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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9 01:58:12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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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행적3. 인신공양 사건4. 에브라임 지파와의 내전5. 기타

1. 개요

히브리어: יפתח (Yiftah, '가 열 것이다.')

구약성경 판관기(공동번역 · 가톨릭) / 사사기(개신교)의 등장인물로, 고대 이스라엘의 민족 지도자인 판관이다. 공동번역성서의 표기는 '입다'와 '옙타',[1] 가톨릭 성경에는 '입타', 영어 표기는 '제프사(Jephthah, /ˈdʒɛfθə/)'이다.

본격적인 등장은 11장부터며 후술될 사건으로 인해 기독교인들에게 상당한 임팩트를 주는 인물이다.

2. 행적

므낫세 자손 길르앗의 아들[2]로, 당대의 힘세고 강한 전사였다.

하지만 창녀의 소생인 사생아였기 때문에 입다를 싫어한 본처 소생 형제들이 집에서 쫓아냈다. 입다는 돕 땅으로 가서 살았는데, 근방의 싸움 좀 한다는 건달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입다를 따랐다.

입다는 그렇게 조폭 혹은 도적 패거리의 보스로 지내던 중 길르앗 원로들로부터 암몬 족속이 쳐들어오니 도와달라는 갑작스런 요청을 받았다. 처음에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아니 나를 미워해서 내 아버지 집에서 쫓아낼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도와달라는 것이냐?"고 따졌지만, "암몬족을 쳐주면 당신을 지도자로 받들어 모시리라고 야훼께 맹세하겠다"는 원로들의 제안을 수락하고 이스라엘 군대[3]의 대장이 되었다.[4]

그리하여 입다는 암몬족 임금에게 사절을 보내 어째서 영토를 침범했는지 따졌으나, 말이 안 통하자 "일전에 너희들이 우리더러 자기들 땅에 못 들어오게[5] 해 놓고, 이제 와서 우리가 기껏 이 지역 싹 청소해놓으니까, 지네 땅 침범한 거라며 돌려달라고 우기는 건 무슨 심보냐? 그것도 우리가 그동안 눌러살던 3백년 동안 아무 말 없더니 이제 와서?" 하며 선전포고에 가까운 반론을 펼쳤다. 암몬 족 임금은 이 말 또한 귓등으로도 안 들었고, 야훼의 영을 받은 입다는 암몬군의 배후를 쳤다. 그 전에 입다는 길르앗 미스바 지방에서 야훼에게 서원하는데...

