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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성별 정체성이란 각 개인이 깊이 느끼고 있는 내적이고 개인적인 젠더의 경험으로, 이 경험은 태어나면서부터 결정된 성과 일치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며, 신체에 대한 개인적인 의식(내과적, 외과적 혹은 기타의 방법으로 신체의 외형이나 기능을 변형하는 것도, 자유로이 선택된 것이라면 포함할 수 있다)이나, 의상, 말투, 버릇 등 기타의 젠더 표현을 포함한다.
- 욕야카르타 원칙
性 正體性 / Gender identity- 욕야카르타 원칙
성 정체성 또는 성별 정체성은 젠더(Gender, 사회적으로 정의된 성별)에 대한 자아의식을 뜻한다. 일상적으로는 이러한 젠더 자아의식을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경향성을 표현하는 용어로 언급한다.
'경향성'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남성성과 여성성은 이분법적인 것이 아닌 한쪽에 강해지면 다른 쪽이 약해지는 상보적인 개념이다. 다만 '자아의식'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일관된 규정에 따라 가까운 쪽을 찾는 개념이 아닌 개인의 경험과 주관적 가치판단을 바탕으로 가까운 쪽을 찾는 개념이다.
사회에 따라 취향에 따라 바꿀 수 없는 성적 지향과 마찬가지로 성 정체성 역시 쉽게 바꿀 수 없다. 그렇기에 많은 걸 잃을 수 있는 성전환수술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2. 용어 혼동
성적 지향[1](Sexual identitiy)과는 다른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성 정체성'이 성적 지향이라는 개념을 포함하는 것처럼 사용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로 엉덩국의 대표작인 성 정체성을 깨달은 아이가 있다. 이 만화에서 주인공이 깨닫는 것은 성 정체성이 아니라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성 지향성이다. 엉덩국의 만화에 나오는 내용은 주인공이 남자에게 성적으로 끌리는지 여자에게 성적으로 끌리는지를 따지는 것이고, 주인공 본인의 성 정체성과는 별개다. 주인공은 '남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남자를 성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깨닫게 된 사람이며, 따라서 제목은 '성적 지향을 깨달은 아이' 라고 해야 맞다.
이렇게 많이 '오염'된 용어다보니 이 용어를 쓰는 것이 조심스럽다고 좀더 명확한 번역어를 제안하기도 한다. 의학계에서는 '성 주체성'이라는 용어를 쓰고, 인권운동, 법학계에서는 '성별 정체성'이라는 용어를 쓰는 편이다. 또한 욕야카르타 원칙 10주년 확장판에서는 '성별 정체성'과 별도로 성별 정체성의 정의에서 소개되는 '젠더 표현(Gender Expression)'이라는 개념을 엄밀하게 정의하는데 이를 '복장,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화장 등을 포함한 신체 형태와 몸가짐, 발언, 행동 패턴, 이름, 기호 등을 통한 개개인의 젠더를 드러내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각자의 성별 정체성과 부합할 수도,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정의한다.
3.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 정체성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면 남성성이 지배적이고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면 여성성이 지배적인 경우가 수로는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렇게 생물학적인 성과 같은 정체성을 가지고 그것에 대체로 들어맞는 사회적 성역할을 행하는 사람을 시스젠더(cisgender)라 부른다.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생물학적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의 사회적 혹은 정체화 하는 성별이 여성에 가까울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이렇게 생물학적 성별과 스스로 정체화 하는 성별이 다른 경우를 가리켜 트랜스젠더라고 한다.
한편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기존의 경향성 척도로 설명할 수 없는 이들을 한데 묶어 젠더퀴어라고 부른다. 젠더퀴어의 종류로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안드로진,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거부하는 뉴트로이스, 아예 성 정체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거부하는 에이젠더 등이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각 문서 참고.
4. 성 정체성과 사회
성 정체성 자체가 주관적인 경험과 판단을 바탕으로 하기에 남성성과 여성성의 절대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다수의 사람들에게 이견이 없을만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요소를 추리자면 남성성에는 경쟁 지향, 강인함, 직선적 말과 행동 정도가, 여성성에는 공감 지향, 섬세함, 암시적 말과 행동 정도가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2]이전에는 국가와 민족에 무관하게 남자가 남성성을 기르고 여자가 여성성을 기르는 것이 순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 정체성을 존중하기 위한 사회 의식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21세기 들어 최소한 제1세계에 속하는 국가에서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개인에게 임의로 강요하는 것은 무례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분명히 구분해야 할 점은, 선진국들이 성 정체성 존중을 추구하는 본질적인 의의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젠더 해체를 목표하자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여성성이 높은 남성, 남성성이 높은 여성, 각종 젠더퀴어 등 다수자가 아닌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가능한 한 편견 섞인 시선을 받지 않고 사회에 잘 어우러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생물학적인 성별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제멋대로 도태된 사람 취급하며 희롱을 일삼는 것도 매우 부적절하지만, 성 정체성이란 개념 자체에 악감정을 품으며 남성스럽다는 이유로 남성 개인을 문제시하거나 여성스럽다는 이유로 여성 개인을 문제시하는 행보 또한 매우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5. 기타
당연히 성 관련 학술적 논의들은 대부분 현대에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성별 정체성이라는 개념이 따로 없었다. 과거에 생물학적 성별과 자신을 정체화하는 성별이 다른 것을 인정했는지 아닌지의 여부는 불명확하나, 국가별·부족별로 천차만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인도의 히즈라, 일부 북미 원주민의 안드로진 정체성인 '투 스피릿(Two Spirit)', 사모아의 파파피네 등 전통적인 제3의 성 정체성이 받아들여져 온 사회는 세계사회에서도 생물학적 성별과 반대되는 성별 정체성을 보인 개개인의 기록이 역사적으로 많이 남아있다. 한국사에서는 혜공왕의 예가 있다.
6. 관련 문서
[1] 성적 지향 정체성, 성적 정체성이라고도 한다.[2] 참고로 이 예시로 성적 매력 관련 요소를 드는 것은 부적절하다. 성적 매력은 인간의 본능적인 끌림과 관련된 것이고, 남성성과 여성성은 그냥 젠더 기반 경향성 차이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