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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4 00:13:39

타마카즈라


玉鬘(たまかずら)

1. 개요2. 행적
2.1. 정편2.2. 속편
3. 인물관계4. 기타

1. 개요

겐지모노가타리의 등장인물. 토노츄조[1]유가오의 딸이다.

등장한 정편에서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는 해당 에피소드들의 메인 히로인으로 그 때문에 속편의 우지 10첩처럼 정편에서 타마카즈라 관련 에피소드를 타마카즈라 10첩이라 따로 부르기도 한다.

이름은 불명이나 성은 후지와라씨(藤原氏)다.

타마카즈라라는 호칭은 육조원에 들어왔을 당시 겐지가 붙여준 호칭으로 헤이안 시대에 특히 미인의 조건으로 여겨졌던 검고 숱많고 부드럽고 긴 머리카락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타마카즈라는 시골에서 온 지 얼마 안 되어 머릿결이 상해있었다고 나오지만, 겐지는 그런 것도 매력이라며 받아들인다.

2. 행적

2.1. 정편

어머니를 어린 시절 잃은 뒤 규슈에 있는 지방에 유모와 함께 내려가서 지냈다.[2] 유가오가 죽고 나서 겐지는 시녀로 들인 전 유가오의 시녀에게 이야기를 듣고 딸을 데려와 자신이 유가오 대신 키우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고, 두중장도 찾지 못했다.

규슈의 시골에서 지내던 당시에는 후지와라노 루리기미(藤原の瑠璃君)라 불렸는데, 아버지인 내대신이 후지와라 씨족이라 겐지가 호적상 딸로 들일 수 없다는 것과[3] 당시 좌대신, 우대신, 내대신, 태정대신 직위는 후지와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할 때 성씨는 후지와라가 확실하다. 겐지모노가타리 초반에 나오는 아오이노우에,[4] 오보로즈키요[5]도 본래 성은 후지와라로 추정된다.

시골에서 지내던 당시에는 나름대로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던 것으로 보이며, 자신의 어머니가 오래 살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여자는 14살~10대 후반에 혼인하던 이 시대에서 20살이 넘었음에도 미혼으로 엄청난 노처녀였던 데다가 이때 나이 30의 거만하고 무식한 지방 유력자인 대부감(大夫監)에게 청혼을 받는다. 이 대부감에게 홀딱 넘어간 유모의 둘째, 셋째, 넷째 아들 모두가 가족들과 의절을 하면서까지 결혼을 강요하기에 이르렀고, 자신의 아버지인 내대신을 찾기 위해 유모와 그 장남인 분고차관(豊後次官), 유모의 작은 딸과 함께 수도인 헤이안으로 야반도주를 했다.[6]

당시 유가오의 일을 떠올린 내대신과 겐지는 유가오에게 딸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겐지의 시녀가 되었던 유가오의 시녀와 재회해 겐지와 만나게 된다. 타마카즈라는 외모와 성격이 어머니인 유가오를 많이 닮았기 때문에[7] 유가오의 딸이라 확신한 뒤 육조원으로 데려온다.

겐지는 무라사키노우에를 비롯해 세간에는 자신이 젊은 시절 사귀던 여자 사이에서 생긴 딸인데 오랫동안 잊고 있다 얼마 전에 찾아서 데려왔다고 둘러대며 하나치루사토에게 양육을 맡긴다. 이때 유기리는 자기 누나인 줄 알고 정중히 대해주며, 육조원에서 시, 소설, 그림, 육현금을 비롯한 악기까지 겐지에게 직접 전수받아 온갖 교양과 예술을 배워 본래부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시골 아가씨의 소박한 풍토를 버리고 화려한 육조원의 공주로 거듭난다. 또 무라사키노우에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대단히 아름다워서 작중에서 많은 남자들을 사로잡는다.

