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펼치기 · 접기 ]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5-1
와~, 이사장 선생님이 라이브를 봐 주시다니! 힘이 막 난다! 다 같이 열심히 해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 드리자구! <이사장님의 참석을 알고 멤버들은 더욱 더 의욕을 불태우는 듯했다.> (좋아. 바로 그거라고. 다들 열심히 해 줘!) 이사장님이 오시다니··· <그런 분위기 속에서 민주가 불쑥 한 마디 했다.> 민주야, 왜 그래? 응? 아, 아냐. 아무것도. <고개를 젓는 민주의 얼굴색이 영 좋지 않았다.> 긴장하지 마. 그냥 평소대로 하면 돼! ···응, 알아. 고마워. (그래, 공연 전인 데다가 이사장님까지 오셨으니 긴장도 되겠지···) <이사장님의 방문이라는 파란과 함께 시작된 단독 라이브였지만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오프닝부터 관객들의 분위기가 뜨거웠고 멤버들은 최선을 다해 퍼포먼스로 그 성원에 보답했다.> 휴우~, 끝났다~! 관객들이 엄청 신나게 즐겨줬어! 진짜! 관객들이 반응이 너무 좋았어~! 덕분에 우리도 평소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 아니, 너 매일 그러잖아. 이사장 다들 오늘 고생 많았다. All ! <멤버들이 무대 뒤에서 신나게 떠들고 있는데 객석에 계시던 이사장님이 갑자기 찾아오셨다.> 이사장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사장 무슨 말을. 나야말로 고맙지. 멋진 퍼포먼스들이었다, 관객들 반응도 아주 좋았고 볼거리가 가득했던 무대였어. <이사장님은 미소를 지으시며 멤버들을 칭찬했다.> 감사합니다! <은비가 이사장님께 씩씩하게 인사를 했다. 다른 멤버들도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사장 그런데···. <이사장님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미소가 사라졌다.> 이사장 아직 1학년 때와 변함없는 멤버도 있는 것 같더군. ! <내 옆에 있던 민주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5-2
<민주의 표정은 공연 시작 전과 똑같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 이사장 한 마디만 하지. 자신감 없는 얼굴로 관객들 앞에 서면 안돼. 너희들은 이미 '프로 가수'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들이야. 그걸 확실하게 자각하고 있도록. ···내 얘기를 하시는 거야. 뭐? <민주는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불안한 나머지 자신감 없는 태도로 무대에 선 걸 꿰뚫어 보셨어···. 말도 안돼···! 민주 이름을 언급하신 것도 아니잖아. 방금 하신 말씀은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는 걸 강조하신 것뿐이야···. 아냐. 내 문제는 내가 제일 잘 알아. 오늘 난 프로로서 실격이었어. 민주야···. <그 날 밤 늦게 나는 물을 마시려고 식당에 갔다. 아무도 없을 그 시간에 누군가가 식당에 있었다.> ···. 민주야···, 이런 시간에 여기서 뭐 해? 아, (플레이어)···! <민주의 눈 앞에는 연습 노트가 펼쳐져 있었다. 거기에는 오늘 무대에 대한 반성 비슷한 내용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그 노트는···. (그러고 보니 전에도 교실에서···) 아···! <민주가 황급히 노트를 감췄다. 어스레한 불빛이지만 민주의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혹시··· 울었어···? 아니, 안 울었어! <민주가 바로 고개를 저으며 날 향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건 누가 봐도 억지 미소였다.>
#5-3
