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웹툰 귀전구담의 줄거리를 정리한 문서.'인생 후 스트레스 증후군 치료 모임' 에 나온 귀신들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2. 시즌 1
시즌 1 | |
회차[1] | 제목 |
1 | 예고편 |
2 ~ 6 | 그 여자 이야기 |
7 | 그 여자 이야기 Outro |
8 ~ 12 | 이곳의 이야기 |
13 | 이곳의 이야기 Outro |
14 ~ 18 | 어느 사진사 이야기 |
19 | 어느 사진사 이야기 Outro |
20 | 특별편(4컷구담) |
21 ~ 25 | 어떤 사랑 이야기 |
26 | 어떤 사랑 이야기 Outro |
27 ~ 31 | 한 아들의 이야기 |
32 | 한 아들의 이야기 Outro |
33 ~ 37 | 그 소녀의 진실 이야기 |
38 | 그 소녀의 진실 이야기 Outro (Season 1 完) |
39 ~ 41 | 특별편 2 ~ 4(4컷구담) |
[1] 옴니버스 형식이기 때문에 리모컨 기준으로 작성했다.
2.1. 1화. 그 여자 이야기
주인공인 그 여자는 못생긴 외모로 인해 미팅이나 일자리를 찾을 때마다 잘 풀리지 않고, 집안에서는 늘 구박받고 사는 신세다. 이날도 미팅이 잘 풀리지 않아 비참하게 집으로 돌아가던 여자는 우연히 길에서 사주팔자에 용하다는 무당의 전단지를 줍게 되면서 무당을 찾아가는데, 정작 무당은 주인공 여자가 행복해지고 싶다며 찾아왔음에도 행복해질 사주도 못되고 영혼을 준대도 필요없으니 돌아가라고 말할 뿐이었다. 하지만 여자가 간곡히 사정하자 무당은 한 번의 불행과 두 번의 행복을 주는 부적, 두 번의 불행과 한 번의 행복을 주는 부적 중 하나를 택하게 하고, 여자는 한 번의 불행과 두 번의 행복을 주는 부적을 택한다. 그렇게 집에 돌아온 여자는 한 번의 불행이 닥치더라도 이후 있을 행복의 형태를 상상하며 다음 날 있을 면접을 준비하다 잠에 든다.하지만 밤에 했던 오이 마사지가 잘못된 건지 여자는 면접 당일 날 얼굴 피부가 심하게 뒤집힌 상태로 면접장소로 가게 된다. 설상가상 갑자기 비까지 내린데다, 지나가던 버스가 튀기고 간 물벼락을 맞으면서 여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어 버리고 비참해진 꼴에 자괴감을 느낀다. 그러나 이대로 면접을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당장 옷을 다시 갈아입으러 가기엔 집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상황이었기에 여자는 난감해하던 중에 운 좋게 작은 세탁소를 발견한다. 다행히도 세탁소의 주인인 잘생긴 청년이 친절했던 덕분에 우산과 새 옷을 빌릴 수 있었지만, 결국 면접에서 또 떨어지고 만다.
그 날 오후 여자는 세탁소 청년에게 우산을 돌려주면서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한탄한다. 그래도 액땜이라고 생각하고서 애써 마음을 추스린 여자는 빌린 옷도 돌려주려고 하지만, 세탁소 청년은 돌려줄 필요 없다며 그대로 입고 가라면서 여자에게 순수한 호의를 보인다. 이 일을 계기로 여자는 세탁소 청년과 썸을 타다가 연인으로 이어져 마침내 결혼까지 하게 되고, 아이도 생긴다.
하지만 남편이 (악의는 없었지만) "우리 아이는 누굴 닮았을까?" 라고 말한 것 때문에 여자는 아름다움에 집착하고 못생긴 것에 극단적인 혐오감을 보이게 된다. 이런 여자에게 남편은 아이가 누굴 닮아도 상관없다고 위로해 보지만 여자는 당신 같은 사람은 절대 이해 못 한다며 생각을 바꾸려 들지 않으며, 무당이 말한 불행이 아이가 자신을 닮아서 불행한 운명에 빠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밤잠도 못 이룰 정도로 노심초사한다. 그러다가 달을 전부 채워 아이를 낳았을 때, 아이가 남편을 닮은 모습이어서 여자는 안심하며 행복해 한다.
이후로는 행복한 나날만 이어지게 될 줄 알았지만, 어느 날 여자는 남편과 웬 미녀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둘이 만나는 횟수가 한두번이 아니었던 데다 어느샌가 미녀가 집까지 들어와서 아이를 보기까지 하자, 여자는 남편을 의심하며 화를 낸다. 남편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의심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지만, 여자는 단단히 화가 난 상태. 결국 남편은 화가 풀리면 제대로 이야기 해주겠다며 세탁소로 야간 작업을 하러 내려가고, 이때서야 화가 풀린 여자는 남편이 들어오면 사과하려고 맘먹고 빗소리를 들으며 잠든다. 하지만...
그 다음날 집에 찾아온 경찰로부터 간밤에 남편이 살해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현장에서 남편은 온몸이 토막난 채 세탁기에 빨래처럼 들어있었고, 세탁기에서는 물과 함께 남편의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어버린 여자는 참담한 심정으로 남편의 장례식을 치르던 중 남편과 같이 있었던 그 미녀를 만나는데, 사실 그 미녀는 보험사 직원이었다. 직원은 여자의 앞으로 온 보험금 서류를 내밀며 오해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남편이 이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던 것, 남편이 여자를 매우 걱정하고 아꼈다는 이야기를 알려준다. 진실을 안 여자는 남편을 의심했던 것을 매우 후회하면서 오열하고, 아들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결심한다.
장례를 마친 후 여자는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요구하지만, 하필 이 시점이 올림픽을 하던 때[2]라 외국인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단 이유로 경찰은 올림픽이 끝나면 남편 수사를 다시 하겠다고만 할 뿐이었다. 때문에 분노한 여자는 매일 경찰서 앞에 찾아와서 억울하게 죽은 남편을 살려내라며 재수사를 촉구하는 팜플렛을 들고 서서 홀로 시위를 하다가 날이 저물어서야 아들과 집에 돌아가는 나날을 무려 5년 동안이나 이어가고, 천진난만하게 배고프니 집에 가서 밥먹자는 아들에게 "엄마는 네가 있어서 살고 있는 거야." 라고 말해주며 애써 마음을 추스린다.
그러던 비가 세차게 내리던 어느 날, 여자는 피곤했는지 방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아들에게 잠깐 낮잠을 자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잠을 청한다. 그런데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집은 어두컴컴했고, 눈앞에 펼쳐진 건 갈기갈기 찣어진 아들의 그림과, 핏자국이 낭자한 바닥이었다. 여자가 낮잠 잔 사이에 집에 강도가 들면서 남은 행복이었던 아들까지 살해당한 것이다.
두 번씩이나 닥친 불행에 절망하던 여자는 곧 자신에게서 행복을 앗아간 사람이 무당이라는 생각에 닿으면서 무당에게 칼을 들고 찾아간다. 여자는 무당에게 왜 나에게 이런 불행을 겪게 했냐며 울면서 따지지만 무당이 자신은 여자가 선택한 그대로 이루어지게 해줬을 뿐이라고 말할 뿐이었다. 그런데 여자로부터 남편과 아들이 살해 당했다는 말을 들은 무당은 갑자기 폭소하다가 "네 남편이 불행이라고는 생각 안 했느냐?" 라고 되묻고, 당황한 여자는 순간 아들이 살해당했던 날을 떠올리는데...
사실 여자가 남편과 아이를 죽인 범인이었다.
전전 부터 이걸 예측한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맞았다. 즉, 스트레스성 정신병에 걸려서 남편과 아이를 토막살해한 것.[3] 남편은 '당신 같은 사람이 왜 날 사랑하냐. 날 사랑할 리가 없잖아.' 라고 생각해서 보험사 직원과의 사이를 불륜으로 오해해서 죽였고, 아이는 남편을 닮았기 때문에 남편으로 착각해서 죽인 것이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 여자는 남편, 아들과 같이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불쌍한 인물 중 하나다.
이후 무당은 여자가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는 TV를 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여자에게 '이렇게 될 줄은 몰라서 유감이지만, 그 또한 네가 선택한 팔자'라고 중얼거린 뒤, 전단지들을 흩날리며 떠난다. 그리고 완전히 미쳐버린 채 독방에 수감된 여자는 자신이 가족에게 저지른 모든 일을 회상하며, 남편이 자신을 사랑했을 리 없었다며 끊임없이 현실부정을 하고 아들에게서까지 그런 남편의 모습을 떠올렸던 때의 자신을 자조라도 한 것인지
감당할 수 없는 행복은 행복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라는 독백을 끝으로, 침대에 묶인 상태에서 소름끼치게 웃는 여자의 웃음소리만이 교도소에 울려퍼지며 이야기는 끝난다.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저승사자가 여자가 이후에는 어떻게 됐는지 제대로 끝맺지 않았다는 점[6], 옷에 가려져 있던 목에 잘렸다 꿰맨 흔적이 있고, 외모가 여자의 남편과 닮았다는 점을 들어 저승사자의 전생이 여자의 남편인 세탁소 청년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특별편과 작가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한 그림들에서 저승사자가 아내와 닮은 모습의 인형을 갖고 있다거나, 지금은 폐허가 된 세탁소 앞에서 우산을 하나 더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추측컨대, 사형제도가 폐지된 이레 현 시점까지 아내는 교도소에 수감된 채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저승사자는 비록 자신을 살해했음에도 여전히 아내를 잊지 못하고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듯 보인다.[스포일러]
이 이야기는 몽유병 괴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걸로 보인다. 다만 약간씩 다른 부분이 있는데 이 만화는 스트레스성 정신병에 걸려 가족을 살해했고 살해당한 가족들은 그녀의 남편과 아들이지만 괴담에선 몽유병에 걸려 가족을 죽였고 살해당한 가족은 그녀의 부모와 태어나지 않은 동생이다. 게다가 괴담에선 10대 소녀지만 여기선 최소 30대에서 40대 정도의 나이다.
