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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5 15:49:02

오디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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Ὀδυσσεύς/Odysseus[1][2]

1. 개요2. 특징3. 일대기
3.1. 트로이 전쟁
3.1.1. 병역기피 시도3.1.2. 결국은 참전하다
3.2. 전쟁 이후
4. 가계도5. 평가6. 매체에서7. 기타


[clearfix]

1. 개요

저는 라에르테스의 아들 오뒷세우스입니다. 온갖 계책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이며, 제 명성은 하늘에 가 닿아 있습니다.
저는 밝히 뵈는 이타카에 살고 있습니다.
오뒷세이아 9,19-21, 이준석 번역

그리스 신화영웅. 트로이 전쟁에서 대활약을 펼치며 트로이를 함락시킨 영웅이자 그리스 이오니아 해의 섬나라 이타카이다.

2. 특징

현명함과 꾀로 유명한 고대 그리스영웅.

별명은 '계략이 많은', '참을성이 많은', '도시의 파괴자', '증오받는', '고통받는',[3] '현명하기가 제우스와 같은', '잔인한' 등이 있다. 이 중 도시의 파괴자는 트로이 전쟁 이후에 붙여진 별명이며, 서사시의 등장인물 대부분이 공유하는 호칭인 '신과 같은'이나 '~의 아들'[4]도 붙어 있다.

그리스 전승에서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을 세운 사람으로 나오기도 한다. 현대 문학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 영웅으로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디세이아》는 서사시의 대표작으로서 여정, 여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가 됐을 정도다.

이름의 어원은 '분노하다'란 뜻의 ὀδύσσομαι[odyssomai]이며, '오뒷세우스'라는 이름은 따라서 화가 난 자이다. 이는 오디세우스의 외할아버지이자 헤르메스의 아들인 아우톨리코스가 붙여준 이름으로, 그는 귀족이었으나 도둑질과 거짓말에 능해 모두로부터 미움을 받았다. 《오디세이아》 19장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오디세우스의 부모가 아들의 이름을 지어 달라고 하자 자신의 행적을 생각하며 화가 난 자라는 이름을 손자에게 붙여주었고, 나중에 오디세우스가 자신을 만나러 오면 수많은 선물을 주기도 했다. 이 탓인지 오디세우스도 외할아버지 못지 않은 사기꾼에 도둑이었다.
내 사위와 딸아, 내가 말하는 이름을 붙여주어라.
나는 많은 이들에게 화가 나서 이곳에 도착했는데,
많은 것 양육하는 대지 위의 남자들과 여자들에게 말이다.
그런 이유로 오뒷세우스, 즉 ‘화가 난 자’[5]라고 이름 지어라.

아우톨뤼코스 (오뒷세이아 19,406-409, 김기영 번역)

다른 설로는 아우톨리코스가 시시포스의 소를 훔치다 걸려 딸 안티클레이아를 시시포스에게 바쳤고, 시시포스가 죽은 후 안티클레이아가 이타카의 왕 라에르테스에게 시집을 가 오디세우스를 낳았다고 하며, 이것과 관련된 다른 설로는 안티클레이아가 라에르테스가 결혼하기에 앞서 시시포스와 연애하는 것을 내버려두었는데, 내버려둔 이유는 자기보다 더 영악한 손자를 두기 위하기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바람대로 되었다. 참고로 시시포스는 하데스까지 직접 속여넘긴 속임수의 명수다. 이 설에 비춰 보면 도둑질의 외할아버지와 속임수의 아버지의 피의 조합이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 소포클레스의 비극 《필록테테스》에도 오디세우스의 친부가 시시포스로 나온다. 필록테테스 왈, "시시포스가 라에르테스에게 팔아먹은 오디세우스는 죽지 않았겠지."

용력을 뽐내는 당대 영웅들 사이에서는 거의 유일하다 싶을 정도로 꾀가 많고 지략가 타입의 장수로 묘사된다. 다만 지략가 이미지라고 해서 무력이 약한 건 결코 아니며, 아킬레우스 정도를 제외하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용장이다. "[大]아이아스 역시 오뒷세우스의 완강한 힘에 막혀 방법이 없었다."(《일리아스》 23.720), "아킬레우스가 아닌 이상 아카이아 사람들이 오뒷세우스와 두 발로 맞붙는 건 고통스러운 일입니다"(《일리아스》 23.791-792) 같은 평가를 보면, 大아이아스급 완력과 아킬레우스 바로 다음 급의 민첩함을 가진 숨은 사기캐이다. 《일리아스》에서는 아킬레우스가 없을 때 무력으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기도 하며, 《오디세이아》에서는 자신의 아내 페넬로페에게 집적대는 100여 명의 구혼자들과 싸워 이겼다. 거지로 분장했던 오디세우스가 옷을 벗자 그 근육에 모두 압도되었다고 하며, 수많은 구혼자들 중에 오디세우스의 활을 당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지략가 타입의 영웅으로 묘사된 탓인지, 다른 영웅들보다 신과의 혈연이 극히 옅음에도[6]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전폭적인 가호를 받았다. 트로이 전쟁 중 그리스 진영 내부의 갈등을 중재하거나 트로이 전쟁을 할 때는 물론, 포세이돈의 방해로 이타카로 돌아가지 못할 때도 아테나가 제우스에게 부탁해 돌려보내줄뿐더러, 왕궁을 차지하고 있는 구혼자들을 몰아낼 때도 도움을 주었다.

오디세이아에서 언급된 머리색은 금발이다.[7]

《오디세이아》가 그리스 신화의 인기 스토리 중 가장 뒷부분에 해당하기에, 수많은 그리스 신화 관련 책에서 오디세우스가 끝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오디세이아》 이후의 이야기는 호불호가 갈리거나 인지도가 적기 때문에 생긴 일이며, 사실상 그리스 신화의 최대 이벤트인 트로이 전쟁의 끝맺음을 담당한 것 역시 오디세우스이기에 오디세우스로 마무리를 짓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3. 일대기

3.1. 트로이 전쟁

3.1.1. 병역기피 시도

세월이 흘러 헬레네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와 눈이 맞아 도망가고, 남편 메넬라오스는 각지의 왕들에게 구혼당시 맺었던 약속을 되새겼다. 오디세우스는 이때 구혼자가 아니어서 참전의무가 없지만, 제안자로서 도의적인 책임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고민 끝에 참전 요구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징병기피를 하기로 한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그는 미인 페넬로페와 결혼해 아들 텔레마코스도 낳고,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행복을 깨고 전쟁터에 나간다는 게 영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신탁을 들어본 결과 전쟁에 나서면 20년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 아닌가? 20년간 미모의 젊은 아내와 갓난 아들을 홀로 내버려 둘수 없던 일. 그래서 오디세우스는 고민 끝에 병역기피를 결정했고, 아이디어를 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가 좀 그랬다.

헬레네의 남편 메넬라오스는 오디세우스를 끌어들이기 위해 4촌 팔라메데스[8]와 함께 오디세우스의 나라 이타카를 찾았다. 사절단이 온다는 소리를 들은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왕궁을 비우고 숨었다. 사절단이 왕궁에서 마주친 것은 아름다운 아내 페넬로페와 울고 있는 어린 아들 텔레마코스 뿐이었다. 어찌하나?
팔라메데스의 제안에 사절단은 돌아가지 않고 사방으로 찾으러 다녔다. 일방적으로 숨기 어렵다고 판단한 오디세우스는 들판으로 나갔다. 사절단이 이 소식을 듣고 들판으로 달려가 보니... 오디세우스가 정신 나간 짓을 하고 있었다. 황소와 나귀를 짝지워 쟁기질을 하는가 하면, 밭에 씨앗 대신 소금을 뿌리는 게 아닌가? 소금의 염분은 농작물과 상극인데... 팔라메데스는 분명 오디세우스가 연극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오디세우스를 능가하는 꾀를 냈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데려와 오디세우스가 끌고 있던 쟁기 밑에 놨다. 미친 오디세우스라면 그냥 쟁기를 밀어 아들을 죽일 것이고, 미치지 않았다면 쟁기를 멈출 것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쟁기를 멈추고, 제정신임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출처: SBS 뉴스 @

아킬레우스와 더불어 그리스 로마 신화 최초의 병역기피로,[9][10] 당나귀가 끄는 쟁기[11]로 밭을 갈고 소금을 뿌리며[12] "쑥쑥 자라라"라고 흥얼거리는 미친 짓을 해서 군대에 끌려가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팔라메데스가 쟁기 앞에 아들을 갖다 놓자, 쟁기를 슬쩍 피해 지나간 일로 미치지 않았다는 게 들통나 결국 트로이 전쟁에 끌려갔다.[13] 그리고 자기만 끌려가는 게 억울해서 여장으로 병역기피를 시도한 아킬레우스도 같이 끌고 갔다(...).

그런데 트로이 전쟁에 그리스의 영웅들을 코 꿰어 끌고 간 원흉인 헬레네 결혼 당시의 계약은 바로 오디세우스 자신이 헬레네의 양아버지[14] 튄다레오스에게 귀띔해 준 계책이었다. 오디세우스는 본래 스스로 헬레네의 구혼자로서 스파르타에 갔으나 경쟁자들의 면면을 보니 자신이 이기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겨도 뒤탈이 찜찜한지라, 헬레네의 사촌 페넬로페를 아내로 맞이하게 해 준다는 조건으로 튄다레오스에게
구혼자들로부터 선택에 이의를 제기하지 말고, 만약 누가 결혼을 방해하면 힘을 합쳐 싸운다는 맹세를 받아내라
고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결국 자신이 모든 일이 원흉이 된 셈. 하필 본인이 처음 제안한 맹세이기에 그냥 빠질 수가 없는지라 미친 척했으나 다 들통나서...

참고로 이 병역기피의 이유는
전쟁에 나가면 20년 동안 집에 못 돌아오고 방황한다.
는 예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전쟁에 나가면 죽는 아킬레우스보다는 나을지도 모르지만, 20년 동안 온갖 개고생을 다 한다는데 누가 가고 싶겠는가. 하지만 오디세우스가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신탁이 있었다.[15][16]

3.1.2. 결국은 참전하다

정작 참전한 후부터는 혁혁한 전과를 세우는데, 그 말솜씨로 그리스 진영내에서 서로 싸우는 장수들을[17] 중재하기도 하고, 디오메데스와 함께 정찰을 가 트로이의 스파이 돌론을 잡아 죽인 후, 말을 훔쳐내어 성공적으로 귀환하기도 했다. 아킬레우스 사후 그의 어린 아들 네오프톨레모스를 참전시키고, 이후 신탁에 따라 헤라클레스의 활을 물려받은 필록테테스를 데려와 전쟁의 원인 제공자인 파리스를 사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아테나의 가호로 트로이가 멸망하지 않는다는 귀중한 팔라디온[18]도 디오메데스와 함께 트로이 성에 잠입해 무사히 가져오기도 했다.[19] 무력 역시 대단해서 제우스가 아킬레우스 일로 트로이 편을 들어주어 버프를 받은 트로이군이 쳐들어와 다른 장수들이 다 도망쳤을 때도 혼자서 트로이군을 사살하는 무쌍도 찍었다.

아킬레우스가 죽었을 때, 논공행상에서 아킬레우스의 방패와 갑옷, 그리고 아킬레우스 휘하에 있던 남은 군사들의 지휘권을 놓고 대(大) 아이아스와 경합을 벌였는데, 특유의 말재주로 사람들을 구슬려 방패와 갑옷, 지휘권을 차지하는 데 성공한다.[20] 과거 그리스에서는 무장이 아주 중요한 이미지였다고 한다. 이 무구와 남은 군사들은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트로이 전쟁에 참가하자 그에게 이양하였다. 소포클레스의 아이아스에서는 죽은 아이아스에게 정식 장례식의 예우를 내릴 것인가 말 것인가를 정할 때, 식량인 양과 소들을 죽였다는 죄를 들어 반대한 아가멤논과 달리 오디세우스는 아이아스는 고귀한 자였으니 장례식을 하자고 주장한다. 이에 아이아스와 사이가 좋았던 그 이복동생 테우크로스가 감사를 표했으나, 고인과의 관계가 관계인지라 장례식에 참석하지는 못했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아가멤논이 회의하면서 침통한 표정으로 애도하는 모습으로 끝난다.

아킬레우스가 죽고 난 이후론 오디세우스의 독무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기 시작한다. 특히 트로이 전쟁의 최고 하이라이트이자 절정이라 할 수 있는 트로이 목마는 오디세우스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사실상 트로이 전쟁은 그 시발점 중 하나인 오디세우스로 인해 끝을 고하였고 트로이 함락은 역시 오디세우스가 시켰다고 볼 수 있다.

아킬레우스의 압도적인 무력으로 인해 착각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경우 트로이 전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오디세우스였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헬레네의 구혼자들이 연합군을 짜도록 맹세하게 한 것도 오디세우스였고, 아킬레우스가 전사한 이후에 군권을 이양받아 트로이 목마로 트로이를 패망하게 만들어 전쟁을 끝맺은 것도 오디세우스였다. 트로이 전쟁의 시작과 끝이 모두 오디세우스와 연관이 되어 있고, 전쟁에 큰 영향력을 미친 아킬레우스 역시 오디세우스의 계략으로 인해 전쟁에 참여한 영웅이다.

