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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09 09:41:20

암연소혼장

1. 개요2. 설명3. 초식4. 기타5. 관련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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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黯然銷魂掌 [1]

무협소설 《신조협려》에 나오는 무공.

2. 설명

소용녀절정곡 단장애에서 이별한 후 무공이 절정에 달한 양과가 자신이 평생 동안 익힌 여러 계파의 무학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경지의 장법을 만들었다. 한 팔을 잃은 양과가 직접 쓰기 위해 창안한 무공이기에 초수가 기이하다 못해 괴이할 지경이며 그 진정한 위력은 심경의 움직임으로부터 나온다는 천하에 짝을 찾기 어려운 기이한 장법. 총 17초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황약사의 평으로는 위력이 곽정이 구사하는 항룡십팔장에 대등할 만큼 강력하다고. 단순히 위력뿐만 아니라 기존 무학의 이치를 벗어난 기상천외하고 천변만화하는 초식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처음 상대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항룡십팔장보다 대적하기 까다로울 정도다. 평생 무학덕질을 한 주백통도 생전 처음 보는 암연소혼장의 초식들에 쩔쩔맸고, 역시 무공이 고강한 금륜법왕도 암연소혼장에 허를 찔려 치명타를 입기도 했다.

작중 양과는 구양봉에게는 경맥 역전과 합마공을, 전진교로부터 내공의 구결을, 소용녀로부터 고묘파의 무공과 옥녀심경을, 고묘 안에서는 왕중양이 남긴 구음진경을, 홍칠공황용으로부터 타구봉법을, 황약사로부터 탄지신통옥소검법을 배웠는데, 이는 단지흥일양지를 제외하고 천하오절의 무공을 모두 익힌 것이었다.[2] 그래서 소년 시절 양과만 하더라도 굳이 절기인 옥녀소심검법이 아니더라도, 초식으로 자신보다 훨씬 고강한 고수들을 여러 차례 위기에 빠뜨릴 정도로 무공이 탁월했다.

그러나 양과는 하나만 배워도 강호에 명성을 떨칠 수 있을 만한 각종 절기들을 익혔음에도, 오히려 한 가지라도 정통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3] 그러면서도 다른 것들을 버리고 한두 가지만 취해서 익히자니 다른 것들을 아깝게 여긴다. 젊은 시절의 양과는 이 모든 무공을 아울러 자신의 스타일로 녹여낼 재주가 없었기에 '필요할 때 필요한 무공을 쓴다' 정도로 타협하고 넘어갔지만, 성취를 이룬 뒤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각 무공들을 융합시키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 결과물이 바로 암연소혼장.

이러한 것들만 보면 암연소혼장은 양과가 배운 무공들의 단순한 집대성 같지만, 장법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소용녀와 생이별한 양과의 비탄에 가득 찬 심정이다. 초식의 형태에 있어서는 오절들의 무공의 영향이 뚜렷하지만 복잡한 심경이 초식의 오묘한 부분을 끌어내는 근본 원리 자체는 양과가 독창해낸 것이다. 젊은 시절 다양한 무공을 자신만의 경지로 끌어올리지 못해 고뇌하다 '필요할 때 필요한 무공을 쓰자'라고 타협했던 양과가 마침내 진정한 자신의 경지에 도달한 결과물이 암연소혼장이라 할 수 있는 것.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신조와의 수련을 통해 얻은 초식을 버리고 상대 자체를 파훼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독고구패의 무학사상과 일평생 고독하게 살아온 독고구패의 슬픔이 소용녀를 잃은 양과의 마음과 이어졌기 때문이다. 초식에 얽매이지 않고 무공을 쓰는 사람의 순수한 강함을 근간으로 하는 독고구패의 무학사상은 거의 대부분의 무공이 시전자의 공력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며, 공력이 충분하면 어떤 무공이라도 얽매이지 않고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무형의 공력을 초식이라는 형상으로 끌어내는 주요한 원리를 감정에 두었고(이것은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기쁨'에 근본을 둔 옥녀소심검법처럼, 양과는 독고구패의 무학에서 '고독함'이라는 형태로 유사한 속성을 발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가지고 자신이 아는 모든 모든 무공과 교회융통시킨 것이다. 즉, 서로 다른 무학 세계를 가진 천하오절들의 무공들을 하나로 엮을 수 있었던 것은 양과가 검법의 새로운 경지를 깨달은 것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

이름은 강엄(江淹)의 별부(別賦)의 구절 중,'黯然銷魂者 唯别而已矣 -너무나 슬퍼 넋이 빠짐은, 오로지 이별 때문이로고.'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독특한 점은 인간의 감정에 좌우되는 무공이라는 것인데, 작품 후반 소용녀와 재회한 후 기쁜 감정으로 가득찬 양과가 금륜법왕을 상대할 때 암연소혼장을 시전하는데 본인이 생각한 만큼 제 위력이 나오지 않아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다 금륜법왕에게 패배해 소용녀와 다시 헤어지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자 슬픈 감정이 일어나 진정한 위력을 찾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암연소혼장이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에 극적 긴장과 감동이 떨어지기 때문에 작가가 제약을 걸어놓은 것일 가능성이 있다.[4]

