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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14 21:14:45

일리리아 왕국(고대)

파일:일리리아인의 세력권.jpg

1. 개요2. 역사3. 역대 군주
3.1. 엥켈레아이 - 타울란티 왕국3.2. 아르디아이 - 라베타이 왕국3.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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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기원전 8세기경부터 기원전 2세기까지 일리리아 일대에서 건국된 왕국들을 통칭한 용어. 크게 엥켈레아이 왕국, 타우란티 왕국, 아르디아이 왕국, 라베타이 왕국으로 나뉘며, 그 외에도 여러 일리리아 왕들이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2. 역사

현재의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발칸 반도 서부에 해당하는 일리리아는 기원전 10세기부터 인도유럽계 민족인 일리리아인들이 거주했다. 이들은 수많은 부족들의 집합체로, 각각의 부족들은 원로회의와 선택된 지도자가 지도하는 자치 공동체였다. 간혹 유능한 지도자가 이끄는 강력한 부족이 주변의 여러 부족을 복속시켜서 왕국을 세웠지만, 대부분의 지형이 높고 험준한 산악 지대여서 교통이 매우 불편했기 때문에, 로마 공화국의 진출 이전까지 일리리아 전역이 통일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일리리아 왕국은 엥켈레아이(Enchelei) 족이 세운 왕국이다. 엥켈레아이는 고대 그리스어로 "장어족"이라는 뜻으로, 뱀장어를 뜻하는 일리리아어 단어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스트라본은 오흐리드 호숫가에 사는 엥켈레아이 족을 '세사레티(Sesarethii)'라고 지칭했다. 이 명칭은 일리리아 부족인 로마 시대부터 기록된 다사레티 족의 변형으로 추정되며, 오흐리드 호수 주변에서 발견된 동전과 비문에서 이 명칭이 쓰인 것이 확인되었다.

아피아노스가 전하는 신화에 따르면, 엥켈레아이족은 일리리아인의 조상인 일리리우스의 아들 엔켈레오스였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테베의 건국자 카드모스가 자식들과 손자들의 연이은 불행에 지쳐 아내와 함께 테베를 떠나 일리리아 지방에 가서 그곳의 부족 중 하나인 엥켈레아이족을 도와 전쟁에서 승리한 뒤 그들의 왕이 되었다고 한다. 한편, 동로마 제국 역사가 스테파노스가 인용한 폴리비오스의 기록에 따르면, 카드모스가 다스리던 테베를 공격한 암피아라오스가 사라진 후, 그의 지병 지휘관 바톤이 엥켈레이 강 인근에 정착했고 그의 후손들이 엥켈레아이족을 형성했다고 한다. 엥켈레아이 왕국은 기원전 8세기경 일리리아 남부에 형성되었으며, 종종 북부 그리스인들과 전쟁을 벌였다. 헤로도토스 등 여러 그리스 역사가들의 문헌 기록에 따르면, 엥켈레아이족은 델포이 신전을 여러 차례 공격했다고 한다. 그러나 엥켈레아이 왕국을 이끈 지도자들은 전설의 인물인 카드모스 외에는 거의 언급되지 않으며, 기원전 6세기경부터 타울란티(Taulantii) 왕국으로 대체되었다.

타울란티는 알버니아어로 '제비'를 뜻하는 달렌디셰(dallendyshe)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족은 투키디데스, 폴리비오스, 디오도로스 시켈로스, 티투스 리비우스 파타비누스, 대 플리니우스, 아피아노스 등 수많은 고대 작가들이 언급할 정도로 역사에 뚜렷한 종적을 남겼다. 이들은 기원전 10세기 이후 에피담노스-디라키온 지역으로 이주하여 이전의 거주민인 브리게 족을 대체했다. 기원전 9세기 경 리부니 족에 의해 밀려난 뒤 남쪽으로 이동하여 말라카스터르 평원에서 아우스 강 어귀까지 이르는 영역을 지배했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 폴리아이노스는 타울란티의 통치자 갈라우로스가 기원전 678년부터 기원전 640년까지 마케도니아 왕국을 다스린 아르가이오스 1세와 전쟁을 벌였다고 기술했다. 현대 역사가들은 이 기록의 신빙성은 거의 없다고 간주하지만, 이 기록이 마케도니아와 일리리아인 간의 오랜 적대감과 갈등이 반영된 서술이라고 본다.

