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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는 폐위되셨소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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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시대>의 공예태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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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KBS 대하드라마 <무인시대>의 등장인물. 실존인물 공예태후를 바탕으로 한 배역이다. 배우 김윤경[1]이 맡았다.2. 특징
인종의 왕후이자 의종, 명종, 신종의 모후. 임씨 부인의 언니. 본관과 성씨는 장흥 임씨.여인이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가져서 이의방, 정중부 같은 무인집권자들을 상대로 때로는 강하게 맞서고 때로는 협상하면서 황실의 권위를 유지하고자 한다. 극중 별칭으로는 '태후전 늙은이'(..)가 있다. 처음에는 이의방과 정중부를 믿을 수 없는 자라고 하여 의종다음으로 옹립된 명종에게 여러가지 충고를 한다.
그래도 이의방의 딸을 태자비로 들여 이의방과 손을 잡으려 했으나 정중부는 반드시 황제의 자리를 노릴 것이라고 대립관계를 지속한다. 당시의 이의방은 훗날의 이의민처럼 현실에 안주해서 무비의 청을 뒷전으로 미룬 상태였는데 공예태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명종이 정중부와 뜻을 같이 하며 이의방을 적대하고 궁지로 몰아붙이면서 이의방이 무비의 청을 받아들여 무비의 아들을 황제로 만들 겸심을 하게 만든다.
한편, 정중부의 해주 가문을 적대하면서 특히 동생 임씨부인을 황태비인 선평왕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정균과 갈라놓고 이의방에게 보냄으로서 정균의 원한을 사게 되어버렸고, 정균의 흑화에 큰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기존에는 정치적으로 태후를 이용하려는 마음은 있었으나 겉으로는 예의를 차리던 정균은 이의방 사후 광인이 되어 황실과 태후를 능멸하는 온갖 만행들을 벌이게 되었다. 또한 무비의 꾐에 넘어가 정중부를 적대하고, 정중부를 비정상적으로 의심하며 적당히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 좋은 관계를 쌓으려고 계속해서 접촉해오는 정중부를 면전에서 수없이 모욕하는 실책을 벌였다.[2][3]
이러한 패악질을 보다 못해 공예태후는 청주 가문의 경대승[4]을 수안궁주와 혼인시켜 황실의 전위대로 삼으려하는 한 편, 이의민에게 밀지를 전해 군사들을 일으켜 해주가문을 도모하려 하나, 이 밀지가 정균의 손에 들어가면서 오히려 이의민은 정균의 매복에 걸려 패퇴하고, 공예태후는 궁지에 몰려 정균과 수안궁주의 혼인을 허락하게 된다.
하지만 타이밍 좋게 경대승이 허승과 함게 거사를 일으키고, 병사들을 피해 정균이 다급하게 태후전으로 도망쳐오자, 청주가문과 생사를 함께하겠다며 정균을 내친다. 결국 거사가 성공하면서 해주 가문과의 악연은 종지부를 찍게 된다.
그렇게 한때는 사생결단을 하겠다며 맞서던 정중부가 대역죄인으로 처형을 기다리게 되자, 인종 때 견룡에 들어 오랜 세월 봐왔던 때문에 일말의 정은 남아있었던지라, 감옥을 찾아가 그를 위로하며 함께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그렇게 경대승의 집권으로 황실에 평안이 찾아오는가 싶었으나, 거사로 권세를 틀어쥔 경대승을 명종이 박대하고, 경대승은 황실을 지키는 충신이라면서 설득하지만 명종은 이를 듣지 않는다.
게다가 이때부터 명종은 국정을 소홀히하며 향락에만 빠져사는 암군이 되었는데 신하들은 물론 태자와 경대승의 간언도 무시하며 오히려 그들을 적대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공예태후도 보다못해서 명종에게 간언을 했지만 명종은 끝까지 듣지않다보니 속이 상하여 나중에는 아예 명종을 포기하고 만다.