[2] 에피소드 시작시의 배경이 1980년이므로 아마 1988 올림픽으로 추정.[3]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몽유병이라고 추측했었다. 흔히 알려진 몽유병 괴담과 전개가 비슷한데, 아마 해당 괴담이 어느 정도 모티브가 된 것으로 보인다.[4] 여자가 돈이 많아서 결혼한 거냐, 남자가 미친 거 아니면 눈이 낮아서 결혼 한거냐 등등. 심지어 남편과 아이가 죽은 이후에도 보험금 운운하며 뒷담을 했다.[5] 정작 여자는 이제 막 행복해 지려고 하는데 정신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남편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모두 버렸다.[6] 현재 시점에서는 사형 판결을 받는대도 무기징역과 다를 바 없이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지만, 사건이 있었던 80년대는 사형집행 제도가 살아있던 시대이다. 이에 도깨비가 저승사자면서 왜 사람의 생사를 모르냐고 정곡을 찔렀지만, 저승사자는 사형집행이 폐지된 97년도 연말 이후에는 교도소에 안 가봐서 모른다고 얼버무렸다.[스포일러] 한편 다음 에피소드인 이곳의 이야기 에필로그에서 어린 아이들을 살해한 김신부의 악행에 유독 매우 분노하는데 이 역시 죄없이 어린 나이에 살해당한 아들로 인한 슬픔 때문으로 추정된다.
2.2. 2화. 이곳의 이야기
마리아라는 세례명의 젊은 수녀가 김씨 성의 젊은 신부가 운영하는 고아원에 부임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런데 이 고아원은 아픈 아이들이 많았고, 그만큼 많이 죽어나가는 곳이었으며, 후원을 받는다고는 하나 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그럼에도 고아원을 운영하는 김 신부는 아픈 아이들에게 손수 죽을 먹여주면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주며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이 고아원에서는 유독 식사 시간이 될 때마다 영신이라는 아이가 밥을 거르고 나가버리는 일이 많았는데, 영신이를 말리는 다른 수녀들이 계속 이런 행동을 하는 영신이를 힘들어하자, 마리아 수녀는 영신이를 찾으러 밖으로 나가다가 영신이가 고아원에 후원을 해주던 박 사장과 부딪히자 영신이를 감싼다. 이날 고아원에 후원해준 일이 언론에 이상하게 보도된 것에 화를 내던 박 사장은 결국 고아들이 죽어 나간다는 것이 재수가 없다는 욕을 하면서, 김 신부가 애걸복걸 했음에도 고아원을 버리게 된다. 그리고 이날, 계속 앓고 있었던 지민이라는 아이는 결국 죽고 김 신부는 아이들의 장례를 치러주며 오열한다. 수녀들의 말에 의하면 김 신부는 아이들이 죽어갈 때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울면서 신에게 기도를 할 때가 많다고 한다.
계속해서 밥을 안먹고 도망가는 영신이에 대해 마리아 수녀는 김 신부와 논의 하면서 당장 후원금은 넉넉하니 아이들에게 피자를 사주면 영신이도 먹지 않을까란 의견을 꺼내지만, 하지만 김 신부는 그러면 불쌍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의 도움은 잠시뿐이라는 말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먹이는 식사라도 더 좋게 해주자고 위로한다. 그러나 얼마 안 가 또 한명의 아이가 죽었고, 김 신부는 이를 지켜보고 있던 영신이에게 제발 밥 좀 먹어 달라며 무릎꿇고 사정한다.
이렇듯 김 신부는 유달리 영신이를 신경썼는데, 이는 김 신부도 어린 시절 가정폭력 피해자였고, 가정폭력 때문에 죽은 동생이 영신이와 닮아서였다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마리아 수녀는 밥을 굶는 영신이에게 몰래 빵을 주고 앞머리도 잘라주면서 영신이와 친해지고, 영신이도 마리이 수녀에게 호감을 느끼며 그녀를 잘 따른다.
하지만 다음 날, 영신이는 또 밥을 안먹고 도망치다가 김 신부와 마주치는데, 어째선지 김 신부는 영신이의 모습에 매우 당황해서 아픈 아이에게 먹였던 죽그릇을 떨어뜨리고 만다. 뒤이어 영신이를 잡으러 온 마리아 수녀가 해명을 하고 나서야 김 신부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진정하는데, 아무래도 죽은 동생과 영신이의 외모가 너무 빼다 박은 듯이 닮아서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영신이와 김 신부를 보낸 뒤 마리아 수녀는 깨진 그릇을 치우다 은근슬쩍 죽의 맛을 보았는데 매우 짜서 구역질을 할 정도였다. 뭔가 미심쩍은 마음에 마리아 수녀는 식사 당번 봉사자들이 만든 죽을 먹어보지만 별 이상은 없었는데, 이를 지켜 보고 있던 영신이로부터 "그 죽을 먹은 아이들은 꼭 아파서 누워있게 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이 이야기를 듣고 의심에 확신이 생긴 마리아 수녀는 김 신부가 다른 아이에게 먹인 죽을 다시 맛봐 처음 맛봤던 죽과 맛이 똑같은 것을 확인하고, 다른 봉사자들이 '아픈 아이들에게 먹이는 죽만큼은 꼭 김 신부가 가져가서 아이들에게 먹여준다' 했던 증언을 토대로 김 신부가 몰래 죽에 치사량의 소금을 넣어서 아이들에게 먹여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그들이 차려주는 음식을 먹어라.
루카 복음서 10장 8절
루카 복음서 10장 8절
이후에도 김 신부가 짠 죽을 아픈 아이들에게 주려고 하자, 마리아 수녀는 일부러 죽을 엎어버리고 다른 수녀들에게 죽이 짜다고 하지만 다른 수녀들은 마리아 수녀의 손이 짠 거라며 믿지 않는다. 김 신부와 수녀들이 아이들을 이런 식으로 대해 왔단 것에 환멸이 난 마리아 수녀는 그 길로 고아원에서 떠날 준비를 하고, 떠나냐고 묻는 영신이를 안으며 어떻게 널 두고 떠날 수 있겠냐며 흐느낀다. 그리고 김 신부에게 떠나겠다는 통보를 하면서 김 신부의 방식은 사랑이 아니라 범죄라고 훈계한 후, 교구에 알려서 고아원을 폐쇄하고 아이들을 구하려고 작정했지만 ...
김 신부는 떠나려는 마리아 수녀를 계단에서 밀쳐서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결국 마리아 수녀는 다시 고아원으로 돌아오게 되고, 김 신부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식물인간이 된 상태에서도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다른 수녀들은 마리아 수녀가 아이들이 자꾸 죽어나간 것에 정신을 놓고서 계단에서 구른 것이라는 헛소문만 믿고 김 신부의 정성에 마리아 수녀가 감동해서 우는 것이라고 단단히 착각한다.
그날 밤 영신이는 마리아 수녀에게 넋두리를 늘어놓던 김 신부를 발견하고서 마리아 수녀를 다치게 한거냐고 넌지시 따지고, 김 신부는 이를 딱히 부정하지 않으며 영신이 앞에서 자신의 과거사를 늘어 놓는다.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으니,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버렸느니라.
요한묵시록 2장 4절
요한묵시록 2장 4절
사실 김 신부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유년 시절에 어머니(성함은 영숙)를 병으로, 가정폭력범이었던 아버지를 사고로 잃었다. 김 신부와 그의 동생은 장례식 때 찾아와서 위로해준 친척들에게서야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온정을 느낄 수 있었지만, 정작 형제는 친척들이 키워주지 않고 고아원으로 보내졌다. 여기서 김 신부는 한 번 배탈이 났을 때 봉사자들의 걱정을 받았던 것을 통해 '불쌍해져야 사람들에게 동정심과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고, 더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아픈 척을 해봤지만, 그곳도 아픈 아이들이 많았고 자신이 제일 나이가 많은 아이였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가 김 신부는 '사람들에게 가장 슬픈 것은 가족의 죽음'이라고 들은 선생님들의 대화를 통해 자신에게 한번 더 기회가 남아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관심을 얻기 위해 일부러 밥에 소금을 과도하게 많이 타 먹여서 동생을 죽였다. 이후에는 가족이 다 죽은 김 신부를 위로해주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8] 새로 들어간 성당 고아원에서 새로운 가족_자신을 돌봐줄 신부님과 수녀님들, 그리고 자신처럼 부모잃은 아이들_을 만나기 전까지는.
결국 불쌍해 질수록 동정심을 받게 되는 걸 잘 알고 있던 김 신부는 동정심과 관심을 얻기 위해 자신이 과거에 해왔던 방식대로 아이들을 죽여온 것이다. 아무래도 '뮌하우젠 증후군'이 의심된다.[9]
회상을 끝낸 후 김 신부는 영신이에게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의 죽은 동생을 닮아서 놀라기도 했지만 볼수록 자신을 닮았고, 영신이가 매일같이 밥을 안먹고 도망쳤음에도 자신은 전혀 의심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데, 사실 영신이도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던 아이라서 김 신부가 부임해오기 전에도 일부러 밥을 먹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 신부는 이어서 영신이에게 '네가 감히 내 사랑을 거부할 수 있겠냐, 갈 사람은 가고 사랑 받을 사람은 남아 종으로써 사는 삶을 너도 영원히 따르게 될거다'라며 소름끼치는 미소로 영신이를 압박한다.
결국 마리아 수녀는 사고 이후 얼마 못가 사망했다. 하지만 마리아 수녀의 사망 이후 그녀의 행동과 발언을 이상하게 여겼던 봉사자들이 뒷조사를 시작하면서 김 신부의 악행이 발각되었고, 김 신부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그의 악행은 신문에 대서특필 되었다. 덕분에 영신이와 다른 아이들은 무사할 수 있었지만 고아원은 폐쇄되었고, 체포된 김 신부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몰리자,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들에게 동정을 받고자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높은 건물 옥상에서 투신자살해 생을 마감했다.[10]
이후 수년의 세월이 흘러 고등학생이 된 영신이가 마리아 수녀의 무덤에 성묘를 가서 "새 가족들이 생겼고, 이번에는 사랑받을 있을 것같다. 새 가족들도 수녀님을 봤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독백하며 돌아가는 모습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어찌보면 시즌 1 역대 에피소드 중 거의 유일하게 해피엔딩에 제일 가까운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에피소드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영신이는 다른 회차 주인공들과 달리 죽거나 범죄자가 되지 않았으며[11][12], 그나마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문구가 나왔고, 작중 악역이던 김신부가 죄목이 밝혀지며 자살해 죽었으니, 주인공이나 착한 사람만 계속 피해보다 죽고 끝까지 악역만 잘 먹고 잘 살게 되는 찝찝한 다른 에피소드들보단 훨씬 더 희망찬 결말이다.