전쟁이 길어짐에 따라 그리스군이 분열할 조짐이 보일 때 그것을 중재한 사람 또한 오디세우스였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트로이 전쟁에서 연합군의 승리의 비결은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란 평이 존재하며, 둘 중 한 명이라도 없었으면 연합군은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3.2. 전쟁 이후

3.2.1.오뒷세이아

전쟁이 끝난 후 이제 고향인 이타카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험난한 과정을 그린 것이 오디세이아다. 가는 길마다 온갖 괴물들이나 식인종들과 마주쳐 점점 선원이 줄어든다. 본인과 선원들에 의한 삽질도 심한 편. 본인도 본인인데 시논이나 에우륄로코스를 제외하면 부하 복이 지지리도 없다.[21]

최초의 희생도 배고파서 트로이를 도운 키코네스 지방의 마을을 약탈하러 갔다가 열받은 마을 사람들에게 수적으로 밀려 도망가면서 생겼다. 강풍에 의해 밀려나는 것은 예삿일이다. 대표적인 게 퀴클롭스[22]의 섬에 약탈하러 갔다가 호기심 때문에 집 주인을 보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퀴클롭스 폴뤼페무스[23]에게 잡힌다. 오디세우스는 자신들이 누구인지 소개하고 부디 적절한 대우를 해 주기를 요청했지만 폴뤼페무스는 그 자리에서 2명을 생으로 먹어치우고는 잠들어 버린다. 분노한 한 부하가 이 틈에 저놈을 죽여 버리자고 하지만 거인을 일격사시킬 수 있을지도 불분명했고 무엇보다 그러고 나면 동굴 입구를 막은 바위를 치울 방도가 없어 부결된다.[24]

폴뤼페무스는 일어나서 또 2명을 먹은 뒤 양떼를 방목하러 외출하고, 돌아온 폴뤼페무스에게 다시 2명이 잡아먹힌다. 그때 좋은 생각이 난 오디세우스는 폴뤼페무스를 내보내기 위해 마침 가지고 온 가죽 부대의 포도주를 먼저 조금 마셔 독이 없음을 보이면서 아주 맛있는 술이라고 권한다. 포도주를 생전 처음 마시고 혹한 폴뤼페무스는 더 마실 수 있냐고 묻고, 재료가 무엇인지 듣고는 포도를 따러 나간다. 그 틈에 일행은 몽둥이 용도인 듯한 통나무를 구해 도끼로 끝을 뾰족하게 깎고 불을 피워 달궈서 눈치껏 숨긴다.

폴뤼페무스가 포도를 잔뜩 가져오자 오디세우스 일행은 신나게 밟아서 연달아 먹이고, 취해서 기분이 좋아진 폴뤼페무스가 오디세우스에게 이름을 묻자 '아무도 아니다'라는 뜻의 우티스(Ουτις)라고 했다.[25] 폴뤼페무스는 포도주를 만들어 준 보상으로 너를 맨 마지막에 먹겠다고 약속하고는[26] 잠이 들고, 기회를 얻은 일행은 미리 만들어 둔 무기를 다함께 들고 폴뤼페무스의 하나뿐인 눈을 찌른다. 눈이 안 보이게 된 폴리페무스는 다른 퀴클롭스들을 부르며 "내 눈을 찌른 자는 '아무도 아니'다!"라고 했고, 다른 퀴클롭스들은 그럼 천벌이니 어쩔 수 없다면서 돌아가 버린다. 우리말로 보면 다소 어색해 보이지만[27] 이는 단순히 "아무도 나를 찌르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영어로 치면 Nobody stabbed me. 아무도 자길 찌른 적 없는데 시각장애인이 됐다는 뜻이니 천벌이라고 넘길 만도 하다. 초판의 무명인(無名人)이라는 직역에 비하면 훨씬 매끄러워진 번역이다.[28][29] 이렇게 폴뤼페무스의 눈을 찌르고 탈출할 때 시간을 번 이야기는 유명하다. 비록 눈은 멀었지만 폴뤼페무스는 자신이 기르던 양떼를 밖으로 내보낼 때 외에는 동굴 바위문을 열지 않아 일행은 여전히 꼼짝없이 갇힌 상황이었는데, 오디세우스는 자신과 부하들을 양들의 배 밑에 묶는 것으로 동굴을 벗어난다.[30] 폴뤼페무스는 오디세우스 일행이 양떼 등에 타거나 양떼 사이에 섞여서 탈출할까봐 양떼들의 등을 일일이 더듬어 보지만, 일행이 양들의 배 밑에 매달려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놓치고 만다.

그러나 탈출에 성공한 후 신이 난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이름을 밝혀버렸고 폴뤼페무스가 아버지인 포세이돈에게 일러바치는 바람에 제대로 찍혀버린다.[31] 폴뤼페무스는 이때 이미 에우뤼모스의 아들이자 예언자인 텔레모스에게서 오디세우스라는 이름의 인간이 자신을 장님으로 만들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지만 거대하고 강한 인간이 올 줄 알았지 이 따위 꼬맹이 사기꾼이 올 줄은 몰랐다.라며 한탄하고 아버지에게 기도한다.[32] 기도의 내용은 오디세우스를 죽여 달라고, 만약 죽일 수 없고 오디세우스가 정녕 살아서 고향에 닿을 운명이라면 대신 동료를 모두 잃고 집은 난장판이 되게 하고 비참하게 남의 배를 빌어 타고 가게 해 달라는 것.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외눈박이 아들이 시각 장애인이 된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 오디세우스의 방랑기가 시작된다.[33] 포세이돈 입장에선 더 열받은 사실은 그가 뱀을 보내 라오콘을 죽이지 않았으면 오디세우스는 꼼짝 없이 트로이의 목마 안에서 타죽을 운명이었다.

이런 면에서 오디세우스는 꾀가 많고 영리하지만 과시욕이 많은 당대 영웅들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도 존재한다. 자기가 화를 자초하여 결국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 약 보름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타카로 돌아가지 못하고 10년 넘게 지중해를 표류한다.

에우리피데스의 《키클롭스》에서는 퀴클롭스의 섬이 시칠리아로 되어 있으며, 오디세이아와 달리 폴뤼페무스의 노예로 잡혀 있던 실레노스를 비롯한 사티르들과 만난다. 하지만 처음에 도와준다던 사티르들은 중요한 때 전부 "다리에 쥐가 나서.", "눈이 아파서."라며 꽁무니를 빼고, 열받은 오디세우스는 그냥 잡혀 있던 부하들과 폴뤼페무스의 눈을 찔렀다. 《오디세이아》처럼 오디세우스가 폴뤼페무스를 장님으로 만들고 탈출하는 건 동일하며, 실레노스를 비롯한 사티르들도 데려간다. 여기서 오디세우스를 "시지푸스의 혈족"이라고 부르는데, 비유법일지, 직관적인 묘사일지는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해 보자.

그 후로 인간이지만 바람을 다룰 수 있는 권한을 받은 아이올로스의 섬에 들르게 된다. 아이올로스의 딸인 요정의 도움으로 아이올로스에게 잘 대접받고 떠나기 전에는 직빵으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쓸모없는 바람이 전부 봉인된 부대자루까지 받는다. 그렇게 이타카로 돌아갈 수 있었으나. 오디세우스가 잠든 사이에 그게 보물인 줄 알고 부대를 풀어버린 탐욕에 눈이 먼 부하들 때문에 다시 원위치로 귀환. 그것도 이타카에 거의 도착한 순간. 오디세우스는 한 번만 더 도와달라고 했으나 아이올로스는 그대가 신들의 미움을 받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니 자신도 어쩔 수 없다고 쫓아낸다. 그러나 자루를 푼 부하들의 목을 쳐도 모자랄 판에, 부하들에게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은 자신의 탓도 있다며 책임을 본인에게로 돌리는 대인배적인 리더상의 모습도 보여준다.[34]

어찌저찌하다 키르케의 섬 아이아이에로도 흘러들어가는데, 그녀의 마법에 의해 선원들이 전부 돼지로 변할 위기에 처했으나 외증조부인 헤르메스에게서 해결법[35]을 듣고 키르케를 제압하여 선원들을 사람으로 돌려놓고 그녀와 눈이 맞아 1년 동안 아이아이에에서 놀고 먹는다. 이후 키르케의 충고를 듣고 잠시 저승에 들러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에게서 앞으로의 공략본을 입수하는데, 항해 중에 태양신 헬리오스의 소들을 키우는 섬에 들르게 될 것이나 절대 그 섬에 돌아다니는 소들을 해치면 안 된다고 일러준다.

그리고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를 비롯하여 전쟁에서 죽거나 종전 직후 귀향했다가 살해당해 목숨을 잃은 그리스군의 장병들, 자기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던 사이 돌아가신 어머니 안티클레이아 등을 만난다. 이때 아이아스의 유령도 만나 미안한 마음에 사과하지만 아이아스는 그냥 생깐다. 또한 오디세우스 이전 세대의 그리스 신화 등장인물들까지도 보았는데, 대표적으로 그 헤라클레스[36]아리아드네 공주 등을 만난다. 그 외에는 펠리아스와 넬레우스의 어머니 튀로, 암피온과 제토스의 어머니 안티오페,[37] 헤라클레스의 어머니 알크메네, 헤라클레스의 첫 아내 메가라,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이자 아내 이오카스테,[38] 넬레우스의 아내이자 오디세우스 자신의 옛 전우 네스토르의 어머니 클로리스, 튄다레오스의 아내이자 헬레네의 어머니 레다, 알로아다이의 어머니 이피메데이아, 파이드라, 케팔로스의 아내 프로크리스,[39] 마이라, 클뤼메네, 암피아라오스의 아내 에리필레도 봤다. 그리고 저승에서 나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스킬라카리브디스가 있는 메시나 해협을 지나면서 스킬라에게 선원 6명을 추가로 잃고 카리브디스에게 전부 죽을 뻔했다가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온다.[40] 그 다음엔 세이렌이 있는 곳을 지날 때 부하들은 전부 귀를 밀랍으로 막게 하고 자신도 귀를 막으려다 세이렌의 노래를 들어보고 싶어지자 부하들이 귀를 막기 전 부하들을 시켜 그는 자신의 몸을 돛대에 묶게 해 그들의 노랫소리를 듣는다.[41] 오디세우스의 고질병인 호기심, 새로운 것을 접하고자 하는 면모가 강하게 발휘되는 부분. 이 부분도 꽤 유명한 내용이다.[42]

그렇게 테이레시아스의 예언대로 태양신 헬리오스의 소를 방목, 사육하는 섬에 도착한다. 미리 소를 먹어치우지 말라는 예언을 들었기 때문에 애당초 그 섬에는 가지도 않으려고 했다가, 날이 너무 늦어 어쩔 수 없이 머물게 되고, 모든 선원들에게 으름장을 놓고 절대 소를 먹어치우지 않겠다는 맹세까지 하게하여 배를 이 섬에 정박시켰다. 하지만 계속 바람이 불지 않아 섬에 묶인 채로 키르케에게 얻은 식량들이 전부 고갈되자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에게 바닷물고기나 갈매기 등 조류들을 잡아서 식량으로 확보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그럼에도 많이 잡히지 않았다. 결국 오디세우스가 잠든 사이에 선원들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예언을 무시하고 소를 잡아먹어 오디세우스 본인 하나만 빼고 모두 전멸한다. 오디세우스에게 맹세까지 했고 예언도 같이 들었음에도, 기어코 소를 잡아버린 부하들 역시 인내심이 없었다. 부하들은 오디세우스에게 "당신은 우리보다 더 강하고 참을성도 강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오."라며 소를 도축해 먹어버렸고 오디세우스 혼자만 유일하게 배고픔을 참아 살아남았다.

전승에 따르면 선원들이 소를 먹어치우자 분노한 헬리오스에 의해서 짐승의 가죽이 살아있는 것처럼 기어다녔고 꼬챙이에 꿰어져 있는 쇠고기는 껄떡거리면서 울음소리를 냈다고 한다.[43] 이 모습을 바라본 선원들은 전부 겁을 먹고 주군이던 오디세우스와 함께 오디세우스의 군선에 탑승하여 섬을 탈출했지만 폭풍에 의해서 도로 스킬라와 카리브디스가 있는 메시나 해협으로 밀려나, 두 괴물들에게 자기와 자신의 부하 선원들이 타던 군선이 난파되면서 오디세우스만 빼고 모조리 사망했다.[44]

결국 혼자 살아남은 오디세우스는 난파된 자신의 군선에서 나온 부서진 나무 판자에 몸을 실어 이래저래 떠돌았고 장시간 물과 음식을 먹지 못해 정신을 잃고 말았다. 세상의 서쪽 끝에 있는 섬이자 바다의 여신 칼륍소[45]가 살고 있는 오기기아 섬에 표류하게 된다. 칼륍소는 초반에 오기기아 섬의 해변에 표류하여 정신을 잃고 쓰러진 오디세우스를 구해줘 오디세우스가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그를 간호해 주었다. 이후 정신을 차리고 건강을 되찾은 오디세우스는 칼륍소에게 자신을 고국 이타카에 돌려보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칼륍소는 이타카까지 갈 수 있는 선박이 없다는 이유로 오디세우스의 청을 거절하여 그를 보내주지 않았고, 오디세우스를 자신의 땅인 오기기아 섬에 잡아두어 그를 자신의 연인으로 소유하려고까지 들었다. 결국 오디세우스는 고향과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늘 해변가에 앉거나 서서 이타카 방향으로 바다를 바라보는 이상행동까지 하게 된다.[46] 칼륍소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오디세우스를 거진 7년간 오기기아 섬에 잡아두며 오디세우스에게 이타카를 잊고 자신과 함께 이 곳 오기기아 섬에서 살자고 제안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칼륍소의 제안을 거절하며 자신은 언젠가 반드시 여기를 떠나 고국에 있는 가족들의 품에 돌아가겠다며 귀향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칼륍소의 억류기간이 7년이나 길어지고, 외딴 칼륍소의 섬에 갇혀 선박과 같은 탈출 수단조차 없어 탈출하는 것조차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오디세우스는 여러 신들한테 기도까지 하며 빌고 빌어 제발 고국 이타카에 돌아가게 해 달라며 밤낮으로 울며 통곡했다. 이때 이 모습을 하늘에서 바라 본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가 이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포세이돈이 제물을 받으러 에티오피아로 떠난 틈을 타, 자신의 아버지이자 신들의 왕인 제우스에게 직접 가서 가장 지혜로운 영웅이자 우리 신들에게 많은 공물을 바친 오디세우스를 고국에 돌려보내는 데 도와줄 것을 요청한다. 이러한 아테나의 요청에 다른 여러 신들도 동조했다. 전쟁이 끝나고도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10여년 간 지중해 망망대해를 표류하며 굴러다니는 오디세우스의 모습이 진짜 불쌍했던지, 트로이 전쟁 당시 오디세우스가 속한 그리스군을 물심양면으로 지지한 아테나와 헤라를 비롯하여 오디세우스가 소속된 그리스군과 적군으로 맞서 싸운 트로이 측을 지지했던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47][48][49] 아폴론,[50] 아레스[51]부터 전쟁 당시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에서 중립적 자세를 취했던 헤르메스,[52] 데메테르,[53] 헤스티아,[54] 헤파이스토스 같은 다른 올림포스의 주신들도 오디세우스의 귀향에 적극 찬성하거나 동의한다. 이렇게 트로이 전쟁 당시 그리스 지지와 트로이 지지, 중립으로 분열되어 전후에도 사이가 서먹했던 그리스 신들 모두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일국의 왕이던 오디세우스의 안타까운 처지에 공감하며 하나로 통합되어 제우스에게 오디세우스를 도와줄 것을 탄원하기 시작했다.[55]