결국 여러 일이 겹쳐 경대승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병사하고, 조원정이 새로운 실세로 홀로 서서 황실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즈음 병세가 위독한 지경까지 이른 공예태후는 죽기 전 명종에게 "경대승의 죽음으로 태평성대를 만들 방법은 물 건너갔으니, 황실을 지키는 것만을 생각해야 된다"는 말과 함께 조원정을 견제할 수 있는 이의민을 황도로 불러들여 황실의 권위를 지키고 국정에 열심히 임하여 신하들과 백성들의 신망을 사라는 조언을 남긴 채 눈을 감는다.명종의 우유부단함과 졸렬함, 어리석음과 여러모로 비교된 여인이지만 동생인 임씨부인에게는 상당히 가혹했는데 정균이 흑화한 계기가 혼인을 반대한 공예태후에 대한 원한 때문이었으며 공예태후는 임씨부인에게 희생을 강요했다. 그래서 훗날 임씨부인이 자진하자 자신 때문에 동생이 죽었다며 슬퍼하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인다.[5] 선평왕후의 말을 따라 행동하고, 또 임씨부인을 정균에게 시집 보냈다면 임씨부인 사후에도 정균이 보이는 광기와 집착을 보면 오히려 이의방이 사망한 이후 해주 가문을 조종하기 쉬웠을 것이다.[6]
또한 냉철, 냉혈해야하는 상황에서 태후가 감정을 내세워 뗑깡을 부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가령 의종을 멀리 유배보내자는 조정공론이 모아졌음에도 태후 혼자 의종의 유배를 반대하였으며[7], 죽은 이의방이 반역죄로 내몰리고 정중부가 실세가 되었음에도 억지로 황태자비를 보호하거나, 황태자비를 내보내는 문제로 감히 내 말을 어기냐고 하면서 명종에게 자식으로 여기지 않겠다고 폭언을 퍼붓는 등 "감히"라는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명종을 지나치게 자신의 꼭두각시로만 여기는[8] 본래 생각을 그냥 드러낼 정도로 감정에 휘둘리는 면모도 보였다.[9] 이의방을 가까이 해야할 때는 멀리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이의방을 멀리해야할 때는 괜히 정중부에게 대놓고 적대하여 적당히 거래관계가 될 수 있고 패로서 조종할 수도 있던 해주 가문을 적으로 돌리는 짓을 벌인 셈.[10]
다만 아무 생각이 없이 이런건 아니고 나름대로 변호의 여지도 있다.일단 이의방과 정중부에 관한건 이의방과 정중부의 차이 때문 이라고 볼수도 있을 것이다.정중부는 과거엔 혈기넘치는 무인이였다지만 지금은 환관들에게 뇌물을 뿌리거나 명종을 자신이 조종하려고 하는등 난신적자 내지는 권신 그 자체라 좋게 볼 여지가 전혀 없는 반면 이의방은 군권을 장악하고 있는데다 권력에 취하긴 했어도 그 뜻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고 호걸스러운 모습도 남아있기 때문에 더 좋게 보고 있다고도 할수 있다.실제로도 임씨부인과 정균을 용서하는등 죽기 직전까지도 호걸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고 이의방의 딸이 태자비인데다 이의방도 황실의 일원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더 조종하기 쉬웠다고 생각 했을수도 있으며 만약 명종이 정중부와 합세하여 이의방을 공격하지만 않았어도 정중부나 훗날의 이의민 처럼 현실에 안주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태후의 판단도 아예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경우는 어디까지나 이의방에게 의존하여 황실이 눌려있다는 약점이 있으며, 태자의 장인이 된 후부터 이의방의 만행도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었다. 반면, 정중부의 경우는 나이라는 약점이 너무 명확해 이미 이의방을 척결할 때 69세였으며 설령 궤장을 하사받아 치사를 면한다 하더라도 오래 버틸 수가 없는 노구였다. 만약 임씨부인을 정균이랑 혼인시켰다면, 정균을 역으로 수족으로 부릴 수 있었을 것이다. 거기다가 정균이 임씨부인과 결혼하면 태후의 일가가 되기는 하나 황실과 직접 혼인이 맺어진 것은 아니라는 약점도 존재하며 정중부가 이를 기꺼워했던 것도 어디까지나 공예태후와 우호관계를 맺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무엇보다 작중에서 모습도 이의방이 명종을 살해하려 한 계획이 드러났음에도 고집을 부리며 명종에게 이의방을 찬양하며 폭언을 하는 것은 이미 정치적 판단을 상실해 이의방을 신격화하여 이의방 숭배에 미친 것일뿐이다.