참고로 김 신부의 동생이 평소에 제웅을 가지고 놀고 있었고, 죽을 때도 제웅을 떨어뜨리고 죽었기 때문에 꼬마귀신이 김 신부의 동생이라는 추측이 있다. 꼬마귀신은 어린 나이에 제대로 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관심을 갈구했던 것이다.
[8] 이때 많은 소금 봉지들이 버려지는 장면이 나온다.[9] 실제로 김 신부의 범행이 발각되고 나서 신문에 김 신부가 뮌하우젠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실렸다.[10] 이때 자살한 김 신부의 시체가 정원의 바위에 끼었는데,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연상케 하는 자세가 나왔다. 천주교에서는 (극한 상황을 제외한)자살을 바로 지옥행인 대죄로 본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11] 독자들 사이에서는 영신이는 김 신부처럼 애정결핍이 있었지만 김 신부가 받았던 사랑이 아닌 새 가족을 만나 마리아 수녀가 말했던 사랑을 받았다는 해석과 결국 김 신부의 뒤를 따를 것 같다는 2가지의 해석이 나왔지만, 영신이의 생각이 '만약 김 신부가 말했던 사랑을 받았으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에서 그쳤고, 영신이가 집으로 가는 길이 마리아 신부가 갔던 고아원으로 향하는 길과 정반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영신이는 적어도 김 신부가 저주했던 대로의 삶은 살지 않을 것이다.[12] 그 여자는 정신병이 생겨 일가족을 살해한 범죄자가 되었고 사진사는 처음부터 악인에 범죄자였으며 미선은 살해당한데다가 여은철도 시체은닉죄를 저지른 범죄자에 살해당했고 성아람은 자살했다.
2.3. 3화. 어느 사진사 이야기
소망 사진관의 사진사에게 이웃 아주머니가 김치를 가져다 주며, 디지털 카메라[13]와 핸드폰 때문에 사진사의 형편이 어려워지는 것을 걱정해주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간만에 새학기를 맞아 출석부에 넣을 증명사진을 찍으러 여고생 손님 두명이 들어왔지만, 여고생들은 떡볶이를 사 먹은 것 때문에 돈이 모자라다며 친구들을 많이 데려올테니 사진값을 깎아달라고 사진사에게 부탁하고, 사진사는 난감해하다 할 수 없이 사진값을 깎아준다. 이렇게 불안정한 수입에 허덕이던 사진사에게 아는 지인인 김 사장이 전화로 어떤 의뢰를 넘겨오는데, 사진사는 처음에는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며 거부하려 했지만, 많은 보수를 준다는 말에 결국 수락하게 된다. 그리고 '그냥 사진이 좋아서 사진을 찍으면서 살고 싶었지만, 그게 아무나 찍어도 된다는 건 아니었다' 고 독백하며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문다.그날 밤, 의뢰의 주인공인 여배우가[14] 사진관에 찾아오고, 여배우는 한 중년 남자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사람이 만나는 사람이 있는데 자신에게 소개시켜 주질 않는다'며, 그와 그가 만나는 사람의 사진을 몰래 찍어달라고 부탁한다.[15] 덕분에 사진사는 그를 몰래 찍기 위해서 다음 날, 그가 있다는 대운산으로 등산까지 하게 되는데, 숨고르기 위해 잠깐 들른 휴게소 앞에서 사진사는 어떤 예쁘장한 여대생과 실수로 부딪히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고 그녀에게 물병을 주워준다. 이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울면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가는 여대생에게서 사진사는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 여차저차 남자를 찾아 그를 찍기 위해서 몰래 숲 속에 숨었을 때, 멀리서 보인 구름다리에 자신과 부딪혔던 여대생이 남자와 팔짱을 낀 채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저 애가 불륜녀였냐'며 황당해한다. 그런데 남자가 뜬금없이 여대생에게 "미안하다. 그건 없었던 일로 하자." 라고 말해오고 여대생은 당황하며 남자에게 매달리는 모습에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냐며 당황한다.
그러나 그 순간 사진사는 갑자기 나타난 새에게 손을 쪼이는 바람에 시야를 놓쳐 버리는데[16], 겨우 새를 쫓아내고서 카메라를 다시 바로잡은 순간, 남자가 다리에서 떨어질 위기에 처한 여대생을 잡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여대생은 남자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자신을 놓지 말아 달라고 울부짖으며 필사적으로 매달리지만, 여대생이 "선생님 저 우리...!!!"라는 외침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는 힘이 딸렸는지 결국 여대생을 놓치고, 여대생은 그대로 추락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남자가 자신을 안아주며 속삭였던 고백[17]을 회상하다 처참하게 즉사한다. 이 사고를 그대로 지켜보면서 사진을 연속 촬영으로 찍다가 119가 와서 여대생의 시신을 옮기는 장면과 절망에 빠진 남자의 모습까지 보고 돌아온 사진사는 그 날 오후에 다시 온 여배우에게 찍은 사진들 중에서 사고 현장을 찍은 사진들을 제외하고 여대생과 남자가 함께 있었던 순간을 찍은 사진들만 건네준다. 사진을 받은 여배우는 만족하며 '유감스럽게도 직접 나설 이유가 없어져서' 이 일을 크게 퍼뜨릴 생각이 없다는 말로 의뢰를 끝내고 사진사에게 사례비를 준다.
그날 밤, 사진사는 늘 그랬듯이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며[18] 의뢰를 곱씹는다. 사실 사진사는 의뢰인인 여배우와 의뢰의 목표였던 남자 안 교수가 부부 사이였단 것을 여배우가 나온 잡지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쇼윈도 부부가 정말 있는 얘기였냐고 생각하며 별 신경쓰지 않았는데, 직후 뉴스에서 죽은 여대생의 뉴스가 뜨면서 여대생의 정체가 대학가요제 우승자 이지연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뉴스에서는 '이지연이 안 교수를 짝사랑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자 삶을 비관해서 자살했으며, 안 교수는 그녀와 사제관계일 뿐이라고 증언했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었는데, 사진사는 그 여배우가 손을 써서 이지연의 사인을 왜곡해 내보내게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지연의 죽음이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날 다시 온 두 여고생은 친구들을 3명 더 데려와서 약속을 지켰지만, 사진사는 여고생들의 사진을 찍어주다가 한 단발머리 여고생에게서 이지연의 모습이 겹쳐 보고 흠칫한다. 결국 사진사는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안 교수가 재임하고 있는 대학교로 찾아가지만, 안 교수는 할 말 없다며 돌아가라고 등을 돌린다. 하지만 사진사가 교수와 이지연의 사진을 찍었다고 자백하자, 안 교수는 놀란 기색을 보이며 자신의 교무실로 사진사를 데려가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지연의 죽음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쉬지 않고 일찍 복귀한 이유는 이지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을 내버려둘 수 없어 그들을 가르치기 위함'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사진사가 그를 향해 이지연과 더 깊은 관계가 아니었냐고 떠보자, 안 교수는 오히려 화를 내면서 자신은 언론에 밝혔듯이 '이지연과는 그저 사제 관계이고, 겉도는 것이 맘에 걸려서 동정심에 좀더 챙겨줬던 것뿐'이니 더이상 오해하지 말고 이지연을 욕보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사진사에게도 이런 식으로 파파라치 짓해서 남의 약점을 잡아 돈 뜯어내는 불법을 저지르지 말고 바른 일을 하라며 사진사를 쫓아낸다.
그러나 이 직후 사진사는 자신을 기자로 보고 말을 걸어온, 안 교수와 이지연의 관계에 대해 아는 듯한 한 여대생을 만나 이지연에 대한 뜻밖의 진실을 듣게 된다. 여대생의 증언에 의하면 이지연은 사실 임신한지 1~2개월 째였고, 안 교수가 자신은 곧 이혼한다며 이지연에게 결혼해준다는 말을 했다는 것. 거기다 이지연은 뜨기 전에는 친구도 별로 없어서 안 교수에게 의지했다고 한다. 결국 떨어지기 직전, 이지연이 외치려던 마지막 말은 안 교수에게 자신이 안 교수의 아이를 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했던 것이다.
사실을 알게 된 사진사는 사진관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이지연의 왜곡된 실족사를 보도한 기사를 다시 확인하고서, 많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이지연을 꽃뱀, 불륜녀라고 고인능욕을 하는 모습에 치를 떨며, 안 교수가 자신에게 했던 '이제라도 바른 일을 하라'는 충고를 곱씹는다.
한편 그날 저녁 강의를 마치고 돌아온 안 교수에게 여배우는 화를 내면서 '이래서 부모가 시켜주는 결혼은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짜증을 낸 후, 남편 앞으로 온 수많은 편지들을 내던지면서 사이좋은 척이 그렇게 힘드냐고 욕을 내뱉는다. 이때 안 교수가 그동안 많은 여자들과 불륜 행각을 펼쳐왔고 그 내연녀들과 사고까지 쳐서 임신시킨 걸 낙태시킨 뒤 해외로 쫒아냈으며, 그렇게 쫒겨난 내연녀들은 안 교수에게 돈을 요구해 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하지만 안 교수는 이를 무시하면서 내연녀들이 보낸 편지들을 다 태워버린다. 이때 이지연의 기억 속 안 교수의 고백과 달리, 안 교수의 회상에서 이지연을 안은 그의 표정은 굉장히 싸늘한 표정이었데, 결국 안 교수에게 있어서 이지연도 그저 갖고 놀다 버릴 적당한 유흥거리에 지나지 않았던 셈.
그날 밤, 여배우는 방에서 가정부에게 네일케어를 받으면서[19] 이번 사건으로 계약이 취소될 위기에 처한 CF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던 중 사진사가 걸어온 전화를 건네 받는데, 의뢰는 이미 끝났고 조용히 덮기로 하지 않았냐면서 무시하려고 했지만 이미 사진사는 '남편 분이 조용히 덮을 생각이 없는 것 같길래 남편분이 충고해주신 대로 바른 일을 해야겠다'며 집 앞까지 찾아와 있었다.
