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9-28 02:23:31

첫사랑의 사람 추억 사건

명탐정 코난 원작 에피소드
시대극 배우 살인사건 첫사랑의 사람 추억 사건 검은 조직에서 온 여자, 대학교수 살인사건

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4. 범인5. 결말6. 번역

1. 개요

"사람의 인연은 신비롭기 그지없고
사건은 더욱 복잡하지만
당신과 함께라서 정말 다행이야."

"오늘로 명탐정 코난 방송 100회째!
내 첫사랑이 들킬 것 같아!"
-100화 소개 멘트 중

명탐정 코난의 2부작 에피소드. TVA 100~101화로, 국내판은 1기 77~78화.

파일:첫사랑의사람추억사건0.jpg

국내판 1기의 마지막을 장식한 에피소드로, 2004년이 되어서야 온미디어 당시[1] 투니버스다음 에피소드를 방영해 버린 탓에 2009년에 개봉한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 이전까지 일본판과 국내와의 텀이 가장 짧았던 에피소드였다. 심지어 TV판으로 한정하면 2010년에서야 적과 흑의 크래쉬가 방영하게 되면서 따라잡게 되었다.

2. 줄거리

방학 기간에 모리 란은 신이치가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 더러워져 있을 그의 집을 청소해주기로 하고 소노코를 끌어 들인다.[2] 소노코는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둘이서 잡담하던 중 란은 소노코에게 뜬금없이 "신이치의 첫사랑은 누구였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소노코는 그러고보니 신이치가 여자들에게 별 관심이 없던데 본인 엄마부터가 미녀 여배우라 웬만한 여자는 눈에 안 차지 않겠나 하다가 어릴 때부터 붙어다닌 란이 그 주인공이 아니냐고 추측하게 된다. 거기다 란의 첫사랑도 신이치라는 것까지 알아맞혀서 란과 코난 모두가 당황하여 얼굴이 빨개진다. 그 순간 신이치 저택의 초인종이 울리고 소노코는 신이치가 깜짝 등장하려고 나타난 거라며 나가보라고 재촉하지만 막상 찾아온 사람은 웬 여자였다. 란은 그녀를 알아 보지 못하지만 소노코는 그녀가 중학교 때 학생회장이었던 아사미 선배라는 것을 알아본다. 아사미는 일행의 청소를 도와주면서 방문 목적을 이야기 하게 된다.

아사미는 졸업해 대학생이 되었는데 이번 주말이 생일이라 대학교 추리연구회 친구가 별장을 빌려 축하 파티를 열어주겠다 해서 거기에 신이치를 초대하려 한 것이다. 신이치는 명탐정이고 아사미와는 중학교 축구부 선후배라는 인연도 있어서 초대하러 한 것인데 편지를 보내도 신이치가 코난이 되는 바람에 답장을 못해준 것이다. 그러면서 아사미는 신이치가 꼭 와줄 줄 알았는데 "4년 전 고백도 다 잊어버렸나보다, 첫사랑은 희미해지기 마련이니까.." 라고 중얼거려 란을 당황시키고 신이치 역시 아사미와의 대화를 떠올리고 크게 당황한다. 그녀가 정말 신이치의 첫사랑인걸까? 소노코 역시 그때 주제도 모르는 1학년이 아사미에게 프러포즈했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그게 신이치였다는 걸 알고 흥분한다. 아사미는 프러포즈가 아니라 고백이었다고 정정한다. 그때 코난이 신이치는 못 가니까 대신 우리를 데려가면 어떠냐고 말하고 일전에 사건을 몇 건 해결한 공로를 주장한 소노코 역시 적극 어필한다.[3] 그리고 추리 동호회 학생들의 구미를 당길 대상인 명탐정으로서 모리 코고로도 동행시킨다.

