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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09-06 16:15:05

용소백



1. 개요2. 행적3. 무공

1. 개요

"아니, 종선생! 밥 훔치다가 들키셨나요?"
"조공자, 개방에서는 그런 일로는 벌을 주지 않는답니다."
"어? 그럼, 설마 술 사 먹으려고 돈을 훔치셨단 말인가요?"
"설마 그럴 리가요. 일개 성의 책임자가 마실 술이 없어 훔치겠습니까?"
"그게 아니야! 우리 방주가 머리에 풍(風)을 맞아서···"
퍽! 종무득은 머리에 주먹을 맞았다.
"이 자식이! 누굴 미친년으로 만들려고 들어!"
"안 그러면 저한테 그런 일을 시키려고 하시겠어요? 여기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자고요! 과연 저한테 그런 일 시키려는 분이 머리에 풍 안 맞았는지!"
"한밤에 시중들 여자라도 납치해 오라시든가? 요새 노인네들이 종종 그런 허욕(虛慾)을 뵈신다는데······."
- 『광혼록』의 조수인, 가무량, 종무득, 용소백의 대화 중에서 발췌.
풍종호의 무협소설 『광혼록(狂魂錄)』에서 개방(丐幇)을 이끄는 용두방주이다. 이전 소설인 『일대마도(一代魔刀)』에서는 13살 정도가 되어 장양(長陽) 분타의 새끼 거지로 나오며, 그때 당시의 개방주 쌍면신개(雙面神丐)의 제자인 설개(舌丐) 고량에게 거두어지면서 『광혼록』에서는 당대의 개방주가 된다.[1] 성격은 나이가 많음에도 천방지축에 거리낌이 없어 방주다운 무거움이라고는 전혀 없다. 특히나 술을 좋아하는지 별호도 신취자(神醉子)이다.

2. 행적

2년 전 황하(黃河)가 넘쳐서 수재민이 많이 발생했을 때, 경천객(驚天客) 무호성에게 휘둘려 개방 전체가 구호금을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적이 있었다. 도둑질까지 한 예도 있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거지들이 처절히 모아서 총 황금 400냥을 구한다. 그러나 턱도 없이 모자란 금액이라 개방의 수뇌부에서는 계속해서 아랫사람들을 들들 볶는다. 그러자 아랫사람들이 얼마나 구해와야 하는 거냐며 반란을 일으키듯 거세게 항의를 하고, 용소백이 본을 보이겠다며 직접 돈을 구하러 나선다.

불과 열흘 만에 100,000냥을 구한 용소백은 개방으로 돌아와서는 자신이 하루에 10,000냥씩 벌었다고 갖은 생색을 다 낸다. 이것은 양노대가 수라신군(修羅神君) 공손이를 찾아가 비급을 가져가면서 놓고 간 100,000냥을, 궁수재(窮秀才) 종무득이 10여 년 공들여 담근 술인 오곡차(五穀茶) 5병, 소살광(笑殺狂) 고덕명이 숨겨놓았던 호골계피탕(虎骨桂皮湯) 한 항아리, 항주(杭州)에서 고기 장사하는 목가단이 골라놓은 우골근(牛骨筋) 한 짝을 빼돌려 그에게 주고 가져온 것이었다.[2]

본 편에 들어와서는 혈선교(血仙敎)에서 보낸 종무득을 죽이려 한 살수들을 지휘한 놈을 비호도(飛虎刀) 육풍목과 무호성이 잡아 개방에 넘기면서 연락이 닿아 용소백도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정작 혈선교에 대해서는 전혀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그저 장난만 치려 한다. 심지어 개방의 인력을 이용하는 대가로 무호성이 은 100냥의 수고비를 내걸자 최대한 빠르게 받아 챙기려고 혈선교 관련 일을 맡아 처리하고 있는 자신 휘하인 무한(武漢) 분타주 시무령을 납치까지 한다. 이로 인해 육풍목과 무호성은 골치 아파하며 그를 상대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실 그는 혈선교보다는 다른 일에 본심이 가 있는데, 첫 번째는 공손이가 다시금 강호에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종무득에게 방주위를 넘기는 것이다.

30여 년 전에 공손이는 철혈무경(鐵血武經)을 10,000부나 만들어 세상에 내놓으면서 이 비급을 통해 자신의 무예를 홀로 익힐 수 있다고 공언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공손이의 비급을 보고도 익히기는커녕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조차 없어서 절대 홀로 익힐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공손이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비급을 익힌 이가 나타날 때까지 활동하지 않는다고 하여 지금까지 숭산(嵩山)에서 은거하고 있었다.

개방은 공손이에게 강요당해 차후에 비급을 익히는 이가 나오면 알려주기로 약속한 것 같으나, 용소백은 그가 무림에 다시 나오는 게 어지간히 싫었던지 조수인이 철혈무경을 익혔음을 눈치채고도 약속을 무시하기로 장로들과 만장일치로 밀약한다.[3] 그리고 종무득의 실력이 많이 늘었음을 확인한 그는 장로들의 동의를 얻어 방주위를 넘기고자 한다. 그래서 당연지사 넘겨받는 녀석의 반항이 심할 것이 뻔하여 조용히 교육(?)하려고 흑의수재(黑衣秀才) 가무량에게 가위바위보를 강제해 조수인 일행을 따라 숭산에 가지 못하게 한다. 그렇지만 하필 조수인 일행이 찾는 신의가 공손이였고, 말릴 새도 없이 숭산으로 질주했으니 용소백은 놀라서 꽁지 빠지게 뒤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많이 급했는지 종무득을 도망가지 못하게 포댓자루에 보쌈까지 해서 챙겨 온다.

결국, 용소백은 공손이가 은거를 깨고 무림에 나오는 것을 억지로 축하해줘야 했다. 또한, 대영웅대회(大英雄大會)에 도착해서는 거의 반강제로 전적 인증서를 증명하는 역할을 맡아 조수인에게 두들겨 맞은 이들에게 이리 오라는 푸근한 손짓을 보여줘야만 했다. 이후 혈선교와의 최종 결전에는 참가하지 않아 더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래도 방주위는 종무득에게 넘기는 것에 성공한다.

3. 무공


[1] 『광혼록』의 육풍목과 무호성의 대화 중에 고씨의 전대 방주로 언급이 되는 만큼 거의 확실하기에 본문에 기술한다.[2] 우연히 얻어걸렸다기보다는 애초에 용소백이 공손이에게 돈이 있음을 알고 찾아갔던 것 같다. 다만 그 황금 100,000냥이 비급 판 돈이라는 공손이의 말만은 믿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3] 거지 약속이 거지 같은 거라는 말로 싹 무시하려 할 만큼 개방도 공손이에게 워낙에 시달렸던 것 같다. 심지어 장로 중 당가 사형제는 공손이와의 내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거지가 되었다. 참고로 풍월드에는 사천당가가 나오지 않아서 대체로 이들의 가문은 녹림당가(綠林唐家)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