당시 타마카즈라는 나이가 이미 23세나 되었기 때문에 남자를 찾아야 했고, 그 때문에 반딧불 친왕과 내대신의 아들 가시와기 중장,[8] 검은 수염 중장(나중에 남편이 된다)에게 청혼을 받고 겐지는 타마카즈라를 두고 남자들이 구애하는 모습을 보고 즐기면서[9] 남자들을 휘두르는 방법들을 가르쳐 준다. 한편 무라카시노우에는 겐지가 타마카즈라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직감적으로 겐지의 딸이 아니라 연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경계하지만 후에 타마카즈라가 다른 남자와 혼인하면서 안도한 모양.

세간에는 친딸이라 말하기는 했지만 내대신의 딸인 만큼, 딸을 찾고 있는 내대신에게 언제까지 입 다물고 있을 수도 없고, 타마카즈라를 사랑하게 된 겐지는 타마카즈라에게 구애하면서 밤에 몰래 숨어들어오기도 하지만 타마카즈라가 아버지라는 자가 할 일이냐며 버럭거리자 포기하고 물러난다.[10] 이에 타마카즈라는 한동안 나도 어머니처럼 박복한 팔자라면서 겐지를 피해다니지만, 다행스럽게도 겐지가 타마카즈라에 대한 사랑 때문에 고민하면서도 상황을 냉정히 파악하고[11] 사실상 관계를 가지는 걸 포기하자 안도하고 다시 사이가 좋아진다.

하지만 당시 이들의 관계를 보면 플라토닉한 연인 관계에 훨씬 가까웠다. 겐지에게 육현금을 배우며[12] 서로 함께 누워서 수다를 떨거나 겐지가 포옹하자 받아주는 등의 모습 때문에 우연히 그걸 본 유기리가 저건 부녀지간이 아니라고 의심하게 되었다. 유기리 또한 타마카즈라의 미모를 보고 누나만 아니었다면 사랑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13]

레제이 덴노를 비롯해 사람들이 모여든 꽃놀이에 참가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자신의 아버지인 내대신을 멀리서 보게 되고, 검은 턱수염(=히게쿠로) 중장도 만나지만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 작중 최고의 미남인 겐지의 미모를 자주 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다 별로라고. 그래도 내대신은 관리들 중에서는 가장 빛나고 아름답다고 평한다. 그 후 레제이 덴노를 보는데, 겐지와 똑같은 아름다움을 가졌음에도 더 젊은 외모를 한 그의 모습을 보고 반한다. 겐지와 레제이 덴노의 외모만 눈에 들어온다고 생각할 정도.

레제이 덴노는 주변 사람들의 소문으로 타마카즈라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꽃놀이 때 타마카즈라를 보고 겐지에게 상시로 달라고 요청한다. 이에 겐지는 타마카즈라에 대한 미련을 끊을 수 있는 기회로 여기면서도 우려하는데, 이미 아키코노무 중궁과 내대신의 딸이자 타마카즈라의 여동생인 (後)고키덴 뇨고가 있는 상황에서 겐지의 딸로 알려진 타마카즈라가 입궁하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워지기 때문이다.

겐지는 고민 끝에 타마카즈라의 성인식[14] 거의 직전에 유기리의 외할머니 오미야의 문안을 구실로 찾아가 내대신 모자에게 타마카즈라가 사실 내대신과 유가오의 자식이라는 것을 밝힌다. 내대신은 뻑하면 우는 작중인물 중 하나답게 역시 펑펑 울며 딸을 잘 보살핀[15] 일을 고맙게 여겨 기꺼이 성인식에 참여해 부녀상봉.

오미야가 손녀를 인정하고 상복을 입게 하자 내대신의 딸임이 알려지고, 이때까지 그녀에게 열렬히 구혼하던 가시와기 형제는 헛짓하기 전에 친누나인 것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식은땀을 흘린다. 자기보다 딸을 잘 키워준 양부인 겐지의 생각을 따르는 게 옳다며, 내대신은 딸이 레제이 덴노의 상시로 입궁한다 하니 그때까지는 육조원에서 보살피라며 양육권을 넘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세간에는 사실 이들은 연인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게 된다.