코고로는 미남미녀 엘리트만 모였다고 좋아라하며 아사미의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린다. 이번 모임은 아사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것은 물론, 아사미의 소설이 며칠 전 신인상을 받은 걸 축하하는 자리였다. 같은 동아리 선배인 요시노부 역시 같은 대회 본선까지 갔지만 아사미에게 밀려서 탈락했다고 한다. 3학년 선배인 시게히사는 테니스 대회 결승전에 나갔다 아사미네 조에 져서 탈락했고, 2학년인 치카는 그녀와 함께 메이퀸 대회에 나갔지만 자신은 예선 탈락한 반면 아사미는 뷰티퀸으로 뽑혔다고 한다. 한마디로 아사미는 인성도 좋고 운동도 잘하고 요리도 잘 하고 소설도 잘 쓰고 머리도 좋은데다 미모까지 넘사벽엄친딸 사기 캐릭터였던 것. 한편 일행은 아사미의 전매특허 레몬파이가 식탁에 안 오른 걸 의아해한다. 레몬파이는 본래 아사미가 만들어서 가져온다고 했으나, 어째서인지 란이 난생 처음으로 만든 찌그러지고 탄 레몬파이를 요리해서 가지고 온다. 일행은 처음엔 꺼리지만 맛을 보고 호평해주고 아사미는 란에게 요리는 무조건 맛이라며 힘을 북돋아준다. 파티는 계속되고 자정에 지도교수가 그녀에게 약속대로 팩스로 축하 편지를 보내주어 치카가 읽어주려 하지만 아사미는 소파에 누운채 잠든지 오래였다. 예정대로라면 케이크를 자르고 노래방에 가야 했으나 주인공 아사미가 잠들어버려 케이크 커팅은 무산되고, 일행은 잠든 아사미는 혼자 별장에 두고 자기들끼리 노래방에 가기로 한다.

모두가 노래방에서 즐겁게 놀지만 란은 홀로 시무룩하다. 이를 눈치챈 소노코는 아사미 선배가 워낙에 넘사벽 엄친딸이니까 기가 죽은 것이냐고 말을 걸며 신이치가 반할 만하다 싶을 정도로 굉장하긴 하지만 어차피 신이치가 차인 거고 소꿉친구인 란이 더 우위라고 위로해준다. 그러나 란은 신이치가 레몬파이를 제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냐고 한다. 사실 아사미는 별장에 레몬파이를 미리 요리해서 가져왔었는데 이는 신이치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아사미의 레몬파이 였기 때문이다. 란이 이를 보고 씁쓸해하는 것을 본 아사미가 자신이 레시피를 알려줄테니 이번 파티의 레몬파이는 니가 만들라고 해서 란이 만든 어설픈 파이가 일전 식사 자리에 오른 것이었다. 란은 신이치와 아사미의 인연이 굉장하다며 신이치에 대해 자신이 모르는 것도 잔뜩 알고 있다고 기죽어하고 소노코는 넌 팔 힘이 세니까 너만의 장점이 있지 않냐고(...) 위로를 해준다. 한편 코고로가 화장실에 오래 있는 바람에 다른 학생들은 역 앞의 야외 화장실에 가서 자리를 많이 비웠다. 술 깬다고 역 앞을 배회중인 시게히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자리로 돌아오고 벌써 새벽 3시가 넘은 때라 슬슬 정리하고 돌아가자고 하려던 참에 마나부가 창 밖으로 불에 타고 있는 별장을 발견한다. 일행은 아사미가 있는 별장에 불이 난 것을 알고 당황하고 분위기 파악 못하고 술에 취한 채 주정을 부리며 등장한 시게히사에게 마나부가 지금 별장에 불 붙은 판에 뭐 하는거냐고 성을 내어 일행 모두 황급히 별장으로 복귀한다. 란은 가는 길에 제발 아사미가 무사하길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간신히 별장에 도착했지만 불길이 너무 심하고 소방차도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라 돌파도 녹록지 않다. 치카는 전화로 깨워보자고 제안하지만 마나부가 벌써 타버렸을 거라며 소용없다고 하고 급한김에 요시노부가 대문을 열지만 안에도 불길이 번져 들어갈 수 없게 된다. 코고로는 연료통에 불이 옮겨 붙어 폭발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치카에게 오토바이를 치우라고 하고 치카가 이를 이행하려는데 보니까 오토바이 헬멧이 없다. 란이 코난의 제안에 따라 헬멧을 쓰고 안으로 뛰어들어간 것. 란과 코난은 마룻바닥에 누워있는 아사미를 발견하여 구출하고 뒤따라 뛰어든 마나부의 인도로 무사히 빠져나오는 데 성공한다. 란은 병실에서 기절했다가 깨어나고 헬멧을 쓴걸 소방관이 칭찬했다 하자 코난의 공로라고 말하며 문득 미소짓는다. 한편 아사미 선배는 이송될 때 잠꼬대로 "미안해 신이치.."라고 했다고 하고 란과 소노코는 이를 의아하게 여기며 병실을 나선다. 그런데 그들이 문을 나선 순간 아사미 선배가 눈을 뜬다.

