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종호 월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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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화정냉월(花情冷月) |
장르 | 무협소설 |
저자 | 풍종호 |
권수 | 전 4권 |
출판사 | 시공사, 판무스토리(eBook) |
출판년도 | 2000년(시공사), 2011년(판무스토리) |
1. 개요
2000년에 출판된 주인공이 2명인 풍종호 작가의 다섯 번째 무협소설이다.[1] 추리적인 요소는 물론 코믹적인 요소도 포함하고 있으며, 글의 짜임새와 전개가 상당히 좋아 작가의 여러 소설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 전 4권으로 완결된 소설로, 내용적으로는 2권씩 2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반부는 옥화방 기녀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임천생이 일으킨 분란들을 봉무진이 되짚어 추적한 끝에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을, 후반부는 그 둘이 콤비를 결성하여 정체를 숨기고 중매 활동을 하는 등의 활약상을 다루고 있다.2. 등장인물
2.1. 주인공 일행
【대담한 언행과 적에게까지 관용을 베푸는 여유를 보여 철불이라 불리는 풍범릉은 뛰어난 역량에 과천수(過天手)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결혼 이후 엄자추에게 고용되어 신양(新梁)에 정착한 풍범릉은 도박장 '화춘'의 위사가 된다. 주가(酒家)도 운영하는 도박장에서 가짜가 아닌 진짜 도화춘(桃花春)을 빚어 판다는 사실도 그가 위사 일을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이다. 그 신양에 항주(杭州)의 옥화방과 사가보를 뒤집어 놓은 임천생이 나타난다. 그는 엄자추의 집 앞에서 대면한 임천생의 자신의 아내를 노린다는 말에 강남쌍웅(江南雙雄)과 합공을 하고도 잡지 못한다. 다음 날, 큰 상자를 들고 다시 화춘에 나타난 임천생을 잡으려 하다가 또 실패하고, 상자 안에 있던 아내 번서향만이 찢어진 옷차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 드러나고 만다. 크게 상심한 그는 봉무진을 찾아가 임천생을 죽여 달라는 청부를 한다.】}}}- {{{#!folding 오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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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옥화방(玉花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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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가보(史家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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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보
- {{{#!folding 사항선 ☜
2.4. 엄씨 가문
- {{{#!folding 엄자추 ☜
- {{{#!folding 엄자후 ☜
2.5. 화씨 가문
- 화진무
- {{{#!folding 소성 선사 ☜
2.6. 개방(丐幇)
- {{{#!folding 풍개(瘋丐) ☜
- 광인십걸(狂人十傑)
- {{{#!folding 혼령검(魂靈劍) 매천향 ☜
2.7. 성무장(聖武莊)
- 성무인왕(聖武仁王) 주세흥
- {{{#!folding 번휘 ☜
3. 신병이기(神兵利器)
- 나한간고첩(羅漢看苦帖)
4. 무공절기(武功絶技)
5. 줄거리
철불(鐵佛) 풍범릉, 행협(行俠)으로 20년이 넘게 살아온 강호의 유명인사인 그는 동정호(洞庭湖)의 외진 곳을 찾아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묘한 사내에게 다짜고짜 한 사람을 죽여 달라는 청부를 한다. 묘한 사내는 풍범릉을 진정시키며 어찌 된 일인지 사정을 얘기해보라고 한다. 풍범릉은 옥화방(玉花幇)의 기녀인 월향이 살해당한 일부터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과 이 사건들로부터 색마(色魔)란 명성을 얻게 된 임천생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여느 때와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은 하루가 시작되어 모든 일과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감독하는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은 옥화방의 총관 부예주는 이곳저곳을 살피던 중 방년 18세의 기녀인 월향이 방에서 대들보에 목이 매여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비명을 지른다. 월향의 허벅지 아래의 치맛자락은 모조리 찢겨 나가 꼭 강간당해 죽은 것으로 보였지만, 호원 무사인 도목, 조이, 장문은 현장에서 경과를 알 수 있는 어떠한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다. 그들은 일을 나누어 조이와 장문이 월향의 시신 처리를, 도목은 현장을 처음 발견한 총관과 대화를 해보기로 한다. 여전히 당황한 상태인 부예주는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아는 것이 없었다.
가뜩이나 바쁜 아침나절, 안에서의 기묘한 분위기에 뒤숭숭한 옥화방의 정문에서는 작은 소동이 일어난다. 서산(西山) 사가보(史家堡)의 둘째인 사장보가 막무가내로 월향을 만나겠다는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장문은 왜 이른 아침부터 이미 죽은 월향을 만나겠다는 건지 의문을 느껴 사장보를 추궁한다. 괜한 심문에 그는 총관을 불러오라 하면서 짜증을 내어 서로 티격태격하는 그때, 임천생이 나타나 새벽까지 노래한 월향은 늦잠을 자야 하니 만나기 어렵다고 대답한다. 근처에 있던 도목은 이 말을 듣고 임천생도 월향의 죽음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 사실을 조용히 확인하러 사장보와 함께 연무장으로 데려온다. 이곳에서 임천생은 뜬금없이 사장보의 형수인 도하운을 아는 척하며 그를 도발했다가 도목의 방해로 싸우지 않고 유유히 떠나간다. 곧 사장보도 월향과 혼인하러 온 것일 뿐, 그녀의 죽음과는 연관이 없음이 밝혀진다.
