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분명히 작품 내적으로는 착한 사람이라고 캐릭터의 성향이 못 박혀 있는데 순간적으로 분노를 표출할 때 무서운 분위기를 뿜어내는 클리셰.2. 설명
사실 누구나 다 화가 나면 무섭지만, 엄밀하게 구분하자면 "착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화냈더니 무서운 경우였다."와 "원래 착한 사람들은 화내면 무섭다."로 나눌 수 있겠다. 전자는 작품 내적인 장치로도 흔히 쓰이고 현실에서도 종종 접할 수 있는 성격이지만, 후자의 경우는 평소에도 착한 데다 화내는 것조차도 무섭지 않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편견 및 고정관념에 가까울 수도 있다.어떤 경우에든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건 "착하다는 것은 무엇인가?"의 의문에 일단 먼저 어떤 식으로든 답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아래의 유형에서 보듯이 '착한 사람'이라고 뭉뚱그려 정의되는 범주도 알고 보면 꼭 동질적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평소에 화를 내지 않을 정도로 성격이 온화한 사람이 갑자기 화를 내면 더 분노하는 정도가 큰 경우가 되겠다.
원래 사람이란 게 상대에 대해 늘 보던 모습보다 처음 보게 된 의외의 면을 더 잘 기억하고 부각시키며 가끔 보이는 그 모습을 속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평소 꼬장꼬장한 사람이 화낼 경우엔 원래 그러려니 하며 인성 저평가를 하지 않는 데다 정작 평소 인망이 나빴던 사람이 어쩌다 좋은 일 하면 그거만으로 '알고보니 착한 놈'으로 보는 모순적인 현상도 일어난다. 심지어는 평소는 착하고 조용한 사람이 어쩌다 화 한번 내면 이유를 불문하고 위선자로 취급하는 경우까지 있다. 평소는 착하고 조용한 사람이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화낼 만한 일, 흉악범 사건 등 공분이 일어날 만한 일로 화를 낸 건데도 평판이 하락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유를 들며 그래서 평소도 화를 너무 참아선 안 된다', '이래서 차라리 평소부터 성질이 적당히 더러운게 더 낫다' 등등의 주장들도 있을 정도다. 물론 그렇다고 평소에 인성이 너무 대놓고 개차반이면 그건 또 그것대로 인망이 나빠지니 적당한 선이 필요하다. 용인술에 능한 사람은 나쁜 모습을 유지하다 성과를 발휘하면 착하게 대해주는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사용해 남들을 지배하곤 한다.
사실 이 문장에는 '착한'이란 표현보단 \'점잖은'이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
이것과 관련된 속담으로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등이 있다.
3. 유형
아래에서 보듯이, 많은 경우 주변인들의 오해나 부당한 대우가 기폭제가 되곤 한다.3.1. 알고 보니 옳고 그름의 가치에 대한 판단이 확고하다
그야말로 정의로운 외유내강 인간상. 평소에는 100가지 중 99가지까지도 실수라면 전부 참고 넘길 만큼 착하게 보이지만 딱 한 가지 케이스라도 규모가 작든 크든 양심을 어기는 등 악의를 보이는 것만큼은 그냥 넘기지 않고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 팃포탯이라는 매우 합리적인 게임 이론과도 유사한 스타일이다. 겉으로는 그저 유순하고 바보같이 보여서 방심하고 이용하려던 사람들은 크게 당황하게 되며 호의로서 유순하게 대한 사람은 오히려 롤 모델로 인상깊게 존경하게 된다. 당연히 상황과 타인에 대한 판단력과 인내가 엄청 필요한 성격이기에 인망과 능력을 두루 갖춘 이상적 인재상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 이후 생길 리스크까지 고려한다면 이들이 화를 낼 정도면 '오죽했으면 그랬겠냐'라는 씁쓸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창작물의 예를 들면 굿 윌 헌팅의 숀, 킹스맨의 해리 하트 등이 있다.물론 가치 판단이 확고한 모든 사람이 착한 건 아니지만 이 경우는 평소 착하다는 평판을 얻을 만큼 유순한 사람인데 알고 보니 내적으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규율과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었던 사례에 해당한다.[1] 여기서 그 유순함이 줄어들 경우 점차적으로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 "자기만의 옳고 그름이 분명한 사람", "대하기 까다롭고 눈치 잘 봐야 하는 사람", "고집스럽고 완벽주의적인 사람",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독불장군" 으로 사회적 평가가 변화해 가게 된다.