작중 무학의 경지로는 최정상에 오른 주백통조차도 경탄한 무공으로, 곽정이 오랜 세월 연마한 항룡십팔장과 대등한 위력을 지닌 장법은 그 자체로 희귀한데다가 무학 덕후 주백통도 깜짝 놀랄 만큼 기상천외한 초식들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 결국 주백통은 양과에게 절까지 해가면서 암연소혼장을 제발 가르쳐 달라고 빌기까지 한다. 결국 양과는 주백통에게 암연소혼장의 모든 초식의 원리를 낱낱이 설명해 준다. 그러나 주백통은 구음진경이나 합마공을 응용한 원리는 거뜬히 이해하면서도, 비탄에 빠진 심경과 연동되는 부분은 도통 알아듣지를 못했다. 이는 주백통의 성격 자체가 순박하고 직설적이며 말년에는 일등대사, 영고와 완전히 화해하고 마음의 짐마저 덜어 버린 그로서는 비탄에 빠진 심경과 밀접하게 결부된 암연소혼장의 진수를 느끼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본래 성격이 불같고 자유분방하다가 생이별의 슬픔에 빠져들게 된 양과 외에는 전수받을 수 있는 사람도 없을 무공이다.

무공의 위력이 시전자의 감정 조절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 특징이자, 다른 무공과의 크나큰 차이다. 만약 단순하게 무공의 모방이나 첨삭으로만 이루어진 장법이었다면 무학의 최고 경지에 이르렀던 주백통이 감탄했을 리가 없다. 주백통은 초식 중 몇 가지를 아예 이해조차 할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확실히 김용 소설 세계관에서도 최고의 기재가 만든 무공이라 하겠다. 전술했듯 이는 심경 자체가 공력을 끌어내 직접적인 위력으로 이어지는 무공이기 때문이다.

작중에서는 주백통과의 대결 및 금륜법왕과의 결전에서 직접 묘사되는데, 쌍수호박으로 양과를 초수 면에서 밀어붙이던 주백통과 대등하게 맞서는 위엄을 선보인다. 인질극과 무기 공격으로 인해 패색이 역력하던 금륜법왕과의 대결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암연소혼장의 진수가 발휘되자 대번에 전세가 역전된다. 예측을 불허하는 기괴한 초식들이나 양과 본인의 강대한 내력이 더해져 천하의 어느 무공에도 뒤지지 않는 장법이라 부를 만하다. 애초에 비교 대상이 된 항룡십팔장이 역시 당대 최고의 고수이자 대협 버프를 빵빵하게 받는 곽정이 오랜 구음진경 수련을 통해 오묘한 경지까지 대성한 무공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암연소혼장 역시 과연 주인공 필살기다운 비범한 무공이라 할 만하다.

정말 잘 승부가 나지 않는 고수들간의 대결에서 단숨에 확실한 승기를 확보한 무공이니만큼 그 포스는 신조협려 중 최강이지만, 암연소혼장이 다른 무공과 가장 차이를 보이는 부분인 슬픈 심경을 갖지 않으면 제 위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위력이 일정하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심지어 창시자인 양과 자신도 슬프지 않으면 제 위력이 나오지 않는다니 말 다했다.[5] 이 무공은 양과가 주백통에게 전수해주기도 했고 후손인 황삼미녀에게도 전수되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주백통이나 황삼미녀나 암연소혼장을 쓰는 장면이 전혀 없다. 실전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며, 저 두 사람이 별로 슬플 일이 없으니 썼다 해도 양과가 썼던 때만큼의 위력이 나오기도 어렵겠지만.

3. 초식

아래 초식 이름의 의미와 해설을 덧붙여 놓았다. 17초식 모두 소용녀를 생각하며 붙인 이름이므로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해설 부분에서 '뜻하는 듯'으로 끝나는 것은 모두 소설 내에서 그와 관련된 설명이 나와있는 것이 아니라, 사자성어나 단어 뜻에 따라 직접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4. 기타

5. 관련 항목





[1] 暗 아니므로 주의[2] 그나마 항룡십팔장과 일양지를 배우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이것들까지 배웠다면 김용 월드 최고의 무공이 탄생했을지도. 물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강하고도 남지만..[3] 곽정의 살해를 계획할 당시 금륜법왕이 양과에게, 극히 다양한 절기들을 지녔으나 그 중 무엇으로 곽정을 대적할 것인지를 질문한다. 양과는 이 질문에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혼자서 미친듯이 손짓발짓을 하며 무공들끼리 융합하는 경지를 넘겨다보지만 기량이 모자라 실패했다.[4] 말그대로 솔로부대를 위한 무공일지도 모르겠다. 근데 왠지 만화란마 1/2》에 나오는 사자포효탄이 생각나는 건...(물론 사자포효탄은 우울해져야 세지지만.)[5] 그런데 그 제위력이 나오지 않는 상태도 초식이 워낙 기이해서 금륜법왕이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품게 만들 정도는 되었다.[6] 呆어리석을 매, 의미는 흔히 말하는 '멍 때린다', '멍청' 정도. 어두울 昧 아니므로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