내대신은 겐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딸인 타마카즈라가 입궁해서 레제이 덴노의 총애를 받아 아들을 낳으면 좋겠지만,[16] 그렇게 되면 정처의 딸이라 타마카즈라보다 신분이 높은 고키덴 뇨고와 의붓아버지인 겐지가 후견인인 아키코노무 중궁 때문에 귀찮아진다 여긴다. 그래도 레제이 덴노의 의지가 확고하니 일단 두고 보기로 한다. 한편 유기리는 타마카즈라가 친누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들이대다가 타마카즈라에게 한 소리 들은 뒤 단념하고 다시 누나로서 대하고, 사교성 좋은 가시와기가 사근사근하게 접근해 다른 형제들보다 가까운 사이가 된다.

그런데 타마카즈라의 구혼자 중 한 명이었던 검은 턱수염 중장이 덮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걸 타마카즈라에게 들은 겐지는 당황스러워하지만 검은 턱수염 중장은 꽤 위세가 강한 인물이고 당시 궁중 상황 때문에 그냥 검은 턱수염 중장의 아내로 주기로 한다. 내대신 또한 그 소식을 듣고 좀 놀라지만 결과적으로는 고키덴 뇨고의 부담이 덜어졌다며 넘어간다. 검은 턱수염 중장은 이미 겐지와 관계가 있는 줄 알았는데 처녀였다는 것에 기뻐했다고 한다. 여자관계는 겐지보다 성실하다 나오지만 주변머리 없고 무뚝뚝한 인품이라 어디까지나 겐지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말이지, 이 인간도 은근 딴 여자를 자주 건드리는 놈이라...

당시 검은 턱수염 중장의 아내는 식부경 친왕의 큰딸로 무라사키노우에의 이복언니였는데, 딸인 마키바시라(真木柱), 아들도 둘이 있지만 귀신에 들려서 오랫동안 정신이상 증세를 앓고 있었다. 그 때문에 검은 턱수염 중장은 이 정실을 내보내고 타마카즈라를 정처로 들이려 하며, 이에 식부경 친왕 부부는 진노해 장녀를 데려오게 되고, 부인은 그에게 향로의 재를 끼얹고 딸과 아들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간다. 그때 딸은 슬퍼하여 노송나무 기둥에 이별의 노래를 써놓아 작중 노송나무를 의미한 '마키바시라'라고 표기된다. 중장은 아들들 문제도 있어서 식부경 친왕 댁에 방문하지만 문전박대당한다.

아무튼 그렇게 혼인식을 치르고 검은 턱수염 중장의 아내가 되지만, 타마카즈라는 겐지가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해줬으며 마음이 잘 맞았다는 것 때문에[17] 겐지를 그리워하며 검은 턱수염 중장을 피한다. 전혀 의도 없이 자신의 존재 때문에 가정파괴가 일어나 버린 것을 미안해한 것도 있어, 졸지에 어머니를 잃어버린 마키바시라와 두 아들들을 잘 보살펴주며 겐지와 연락을 주고받지만 검은 턱수염 중장 때문에 그마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레제이 덴노는 타마카즈라를 상시로 들이라는 약속을 지키라 말하고, 타마카즈라는 레제이 덴노를 사모했기 때문에[18] 상시로 입궁하게 된다. 이미 결혼한 뒤인데도 멀쩡히 들어온 것과, 속편에서도 여전히 상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온다. 뇨고나 갱의와 달리 상시는 기혼자라도 별로 상관없다고 언급되는 걸 보아 본작 세계관이 상시는 승은을 입은 여관(궁녀)[19] 취급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3품의 지위라면서 타마카즈라의 상황상 내려줄 수 있는 최대한의 지위였다고.