결국 여배우는 사진사를 집으로 들여 이런 식으로 나오면 무사할 거라 생각했냐며 사진사를 협박하지만, 사진사는 태연히 자신은 고객관리 차원에서 온 것이며 그 이유는 의뢰 수행 때 조금 차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여배우에게 그날 '무의식 중에 연속촬영으로 두고 찍었었다'며 보여주지 않았던 사고현장의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연속 촬영된 사진들을 순서대로 빠르게 넘겨보자 안 교수가 이지연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모습이 나왔고 이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여배우는 남편의 외도나 살인은 중요하지 않고, 남편과 싸잡아서 자신을 손가락질할 사람들을 참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자기 눈에는 남편이 이지연을 구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을 내뱉으며 이런 걸로 협박하지 말라는 말을 끝으로 사진사를 내보내고, 결국 사진사는 더는 여배우를 설득하지 않고 자신은 자신 뜻대로 하겠다며 집을 나온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안 교수가 여배우의 남편임이 밝혀지고 불륜행각을 펼쳤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지연 사건이 재조명 되자, 여배우의 이미지까지 실추되게 된다. 이때 밝혀진 여배우의 이름은 김혜린.
덕분에 김혜린은 안 교수와 말다툼을 벌이고 멱살까지 잡다가 안 교수의 핸드폰으로 사진사가 연락해오자, 대신 받아서 사진사에게 돈이 목적이었냐며 따지고, 사진사는 푼돈 때문이 아닌 정의구현이라는 말을 하고 사진들은 경찰서에 넘겨줬으며, 경찰에서 자신을 참고인으로 불렀다고 답한다. 말을 미처 끝맺기도 전에 전화는 끊기고, 사진사는 의뢰비는 돌려주겠다며 현상실로 들어가서 사진들을 훑어보다가 떨어뜨린, 안 교수가 이지연을 일부러 떨어 뜨리면서 웃고 있는 실루엣이 이지연에 눈에 비친 사진을 주워들고서 사진 속 이지연을 보고 '이제라도 좋은 일 하자'며 한 마디 중얼거리는데...
"그럼~ 이 사진으로 얼마를 받아야 좋은 일일까나~?"
사실 사진사는 비밀리에 여자들의 사진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도촬꾼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래서 김 사장이 김혜린이 한 의뢰를 이 사진사에게 맡긴 것. 게다가 사진사는 이지연에 대해서 어차피 불륜녀라고 여기고 있었으며,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이지연이 억울하게 죽은 것에는 신경쓰지도 않았다.
그리고 아무거나 찍어도 된다는 것이 아니었다는 그의 초반부 독백에 '아무거나 찍어도 돈이 되는 건 아니다' 라는 말이 덧붙여지면서 함께 수많은 여자들의 사진을 도촬한 장면이 스쳐가듯 나오고[20], 이때 연락처에 '사모님♡'이라고 저장된 김혜린에게 다시 전화가 오자 사진사가
청춘의 값어치
목숨의 값어치
그리고
정의의 값어치는 얼마려나?
라고 읊으며 소리죽여 웃는 것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난다.목숨의 값어치
그리고
정의의 값어치는 얼마려나?
참고로 이 이야기에서는 사진사가 현상실에 들어설 때마다 문 옆에 세워둔 청소용 빗자루가 쓰러지면서 발에 걸리는 장면이 한 편 꼴로 나왔는데, 굳이 빗자루가 쓰러지는 장면이 삽입된 이유가 어떤 의미가 있어서였을 거라는 추측이 많았다.
그리고 Outro에서 그 빗자루가 주역 6인방 중 한 명인 도깨비였음이 밝혀졌으며[21], 본인 말로는 자기 나름대로 온 힘을 다해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실패했다고 한다.[22]이후 후일담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결국 사진사는 이후에 사진관을 폐업하고서 벌을 받기는 커녕 잘 살고 있다고 한다.[23]
또 이를 통해 지금까지 귀신들이 들려준 이야기가 귀신들의 전생을 죽인, 또는 그 주변에서 귀신보다도 더 무서운 일을 저지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 확실시 되었다.[24]
다른 에피소드하고는 다르게 여기선 완전히 선하다고 볼 만한 인물들이 하나도 없다. 유부남과 불륜을 저지르는 가수, 지속적인 불륜도 모자라서 사람을 죽인 대학교수, 그리고 살인사건을 덮으며 피해자를 폄하하는 왜곡뉴스를 내보내게 한 여배우와 몰카를 이용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진사까지. 다른 에피소드에선 한 사람이라도 양심적으로 나오거나 처음부터 악인은 아니었다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쪽들은 처음부터 양심을 갖다버린 인간들처럼 묘사된다.
[13] 돼지털 카메라라고 잘못 말했다.[14] TV에서 마침 광고가 나오고 있었는데, 그 광고 속 여배우와 동일인물이다. 상당히 유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15] 자신이 어련히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하며, 괜히 시끄러워지는 일 없이 조용히 사진만 받았으면 한다는 조건 하에.[16] 숨은 곳이 하필 야생조류 서식지였다.[17] "그동안 나의 사랑은 불행했단다. 하지만 이제라도 널 찾아서 다행이야. 네가 나의 구원이다."[18] 사족으로 이때 뉴스를 트는데, 조류독감이 유행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그리고 사진사는 돈을 번 기념으로 라면에 계란을 넣어서 먹고 있었다.[19] 가정부에게 사장님이라는 말을 듣는 것을 보면 상당한 부자인 듯.[20] 심지어 찍은 사진 중에 사진관에 와서 사진을 찍어갔던 여학생들의 하반신 사진까지 있었다![21] 오래된 물건에 혼이 깃들어 생겨난다는 도깨비 설화를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22] 마지막에 사진사는 그 빗자루가 또 쓰러진 것을 눈치채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데, 독자들은 사진사가 점점 악행에 익숙해져 타락해가는 모습을 암시한 것이라는 추측이다.[23] 해당 장면에서 김혜린의 광고가 멀쩡히 나돌아 다니는 걸 보면, 결국 김혜린과 거래하여 거액의 돈을 받고 증거를 덮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사가 옆에다 고급 스포츠카를 끼고 한껏 선글라스를 들추며 멋을 부린 걸 보면 제대로 한몫 뜯어낸 듯.[24] 여담이지만 도깨비의 경우는 유일하게 이야기 속의 피해자가 아닌 관찰자 시점의 귀신이다.
2.4. 4화. 어떤 사랑 이야기
동구에서는 구청의 주도하에 한 건물을 짓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공사를 주도하게 된 건축소장 박씨는 어떻게든 공사를 진행하려고 하지만, 주민들은 손해보는 것은 우리일 뿐이고 구청이 자신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공사를 중지하라고 시위하고 있었는데, 이날도 건축소장은 시위대를 주도하고 있는 젊은 대책위원장 상민의 자해공갈 협박과 마주하면서 결국 후퇴하고 만다.[25]한차례 소동이 지나간 뒤, 시위에 참여했던 주민들은 몸바쳐서 공사를 막아준 상민에게 매우 감사를 표한다. 이렇게 주민들을 생각하는 상민의 성품에 그를 따르는 후배들은 그를 굉장히 존경하고 있지만, 그들이 뭣보다도 가장 부러워 하는 건 출중한 미모와 상냥하고 밝은 성격, 굉장한 요리 실력까지 갖춘 상민의 아내 미선.
미선은 이번 시위에 대해 자세한 사정을 잘 모르고 있기에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남편과 후배들은 이번 일은 무조건 구청의 잘못이며 아이들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공사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답해주고, 상민은 반드시 지켜주겠다며 미선을 안심시킨다.
허나 갑작스럽게 구청 직원들과 건축소장이 경찰 진압부대까지 이끌고 와 시위대를 진압하려고 하고, 이런 난장판 속에서 상민은 어떻게든 미선을 탈출시키려 하지만 쫓아오는 구청 직원들과 경찰부대로부터 허겁지겁 탈출하려던 미선은 끝내 넘어져 다치고 만다. 그리고 이 상황을 한 청년이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고, 폭동이 지나간 뒤에 청년은 시위장을 지나 공사장 안으로 유유히 사라진다.
시위대가 무력으로 진압된 후, 상민과 후배 영훈은 경찰서까지 끌려갔다 다음 날에서야 풀려난다. 미선과 안경을 쓴 후배는 상민을 걱정하지만 상민은 오히려 미선이 넘어지면서 다친 팔을 걱정하고 미선은 애써 괜찮다며 상민을 안심시킨다. 하지만 이번 폭동으로 주민들은 의기소침해져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했고, 그런 주민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상민은 미선의 다친 팔을 들어올리며 아내조차 저런 마수들로 부터 지켜내지 못한 자신이 부끄럽다며, 아내와 모두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도시를 지켜 내겠다는 눈물어린 선언을 하며 주민들의 열의를 불태운다.
그런 시위대의 모습을 공사장에서 지켜보던 건축소 직원들은 소장에게 불만을 토로하지만, 소장은 저러다 제풀에 꺾여 나가 떨어질 거라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직원들을 점심 먹으라고 내보내고서 홀로 남아 누군가를 기다린다.
한편 주민들이 다시 용기를 되찾은 모습에 후배들은 그런 상민을 대단하다고 여기면서도 상민이 그때 다친 팔을 너무 세게 잡은 것 아니었냐며 미선을 걱정한다. 하지만 이때 미선은 자신을 향한 심상찮은 시선을 느끼는데, 시선의 끝에 있던 건 창백한 인상에 손에는 흉터가 잔뜩 나 있는, 폭동을 지켜보고 있던 그 청년이었다.
영훈과 안경남의 짜증 섞인 증언에 의하면 청년은 이번 공사를 주도하는 건축소장의 아들로, 하는 일 없이 탱자탱자 놀면서 아버지에게 도시락 배달을 해주는 게 하루의 전부인 한량같은 놈이라고 하는데, 어째선지 유독 미선을 가만히 응시하던 소장의 아들은 상민 일행에게 삿대질을 하며 '아버지의 일을 방해하는 게 저들이냐'고 아버지에게 물었고, 울컥한 영훈을 뒤로한 채 소장은 도시락 배달을 온 아들을 본부실로 들여보낸다.