특히 올림포스의 주요 여신들 중 헤라는 결혼과 가정의 여신으로서 오디세우스가 하루 빨리 가족들의 품에 돌아가야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남편 제우스에게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도와줄 것을 권유했다. 아프로디테는 사랑의 여신으로서 이미 오디세우스가 아내와 아들이 있는 유부남임에도 마구잡이로 섬 안에 가두어 소유하려는 칼륍소의 행동을 비판하고 서로만을 사랑하고 애타게 그리워하는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를 가엾게 여기면서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하게 두는 건 너무 잔인하다는 이유로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주장했으며, 수호신인 아테나는 지혜와 전쟁의 여신으로서 오디세우스가 폴뤼페무스를 장님으로 만들었던 건 부하들에다 오디세우스까지 잡아먹으려 한 것에 대한 정당방위였으니 포세이돈도 딱히 할 말 없다며 강하게 나서며 제우스를 압박했다. 제우스는 처음엔 오디세우스가 포세이돈의 아들인 폴뤼페무스의 눈을 찔러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고 또 여기에 더해 헬리오스가 키우던 소들을 그의 부하들이 잡아먹어 신의 증오를 샀기 때문이라며 포세이돈과 헬리오스의 입장을 옹호했으나,[56] 한편으로는 오디세우스를 가엾게 여겼고 포세이돈이 아무리 최상위급 신이라 해도 12주신 중 나머지 다른 10명의 신들의 여론을 감당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제우스는 마지못해 다른 신들의 여론을 수렴하기로 했다. 결국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오디세우스를 고국인 이타카로 돌려보내라는 명을 전하자 칼륍소는 니들이 실컷 굴리다 죽일 뻔한 사람 살린 게 본인인데, 하늘 아래 구경만 하던 신들이 이제 와서 나한테 명령이냐고 반발했다.

잠시 신들에게 개길 듯했지만 당연히 그들의 압박으로 칼립소가 결국 헤르메스의 명을 수용하여 오디세우스를 놔줬고 이후 오디세우스는 칼륍소의 도움으로 배를 만들어 오기기아 섬을 떠나 배를 타고 가다 이타카 근처의 스케리아 섬까지 다다랐으나, 아직 화가 안 풀린 포세이돈이 이 모습을 바라보고 바다를 엎어서 배가 박살나 죽을둥 살둥 헤엄쳐[57][58] 스케리아 섬에 상륙하여 배를 잘 다루는 파이에케스족을 만난다. 여기에서 그가 마주치는 세 번째가 바로 스케리아의 공주인 나우시카. 표류해 강가로 떠밀려 내려온 것을, 나우시카가 빨래를 하러 나간 참에 발견했다. 사실은 아테나가 나우시카의 꿈에 나타나 너의 배필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꼬드겨서 오디세우스를 맞이하게 만든 것. 그러나 딱 이틀 머물다 간 것이라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59][60] 처음 한 말부터가 "그대는 여신인가, 아니면 인간인가. 나는 그대만큼 아름다운 이를 본 적이 없네!"라는 사탕발린 말을 한다. 거지꼴일 때부터 말솜씨 하나로 공주를 홀렸으니, 제대로 된 차림새를 갖추고 난 다음에는 나름대로 헌헌장부였던 모양이다.

나우시카와 파이에케스족의 호의로 융성한 대접을 받을 뿐더러, 자신이 오디세우스라 밝힌 후에 전쟁과 여행에 대한 내용을 음유시인처럼 이야기해 주기도 한다. 또한 파이에케스족이 사는 곳에 머물 때는 한 사람의 도발을 받고 파이에케스족의 시합에 참가하기도 하는데, 원반 던지기에서 압도적인 거리로 1위를 차지하고 격투기에서 자기보다 덩치가 더 큰 남자를 이기는 등 뛰어난 신체능력도 보여준다. 오디세우스를 도발했던 남자[61]는 이를 보고 사과하며 자기 칼을 건네주고 오디세우스가 용서하는 장면도 있다.

트로이 전쟁에 참가한 영웅이라는 타이틀로, 궁궐에서도 매끄러운 달변으로 왕과 귀족들을 구워삶아 선물을 잔뜩 싣고 기어코 고향 땅을 밟는 데 성공하니, 장장 20년 만의 귀환이었다. 참고로 이때 자신의 입으로 말한 것이 위의 표류 이야기며 오디세이아에서는 총 24권 중 4권 정도의 분량에 지나지 않는다.

파이에케스족은 오디세우스를 그가 잠든 사이 이타카에 데려다 주었지만, 나머지 신들에게 경고받고 열받은 포세이돈이 이들의 배를 바윗덩이로 만들어 항구를 막아 버린다. 이 참사를 본 파이에케스족은 다시는 낯선 사람에게 배를 빌려주지 않겠다고 맹세하게 된다. 이쯤 되면 알겠지만, 오디세우스 자체가 가는 곳마다 파란을 일으키는 플래그 덩어리. 다행히 이 시점 이후부터는 포세이돈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된다.

여하간 이타카에 오자마자 안개가 자욱해서 못 알아보고 하늘에서 내려와 먼저 이타카에 도착해 양치기로 변장해 있던 아테나와 만나 오디세우스는 거짓말을 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했고,[62] 그의 신중함에 기특해한 아테나는 변신을 풀어 본모습을 드러내고 이타카에 돌아온 것을 알려주며, 그를 노인으로 변장시켜 주며 앞으로 그를 도울 것이라고 말한다.

여하간 페넬로페에게는 출병하며 자신이 10년이 지나도 오지 않으면 재혼하라고 했고,[63] 표류 중 키르케의 섬에서 저승에서 어머니를 만나자 페넬로페가 재혼했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페넬로페가 전쟁 후 십 년이 흘렀지만 재혼하지 않았고 구혼자들 때문에 집안이 난리가 났다는[64] 소리를 듣자 집으로 가기로 마음먹은 듯. 그 전까지는 예언대로 20년 동안 고향에 못 가면서 개고생하느라 키르케의 집에서 1년 동안 여독을 풀었지만, 이후에는 딱히 다른 곳으로 새지 않는다.

자신의 정체를 숨긴 후 이타카에 잠입해, 하인을[65] 통해 아버지를 찾는 모험을 떠났다가 귀환해 있던 아들 텔레마코스와 재회해[66]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67] 그리고 변장한 상태로 자신의 집에 들어가는데, 오직 집 문앞을 지키던 늙은 개, 아르고스만이 20년 만에 돌아온 주인을 알아보고 반가워 꼬리를 흔든 뒤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어버린다.[68] 거지를 달가워할 리 없는 구혼자들에게 모욕을 당하기는 했지만 어찌저찌 자신의 집에 묵게 되고,[69][70] 이때 오디세우스의 유모였던 늙은 하녀 에우뤼클레이아[71]가 손님 대접을 하느라 발을 씻어 주다가 그의 다리에 있는 흉터를 보고 뒤늦게 오디세우스를 알아본다. 이 흉터는 오디세우스가 소년 시절 멧돼지 사냥에 나섰다가 엄니에 찍혀 부상을 입었던 흔적이었다. 놀란 에우뤼클레이아는 페넬로페를 불러 왕의 귀환을 알리려 했으나 오디세우스는 이를 만류하고, 누구에게도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말도록 명한다. 아테나와 텔레마코스에게서 그간의 사정을 전해들은 그는 구혼자들을 몰살할 작정이었기에, 초장부터 정체가 탄로나면 안 되었으므로.

이렇게 잠입에 성공한 후, 페넬로페의 새 남편을 결정하려는 자리에서 텔레마코스와 함께 구혼자들을 일망타진한다. 페넬로페가 과제로 낸 것이 '오디세우스의 활을 당겨 도끼 열두 개를 꿰뚫는다'[72]인데, 이 활이 활대는 물론이고 활시위도 엄청 빡빡한지라 구혼자들은 다들 시위를 당기지도 못한다. 활이 하도 빡빡해서 구혼자들이 활대에 돼지 기름을 바르고 불에 쪼이는 식으로 다소 부드럽게 만들려고 했으나, 그래도 도저히 당겨지지 않아서 다들 포기했다.[73] 텔레마코스도 처음엔 실패하고 다시 당겨 성공할 뻔하지만 오디세우스가 제지, 자신이 활을 들고 당겨 단번에 성공했다. 여기서 그 역시 다른 영웅들처럼 완력도 대단했다는 설정이 나온다.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인물들 중에 아킬레우스 같은 넘사벽의 용장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지장으로 인상이 남았을 뿐이지 오디세우스 역시 참전용사였던 만큼 그냥 호의호식하고 지낸 구혼자들 정도는 용력으로 찍어누를 실력이 충분했다.

참고로 중간에 테오클로메노스란 예언자가 페넬로페의 과제가 나오기 전, 이제 그만 오디세우스의 아내에게 패악을 부리는 것을 멈추라고 경고하지만 구혼자들은 당연히 귓등으로도 듣지 않으며, 그 중 하나인 에우리마코스는 멍청이니 밖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모욕한다. 이에 테오클로메노스는 당신에게 피할 수 없는 재앙이 찾아오고 있다는 걸 안다고 응수하곤 오디세우스의 집을 나간다.[74]

때문에 이제 무기도 손에 들어왔겠다, 이제 남은 건 자신의 공백기간 동안 아내와 가족을 핍박한 구혼자 무리들을 향해 복수의 칼을 겨눌 절호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제일 먼저 가장 무례하게 행동했던 구혼자 안티노오스부터 목에 화살을 쏴서 죽였다. 처음에는 거지놈이 눈에 보이는 게 없냐고 비방하던 그들은 아테나에 의해 본 모습이 드러나게 되자 이때 비로소 거지의 정체를 알아차린 구혼자들은 "이건 다 안티노오스 탓이오! 우리가 가진 모든 재산을 당신한테 바칠 테니 제발 살려주시오."라고 싹싹 빌었지만, 오디세우스는 "이 비열한 쥐 같은 놈들아! 지금 너희들이 가진 모든 것과 앞으로 가질 모든 것을 다 준다고 하더라도 결코 너희들한테 자비를 베풀지 않겠으니 그리 알아라!"고 외치며 무자비한 보복에 들어간다. 안개로 모습을 가리고 오디세우스의 뒤에 나타난 아테나가 오디세우스의 변장을 풀어주고 싸웠을 당시 상황은 무려 4:108.[75] 미리 아들과 부하들(소치기 필로이티오스,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을 시켜 구혼자들의 무기를 다 감춰 뒀지만 칼은 기본 장비로 다들 가지고 있었고, 중간에 자신의 부재 중 배신했던 부하[76]가 다시 구혼자들에게 무기를 갖다주기 시작했기 때문에 힘든 일이긴 했다. 하지만 아테나가 돕는 쪽을 보통 인간들이 이길 수 있을 리 없고 결국 구혼자들은 몰살당한다. 단, 구혼자들 중 가장 정중한 인물로 페넬로페에게도 예의를 지키고, 이로스[77]를 이긴 오디세우스에게 축복하며 음식을 건네주었으며, 텔레마코스를 죽이려는 다른 구혼자들을 막은 적도 두 번이나 있는 암피노모스란 인물은 살려주고자 미리 떠나라고 경고해 주었는데, 결국 암피노모스는 떠나지 않고 있다가[78] 학살이 시작된 뒤 텔레마코스에게 죽었다.

또한 구혼자들과 함께 왔을 뿐인 하인이나 음유시인같은 수행원들은 살려주었고, 구혼자들에게 어쩔 수 없이 가담한 시녀들과 하인들도 용서해 주었다. 그러나 아예 구혼자들의 앞잡이가 되어 대놓고 페넬로페를 핍박한 배신자들은 끔살을 피할 수 없었다. 오디세우스의 유모 에우뤼클레이아의 판정이 끝나고, 거지행세를 한 자신의 주인 오디세우스를 모욕한 것도 모자라 오디세우스에게 학살당하는 구혼자들에게 무기를 갖다준 염소치기 멜란티오스, 멜란티오스의 누이이자 페넬로페가 수의를 일부러 풀어 시간을 끄는 것을 구혼자에게 일러 바치고 거지 행세를 한 오디세우스를 조롱한 시녀장 멜란토[79]는 행적이 워낙 괘씸했던지라 용서받지 못하고 비참하게 처형당했다.[80] 남자들은 눈, 코, 입, 성기를 도려내고 사지를 잘라서 야생동물들의 밥으로 만들었으며, 여자들은 천천히 조여오는 올가미에 목을 매달아 고통스럽게 죽이면서 자신을 배신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했다. 그와 반대로 자신이 귀환할 때까지 오디세우스한테 충성했던 소치기와 돼지치기에게는 보답으로 자유와 권력을 주었다.