거기다 태자비 폐위는 정중부 일파의 강압 때문에 마지못해 벌어진 것이나 이의민이 아니었으면 단순히 폐위가 아니라 멸문까지 됐을 정도로 이의방의 죄가 너무나 명백해서 신평왕후조차도 "역모가 너무 명백해서 태자비를 내보내야 한다"고 다급하게 말할 정도였다. 명종이 괜히 태자비를 폐위하는데 고집을 부렸던 것이 아니다.[11]
3. 극중 행적
실제 사료상으로는 그다지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한 묘사가 없지만, 본 작품에서는 각색을 통해 적극적인 여장부 캐릭터로 격상시켰다. 유약한 명종을 대신해 서슬퍼런 무신 집권자들과 대립하는 왕실의 큰 어른이자 여걸로 각색되어, 명종이 집권 말기 흑화해 황제로서의 위엄를 갖추기 전까지 황실의 무게감을 보여주는 꽤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온다. 물론 황제가 폐위되는 사례들에서는 항상 태후들이 큰 영향력을 행사했으니, 실제 역사에서도 사료에 누락되었을 뿐 명종 재위 초기에는 상당한 정치적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도 있다.작품의 묘사에 따르면 왕실의 큰 어른다운 카리스마와 나름대로의 식견은 갖추고는 있으나, 그 판단이 때때로 틀리기도 하고 계책을 꾸몄다가 되려 무신 집권자들에게 간파당하는 경우가 상당히 잦다. 오히려 항상 옆에서 보좌하는 선평왕후가 더 현명하고 옳은 조언을 많이 하는데 전부 무시하고 자기 고집대로 밀어붙이다다 번번히 말아먹는다(...). 또 선평왕후에게 "당신은 자식 낳아본 적도 없으니 자식 있는 내 심정을 어찌 알겠음?"하고 선평왕후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는 갈굼[12]도 하는등 배려심이 좋은 성격은 아니다. 황실의 권위가 무시당했다고 느낄때마다 화를 자주 내며 화가 났을때는 평소보다도 더 비이성적인 고집을 부리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실책 중 하나는 이의방의 딸을 태자비로 맞아들인 것인데, 이의방이 작중에 호걸로 평가되는 인물이긴 하나 무비의 아들을 장차 왕으로 만들 야심 또한 품고 있었음을 고려해보면 훌륭한 오판이었다.다만 이의방은 적당히 현실에 안주해 무비의 청을 뒤로 미룬 상태였는데 정중부와 정중부랑 연합한 명종이 이의방을 몰아붙여서 거병을 할 결심을 했다는걸 감안하면 마냥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의방을 외척으로 받아들인 후 방패막이가 되어주리라 다짐을 하고 의종의 시해를 청부해놓고 막상 명종과 조정이 이의방을 탄핵하려고 하고 이의민은 처형 시키려는등 그를 공격하는 상황에서도 아들의 죽음에 충격받아서 몸져 누운 뒤 그냥 드르렁을 시전했다. 어찌보면 이의방을 토사구팽하는 신의 없는 행동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적당히 이의방을 써먹고 버리려던 계책이었다고 볼 수도 있는 부분. 결국 궁지에 몰린 이의방은 김보당이 죽기전에 남긴 말인 조정의 문신들이 모두 공모했고 그들이 또다시 거병할 것이라는 말을 핑계삼아 무력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마구잡이로 숙청을 단행하고, 공예태후는 부랴부랴 이의방에게 사람을 보내지만 이의방은 내가 궁지에 몰렸을땐 외면하다가 이제와서 어찌 날 찾냐고 태후가 보낸 사람을 문전 박대 하고 태후는 어쩔수 없이 자신의 동생인 임씨 부인을 인질로서 이의방에게 안겨준다.