흔히 "한국의 슈바이처" 라고 불리는 장기려가 바로 이 케이스다. 살아생전에 바가지를 씌우는 상인에게 도리어 더 높은 값을 주고 물건을 살 정도의 대인군자였고 그가 화내는 모습을 제대로 본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데 죽기 직전에 제자들이 그의 흉상을 만들어 주려고 하자 자신이 우상화될 것을 염려한[2] 그는 냅다 "내 흉상을 만드는 놈들은 지옥에나 떨어져라!"하고 사자후를 내질렀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인들이나 세간의 평가는 "눈물과 정이 매우 많은 사람 장기려" 로 통하고 있으니, 이보다 적절한 사례도 찾기 힘들 것 같다.[3]
주로 그 등장인물의 중요한 물건이나 인물, 역린을 건드려서 제대로 뚜껑이 열린 경우, 부모님에 대한 특별한 사연이 있는 사람에게 부모님 안부를 물어본다거나, 그 사람의 애인이나 약혼자, 배우자 등을 납치한다거나, 어린아이를 건드렸다거나 하는 등의 지독한 짓을 저지를 경우, 눈치가 그냥 없는 것도 아니고 지나치게 없는 경우에 발동한다. 이 경우 이 캐릭터에게는 도덕적으로 정당한 대의명분이 주어지므로 작화나 연출도 일신하게 되며, 졸지에 간지폭풍의 명장면을 탄생시킬 수도 있다. 대중매체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유형일 듯.
3.2. 착한 줄 알았는데 사실은 가식
엄밀히 말하면 이 유형은 '착한 사람'이 아니고 '착한 사람으로 알려진 나쁜 사람'이다.하라구로 속성과는 조금 다르며, 하라구로는 '속이 검은 언행'의 특성을 의미하므로 일종의 성격의 차원인 '사이코패스' 같은 개념과 아주 같다고는 볼 수 없지만, 크게 본다고 하면 하라구로에 문제 없이 포괄될 수 있으므로 일단은 해당 문서 참조.
작중의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그리고 어쩌면 독자들까지도 '착하다'고 생각하던 인물이 특정 순간에 갑자기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며 극악무도 싸이코로 환골탈태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뒤통수 치기.
3.3. 참다 참다 정신적 임계점을 넘겨 참사가 일어남
평소에 겉으로는 침착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 파탄나거나 그에 준하는 상황. '너 죽고 나 죽자'는 극단적인 상황이다. 오랫동안 단단히 벼르고 있었던 원한이 전부 쏟아져나오는 터라, 이 시점에선 법 따위는 물론이요[4] 사회적 지위든 관계든 다 내던지고 잃을게 없는 사람처럼 폭발한다. 당연히 본인 포함 주변 인물의 뒷감당같은건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렇게 한에 사무친 화가 부른 결과는 매우 참혹하고 파멸적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폭행이나 방화, 살인 등의 중범죄로 이어진다. 더 극단적일 경우 아예 둘을 합쳐 범죄를 실행한 뒤 발악이나 도주의 시도조차 하지 않고 그냥 잡히거나 현장에서 자살하기도 한다. 오히려 처음부터 죽을 생각으로 일을 저지르면 진압이 힘들어지는 탓에[5] 검거는 고사하고 시민 대피라도 잘 시키면 다행인 테러로 이어지기도 한다.정작 이런 화로 참사를 일으킨 사람은 통념과 달리 '평소에는 온순하고 말 없고 착했다, 지인들은 그럴 줄은 몰랐다' 라는 프로파일링을 받기도 한다. 그런 이들의 내면은 꿈이고 희망이고 인생이고 뭐고 아무것도 생각할 여지가 없는 상태일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런 비참한 인간의 심리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복지와 정신의학의 필요성을 상기시키게 된다.
즉 주변 사람들이나 사회의 부당한 대우가 지나치게 지속되어 온 나머지 어느 순간에 그 분노가 터진 것.[6] 1번 타입이 화내는 이유가 '역린을 건드렸다', '선을 넘었다' 라면 이 타입이 화내는 이유는 '모든 것을 참다가 결국 최소한의 이성까지 잃었다'라고 할 수 있다. 즉, 여기서는 '무조건적인 인내심'을 '착하다'의 의미로 간주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사람은 자신을 참되 자신과 타인을 위해서라도 부당한 일에는 매너를 갖추며 화를 낼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을 상기하기도 한다. 즉 1번 타입을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 오히려 괴롭히던 사람들은 의외성을 발견하며 호감을 보이기도 한다.