마땅한 단서가 없자 최종 수단으로 세 호원 무사는 소왕이라는 후각이 뛰어난 개를 풀어 월향의 방에 남아 있는 냄새 중 옥화방에 없는 것을 찾게 한다. 황성각이라는 음식점에 도달한 도목 일행은 안으로 들어가 소왕이 추적한 자가 누구인지 확인한다. 다름 아닌 임천생이 있는 것에 흉수일 것이라 심증을 갖은 도목 일행은 새벽쯤에 월향의 방에 간 적이 있느냐고 추궁한다. 그는 어제오늘은 간 적이 없으며 이전에는 자주 들렀다고 대답한다. 발끈한 월향의 약혼자라는 사장보는 왜 그녀의 방을 찾았는지 묻고, 임천생은 담담히 성행위를 뜻하는 손가락 모양을 보여준다. 분노한 사장보가 대뜸 철곤으로 공격하는데, 실력 차가 커 오히려 그에게 잡혀 탁자 위로 내리 꽂힌다.
이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도목, 조이, 장문은 확신을 얻고자 임천생에게 유도성 짙은 질문으로 다시금 추궁한다. 살벌한 기세에도 그는 능글능글하게 대답을 잘하면서 빌미를 주지 않는다. 그런 약삭빠른 모습에 조이가 새벽에 그가 월향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숨어서 봤다는 거짓 증언을 내뱉는다. 뜻밖의 발언에 잠시의 고요함 뒤 그는 한숨을 내쉰 다음, 조이의 증언을 인정하고 바로 도망친다. 옥화방의 세 무사는 범인으로 확신한 임천생을 쫓는데도 재빨라 잡기는커녕 거리가 계속 벌어진다. 그에 놓칠 것 같아 조이는 소왕을 시켜 저지하게 한다. 소왕은 빠르게 달려가 그의 옷깃을 무는 데 성공하여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 약간 주춤하는 듯했던 임천생은 외발로 뛰면서 소왕을 잡아 건져 올린다. 이를 본 도목 일행은 더 열심히 달릴 수밖에 없었다.
항주(杭州)를 한 바퀴쯤 돌았을까? 그제야 임천생이 일부러 잡힐 듯 말듯한 거리를 유지하고 자신들을 놀린 것임을 깨달아 잠시 숨을 고른 후에 두 패로 갈라진다. 그사이에 낌새를 챈 그는 종적을 감췄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쫓아오는 개 주인에게 저리로 간다' 일러주라는 친절까지 베푼다. 그렇게 흔적을 찾고 보니 앞에는 '조공지충견지골묘(趙公之忠犬之骨墓), 소왕, 잘 구워져 맛있게 나눠 먹히다.'라는 글귀와 뒷다리 한 짝이 사라진 잘 익은 고기, 진한 향기를 내뿜고 있는 술 한 병만이 놓여 있었다. [5] 하루를 진탕 쫓느라 허기진 일행은 이왕 이리된 거 남은 소왕의 고기로 배를 채운다. 그 모습에 조이만이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는 기막힌 표정을 지어야 했다.
도목은 곰곰이 생각하다 임천생이 자신을 초대하는 것임을 알아채고 옥화방의 일을 조이와 장문에게 부탁한 뒤 사장보와 같이 사가보로 향한다.[6] 그들이 사가보에 도착했을 때, 임천생은 먼저 와서 사장보가 월향에게 준 명패로 떳떳하게 도하운과 만나고 있었다. 이 사실을 가문의 하인인 악이로에게 들어 알게 된 사장보는 노발대발(怒發大發)해 얼른 임천생을 잡아 박살 내려는 것을, 도목의 만류로 형인 사준보부터 만나기로 한다. 사장보는 형에게 명패를 함부로 다룬 일로 혼이 나면서도 어서 임천생을 잡아야 한다고 강짜를 부리고, 도목까지 곁에서 점잖게 거들고 나서야 사준보는 아내와 있다는 그를 만나러 간다.
화원에서 두 사람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사장보는 형수가 임천생에게 넘어간 것이라 으르렁대어 불안해진 사준보가 걸음을 빨리한다. 결국, 그와 친근하게 있는 부인의 모습을 보고만 사준보는 화가 치밀어 코와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쓰러지고 만다. 그 모습을 본 사장보는 지체 없이 형수를 욕하며 주먹을 휘두르려다가 임천생에게 당하여 저편에 처박힌다. 도목은 도하운이 자신의 동생인 도명하임을 확인하고 재빨리 사준보에게 응급조치를 한다. 사가보의 어른인 사항선까지 나서서 사준보를 치료한 뒤에야 한숨을 돌리게 된다. 그동안에 임천생이 떠난 것은 물론 사장보도 가문을 박차고 나간다.[7] 집을 나온 그는 나흘이 넘도록 굶어 거지꼴로 신양(新梁)에 도착해서 한 거지에게 귀동냥으로 알아낸 엄자후의 집으로 도움을 구하러 찾아간다.
사장보는 지금 꼴로는 차마 대문으로 들어가기 부끄러워 우선 담 위로 들여다본다. 운도 없는지 엄자후의 눈과 딱 마주쳐 그는 이왕 걸린 거 당당히 소개를 하며 도움을 얻고 싶다는 얘기를 한다. 자초지종(自初至終)을 물어오는 엄자후에게 그는 지금까지 겪었던 일을 하소연한다. 엄자후는 인근에 사는 형 엄자추를 찾아가 도움을 얻으라는 조언과 자신의 신표인 철환(鐵環)을 내준다. 사장보는 즉시 가서 강남쌍웅(江南雙雄)이라는 화령도(花靈刀) 전고진, 패극(覇戟) 금광태와 있는 엄자추에게 임천생 때문에 집에서 가출한 신세임을 밝힌다. 그러자 강남쌍웅 역시 임천생과 엮인 일이 있었음을 말하며, 아울러 그가 여우처럼 영리해 미호아(美狐兒)로 불린다는 것을 얘기해준다.[8] 이때 엄자추가 운영하는 도박장에 큰 소란이 있다고 하인이 알려온다. 역시나 쌍호점(雙虎粘)이라는 도박에서는 절대 패하지 않는다는 임천생이 원흉이었다.