오늘 이사장님이 하신 말씀이 마음에 걸려? 아냐, 아냐. 그런 게 아니라니까! 그 날의 내 자신을 반성하는 건 일과 같은 거야. 그러니까 걱정 안 해도 돼. (플레이어)는 신경 안 써도 돼! <민주는 어떻게든 웃어보려고 애를 썼다.> (그렇구나···. 민주는 정말 힘들 때나 상대를 배려할 때 이런 표정을 짓고 이런 식으로 미소를 짓는구나···.) 쓸데없는 걱정만 하게 했네. 미안! ···그럼 난 자러 갈게. <나는 노트를 끌어안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민주를 불렀다.> 민주야. 저, 저기 말이야. ···응? 민주는 엄청 노력하고 있잖아. 노력할 수 있는 너 자신에게 자신감과 긍지를 가져! ···알았지? 약속이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민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약속할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도울게. 고마워···. <그리고 민주는 평소처럼 해맑게 웃었다.> <다음 날 레슨 때 민주는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다.> 아···! 선생님 민주야, 틀렸어! 앞의 안무랑 뒤섞인 것 같은데? 어? ···아, 그렇네요! 죄송합니다! 민주야, 침착해. 그럼 괜찮을 거야. 자, 우리도 맞출 테니까 한 번 더 해 보자! <다른 멤버들도 민주를 생각해서 말했다.> 응, 미안해. ···아아, 그런데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어···. 너무 어려워! 나란 애는 정말···. 더욱 자신감을 가져야 해···. <그렇게 말하며 민주는 날 봤다.> 초조해할 것 없어! 자, 가자. 원, 투, 쓰리~! (민주야, 힘내···) <나는 민주를 응원하고 싶어져서 파이팅 포즈로 내 마음을 표현했다.> 으, 응···. <나를 바라보는 민주의 눈동자에서는 감추려 해도 감춰지지 않는 불안한 기색이 여전히 느껴졌다.>
#5-4
<그 날 아침 일찍. 나는 머리맡에서 울려대는 전화 소리에 눈을 떴다.> 이 시간에 누구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잘 못하지만··· 뭐든 돕겠다고 했으니 할 수 없지) <민주로부터 아침 개인 연습을 같이 하자는 부탁을 받은 나는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레슨실에 있었다.> ···. <거울 앞에 선 민주가 음악에 맞춰 춤 연습을 계속 하고 있다.> (민주가 진짜 열심이라니까. 자신감만 좀 더 가지면 최강의 멤버인데 말이지) 아, 또! <민주는 춤을 중단하더니 음악을 끄고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래? 방금했던 안무가 아무리 해도 잘 안 돼. 오른발을 내야 하는데 몇 번을 해도 왼발이 먼저 나가 버려···. (으~음. 난 춤에 대해 잘 모르는데···) ···아, 그럼 이렇게 하면 어때? 응? 그 타이밍에 내가 이렇게 오른손을 들 테니까 거기 맞춰서 오른발을 내면 어떨까? 아, 그래! 그렇게 몸으로 기억하라는 거지? 그래, 한번 해 볼게! <민주가 다시 음악을 틀었다. 타이밍에 맞춰 내가 오른손을 들자마자 민주가 오른발을 내밀었다.> 아, 됐다! 타이밍이 완벽한데! 고마워. 처음으로 성공했어! (플레이어) 덕분이야. 후훗···해 냈어! 성공했어···! <민주가 기뻐하며 말했다. 오랜만에 보는 진짜 미소였다.>
#5-5
<그 날 레슨에서는 민주가 아침 일찍부터 특훈을 반복했던 그 춤을 연습했다.> (민주, 괜찮을까···) <개인 연습 때는 성공했지만 레슨 때는 내가 손을 올려 타이밍을 알릴 수는 없었다.> ···. <민주의 얼굴에서 불안한 기색이 엿보였다.> (뭐. 나도 마찬가지겠지···) <레슨 결과는···> 선생님 좋아, 잠깐 휴식. ···민주야. 방금 스텝 말인데, 타이밍이 완벽했어! 감사합니다! <선생님께 칭찬을 받은 민주의 표정이 밝아졌다.> (거 봐, 민주야. 하면 되잖아!) ···. <민주가 날 보며 생긋 웃었다.> <휴식 시간에 원 모양으로 둘러 앉아서 수다를 떨었다···.> 민주야, 너 엄청 잘 하더라! 맞아, 선생님도 칭찬하셨잖아! 역시 너희들이 봐도 그렇지? (그게 다 내 조언 덕분이다 이거지···!) 왜 (플레이어)가 잘난 척하는 거지? 또 시작이다~. <멤버들에게 구박을 당하는 날 보며 민주가 웃었다.> 그러고 보니 민주랑 플레이어, 요즘 사이가 좋아졌더라? 맞아, 그런 것 같아 그럴지도.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거든. 아, 아니. 난 한 게 아무것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내 자신이 대견했다.> (이대로만 가면 두 번째 인생에서는 프로듀서로도 성공하는 거 아냐?) <민주의 고민도 내 미래도, 민주가 계속 노력만 해 준다면 모들 게 잘 풀릴 것이다-이 때 난 그렇게 믿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