대충 집안 정리를 끝내고 페넬로페와 재회하지만 20년간이나 기다린 끝에 진짜 남편을 몰라볼까 두려웠던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에게 마지막 시련을 내린다.[81] 바로 "우리 침대를 원래 있던 자리로 옮겨 놓아라."는 말로, 오디세우스는 "그럴 수는 없다."라며 마지막 시험을 통과한다. 그 이유는, 그 침대는 자라나고 있던 나무를 베어서 남은 나무 밑동으로 만든 것으로, 뿌리가 땅에 박혀 있어 옮기고 싶어도 옮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신들조차 모르는 둘만의 비밀이었던 것. 이렇게 둘만의 비밀마저 확인한 두사람은 20년간이나 기다린 감동의 재회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들 텔레마코스와 아내 페넬로페와 재회한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아버지인 라에르테스 상왕, 과부가 된 여동생 크티메네 공주와도 재회하였고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귀국한 국왕으로서의 첫 공무 일정으로 이타카 내에 남아있던 자신의 충성파 귀족들과 이타카의 백성들에게 국왕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후에 자신이 죽인 구혼자의 가족들이 당시 페넬로페의 구혼자로 나섰던 자식, 손자를 살해했던 오디세우스에게 반발하여 전쟁이 벌어지자 아테나가 직접 나서서 중재, 제지한 덕분에 싸움이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여기에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방해하였던 포세이돈과 이전에 먼저 이타카에 도착하여 오디세우스를 도운 아테나를 제외한 모든 올림포스의 주신들(제우스, 아프로디테, 아레스, 아폴론, 아르테미스, 헤파이스토스, 헤르메스, 헤스티아, 헤라, 데메테르 등)이 오디세우스 지지 선언을 하며 오디세우스와 그의 일가족, 휘하의 이타카군 병사들을 지원하려 했고, 특히 신들의 왕 제우스는 구혼자의 가족들에게 오디세우스와 그 가족들에게 공격을 가하면 너희들의 머리에 벼락이 떨어질 것이라고 호통을 치면서 제우스의 벼락 공격과 나머지 신들의 진노를 두려워한 구혼자 유족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오디세우스에게 막대한 배상금과 평화 조약에 서명했다. 그리고 이후에 이타카는 귀환한 오디세우스의 치세 아래 태평성대를 누리게 된다.

그런데 사실, 그가 표류한 20년은 예언되어 있었다. 역시 그리스 로마 신화.

보통 그리스 신화는 오디세우스의 이야기, 오디세이아로 끝을 맺는다. 마지막 영웅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줘도 좋은 인물이다.

3.2.2.텔레고네이아

비공식인 최후의 서사시환은 오디세이아가 아니라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고노스가 주인공인 텔레고네이아다. 그러나 워낙 졸작이고 개연성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전개 때문에 오디세이아를 끝으로 보고 텔레고네이아는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일단 확실히 호메로스의 작품은 오디세이아로 끝이다.

서사시의 시작은 오디세우스와 키르케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 아들 텔레고노스가 어머니로부터 오디세우스에 대해 듣고 트로이 전쟁의 영웅인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아이아이에 섬에서 이타카로 모험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훈훈한 부자 상봉 이야기겠지만...

이타카에 도착한 텔레고노스는 자신이 있는 곳을 코르큐라 섬으로 착각하고 약탈을 했다. 이를 오디세우스는 텔레마코스와 텔레고노스를 막으러 오고 텔레고노스는 둘을 상대하다 가오리 뼈 투창으로 그만 오디세우스를 죽여버리고 만다. 뒤늦게 텔레마코스로부터 진실을 알게 되고 후회. 여기서 끝나면 그나마 비극으로 끝나는데...

키르케가 텔레마코스와 눈이 맞아 결혼하고 텔레고노스를 페넬로페와 결혼시킨다.

이런 황당무계한 막장 스토리 때문인지 웬만한 그리스 로마 신화 매니아들 사이에선 이 텔레고네이아를 정사로 취급하지 않는다. 게다가 호메로스의 작품도 아니라는 것까지 더해져 텔레고네이아를 오디세이아와 동급으로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작가가 바뀌고 20권이 출간된지 한참 지나서 나온 외전에서야 다뤄진다. 그나마도 오디세이아 뒤에 바로 다뤄지는 게 아니고, 아이네이아스와 또 다른 외전격 신화들이 나온 뒤에 짤막하게 나타난다.

4. 가계도

오디세우스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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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 +페넬로페
(이카리오스의 딸)
텔레마코스 +나우시카
(퀴크레우스의 딸)
프톨리포르테스
+키르케
(헬리오스의 딸)
라티누스 +??? 레우카리아 +이탈로스
(텔레고노스의 아들)
폴리포르테스
+키르케
(헬리오스의 딸)
텔레고노스 +페넬로페
(이카리오스의 딸)
마밀리아
이탈로스 +레우카리아
(라티누스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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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카의 전대 왕인 아버지 라에르테스는 제우스의 손자라는 설이 있으며, 전승에 따라 아르고 호 원정이나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머니 안티클레이아헤르메스의 아들 아우톨리코스와 암피테아의 딸. 하지만 일설에 의하면 친부는 시쉬포스라고도 한다.[82] 아내는 스파르타 지역의 왕 이카리오스의 딸인 페넬로페로, 페르세우스의 증손[83]이자 헬레네, 클뤼타임네스트라, 디오스쿠로이의 사촌[84]이다. 오디세우스 본인은 헤르메스의 증손이므로, 그와 페넬로페는 둘 다 제우스를 고조부로 둔 팔촌 남매지간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 이야기에 따라 아들이 여러 명 있다.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원전 그리스 신화 기준으론 페넬로페와의 사이에선 장남 텔레마코스와 차남 폴리포르테스[85]가 있고, 텔레고네이아 기준에서는 키르케와의 사이에서 막내아들 텔레고노스를 포함하여 전부 일곱 명의 아들이 있다. 칼륍소의 경우 전승에 따라 갈리는데, 두 명의 아들이 있다는 것이 중론.

손자손녀는 텔레마코스와 나우시카의 아들 프톨리포르테스,[86] 텔레고노스페넬로페의 아들 이탈로스와 딸 마밀리아가 있다.

그 외에 하나뿐인 친형제인 여동생 크티메네와, 그 남편이자 오디세우스 본인에게는 매제가 되는 사메의 에우륄로코스가 있다. 에우륄로코스는 오디세우스의 부관으로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고 귀향길에도 함께 올랐으나, 오디세우스의 다른 모든 부하들과 마찬가지로 중간에 객사했다.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단단히 경고를 받은 헬리오스의 소를, 그것도 본인이 다른 선원들을 앞장서서 선동하여 잡아먹은 대가를 치른 것이라 억울한 죽음은 아니었다.[87]

또한 사촌동생 시논이 있다. 시논의 아버지 아에시모스가 아우톨리코스의 아들이자 안티클레이아의 형제, 오디세우스의 외삼촌이었다. 이 시논 역시 헤르메스와 아우톨리코스의 혈통을 이은 인물답게 오디세우스에 버금가는 꾀돌이로, 트로이 전쟁 말기에 오디세우스가 수립한 목마 작전을 실제로 수행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사전에 트로이 성내로 잠입해서 "저 목마는 그리스군이 신들께 바친 공물로, 저것을 성 안으로 들이면 트로이는 영원히 번영할 것"이라는 거짓 소문을 퍼뜨려 트로이인들이 문제의 목마를 스스로 자신들의 성 안으로 들여놓게 유도한 것이다.

5. 평가

『일리아스』의 영웅 아킬레우스가 비교적 단순한 캐릭터라고 한다면, 『오뒷세이아』의 오뒷세우스는 상당히 복잡한 캐릭터이다. 트로야의 정복 후 귀향하면서 오뒷세우스는 원정 이전에 맺었던 인간관계를 새롭게 복원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오뒷세우스는 트로야 원정을 떠났던 용사이고, 20년 동안 아내와 멀리 떨어져 있는 남편이고, 자기 아들의 성장을 보지 못했던 아버지이고, 전우들은 모두 죽고 혼자서 살아남은 지휘관이고, 여신의 성적인 노리개로 전락한 사내이고, 자신을 그리워하다 죽은 어머니의 아들이고, 하인들의 자상한 주인이고, 명견 아르고스의 주인이고, 낯선 곳에서 환대 받는 나그네이고,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온갖 모욕과 수모를 참으며 구걸하는 거지다.

......『오뒷세이아』에서 가장 인상적인 행위들 중 하나가 바로 오뒷세우스의 결정이다. 연인 칼륍소가 불멸의 삶을 약속하지만 오뒷세우스는 그 제안을 거절하고 귀향하는 것을 열망한다. 『일리아스』에서 아킬레우스가 불멸의 명성을 위하여 단명을 선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뒷세우스의 선택은 어떤 의미가 있어 보인다. 오뒷세우스의 선택은 유한한 삶을 긍정하는 것이고, 또한 신들이 거주하는 영원한 세계가 아니라 유한한 일상 세계와 인간 사회의 역사로 복귀하는 것을 결정한 것이라 하겠다.

『오뒷세이아』에서 오뒷세우스의 성격이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모험과 귀향의 과정에서 오뒷세우스는 일리아스적인 영웅에서 새로운 유형의 영웅, 즉 오뒷세이아적인 영웅으로 발전한다. 오뒷세우스가 처음에는 명예와 명성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일리아스적인 영웅에서 분노와 충동을 잘 조절하는 인물로 발전한다는 말이다.

9권에서 폴뤼페모스의 외눈을 멀게 하고 그의 동굴에서 탈출하고 나서 승리에 도취된 나머지 눈먼 폴뤼페모스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이러한 행위는 일리아스적 영웅의 모습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타케에 귀향하고 나서 구혼자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오뒷세우스의 성격은 많이 달라져 있다. 특히 22권에서 오뒷세우스는 무도한 구혼자들을 응징하고 나서도 그것을 전혀 뽐내지 않고 오히려 유모가 그의 복수에 과도하게 기뻐하는 것을 제지한다.

『오뒷세이아』는 일상 세계의 복원과, 영웅의 자기 정체성의 재구(再構)를 주제로 삼고 있다. 참혹한 전쟁을 극화한 『일리아스』와는 다르게 평화 시기의 덕들과 안락한 삶을 묘사한다. 이타케, 퓔로스, 스파르타, 스케리아의 일상생활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오뒷세이아』에서는 부의 획득과 보존에 많은 관심을 보여준다. 『일리아스』에서도 전리품과 같은 재물은 영웅의 명성과 명예와 직결되는 것이다. 13권에서 이타케에 도착한 오뒷세우스는 파야케스족에게서 받은 선물들이 트로야에서 취했던 전리품들보다 더 많다고 강조한다. 게다가 그 선물들을 꼼꼼하게 헤아리는 오뒷세우스의 모습은 『일리아스』의 아킬레우스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오뒷세이아』, 김기영 번역, 민음사, 2022, [ebook], 역자 해제
기존 그리스 영웅들과 확연하게 차별화되는 독특한 캐릭터성과 입체적인 인간형으로 매우 인기가 좋은 영웅으로, 여러 작품(배트맨 등)으로 파생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우선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목적부터가 다른 영웅들과는 차별화된다. 대부분의 그리스 영웅들이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명예롭게 죽기 위하여 투쟁한 것에 비해, 오디세우스가 20년 동안 전쟁과 모험을 겪으며 수난을 버텨낸 최종 목적은 그리운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 것으로, 소박하면서도 시대를 가리지 않고 고대에도, 현대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원이다.

헤라클레스나 아킬레우스 등의 다른 영웅들이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운명적 과업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반면에 오디세우스는 가능한 편안하게 어떻게 해서든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며 그 와중에 만나는 역경들은 지나가다가 혹은 운이 더럽게 안 좋아서 겪게 되는 것들이라고 여긴다.

오뒷세이아를 보면 마치 일리아스의 주제(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영광스럽게)를 거꾸로 뒤집은 것처럼 구성되어있다. 귀환 여행에 올랐을 땐 오뒷세우스 역시도 소위 '가오'를 중시하는 일리아스적인 영웅이었다. 자기 기백을 억누르지 못하고 폴리페무스를 도발하다가 포세이돈의 저주를 당한 게 그 예. 그러나 온갖 고생을 하고 전우들도 모조리 잃고 나서는, 그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내려는 소시민적인 이상을 꿈꾸게 된다. 가령 칼립소의 제안은 단적으로 말해서 '신이 되어 영광을 누려라'라는 것이며, 일리아스적 영웅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달콤한 제안이다.[88] 그러나 오뒷세우스는 최고의 영광을 뿌리치고, 그저 페넬로페와 텔레마코스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하여 오디세우스는 그 어떤 신화 속 영웅들보다도 인간적이면서 소박한 면모를 가지게 되었고 현대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 중 겪은 시련에 대해서는 '씁 어쩔 수 없지'라는 태도를 보인다. 다른 영웅들이 스스로 '영웅의 길'을 선택하고 나아갔다면, 오디세우스는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손에 넣기 위해 발버둥치다 보니 영웅적인 행적이 쌓이게 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이런 '인간적인' 면모와 그를 위해 쌓인 서사는 그의 지혜와 함께 오늘날 오디세우스의 인기에 한몫을 차지한다. 당장 처자식과 떨어지기 싫다는 이유로 그리스인들이 가장 불명예스러운 일 중 하나로 여기던 '출전 기피'를 위해 왕 체면도 버리고 헤까닥 미친 척까지 했던 사람이니(...). 아무튼 이 덕분(?)에 대개 비극적인 운명을 맞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 중 아주 드물게 해피 엔딩으로 끝난 인물이기도 하다. 물론 비참하게 죽는 전승도 존재하지만 오디세이아에서는 꽉 닫힌 해피 엔딩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오디세우스는 기본적으로 힘과 용력, 용맹함을 뽐냈던 다른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들과는 달리 육체적인 강함보다는 깊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을뿐더러 닥친 일에 분노하기보다는 냉정을 찾고 감정을 제어하는 인내력을 보인다.