화춘이라는 도박장에서 임천생은 쌍호점으로 돈을 쓸어 담는다. 마지막 도전자였던 관노삼도 무일푼이 되어 현물로 대보청심환(大寶淸心丸)까지 내걸고 다시금 도전하여 주사위의 최고점인 열둘을 얻는다. 규칙상 최소점인 둘만 나오지 않으면 그가 이기는 상황, 드디어 마지막 주사위를 임천생이 던진다. 떠올랐던 주사위가 쟁반 위에 떨어질 즈음 지켜보던 누군가가 관노삼을 밀어 쟁반이 바닥에 떨어지고, 주사위도 튕겨 나간다. 사람들이 우르르 주사위를 쫓아가 숫자를 확인하려는 찰나, 금광태가 방해할 의도로 자신의 장포로 주사위 위를 덮고 탁자까지 놓는다.
불만에 찬 임천생이 금광태의 옷과 탁자를 치우려 하면서 다툼이 일어난다. 그 소란 통에 관노삼이 주사위를 찾아보니 결과는 하나-하나로 둘이었다. 금광태 홀로는 임천생을 잡을 수 없기에 전고진까지 공격에 가세하는데도 그는 모든 공격을 회피하며 도박장까지 반쯤 엎어놓고 빠져나간다. 더불어 사장보에게 "다음에 보자. 기둥서방!"이라는 말까지 남긴다. 사장보는 울화에 쌓여 엄자후의 집으로 돌아와 화춘에서 있었던 일을 속풀이 하듯 얘기한다. 엄자후는 침울한 분위기도 바꿀 겸 마침 사장보가 없을 때 온 손님이 있다며 소개하려고 내준 방으로 안내한다. 그렇지만 정작 손님은 없고 정교한 인피면구(人皮面具)가 나온다. 순간 소름이 돋은 사장보는 그 손님이 임천생일 수도 있음을 예감한다. 이상함을 느낀 엄자후는 곧장 병든 아내가 누워 있는 병상으로 달려간다.
불행한 예감은 틀리지 않아 웃통을 벗고 있는 임천생 앞에 엄자후의 부인 신씨가 가슴 섶이 조금 열린 채 몽롱하게 잠이 든 모습을 두 사람은 보고 만다. 그로 인해 엄자후는 기혈에 충격을 받아 고꾸라져 기절한다.[9] 임천생은 사장보의 손에 있는 인피면구를 자신의 것이라며 빼앗은 뒤에 엄자후는 거들떠도 안 보고 시시덕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잠시 넋을 잃고 있던 사장보는 급히 정신을 추슬러 어릴 적에 배워두고 그간 쓰지 않은 추마법(推摩法)을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엄자후에게 펼친다. 그는 동이 틀 무렵까지 무아지경(無我之境)으로 추마법을 전개하다 엄자추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졸도한다.
사장보가 깨어나자 엄자추, 전고진, 풍범릉이 어찌 된 일인지 사유를 물어온다. 아직 혼란스러운지 횡설수설(橫說竪說)하는 그의 반응에 풍범릉은 간밤에 임천생이 엄자추의 집에 나타나서 있었던 일을 먼저 얘기한다.[10] 또한, 임천생이 이번에는 자신의 아내인 번서향을 노리고 있어서 그를 추적하고자 엄자후의 계책을 얻으러 온 것임도 알려준다. 사장보는 엄자후 부부의 일은 사실대로 얘기할 수가 없으니 덮어두고 그를 잡을 꾀를 낸다. 번씨 부인을 데려와 곁에서 호위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의견을 논의하는 중에 번씨 부인이 이미 임천생의 손에 들어갔을 것임을 추측하여 별수 없이 오늘 저녁 화춘에서 다시 있을 도박판에 나타날 그를 잡기로 한다.[11]
엄자추는 수하들을 동원해 화춘을 중심으로 십면매복(十面埋伏)을, 강남쌍웅과 풍범릉도 몰래 가까운 곳에서 잠복한다. 임천생은 이러한 계략을 모두 눈치챘는지 그들의 예상에서 벗어나 도박장의 지붕을 뜯으면서 제법 큰 상자를 이고 화려하게 등장한다. 인원이 늘어나 6명이 쌍호점을 하는 사이, 임천생을 잡으려는 일행은 전날 들은 대로 신양을 불바다로 만들까 저어해 일단 그가 도박장과 주변에 깔아놓은 폭죽과 화약을 제거하기로 한다. 그런데 들고 온 상자에 많은 폭죽이 담겨 있을까 봐 정작 목표인 그의 도박을 훼방 놓기는커녕 가까이 접근하지도 못한다. 결국, 3명은 떨어져 나가고 관노삼과 하식만이 남아서 임천생과 모든 것을 건 마지막 한 판을 벌인다······.[12][13]
항주를 중심으로 한 강남(江南) 일대에서 잔뜩 사고를 치고 떠나온 임천생은 호북(湖北)을 지나 협서(陜西)에 가까워졌을 때, 전혀 예상지 못한 습격을 당한다. 봉무진은 재빠른 임천생의 경신법(輕身法)을 따라잡을 수 없어 철창살로 만든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여러 개의 창과 돌을 던져 그를 설치된 장소로 몰아넣는다. 그러고는 편하게 의자를 가져와 앉아 그간 자신이 직접 발로 뛰며 알아낸, 그가 일으킨 사건들을 처음부터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한다.