그렇게 궁에서 레제이 덴노와 만나는데, 관계를 가진 것은 아니었고 대화를 한다. 기혼자라 뇨고나 갱의는 불가능하지만 3품의 지위인 상시를 내려서 입궁한 이유를 알아줬으면 한다며 타마카즈라에게 애정을 표현하고, 타마카즈라도 레제이 덴노에게 호감을 표하지만 레제이 덴노와 만났다는 것을 안 검은 턱수염 중장이 불안을 느껴서 강제로 궁에서 빼내온다. 이후 검은 턱수염 중장의 아들을 낳는데, 레제이 덴노는 아들이 태어나지 않는 걸 애석하게 여겼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이었으면 좋았을 거라 아쉬워한다.

아무튼 겐지와 내대신 쪽에서도 타마카즈라에게 미안하게 되었다는 말과 동시에 잘 지내라면서 위로를 보내고 타마카즈라도 반쯤 포기한 채로 그럭저럭 처지를 받아들이고 현실에 타협해 살아가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중궁이복 언니를 적으로 돌리지 않는 방식으로 덴노의 총애를 받은 것과 더불어 남편에게서도 좋은 대우도 받는, 작중에서 그나마 가장 평온한 결말을 맞이했다.

온나산노미야와 겐지의 파멸을 다루는 2부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가까이하는 유일한 형제로 여기는 가시와기의 죽음을 매우 슬퍼하는 부분이 잠깐 나온다.

2.2. 속편

가오루와 니오노미야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타마카즈라의 후일담부터 나온다. 겐지가 죽고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타마카즈라는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겐지의 아들로 알고 있는 카오루에게는 겐지를 떠올리면서 상냥하게 대하고, 육조원의 주인이 된 유기리와는 여전히 친하며, 하나치루사토를 비롯한 여자들도 잘 대해준다. 레제이 덴노는 금상에게 양위하고 상황 지위로 넘어갔지만 상시 지위는 여전히 남아 있어 상시로 대접받고 있고, 이따금 궁에 출퇴근하기도 한다.

타마카즈라는 3남 2녀가 있는데 큰딸 오아기미가 장성하자 상황 레제인과 금상, 유기리의 아들인 소장 쪽에서 혼담을 걸어온다. 이 시기 검은 수염도 이미 죽어서 슬슬 생계가 불안해지던 상황이었고, 본래 장녀인 오이기미를 겐지의 아들(로 알려진) 카오루에게 주려고 하지만 카오루 쪽에서 거절하면서 다른 사람을 고려하게 된다. 금상, 상황, 유기리의 아들인 소장이 혼담을 걸어오는데, 소장은 어느 날 우연히 오이기미의 모습을 보고 사로잡히게 된다.

사모하던 레제이 상황과 인연이 맺어지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 때문에 오이기미는 레제이 상황의 상시로 입궐하게 된다. 당시 아키코노무 중궁과 내대신의 딸 고키덴 뇨고, 그 외 후지츠보 뇨고를 비롯한 여러 후궁들이 있는 상황에서 오이기미를 보내는 건 좋은 판단이 아니었지만, 서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해 딸로서 위안을 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주변인들과 아들들은 금상에게 주라며 반대했고, 반대를 무릅쓰고 들여보내지만 반대로 이는 판단 미스였으니, 딸의 입궁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상황의 후궁 구도를 어지럽힌다. 레제인은 큰딸을 자기 후궁으로 들이라며 타마카즈라와 그 이복동생인 후궁 고키덴까지 독촉해댄다. 네가 수작부려 방해한다는 등의 농담인 척 독촉에 난감해진 고키덴도 나서 입궁했는데, 레제인은 큰딸을 지나치게 편애하면서 또 타마카즈라에게도 만나자며 던져댄다.

입궁한 오이기미는 레제이 상황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게 되고 미야스도코로가 된다. 그 때문에 아이가 없는 상황의 여인들은 좋지 않게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아들도 낳게 된다. 하지만 퇴위 후 얻은 아들이라 이 아이는 동궁이 되지 못하기에[20] 자기 재위 기간 중 태어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며 미야스도코로에 대한 지나친 총애 때문에 이모인 고키덴을 비롯해 후궁들, 그 시녀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신경이 피폐해져 자주 친정으로 도망하는 신세가 된다. 부친(으로 알려진 할아버지) 기리츠보 덴노가 후궁을 어지럽혀 기리츠보 갱의만 죽어라 당하게 하던 일을 반복한 셈.

