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재평가(再評價 / Reevaluation)는 그 값을 다시 재어본다는 뜻으로 기존에 굳어져 있던 평가를 다르게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2. 역사의 재평가
역사에서 이런 사례가 무척 많다. 과거의 역사서들은 명분이 중요하게 여겨졌기 때문에 역사의 패배자들을 심각하게 깔아뭉개고 역사의 승자들은 지나치게 띄우는 사례가 무척 많았다. 이러한 인물들을 재평가 하여 어느 정도 온당한 지위를 찾아주는 것이다. 특히 문화사나 정치사 쪽은 그 역사가 곧 재평가의 역사일 정도로 무수히 많은 재평가가 이루어져 시대 변화에 따라 파묻히고 폐기되고 배척당한 수많은 사상들이 재발굴되곤 한다.[1] 문화 다양성 보존을 위한 노력, 문화상대주의가 부상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더 늘어났다.과거에는 충성이 인간의 가치에서 중요하게 여겨졌기 때문에, 현대적인 가치관에서 다시 평가하기도 한다. 특히 경영 관리 능력이나 멘탈 같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덕목들이 흔히 재평가된다. 이런 인물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역시 <삼국지>의 조조를 들 수 있다. 20세기까지는 조조를 일방적인 '악'으로 규정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조의 정치적인 능력이나 임기응변, 뛰어난 용인술 등 현대 기업사회에서 각광받는 능력들이 재조명받음에 따라 무턱대고 조조를 까대는 삼국지는 보기 드물며 오히려 코에이의 영향으로 무턱대고 조조를 천하제일 영웅이라고 추켜세우는 시각이 대부분이라 문제가 될 지경이다. 다만 조조의 재평가는 시간이 지나며 다시 수그러들었는데, 연구가 지속되면서 조조가 한 악행들이 자세하게 드러났고, 이에 따라 다시 조조를 비판하는 시각이 강하게 나타나 유능하지만 왜 악인으로 오랫동안 불려왔는지 알려진다.
간혹 재평가를 한답시고 자료를 아예 날조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자료를 공상으로 채워넣거나, 해석의 틀을 바꿔가며 억지로 끼워넣는 일이 흔하다. 정치가의 속셈, 가문의 체면, 고향땅의 장사질 따위를 위해 재평가를 하겠답시고 덤비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위험한 무리수를 썼다가는 개념인들에게 갈기갈기 파헤쳐지고 오히려 그럴 만하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사례도 있다.
거꾸로 재평가를 해도 해도 끝이 없으며 현대 관점에서 중시되는 '리더십' 등의 자질을 보여줘서 평가가 더욱 올라가는 사람도 있다. 충무공 이순신[2]이나 세종대왕, 제갈량 같은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바둑에서는 직접적으로 수학적 계산을 할 수 있는 끝내기와 달리 한 수 한 수의 값어치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려운 초반 싸움인 포석과 정석에 대한 평가가 역사적으로 많이 뒤바뀌어 왔는데, 알파고를 필두로 한 비약적인 바둑 AI의 진보로 인해 정밀한 재평가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소목 날일자 걸침에 대하여 마늘모로 받는 슈사쿠류이다. 너무 조금 움직이는 탓에 발이 느리고 실속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다가 AI에 의하여 사실은 이 마늘모가 매우 좋은 수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3. 인터넷에서의 재평가
시대를 앞서간 요소를 선보인 작품들은 후세의 재평가를 통해 명작 소리를 듣게 된다. 재평가는 외적인 스토리나 디자인, 작품의 규모나 설정, 내적인 시스템이나 프로그램 요소 등 여러가지에 걸쳐서 이루어지며, 특별히 재평가를 업으로 하는 공공기관 같은 것이 없이 개인에 의해 이루어지기에 평가의 유형도 매우 넓다. 다만 잘 살펴보면 발매 당시에는 쓰레기 게임 취급받다가 재평가 한번 잘 받아서 팬이 늘어난 게임들은 굉장히 드물다. 재평가를 높이 받는 게임은 발매 당시에도 판매량은 별로더라도 게임을 해본 사람들에게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경우가 많다. 캐릭터 / 스포츠 / E스포츠 / 가수 / 연예 / 영화 / 예술 커뮤니티에서도 업계 종사자들을 재평가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보통 재평가는 적어도 2~3년 정도는 지났거나 후속작이 나온 상태에서 이루어진다.상습적으로(?) 재평가되는 대상의 예시로는 LOL[3], 조홍 등이 있다.
4. 주의할 점
재평가는 해당 작품의 묻혀진 장점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해당 작품의 재평가를 하다가 무분별하게 다른 작품을 폄하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서 '처음 볼 때는 별 감흥도 없었는데(또는 별로였는데), 알고 보니 괜찮은 면이 있었네.'라는 긍정적인 형식이 아니라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고~! 알고 보니 괜찮은 작품이었네."특히 처음부터 험한 말로 비난을 했던 주제에 그것보다 더 심한 경우가 등장하는 경우[4] 또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없는데 주변에서 그거에 대한 긍정적인 재평가가 일어나자
수정주의 문서에 서술되어 있듯 어느 한 쪽을 재평가하면서 다른 쪽을 맹목적으로 비하하거나 자극적인 효과를 노리고 극과 극으로 재평가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때문에 반동을 정당화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한참 미화하다가 상황이 바뀌니 갑자기 "상남자인 줄 알았는데 실망이네" 같은 식으로 본인의 그릇된 생각은 반성하지 않고 그 대상만 비난하는 것도 자제해야 할 것이다.
5. 관련 문서
- 새옹지마
- 꽃이 진 뒤에야 봄이었음을 압니다
- 다시 보니 선녀 같다
- 밑바닥에도 바닥이란 게 있다는 걸!
- 수정주의
- 시간이 약이다
- 독자와 작품 속 세계의 평판이 다른 경우
- 이 녀석도 사실은 좋은 녀석이었어
- 이중잣대
- 우디르급 태세전환
- 위악자
- 위인전
- 커서 보면 불쌍한 캐릭터
원균옹호론- 평택시와 원균 후손 측에선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하지만 주장에 많은 허점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문서 참고.
[1] 예를 들면 공동체주의가 있는데 서구에서 68 운동을 통해 폐기되었지만(정확히는 집단주의에 가까우나 공동체주의 역시 그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다.) 개인주의의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다시 공동체주의 담론이 시작되고 있다. 공산주의도 어떻게 보면 신석기 시대 평등사회의 재평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은 진보주의가 항상 선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2] 다만 민족영웅으로서의 찬사는 정치성향이나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평이 갈린다.[3] 챔피언, 아이템, 선수들, 해설진 등등 사실상 거의 모든 것들이 대상이며 심지어는 하루에도 여러 번 왔다갔다 한다.[4] 대표적으로 어떤 작품의 캐붕이나 비호감짓을 했는데 이보다 더한 욕을 들어먹을 캐릭터가 생기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