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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2-1
… <얼마 전 레슨실에서 터진 사건 이후로 나와 은비 사이에는 뭐라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거참, 어색해 죽겠네) <하지만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은 곡 생기는 법이다.>
(플레이어), 선생님이 교무실로 오래. 어? 아, 그러고 보니…! (큰일이다. 선생님이 교재 준비를 하라고 한 걸 깜빡했어!) 무, 무슨 일일까~? 오늘 레슨에 대해 상담이라도 하려고 그러시나~… (플레이어). 너 숨기는 거 있지? (으, 예리해…) <얼버무리려 했는데 은비는 꿰뚫어 본 듯했다.> 숨기다니 내가 뭘…? 불리하다 싶으면 숨기려는 그 버릇은 좀 고쳤으면 좋겠어. 너 뭐야. 은비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잖아. IZ*ONE의 매니저니까 당연히 상관있지!
(플레이어), 그만 해. 은비 언니도 진정하고. 넌 선생님이 부르신다니까 빨리 가 봐. 으, 응… <교무실로 가려고 교실을 나가려 할 때 등뒤에서 은비의 시선을 느꼈다.> ?! <내가 돌아보자 은비는 내게서 시선을 돌렸다.>
<은비 저 녀석! 방금 그 태도는 뭐야!)
#2-2
선생님 -(플레이어), 내가 부탁한 교재는 준비 됐지?- (역시…) 죄, 죄송합니다. 깜빡했습니다. 선생님 -요즘 영 해이해진 것 같아. 쪽지시험 점수가 좀 좋았다고 너무 긴장 푼 건 아니겠지? 아뇨, 그런 건… 선생님 -벌로 오늘 수업 끝나고 나서 레슨실 플로어 청소해! 아, 네… (그 넓은 레슨실을 혼자서 청소하라니…. 후~, 난 참 재수도 없지…)
<레슨실 청소가 겨우 끝났을 때 주변은 이미 석양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배고프다.) 빨리 기숙사로 돌아가자.
<서둘러서 기숙사로 가다가 도중에 강변을 지나치게 되었다.> ??? -1, 2, …꺅! <그때 강변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이 목소리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석양으로 붉게 물든 그림자가 보였다.> …은비?! <은비는 손에 길고 가는 끈 같은 걸 쥐고 있었다.> 저건… 줄넘기? <줄넘기를 두 손에 다시 든 은비의 혼잣말이 여기까지 들렸다.> 한 번 더! 1, 2, 얍! <높게 점프를 하는 은비 몸에 줄이 엉켰다.> 아아, 속상해! 또 실패야! (저 녀석, 쌩쌩이 연습 하고 있잖아…!) 그러고 보니 내일 체육 시간 때 줄넘기 시험을 본다고 했지…? 또 실패네…. 하지만! <잠시 어깨를 떨군 은비는 바로 줄을 고쳐 쥐더니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1, 2, 에잇! <의욕은 있지만 몸이 생각처럼 움직여 주지 않는 것 같았다. 몇번이나 줄이 발에 걸리고 엉켰지만 은비는 똑같은 움직임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 진짜 못 하네. <뭐든 남들보다 잘 하는 완벽한 은비도 못 하는게 있나 보다.>
(언제까지 계속 할 생각이야…?) <주변이 어둑어둑해졌는데도 은비는 그만둘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나는 은비만 남겨 놓고 다시 기숙사를 향해 걸어 갔다.>
#2-3
<다음 날 체육 시간에는 예정대로 줄넘기 시험이 시작됐다.> 선생님 -좋아, 합격. 유진이는 가볍게 잘 하는구나~. 네! 줄넘기는 잘해요 역시 유진 언니야~! <멤버들의 박수를 받자 유진이는 기쁜 듯 환하게 웃었다.> 선생님 -좋아. 그럼 다음은 은비! 네! <호명을 받은 은비가 줄넘기 줄을 들고 섰다. 긴장한 듯 보이는데 단지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은비 쟤 괜찮을까? 어제는 엉망진창이었는데…) 갑니다! 1, 2, 얏!
