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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Fleecing of the Flock쑹훙빙의 저서 '화폐전쟁(Currency Wars)'에 나오는 음모론. 국제 유대 자본이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지의 만만한 나라에 대규모 투자를 하여 그곳에 자금이 돌고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다시 말해 양털이 풍성하게 자라면, 국제 유대 자본이 그 지역에 일부러 경제위기를 일으키고 그 나라에 돈줄이 마르게 하여 그곳의 알짜배기 기업과 부동산을 마치 양털 깎듯 헐값에 쓸어담는다는 주장이다.
2. 설명
국제 유대 자본이 저금리 대출로 달러를 풀어 미국과 전세계의 자산버블을 키웠다가 버블이 최고조에 이르면 갑자기 금리를 올리고 대출금을 회수하여 다시 전세계의 달러를 흡수하고 이러한 고금리에 견디지 못한 러시아, 남미, 동남아 등의 여러 나라를 파산시킨 다음에 그곳의 토착자본들이 부채로 형성한 알짜 자산들을 슈킹한다는 게 양털 깎기 이론의 골자이다. 대출 확대, 금리 인하로 후진국 도처에 양털이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가 양털이 자랄 만큼 자랐다 싶을 때 벼락 같은 금리 인상으로 한번 쫙 걷어가고, 또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가 쫙 걷어가고, 이러한 과정에서 돈을 버는 것은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도 아니고, 오직 유대계 헤지 펀드 등 국제 유대 자본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결과로 후진국의 서민대중은 상처투성이의 맨몸이 된 양들처럼 빈털터리로 전락한다.이러한 이론은 쑹훙빙의 저서인 '화폐전쟁(Currency Wars)'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쑹훙빙은 1997년 대한민국의 외환위기야말로 대표적인 '양털 깎기' 사례라고 단정했다. 이 주장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은 건 외환위기 이후 미국과 영국의 헤지펀드들이 한국의 알짜 기업들을 모조리 흡수했기 때문이다.
3. 비판
대부분의 음모론이 그렇듯이 이른바 '양털 깎기' 이론 역시 단순한 전후관계를 논리 인과관계로 치환하여 사람을 현혹시키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1] 원래 복잡한 설명을 할 만큼의 체계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음모만큼 유혹적인 것은 없다. 우매한 대중을 선동하는 데에도 음모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복잡다단한 경제현상 하나에 수백수천가지의 변수를 고려해서 차근차근 분석해나가도 그 인과관계를 잘 알 수 없고 미래도 잘 예측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데, 그걸 다 집어치우고 "이 모든 게 국제 유대 자본의 지구 정복 음모다!" 한마디로 다 설명하겠다고 나서니 사실상 경제전문가 지위를 날로 먹겠다는 심보인 셈이다. 만일 그게 가능하다면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경제를 예측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아도 된다.경제 위기를 인위적으로 일으킨다고 해도 대공황이나 대침체 같은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여파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므로 인위적으로 유발한 자신들도 폭삭 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당장에 로스차일드 가문은 세계 대공황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고, 대공황이 촉발시킨 나치즘으로 인해 재기불능 수준의 타격을 입었다. 2008년도 금융위기 때에도 숏 포지션을 취한 많은 유대계 헤지펀드들은 많은 이득을 취했다고 하지만 이미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과 그로 인해 촉발될 대 혼란을 세계 경제인들은 상당 부분 예측하고 있었다. 이명박 정권 초기에 리먼 브라더스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였고 대한민국의 산업은행은 인수까지 검토했었지만 산업은행도 이 은행의 좆망의 기운을 느끼고 인수 협상의 테이블에서 도망가버리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정도이니 미국 본토의 경제 금융인들에게 리먼 사태는 매우 높은 확률로 일어날 것으로 이미 예측되고 있는 상태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폭탄이 터지는 건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투자자의 입장에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산들을 모두 매각하고 시장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춰버리는 걸 택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숏포지션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전하는 것 이외엔 달리 선택지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숏 포지션은 미국 금융권이 한통속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각자가 생존을 위한 선택지를 고른 것이라고 봐야하는 것이다.
달러 금리 역시 저금리 상태가 된 것은 그냥 저금리 상태가 미국 경제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화정책이나 금리정책이 겨우 신흥국을 털어먹는데나 쓰기엔 미국 본토 경제의 비중과 중요성이 너무나 크다. 그리고 세계 어느 나라의 중앙은행도 그런 짓에 자국 금리정책을 동원할 만큼 여유가 넘치는 곳은 없다. 무엇보다 달러 금리가 낮아지고 대출이 늘어나면 신흥국 부채도 늘어나겠지만 미국 부채는 더 커진다. 바로 전술한 세계금융위기는 미국이 자신들의 부채를 통제하지 못해 미국 국내에서 폭발해버린 버블이다.
다만 거래관계에서 지배적 지위에 있는 자가 상대방에 대해 일정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가 어느 시점에 상대방의 기본 밑천까지 홀라당 다 가져가는 일은 흔하다. 사채업자가 호구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나중에 호구의 집문서, 땅문서까지 가져가버리는 경우가 대표적. 하지만 이런 것까지 경제학 이론이라고 부른다면, '토사구팽(兎死狗烹)', '감탄고토(甘呑苦吐)', '조삼모사(朝三暮四)' 같은 고사(故事)들도 모두 경제학 이론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