풍범릉의 부탁을 받아 은거지에서 다시금 무림으로 나온 봉무진 앞에 뜬금없는 방해꾼들이 등장한다. 일단 이전에 그가 과산객(過山客)을 두들겨 팼었던 일을 복수하러 무기명 제자들인 금쇄사랑(金鎖四狼)이 찾아와 덤벼들어 냉혹한 칼날 아래 스러진다. 다음으로 초월부(初月斧) 번도의 딸인 번휘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하여 다양한 기관과 독으로 죽이려 하는 것을, 쉽게 돌파한다. 갈 길이 바쁜 그는 번휘를 죽이는 것이 내키지 않아 그냥 함정으로 이용된 한 구덩이에 손발을 묶어 집어넣고는 신경을 꺼버린다. 그리고 금쇄사랑과 번휘를 자신에게 안내한 예전부터 인연[14]이 있는 추종객(追踪客) 주용성에게는 앞서 항주로 가 임천생에 관한 조사를 해주길 부탁한다.
수로(水路)를 이용, 빠르게 신양에 다다라 배를 댈 곳을 찾던 봉무진은 갑자기 절벽 위에서 한 여성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받아낸다. 구하고 보니 풍범릉의 부인인 번서향이었다. 그녀는 자신 때문에 남편이 죽었다고 여겨 자살하려고 한 것으로, 운이 좋게도 봉무진을 만나 목숨도 구하고 풍범릉도 멀쩡히 살아있다는 사실도 듣게 된다. 안심한 그녀는 납치당했던 과정에서 아는 바를 봉무진에게 모두 얘기한다. 이로써 봉무진은 풍범릉이 가지고 있는 나한간고첩(羅漢看苦帖)을 빼앗으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에게 그녀가 납치되었다 임천생에게 구해진 것임을 알면서 드러나지 않은 음모가 있음을 알아챈다.
봉무진은 번서향의 안전을 파면객(破面客) 위상에게 부탁한 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도박장 화춘 등 신양 곳곳을 탐문한다. 도중에 엄자추의 집에 잠입했을 때는 동생인 엄자후가 찾아와 형과 나누는 대화[15]를 몰래 들어 장강(長江) 수로를 제패하는 세력 중 가장 큰 성무장(聖武莊)이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대반산(大般散)으로 뒷공작을 하고 있으며, 엄자추는 대항할 힘을 빨리 갖출 욕심에 납치한 번서향으로 나한간고첩을 교환하고자 했음을 알게 된다. 일의 전말을 파악한 봉무진은 위상에게 돌아가지만, 격전이 벌어진 흔적만이 남아 있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급히 남은 흔적을 추적하여 절벽 밑의 비상 은신처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위상을 만나 일의 경과를 듣는다.
위상의 유언대로 새외(塞外)의 명주를 가져다주기로 약속한 봉무진은 가까운 나루터의 조씨 의원으로 달려간다. 위상에게 상처를 입은 자가 있어 번서향을 납치한 이들은 그곳에 있었다. 분노한 봉무진은 한 놈만 남겨놓고 모두 베어버린다. 남은 놈에게서 번서향이 맹가촌의 맹일부의 집에 있는 것과 엄자추의 명령에 따라 납치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살려주고 즉각 발걸음을 옮긴다. 봉무진은 맹일부의 집으로 쳐들어가 번서향을 구해낸 다음, 이어서 엄자추의 집으로도 곧장 돌격한다. 가로막는 자들을 간단히 박살 내며 안으로 들어온 봉무진을 성무장에서 파견한 고수로 착각한 엄자추는 막무가내로 덤벼들었다가 그의 칼을 막지 못하고 패배해 죽는다. 봉무진은 엄자후 부부와 번서향을 항주로 데려와 여관에 머물게 한 뒤 미리 조사를 의뢰했던 주용성을 만나 칠성가라는 일곱 곳의 도박장과 옥화방을 주기적으로 다니는 임천생의 동향을 확인한다.
옥화방을 찾은 봉무진은 마침 그곳에 머무르고 있던 사가보 일족과 세 호원 무사를 만난다. 더불어 수향을 찾아서 심형도(心炯刀)라는 독문무공의 섭혼(攝魂)의 효능으로 숨기고 있는 사실, 임천생이 그녀를 만나러 몰래 옥화방에 다녀가고 있는 것을 파악한다. 임천생은 강남쌍웅과 사장보를 골리며 도박장을 돌아다니다 수향을 만나러 방으로 가려던 중 기다리고 있는 봉무진과 처음으로 대면한다. 날카롭게 뻗어 나오는 그의 심상치 않은 기세에 임천생은 대뜸 여자 목소리를 내며 손에 잡히는 것은 모조리 다 집어던지고 도망치려 한다. 황당한 대응에 봉무진은 대화를 하려던 마음을 바꿔 우선 잡아 놓을 생각에 칼을 꺼내 든다. 그러나 사준보의 아내인 도하운이 갑자기 끼어들어 임천생을 보호하는 바람에 칼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옥화방주 녹화(綠花)가 돌아오면서 관련자가 모두 모인 가운데 도하운, 수향, 부예주의 증언으로 저간(這間)의 일을 돌이켜본다. 어릴 적부터 이기적이고 독랄한 성격을 보인 월향은 근래에 사장보를 꼬셔 사가보의 며느리로 들어가 가문을 집어삼킬 음모를 실천한다. 그리하여 독이 묻은 자수 편지를 보내 도하운을 죽이려고 한 뒤 내연 관계에 있는 부예주를 협박해 거대한 혼수까지 받아갈 욕심을 부린다. 이것을 안 수향의 부탁으로 임천생이 도하운을 치료한 뒤 그녀의 오빠를 찾아달라는 일까지 맡아 엉뚱하게 잘 처리한 것이고, 월향은 옥화방을 없애버리겠다는 말로 부예주의 원망을 사 목숨까지 잃는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다.