현장 검증을 맡은 소방관은 화재의 원인을 케이크 촛불이라고 하며 해당 사건을 방화가 아닌 사고라고 추정한다. 일행은 촛불을 깜빡 잊고 안 끈거 아니냐고 하지만 케이크를 담당한 장본인인 토모코는 이에 반발한다. 그리고 코고로는 또다른 가능성, 즉 아사미 자신이 불을 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코난은 우선 소파 위에 있던 아사미가 현장에서는 마룻바닥에 누워있었음을 수상하게 여기고 가구 배치가 바뀐 것을 수상하게 생각한다. 상황상 역 앞 노래방에 있던 코난 일행이 노래방을 벗어나 불을 붙이러 다시 별장에 돌아갔다 복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소방관들은 자동 점화 장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코난조차도 아사미 자신이 정말로 불을 붙인 가능성을 고려하게 된다. 한편 란과 소노코는 아사미가 왜 중학교 2학년 때는 테니스 전국 우승까지 할 정도로 선수 생활을 했으면서 왜 중학교 3학년 때는 축구부 매니저가 됐을까 얘기하면서 병실로 들어서지만 아사미는 병실에서 말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이 사건은 정말 사고일까? 아니면 정말로 아사미 자신이 자살할 생각으로 불을 붙인 자살 시도극인 것일까?

3. 등장인물

18살. 동도대학교 국문과 1학년생. 신이치, 란, 소노코의 중학교 때 선배이며 신이치의 첫사랑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신이치와는 축구부 매니저와 선수였다는 인연이 있으며 지금도 추리 동호회에 소속되어 있고 그녀가 쓴 소설이 대회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등 추리 쪽으로도 나름 접점이 있다. 1학년 때 벌써 메이퀸으로 뽑힐 정도로 어마무시한 미녀인데다 친절하고 겸손해 평판이 매우 좋으며 테니스도 전국 우승할 정도로 잘하고 추리 소설도 잘 쓰고 겸손하고 요리도 잘 하고 공부도 잘 하는등 그야말로 엄청난 스펙의 엄친딸이라 란을 기죽게 만든다. 중학교 시절 1학년생에게 프러포즈 받았다는 루머가 있었고 이 대상이 신이치로 추정되었다. 4년 전 고백 사건을 계기로 신이치를 자기 생일 파티에 초대하려고 찾아오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성우는 진 유카리/정현경/이지현
22살. 동도대학교 국문과 4학년생. 안경을 쓴 갈색머리 남자로 흡연자이다. 추리 연구회 부장이며 아사미의 과 선배이다. 예쁜 신입생들만 골라 사귀며 거절당한 경우가 없다고 할 정도로 연애에 능한 플레이보이라고 한다. 성우는 우치다 나오야/오인성/강호철
22살. 동도대학교 국문과 4학년생. 마나부와 동갑이며 추리 연구회에서도 마나부를 보좌하는 부부장을 맡고 있다. 성우는 후지 타카코/송연희/하은진
22살. 동도대학교 국문과 3학년생. 퉁퉁한 인상의 안경 쓴 남자. 아사미와 함께 추리 소설 대회에 나가서 본선까지는 갔지만 아사미에게 밀려 우승을 놓쳤다고 한다. 아사미가 워낙에 기대주였어서 본인은 딱히 아쉬움이 없는 듯 하다. 성우는 사쿠라이 토시하루/김관진/소정환
20살. 동도대학교 국문과 2학년생. 국문과 테니스 대회 결승전에서 아사미네 조에게 졌다고 한다. 성우는 우에다 유지/이원준/정성훈
19살. 동도대학교 국문과 2학년생. 아사미와 5월의 여왕 대회에 같이 나갔지만 아사미는 우승하고 자신은 예선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성우는 박로미/한인숙[4]/권인지

4. 범인

아사미 마음을 돌리게 하고 싶었어. 목숨을 걸고 불 속으로 뛰어 들어가 구해낸 용감한 사내로 보이고 싶었거든
이름 사와이 마나부
한국판 이름 이한석
나이 22살
직업 대학생
동기 피해자의 환심을 사려는 연출[5]
죄목 현주건조물방화치상

