마련이어서 그냥 수입산 닭고기를 사다가 만드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러 포털에서 당장 "닭꼬치 비둘기"로 검색하면 이 도시전설이 얼마나 진지하게 퍼졌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2000년의 납 꽃게, 2004년의 쓰레기 만두, 2008년의 멜라민 파동에서 보이듯 이윤을 위해서라면 양심을 버리는 일부 판매자의 몰지각한 마인드와 생산 공정에 무지한 소비자의 의구심이 합작하여 빚어낸 씁쓸한 도시전설이다. 일반화의 오류도 한몫했다.
가공 단가가 비둘기 고기가 더 비싼 것을 떠나서 비둘기 고기는 닭과 맛이 다르다고 한다.
비슷한 루머로 참새구이가 비둘기로 만든다는 것도 있는데 실제로는 수컷이라 처분된 병아리나 메추라기를 쓰는 것이다. 아니면 중국에서 수입해 들여온 참새일 수도 있다.[2]
마찬가지로 황소개구리 설도 꽤나 오래 돌았다. 특히 1990년대 중반에 황소개구리가 사회적인 문제로 알려지면서 비슷한 시기에 길거리 음식으로 포장마차 닭꼬치가 성행했는데 껍질과 뼈가 없는데다 양념맛이 강하고 육질이 묘하게 매끄러워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스, 프랑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와 특히 중국에선 비둘기 고기를 즐기는데 제대로 된 사육장에서 잘 키운 것들을 사용한다. 시리아에선 비둘기 고기가 정력제라고 한다.
이런 썰이 돌았던 이유에 대한 몇 가지 가설이 있는데 닭고치를 사달라고 떼 쓰는 아이를 겁주기 위해서, 사주기 싫은 학부모가 퍼트렸다는 썰, 다른 가설은 닭고치는 주로 시장에서 파는데, 시장 근처에는 음식물 찌꺼기를 먹기 위해 자연스럽게 비둘기가 모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를 보고 닭꼬치와 비둘기를 엮어서 만들어진 설이라는 것도 있다.
3. 대중매체
1988 서울 올림픽 개회식
- 안녕, 프란체스카(MBC) - 주인공 일가가 닭고기 장사를 하는데 그 재료를 도시의 비둘기를 잡아 공급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비둘기를 얼마나 잡았던지 시즌 1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포장마차 안주에 쓸 재료용 비둘기가 다 떨어져서 구하러 갔을 때 많이 잡았냐는 켠의 질문에 프란체스카가
비장한 표정으로이 동네 비둘기 씨를 다 말렸다고 하는가 하면, 시즌 3에서는 극중에 등장하는 뉴스 꼭지에서 손범수 아나운서 曰, "서울에 비둘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 만원의 행복 - 위의 드라마에 출연한 이켠이 한강에서 드라마를 따라해 시도하려고 했으나 PD가 비둘기 포획이 야생동식물보호법 19조에 따라 불법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계획을 철회했다. 방송 영상
- 압구정 종갓집 - 경찰이었다가 퇴직 후 꼬치사업에 뛰어든 백준규(박준규 분)가 이제 막 길거리에서 처음 꼬치를 팔던 때 한 손님이 시식을 하면서 맛있다는 평을 하면서도 일반적인 닭꼬치와는 뭔가 다르다는 평을 하자, 백준규가 닭꼬치가 아닌 비둘기 꼬치라고 밝힌다. 물론 그 손님은 그 자리에서 다 뱉어냈다.[3]
- 무한도전 - 초기[4]에 박명수가 치킨을 판매하던 시절에 맴버들이 단골로 놀리던 레파토리다. 하하가 박명수가 남산에서 비둘기 잡고 있는것을 보았다고 드립을 친적이 있다.
- 푸른거탑 - 꼬치는 아니지만 간부식당 메뉴로 나올 닭튀김을 후임들이 다 먹어치우자 김재우 병장이 급한대로 새총으로 비둘기들을 사냥해서 튀겨서 간부들에게 대접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은 비둘기 튀김인 이 닭튀김을 먹어본 간부들은 맛에 감탄한다.[5]
- 유튜버 진용진이 꼬치는 아니지만 직접 비둘기로 치킨을 튀겨 먹기도 했다. 덤으로 영상 0:32 경에 구글 검색 결과창에 나무위키의 본 문서가 나온다.
4. 관련 문서
[1] 1990년대생 사이에서는 일명 피카츄 돈까스가 비둘기 고기로 만들었다는 설도 한때 떠돌았다.[2] 물론 참새고기 자체는 예부터 한국에 내려오던 간식이다. 다만 요즘은 참새가 너무 귀해져서 국산으로 장사하면 수지가 맞지 않을 뿐이다.[3] 애초부터 백준규는 이 꼬치가 닭꼬치라고 한 적이 없다. 본인이 직접 인형 옷을 입고 홍보를 하고 있었는데, 이 인형옷이 닭이 아닌 비둘기 인형 옷이었고, 홍보를 하면서 닭 울음소리인 "꼬끼오"가 아닌 "구구구구"라고 비둘기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즉, 거짓말은 하지 않은 셈.[4] 아하 게임을 하던 2006년 초반[5] 당연히 배우들에게 기생충이 득실거리는 야생비둘기를 잡아다 튀긴것을 먹일수는 없는 노릇이니 실제로 배우들이 먹은것은 닭튀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