타울란티족은 기원전 6세기경부터 왕국을 형성해 코린트와 동맹을 맺고 리부니 족을 상대로 숱한 전쟁을 벌였으며, 에피담노스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에피담노스 시민들은 폴리테스(poletes, 판무관)을 세워서 도시의 내정에 타울란티족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하려 애썼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던 기원전 435년, 에피담노스에서 민주파와 과두파 사이에 내전이 벌어졌다. 민주파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추방당한 과두파 정치인들은 도시를 탈환하기 위해 타울란티 왕국과 손을 잡았다. 타울란티인들이 도시를 포위하면서 주변 지역을 황폐화시키자, 에피담노스의 모도시인 코린트코르기라가 개입했다. 코린트는 민주파 편에 섰고, 코르기라는 과두파와 타울란티 왕국 편에 섰다. 코르기라는 코른티와의 해전에서 승리하여 에피담노스를 공략하고 민주파를 몰아냈다.

기원전 4세기 초, 바르딜리스 1세가 남부 일리리아를 통합한 후 에페이로스 왕국마케도니아 왕국을 지속적으로 공략하며 막강한 위세를 떨쳤다. 에페이로스 왕 알케타스 1세가 그 덕분에 복위할 수 있었으며, 마케도니아 왕 아민타스 3세는 그의 침략으로 폐위되었다가 스파르타와 테살리아 등의 지원으로 겨우 복위할 수 있었고, 알렉산드로스 2세는 그에게 막대한 공물을 바치고 상부 마케도니아를 헌납하며 막내 동생 필리포스를 일리리아에 인질로 보내야 했다. 페르디카스 3세는 기원전 360년 빼앗긴 영토를 되찾으려 했다가 그에게 패하고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이토록 강대한 위세를 떨치던 그는 기원전 358년 지난날 일리리아에 인질로 갔다가 복귀한 뒤 왕위에 오른 필리포스 2세에게 에비론 계곡 전투에서 참패하고 목숨을 잃었다.

이후 그라보스 2세가 이끄는 그라바이 왕국이 새로 수립되어 아테네, 오드뤼사이 왕국케트리포리스 등과 연합하여 필리포스 2세에 맞섰으나 기원전 356년 필이초스 2세의 부하 파르메니온에게 패배한 뒤 마케도니아의 봉신이 되었다. 필리포스 2세는 여세를 몰아 기원전 344년 타울란티 왕 플루라토스 1세를 격파하고 다사레티아 등 동부 일리리아 일대를 가져갔다. 이제 일리리아인들은 아드리아해 연안에서만 자유롭게 살 수 있었고, 미케도니아 왕국에 공물을 바쳐야 했다.

기원전 335년, 바르달리스 1세의 아들 클레이토스, 플루라토스 1세의 아들 글라우키아스, 아우타리아테의 왕 플레우리아스알렉산드로스 3세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플레우리아스가 알렉산드로스 3세와 연합한 아그리아니아의 왕 랑가로스를 상대로 고전하는 사이, 클레이토스와 글라우키아스는 펠리움 공방전에서 알렉산드로스 3세에게 패배한 뒤 글라우키아스가 다스리던 타울란티 족의 영역으로 피신했고, 클레이토스가 다스리던 일리리아인들은 마케도니아 왕국에 복속했다. 하지만 글라우키아스는 마케도니아의 간섭을 배제하고 독립을 유지했다. 이후 마케도니아의 지도자가 된 카산드로스와 숱하게 충돌했다. 기원전 314년 카산드로스가 에피담노스를 공략했지만, 그가 세운 수비대는 글라우키아스에게 축출되었다. 기원전 312년 카산드로스가 재침했으나 격파당했고, 에피담노스는 글라우키아스의 보호를 받았다.