이 사건의 트릭은 명탐정 코난 역사상 역대급으로 단순한 트릭이었다. 우선 팩스 머신 아래에 촛불을 켠 생일 케이크를 놓아둔다. 범인이 편의점에서 팩스를 보내면 별장에서 팩스 종이가 인쇄되어 내려오면서 촛불의 불이 옮겨붙어 타기 시작하고 다른 가구로 옮겨붙으면 끝~ 이게 정말 다다. 그래서 작중 인물들도 방화할 거면 이렇게 단순한 수법을 쓰겠냐고 어이없어하는데, 코난의 추리에 따르면 오히려 그게 바로 범인이 노린 바였다. 복잡한 자동 방화 장치를 남긴다면 증거가 남게 돼 꼬투리를 잡힐 위험이 더 높아지고 깜빡 잊고 안 끈 생일 케이크의 촛불에서 불이 옮겨 붙는다는 시나리오는 누가 봐도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난과 소방관들조차도 처음엔 방화 장치를 찾을 수 없으며 발화점이 케이크의 촛불인 것을 들어 사고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즉 범인은 잡힐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반드시 방화에 성공해 피해자를 상해하는 것보다, 사고로 위장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었다.

그러나 마나부는 화재를 일으켰음에도 화재를 가장 먼저 발견하여 일행에게 알렸고, 코난과 란과 함께 아사미를 구조해내는 데 보탬이 되었다. 여기서 범인의 동기가 드러나는데 범인은 처음부터 아사미를 구해낼 의도로 불을 낸 것이었다. 마나부는 원래 아사미의 음료수에 수면제를 타 잠들게 했고 사람들이 노래방 갈 채비를 하러 나간 틈에 케이크를 장치해두었다. 아사미와 가구의 위치가 달라진 이유도 설명이 된다. 아사미가 불에 타지 않도록 마루에 뉘이고 불이 옮겨붙을 만한 가구들을 멀찍이 치워두었기에 가구 배치도 바뀌었던 것. 마나부의 원래 계획은 큰 불이 아닌 작은 불 정도였으며 때에 맞게 도착해서 자신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가 아사미를 구해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나부의 예상과 달리 불이 빠른 시간에 너무 크게 번져 일이 커지게 된 것이었다.

마나부는 추리 연구회 부장인 자기가 불이 잘 붙을지도 모르는 장치를 했겠냐고 부정하며 팩스를 보낸 건 사실이지만 친구 번호랑 별장 번호를 헷갈리는 바람에 실수로 별장에 팩스를 보내게 되었다고 발뺌한다. 그러나 코난은 마나부가 거실에서 이 트릭을 구상할때 불이 잘 붙는 위치를 찾으려고 복사 기능을 사용해 종이가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 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마나부는 그날 온 교수의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복사하여 시험해보았다. 그리고 한번 케이크 위로 떨어져 크림이 묻은 그 복사한 종이로 편의점에서 별장으로 팩스를 보낸 것이다. 이는 편의점 주인의 말로 증명되었는데 그의 증언에 따르면 마나부가 미끌거리는 걸 팩스머신에 묻혔다고 하며, 메시지가 안 들어있는 뒷면을 보내고 있어서 충고해주니 들은척도 안하더라고 했다. 타다남은 똑같은 메시지가 두장이나 현장에서 발견된다면 꼬투리를 잡혔을 것이니 말이다. 마나부는 계속해서 완강하게 부정하지만 코난은 그가 아직도 숨기고 있는 다카무라 교수의 메시지가 적히고 크림이 묻은 팩스 용지를 언급하고 마나부는 결국 몸수색을 하려는 소방대원들을 신경질적으로 뿌리치며 증거를 내놓는다. 코난이 그가 수상하다는 것을 안 계기는 별장에 도착해서 치카가 별장 전화로 아사미를 깨우자 했을 때 마나부가 전화도 이미 전소하고 없을 것이라며 무심결에 중얼거린 것 때문이었다. 거실이 발화점이라는 것은 현장 조사 이후에나 밝혀진 사실이고 부엌이나 다른 데서 불이 시작되었을 지도 모르는데 거실의 전화까지 다 타고 남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어디서 불이 난 지를 알고 있는 마나부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던 것이다.[6]