특히 이 임씨 부인이 정균의 정인이었다는 점으로 인해 임씨 부인의 인생을 대차게 꼬아놓은 것은 물론 정중부의 가문과도 아예 척을 지게 되는데 이 역시 꽤나 오판이었다. 공예태후는 정중부를 결코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며 견제했으나, 사실 정중부가 교활한 간신이긴 했으나 적어도 명분의 중요성은 알고 있었다는 점[13], 그리고 정균이 본격적으로 미친 놈이 되어 황실을 능멸했던 원인이 임씨 부인과의 실패한 로맨스였음을 생각해보면 차라리 선평왕후의 제안대로 임씨 부인을 정균과 맺어주고 해주 가문을 적당히 막후에서 조종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여러모로 무비의 이간질에 넘어가서 괜히 정중부를 적대해서 필요도 없는 적을 만든 것이다.[14]
그리고 이후에는 이의방을 비이성적일 정도로 옹호하면서 찬양하는 모습을 보여서 제정신이 아닐 지경으로 보인다. 심지어 이의방과 무비가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었고, 이의방이 심은 여자를 태후전에서 지원해서 명종에게 보낸 상황에서 그 여자의 방에서 무비가 건네준 명종을 시해하기 위한 독주가 증거로 나왔음에도 끝까지 인정하지 못하고, 이의방이 황실을 지키는 외척이 되었을 것이라면서 이의방만 띄우면서 대놓고 정중부 가문을 더더욱 적대하면서 척을 진다. 심지어 이의방의 딸인 태자비를 폐위할 수 없고 폐위하면 명종과 절연하겠다느니, 이의방을 죽인 죄를 물어서 정균을 추포하라느니 등 실책을 연발한다. 심지어 공예태후가 정균을 체포하라느니 정중부를 향해 폭언을 하는 것을 문밖에서 듣게 된 정중부가 분노하게 됐고, 임씨부인의 일로 정균에게 원한을 산데다가 정중부랑도 척을 져서 스스로 운신의 폭을 줄였다.[15]
기왕에 정중부 가문과 척을 졌다면 그 뒤에라도 잘 했으면 좋은데, 이 과정에서 이의민에게 밀지를 전해 친위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계책을 꾸미려다 그대로 정균에게 적발당해 오히려 약점을 잡혀버린다. 이를 빌미로 수안궁주와 혼인하려는 정균의 음모를 어떻게든 막아보려했지만 신료들을 단체로 끌고나와 시위를 벌인 정중부의 정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정균의 혼사를 허락하며 황실의 권위가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다. 다행히 이 위기는 경대승이 기해정변으로 정중부 일가를 도륙냄으로서 극복했고, 그 과정에서 태후전에 자기 몸을 숨겨달라고 들어온 정균을 쫓아내며 그동안 자신을 능욕해온 정균에게 복수하는데 성공한다.
경대승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며 그래도 명종보다야 충신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음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공예태후의 과한 칭찬이 명종이 오히려 경대승을 배척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등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했다.
정권을 잡나 싶었던 경대승마저 이런 저런 일이 겹쳐 젊은 나이에 병사한 뒤 황실은 조원정이라는 소인배에게 무시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간난신고를 겪던 공예태후는 이 시점에서 병세가 위독한 지경에 이르렀고, 죽기 전에 조원정의 통수에 충격을 받은 명종에게 "경대승의 죽음으로 태평성대를 만들 방법은 물 건너갔으니, 황실을 지키는 것만을 생각해야 된다"는 팩트폭력을 가한 뒤 이의민이라는 호랑이를 불러들인 뒤 그 등에 올라타 황실의 권위를 지키라는 마지막 조언을 남긴 후 눈을 감게 된다.