이것만으로도 머리 아픈데, 아들들은 '거 봐라 금상한테 갔으면 그 꼴 났겠냐', '어머니가 고집부려 기어코 밀어넣은 결과가 이거'라고 잔소리에, 미야스도코로를 짝사랑하는 소장[21]이 스토커 수준으로 찾아와 어떻게 해보려는 가시와기 비슷한 행동, 레제인까지 합세해 미야스도코로를 얼른 돌려보내고 같이 와라, 얼굴 보자고 계속 추파를 던진다. 생각 한번 잘못한 덕분에 딸과 같이 마음고생 끊일 날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그와 별개로 금상은 동생 쪽이라도 달라고 요구해서 차녀인 나카노키미가 상시 자리를 물려받고 입궁해 그런대로 잘 산다.

3. 인물관계

작중에서 겐지에게 대한 태도를 보면 친아버지가 아닌 것을 알고도 아버지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이는데,[22] 종종 묘사되는 것을 볼 때 타마카즈라 또한 겐지에게 이성적인 호감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연인이나 부부가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 수준이었다. 만약 정말로 결혼한다면 첩의 끄트머리 취급받을 게 뻔하고, 겐지도 그 때문에 미안해서 그러지 않았다. 타마카즈라를 얼마나 사랑한다 한들 무라사키노우에만큼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겐지는 타마카즈라의 상황에 대해서는 이성적으로 대처한 편이고, 타마카즈라를 여성으로서 사랑했다지만 아버지로서 딸을 귀여워하는 애정도 같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 무난히 마무리되었다. 타마카즈라에 대해서는 무라사키 시키부가 엄청난 행운보정을 해준 셈. 이는 당시 겐지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원숙해진 것도 있을 것이다.[23]

레제이 덴노와는 전형적인 서로 애정은 있는데 잘 안 풀린 남녀 관계의 모습을 보인다. 서로 인연이 부족해 맺어지지 못했다면서 아쉬워했다고. 작중에서는 주로 레제이 덴노가 들이대는 모습이 많지만, 타마카즈라도 레제이 덴노에게 마음이 있는 모습이 나온다. 외견상으로도 겐지를 닮아서 이상형이고, 모두의 선망인 덴노이기 때문에 겐지와 맺어지지 못하는 대신 레제이 덴노와 맺어지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권력의 특성상 내대신과 겐지 양쪽에 있어 타마카즈라가 상시로 들어가는 건 부담이라 미묘한 반응을 보였고, 그 때문에 검은 턱수염 중장에게 그냥 넘겨준 것이다. 사실 타마카즈라 입장에서도 상시의 지위와 아키코노무 중궁, 홍휘전 여어 때문에 자신이 덴노의 후궁이 된다 한들 좋을 게 없기 때문에 검은 턱수염 중장의 아내로서의 처지를 받아들인 것이다. 서로의 마음은 훗날에도 남아 있어서 상시 지위는 유지했고, 레제이 덴노가 상황이 된 뒤 장녀를 상시로 달라 요구했을 당시 자신들의 일에 대한 미련으로 금상이나 유기리의 아들이 아닌 레제이 상황에게 넘겨준다. 그 결과 레제이 상황은 그토록 고대하던 아들이 생겼으니 서로에게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그 때문에 그 딸이 아키코노무 중궁과 고키덴 뇨고를 비롯한 후궁들의 눈치를 보게 되었지만(...).

