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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13 20:50:27

테르시테스

Θερσίτης / Thersites

1. 개요2. 외모3. 행적4. 후대의 평가5. 관련 문서

1. 개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트로이 전쟁에 그리스 병사로 참전했다. 일리아스에선 그의 부모가 언급되지 않기에 그가 귀족이 아닌 평민이라는 추측이 있다. 서사시환의 아이티오피스에선 테르시테스가 디오메데스의 사촌으로 언급된다. [1]

2. 외모

그는 일리오스에 온 사람들 중에서 가장 못생긴 자로
안짱다리에 한 쪽발을 절었고 두 어깨는 굽어
가슴쪽으로 오그라져 있었다. 그리고 어깨 위에는 원뿔 모양의
머리가 얹혀 있었고 거기에 가는 머리털이 드문드문 나 있었다.
일리아스, 제2권
호메로스는 단역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테르시테스의 우스꽝스러운 외모를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아름답다고 묘사되는 트로이 전쟁의 다른 영웅들과 대조적이다. 신들 중에 헤파이스토스가 있다면 인간 측에는 이 사람이 있던 셈.

3. 행적

그는 누구보다도 아킬레우스오디세우스의 미움을 샀는데, 두 사람을 늘 비난했기 때문이다.
(…)
그는 큰 소리로 아가멤논을 비난했다.
"아트레우스의 아들이여! 무엇이 모자라 불만이시오? 그대의 막사들은 청동으로 가득하고, 그대의 막사들에는 우리 아카이오이족이 도시를 함락할 때마다 고르고 골라 맨 먼저 그대에게 바친 여인들이 많지 않소! (…) 그는 방금 자기보다 뛰어난 전사인 아킬레우스를 모욕하여 그의 명예의 선물을 몸소 빼앗아 가졌소. 그러나 아킬레우스는 마음속으로 노여워하기는커녕 태연했소. 그렇지 않았던들 아트레우스의 아들이여! 그대의 횡포도 이번이 마지막이 되었을 것이오."
(…)
고귀한 오디세우스가 곧장 그에게 다가가 그를 무섭게 쏘아보며 심한 말로 꾸짖었다.
"수다쟁이 테르시테스여! 설령 네가 목소리 낭랑한 응변가라 해도 입 다물고, 혼자서 왕들과 시비하려 들지 마라(…)내 만일 네가 또다시 지금같이 미쳐 날뛰는 것을 보고도 너를 붙잡아 외투며 윗옷이며 네 알몸을 가린 옷가지며 할 것 없이 옷이란 옷은 모조리 벗긴 다음 너를 날랜 함선들이 있는 곳으로 울려 보내고 수치스러운 매질로 회의장 밖으로 내쫓지 않는다면 그때는 이 오디세우스의 머리가 두 어깨 위에 붙어 있지 않아도 좋으며 사람들이 나를 텔레마코스의 아비라 부르지 않아도 좋으리라."
(…)
이렇게 말하고 오디세우스가 그의 등과 어깨를 홀로 치자 그는 몸을 웅크리며 눈물을 뚝뚝 흘렸고, 그의 등에는 황금 홀에 맞은 매 자국이 벌겋게 솟아올랐다. 그는 겁에 질려 자리에 앉았고 아픔을 이기지 못하여 당황한 얼굴로 눈물을 닦았다. 다른 사람들은 마음이 괴로우면서도 그를 보고 유쾌하게 웃었다.
일리아스, 제2권
일리아스에서 테르시테스는 수다쟁이에 무질서한 말을 지껄이며, 왕과 시비하려 하는 인물로 서술된다. 테르시테스는 아킬레우스와 불화를 겪고 있는 아가멤논을 상대로 비난을 퍼붓는다. 그후 오디세우스는 그런 테르시테스를 꾸짖으며 지팡이로 등과 어깨를 때린다. 그러자 테르시테스는 공포와 수치, 고통에 눈물을 흘린다. 다른 그리스 병사들은 통괘함을 느끼는 한편 마음이 괴로웠다는 서술이 존재한다.

특유의 신랄한 비난 덕분에 테르시테스는 최후를 맞는다. 헥토르 사후 트로이를 돕기 위해 아마존펜테실레이아가 도우러 오는데, 아킬레우스가 던진 창에 가슴을 맞아 절명한다. 테르시테스는 죽은 펜테실레이아의 젊고 아름다운 모습에 슬픔에 빠진 아킬레우스의 면전에 시체와 사랑에 빠졌다고 조롱하며, 심지어 펜테실레이아의 눈을 도려낸다. 이에 분노한 아킬레우스는 테르시테스를 때려 죽인다. 그러자 테르시테스의 사촌인 디오메데스가 그의 죽음에 분노하여, 아킬레우스를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연쇄적인 불화가 이어진다. 그런데 테르시테스는 그놈의 독설 때문에 그리스군 전체의 미움을 받고 있었던 터라, 그가 죽은 건으로 아킬레우스를 처벌하려는 사람은 디오메데스밖에 없었다고 한다(...)

결국 뜻대로 아킬레우스를 처벌하지 못한 디오메데스는 분풀이를 하느라고 애꿎은 펜테실레이아의 시신을 전차에 매달아 끌고 다니다 강에 던져버렸다. 디오메데스는 그리스군의 가장 중요한 중심축 중 하나였기에 아킬레우스도 그에게는 차마 보복을 하지 못하고, 다만 펜테실레이아의 시신을 도로 건져서 잘 수습해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주었다고 한다.

4. 후대의 평가

소크라테스[2]는 테르시테스에 대한 복수다. 위대한 아킬레우스펜테실레이아가 죽을 때 그의 말에 분노한 나머지 천한 평민 테르시테스를 죽였다. 천한 평민 소크라테스는 그 멋진 그리스 신화의 권위를 말살하고 말았다.
프리드리히 니체
왕들을 모욕하는 호메로스의 테르시테스는 어느 시대에나 저항하는 인물이다. [3]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테르시테스는 권력에 대항한 비평적 인물의 상징으로 많은 철학자들과 평론가들로부터 자주 언급된다. '몹시 입이 사나운', '독설적인'이라는 의미를 가진 영단어 thersitical 의 어원이기도 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트로이 전쟁을 패러디한 희곡 「트롤리우스와 크레시다」에서도 등장하는데, 유명한 영웅들의 멍청한 행각을 풍자적으로 논평하고 위트있게 노래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여기서는 디오메데스와도 사이가 좋지 않다.

5. 관련 문서


[1] 다른 모든 그리스 병사들이 테르시테스를 싫어했지만, 디오메데스만큼은 그를 싫어하지 않았다고 한다.[2] 소크라테스도 추한 외모를 가졌다고 전해진다.[3] 더불어 테르시티즘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