다음날 갑작스럽게 집에 난입한 안경남의 말을 듣고 시위장으로 간 상민과 주민들은 건축소 측에서 공사장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차벽으로 막아둔 채 공사를 진행하는 상황을 목도하고, 상황파악을 못하고 도시락을 싸들고 온 미선에게 상민은 자신도 더 세게 나가야 겠다며 단식투쟁을 선언하고서 미선에게 더 이상 도시락을 싸오지 말라고 일러둔다. 어쩔 수 없이 미선은 도시락을 전해주지 못한 채 다시 돌아가려 하지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그 앞에서 떡하니 자신을 응시하던 소장의 아들을 보고 소름끼칠 정도로 놀란다.
그렇게 상민의 단식투쟁은 시작되지만, 그럼에도 묵묵히 나와서 주민들을 돕는 미선을 보며 동생들은 미선의 남편를 위한 헌신에 부러워한다. 닷새쯤 되자, 건축소에서도 상민의 행동에 질려하지만, 소장은 저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으며, 저러다가 제풀에 꺾여 나가 떨어질 거라는 말만 반복하며 방관할 뿐이었다.
이후 소장의 예상대로 시위대의 상황은 점점 더 열악해져 시위를 포기하고 이사를 가는 사람들만 늘어갔고, 이런 상황에 지쳐가던 안경남은 "형수님이 다쳤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좀 살았었는데, 차라리 그때 형수님이 좀 더 크게 다쳤었더라면 판도가 뒤집힐 수 있지 않았을까"란 혼잣말을 내뱉는데, 곁에서 그 혼잣말을 고스란히 들은 영훈은 미친 소리 하지 말라며 안경남의 멱살을 잡는다. 이 직후 영훈은 안경남의 말을 듣고 시선을 돌린 곳에 소장의 아들이 이젠 아예 미선에게 접근하려는 듯한 모습을 목격하자, 청년의 얼굴을 향해 깡통을 던져 쫓아낸다.
결국 단식 10일째 되자, 절망적인 상황에 동생들은 이제 포기하자며 어쩔 수 없다고 상민을 만류하고, 상민도 눈물을 떨구며 끝내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동생들의 부축을 받아 막사에서 나온 순간, 상민의 눈앞에 보인 건 소장의 아들이 미선의 다친 팔을 잡고서 해코지를 하려는 모습이었고, 분노한 상민은 이런 식으로 우리를 엿먹이고 싶었던 거냐며 소장의 아들을 구타한다. 이를 본 후배들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며 상민을 제지하고 소장의 아들은 틈을 타 도망가지만, 상민은 그의 뒤통수에 대고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며 절규한다.
그런데 다음날, 공사장에 경찰들이 몰려와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공사장 드럼통에서 미선의 시체가 구겨 넣어진 채로 발견되었다.
사실 건축소장의 아들이 접근한 일로 안 그래도 단식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던 상민은 '술집 여자도 아니고 왜 짧은 옷을 입고 다녀서 남자들을 꼬시고 다니냐, 날 제대로 도울 생각은 있는거냐, 그냥 관심 얻고 싶어서 나타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미선에게 막말을 퍼부었었고, 미선은 서러운 마음에 울면서 시위장에서 뛰쳐 나갔었다. 후배들이 미선을 다시 데리러 나갔을 때서야 상민은 공사를 막기 위해 겨우 대책위원장 자리를 따낸 만큼 입지를 올려보고 싶었던 자신을 위해 시위장에 나가 적극적으로 내조해 주겠다는 부탁을 들어준 미선을 떠올리고 뒤늦게라도 사과하려 미선을 찾아 나섰지만, 때는 늦어 이미 사고는 벌어진 상황이었다.
얼마 후 건축소장의 아들은 미선에게 접근했던 일 때문에 의심을 사 경찰에 체포되고, 주민들은 뒤에서 그를 맹비난한다. 갑작스러운 아들의 체포에 건축소장은 크게 당황하지만, '당신 아들이 아내를 죽였다'며 상민이 분노에 가득 찬 비난을 퍼부으며 멱살을 잡자, 울컥한 건축소장은 '사람이 죽었으면 죽었지, 무슨 증거로 생사람을 잡는거냐, 내 아들은 절대 범인이 아니다'라며 극구 부인한다.
이 사건으로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여 시위대는 다시 들고 일어나 공사장에 돌을 던지며 공사를 제지하려 하고, 건축소장에게 날선 비난을 퍼붓는다. 건축소 직원들은 저러다가 또 금방 사그러들 것이라 여기고 넘기려 했지만, 창문을 깨고 들어온 돌에 '살인자'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서야 사태의 심각함을 느낀다.
결국 건축소장이 항복하고 자진철수하면서 공사는 중단되고 주민들은 마침내 승리의 환호를 외치며, 소장의 아들은 취조실에서 내뱉은 진술이[26] 정황과 맞아 떨어져 끝내 성폭행 미수 및 살인죄로 수감된다. 하지만 이미 죽은 상민의 아내 미선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고, 그저 미선의 다친 팔이 걱정되어 '상처는 침바르면 낫는다'는 말만 믿고서 다친 팔을 낫게 해주고 싶었던 7살 지능밖에 안 되는 정신지체 장애를 갖고 있던 청년의 진심은 경찰의 강압수사로 무시당해 버렸으며, 그런 아들을 위해 건축소장이 그토록 짓고 싶었던 장애인 복지관[27]주민들에게 병을 옮길 수 있는 건물을 지어서 주민들을 죽이려고 한다'며 시위의 정당성을 들었기에, 구청이 지으려는 건물이 원자력 발전소나 공장이었을 거란 추측이 과반수였다. 그랬기에 이 에피소드에서 진실이 밝혀지자 당시 일어난 한 사건의 시너지가 겹치면서 독자들은 시위대의 행적을 두고 크게 비난했다.] 건설 계획은 허무하게 중지되고 말았다. 때문에 직원들은 소장의 꿈이 좌절된 것에 절망하지만 건축소장은 차라리 이런 도시에는 짓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는 말로 직원들을 다독이면서 피눈물을 삼킨다.
이후 교도소로 끌려간 건축소장의 아들 입장에서 회상이 전개되는데,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그는 매일 아버지에게 정성들여 손수 도시락을 싸줄 정도로 요리에 재능이 있었고, 장래희망을 요리사로 두고 있었다. 사실 미선 역시 요리사가 꿈이었지만 상민의 반대도 있었고[28] 내조를 위해 꿈을 포기해야 했던지라, 그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공감하면서 좋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이곳에는 아무도 없었고, 아무 잘못 없는 그는 억울하게 사람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교도소로 끌려가 10년 동안 징역을 살게 되었다.
그동안 상민은 건축소장의 아들이 정신지체라는 점을 감안해서 징역 10년 형을 받았다는 뉴스를 확인하면서 미선의 장례식 때를 회상하는데, 사실 침통한 심정으로 아내의 장례식을 치루는 동안 많은 주민들이 조문을 와주었지만, 어째선지 제일 상민과 가깝게 지냈던 후배 영훈은 장모님이 위독하다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미선의 장례식에 참여하지 않았었다.
그와중에 조문 온 주민들이 건축소장의 아들이 정신지체라는 점때문에 감형을 받을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진범이 맞는건가 하는 의심을 품다가, 안경남이 필사적으로 건축소장의 아들에게 죄를 몰아가면서 미선이 죽은 지금이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 만약 우리 중에서 범인이 밝혀지면 다 끝장이라고 한 선동에 넘어가서 "공사가 그대로 진행되면 집값도 보상금도 받을 수 없게 된다"며 미선이 다된 밥에 코빠뜨리는 거 아니냐고 술렁이자, 듣다못한 상민은 주민들에게 더이상 죽은 아내를 괴롭히지 말고 내버려 둬 달라며 짧게 일갈했던 것을 끝으로 회상을 끝낸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뒤, 재개발로 크게 번영한 동구에 돌아온 영훈의 입장에서 회상이 전개되는데...
미선을 죽인 진범은 상민의 후배 영훈이었다.
사실 영훈은 이미 아내가 있는 유부남이었음에도 오래전부터 미선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복받은 주제에 미선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상민을 질투했었다. 그래서 상민에게 막말을 듣고 미선이 뛰쳐나간 그날, 공사장에서 제일 먼저 미선을 찾아내고서 '이런 고생도 몰라주는 남편 밑에서 왜 고생하냐, 같이 도망가자'는 말로 미선을 꾀려고 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저항하던 미선이 손톱으로 얼굴에 상처를 입히자, 결국 질투심과 순간적인 분노에 북받쳐서 '그 놈(건축소장의 아들) 꼬신 거 상민은 아냐, 왜 상민하고 그놈은 되고 나는 안 되냐, 네가 이런 여우같은 년인 걸 알면 오히려 상민이 나한테 고마워 할거다'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미선의 목을 졸라 죽여버린 것이었다.
하필 영훈이 미선의 시체를 은폐한 후에야 공사장에 도달한 상민은 영훈을 보고 미선을 찾았는지 물어보려다가 잘 모르겠다며 얼버무리는 듯한 그의 태도와 얼굴의 상처, 신발과 바지에 묻은 혈흔을 보고 영훈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눈치챘으며, 미선의 장례식을 끝마친 후에 영훈에게 연락해 그 날 있었던 일에 대해 추궁하며 어떻게 '네가 내게 이럴 수 있냐'고 배신감에 사로잡혀 절규했지만, 뻔뻔하게도 '그까짓 사랑 별거 아니고, 자신이 대신 손을 더럽혀서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어차피 형님도 사랑보다 성공이 더 중요하지 않았냐'며 철면피를 내세우는 영훈의 말을 부정하지 못했고, 결국 시위에서 전세를 뒤집기 위해 영훈의 죄를 묵인했다. 미선이 죽은 후 전체적으로 상민의 행동이 연극적이고 과장된 듯한 뉘앙스를 보여서 상민이 범인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대다수였지만, 이 모든 것이 후배의 범죄와 반강제적으로 공범이 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보인 방어기제였던 것이다. 덕분에 누구보다 남편을 사랑했고 주민들을 걱정했던 미선은 남편의 야망과 후배의 질투심, 보상금에 눈먼 주민들의 이기심에 희생되고 말았다.
