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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7 00:28:42

시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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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Cinéphile
영어 Cinephile[1]
1. 개요2. 역사3. 현재4.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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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프랑스어영화(Cinéma)와 사랑(Phil)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로, 쉽게 말해 영화광(映畫)을 뜻한다.[2]

비슷한 의미의 단어로 '영화팬'이나 '영화 마니아'도 있지만, '시네필'은 주로 학문적·전문적 성향의 영화팬을 뜻한다.

주로 블록버스터 영화보단 작가주의 영화를 선호하며,[3] 영화 지식이 상당한 경우엔 공동체 안에서 아마추어 영화 평론가 대우를 받기도 한다.

2. 역사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이들은 전 세계에 많았다지만, 용어 자체는 프랑스 영화 역사와 함께했다.

1930년대부터 전 세계 영화 시장과 제작기술이 안정되면서 현대적인 의미의 오락영화들이 대거 제작됐는데, 예컨대 지금도 널리 사랑받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즈의 마법사〉가 모두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이에 발맞춰,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는 극장에 뼈를 묻겠단 각오로 매일 영화를 보는 젊은이들이 대거 생겼는데, 장 피에르 멜빌도 그 젊은이들 가운데 하나로 수많은 영화를 섭렵하였다고 한다. 그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영화계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도 많았는데, 안타깝게도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해 많은 이들의 꿈이 좌절되고 말았다.

전후 1950년대부터 파리를 중심으로 영화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다시 결집하기 시작했는데, 이 중심에 있었던 것이 앙드레 바쟁과 《카예 뒤 시네마》로, 이를 발판삼아 프랑스 영화계엔 새로운 젊은이들이 쏟아지게 된다. 특히 이들이 추구하는 영화는 예전과 다른 전혀 새로운 영화들이었고,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물결 (Nouvelle Vague)"이라 불리며 구분지어졌다.

이 새로운 젊은이들은 한 가지 특징이 있었는데, 어렸을 적부터 매일 영화를 관람하고 토론하며 살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광적인 영화사랑을 지칭하여 "영화광 (Ciné-phile)"이라는 말이 만들어졌고, 이 단어는 곧 이후 세대의 모든 영화광을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다.

'시네필' 단어가 처음 쓰일 당시 유명 시네필로는 전쟁 전부터 영화를 좋아한 장 피에르 멜빌, 전쟁 이후에는 장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자크 리베트 등이 있다. 이 네 사람은 파리 시내에서 자주 모이곤 했는데, 그래도 연륜을 무시할 수 없는지라 항상 멜빌이 맏형 노릇을 하고 나머지가 동생으로 어울리는 모양새였다고 한다. 특기할 점으로 이들은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고, 관련 지식을 각자의 영화 활동과 접목하기도 했다.

3. 현재

'시네필' 단어를 활용해서, 어린 시절부터 수백·수천 편의 영화들을 보고 자란 감독을 "시네필 감독"이라 부르는 경향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마틴 스코세이지, 쿠엔틴 타란티노, 왕가위, 레오스 카락스[4] 등이 있다. 그보다 젊은 시네필 감독으로는 에드거 라이트, 라이언 존슨, 폴 토머스 앤더슨 등이 꼽히며, 한국에서는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김지운 등이 꼽힌다.

'영화광'이라는 본래 뜻만 따지면 사실상 대다수의 영화인이 시네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어렸을 적부터 영화를 좋아하면서 꿈을 키웠기 때문. 물론 폴 슈레이더처럼 성인이 돼서야 영화를 좋아하기 시작한 사례도 종종 있으며, 영화를 단순히 직업 또는 생계로만 여기는 사람들도 적잖이 있다.

국내에 유명한 시네필 영화인으론 정성일 평론가가 있다. 1990년대에 《키노》를 연재하면서 국내에 '시네필'이란 단어를 널리 퍼뜨린 장본인이며, 근래에도 열심히 「시네필 안내서」 같은 글을 쓰며 꾸준히 한국 시네필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영화 외 분야에도 시네필이 있으니, 게임 개발자 코지마 히데오가 그 경우다. 그 때문인지 본인 작품에도 영화적 기법을 많이 사용하며, 작가주의 성향 게임의 대표 주자로 꼽히고 있다. 다만, 이따금 그 정도가 지나쳐서 게임 팬들에게 '게임이 아니라, 게임의 외양을 뒤집어 쓴 영화를 만든다'라며 비판받기도 한다.

4. 참고


[1] 영어로는 '시네파일' 이라고 발음한다.[2] 여러 도착증을 뜻하는 단어들의 접미사 '필리아'가 같은 뜻인데, 이 때문에 가끔씩 조롱의 의미로 단어가 쓰이기도 한다. 일종의 '영화박이' 같은 뜻으로(...)[3] 물론 어디까지나 취향 차이라서, 마이클 베이처럼 오락성 작품을 선호하는 시네필도 있다.[4] 어린 시절, 시네마테크에서 살다시피 하며 고전 영화를 섭렵했는데, 그 영향으로 최신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한다. 일례로, 이동진 평론가의 파이아키아를 방문했을 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