사실 정통사극인 이상 큰 흐름은 무인 집권자들이 주도하는 실제 역사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데, 역사에 없는 공예태후의 무인 집권자들에 대한 도전을 부각시키면 하는 시도들마다 다 실패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공예태후가 좋게 평가하고 의존하려고 했던 무인 집권자들의 야망도 실제 역사보다 훨씬 더 비대하게 키워놨기 때문에[16] 그들에 의존하려 하고 정작 야망이 작은 편에다가 나이라는 문제가 있어서 통제하기 쉬웠을 정중부 세력을 적대하는 공예태후의 안목이 더 어리석어 보이게 되었다.[17]
다만 실제 역사를 근거로 봐도 공예태후가 근시안적인 계책만 꾸미다가 자주 실패를 겪는 상황에 대한 개연성도 있긴 하다. 바로 공예태후의 남편인 인종 또한 이자겸-척준경, 묘청-김부식 등의 신하들과의 분쟁에서 이간질 계책이나 눈치 보다가 더 강한 쪽에 의존하는 계책 따위에 의존해 간신히 왕좌를 이어갔었다는 것. 인종은 운이 좋아 그 부실한 계책들이 잘 통해서 왕권을 강화하고 위기에서 여러번 벗어날 수 있었는데, 공예태후는 남편을 따라했는데 남편과 달리 운이 안 좋아서 잘 안풀린 느낌이라고 보면 꽤 그럴싸하다.
작품 내내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 공예태후가 남긴 최고의 명장면으로는 정중부가 감옥에서 처형을 기다릴 때 찾아가 나눈 마지막 대화가 꼽힌다. 한 때 인종의 젊은 왕후와 인종의 총애를 받는 젊은 무신이었던 때를 함께 추억하며 "그 시절엔 참 좋았는데 나이를 먹은 뒤에는 어찌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말을 나누며 함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중부가 한창 공예태후와 대립하던 시절 천추태후를 들먹이며 폭언을 할만큼 사이가 나빠졌던 둘이었기에 공예태후는 "참으로 원망스럽다"는 말을 꺼냈고, 이에 정중부가 눈물을 흘리며 사죄한다. 공예태후가 이를 받아들이듯 "문하시중... 나중에 보십시다."라는 말을 하며 손을 잡아준 뒤 퇴장하고, 그런 공예태후에게 큰절을 올린 뒤 비통에 젖어 몸을 떠는 정중부의 모습이 많은 여운을 남겼다.
[1] 성우 박일의 전 부인이다.[2] 황실에 괜히 적대해서 얻을 이익이 없다고 보는 정중부는 명분의 중요성을 인지하기에 황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3] 다른 이유로 보자면, 현명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역사의 고증을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크게 변화시키지 못했다고 봐야할 듯 하다.[4] 경대승이 과거 견룡행수이던 시절, 태후전에 피해있던 태자비를 폐출시키려는 정균을 막아선 일이 있었다. 그 때부터 공예태후는 경대승을 신뢰하기 시작했다.[5] 사실상 공예태후가 죽인게 맞고, 죽은 후에 슬퍼하는게 이상할 정도로 냉혹한 모습을 보였다.[6] 정중부는 태후와 사돈 관계가 된 것에 만족해할 것이, 애초 정중부는 공예태후가 무비의 꾐에 넘어가 정중부를 갑작스럽게 적대하기 전까지는 태후 및 황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권력을 유지하려고 했었다. 애초 정중부는 과격한 성향이 아니라 온건파 쪽인 만큼 황제와 괜히 사이가 갈라질 정도로 적대하기보다는 황제 및 조정 신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권력을 노렸다.[7] 폐위된 의종이 멀리 사라지지 않으면 무신정권에게는 물론 명종과 황실에게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오죽하면 선평왕후가 의종을 귀양보내라고 태후를 간언할정도. 억지 뗑깡인 만큼 결국 태후가 정중부에게 답정너를 당하는 것으로 사건은 종결되고 말았다.