<은비는 아주 멋지게 쌩쌩이를 해냈다.> 은비 언니, 대단하다~! 잘 한다~! 선생님 -좋아, 거기까지. 합격! 감사합니다…. <은비는 안심한 듯 크게 숨을 내쉬었다.> (하루 만에 쌩쌩이를 마스터 한거야? 은비가 완벽했던 건… 안 보이는 곳에서 노력을 했기 때문인가…?) <하지만 은비는 평소에 전혀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은비는 항상 IZ*ONE의 리더로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
(지금의 은비와 어제의 은비… 어느 쪽이 진짜 '은비'일까…?)
#2-4
아~ 오늘 무지 덥네~. 에어컨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 거야?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
<나는 멤버들이 휴대용 선풍기를 얼굴에 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곳으로 빅 뉴스를 전하러 갔다.> 얘들아, 좀 들어 줬으면 하는데…. 아, (플레이어). 무슨 일인데? 오늘 뭘 먹을지 고민하고 있어? 방금 선생님한테 들었는데. IZ*ONE의 첫 라이브가 결정됐대! 뭐라고?! 첫 라이브?! 첫 라이브… 벌써부터 두근거려!! 좋~았어! 다 같이 힘 모아서 성공시켜 버리자구! <멤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첫 번째 인생 때는 첫 라이브를 말아 먹었지… 내가) <내가 그만 실수하는 바람에 공연장 운영회사의 높은 분들의 화를 돋운 게 원인이었다.> (또 실수할 수는 없다… 그래! 이번에는 다른 공연장을 예약하면 되겠다!)
의욕에 불타올라서 그런지 더 더워진 것 같아. 맞아! …아~ 이럴 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딱 좋은데~. 있잖아, 레슨이 끝나고 나서 다 같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안 갈래? 갈래. 결정! <사쿠라의 제안에 멤버들이 다들 입을 모아 찬성했을 때였다.> 잠깐만! 요즘 아이스크림을 매일 먹고 있잖아? 응? 하지만 날도 계속 더우니까…. 레슨이 끝나고 먹는 아이스크림은 최고로 맛있단 말이야. 그렇다고 매일 아이스크림만 먹으면 배탈이 나거나 오히려 더위 먹어서 쓰러질지도 모른다고. 그러니까 아이스크림은 당분간 참아! <은비의 말에 반대하는 멤버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쨌든 다들 수긍했다.> (은비는 너무 엄하단 말이야… 뭐, 나랑은 상관없으니까 혼자서 먹으러 가 볼까.)
#2-5
<그 날의 더위는 한밤중이 되었는데도 가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잠을 이룰 수 없어서 방을 빠져나온 나는 차가운 물을 마시러 식당으로 갔다.> ??? -… 여러분, 잘 지내시나요~. <어두운 식당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살짝 엿보니까 거기에는> ?! <은비가 구석 의자에 앉아 평소 아끼던 돼지 인형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응. 방금 건 괜찮았던 것 같아. …음음, 이 곡은 여러분이 꿈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음, 뭐였지? <아무래도 은비는 인형을 상대로 사회 연습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권은비의 짧은 개그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바나나가 웃으면 바나나킥! …좋아, 완벽해! 이 정도면 유진이한테도 지지 않겠어! (저게 완벽하다고…? 정말 방금 그게 마음에 드는 거야?! 은비야!) 아~, 배고프다~. 이건 내게 주는 상이야! <은비는 천천히 일어나서 냉장고를 열더니 안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냈다.> ! <은비가 아이스크림을 한 입 먹는 걸 보고 나는 너무 놀라 작게 비명을 질렀다.>
아이스크림은 금지 아니었나? 아, 맞다! … 잠깐, (플레이어)?! 언제부터 거기에?! 응? 아, 그게… '여러분, 잘 지내시나요~' 부터. ! 바나나가 웃으면 바나나킥이라는 것도. <얼굴이 빨개진 은비가 바닥에 엎드려서 고개까지 조아릴 기세로 내게 부탁했다.> 부탁이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 줘! 응? 덤으로 쌩쌩이 특훈을 했다는 것도 비밀로 해 줄까? 그,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린지…. <은비가 어색하게 웃음을 지으며 시치미를 뗐다. 그 모습은 분명 평소의 완벽한 리더와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