동기는 코난의 추측대로 피해자의 환심을 사려고 꾸민 일이었다. 화재 현장을 연출하여 거기서 자신이 피해자를 구해내는 상황을 만든다면 피해자가 자신에게 호감을 가져줄 것이라 생각한 것이었다. 마나부가 최근 1학년생을 또 울렸다는 교내 소문과는 다르게 사실 차인 사람은 마나부였다. 1달 전 아사미에게 고백했다 거절당한 마나부는 지금까지 한번도 여자에게 차인 적이 없어 당황하고 화가 나서 이런 짓을 꾸몄다고 한다. 불난 집에 목숨을 걸고 뛰어들어가 아사미를 구해낸, 소위 백마탄 왕자처럼 보이면 아사미가 자신을 좋아해줄 것이라 여긴 것이다. 범인은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다면서 자신의 탓이 아닌 양 말하는데, 이 말을 들은 코난은 코고로의 목소리로 범인에게 일갈한다.[원판][KBS판][애니맥스판] 이 일갈에 마나부는 그제서야 자신이 어리석은 선택으로 살인자가 될 뻔했단 사실을 자각하며 유구무언의 상태가 되었고 아사미는 그 말에 사람의 마음은 억지로 연다고 열리는 게 아니라고 맞장구를 치며 안타까워했다 마나부는 너라면 온 세계 어떤 남자라도 포로로 할 수 있으면서 무슨 말이냐고 씁쓸하게 고백한 뒤 소방대원들에게 연행되지만[10] 그런 그를 보면서 아사미가 날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단 한명만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는 식으로 중얼거리는 것을 끝으로 사건은 마무리된다.

5. 결말

사건 그 자체보다는 사건의 후일담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에피소드이다.[11] 사실 아사미는 쿠도 신이치의 첫사랑이 아니었고, 역으로 신이치가 아사미의 첫사랑이었다. 또한 아사미가 언급한 4년 전 고백은 역시 사실 신이치가 아사미에게 한 것이 아니라, 역으로 아사미가 신이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 것이었다. 아사미에게 웬 1학년생이 고백했다가 차였다는 소문도 아사미가 퍼뜨린 이야기였다.[12] 아사미가 실려가면서 신이치에게 미안하다한 것도 이 일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신이치가 아사미의 첫사랑이었기 때문이다.[13]

엄청난 엄친딸인 아사미가 신이치를 이렇게 좋아하게 된 계기는 레몬파이 때문이었다. 원래 테니스 선수였던 아사미는 레몬파이를 만들어서 같은 부원들에게 주려다가 축구부원들에게 나눠주게 되었다. 사실 그 파이는 정말 맛이 없었지만 다른 부원들은 엄청난 미녀에다 선배인 아사미가 준 것이란 이유로 그냥 맛있다고 말하면서 먹었지만[14] 신이치만은 솔직하게 맛이 엉망이라고 혹평했다. 오기가 발동한 아사미는 신이치가 맛있다고 할 때까지 석달 내내 레몬 파이를 만들어서 동아리 방에 가져다 주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축구부 매니저가 되었고 신이치에게 푹 빠진 뒤였다고 한다. 란이 파티에서 레몬파이를 망친 것도 아사미의 장난으로 사실 아사미가 잘못된 레시피를 알려줬기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란은 요리 잘하기로 손꼽히는 캐릭터이기 때문. 아사미는 자신은 석달 내내 해도 신이치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는데 란은 잘못된 레시피로도 단번에 맛있게 만들어내더라고 칭찬하면서 자기가 란에게 그렇게 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아사미가 신이치에게 고백하자 신이치는 "난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있어요, 드세고 고집쟁이에 그러면서도 눈물이 많은 왈가닥이에요." 즉 아사미는 란을 보자마자 그녀가 신이치의 첫사랑임을 간파하고[15] 란을 시험해볼 의도 겸 약간의 질투심으로 장난을 좀 쳐본 것이었다. 코난은 그녀를 저지하려다 소노코에게 가로막힌채 쑥쓰러워하고 소노코는 설레어 하지만 정작 당사자 란은 "그런 애가 누굴까?"라고 눈치를 채지 못하면서 마무리된다.

6. 번역

원판의 대사와 KBS 번역판의 대사가 차이가 큰 사건 중 하나다.