기본적으로 힘보다는 일단 정체를 속이고 들어가 뒤통수를 치는 계략가 타입의 꾀돌이. 강력한 힘으로 다 때려잡고 보자 식의 기존 영웅들과 달리 호기심도 강하고, 지략으로 사태를 해결하고자 한다. 언변에도 능해 웬만한 상대는 애초부터 적대적이지 않는 한 쉬이 구슬리고, 그 언변으로 다른 장수들의 싸움을 중재하거나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아킬레우스의 유품을 차지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정직한 힘을 칭송했던 그리스의 다른 영웅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천재. 그래서인지 얍삽하고 비열하다라는 평도 제법 있는 편. 그래서 로마 시대에는 오디세우스에 대한 평판이 협잡꾼 정도로 나빴다.[89] 실제로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그에 대해서 "생각을 가슴 속에 감추고 다른 말을 하는 자는 하데스의 문처럼 나에게 혐오스럽다"는 아킬레스의 말을 통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했다. 그뿐만 아니라 굉장히 이기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도 잦았다. 한마디로 작가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인물이다.

돌다리가 아니라 철로 만든 다리라 해도 두들겨 보고 지나갈 만큼 신중한 인물이라 신들이 도와주겠다고 나서도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본다. 그런 점이 외려 아테나의 마음에 들어, 다른 유명한 영웅들에 비하면 신과의 혈연관계가 미약함에도[90] 그녀의 전폭적인 비호를 받는다. 말 그대로 전폭적이라서 아테나는 오디세우스를 돕기 위해 아이기스까지 사용한다. 덕분에 아테나라면 껌뻑 죽는 제우스도 간접적으로나마 오디세우스를 돕게 된다. 제우스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 때문에 평생 바다 위를 떠돌다 죽었을 것이다. 아테나가 강한 신이고, 최고신 제우스보다 외려 인간사에 관여하는 일이 잦았다지만 순수한 인간을 이렇게까지 돕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오디세우스는 신의 총애를 많이 받은 편.

또한 그리스 영웅들에게 있어 자신의 명예나 혈통 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수치 중의 수치로 여겼는데, 오디세우스는 여행 중 여러 번이나 자신의 정체를 숨긴다. 명예보다는 생존을 택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아킬레우스와 대조적. 하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그리스 영웅인지라 폴리페무스에게서 도망칠 때 폴리페무스를 조롱하기 위해 나는 어디 사는 누구누구인데 나 같은 인간에게 당하고 꼴 좋다는 식으로 이름을 말해 버렸다. 하지만 이건 동료를 잔혹하게 죽이고 잡아먹는 폴리페무스의 만행 앞에 극히 분노하면서도 거인이 주는 공포 때문에 "넌 나한테 쓸모있는 얘기를 해 줬으니 마지막에 잡아먹을게" 같은 말을 듣고도 찍소리도 못했던 치욕을 장님 만들기로 갚아주고 도망치던 길인지라 인성질 한번쯤 하고 싶을 수도 있는 상황이긴 하다.

두뇌파라고 해도 힘이 약한 것은 아니어서, 이타카에 두고 온 자신의 활은 본인만이 당길 수 있었다. 특히 궁술에 능해 파이아케스인들에게 "트로이 땅에서 겨루어보니 필록테테스[91]를 제외하고 인간 중에서는 나보다 활을 잘쏘는 이가 없었소."라는 언급을 한다. 모든 병장기를 잘 다루었던 헤라클레스 정도를 제외하면, 활에 능했던 몇 안 되는 영웅이다.

파이아케스인과의 시합에서도 며칠을 바다 위에서 표류한 몸으로 압도적인 거리로 원반을 던지고 격투기에서 자기 체급을 훨씬 넘는 남자를 이기는 일을 해낸다. 일리아스에서도 의외로 육탄전도 남 못지 않은 모습이 나온다. 또한 아들 텔레마코스와 둘이서 100명이 넘는 구혼자들을 다 죽이는 장면에서도 오디세우스의 전투력을 엿볼 수 있다.

일리아스에서는 처음엔 전쟁에 안 나가겠다며 광인행세까지 하며 꼼수를 썼지만 막상 참전한 전쟁에선 대단히 활약한다. 물론 무쌍난무 찍고 앞에서 다 해먹은 건 아킬레우스 등의 영웅이었지만,[92] 실질적으로 트로이를 함락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것은 뒤에서 머리 굴린 오디세우스.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필록테테스를 데려와 파리스를 헤라클레스의 독화살로 사살하는 작전을 주도한 것도 오디세우스가 제안한 일이었고, 트로이에 잠입해 들어가 멸망을 방지하는 아테나 여신상을 빼돌리고 최후의 트로이 목마 작전으로 마침내 함락시킨 것도 오디세우스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그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오디세이아를 빼고 본다면 긍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되려 전승이나 작품에 따라 음험하고 치사한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도 많았다. 사실 오디세이아와 일리아드를 제외하면 거의 치사하고 쫀쫀한 악역의 느낌이 더 강하다. 과연 증오받는 자.

말재주로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차지해 아이아스가 죽게 만든 사건도 그렇고, 소포클레스의 비극 《필록테테스》에서는 아군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고 가려 하는 냉정한 면모도 보인다.[93] 오죽하면 사실은 그리스의 사기꾼 대표인 시시포스의 아들이었다는 전승도 있을 정도. 이런 경향은 로마 시대에 들어 더 강해져서 사기꾼이나 협잡꾼이라고 많이도 까였다. 이는 로마의 조상격인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인이고 트로이는 오디세우스의 계략 때문에 함락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로마 시대에는 그리스 영웅들에 대한 평가가 후하지 못했다. 게다가 아스티아낙스를 죽이자고 한 것도 오디세우스라고 전해진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아스티아낙스는 트로이 왕가의 마지막 후손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한 인물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리스 연합군의 브레인으로서 총대를 맨 셈. 다만 자신의 노예가 된 트로이의 왕비 헤카베가 막내아들 폴리도로스와 맏딸 일리오네를 그리워하자 자식들과 재회하라고 트라키아에서 풀어줘 바닷가에 내려주게 한[94] 일화만 보더래도 나름의 인간미도 존재한다. 헤카베는 전승에 따라 트로이 멸망의 원흉인 오디세우스를 저주하며 떠나갔다고도 하고, 오디세우스가 자신에게 베풀어 준 친절에 깊이 감복하며 떠났다고도 한다.[95]

아이네이아드》에선 아이네이아스가 키클롭스로부터 도망치지 못한 오디세우스의 부하 아카이메니데스를 구하는데 이때 아카이메니데스가 하는 말은 시인인 베르길리우스가 그리스인을 보는 시각이라고 한다. 보면 알겠지만 별로 좋게 보지는 않는다.

그놈의 음험하고 악랄한 주둥아리 때문에 외부적으로 많은 신과 사람들에게 미움 받았고 스스로도 그 미움을 견디며 살아왔지만, 적어도 왕이자 남편, 아버지로서 조국의 백성들,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를 비롯한 가족들이나 하인들에겐 상당히 친절했던 듯하다. 일단 오디세우스의 어머니 안티클레이아는 오디세우스를 그리워하다 못 견뎌 죽었다고 하며[96] 오디세우스의 소치기 필로이티오스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97]는 오디세우스가 살아 있었다면 자신에게 부인도 주고 집도 주고 살기 편하게 해주었을 거라면서 그를 그리워했다. 오디세우스의 아버지 라에르테스도 며느리, 손자와 함께 그가 귀환하기를 기다렸다. 오디세우스의 유모 에우뤼클레이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그리스 사람들이 자신이나 타인을 격식을 차려 부를 때 보통 '○○의 아들(혹은 딸)'이라고 부르는데,[98] 특이하게 <일리아스>를 보면 오디세우스는 타인에게는 '라에르테스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반면 스스로 자신을 칭할 때는 텔레마코스의 아비라는 표현을 쓴다. 아가멤논이 왜 선두에 나서지 않고 겁쟁이처럼 후위에 있냐고 꾸짖자 이에 대꾸해서 '그대가 만약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 텔레마코스의 아비가 적들의 선봉과 섞이는 모습을 봤을 것이오'라고 말하는 등. 이는 오디세우스의 가족애를 부각하는 요소 혹은 후일의 오디세이아에 등장할 텔레마코스에 대한 복선으로 보인다.

오디세우스 본인도 칼립소와 머문 동안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듯 음유시인이 트로이의 함락 얘기를 노래하자 포로로 잡힌 여인처럼(이렇게 비유된다) 울었다. 이타카에 잠입하고 난 다음엔 구혼자들 중 그나마 가장 괜찮은 인물에게 위험해지기 전에 떠나라고 경고해 주기도 했다.[99] 물론 원래 성격을 남 주지는 않은 것이, 자신을 알아본 본인의 유모가 놀라서 알아본 티를 낼 뻔하자 대번에 입 다물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는 투의 협박을 시전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건 정체가 들통나면 그대로 끔살당할 게 뻔해서 과민반응을 한 것에 가까워 참작의 여지는 있다. 자기를 죽이려 들 구혼자가 100명이 넘는데 이 때는 무기도 없고 맨손이었으니.

이름에 걸맞게 적과 아군 가릴 것 없이 그를 싫어하는 신들과 사람들이 수없이 많고 그 자신도 고통을 엄청 받는다. 오죽하면 카산드라는 다른 그리스의 영웅들은 다 저주해도 오디세우스만큼은 어차피 죽도록 고생할 거 저주 내릴 필요없다고 하며 저주를 내리지 않았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레소스》에서는 헥토르가 오디세우스를 교활한 악당이라고 까고,[100] 《타우리케의 이피게네이아》[101] 535행(천병희 역)에서도 이피게네이아가 오레스테스로부터 오디세우스가 귀향하지 못했지만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사무친 원한과 증오심을 드러내며 "아아... 그가 죽어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저주한다.[102] 이에 오레스테스는 오디세우스의 거짓말에 낚여 죽을 뻔한 큰누나의 분노를 이해하면서도 오디세우스는 입을 함부로 놀려 누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에 몰아넣은 대가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바다 위에서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온갖 고통과 벌을 다 받고 있으니 그를 저주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오디세우스는 전쟁보다 더 험난한 바다 위에서의 십 년을 추가로 보내게 된다. 거기다가 오디세우스 본인의 부재로 자기 혼자만 고통받는 게 아니고, 그의 주변 사람들도 고통받는다.[103]

기존의 그리스 영웅들과는 달리 외모적으로 특출나게 출중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일리아스에선 트로이의 왕자 안테노르가 메넬라오스와 오디세우스를 만난 걸 회상하며 오디세우스는 메넬라오스보다 머리 한 개는 작았고, 메넬라오스와 비교하면 바보같아 보였다고(...) 말했지만 그가 입을 열자 진정 왕다웠다고 했는데 거의 조각 미남(?) 같은 다른 영웅들에 비해 수수하다. 다만 이건 메넬라오스가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알아주는 미남이란 것과 트로이의 멸망에 큰공을 세운 오디세우스에 적대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자. 하지만 다른 영웅들에 비하면 순수 인간에 가까웠던 오디세우스가 여신(또는 님프) 두 명[104]이 반한 걸 생각하면 훈남 외모에 지적인 매력을 지닌 뇌섹남이랄까.[105] 걸인에 가까운 모습으로도 말 몇 마디에 공주의 환심을 사기도 하니 입담이 아주 매끄러웠을 것이다. 또 키가 메넬라오스보다 머리 한 개는 작다지만 메넬라오스는 전사천국 스파르타의 왕이자 그리스 연합국 내에서도 아킬레우스의 뒤를 이어, 디오메데스와 대 아이아스와 소 아이아스와 앞뒤를 다투는 맹장이었고 수시로 체구와 근육이 대단하다고 묘사된다. 이를 보면 인간 중에서는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몇몇 다른 영웅들에 비하면 수수한 듯. 그리고 그들과는 분위기부터가 사뭇 다르단 것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단테신곡 지옥편에서는 아내와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보다 자신의 지식과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이 더 강했고, 이 때문에 이타카에 돌아온 뒤 다시 모험을 떠났다가[106] 연옥까지 가서 회오리바람을 만나 죽어버린 걸로 나온다. 당시 세계관에서 연옥의 산은 남반구에 있는 유일한 육지이므로 지구를 반 바퀴 돈 셈. 특이하게도 지옥의 거의 밑바닥(제8층)의 죄수임에도 불구하고 영웅적인 면이 강하다. 그의 죄목은 '사기와 기만을 부추긴 자'[107]이며, 오디세우스의 연옥을 향한 여행은 단테의 순례와 여러 모로 대비되어 묘사된다. 한편 "그리스인 조르바", "최후의 유혹" 등을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이 전승을 바탕으로 오디세우스가 다시 가출해서 여러 여행을 떠나다 후일 남극에 정착하는 대하 서사시를 썼다. 안정효 번역으로 한국에도 출판되었다.

오디세이아 내에서는 집으로 가고 싶은 지친 여행자인 동시에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싶어하는 열정적인 여행자라는 두 개의 상반되는 모티브가 겹쳐 매우 복잡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 당시 서사시들에 나오는 단순한 캐릭터와는 다르게 입체적일뿐더러 매우 인간적이다. 오디세이아라는 장편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선역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악역도 아니다. 내적 고민과 더불어 이 복잡함이야말로 오디세우스가 다른 영웅들과 대비되는 부분 중 하나.

전승 중에는 죽은 그리스의 영웅들이 다시 환생할 기회를 얻자 아킬레우스나 아이아스는 제각각 독수리나 황소 등 힘있고 간지나는 동물을 선택했지만 오디세우스는 왕도 아니고 전사도 아니고 평범한 남자로 되살아나게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플라톤의 알레고리 중에도 이 이야기가 있다.

전승에서도 고전, 전래동화에서처럼 단순히 선악을 가르는 것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대처하는 부분이 많아 학자들 중엔 오디세우스야말로 창작물에 등장하는 최초의 '현대인'이라 불릴 만하다고 평해진다.