3. 인신공양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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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그때에 입타는 주님께 서원을 하였다. “당신께서 암몬 자손들을 제 손에 넘겨만 주신다면, 31제가 암몬 자손들을 이기고 무사히 돌아갈 때, 저를 맞으러 제 집 문을 처음 나오는 사람은 주님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 사람을 제가 번제물로 바치겠습니다.” 32그러고 나서 입타는 암몬 자손들에게 건너가 그들과 싸웠다. 주님께서 그들을 그의 손에 넘겨주셨으므로, 33그는 아로에르에서 민닛 어귀까지 그들의 성읍 스무 개를, 그리고 아벨 크라밈까지 쳐부수었다. 암몬 자손들에게 그것은 대단히 큰 타격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굴복하였다.
34입타가 미츠파에 있는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의 딸이 손북을 들고 춤을 추면서 그를 맞으러 나오는 것이었다. 그는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었다. 입타에게 그 아이 말고는 아들도 딸도 없었다. 35자기 딸을 본 순간 입타는 제 옷을 찢으며 말하였다. “아, 내 딸아! 네가 나를 짓눌러 버리는구나. 바로 네가 나를 비탄에 빠뜨리다니! 내가 주님께 내 입으로 약속했는데, 그것을 돌이킬 수는 없단다.” 36그러자 딸이 입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주님께 직접 약속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아버지의 원수인 암몬 자손들에게 복수해 주셨으니, 이미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하십시오.” 37그러고 나서 딸은 아버지에게 청하였다. “이 한 가지만 저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두 달 동안 말미를 주십시오. 동무들과 함께 길을 떠나 산으로 가서 처녀로 죽는 이 몸을 두고 곡을 하렵니다.” 38입타는 “가거라.” 하면서 딸을 두 달 동안 떠나보냈다. 딸은 동무들과 함께 산으로 가서 처녀로 죽는 자신을 두고 곡을 하였다. 39두 달 뒤에 딸이 아버지에게 돌아오자, 아버지는 주님께 서원한 대로 딸을 바쳤다. 그 딸은 남자를 안 일이 없었다. 이로부터 이스라엘에 한 가지 관습이 생겼다. 40해마다 이스라엘의 딸들이 집을 떠나, 길앗 사람 입타의 딸을 생각하며 나흘 동안 애곡하는 것이다.(가톨릭 성경)
30그 때에 입다가 주님께 서원하였다. "하나님이 암몬 자손을 내 손에 넘겨 주신다면, 31내가 암몬 자손을 이기고 무사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먼저 나를 맞으러 나오는 그 사람은 주님의 것이 될 것입니다. 내가 번제물로 그를 드리겠습니다." 32그런 다음에 입다는 암몬 자손에게 건너가서, 그들과 싸웠다. 주님께서 그들을 입다의 손에 넘겨 주시니, 33그는 아로엘에서 민닛까지 스무 성읍을 쳐부수고, 아벨그라밈까지 크게 무찔렀다. 그리하여 암몬 자손은 이스라엘 자손 앞에 항복하고 말았다.
34입다가 미스바에 있는 자기 집으로 돌아올 때에, 소구를 치고 춤추며 그를 맞으려고 나오는 사람은 바로 그의 딸이었다. 그는 입다의 무남독녀였다. 35입다는 자기 딸을 보는 순간 옷을 찢으며 부르짖었다. "아이고, 이 자식아, 네가 이 아버지의 가슴을 후벼 파는구나.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것이 하필이면 왜 너란 말이냐! 주님께 서원한 것이어서 돌이킬 수도 없으니, 어찌한단 말이냐!" 36그러자 딸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입으로 주님께 서원하셨으니, 서원하신 말씀대로 저에게 하십시오. 이미 주님께서는 아버지의 원수인 암몬 자손에게 복수하여 주셨습니다." 37딸은 또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한 가지만 저에게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두 달만 저에게 말미를 주십시오. 처녀로 죽는 이 몸, 친구들과 함께 산으로 가서 실컷 울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38입다는 딸더러 가라고 허락하고, 두 달 동안 말미를 주어 보냈다. 딸은 친구들과 더불어 산으로 올라가서, 처녀로 죽는 것을 슬퍼하며 실컷 울었다. 39두 달 만에 딸이 아버지에게로 돌아오자, 아버지는 주님께 서원한 것을 지켰고, 그 딸은 남자를 알지 못하는 처녀의 몸으로 죽었다. 이스라엘에서 한 관습이 생겼다. 40이스라엘 여자들이 해마다 산으로 들어가서, 길르앗 사람 입다의 딸을 애도하여 나흘 동안 슬피 우는 것이다.(개신교 새번역)
판관기 11장 30-40절[6]