쌓이고 쌓였던 것들이 한꺼번에 터졌으니 그 규모나 강도 역시 일반적 분노와는 질적으로 다를 것은 불보듯 뻔하다. 극단적인 예시지만, 평소에는 착한 성격이라고 알려졌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흉기를 들고 난동이나 살인 등을 벌이는 것이 이와 유사하다. 상당수의 총기난사나 칼부림 사건 등도 쌓여왔던 감정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완전히 이성을 잃고 광폭해진 경우에 일어난다. 묻지마 범죄의 가해자들 역시 사회에 쌓여왔던 불만이 크게 터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7]
이런 식으로 분노가 표출될 때에는 몇 년 전의 이야기까지 한꺼번에 끄집어냄은 물론 물리적 폭력까지 동반하여 상대방을 몰아붙이기도 한다. 실제로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갑작스러운 폭발" 형태의 분노는 그 이면에 이와 같이 뿌리 깊은 갈등과 서운함, 인내 등의 사연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들의 근원을 찾아내는 것은 상담사들에게조차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주로 온화하고 내성적인 성격에서 이러한 유형의 분노가 나타난다. 이런 류의 성격은 갈등 상황을 피하고자 평소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게 습관이 들었을 뿐더러 다혈질이거나 외향적인 성격 같았으면 당연히 화를 내야할 상황에서도 일단은 참고 보기 때문에 주변인의 평가는 "너무나도 순진하다", "착해빠졌다", "온순하다", "싫은소리를 할줄 모른다", "호구다" 등으로 정의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어느덧 그동안 분노 게이지가 쌓이고 쌓였다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참사가 일어난다. 그 때부터 폭발을 잘 하거나 전에는 안하던 파괴적인 생각을 갖는 등 인격의 변화가 오는데 그것의 정도는 단순히 화를 잘낸다 정도가 아니라 매우 거친 말과 행동을 하므로 주변에서 충격적인 반응이 새어나온다. 특히 그놈의 성격 탓에 따돌림, 무시를 경험해 오거나 아니면 뼈에 사무칠 정도의 원한을 품는다면 저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사실 이건 인간 세계보다는 도리어 자연 세계에서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강한 힘이나 발톱 등을 가진 동물들은 오히려 자신의 공격성을 꽤 잘 통제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개체가 서열 관계에 도전하더라도 아주 죽인다기보다는 적당히 겁만 주거나 간편하게 제압하는 방식으로 자기 분수를 깨닫게 하기도 하고, 암컷을 놓고 수컷끼리 싸우더라도 아주 한쪽을 빈사지경까지 몰고 가지는 않는다. 서로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본능적으로 피하는 것. 반면 작고 약한 초식동물들은 일단 공격을 시작하면 아예 이판사판으로 격렬하게 덤벼드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공격성을 드러내야 할 경우라면 아예 생명의 위협 상황이라고 봐도 될 정도이므로, 그들의 공격성을 통제하면 도리어 당하기 십상이다.
4. 관련 어록
5. 대중매체
자세한 내용은 착한 사람이 화내면 무섭다/캐릭터 문서 참고하십시오.[1] 쉽게 말하자면 화를 내야 할 때와 화를 내지 않을 때를 구별할 줄 알며 화를 내지 않는 경우가 많은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2] 장기려 박사는 매우 독실한 개신교인이었다.[3] 하지만 고인의 뜻에도 불구하고, 결국 흉상이 세워졌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다행히 그의 염려대로 우상화되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니 결과는 좋았다인 셈이다.[4] 일반적인 사람들은 물론 한 성깔 하는 사람들이 화를 내더라도 되도록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화를 내는 걸 생각해보자. 화가 극에 달해 폭발한 사람에겐 법을 잡을 마지막 이성조차 놓아버리는 것이다.[5] 폭탄 테러를 생각해보자. 폭탄의 타이머나 원격 기폭을 심는 이유는 보통 자기는 살아 빠져나와야하니까 그러는 것이고, 이런 장치는 시민 안전 도모나 해제 등 대응의 여지가 생기게 된다. 그러나 죽겠다는 각오로 자폭테러를 하게 되면 목숨을 대가로 폭발 위치의 선정과 기폭순간까지 죄다 자기가 통제하게 되며 한 순간에 끝내버리는게 가능해진다. 이런 즉발형 묻지마 범죄의 경우는 신고된 시점에서 이미 너무 늦은 때일 수도 있다.[6] 단순히 더 이상 참지 못하게 됐을 수도 있고, 어떤 계기로 인해 억압됐던 분노가 터져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에도 해당.[7] 이것을 의미하는 "Going Postal"이라는 속어는 우체부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자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 폭발하여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을 뜻하게 되었다. 게임 포스탈 시리즈의 어원이다.[8] 영국의 시인.[9] 자비의 상징인 부처조차도 3번째에는 화를 낼 정도이니 아무리 착한 사람도 거푸 심하게 당하면 끝내는 화를 낸다는 뜻.[10] 성난 멧돼지는 문자 그대로 눈에 뵈는게 없이 들이박기 때문에 함부로 날뛰지 않는 호랑이보다 훨씬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