이 와중에 다시 나타난 임천생은 사항선이 정원에 구겨놓은 사장보의 옷을 벗기고 여전히 여자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작은 방망이를 항문에 꽂아 추행하며 괴롭힌다. 혼낼 기회만을 벼르고 있던 사항선은 이 일을 계기로 사장보에게 참악백인혈명부(懺惡百人血名簿)[16]를 작성케 하고 가문에서 쫓아낸다. 마침내 임천생이 옳은 일을 했음이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행실은 아니었기에 세 호원 무사는 쌓인 원망을 그의 욕으로 푼다. 일의 경과를 확인한 봉무진은 다시 그를 잡으러 옥화방을 떠난다.
임천생을 함정에 몰아넣은 후 유유히 얘기를 마친 봉무진은 그에게 오해를 풀러 풍범릉에게 가자고 한다. 임천생은 그 일보다 젊은 선남선녀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며 오히려 봉무진을 이끌고 성무장으로 향한다. 성무장에서는 장주인 성무인왕(聖武仁王) 주세흥의 딸 주소의와 결혼할 상대를 구하는 성무회라는 비무초친을 곧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주소의에게는 원래 결혼을 약속한 오릉이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가 무공은 아예 접한 적도 없으며, 집안도 좋지 않아서 주세흥은 강제로 두 사람을 갈라놓고는 비무초친으로 새 배우자를 찾을 심산이었다. 두 눈 뜨고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오릉을 돕고자 임천생과 봉무진이 겉모습은 물론 이름까지 임의행과 봉진생으로 바꾸고 나선다.
성무장 앞에서 주소의를 만나겠다며 억지를 피우던 오릉을 데려온 봉진생과 임의행은 그가 비무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서 자신들의 막내 사제로 위장시킨다. 비무초친의 첫 관문은 어중이떠중이들을 가릴 수 있게 세 단계로 나뉘어 있었다. 오릉은 하루 동안 임의행에게 잠룡기공(潛龍氣功)과 관문 돌파의 요령을 배워 이 세 가지 시험을 간신히 통과한다. 다음으로 화진무가 뛰어난 실력으로 관문을 통과하는 것을 지켜본 임의행과 봉진생은 그가 오릉의 우승에 최대의 난관이 될 것을 예상한다. 또한, 사장보도 모습을 보여 첫 관문인 석판 깨기를 화끈하게 이마로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17]
본 대회가 열리는 첫째 날, 화진무가 석장을 사용하는 상연개와 겨룬다. 화진무는 공격을 슬슬 피하다가 기습으로 한 번에 그를 쓰러뜨릴 생각이었다. 지켜보던 임의행은 이러한 화진무의 의도를 눈치채 상연개의 예쁘장한 외모를 놀리는 도발로 제 실력을 빨리 발휘하게 한다. 덕분에 화진무는 구환령(九環玲)이라는 상승의 음공(音功)에 대항해 호포(虎咆)에 나한오수권(羅漢五獸拳)까지 펼치고 만다. 연이어 오릉과 가원전이 겨룰 차례가 된다. 가원전은 사형들이라는 임의행과 봉진생에게 풍기는 고수의 풍모와 대비되는 오릉의 무방비한 모습에 혼란을 느껴 가벼운 공격을 해본다. 간단히 어깨를 제압한 것에 방심한 그는 어깨뼈가 탈골되는 고통도 아랑 곳 없이 살을 주고 뼈를 취하겠다는 식의 강렬한 오릉의 반격에 화들짝 놀란다.
상대의 무모함에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살벌함을 느낀 가원전은 비무를 일찍 끝낼 결심을 굳힌다. 그래서 단 일격에 오릉을 완전히 무너뜨릴 요량으로 무지한 자들에게는 요술(妖術)이나 사술(邪術)로까지 취급되는 가전무공인 폐맥점혈(閉脈點穴)의 지법(指法)을 펼친다. 신속한 움직임으로 왼쪽 팔을 후려치고 겨드랑이, 배, 가슴, 목에 이르는 중요 혈(穴)을 모조리 타격한다. '어?' 하는 눈 깜짝할 새에 당하여 푹 고꾸라지던 오릉이었는데, 잠깐 마지막 발악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끄덕임이 관자놀이에 적중되는 순간, 누구나 승리를 예상한 가원전이 오릉의 밑에 깔리고 만다. 어이없는 전개에 가씨 가문의 사람들이 놀라 비무대에 올라와 규칙 위반으로 오릉은 본선에서 첫 승리를 거둔다.
둘째 날, 오릉의 상대는 단도를 사용하는 유원성이었다. 오릉은 잠룡기공의 심인(心印)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듯 보이는 유원성을 비무대 밖으로 떨궈 버린다. 화진무는 두 번째 비무 상대인 동무정에게 술에 절어 추태를 부리는 모습을 보이는, 스스로 말하기에는 취선권(醉仙拳)으로 공격을 유도해 생긴 빈틈을 파고들어 상대의 몸에 들러붙는 조르기로 이긴다. 이어진 화진무의 세 번째 비무 상대는 매두방이었다. 그는 맹파라는 작은 마을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을 괴롭혔던 토호 황씨의 배후 인물로, 아비까지 죽이고 딸을 강제로 첩으로 데려갔다고 사장보가 의심하고 있는 자였다. 사장보는 매두방의 혐의를 증명하기 위하여 맹파에서 아들을 잃고 손녀를 빼앗긴 늙은이[18]를 증인으로 오게 한다.