정작 살인의 진범인 영훈은 상민이 사건을 묵인해준 덕분에 도시가 재개발 되어 땅값이 오른 10년 동안 잠적했다 돌아와, 지금은 가족들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그리고 상민은 보상금으로 복지관 대신 들어선 대형 백화점[29]의 건물주가 되어 대성공했다는 언급이 나오며, 마지막으로 상민의 백화점에 가족들과 놀러온 영훈의라는 독백을 끝으로 에피소드는 막을 내린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구미호가 이후 이야기의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끝맺지 않았다는 점, 미선과 닮은 외모를 들면 구미호의 전생이 미선이라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야기를 마친 후 구미호의 "혼자 온갖 위선은 다 떨면서 끝없이 남을 희생시키고, 그걸 또 정당화하다가 결국 결과만 좋으면 아무래도 괜찮다고 넘겨버린다"는 독백을 보면, 진실을 알았으면서 성공을 위해 자신의 죽음을 묵인하고, 되려 억울하게 피해를 받고 있던 약자에게 죄를 덮어씌워 몰락 시키고서 이익을 취한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사람은 물론이고 사랑마저 불신하게 된 듯.
[25] 공사장 입구에 드러누워서 트럭이 못 지나가게 막고 있었다.[26] 미선의 다친 팔을 핥아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27] 초반부에 상민의 시위대가 '구청이[28] 잠시 식당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상민이 다른 남자들이 추근대오는 게 싫다며 완강히 반대해 접었다고 한다.[29] 사족으로 백화점의 광고판 속 주인공은 '어느 사진사 이야기' 편에 나온 김혜린이다.[30] 아마 미선을 죽인 살인죄의 대가가 10년인 듯. 누명을 쓴 소장의 아들이 10년 형을 받아서 그런 거 같다.
2.5. 5화. 한 아들의 이야기
주인공 여은철은 한때는 금속공예가인 아버지의 작품들을 보면서 아버지를 동경했고, 자신도 아버지처럼 멋진 금속공예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지만, 이젠 옛날 일이다. 은철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그의 아버지는 금속공예만 고집하다 가세가 기울면서 알코올에 의존해 살고 있었고, 참다못한 은철은 아버지에게 온갖 비난과 욕을 퍼붓다가 "나는 절대 아버지처럼은 살지 않겠다"고 일갈하고서 그길로 집을 나와 버린다.하지만 손재주가 좋은 아버지의 핏줄이 어디 안 갔는지 은철이 자립하기 위해 선택한 곳은 구담시에서 매달 무사고 기록에 안전 제일기업으로써 지역개발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소문난 '성왕제철중공업'의 제철소였고, 은철은 고졸이었음에도 중학교 때부터 갈고 닦아온 용접 경력을 인정받아 황종수 반장이 관리하는 작업장에 취직되어, 첫 출근날 사수들 앞에서 자신의 용접실력을 뽐내며 사수들의 관심과 인정을 듬뿍 받게 된다. 하지만 은철은 한편 작업장에서 청소 담당을 맡고 있는 고철수가 유독 눈에 밟혔는데, 그런 은철에게 종수는 얼마 뒤 환영회를 열어주면서 구담시를 먹여살린 대기업에 취직했으니 자부심을 가지라고 격려하고 애사심을 불어넣어 주면서도, 고철수에 대해서는 알코올 중독자인데 일한 짬밥이 있어서 할 수 없이 두는 거지만 신입인 은철을 달가워 하지 않을 것이니 최대한 신경쓰지 말라고 일러둔다.
그날 밤 은철은 잔업을 더 하고 퇴근하기 위해 먼저 퇴근하는 사수들을 뒤로 하고 작업장에 늦게까지 남는다. 하지만 마저 용접을 하려던 순간 뒤에서 인기척 없이 다가온 누군가에 놀라는데, 다행하도 그 정체는 철수였고 그는 은철이 작업하는 게 영 못 미더웠다고 말하면서도 부모님이 한창 걱정할 어린 나이에 타지에 내려와서 밤늦게까지 힘들게 잔업하는 것을 걱정해주면서, 떠는 손으로 은철을 위해 힘겹게 용접할 부위를 보수해준다. 하지만 그에게서 알코올 중독자인 자신의 아버지를 겹쳐 본 은철은 그런 철수의 호의와 걱정을 굉장히 불쾌해 하며, 다시금 그와 아버지 같은 인생은 살지 않을 거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러던 중 성왕제철중공업이 노동부 위원들의 눈에 띄어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고, 종수가 관리하는 작업장을 중심으로 행사를 주도하게 되면서 기념으로 작업장 사람들에게 과일상자가 선물로 주어진다. 하지만 철수는 무슨 사정이 있었던 건지 매우 분노해서 종수의 멱살을 잡고서 '내가 회사에 헌신한 세월이 몇 년인데 어떻게 내게 이럴 수 있냐'며 욕을 내뱉다가 다른 직원들에게 불만 섞인 제지를 당하자, 작업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그렇게 사는 거 아니다, 반드시 후회하게 될거다'라고 저주하고서 그길로 일을 그만둔다. 그날 일은 모두가 찜찜해 하긴 했지만 얼마 안 가 다들 각자 일 때문에 그 사실을 오래 기억하지 못했고, 철수는 그렇게 작업장에서 잊혀져 가는 듯 했다.
며칠 뒤 예정 되었던 위원들의 방문행사가 열리는 날을 하루 앞두고 은철은 종수의 부탁을 받아 작업장 청소를 보조하기 위해 당일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한다. 그러나 작업장의 문을 연순간 은철의 눈앞에 보인 건 목을 매달고 자살한 철수의 시체였고, 은철은 이 충격적인 광경에 주저앉고서 비명을 지른다. 뒤이어 들어온 종수 역시 믿을 수 없는 이 광경에 크게 놀라지만, 은철이 119에 신고하려고 핸드폰을 꺼내들자 이를 저지하면서 '곧 있으면 위원들과 사람들이 들어올텐데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된다면 그동안 쌓아온 회사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깨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모두의 밥줄도 다 끊길 것'이란 말로 은철을 진정시킨 뒤, 은철에게 철수의 시체를 숨겨놓도록 시킨다. 덕분에 행사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사람이 죽어있는 모습을 본 것과 그 시체를 자신이 은폐했다는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은철은 결국 양해를 구하고 일찍 퇴근해 주말동안 쉬게 된다.
허나 주말을 보내고 온 은철이 출근해서 시체를 숨겨 놓았던 곳을 살폈을 때 시체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는데, 뒤에서 이를 본 종수는 그날 오후에 은철과 단둘이서 술자리를 가지면서 주말 동안 철수의 시체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수습해서 장례를 치러 줬으며, 철수가 자살한 원인은 그가 회사를 관두기 일주일 전 죽은 하나뿐인 딸이 기폭제가 되어서 딸의 뒤를 따라간 것 같다고 설명해준다. 그리고 죽은 사람은 안타깝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괜히 죄책감 가질 필요 없다고 은철을 위로해준 후, 쇠붙이들이 하나로 모여 녹아 만들어지는 쇳물에 회사를 비유하며 '모두가 하나되어 살아갈 이 곳에서 그런 일은 더이상 겪기 싫다'는 씁쓸한 마음을 내보이면서 철수의 명복을 다시금 빌어주기로 한다. 은철도 종수의 말에 납득하고서 아버지가 만든 공예품들이 더이상 자신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는 걸 깨달았던 때처럼, 철수의 죽음으로 생긴 공허했던 마음을 얼마 안가 다 털어 버리고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은철은 작업장의 동료들과는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었으며, 소개팅까지 들어와 연애할 기회도 생겼고, 자신의 밑으로 후배까지 들어오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나날을 보냈지만, 어느 날 용접작업 도중 튄 불씨가 파이프에서 새어나온 가스와 충돌하면서 생긴 폭발에 휘말려 쓰러지고 만다. 철수가 용접 부위를 보수해 주다가 눈앞에서 자살했을 때의 시체로 쓰러지는 악몽에 놀란 은철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고, 직후 보호자로 온 종수와 후배를 보고 나서야 은철은 그 폭발 사고로 인해 오른손을 크게 다쳐 큰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운좋게 손만 다친 걸로 끝났으나 부상은 전치에 몇 주가 걸리는 중상이었지만, 이때 종수는 은철에게 '곧 있으면 내부 감사가 있는데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회사 이미지에 타격이 클 것이다. 배상지원금과 휴가는 넉넉히 챙겨줄테니 이번 부상은 공상으로 처리하고 산재 처리는 하지 말아달라'며 어렵게 부탁하고, 은철은 그를 이해하며 합의를 한다. 하지만 그후부터 은철의 일상은 걷잡을 수 없이 꼬이기 시작했다.
얼마 뒤 은철은 현장에 다시 복귀했지만, 사고 후유증 때문인지 오른손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재활치료에 필요한 돈은 회사에서 받는 지원금 만으로는 빠듯해 산재 신청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은철의 공백은 이미 새로 온 후배가 채우고 있었고 은철은 어느새 철수가 맡았던 청소 담당으로 밀려나 있었다. 절박해진 은철은 배상을 해주던지 현장 복귀라도 허락해 달라며 종수를 보채지만, 종수는 배상에 대해서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자꾸 이야기를 피하면서, 그런 손으로는 현장 복귀했다가 더 큰 사고라도 나면 아무도 책임져 줄 수 없다고 거절할 뿐이었다. 악재는 겹치고 겹쳐 소개팅했던 상대한테 마저도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자 은철은 답답한 마음에 저녁마다 술만 들이키는 생활을 이어가고, 그런 자신을 자신이 제일 혐오했던 아버지와 철수처럼 알코올 중독자로 취급하는 타인들의 시선에 매우 분해 한다. 하지만 이런다고 처한 상황은 바뀌지 않았고, 이와중에 회사는 여전히 '무사고 기록을 갱신한 안전제일 기업이며 직원들 만족도도 매우 높다'고 보도되는 현실에 은철은 절망하고 흐느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을 통해 회사에서 지원금마저 끊었다는 통보까지 받은 은철은 사실여부를 따지기 위해 종수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하필 이때 종수는 현 대표와 함께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강민성 명예회장의 접대를 하느라 은철의 연락을 무시하고 있었고, 은철은 답답한 마음에 분통을 터뜨린다.