원작 만화판과 TVA판에서 범인이 방화를 한 동기는 앙심이나 해치려는 의도가 아니라 목숨을 걸고 불길 속에서 아사미를 구출해낸 멋진 남자처럼 보이고 싶어서 한 것이었다. 그래서 동기를 설명할 때도 아사미의 마음을 얻고 싶어서 그녀를 극적으로 구해낼 만한 상황을 만들려고 했고 원래는 인명을 위협할 정도로 큰 불까지는 낼 생각도 없었는데 예상보다 불이 빨리 번져 일이 커졌다고 해명했다. 범인이 불길 속으로 뛰어든 것은 원래 계획대로 멋진 남자처럼 보이려는 의도 이외에, 자기 생각보다 일이 너무 커지자 당황해서 진짜로 아사미를 구하고 코난 일행을 도우려고 들어간 것이었다. 이에 아사미는 현장에 나타나 "나같은 여자 때문에 이런 짓까지..."라며 이 상황에 안타까워했다.

KBS 번역판에선 그 녀석의 콧대를 꺾어놓고 싶었다, 계집애가 콧대만 높아서는 감히 날 바보 취급했다, 불에 타죽든 말든 내버려두려고 했다와 같은 격한 대사로 변경하면서 범인의 동기가 차인 것에 대해 앙심을 품고 복수하려고 한 것처럼 변경되었다. 불길 속으로 뛰어든 이유에 대해서는 "내버려두려고 했는데 코난과 란이 뛰어들어가는 바람에.."라고 말해서 아사미는 죽도록 내버려두고 싶었지만 추가 인명피해까지는 내기 싫어서 그랬다는 것으로 변경되었다.[16] 현장에 나타난 아사미의 대사도 "그렇게도 내가 미웠나요?"로 변경되었다.

사건 해결 장면의 번역은 KBS쪽의 로컬라이징이 더 적절하다는 평도 있다. 원판에서는 피해자 아사미는 피해자임에도 "나 같은 여자때문에 그렇게까지"라며 범인이 아닌 자신을 자책하고, 가해자인 사와이는 "관심을 받고 싶어서"라는 지나치게 어처구니 없는 동기를 가지고 사건을 일으키고 코고로의 일갈 전까지도 적반하장으로 일관했다.[17] 멋진 남자로 보여서 피해자랑 사귀고 싶다는 의도로 방화를 저질렀다는 상식 밖의 변명을 합리화하는 게 교육에 좋지 않다고 판단해서 일부러 범인을 더 인간 쓰레기처럼 보이게 하려고 했던 것으로 추측되며, 동기와 사건 해결의 개연성을 늘리기 위한 적절한 로컬라이징이라 볼 수도 있다. 상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자신을 무시한 상대를 사고로 위장해 살해하기 위해로 동기의 뉘앙스가 크게 달라지긴 했으나 애초에 그 경중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없다. 무고한 일반인을 상대로 살인미수를 저지른 범인이 악인이라는 것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

문제는 이 변명 이후 코난이 코고로의 목소리를 빌려 범인에게 피해자가 정말로 죽었으면 어쩌려고 그랬냐고 훈계하는 대사는 큰 변경 없이 일본판 원작의 TVA랑 비슷하게 번역했기 때문에 상황이 앞뒤가 맞지 않게 된 것이다.[18] 이렇다보니 범인이 피해자에게 너라면 온 세상 남자들의 마음을 다 사로잡을 거 같다고 고백을 하고 퇴장하거나 아사미가 사람의 마음은 이런 식으로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고 안타까워 하는 마지막 장면도 약간 어색해졌다.

사건 외에도 마지막에 신이치의 이상형에 대해 전해들은 란이, 소노코와 아사미는 모두 눈치를 챘음에도 혼자서 어리둥절해하는 장면도 차이가 있다. 원작에선 둘다 "그런 애가 있었던가?" 라고 대답하는 반면 국내판에선 "보라 너 였나봐.." 라고 말하는 것으로 바뀌어 살짝 황당한 장면이 되었다. 신이치는 소노코에게 친구로서의 호감조차도 잘 보여주지 않는 사이이며 유치원 때부터 두 사람과 함께 해온 란이 이를 모를 리가 만무하기 때문. 그래서인지 이 부분은 애니맥스 재더빙판에서는 대사를 다소 수정해 원판과 비슷한 내용이 되도록 했다.