그 늙은이가 하루 늦게 오는 바람에 화진무와 매두방의 비무가 진행된다. 어찌 됐건 도착한 증인에게 놈이 맞음을 확인한 사장보는 비무 중인 것도 상관없이 무대 위로 올라가 도끼로 매두방의 목을 끊는다. 갑자기 끼어들어 사람을 죽인 행위에 당연히 성무장의 무사들이 사장보를 둘러싸 험한 기세를 드러낸다. 사장보가 옳은 일을 한 것을 아는 화진무와 소성 선사, 봉진생과 임의행은 그 막무가내를 비호해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이 된다. 인단(仁團)의 부단장 하구상은 사장보의 패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나서서 대화로 분위기를 진정시킨다.
오릉은 주소의와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로 채징과 기소영을 연달아 격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준결승까지 오른다. 1차전은 화진무와 절검상인(切劍上人)의 교검법(攪劍法)을 얻은 고우태가 결승 진출을 놓고 겨룬다. 고우태는 선조인 절검상인이 화씨 가문의 선대에게 패했던 과거를 되갚을 독심을 갖고 화진무에게 덤벼든다. 절검상인의 교검법은 상대보다 우세하다는 것을 자랑하려 만든 잡기[19]일뿐, 결코 화진무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2차전으로 오릉과 쇄후도(鎖喉刀)를 사용하는 차문교가 격돌한다. 오릉은 피부색으로 칠까지 한, 금연사(金鉛絲)에 철편을 섞어 만든 장갑으로 상대를 속여 쇄후도를 봉쇄하고는 승리를 쟁취한다.[20]
최후의 결승전에 맞서게 된 오릉과 화진무, 본령을 반 이상이나 감추고 있는 지금의 화진무라 할지라도 그로서는 도저히 실력으로 이길 수 없는 적수였다. 그래도 화진무가 지금까지 보여준 나한오수권의 맹호교전수(猛虎翹剪手)와 대망착정세(大蟒捉精勢)만을 사용해주길 바라고 대응책을 얻어 비무대에 올라간다. 바람대로 화진무가 처음에 맹호교전수를 펼치는 것을 그는 간밤에 배운 칠보탈명(七步奪命)의 움직임으로 원천 봉쇄한다.[21] 진짜 패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화진무는 대망착정세로 공세를 전환하여 그를 붙잡으려고 한다. 오로지 오릉이 이 전개만을 기다리고 있던 것을 모르는 화진무는 결과적으로 새처럼 비무대 밖으로 나가떨어지고 만다. 결국, 성무회의 최종 우승은 오릉이 쟁취, 그는 주소의와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성무장을 나와 추적을 피하고자 귀신같이 움직인 지 열흘 만에 오릉, 주소의와 헤어진 임천생, 봉무진은 약속대로 풍범릉 부부를 만나러 간다. 그런데 정작 풍범릉을 만났을 때, 두 사람은 어처구니없는 소문을 듣는다. 봉무진이 임천생과 결탁해 성무장에서 사기극을 벌였으며, 나아가 오릉을 죽이고 주소의를 납치 및 간살하였다는 것이 소문의 내용이었다. 분기탱천(憤氣撐天)한 봉무진과 임천생은 다시금 성무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성무장에서는 봉무진을 매도하는 소문에 이어 사장보가 밝혀낸 맹파의 매씨 일가 죄상이 잘못된 것이라 변호한다.
갑작스레 오릉과 주소의가 죽은 일에 매씨 일가의 진실도 묻는 일까지··· 인단의 단장인 구관정은 성무장에 혼란을 느낀다. 전부터 하구상이 성무장에 옳지 못한 기류가 있음을 알려온 것을, 그는 타성에 젖어 대신 변명을 했었다. 하구상이 성무장에서 사라진 후[22] 주세흥과 지단(智團) 단장 이준원의 모함으로 배신자로 낙인찍혀 그도 수뢰에 갇힌다. 그나마 수뢰를 설치한 추가장의 습관, 비밀을 지킬 생각에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하는 경우를 예비하여 하나의 활로를 꼭 열어두는 것을 알았던 그는 운이 좋게도 살아남아 번수에게 구함을 받는다.
임천생은 봉무진과 성무장으로 향하는 중에 만난 매천향을 다짜고짜 주먹으로 기절시키려 한다. 매천향이 귀신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도 믿고 싶지 않은 임천생이라 그리 행동하는 것에 반해 봉무진은 전혀 꺼리지 않고 대화를 하면서 성무장에 관한 정보를 얻는다. 개방(丐幇)의 골칫거리 십장로인 광인십걸(狂人十傑)이 성무장의 일로 5명 정도 나타날 것을 들은 두 사람은 성무장 안의 구체적인 정보는 알 수 없기에 정문 현판을 깨고 직접 쳐들어가 보기로 한다. 일찍부터 봉무진을 목표로 삼아 당한 시체를 계속 모아 온 주세흥은 나름의 성과를 얻는다.[23] 그런 까닭에 자신감이 있어서 봉무진에 관한 괴소문을 흘린 것으로, 이리 쳐들어 올 것도 짐작한 그는 칠보탈명의 약점을 공략하여 가슴에 상처를 입힌다. 더불어 숨어 있던 강보잠이 독까지 살포한다.