반딧불 병부경 친왕에 대해서는 구혼자 중 한 명으로, 굳이 결혼한다면 매력적이지 않은 검은 턱수염 중장이나 이복형제라 고려하지도 않은 내대신의 아들 가시와기 중장보다 친왕 지위인 반딧불 병부경 친왕이 낫지 않나 여겼고, 겐지 또한 할 거면 그가 좋다고 추천해줬다. 그 때문에 그와는 교류를 오랫동안 지속했으며, 검은 턱수염 중장에게 당하기 직전 레제이 덴노의 상시로 들어가자고 논의가 되던 당시 주변관계를 정리할 생각으로 반딧불 병부경 친왕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검은 턱수염 중장에 대해서는 본래부터 외형이나 교양 쪽에서 성에 차지 않는 남자라 고려조차 하지 않는 사내였다. 안 된다면 반딧불 친왕과 결혼하자 생각해 그쪽과 주로 교류했고, 겐지도 그라면 괜찮다고 추천해 줬을 정도.[24] 자길 덮치고 자신의 존재 때문에 가정파괴가 되는 것도 보았으며, 레제이 덴노와의 만남도 방해하는 등의 일을 겪어서 겐지를 그리워해 한동안은 얼굴도 보지 않았다고 나온다. 하지만 나중에는 상황을 수긍하고 아내로서 그럭저럭 지낸 덕에 속편에서는 3남 2녀가 있다고 나온다.

4. 기타

1부 후반부가 통째로 타마카즈라의 독무대로 나오고, 무라사키노우에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뛰어난 스펙을 자랑하며, 겐지와 겐지의 두 아들인 유기리, 레제이 덴노 모두에게 구애를 받은 유일한 인물이다. 역하렘에 재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타마카즈라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그냥 여성향 게임 내지는 소설이 따로 없다.