하지만 이때 은철은 자신이 입고 있던 유니폼을 보고서 자신을 아는 지인과 착각한 듯한 한 여자아이와 만나는데, 직후 엄마에게 끌려가던 여자아이의 입에서 고철수의 딸 고미진의 이름이 나오자,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른 뭔가가 있다는 생각에 다급히 모녀를 불러세워 이야기를 나누다가 뜻밖의 진실을 알게 된다. 아이 엄마의 말에 의하면 철수의 딸 미진은 앓고 있는 병이 있어 이 병원에 입원한 동안 아이와 같은 병동을 써서 친한 사이였고 미진의 아버지인 철수도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사정이 점차 안 좋아진 듯 하더니 하루아침에 갑자기 병원을 옮기게 되면서 인사도 못 나누고 헤어졌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이의 엄마는 정작 철수가 회사를 그만뒀었단 소식도, 미진과 철수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날 밤 접대를 모두 마치고 상사들과 귀빈들을 보낸 종수는 직후 '할 말이 있으니 지금 작업실로 와달라, 오든 안 오든 상관은 없지만, 안 온다면 회사의 진실을 직원들에게 알려버리겠다'는 은철의 협박 문자를 받고 투덜거리며 작업장으로 돌아오는데, 작업장에서 은철은 작업장의 기기들을 모두 작동시켜 둔 상태로 종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시간에 기기들은 전부 켜놓은 이유는 뭐고 할말은 뭐냐며 질책하는 종수에게 은철은 '그날 사고 이후 기계가 정말 안전한 게 맞나 하는 의심에 잠조차 들 수 없는데 회사는 다른 사람들이 사고 나도 책임 안 질 것 같아서 이렇게라도 확인을 했다'고 말하며, 이렇게 기기 관리가 부실한데 회사에서 사고 한번 안 난게 사고가 안 난 척 일을 덮어서 그런 게 아니었냐며 떠본다.
종수는 은철을 진정 시키고자 배상을 해주겠다고 말하지만, 은철은 다 소용 없다며 '여태까지 서운해도 회사가 시끄러워 지는 게 싫어서, 회사를 위한 일이라 생각해서, 가족이라 해줘서 얘기 안했었다. 그랬는데 결국 더는 필요없으니 나가라고, 회사 때문에 나는 몸이 다 부서졌는데 정작 회사는 생채기 하나 나는 게 싫어서 다 파묻으려 한 거였다면 뭐가 가족같은 회사냐'며 화를 내고, 사실 철수는 알코올 중독이 아니라 자신처럼 일하던 중에 사고당해 다친 거였는데 '자기관리 미흡으로 인한 업무태만'이란 누명을 쓰고서 감봉에 지원금도 모두 끊긴데다 회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까지 당했고, 결국 이때문에 빚더미를 떠안으면서 철수의 딸 미진은 병원에서 쫓겨나 죽은 것이었다는 사실을 전부 알았다며 자신은 뭘로 소문내려 했냐고 따진다.
이때서야 종수는 상황의 심각함을 인지하고 은철을 붙들고서 말리려고 하나, 은철은 이를 믿으려 들지 않고, '여태 형 말만 들었다가 내가 이꼴이 되지 않았냐, 나같은 다친 가족따윈 없는 회사따윈 엿되라고 회사를 고발할 거다'라면서 종수를 밀친다. 하지만 그 순간 은철은 바닥에 내팽개쳤던 스패너를 잘못 밟아 미끄러지면서 작동하고 있었던 철 공정 기기에 머리를 부딪쳐 뒤통수가 갈려나가고, 종수가 급히 작동을 정지한 덕에 겨우 숨이 붙어있는 상태로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종수는 은철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은철을 끌어다 용광로에 던져 버렸다.
소름끼치게도 종수는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자신을 합리화 하다가, '먹고사는 거 지긋지긋하다. 빨리 높이 올라가야 이 짓을 더 안하든가 하지 '라고 투덜거리며 이런 일을 해본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지, 죄책감도 없다는 듯이 자리를 떠났고, 그렇게 은철은 철수의 저주대로 자신의 과오를 후회하면서 용광로 속 쇳물에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결국 은철의 죽음으로 진실이 묻히면서 강민성 회장은 무사히 구담시의 시장이 되었고, 기념으로 전직원들에게 또 선물이 주어진다. 그리고 은철의 죽음을 덮기 위해 종수가 은철의 이름으로 보내준 선물을 받은 은철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을 용서했다고 여기고서 이를 계기로 마음을 다잡고, 이제라도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아버지가 되기 위해 오래 전 사고로 다친 손을 극복하고서라도 다시 금속공예를 시작하기로 한다. 정작 공예를 위해 사온 성왕제 철판에 아들이 들어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한채
아들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구나.
언젠가 네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더이상 네게 부끄러운 아버지로 남지 않게,
이제라도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구나.
라고 읊는 아버지의 독백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난다.[후일담1]언젠가 네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더이상 네게 부끄러운 아버지로 남지 않게,
이제라도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구나.
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두억시니의 험상궂은 탈과 옷 안에 아무것도 없이 공허한 몸 때문에, 독자들은 그의 전생이 누구인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쉽사리 분간하지 못했으며 주변 귀신들의 농담에까지 의미를 부여하며 그의 사인을 추측하려 애썼다. 심지어 작중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한데다 죽은 상태서까지 목이 부러진 고철수가 두억시니가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며, 두억시니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한 '인간의 욕망은 쉽게 채워지지 않아서 차고 끓어넘치는 쇳물과 같다'는 말이 떡밥이었단 것과 주인공 은철이 죽기 전 뒤통수가 기계에 끼여 반쯤 찢겨나간데다[32] 사인이 쇳물에 빠져 몸이 흔적조차 남지 않게 사망한 것[33], 결정적으로 작중 은철의 아버지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아들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만든 도깨비탈이 두억시니가 쓰고 있던 탈과 같은 모양인[34] 것임이 밝혀지며, 이를 토대로 두억시니의 전생이 여은철이었음이 확실해졌다.
덤으로 여은철에 대해서는 살기 위해서 일을 했는데 정작 윗선에서 자기 일 아니라는 식으로 사고를 은폐하고 토사구팽하는 바람에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기에 동정의 시선도 있었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그 역시도 그렇게 죽기 전에 남 일이라고 나몰라라 무시하며 살았던데다 시체를 유기하는 범죄를 저질렀고, 죽기 직전에서야 반성하고 후회해 봤자 결국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신랄하게 까였다.
[후일담1] 하지만 시즌 2 프롤로그에서 성왕제철에서 시체를 용광로에 빠뜨려 은폐해놓고 사고사로 위장한 것이 까발려졌으며, 이에 따라 회사도 큰 타격을 입고 은철의 아버지도 진실을 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32] 애초에 두억시니가 사람의 머리를 짓누르는 귀신이다.[33] 4화 아웃트로에서 귀신들이 두억시니를 두고 얘가 간이랑 쓸개만 없냐고 농담하는 장면이 있다.[34] 마지막에 아버지가 작업을 시작하려고 점퍼를 벗어던진 컷을 자세히 보면, 설계도에 두억시니가 쓴 것과 같은 탈이 그려져 있다.
2.6. 6화. 그 소녀의 진실 이야기
주인공 성아람은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로 유명하며, CF도 들어올 정도로 잘 나가는 고교생 여가수이지만 어느 날 공연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갑작스럽게 일진설이 터진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아람의 학교 친구들도 일진설을 보고 아람의 욕을 하지만, 중학생 시절부터 아람과 절친한 친구였던 박수진은 새학기에 친한 친구니까 다른 아이돌 가수들을 볼수 있게 해달라며 아양떨던 주제에 이제와서 태세전환한 아이들에게 속으로 치를 떨면서, '아람이는 절대 그럴 애가 아니다'라며 아람을 변호한다.그러나 일진설이 터지고 난 후 성아람의 인기는 상당히 떨어졌으며, 콘서트장에서까지 빠와 까가 서로 싸우는 상태가 되었다. 그런 가운데 아람의 팬클럽 속 에서 아람을 응원하던 안경쓴 극성팬 청년은 '안그래도 최근 어중이떠중이들이 너무 많았는데 그깟 한심한 루머에 광분해 식을 팬심이었다면 지금이 차라리 잘된 걸지도 모른다. 이번 일로 아람 양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해줄 팬이 누군지 알게 될거다'라며 아람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움켜쥔다.
아람은 그래도 남아있는 팬클럽 회원들과 자신의 절친 수진 덕분에 이 힘든 상황을 버텨내고 있었지만, 얼마 안가 새로운 일진설이 또 터진데다 이번에는 이를 증언하는 다른 네티즌들까지 등판하면서 학교에서의 아람의 입지는 밑바닥까지 떨어지고, 아람을 변호했던 수진마저 싸잡혀 욕을 먹게 된다. 결국 예정된 CF마저 취소되자 성아람은 잘못한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냐며 절망해 창고에 들어가 흐느끼는데, 이런 아람 앞에 다른 사람들이 다 보면 어떡하냐고 걱정해주며 아이돌 그룹 '퀀텀'의 장인엽이 커피를 건네온다.
아람처럼 최근 일진설에 휘말려서 곤경에 처했던 적이 있었던 인엽은 아람의 처지에 공감해주며 "연예계에서는 흠잡힐 거리 하나만 생기면 진실이든 아니든 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어뜯어서, 그 어렵게 올라간 자리에서 그렇게 끌어 내려지는 건 한순간이더라. 사람들이 빛나는 별을 좋아하는 것 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사람들은 그 별이 추락하는 걸 더 좋아했다. '너도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다', '너도 별 볼일 없는 형편없는 인간이었다'는 식의 낙인을 찍어서 사람들은 별 얻는 것도 없이 단순히 자존심이나 재미를 채우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라는 연예계의 어두운 면을 이야기 해주면서,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고 나도 힘든 시기를 버텨내고 지금까지 왔다. 너도 잘못한거 하나 없으니까 숨지말고 떳떳하게 행동하라'고 아람을 위로해준다.