위기 상황이라 판단한 임천생이 난입, 봉무진을 안고 즉시 몸을 빼낸다.[24] 추격을 피해 강물로 뛰어들고, 성무장 주변에 있었던 광인십걸 중 한 명인 천일취(千一臭)가 이를 보고 두 사람을 구해준다. 임천생이 천일취와 장난치며 회포를 푸는 사이, 호신강기(護身罡氣)를 이뤄 입은 상처를 금방 회복한 봉무진에게 매천향이 새로운 소식을 전한다. 과거 봉무진에게 죽은 이들이 죽어서도 제대로 묻히지 못했거나 묘에서 강제로 파였다고··· 다시금 편안해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천일취가 성무장에서 음형초(陰炯草)[25]를 재배하고 있는 것임을 말해준다.
속속들이 광인십걸이 모여든다. 여기에 당대의 천하제일인이라는 개방주 풍개(瘋丐)까지 모습을 드러낸다. 뛰어난 실력에 사승(師承)을 궁금해하는 방주와 장로들에게 봉무진은 사문을 물으면 오체분시(五體分屍) 한다고 알려진 소문과는 달리 쉽게 대답을 해준다. 그의 스승은 광인십걸의 천생의 대적이라 능당십걸(能當十傑)로 알려진 천중일괴(天中一怪) 유월은이었다.[26] 잠시 후에 화진무, 소성 선사, 사장보, 철마정주가 개방의 다른 장로들에게 납치되어 오며, 방주는 이들을 풀어주고 사장보의 의문[27]과 철해(鐵海)에 관한 일[28]을 해결한다.
봉무진과 임천생은 독을 치료받은 하구상으로부터 주세흥이 오릉과 주소의를 찾아내 죽인 일의 진상과 성무인왕이라는 별호를 직접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로써 성무장이 모든 일의 흉수임이 분명해진다. 개방은 우선 성무장의 모든 길목을 차단하며 압박을 가한다. 성무장의 두 호법인 강보잠과 상보당은 광인십걸이 맡고, 임천생은 봉진생으로 변장하여 봉무진과 함께 안으로 쳐들어간다. 봉진생이 봉무진이라 소문을 퍼뜨린 것을 정면에서 부정하는 것으로 충성심 강한 성무장의 무사들을 뒤흔들 목적과 철저하게 주세흥을 농락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다 봉진생이 등에 메고 온 대도(大刀)로 회선도첩(回旋刀捷)을 펼쳐 주세흥을 공격한다.
이전의 습격에서 주세흥과 잠깐 대적한 봉무진은 낯익은 무공임을 기억한다. 그렇기에 봉진생에게 공격을 부탁해 대응을 살펴봐 그가 5년 전에 무너뜨린 청룡단(靑龍團)의 진짜 단주임을 알아챈다. 또한, 봉무진은 그가 마해(魔海)의 주구 임도 밝히면서 자신이 동해(東海) 배월도(排月島)에 갔었던 사연도 말해준다. 이에 자신이 봉무진의 적수가 될 수 없음을 깨달은 그는 연막을 피운 뒤 딸의 거처에 있는 비밀 문을 통해 달아나려고 한다. 봉진생과 봉무진은 이미 예상한 바, 미리 배치해놓은 오릉과 주소의의 인형으로 그를 또 한 번 농락한다. 그가 얼이 빠져 있는 사이 봉무진이 단칼에 목을 부수는 동시에 잘라버린다.
모든 일이 정리되고 봉무진은 자신을 돕다가 죽은 위상의 유언을 따라 새외의 명주를 구하러 대막으로 가고자 한다. 임천생은 꼭 가야 하느냐 투덜거리나, 봉무진과는 헤어질 생각이 없었는지 그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못 이기는 척 함께 길을 떠난다.
[1] 풍작가의 모든 소설 제목은 주인공을 상징한다. '화정'과 '냉월'도 두 주인공인 임천생과 봉무진의 상이한 성격을 대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2] 조법을 특징으로 삼는 수공에는 대표적으로 용조수, 호조수(虎爪手), 응조수가 있다. 용조수는 근맥(筋脈)을 제압하는 것이 주목적이라 점혈법과 병행된다. 호조수는 살가죽을 찢으며 혈관도 덩달아 파열시키는, 적나라한 유혈극을 일으키는 잔혹한 수법이다. 응조수는 기식(氣息)을 압박하고 질식시켜 한 사람씩 확실히 때려눕히는 치밀함이 특성이다.[3] 고연명에게 남아있는 상흔이 용조인지 응조인지 구분할 수 없었던 조이와 장문은 제자를 의심한다. 도목으로서는 증거가 마땅치 않아 두 사람을 피해야만 했다. 당연히 더 의심이 간 조이와 장문은 그를 쫓아 서로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일어난다. 이것이 제법 대단했는지 끝내는 아문의 미결 사건으로 남는다. 결국, 그가 진정한 흉수를 보이고 나서야 해결된다.[4] 추영송은 벌써 아내가 가문의 공예를 거의 완성한 것을 몰랐다.[5] 조이의 새벽에 봤다는 거짓말에 대한 임천생의 작은 복수였다.[6] 임천생이 옥화방에서 잠시 얘기한 도하운이 도목 자신의 잃어버린 동생일 수도 있음을 짐작한다.[7] 무조건 자신의 잘못으로 보는 숙부에게 불만을 품은 사장보는 형수가 바람을 핀 것으로 확신한 채 원흉인 임천생을 잡으러 막무가내로 가문을 빠져나온다.[8] 그들이 하북(河北)에 갔을 적에 하북이패(河北二覇)와 황하삼걸(黄河三傑)이 2달간이나 임천생을 잡지 못하고 휘둘리는 것을 지켜본 일이 있었다.[9] 실상은 대반산이라는 독에 중독된 엄자후의 부인을 임천생이 관노삼과의 도박에서 딴 대보청심환으로 치료한 것이다.[10] 뜬금없이 엄자추의 집 대문을 두드리고 있던 임천생을 풍범릉과 강남쌍웅이 발견한다. 이번에는 아름다운 번씨 부인을 찾는다는 그의 말에 남편인 풍범릉은 강남쌍웅과 협공으로 살수를 쓰는 것도 서슴지 않으며 전심전력으로 싸운다. 제법 성가셨는지 그는 엄자추의 집을 살펴보려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선다. 