초반에 등장했던 시절에는 어머니보다 재기가 있지만 어머니인 유가오처럼 순하고 내성적인 모습이 강했는데, 육조원의 공주로 키워지면서 당당하고 기가 강한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어머니를 일찍 잃고 아버지는 만나지 못한 채 규슈에서 살아 만날 일도 없어[25] 그로 인한 콤플렉스가 있었던 데다가 겐지에게 구애를 받았던 당시에는 자기 팔자를 한탄하는 등 무라사키노우에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 타마카즈라가 등장하는 시점에는 이미 내대신 직위라 작중 내대신으로 불린다.[2] 작중에서 규수 지역을 촌동네 취급하는데, 무라사키 시키부가 개인적으로 규슈를 촌동네 취급한 걸 알 수 있다.[3] 그저 그런 집안이었다면 호적상 딸로 들이면 되지만, 후지와라 씨족의 딸을 함부로 들이는 것은 천황의 아들인 겐지에게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4] 좌대신의 딸이자 내대신의 여동생[5] 우대신의 딸이자 홍휘전 태후의 여동생[6] 타마카즈라는 자신의 아버지가 내대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겐지가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7] 다만 어머니보다 더 재기발랄하다 나오며, 육조원의 공주로 키워진 뒤에는 외모와 교양을 비롯한 모든 능력치가 어머니를 넘어선다.[8] 나중에 이복형제라는 것을 안 뒤에는 사랑을 포기하고 평범하게 누나로 대해줬다고 한다. 즉 타마카즈라는 내대신의 장녀로, 왜 내대신의 아내가 유가오가 딸을 낳은 걸 알고 화냈는지 알 수 있다. 자기 장남인 가시와기 중장보다 외간여자 사이에서 먼저 자식이 생긴 것이었으니...[9] 무라사키노우에에게 평범하게 아내로 들이는 게 아니라 저렇게 남자들을 가지고 놀다(...) 결혼할 걸 그랬다고 말하기도 했다.[10] 타마카즈라는 겐지가 자신의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로 여기고 있었다.[11] 여기서 아내로 들인다 한들 비공식 정실부인이나 공식 정실부인, 고명딸의 생모 등 쟁쟁한 여성들이 버티고 있어 첩 중의 말석 신세일 게 뻔하고, 들이기 위해서는 내대신의 딸이라는 것을 밝혀야 하지만 그러면 당연히 내대신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12] 본래부터 어느 정도 할 줄은 알았다.[13] 당시 무라사키노우에를 우연히 보아 아름다움에 혹한 직후에 본 거라, 무라사키노우에만큼은 아니지만 대단한 미모라 평했다. 유기리는 무라사키노우에가 죽고 나서도 무라사키노우에를 보는데, 나이가 들었고 죽은 상태임에도 이전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평했다.[14] 본래 헤이안 시대 때 성인식은 14살에 하지만, 워낙 가난했던 가정환경 탓에 타마카즈라는 24살이 되어서도 식을 못 치렀고, 식을 해야 혼인이 가능하다.[15] 내대신이 시골 애인에게서 얻은 딸인 오미노키미가 의도치않게 벌이는 추태 아닌 추태 때문에 타마카즈라는 바로 내대신에게 가지 않고 겐지에게 교양을 배운 게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겐지가 흑심을 접어서 안도한 것도 있었고.[16] 당시 레제이 덴노의 자식은 고키덴 뇨고가 낳은 딸 하나밖에 없었다.[17] 실제로 겐지가 상대 처지를 고려해서 관계를 단념하고 플라토닉한 관계로만 끝낸 건, 끝까지 걷어차버린 아사가오노 히메기미나 후견인인 아키코노무 중궁을 제외하면 타마카즈라가 유일하다. 나머지 여자들은 다 한 번씩은 관계를 가졌다. 또 검은 턱수염 중장은 외견부터 타마카즈라의 취향이 아니고, 교양적인 측면에서 겐지가 평가절하할 정도로 뛰어난 자가 아니라, 겐지에게 교양을 전수받은 타마카즈라 눈에는 성에 차지 않는 남자였다.[18] 타마카즈라는 겐지를 이상형으로 여기기 때문에, 겐지와 닮았으면서 모든 여성들의 동경인 덴노 지위라는 것 때문에 다른 여자들처럼 덴노를 사모하고 있었다.[19] 헤이안 시대 때 궁녀는 중류 귀족 능력자들이 황후나 후궁을 보좌하기 위해 오는 것이라 기혼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무라사키 시키부 본인과 세이 쇼나곤, 이즈미 시키부도 기혼자였다.[20] 상황 입장에서는 아들이 없어서 스자쿠인의 아들인 금상에게 양위하고, 금상도 아들이 3명 이상 있어 니오노미야가 3남. 겐지모노가타리가 만들어진 때에는 인세이 제도가 없었기에 퇴위하면 끝으로, 기리츠보테이도 아들 스자쿠의 재위 동안 후견인 우대신 파가 조심하게 하는 무게감은 있었으나 정치나 스자쿠를 조종한 일은 없었다.[21] 유기리와 구모이노카리의 아들[22] 오히려 친부인 내대신과는 접점이 거의 없었다. 내대신이 겐지 딸이 아니라 자기 딸이라는 것을 안 뒤에도 육조원에 맡겨서, 제대로 대면한 건 성인식 뿐이다.[23] 30대 초반에 오보로즈키요의 일로 사고를 쳐서 스마 퇴거까지 겪고 힘겹게 귀경한 뒤 노련한 권력자가 되었기 때문에, 판단력이 과거보다 그나마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 2부에서 온나산노미야의 일과 무라사키노우에의 일을 보면 노망난(...) 모습을 좀 보이기 때문에, 이때가 권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겐지의 전성기라 봐도 좋다. 여러모로 시기를 잘 만난 셈이다.[24] 바로 뒤에 질투심 때문에 뒷담 까기는 하지만, 어쨌든 레제이 덴노의 요구가 들어오기 전에는 반딧불 친왕 쪽이 좋다고 여겼다. 그 외의 구혼자인 가시와기 중장은 애초에 이복남동생이라서 안 된다. 여담으로 가시와기 중장은 그 뒤 온나산노미야를 건드려 육조원을 막장으로 만들고 겐지를 파탄나게 만든 장본인이다.[25] 당대 수도인 헤이안쿄(교토)는 혼슈 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