오디세이아는 결국 외조부의 미움 속에서 태어나 광인 행세를 할 정도로 원치 않았던 전쟁을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겪었던, 영리한 머리 외에는 미케네의 한 도시만 한 작은 나라의 왕일 뿐이었던 평범한 인간의 비극적인 표류가, 그가 가진 인내와 의지의 힘으로 극복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마침내 그 길고 긴 여정을 지나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해필리 에버 애프터로 끝난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들이 대부분 그러했듯 비극으로 마치는 삶이 아니라, 결국 그가 염원했던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와 성공적인 여행담이 되었다는 점에서 늘 풍랑을 겪는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참고로 의심이 많아서 그런지 친구라고 할까, 흔히 소울 프렌드라고 할 만한 사람은 없다. 다른 영웅들은 아킬레우스파트로클로스, 대 아이아스와 소 아이아스,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 등[108] 파트너 관계의 인물이 있으나 오디세우스는 그런 거 없다. 트로이 전쟁 당시엔 디오메데스와 콤비를 이루어 온갖 활약을 다 했었지만 실상은 디오메데스도 절친은 따로 있다.[109] 게다가 팔라디온을 훔쳐오는 작전 중에는 공훈을 독점하고 싶어서 디오메데스를 뒷치기하려다 역으로 탈탈 털렸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며 영생을 맹세한 여신과도, 아름다운 님프와도, 그리고 공주와도 연애 플래그가 섰지만 이미 헤어진 지 20년이 다 된 부인에게로 끝끝내 돌아가려고 하는 그 신의를 높이 살 수 있겠다. 그래도 오디세우스에게는 자신만 보는 충실한 부인이 있었고, 그를 총애하는 여신이 있었으며 고향에 두고 온 돼지치기나 유모 등의 하인들도 오디세우스에게 진심으로 충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스 동맹군 내에서도 그 지략과 신중함으로 인해 처신을 실수하는 일이 별로 없어 두루두루 친하며 대단히 존경, 존중받는 편이었다.[110]

영국의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의 율리시스의 시에서 오디세우스의 불굴의 정신을 잘 표현하고 있다.
Though much is taken, much abides and though
We are not now that strength which in old days.
Moved earth and heaven that which we are, we are.
One equal temper of heroic hearts,
Made weak by time and fate, but strong in will
To strive, to seek, to find, and not to yield.

비록 많은 것을 잃었지만
또한 많은 것이 남아 있으니
예전처럼 천지를 뒤흔들지는 못할지라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다.

영웅의 용맹함이란 단 하나의 기개
세월과 운명앞에 쇠약해졌다 하여도
의지만은 강대하니,
싸우고 찾고 발견하며
굴복하지 않겠노라.

6. 매체에서

6.1.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파일:오디세우스&페넬로페&텔레마코스.jpg
파일:오디세우스.홍은영 버전.jpg
아내와 갓 태어난 아들과 함께 트로이 전쟁에서[111]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선 9권에서 헬레네의 구혼자들 중 하나로 첫 등장한다. 구혼자들이 너무 많아 난감해하는 틴다레오스에게 "구혼자들은 헬레네의 선택을 존중해 물러나고, 이 결혼을 방해하는 자를 위해 싸우자는 맹세를 하자"라고 제안한다.[112] 트로이 전쟁을 다룬 10권부터 오디세이아가 끝나는 19권까지 주역으로 등장하여 사실상 이 만화 최장기 등장인물이 되었다. 더불어 19권부터는 서영수 작가가 그렸기 때문에 홍은영 작가가 그린 구판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구판의 마지막 장면은 아테나에 의해 늙은 거지로 변한 오디세우스에게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칼을 겨누는 장면이다.

구판에선 갈색 머리카락에 녹안을 지닌 미남으로 나오는데, 그의 이야기의 마지막인 19권이 너무 늦게 나와서 그냥 18권까지만 읽고 잊어버린 사람도 많았고, 바뀐 서영수 작가의 그림체가 너무 이질적이라 19권에서 하차한 사람들도 상당했다. 때문에 현재 2~30대가 된 과거 독자들이 이 만화를 추억하면서도 오디세우스 이야기가 어떻게 끝났었는지 아리송해하는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어찌 보면 갑작스러운 작가 교체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죽어서도 운이 없다. 자세한 건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문서 참고. 다만 전부 같은 작가가 그린 신판에선 이런 문제가 없다. 대신 구판에 비하면 외모가 좀 너프됐다.