그러면서 엄자추의 집과 신양 일대를 불로 태워버리겠다는 협박을 남긴다. // 아마도 임천생은 납치된 번씨 부인이 엄자추의 집에 있는지 살펴보고 싶어 했던 것 같다.[11] 번씨 부인은 신양에서 항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방우촌이라는 마을의 처가에 가기로 했었다. 그러므로 임천생이 오가는 길에 번씨 부인을 납치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는 풍범릉이 없는 틈을 타 집 앞에서 엄자추의 부하들이 번서향을 납치한다.[12] 이야기가 생략되며 1권이 끝난다. 장면이 전환되어 풍범릉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봉무진이 그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무림에 나온다. // 참고로 마지막 도박의 결과는 밝혀지지 않는다.[13] 상자 안에는 번서향이 있었다. 엄자추의 수하들이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게끔 옷을 여러 곳 찢어놓은 상태 그대로였다. 도박장에서 또 난리가 난 와중에 상자가 개봉돼 찢긴 옷차림인 번서향이 드러났으니, 진실을 모르는 풍범릉의 상심은 매우 컸다. 그런고로 봉무진을 찾아가 임천생을 죽여달라 의뢰를 한다.[14] 청룡단에게 딸을 잃고 복수에 미친 주용성이 우연히 지나가는 괜한 봉무진에게 화풀이로 위협을 가한다. 어처구니없어 이유라도 알자는 마음에 물어나 본 그에게 주용성은 하소연을 한다. 그렇게 사정을 안 봉무진이 홀로 청룡단을 붕괴시킨다.[15] 엄자후는 왜 아내를 대반산으로 중독시켰는지 형에게 따진다. 엄자추는 자신도 중독돼 원흉이 동생인 줄 의심해서 중독시켰다고 대답한다.[16] 100명에 달하는 악당의 목을 베는 일로, 그 악당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와 어떻게 죽였는지 등의 전 과정을 상세하게 작성해야 한다. 본래 대문파에서 죄를 지은 제자에게 갱생의 기회로 주는 일종의 벌이다.[17] 그 결과 이마에서는 피가 줄줄 난다······. 이것을 본 임의행 왈 "돌머리라고 하려니, 돌덩이로 저 석판을 깰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상황이군요.'' 비무초친에 참여하지 않을 사람은 당연히 할 필요가 없었던 일이므로, 사장보는 괜히 피를 보고 만다.[18] 맹파의 마을 주민 대부분이 토호 황씨에 동조하던 이들이었다. 이 늙은이도 마찬가지라 사장보가 썩 탐탁지 않게 여긴다.[19] 상대의 몸을 칠 기회에 무엇하러 병기를 부러뜨리는 일을 할까··· 더구나 웃긴 일은 맨주먹을 상대로는 아무것도 부러뜨리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화씨 선조는 "교검법을 익히는 놈은 필히 얼간이일 수밖에 없다!"라는 말을 남긴다.[20] 임의행은 지략의 승리라고 한다. 그는 심지어 오릉의 새 신발의 발바닥에 쇳덩이까지 달아놓았다.[21] 주세흥도 이 칠보탈명을 알아봐 봉진생이 봉무진임을 눈치챈다.[22] 두 호법인 강보잠, 상금당이 하구상의 제거를 시도한다. 다행히 그는 대비를 해놓아서 몸을 피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인연이 있는 개방 십장로 중 한 명인 두영소에게 미리 연락도 취해놔 도움을 받아 성무장의 추격에서도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23] 금쇄사랑을 보낸 것도 성무장이었다. 어차피 음형초를 재배하려면 시체가 필요하니, 적의 수준도 알아볼 겸 일석이조(一石二鳥)였다.[24] 주세흥의 말로는 임천생의 상태가 좋지 못한 것 같아 여력이 있던 봉무진이 그냥 몸을 뺀 것이라고 한다.[25] 대반산과 적어도 100일 이상 향기가 지속되는 방향제를 만들 수 있는 재료이다. 비무초친이 끝나고 임천생, 봉무진을 따라 열흘간 이리저리 움직인 오릉, 주소의를 쉽게 추적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26] 실제 원한을 가진 적수라기보다는 광인십걸을 능가하는 흉악괴폭한 성격을 자랑했던 것 같다. 유월은이 키워낸 제자답게 봉무진도 개방대호법을 상징하는 금패를··· 금자 대신 사용해서 부스러기만 남기는 기행을 보여준다. 사실 봉무진은 금패가 개방대호법을 상징하는 것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27] 왜 개방에서 패악을 떠는 청룡단을 멸망시키지 않았냐는 물음에 풍개는 더 나쁜 놈들이 많음을 알려줘 사장보에게 천하가 매우 넓음을 깨우쳐준다.[28] 철해에서는 후계자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개방에 한다. 화진무의 어머니가 철해 주인의 아끼는 딸로, 모계를 중시하는 전통에 따라 그가 철해의 후계자이기도 하다. 소성 선사는 그를 철해에 빼앗길까 봐 이 사실과 그의 어머니가 살아있다는 것까지 숨기고 있었다. // 그렇다면 화진무는 철해의 해주에게는 외손자가 된다. 앞부분에 조카로 나오는 것은 사마등과 문태세의 착각이라고 정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