판관기 11장 30-40절에 나오는 굉장히 당혹스러운 일화이다. 입다가 자신의 딸을 하느님께 번제물로 바쳤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인신공양은 성경에서 비판을 받으며(예레 7,31; 19,5; 에제 16,20-21; 23,39) 판관기의 이 본문에서도 이 일화를 딱히 미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입다는 딸을 번제물로 바쳐야 하는 상황이 오자 옷을 찢으며 울부짖었다.[7] 더군다나 이후 이스라엘에 생겼다는 애곡 관습을 감안하면, 이는 고대 이스라엘 기준으로도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임을 알 수 있다. 분명히 이스라엘에서 인신공양 행위가 존재했으나 이는 비판 받는 일이었으며, 입다의 딸 사건이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풍습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면 애곡 관습이 생길 이유가 없다.
The story of Jephthah’s vow is perhaps the cult-legend of an annual festival in Gilead of female adulthood. Despite the horror of human sacrifice in Israel, Lv 18:21d, it continued to be practised. There is no suggestion of approval of Jephthah’s action.
//(번역)입다의 맹세 일화는 아마도 길앗에서 있었던 성인 여성들의 연례 축제에 관한 전설인 것 같다. 인신공양에 대한 경악(레위 18,21d)에도 불구하고, 이는 계속 실행되었다. 입다의 행위가 용인되었다는 암시는 없다.
《Revised New Jerusalem Bible: Study Edition》 판관기 11장 주석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길 것이다. '어째서 입다는 그런 서원을 하였는가?' 이는 입다의 서원이 가진 중의성 때문으로 보인다.
Jephthah promises a burnt offering in exchange for victory. It is unclear if v. 31 should be translated whoever, or whatever, comes out of the doors of my house to meet me. Given the arrangement of homes with courtyards that housed domesticated animals, Jephthah may have intended that one of these animals would be encountered first upon his return home.
//(해석)입다는 승리의 대가로 번제물을 약속한다. 31절의 번역이 "누구든지"인지 "무엇이든지"인지는 불확실하다. 안뜰 달린 집의 설비 ㅡ 가축들을 키운다 ㅡ를 감안한다면, 입다는 그가 귀가할 때 이러한 동물들 중 하나를 마주치길 의도했을 수 있다.
《The New Oxford Annotated Bible》 4판. 판관기 11장 30-36절 주석

더군다나 "입타는 자신의 맹세를 전쟁 전에 공개적으로 내뱉었다. 입타의 딸은 그 맹세에 대해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8] 정리하자면, 입다는 귀가할 때 처음 마주친 대상을 (가축을 의도하여) 번제물로 바치겠다고[9] 공개적으로 선언했으나, 설마하니 자기 딸을 처음 마주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는 것이다.

파일:external/www.biblestudywithrandy.com/jephthah-and-his-daughter.jpg

결국 이 사건은, 입다 입장에서 보자면 가축을 번제물로 바치겠다는 의도의 지극히 상식적인 서원을 했고 딸도 이를 알고 있었으나, 딸이 (순진한 것이든, 어리석은 것이든 간에) 자진해서 희생했고, 이것이 입다에게 비극이 되었다는 내러티브로 이해하여야 한다. 바로 이렇게 이해해야, 어째서 이스라엘 여인들이 해마다 애곡을 했는지가 이해가 될 것이다.[10]

물론 반대로 심플하게 그냥 이스라엘이 타락해서 그랬다라는 의견도 있다. 이래야 자신은 평생토록 야훼를 섬기고 이방신을 거부했지만 교만함을 버리지 못해 파멸의 씨앗을 남긴 기드온 - 야훼를 섬겼지만 이방신의 인신공양이라는 매우 잘못된 방식으로 섬긴 입다 - 야훼의 법을 떠나 이방 블레셋 여자에게 놀아난 삼손으로 점점 타락하는 이스라엘인들의 내러티브가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이다.

4. 에브라임 지파와의 내전

이스라엘 12부족 중 가장 강성했던 지파는 요셉의 둘째아들 에브라임의 후손을 자처하는 에브라임 지파로, 이들은 조상 요셉야곱에게서 장자권을 받은 것을 근거로 다른 지파를 억압하는 패권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다.

선대의 판관 기드온 때에도 에브라임이 자신들의 허가없이 기드온이 미디안족과의 전쟁을 한 것을 문제삼아 기드온을 치러 왔다가 기드온이 "전쟁은 제가 시작했지만 미디안의 두 추장을 사로잡은 것은 에브라임 지파 아니십니까? 그러니 어르신들의 공이 제 공보다 큽니다." 하고 숙여서 내전 없이 물러간 적이 있었는데, 이때 에브라임은 입다에게도 자신들의 허가 없이 암몬과 싸운 것에 대해 협박하며 입다를 무릎꿇리려 들었다.