기원전 319년, 카산드로스가 올림피아스를 처단하고 그녀를 돕던 아이아키데스를 몰아내고 네오프톨레모스 2세에페이로스 왕국의 새 군주로 세웠다. 이때 아이아키데스의 추종자들이 아이아키데스의 어린 아들 피로스 1세를 데리고 에페이로스를 탈출한 뒤 글라우키아스에게 보호를 간청했다. 글라우키아스는 피로스 1세를 거둬들여 10여 년간 양육했다. 기원전 306년, 글라우키아스는 에페이로스 왕위에 피로스 1세를 세웠다. 그러나 기원전 302년 피로스 1세가 글라우키아스의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리리아로 간 사이에 에페이로스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켜 네오프톨레모스 2세를 복위시켰다. 피로스는 데메트리오스 1세 폴리오르케테스 진영으로 피신했다가 나중에 프톨레마이오스 1세의 이집트로 이동한 뒤, 프톨레마이오스 1세의 지원에 힘입어 네오프톨레모스 2세를 죽이고 왕위를 되찾았다. 피로스 1세는 글라우키아스와 그의 후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글라우키아스의 후계자 모노니오스와 그의 후계자 미틸로스는 기원전 280년부터 디라키움의 조폐국에서 각각 왕과 도시의 상징이 새겨진 은화와 청동화를 주조했다. 미틸로스 휘하의 일리리아인들은 피로스 1세의 아들 알렉산드로스 2세 휘하의 에페이로스군과 여러 차례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왕국의 힘은 약해져 나중에는 일개 부족으로 전락했다가 로마 공화국에 복속되었다.

한편, 기원전 4세기에 일리리아 내륙의 아르디아이 강 어귀에 살던 아르디아이족이 해안으로 진출하여 해안 지대의 여러 부족들을 복속시켰다. 기원전 3세기, 그들은 나로 강 하구의 도르시 강 일대부터 스코드라 호수 주변의 라베타이에 이르기까지 아드리아 해 연안 전체를 정복했다. 그들은 해적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그들이 약탈한 자금 일부를 보호비로 받아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그리스 일대가 해적들의 노략질에 시달려야 했다.

기원전 250년부터 아르디아이 왕국을 이끈 아그론은 주변 지역을 거침없이 정복하며 세력을 급격히 늘렸고, 기원전 231년 아이톨리아 동맹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승리를 거둔 직후 갑작스럽게 사망했고, 아내 테우타가 의붓 아들 피네스의 섭정을 맡았다. 테우타는 에페이로스 연맹을 침략하여 막심한 피해를 입히고 해적들을 지원하여 로마 공화국에 큰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기원전 227년 로마군의 보복 원정에 굴복하여 남쪽 영토를 로마에 헌납하고 리수스(오늘날 레저) 북쪽 일대의 영토만 유지할 수 있었다.

기원전 222년 피네스의 모친 티리테우타와 결혼하고 피네스로부터 왕위를 양도받은 파로스의 데메트리오스가 해적 행위를 재개했으나, 기원전 219년 로마 집정관 루키우스 아이밀리우스 파울루스, 마르쿠스 리비우스 살리나토르의 침공에 굴복하여 마케도니아 왕 필리포스 5세에게 망명했다. 로마의 연이은 침략으로 아르디아이 왕국이 급속도로 쇠락했고, 스코드라 호수 주변에 거주하는 라베타이 족이 주축이 된 왕국이 이들을 대체했다. 라베타이 왕 스케르딜라이다스와 아들 플루라토스 3세는 마케도니아 왕국과 로마 공화국이 전쟁을 벌일 때 로마 공화국을 적극적으로 도왔고, 로마 공화국은 전쟁에서 승리한 뒤 이에 대한 보답으로 그들이 일리리아에서 강력한 세력을 구축하는 걸 허용했다.

그러나 플루라토스 3세의 아들 겐티오스는 기원전 169년 마케도니아 왕 페르세우스와 연합하고 로마 사절단 2명을 체포하고 로마와 동맹을 맺은 아폴로니아와 디라키움을 파괴하는 등 적대 행위를 벌이다 기원전 168년 루키우스 아니키우스 갈루스가 이끄는 로마군에게 패배하고 생포된 뒤 기원전 167년 개선식에서 전리품으로 취급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 후 로마 공화국은 일리리아 전체를 복속하고 일리리쿰 속주를 창설했다. 하지만 일리리아의 여러 부족은 로마의 지배로부터 독립할 때를 노렸고, 틈만 나면 반란을 일으켰다. 급기야 서기 6~9년에 일리리아 대반란이 터지면서 한때 로마 제국을 혼란에 빠뜨렸지만, 10~15개 군단을 투입해가며 전력을 쏟아부은 로마에 끝내 진압당했다. 이후 일리리쿰은 우수한 군인을 양성하고 뛰어난 황제들을 배출한 속주로 거듭났다.

3. 역대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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