정리하면 KBS에서 범인의 대사를 변경한 것은 적절한 의역이었으나, 코고로의 대사와 아사미의 대사도 그에 맞게 바꾸지 않았던 것이 번역 미스 논란을 야기했다고 볼 수 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


[1] 2009년에 CJ그룹에 인수되고 2011년에 CJENM으로 합병되었다.[2] TVA에선 아가사 박사가 의뢰한 것으로 묘사.[3] 목적은 당연히 싱싱한 남자 대학생을 낚으러(...)[4] 공교롭게도 두 성우 모두 소년 연기로 매우 유명한 성우들인데, 여기선 평소와 달리 젊은 여대생 연기를 맡았다.[5] 국내판에선 차인 것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것으로 묘사된다.[6] 근데 KBS 더빙판은 '거실에서 벌써 나왔을거라'는 말을 한다... 이유는 어디에 쓰러져있는지 알게 되어서.[원판] 멍청한 놈! 작은 불로 끝났어야 한다고? 불길이 빨리 번졌다고? 그런 게 변명거리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웃기는 소리 마라! 어째서 아사미 양이 불에 타 죽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한 건가? 급히 달려오는 자동차가 사고가 나서 멈췄거나 길이 막혔거나 했다면, 그랬다면 아사미 양은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네게 뒤돌아보게 하고 싶다면 네 스스로 그런 인간이 되려는 마음가짐을 가졌어야지, 왜 자기 자신을 드높여서 뒤돌아보게 만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건가?![KBS판] 집어치워! 죽든 말든 내버려둬? 애들이 뛰어드는 바람에 뭐가 어째?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이런 짓을 하나? 고얀 녀석! 두나 학생이 불속에서 못 나오고 그대로 타 죽었으면 어쩔 뻔했나? 오는 길에 자동차 연료가 떨어졌다면? 타이어가 터졌다면? 브레이크가 고장났다면? 만약 그랬다면! 두나 학생은 틀림없이 목숨을 잃었을 거야.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싶다면 당연히 훌륭한 행동을 하려고 노력했어야지, 다른 사람을 깎아내려 바보로 만들면 네 자신이 높아질거라고 생각했나![애니맥스판] [10] 당시에는 경시청이 아닌 도쿄 소방청이 담당했다.[11] '관심을 받고 싶어서' 류의 동기들은 명탐정 코난에서는 당연한 거지만대체로 허무하고 의미없는 동기로 치부되는 편이다. 다른 에피소드의 예를 들면 '엉덩이의 마크를 찾아라(346 ~ 347화)' 에피소드의 범인이 있다.[12] 이 사실이 밝혀지자 아사미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정도다. 차였다고 헛소문을 퍼뜨리는 건 민폐가 따로 없기 때문.[13] 생일 파티에 신이치를 초대하며 4년 전 고백을 언급한 것과 신이치가 좋아하는 레몬파이를 준비한 것을 보면 신이치에게 그때 추억을 되새기면서 재고백을 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작아졌다는게 함정[14] 나중에 아사미가 부원들에게 직접 물어봤다고 한다.[15] 아무래도 좋아하는 사람의 일이다 보니 더 촉이 빨리 왔을 것이다.[16] 그래서 해당 범인의 죄목도 KBS판은 원작에서 차이가 생기게 되었다. 원작대로라면 살인이나 상해할 의도가 없었으며 피해자를 구조하려고 했음이 재판에서 참작이 될 수도 있겠지만, KBS판에서는 엄연히 살인의 의도를 가지고 혹은 살인까지 이를 수 있음을 예상하고 방화하였으며 피해자를 구조할 생각이 없었음으로 형량에서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17] 훗날 검은 조직과의 정면 승부! 만월의 밤의 더블 미스터리 바로 다음 에피소드인 '엉덩이의 마크를 찾아라'에서도 "관심을 끌고 싶어서"라는 동기가 등장하지만 굉장히 허무한 동기라는 듯 넘어가버리고 하이바라가 조디 센티밀리온의 병실을 방문하는 장면으로 바로 넘어가버린다. 제작진들 스스로도 관심을 끈다는 동기는 어처구니 없다고 느낀다는 반증.[18] 원작에선 범인이 아사미를 해칠 의도가 없었고 자기도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모르고 작은 불만 내려고 했다고 변명했기 때문에 "혹시 오는데 길이라도 막혀서 구조가 늦어졌거나 피해자가 자포자기해서 구조받을 상황이 아니었다면 정말로 죽었을 텐데 그땐 어쩌려고 이랬냐"라고 훈계하는 게 말이 된다. 그러나 KBS판에선 범인이 피해자가 진짜로 죽던 말던 아무 상관 없다고 마음먹고 저지른 의도적인 살인미수라는 식으로 묘사했기 때문에 '그러다 실수가 생겨서 진짜로 죽었으면 어쩌려고 그랬냐'는 식으로 혼을 내는게 말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