하지만 소심하게 농사를 짓고 살던 기드온과 달리 위에 나온 것처럼 원래부터 거친 장정들이나 깡패들과 어울리던 패거리의 두목이었고, 하필 자기 입방정 때문에 귀한 외동딸을 산제물로 바쳐 속이 뒤집힐 대로 뒤집혀 있었던 때라 입다에게는 저런 협박이 통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내전이 벌어졌다.
입다는 길르앗 전군을 이끌고 에브라임과 싸워 에브라임을 격파하였다. 길르앗 사람들은 에브라임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는 처지였다. 에브라임에서 도망친 길르앗 놈들, 에브라임과 므나쎄 사람들 속을 떠도는 놈들이라는 말을 들어왔던 것이다.[11]
판관기 12장 4절, 공동번역성서

자신들의 세력만 믿고 으스대던 에브라임 부족은 얼마 전까지 실전으로 단련된 입다와 길르앗 부족에게 상대가 되지 않아 대패한다. 에브라임 패잔병들은 요르단 강을 건너 후퇴하기 위해 나루터로 모였으나 나루터는 이미 길르앗 부족 병력이 점령하고 있었다. 여기서 길르앗 병사들은 에브라임 부족을 가려내기 위해 , 에브라임이 /ʃ/ 발음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s/로 발음하는 걸 노려 골라 죽였다.
길르앗 군은 에브라임 지역의 요르단 강 나루를 차지하고 에브라임 사람이 도망치다가 건네달라고 하면, 에브라임 사람이냐고 묻고 아니라고 하면 쉽볼렛이라고 말해 보라고 하고 그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십볼렛이라고 하면 잡아서 그 요르단 강 나루턱에서 죽였다. 이렇게 하여 그 때 죽은 에브라임 사람의 수는 사만 이천이나 되었다.
판관기 12장 5~6절, 공동번역성서

5. 기타

두에-랭스 성경에는 입다의 딸이 등장하는 장면(판관 11,35)에서 다른 판본에는 없는 "Alas!"라는 표현이 있다. 이것은 슬픔과 유감을 나타내는 문예체 단어다.

세인트☆영멘에서는 65화의 나들이 때 이 입다 이야기를 패러디했다. 아이코네 가족들과 주인공들이 바베큐를 하는데, 비둘기 모습으로 내려온 그분이 '번제의 서원은 결코 돌이킬 수 없다. 내 배는 바베큐만을 위함이니 이제 와서 바베큐가 아닌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했다.


[1] 히브리서 11장 32절에서 쓰인 표기다. 그리스어 표기인 Ιεφθάε에서 유래한다.[2] 길르앗이 아버지의 이름일 수도 있지만 판관기 내내 길르앗은 여호수아를 따라 요르단 강을 건너지 않고 요르단 강 동편에 눌러앉은 르우벤 지파, 갓 지파, 므낫세 지파의 일부 등의 집단을 통칭하는 이름으로 등장하므로 길르앗의 아들이란 뜻은 길르앗 부족의 남성이란 의미일 것이다.[3] 통일된 이스라엘이 아니라 본인을 따르던 조폭들과 므낫세 지파의 군대이다.[4] 이것으로 볼 때 입다는 동네 양아치 무리 수준이 아닌, 요즘으로 치면 마피아나 특정 카르텔 같은 대형 범죄 조직을 이끌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5] 출애굽기 시절,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으로 가기 위해 지나가게 해달라고 청했으나, 허락도 안해주고 그것도 모자라 군대까지 보낸 일.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역으로 토벌한 것은 물론이요 오히려 그 땅을 차지했다.[6] 의역을 피하기 위해 공동번역이 아닌, 해당 두 번역을 발췌하였다.[7] 옷을 찢는 것은 비탄의 표시이다.[8] 박병규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2021년 9월 5일 대구대교구 주보[9] 자기 집 가축을 번제물로 바치겠다는 서원은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서원이다.[10] 레위기 율법과는 괴리가 있는 일화이지만, 역사적으로 모세 오경은 판관기의 배경이 되는 시대보다 늦게 완성되었다. 물론 오경의 기원이 되는 전승들은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입다의 딸 이야기가 이스라엘의 풍습을 설명하는 전설적 일화라는 걸 생각하면 초점이 어긋난 감상일 수 있다. 비유컨대, 에밀레종의 전설을 설명하면서 당시 신라 불교에 그런 가르침이 없었다고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그런 전설이 있다는 것이니까.[11] 위 각주에 나온 것처럼 길르앗 사람들은 여호수아를 따라 요르단 강을 건너지 않은 사람들의 후손이어서 요르단 강을 건너 가나안을 차지한 다른 부족에게 천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