6.2. 그 외 매체

7. 기타



[1] 현대 그리스어로는 '오디셒스'라 읽힌다. Οδυσσέας라고도 쓰며, 이 경우에는 '오디세아스'로 읽힌다. 영어식으로는 '오디시어스'에 가깝게 발음한다.[2] 라틴어식으로는 '울릭세스'(Ulixes)라고 한다. 현대 매체에서는 울릭세스의 변형인 '율리시스'(Ulysses)로도 많이 소개된다.[3] 너무나도 팔자가 기구해서 그 성격 나쁜 그리스 신들조차 '쟤는 안 그래도 팔자 사나우니 내버려두자.'면서 안쓰러워할 정도였다. 심지어는 트로이의 예언자 공주 카산드라조차, 그리스 연합군 소속 다른 국가의 군주와 장수들에게는 저주를 퍼부으면서 오디세우스는 "저놈은 신들이 알아서 개고생을 시켜 주실 테니 따로 저주할 필요도 없다"고 넘어갔다(....).[4] 이건 이명이라기보단 그냥 신상정보라고 보면 된다. 먼 과거에는 성씨라는 개념이 없었으므로 동명이인을 구분할 때 '어디 출신 누구', '누구 아들/딸 누구' 식으로 구분을 했고 이것 자체를 호칭처럼 쓰는 데 이르게 된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경우 아버지 이름을 따서 라에르테스의 아들, 원어로는 라에르티아데스(Laertiades)라고 한다.[5] (역자 주석) 오뒷세우스(Odysseus)라는 이름의 어원은 ‘odyssomai’(분노하다)이다.[6] 혈통을 따지자면 헤르메스의 증손자이면서 새벽의 여신 에오스와 별들의 아버지 아스트라이오스의 7대손이다.[7] 천병희 역 오디세이아 13권에서 아테나가 오디세우스를 늙은 거지로 변신시키는데, 431행에서 '그(오디세우스)의 머리에서 금발을 없애버렸으며'라고 언급됐다.[8] 아가멤논, 메넬라오스의 어머니 아에로페와 팔라메데스의 어머니 클뤼메네는 카트레우스의 딸들로 자매지간이다.[9] 단, 아킬레우스는 자의가 아닌 어머니인 테티스가 그리스군에 못 들어가게 막았다. 그리고 사실 아킬레우스는 헬레네에게 구혼한 적도 없어서 참전 의무가 없었다.[10] 엄밀히 말하면 병역기피라기보단 참전협약 위반에 가깝다. 단일 국가 제도 하의 징병을 기피한 게 아니라, 거의 대등한 관계의 도시국가 군주들 사이에 맺은 참전협약 이행을 기피한 것이므로.[11] 당시 그 지방에서 당나귀는 열등한 사역 동물 취급이었다. 황소와 당나귀를 짝지어서 쟁기를 끌게 했다고도 한다.[12] 밭에 소금을 뿌리면 땅이 말라서 식물이 자라지 못하고 시들어버린다. 포에니 전쟁로마의 승리로 돌아간 뒤 로마는 정복당한 카르타고의 수도에 카르타고의 망령들이 되살아나지 말라는 의미로 소금을 뿌린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그 로마 역시 이민족들의 침략으로 박살났으니 인생사 새옹지마다.[13] 팔라메데스는 이 일로 원한을 사 그 보복으로 전쟁 중 오디세우스의 계략에 의해 트로이와 내통하고 있다는 누명을 쓰고 아가멤논과 병사들이 던진 돌에 맞아 죽는다.[14] 친아버지는 제우스이나 어머니인 레다가 스파르타의 왕비였기에 튄다레오스 왕이 사실상 아버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헤라클레스와 암퓌트리온의 관계처럼.[15] 실제로 병역기피한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 덕분에 트로이 전쟁의 승리로 이끌었으니 아이러니하다.[16] 또한 과거에는 오디세우스의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오디세우스가 끌려간 것에 대해 동정 여론이 많이 있었으나, 현재는 오디세우스가 가정을 챙기려는 의도이긴 했어도 약조를 한 내용을 저 혼자 살겠다고 어기려 한 게 들통났는데 할 일을 한 팔라마데스를 모함해서 죽인 오디세우스에 대해 비난 여론이 더 많다.[17]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 사이의 전쟁 포로로 잡은 여자들을 둘러싼 갈등.[18] 팔라디온은 포세이돈의 손녀이자 트리톤의 딸, 그리고 아테나의 절친한 벗이었던 팔라스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아테나의 실수로 팔라스가 죽은 뒤 아테나는 벗을 기리기 위해 나무로 팔라스의 상을 깎아 만들었다. 트로이의 시조 일로스(가뉘메데의 맏형이기도 하다.)가 신탁에 따라 어느 벌판으로 이주해 오고, 여기가 신탁에서 말한 그곳이 맞다면 증표를 내려달라고 요청하자 아테나가 팔라디온 상을 내렸다. 일로스는 이 황무지를 개간하고 트로이를 건국했으며 팔라디온 상을 국보로 삼았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그냥 아테나 목상으로 나왔다.[19] 다만 이 때 팔라디온을 훔쳐 돌아오는 길에 공훈을 독점할 욕심에 디오메데스를 뒷치기해 죽이려 든 트롤링 전적이 있다(...). 곧바로 디오메데스의 반격에 무장을 해제당하고 꽁꽁 묶여서 등짝을 실컷 얻어맞아 가며 귀환하는 걸로 대가를 치렀다고(...).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그런 내용은 싹 다 빠졌다.[20] 이 일로 화가 치민 아이아스는 오디세우스를 죽이려 했으나 그를 비호하던 아테나의 개입으로 실패. 밤에 재차 시도하지만 아테나가 재차 개입하여 그에게 일시적인 광기를 내려 방해했다. 아이아스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그리스군의 군량인 소와 양들을 죽여버리고, 정신을 차린 뒤 칼 들고 X 빠지게 싸우고 보니 처치한 상대가 그냥 양이랑 소였다는 사실이 너무 쪽팔려서(...) 자살한다.[21] 시논의 경우는 오디세이아에서는 전혀 행적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다른 구혼자의 배를 타고 왔거나, 오디세우스군의 일원이 아닌 지원군 개념으로 참가하고 그리스로 돌아간 듯하다. 그리고 에우륄로코스는 현명한 부하이긴 했으나 마지막 한 번의 트롤링이 너무 치명적이었다. 절대 손도 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받은 헬리오스의 소를, 그것도 본인이 다른 선원들을 선동해서 잡아먹는 바람에 오디세우스를 제외한 선원들이 모조리 전멸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본인까지 목숨을 잃어, 이타카에 남겨진 주군의 여동생이자 자신의 아내인 크티메네는 남편을 잃은 과부가 되어버렸다.[22] 외눈박이 거인이며 영어로는 사이클롭스.[23] 바다의 님프 갈라테이아에게 구애했으나 거절당하자 그녀의 애인에게 바위를 던져 죽여서 갈라테이아와의 관계는 완벽하게 끝났고 다른 퀴클롭스들과는 떨어져 동굴에 혼자 사는 중이었다.[24] 폴뤼페무스가 무장한 여러 인간들 앞에서 무방비하게 벌렁 누워 잔 것도 자기를 어떻게 했다간 모두 영영 갇힐 테니 건드리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25] 라틴어로는 Nemo, 영어로는 No man이나 Nobody 정도가 된다. 한국에 출판된 번역본들이 영어 중역판이 많았기에 이 부분을 '노맨'이라 번역한 책들이 많았다. 때문에 노맨이라 쓰여진 책은 스스로 영어판을 중역했다는 것을 인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며 천병희 교수의 원전 번역본으로는 '아무도 아니다'. 김영하의 산문진 <여행의 이유>에서는 오디세우스의 해당 발언을 '아무도안'이라고 나름 적절하게 설명했다.[26] 접대의 관습을 제대로 비틀어 조롱한 셈이다.[27] 영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저 말을 하면 성은 노씨고 이름은 바디인 사람이라고 한다.[28] KBS 디즈니 만화동산에서 방송된 TV판 헤라클레스에서는 이 에피소드에 오디세우스의 아들인 텔레마코스가 등장하며, 폴뤼페무스에게 이름을 소개하는데 "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라고 한다. 폴뤼페무스가 눈을 다치고 동굴을 빙빙 돌면서 "아무것도 아닌 게 나를 괴롭힌다, 아무것도 아닌 게 나를 괴롭혀."라고 소리친다. 밖에서는 물론 "아무것도 아닌 게 자길 괴롭혀? 뭐 잠꼬대하냐?"하고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나름 초월번역.[29] 굳이 한국어 어순에 맞게 번역하자면, 자신의 이름을 '없다' 라고 소개하고, 퀴클롭스가 "내 눈을 찌른 자는 '없다'!" 라고 했으면 맞아 떨어진다.[30] 그런데 조선 말엽에 나온 저자 불명의 야담집인 청구야담에도 먼 바다 건너편의 외딴 섬에 사는 대인족이라는 식인종이 나오는데, 흥미로운 점은 그 대인족과 맞닥뜨린 조선 어부들이 달아나는 이야기의 구조가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모험담과 거의 같다는 부분이다. 링크[31]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구판에서는 바위를 던지도록 도발해서 그 충격파로 빠르게 도망치기 위해서였다고 나온다.[32]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그리스 전역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힘세고 강한 영웅이 맞다(그 예로, 아폴론의 활은 너무 단단해서 보통은 시위를 거는 것도 엄청나게 힘든데 오디세우스는 간단하게 시위를 걸어서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그 힘 이상으로 지략이 강조되기는 하지만.[33] 포세이돈만 한 신이 치료도 못하냐는 의견도 있지만, 신들조차도 운명과 그에 따른 예언은 거스를 수 없다. 정확히는 바꿀 능력은 있지만 후환이 생길까 두려워 바꾸지 않는다. 다만 복수는 할 수 있기에 오디세우스에게 화풀이를 한 것이다.[34] 어쩌면 퀴클롭스 섬에서 본인 때문에 부하들을 잃고 신들의 미움까지 받은 사건이 트라우마가 되었던 걸지도 모른다.[35] 몰리라 불리는 신비한 약초로 키르게의 마법 조건을 무효화시켰고, 그녀에게서 절대 자신을 해치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아내는 것. 맹세를 받아내지 않으면 방심하는 사이 죽이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36] 아버지에게서 얻은 신의 육체는 올림포스로 올라갔으나 어머니가 준 인간으로서의 육체는 지하로 내려갔다.[37] 닉테우스의 딸이라는 전승이 유명하지만 오디세이아에서는 아소포스의 딸로 나온다.[38] 오디세이아에서는 에피카스테라는 이름으로 나온다.[39] 남편이 던진 창에 맞아 비명횡사한 비운의 님프. 케팔로스는 아내를 죽이려고 한 게 아니라, 모종의 이유로 풀숲에 있던 프로크리스가 낸 소리를 사냥감이 낸 소리로 착각하는 바람에 창을 던진 것이었다. 심지어 그 창이 표적에 백발백중하는 마법의 창이었던지라....[40] 다른 설에는 카리브디스의 아버지인 포세이돈이 그녀에게 주문한 것도 있다.[41] 부하들은 귀를 막아서 세이렌의 노랫소리도 오디세우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니 오디세우스가 소리를 질러도 못 들을 것을 간파하고 한 행동으로 보인다.[42] 세이렌이 자기 노래를 듣고도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죽게 된다는 말에 따라 오디세우스가 일부러 그랬다는 해석도 있다. 세이렌들이 노래 공격이 안 먹힌 것에 자존심 상해서 전부 물에 빠져 자살했다는 이야기도 있다.[43]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선 살을 다 발라내 가죽만 남은 소가 껄떡대며 선원들을 습격하는 장면으로 은근 소름끼치게 묘사되었다.[44] 이때 한 명 남은 부하 군사가 오디세우스의 다리를 잡고 살아남으려고 버텼으나 이 부하도 급류에 휘말려 죽고 말았다(...).[45] 하늘을 떠받드는 티탄 신 아틀라스의 딸들 중 한 명이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는 모험을 떠나 그녀의 섬에 들렀을 때, 그를 붙잡아 두려 했다고 하는 전승이 있다. 텔레마코스는 당시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로 분장해 있던 아테나의 도움으로 벗어났다.[46] 한편 이 모습을 바다의 신인 프로테우스가 목격했고, 후에 이집트에서 표류 중이던 메넬라오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어 오디세우스의 아들인 텔레마코스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47] 아르테미스는 트로이 전쟁 초기 그리스군이 출정하기 전 자신에게 봉헌된 사슴을 죽이고 신성모독하는 발언까지 내뱉은 그리스군의 총사령관인 아가멤논은 몹시 증오했으나, 정작 오디세우스는 자신이 지원했던 트로이와 맞서 싸운 그리스군의 또 다른 지휘관이었음에도 아르테미스를 한번도 신성모독하지 않으며 비교적 입조심을 한데다 은근히 아르테미스를 찬양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별 다른 증오나 적개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귀향한 뒤 자신의 공백을 틈타 아내 페넬로페에게 재혼을 강요하던 구혼자들을 사살하는데 사용한 오디세우스의 활 역시 아르테미스의 오빠 아폴론이 만든 활이었다.아르테미스: 오빠야, 오디세우스가 오빠 만든 활로 저 무뢰배 구혼자들 쏴 죽이는거 보니까 우리 옛날에 오빠랑 같이 우리 엄마 욕한 니오베 자식들 활로 쏴 죽이던 일이 떠올라. 그치?[48] 결국 이 때문에 트로이 전쟁 당시 아르테미스를 신성 모독했던 아가멤논과 아르테미스의 신격을 모독하지 않았던 오디세우스 등 두 그리스군 사령관들의 운명이 트로이 전쟁 전후에 각기 갈리는 결과를 낳았다. 나무위키의 아르테미스의 문서만 보아도 아르테미스는 올림포스 12신들 중 가장 냉혹하고 잔인한 성격을 지닌 여신이며 감정의 기복이 심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사실 트로이 전쟁 초기 아르테미스에게 봉헌된 사슴을 쏴 죽이다 못해 아르테미스를 능멸하는 발언을 뱉어버린 아가멤논은 이 여파로 아르테미스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자신의 큰딸 이피게네이아를 여신의 제물로 인신공양하는 비극으로 이어졌고(물론 나중에 아르테미스 여신에 의해 생존해 무녀가 되었다는 전승도 있다.), 여기에 원한을 품은 아가멤논의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는 더욱 더 아가멤논을 증오하여 아가멤논과 사이가 나빴던 사촌 아이기스토스와 결탁하여 아가멤논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미케네로 귀환한 아가멤논은 아내와 사촌이 일으킨 쿠데타에 목숨을 잃게 되었고, 그가 피살된 이후 아가멤논의 나라였던 미케네는 왕실가의 내분으로 큰 혼란에 빠져 후일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가 왕위에 오르기까지 극심한 혼란기를 겪어야 했다. 반면 아르테미스를 건드리지 않았던 오디세우스는 대신 포세이돈의 진노로 20년간 바다를 표류했지만 어찌되었든 아테나와 제우스를 비롯한 나머지 올림포스 주신들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귀국에 성공하여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와도 재회하고 자신의 공백을 틈타 아내한테 재혼을 강요하던 구혼자들을 처단하여 나라와 왕권까지 다시 되찾았다. 그리고 오디세우스의 가족들도 서로 증오하거나 분열하는 일 없이 인내하며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로 인해 오디세우스 본인과 오디세우스의 나라이던 이타카는 아르테미스를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이 여파로 당사자도 목숨을 잃고 가정마저 박살나면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아가멤논과 그의 나라인 미케네와 달리 순조롭게 안정을 이룩하고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었다.[49] 참고로 오디세우스는 아르테미스를 모욕했다 분노한 아르테미스에게 저격당해 사망한 키오네의 외증손자였지만, 키오네와 달리 자신에 대한 신성모독 행위를 오디세우스가 저지른 적은 없었기에 아르테미스는 별 감정없이 고국에 가 못해 힘겨워하던 오디세우스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클뤼타임네스트라와 아가멤논 문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서로를 순수하게 사랑한 부부였던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와 달리 아가멤논은 클뤼타임네스트라의 전 남편과 자식들을 죽이고 그녀를 약탈혼하여 부인으로 삼았기에 둘의 사이는 증오와 원한이 심했다.[50] 자신이 아끼던 사슴이 아가멤논의 활에 죽임을 당한 여동생인 아르테미스와 마찬가지로 트로이 전쟁 시기 트로이에 있던 아폴론 신전에서 일하던 사제 크뤼세스의 딸 크뤼세이스를 아가멤논이 노예로 끌고 가고 딸을 돌려달라는 크뤼세스를 모욕, 폭행하는 등 그리스군의 총사령관이던 아가멤논과 악연이 있었던 것에 비해 오디세우스와는 이렇다 할 악연이 별로 없어 여동생과 입장을 같이 했다.[51] 자신과 인간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알킵페를 성추행하려던 포세이돈의 아들 할리로티오스를 때려죽인 사건으로 인해 백부 포세이돈과 재판까지 하며 대립한 일이 있었고(물론 딸을 성폭행으로부터 지키려는 행동임이 인정되어 아레스가 승소했다.), 비록 아레스가 지원했던 트로이를 멸망시킨 그리스군의 사령관이었지만 이전 할리로티오스 살인 사건으로 벌어진 재판의 앙금은 물론, 또 다른 딸이던 여전사 펜테실레이아가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군의 용장이던 아킬레우스와 싸우다 목숨을 잃자 포세이돈이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하여 전쟁 중에 아킬레우스가 펜테실레이아를 죽인 것은 정당방위였다며 아킬레우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등 포세이돈과도 악연이 있었기에 아킬레우스와 같은 그리스 연합군 진영이었음에도 전후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포세이돈에게 시달림을 받던 오디세우스와 그 오디세우스를 도와줄 것을 아버지에게 직접 청원한 이복누나 아테나를 지지했다.[52] 물론 나중에 그리스군 측에 기우는 모습을 취하긴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헤르메스가 오디세우스의 증조부인 것도 한몫했다.[53]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와 트로이 양 쪽 편에서 서지 않고 중립을 취했지만 과거 포세이돈에게 강간당한 이력도 있었기에 포세이돈의 방해로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도와줄 것을 남동생 제우스에게 청원한 조카 아테나의 편에 섰다.[54] 헤스티아가 빠지고 포도주의 신 디오뉘소스가 들어가기도 한다.[55] 사실 당시 그리스 신들로서도 현실을 인정하고 화합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이미 트로이는 패망했고 그리스군이 승리한 데다 더 이상 트로이 전쟁 때 누구는 그리스를 지지하고, 누구는 트로이를 지지한 일로 인해 올림포스 신궁 내에서 분열과 대립을 끌고 갈 명분은 더 이상 없었다.[56] 물론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이 헬리오스의 소들을 잡아먹은 건에 대해서는 아테나도 별 반론을 하지 못했다.