[8] 명종이 이를 두고 아예 지금 고려의 황제는 소자이옵니다. 라고 항변할 정도.[9] 당장 황제를 시해하려던 증거로 독주가 발견되었고, 그 여성은 이의방이 뽑아 올렸지만 공예태후가 직접 주도해서 황제에게 보낸 케이스였다. 당장 공예태후 역시 충분히 황제시해범으로 몰릴 수도 있는 판국이었다.[10] 정중부의 대에서는 거래로 현실안주가 그럭저럭 가능했으며 이후 정균의 대에서는 임씨부인을 통해서 수족으로 부릴 수도 있었다.[11] 경대승 등의 경우는 황실의 일에 감히 신하가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사고방식 때문이었고, 강종의 경우는 개인적인 애정 때문이었다. 정중부 일파가 태자비를 폐위할 수 있던 것은 이의방의 죄가 명백했던 덕분으로 멸문지화를 막은 것도 이의민이 북계에 가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거래를 했던 덕분이었다. 명종도 이의방을 대역죄를 저질렀다 하며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것을 신경쓰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예태후의 행동은 명종더러 "이의방이 너 죽이러 한 것은 명백하나 그딴건 상관없고 이의방 만세를 외치며 태자비를 보호해. 아니면 넌 내 아들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 막장이었다.[12] 전근대에는 결혼한 여성이 자녀를 못 낳은건 상당한 컴플렉스다. 이런 갈굼을 들을 정도로 선평왕후가 먼저 실언을 한 상황도 아니었다.[13] 정중부는 굳이 황실과 척을 지기보다는 황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두고 권력을 행사하기를 바랬다. 황실이 아무리 허수아비라고는 해도 적대관계를 형성해서는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오히려 이런 점에서는 황실을 보호하는 외척은 이의방보다는 정중부쪽이 더욱 알맞았고, 임씨부인의 건도 있는 만큼 오히려 어차피 나이가 많아서 몇년 후에는 물러날 정중부 대신 정균은 통제하기가 더욱 쉬웠을 것이다.[14] 당장 정중부의 성격이 굳이 적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쪽이라 정균에게도 두경승은 야심이 없는 자이니 건들지 말라고 하면서, 정중부도 정균이 임씨부인과 연애를 할 때는 태후와 인척관계가 되면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하면서 반기는 등 기왕이면 공예태후와도 좋은 관계를 쌓고 싶어했다. 그러나 공예태후가 대놓고 자신을 적대하는 것에 싸늘하게 분노하더니 정균에게 임씨부인과 연을 끊으라고 말한다. 좋은 관계를 쌓는다면 모를까, 대놓고 적대하는 이상 명분의 손해가 더욱 크다고 여긴 것.[15] 당시 정중부의 나이가 69세였고, 연로한 만큼 애초 정권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었으니 정균을 임씨부인을 통해 포섭했더라면 통제가 가능했으나 공예태후의 여러 실책들로 인해서 정균은 광기에 차 폭주하며 공예태후를 증오하게 된다. 문극겸이 작중 말했듯이 정균이나 송유인은 정중부 같은 경륜이 없어서 둘이서는 정권을 제대로 유지할 능력도 없었으며, 오히려 공예태후 쪽에서 친분을 바탕으로 역으로 꼭두각시로 만들 수도 있었다.[16] 역사상의 이의방은 딱히 무비와 얽힌적이 없고, 이의민이 용상을 탐한것도 장기 집권한 이후의 일이다.[17] 애초 정중부랑 적대하는 것도 무비의 꾐에 넘어간 것이라 더욱 그렇게 보인다. 굳이 적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정중부의 작중 발언과 대비되게 굳이 적을 만들어낸 공예태후의 어리석은 안목과 실책이 극중에서는 일을 더욱 크게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