[57] 바다의 여신 이노(레우코테아)가 자신의 베일을 주어 바다 속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나온다.[58] 참고로 오디세우스를 구해준 여신 이노는 카드모스의 딸 중 하나로 세멜레의 언니이자 포도주의 신 디오뉘소스의 이모이기도 한 그 이노가 맞다. 제우스의 아들 디오뉘소스를 돌봐줬다는 이유로 헤라의 저주를 받아 아들 멜리케르테스와 함께 바다에서 투신 자살했고, 자신의 후손들이 저주로 바다에 투신했음을 안 아프로디테가(이노의 어머니 하르모니아가 아프로디테의 딸) 포세이돈을 찾아가 그들을 해신으로서 환생시켜준다. 해신으로서 받은 이름은 레우코테아, 그리고 아들 멜리케르테스는 팔라이몬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정작 황금양털 에피소드에서 나라를 한번 말아먹으면서까지 의붓자식들인 헬레와 프릭소스를 죽이려 했던 극악의 계모가 바로 이 여인인데, 그 주제에 디오뉘소스를 자기 자식처럼 키우겠다고 맹세했다가 헤라에게 그 꼴이 난 것. 악행에 비해 조상 덕에 구사일생한 셈이다.[59] 사실 오디세우스 본인부터가 자신과 공주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게 하지 못하게 했다. 일부러 공주를 먼저 보낸 후 자신은 늦게 뒤따라가 공주와 자신 사이의 이상한 소문을 예방했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나체였던 오디세우스가 나우시카 일행의 빨래에 있던 남자 옷을 빌려 입고 따라가는데, 아테나가 이를 보고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가려준다. 왕궁에 들어서고 오디세우스가 인사를 위해 무릎을 꿇자 그제서야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드러내도록 한다.[60] 한 전승에서는 배필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오디세우스와의 인연으로 그의 아들인 텔레마코스와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한다.[61] 상기의 오디세우스에게 격투기로 패한 남자가 이 남자라는 전승도 있다.[62] "여기가 사람 사는 땅이냐 괴물 사는 땅이냐" 하면서 쫀다.[63] 천병희 역 오디세이아 18권 269~270행에서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참여하면서 고향을 떠날 때, 페넬로페에게 텔레마코스에게 수염이 돋는 게 보이거든 그때는 당신이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이 집을 떠나라고 했다.[64] 구혼자들이 단순히 페넬로페한테 점잖게 청혼만 한 것이 아니라, 아예 그 집에 눌러앉아서는 자신들의 식사거리로 오디세우스의 가축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먹으며 그의 재산을 축내고 있었기 때문이다.[65]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 구혼자들과 달리 그는 거지로 변장한 오디세우스를 손님으로 잘 대접했다. 주인에게 매우 충실했지만, 한편으로 20년이란 세월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주인과, 시도때도 없이 들려오는 주인에 대한 거짓 소문 때문에 오디세우스가 주인이 곧 돌아올 거라는 말을 해 줘도 믿지 않았다. 텔레마코스와도 매우 사이가 좋았으며, 텔레마코스가 이타카로 귀환했을 때 마치 가족을 맞이하는 것처럼 텔레마코스를 맞아주었다.[66] 처음에 텔레마코스는 자신을 위해 잠시 변장을 푼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하고 검을 겨누지만, 오디세우스가 텔레마코스에게 어린 시절 트로이 전쟁 때 멘토르에게 텔레마코스를 맡기고 전쟁에 나선 후 전쟁을 승리로 끝내고 그 동안의 돌아오는 모든 고난의 여정을 얘기하자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 된다.[67] 텔레마코스는 아버지의 생존 소식을 듣고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던 영웅들을 만나며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다녔으며, 메넬라오스에게서 표류하던 도중 칼륍소에게 잡혀있다던 소식을 들었다.[68] 그럴 만도 한 것이 개들의 평균 수명이 13~15년, 정말 오래 살아봐야 18년 정도임을 고려할 때 20년이면 인간 기준으로 120세 이상이기 때문. 즉 그때까지 살아있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심지어 오디세우스가 떠날 당시에 이미 성견으로 주인의 사냥터를 따라다녔던 점을 감안하면 인간 나이로 거의 140살 정도를 산 거다. 당연하지만 이때 이미 늙을 대로 늙어버렸기에 시력을 잃어 주인을 냄새로 알아보았고, 기력이 다해 꼬리만 흔들 뿐 그 이상 다가가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 에피소드 덕분에 아르고스라는 이름은 충견의 상징이 되어 로마 시대에도 쓰였다.[69] 구혼자들 중 가장 무례하고 행실이 좋지 않았던 안티노오스는 오디세우스에게 의자를 집어던지기까지 했는데, 이건 다른 구혼자들조차 안 좋게 볼 정도로 질 나쁜 행동이었다.[70] 이 안티노오스란 인물은 구혼자 중 가장 먼저 언급된 인물이며, 구혼자들 중 대장 노릇을 하던 인물이었다. 제일 먼저 오디세우스의 집에 죽치고 앉아 그의 재산을 축내기 시작했으며, 심지어 오디세우스의 잔에서 마시기까지 했다. 나중에는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 떠나자 구혼자들과 짜고 그를 죽일 계획까지 세운다.[71] 안티파테/안티파타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본래 오디세우스의 아버지 라에르테스의 노예였다가(라에르테스가 에우뤼클레이아의 미모에 반해 높은 값으로 사들였지만 아내가 싫어할 걸 생각해서 첩으로는 삼지 않았다는 언급이 나온다.) 오디세우스의 유모가 됐고, 훗날 텔레마코스도 양육했다.[72] 무슨 수로 도끼를 뚫는지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도끼 자루에 구멍이 나 있었다, 도끼 자루를 꽂는 구멍을 말한다, 도끼날에 구멍이 나 있는 구조다 등. 오디세이아에서도 이 부분은 정확히 설명되어 있지 않다. 영상물이나 만화에서는 보통 도끼날만 세워놓고 도끼 자루를 꽂는 구멍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묘사된다.[73] 단순히 빡빡한 게 아니고 무려 아폴론이 만든 활이었다. 이 활의 원주인은 오이칼리아의 왕이자 헤라클레스의 궁술스승이라는 설도 있던 에우리토스로, 그 아들인 이피토스가 이타카 왕가에 선물로 주었다.[74] 서울대 선정 문학 오디세이 만화에선 그대들 머리 위에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게 느껴지지 않소? 재앙이 찾아올 때 후회나 하지 마시오!라고 말한다. 참고로 여기선 이름이 안 나오는지라 이 인물이 누군지를 알 수 없다.[75] 총 136명(이타카 출신 12명, 자킨토스 출신 44명, 사메 출신 23명, 둘리키온 출신 57명)이라는 전승도 있다.[76] 염소치기 멜란티오스나, 구혼자들을 짝사랑한 하녀들 등. 후술되지만 당연히 이 배신한 염소치기와 하녀들 역시 구혼자들의 몰살 이후 오디세우스에 의해 처형당한다.[77] 구혼자는 아니고, 그저 떠돌아니는 거지다. 근데 꽤나 근육이 있는 편인지라 깡패처럼 오디세우스에게 함부로 대하다가 결국 주먹 한 방 맞고 널브러진다. 오디세우스는 그를 죽이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면 이목을 심하게 끌 테니 그냥 문 밖으로 쫒아내버리는 것에 그친다.[78] 아테나가 그에게 수를 써서 떠날 마음이 안 들도록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79] 페넬로페가 딸처럼 총애했던 측근 시녀였으나 구혼자들 중 안티노오스의 뒤를 이어, 서열 2위였던 에우리마코스와 내연관계였고 전술한 대로 페넬로페의 시간 끌기 작전을 에우리마코스에게 일러바치며 주인을 배신했다.[80] 정작 이 남매의 아버지인 정원사 돌리오스와 둘의 다른 형제들은 모두 오디세우스 일가에게 충성했으며 구혼자들의 가족들과 싸울 때 오디세우스 편을 들었다.[81] 헤라클레스의 어머니 알크메네가 남편 암피트뤼온으로 변신한 제우스와 성관계를 맺은 사례나 페르세우스의 어머니인 다나에가 황금비(이하 동문)처럼 진짜 오디세우스가 아니라 남편으로 둔갑한 신이 아닐까하는 의심도 있었다.[82] 아우톨리코스가 시쉬포스의 소를 훔쳤다가 걸렸는데, 시쉬포스가 용서해 주는 대가로 안티클레이아를 첩으로 줄 것을 요구하여 아우톨리코스가 마지못해 딸을 내줬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 전승에서는 그냥 딸이 시쉬포스와 연애하는 걸 허락/묵인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인즉 자기보다 더 영악한 손자를 보고 싶어서였다고.[83] 페넬로페의 아버지가 페르세우스의 딸 고르고포네의 아들이다.[84] 이 네 쌍둥이의 아버지 튄다레오스가 페넬로페의 아버지와 형제지간이다. 물론, 이 중에서 헬레네와 폴뤼데우케스는 호적상으로만 튄다레오스의 자식이고 실제로는 제우스의 자식들이니 실상은 조상님 뻘이지만.[85] 트로이 전쟁에서 돌아온 후 생긴 아들.[86] 다른 표기로는 폴리포르테스.[87]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는 초반 로터스 열매를 먹은 사람들을 구하는 데 큰 공을 세우거나, 이후 오디세우스가 바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캐릭터로 나와 그의 죽음이 안타깝게 보인다.[88] '깡촌 시골섬의 신이 그래봤자 얼마나 영광스럽겠나' 싶겠지만, '영광'은 인간들 사이의 주관적 유명세가 아니라 객관적인 가치이다.[89] 개인적인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트로이, 특히 아이네이아스의 후예를 자처한 로마인들이 트로이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를 멸망시킨 오디세우스에게 호의적이긴 어려웠다. 같은 이유로 아킬레우스도 로마에선 그렇게 고평가받지 못했다.[90] 기껏해야 외증조부가 헤르메스인 정도. 제우스 친아들이 넘쳐나는 그리스 신화에서 헤르메스 증손자(=제우스 현손자) 정도는 티도 안 나는 수준이다. 친부는 사실 시시포스라는 전승을 택하더라도 기껏해야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의 손자 타이틀이 추가될 뿐.[91] 헤라클레스의 활과 화살을 물려받았다는 그리스 연합군의 왕으로 파리스를 쏘아 죽였다는 전승이 있다.[92] 그마저도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과의 갈등으로 이탈했을 때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병사들 상대로 무쌍난무를 찍었다.[93] 변호하자면, 뱀에게 물린 상처에서 나는 악취가 너무 심했고 마카온의 말에 의하면 치료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려서 배에 데려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그 섬에 치료가 가능한 약초가 있어서 홀로 두고 가려는 걸 어떻게든 달래려고 했고, 이후 다시 데려오며 마카온을 시켜 치료도 해 준다.[94] 일리오네는 트라키아의 왕 폴리메스토르와 결혼했고, 폴리도로스는 트로이 전쟁 막바지에 왕자들이 줄줄이 죽어나가자 막내아들 하나라도 살아남게 하려던 프리아모스와 헤카베의 결단에 따라 큰누나에게 의탁하러 트라키아로 피신해 있었다.[95] 그러나 오디세우스의 선한 의도도 소용없이, 막상 트라키아에 가 보니 일리오네는 고국의 멸망과 가족들의 비참한 운명을 전해듣고 충격과 상심을 못 이겨 자살했고 폴리도로스는 헤카베가 챙겨 준 황금을 탐낸 매형 폴리메스토르에게 살해당한 뒤였다. 이를 사실을 안 헤카베는 폴리메스토르의 눈을 찔러 장님으로 만들고, 혹은 아예 죽여버리고 본인 또한 폴리메스토르의 군사들에게 살해되거나 혹은 자살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96] 오디세우스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만나러 명계에 잠시 내려갔을 때 어머니의 혼령을 만났고, 그 때에야 어머니가 자기를 기다리다 먼저 죽은 것을 알고 슬퍼하며 어머니를 안으려고 세 번이나 팔을 뻗었으나 상대는 유령이고 자신은 산 사람인지라 세 번 모두 실패했다.[97] 에우마이오스의 직업은 양치기라고 하는 전승도 있으며, 구혼자 편에 붙은 염소치기 멜란티오스와 대립하는 장면이 많다.[98] 가령 '아트레우스의 아들'(아가멤논, 메넬라오스), '펠레우스의 아들'(아킬레우스), '텔레몬의 아들'(大 아이아스) 등. 신들에게도 이와 같은 호칭을 쓰기도 하는데 가령 제우스는 '크로노스의 아드님'이라고도 불렸다. 여성 인물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케아니데스는 아예 수식어+오케아노스 딸들, 한 명을 부를 때도 오케아노스 딸이라고 불렀다. 오늘날에도 서양에서는 자신의 이름에 아버지 이름에 Junior나 Mac 등을 붙이는 작명 방식에 남아 있다. 러시아어에서는 아예 이것이 타인을 격식 있게 부를 때 쓰인다. 이름과 부칭(父稱, отчество)을 같이 부르는 것, 예를 들면 푸틴의 이름과 부칭인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를 붙여서 같이 부르는 게 푸틴을 정중히 부르는 예법이다.[99] 둘리키온의 왕 니소스의 아들 암피노모스. 페넬로페와 결혼해 이타카의 왕위, 미모의 아내, 오디세우스의 재산까지 한꺼번에 꿀꺽할 심산으로 패악질을 일삼으며 오디세우스의 아들인 텔레마코스까지 해치려던 깡패 같은 다른 구혼자들과 달리, 이 인물은 그래도 꽤 점잖고 상식적인 편이었고 텔레마코스를 해치려는 다른 구혼자들의 모략을 싫어해 중지시킨 적도 두 번이었다. 다른 구혼자들이 거지로 변장한 오디세우스를 멸시하고 깔봤을 때도 (그 중에서도 가장 악질이던 안티노오스라는 자는 남들 다 보는 앞에서 오디세우스에게 의자를 집어던져 폭행하여 다른 구혼자들마저 선 넘는 짓 말라며 만류할 정도였다) 암피노모스만은 예의범절을 지켰다. 그래도 이 상식인도 늙은 거지가 오디세우스 본인인 줄은 몰라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던지 끝내 떠나지는 않았으며(게다가 아테나가 미망을 불어넣어 떠날 마음이 들지 않도록 만들어 버린 것도 있었다), 오디세우스가 정체를 드러냈을 때는 의외로 먼저 덤볐다가 죽었다. 그것도 자기가 두 번이나 목숨 구해준 텔레마코스에게(...)[100] 《레소스》에서는 헥토르가 죽기 전 오디세우스가 아테나 여신상을 훔쳤고, 거지로 변장한 채 아르고스인들을 저주하는 척 하면서 트로이를 정탐했고 파수병들과 문지기들을 죽였다. 레소스는 오디세우스에게 책형을 가해 독수리의 밥으로 주려고 벼르고 있었지만 되려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에게 살해당했다. 이 와중에 애먼 헥토르가 레소스를 죽인 범인으로 몰린 건 덤. 레소스의 어머니이자 무사이 여신 중 하나인 서정시의 여신 에우테르페(Euterpe)는 전쟁의 원흉들인 오디세우스, 디오메데스, 헬레네를 저주하면서 아들의 시체를 들고 사라졌다.[101] 《타우리스의 이피게네이아》라고도 불린다.[102]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기 위해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키려 한다'고 속여서 데려오는 사기극의 총대를 멨던 게 오디세우스였고 이피게네이아와 그녀의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는 그 사기극에 의한 최대의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미케네 궁전에 남아 멀쩡히 살고 있던 클뤼타임네스트라와 이피게네이아 모녀 입장에서는 당대 최고의 신랑감 1위이자 최고의 미남 장수 아킬레우스에게 시집 보낸다고 하니, 너무 좋아서 따라왔건만 실상은 자신을 제물로 바치고자 한 아가멤논과 오디세우스에게 사기당한 것이었다. 덫에 걸려든 이피게네이아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뒤통수 맞았다는 배신감이 어마어마했다. 거기다가 아르테미스가 뜻을 바꿔 자비를 베풀지 않았으면 타우리스 신전의 사제가 아니라 산제물로 바쳐져 어린 나이에 잔인하게 죽을 수 있었다. 인신공양 사건 때문에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는 안 그래도 사이가 나빴던 아버지에게 본격적인 복수심을 품고 살해했으며 끝내 두 동생들인 엘렉트라와 오레스테스가 어머니를 죽이는 끔찍한 패륜의 비극이 일어나기까지 했다. 덕분에 아트레이드 왕가는 한동안 잠잠해져 있다가 또다시 증오가 증오에 꼬리를 물어 엄청난 피바람이 불고 말았다. 동생 오레스테스를 만날 때까지 그리운 고국 미케네에 다시 발도 못 들이고 사랑하는 어머니와도 평생 재회도 못한 이피게네이아로선 오디세우스를 죽도록 미워하다 못해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죽었으면 좋겠다."고 저주하는 게 당연한 것.[103] 당시에는 왕비가 남편을 잃고 재혼하면 새 남편이 왕위에 올라 권세를 누릴 수 있었으므로, 오디세우스의 부재 중에 왕위를 노린 온갖 남정네들이 페넬로페에게 들러붙는 건 어쩔 수 없이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104] 위에 설명된 키르케와 칼립소.[105] 애초에 미인인 페넬로페가 (아무리 왕의 명령이라 해도) 순순히 결혼 승낙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106] 이 부분도 묘사가 불분명하다. 키르케와 헤어진 후에 연옥으로 갔다고 되어있고 이타카에 들렀다는 확증이 없는 것. 사실 이 부분은 전승같은 것이 아니라 단테의 완전 창작이라 큰 상관은 없는 일이다.[107] 트로이 목마 계략을 제안한 죄이다. 이 죄목을 '재능의 오남용'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아니면 단순히 이탈리아인이었던 단테의 입장에서 나름 조상의 조상(?)의 국가를 멸망시킨 오디세우스에 대해 지나친 묘사를 했을지도? 지옥의 안내자가 로마의 고전시인 베르길리우스임을 상기해보자. 신곡은 고전명작임과 동시에 단테 개인의 가치관과 호오가 분명하게 드러난, 나쁘게 말하면 역사적 인물들 문학 인물들을 단테의 가치관으로 평가하고 뒷담화까는 작품이기 때문에 읽을 때 신곡을 무조건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신곡에서 지옥에 있다고 해서 모두 악독한 인간은 아니라는 것.[108]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는 형제고 나머지는 동성애 파트너란 말도 있지만 동성애건 뭐건 절친인 건 틀림없다.[109] 카파네우스의 아들 스테넬로스, 에피고노이 동기이자 아르고스의 공동 왕이었다.[110] 그 아킬레우스도 아가멤논과의 갈등을 중재하는 오디세우스에게 존경을 표하며 말을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111] 아가멤논에게 브리세이스를 뺏기고 파업한 아킬레우스에게 재참전을 부탁하는 장면이다.[112] 정작 자신이 그 맹세대로 출전해야 할 상황에서는 헬레네를 '품행이 단정치 못한 여자'라고 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