문제는 어디서 이를 엿보고 찍은건지 다음날, SNS에는 아람과 인엽의 열애설이 일파만파 퍼져버리고, 이를 본 학교의 동급생들은 성아람을 맹비난하면서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등의 저주까지 퍼붓는다. 이에 더해 성아람을 향한 퀀텀 팬들의 비난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퀀텀 측 소속사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성아람은 입장이 더 곤란해진다. 결국 아람은 답답함과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에 자신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며 울음을 터뜨리고 매니저들은 아람을 위로해준다. 이때 아람 앞으로 팬들이 보낸 선물 택배가 오지만 아람은 선물상자를 연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는데, 그 안에 들어 있던건 면도칼과 커터칼로 난도질 되어 처참하게 망가진 인형과 눈만 파여진 상태로 입가와 눈가에 빨간 펜으로 소름끼칠 정도의 낙서가 되어있는 아람의 사진들, '죽어'라고 적힌 저주쪽지였다.
한편 아람과 인엽이 얽히면서 입장이 난처해진 건 퀀텀도 마찬가지였지만, 퀀텀 측 소속사는 인엽에게 방송에서 '최근 입장이 난처해져서 아람을 좀 챙겨줬던 것 뿐인데, 아람이 이게 고마웠는지 짝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람과는 그저 동료일 뿐이다'라고 보도하게 시키면서 열애설 루머에서 슬쩍 빠져나가 버리고, 덕분에 아람의 이미지만 더 나빠진다. 그리고 방송을 보고 있었던 안경쓴 극성팬은 '너만큼은 다른 여자들과 다를 줄 알았는데 결국 너도 얼굴하고 돈 따지는 년이었냐. 용서할 수 없다'며
이 루머를 그대로 믿은 사람들은 다음 날 뮤직차트 생방송을 진행하게 된 아람 주위에 몰려들어 아람을 맹렬히 비난하며 저주하고, 그런 관중들에게 구역질을 느끼던 성아람은 결국 이날 방송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고 울면서 억울함과 진심을 호소하는 방송사고를 저지르고 만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보여진 방송은 '이 상태로는 더이상 방송을 못하겠다'는 아람의 말을 끊고서 바로 퀀텀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 되었고, 콘서트장에서 아람의 해명을 믿어주는 관중들은 아무도 없이
관중 : 그래서 지금 뭐라는 거야 쟤?
몰라. 미친 거 아냐?
라는 둥으로 아람을 뒷담할 뿐이었으며, 언론 또한 아람의 인성 논란만을 주제로 보도할 뿐 아람의 이미지는 밑바닥까지 추락한 상태였다.[35]결국 자숙기간을 갖게 된 아람은 수진을 만나 해후를 풀고, 수진의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다 잊어버리고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위로를 받으면서 잠깐이나마 평범한 일상을 누리게 된다.[36] 수진은 카페에서 아람이 좋아했던 디저트를 사주면서 예전의 추억을 이야기 하며 아람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 하지만, 아람은 뒤에서 자신을 알아본 사람들이 수군대는 뒷담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수진을 끌고 나와버린다. 그런 아람을 수진은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건 다 잊어버릴 테니, 그런 사람들이 내뱉는 악담에 너무 신경쓰지 마라. '고 달래보지만, 눈앞에서 자신의 광고가 떨어져 나가고 퀀텀의 광고로 대체되는 광경을 목격해버린 아람은 '자신이 이대로 사람들에게 잊혀져 버리게 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절망하고 결국 해서는 안될 선택을 결심하고 말았다.
그렇게 며칠이 흘러 크리스마스 날, 아람은 돌연 라이브 방송을 벌이는데, 역시나 네티즌들은 갑작스런 아람의 돌발 행동에 놀라면서도 온갖 욕이 난무하는 댓글을 실시간으로 쓰면서 아람에게 맹비난을 쏟아낸다. 이런 반응을 예상이라도 했단듯이 아람은 10분이나 이를 가만히 받아주다가 "정말 아무도, 미안해하지 않는 거예요? 나한테."라고 넌지시 한마디 던지는데, 이에 극성팬들을 비롯한 네티즌들이 '내가 너한테 왜 미안해야 하냐'면서 인성 비난을 넘어서 패드립과 자살하라는 인신공격까지 퍼붓자, 아람은 씁쓸한 실소를 흘리고서는 오늘 방송을 봐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짧은 인사와 "여러분이 보고 싶어 하시는 저 아람이의 모습, 이제 보여드릴 테니까."[37]고 일갈한 뒤, 불안감을 느끼고 자신에게 달려오던 수진을 기다려주지 않은 채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는 네티즌들의 저주 속에서 그대로 옥상에서 몸을 날려 투신자살한다.
이날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던 극성팬을 비롯한 네티즌들과 장인엽을 비롯한 퀀텀 멤버들, 현장에서 아람의 시체를 목격한 시민들은 경악하며 비명을 지르면서도 이를 찍어 생중계하며 인터넷에 퍼뜨리기 시작했고, 뒤늦게 달려온 수진은 처참하게 죽어있는 친구의 모습에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해 버린다. 하지만 수진이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는 중에도 동급생들은 단톡방에 아람의 자살 동영상을 확인하라며 서로 소식을 주고받고 있었고, 수진은 트라우마 속에 몸서리친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진 날, 극성팬을 비롯해서 아람을 저주하고 공격했던 네티즌들은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고 시치미를 떼고 싶었던건지, 아람에 대한 루머들을 발맞춰 삭제해 버렸다.
이후 해를 넘겨 수진이 병원에서 퇴원했을 때 쯤에는 아람을 공격했던 네티즌들과 언론의 모든 게시글들은 거짓말 같이 사라진 후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일이 있기나 했냐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고 있었으며, 친지들도 '친구였기에 상심은 컸겠지만 이제 안 좋은 기억들은 다 잊어야 하지 않겠냐'고 수진을 위로할 뿐이었고, 이제서야 동급생들도 잘 알지도 못했던 아람을 욕하고 저주했던 것이 정말 아람을 죽게 만들 줄은 몰랐다며 자책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동급생들은 최초의 일진설 유포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혹은 갖고 있었는데...
최초의 일진설 유포자의 정체는 박수진이었다.
사실 아람과 수진은 중학교 때부터 각별한 사이였는데, 그도 그럴것이 당시 아람은 반 애들 앞에서 상한 우유를 맞고서 엉망인 채로 수업을 들어야 했고, 귀가 길에는 이유 없이 분필을 맞았으며, 심할 때는 아무도 없는 체육창고에 밤새 갇혀서 살려달라 빌어야 했던 왕따였다. 그랬던 아람을 구해주고 유일하게 위로해줬던 수진이었지만, 아람이 연예계에 데뷔하고 나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연예계 스케줄로 바빠 얼굴을 보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고, 이후 아람이 연예계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많은 팬들에게 둘러 싸이면서 수진은 점차 아람에게서 밀려나고 있었다.
결국 수진은 자신과 함께 했던 세월은 잊어버린 듯이 다른 사람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아람에게 배신감과 질투심을 느껴, 자신에게 다시 돌아와주길 바라는 마음에 아람이 왕따시절 당했던 일을 전부 자신이 아람에게 당한 것처럼 조작하여 일진설을 유포했던 것이다.
하지만 충동적으로 벌인 이 행동은 절친한 친구였던 아람을 비참하게 죽여 버렸고, 본인도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 몰랐다며 죄책감 속에서 괴로워했지만, 그녀 역시 아람을 욕했던 네티즌들처럼 책임을 회피하려고 원본 게시글을 삭제해버린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후일담2]
아람아, 네가 계속 TV에 나오고 길거리에 네 노래가 나올 때마다 나는 우리가 같이 학교를 다니던 시절이 생각나서 너무 괴로워서 죽어버리고 싶어.
나는 방금 전 일처럼 생생한데 너는 기억이나 할까.
반 애들 앞에서 상한 우유를 던져서난넌 엉망인 채로 하루종일 수업을 들었고, 집에 가는 길엔 그런 나너한테 창문 밖으로 분필을 던지며 놀던 네가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아무도 없는 체육창고에 밤새 가둬서 살려달라고 울게 했던 일도.
너는 이런거 하나도 모르겠지. 지금 너는 행복할 테니까. 내 생각은 하나도 나지 않겠지..너는 기억이나 할까. 너는 지금 행복할 테니까.
내가 없이도.
…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나는 방금 전 일처럼 생생한데 너는 기억이나 할까.
반 애들 앞에서 상한 우유를 던져서
내가 없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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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처녀귀신과 성아람의 외모가 닮아 처녀귀신의 전생이 아람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는데 아람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여 처녀귀신의 전생이 성아람이라는 것이 확정되었다. 귀신들 중에서도 유독 사람들을 혐오하고 강한 적개심을 보였던 태도는[39] 전생에 당한 수모 때문이었던 것이다.[40][41]
그리고 이 에피소드는 훗날 이 사람들의 자살로 인해 재조명을 받게 되었다. 도 넘은 악플과 온갖 사람들의 편견과 멸시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이 성아람과 매우 똑같기 때문.
[35] 어느 정도였나면 여기서 한 댓글에는 부모님 돌아가시면 3일동안 쉴 년이라고 깠다. 당연한 거 아닌가? 당연한건 둘째치고 그걸 쉰다고 표현하나?[36] 하지만 정신적으로 엄청난 상처를 입고 아물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해당 컷의 아람의 눈을 보면 초점을 잃었다.[37] 첫 등장시에 무대 위에서 했던 말과 같다. 그러나 이번에는...[후일담2] 결국 시즌 2 프롤로그에서 박수진은 죄책감을 견디다 못해 자신의 절친과 똑같은 방법으로 자살하고 만다. 아마 이로 인해 이 사건이 언론에 탔을 거고 박수진의 같은 반 급우들도 진상을 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39] 도깨비의 이야기 아웃트로에서 몹쓸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아무런 처벌이나 응징 없이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아...싫다. 인간들 진짜!" 라며 소름끼치는 표정으로 경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40] 집단 따돌림을 당한 피해자인데, 가장 믿었던 절친이 질투심에 지가 피해자 코스프레하며 그녀에게 가해자란 누명을 씌우고 몰아세워 오히려 일진이란 누명을 쓴 걸로도 모자라, 남자만 보면 정신 못 차리고 성매매까지하는 치녀라는 등 온갖 악의적인 루머에 시달리며 마녀사냥도 당하고, 믿었던 사람에겐 배신당하면서 자살해 죽는 그 순간까지 온갖 패드립과 성희롱 등 인신공격급의 악플세례를 받아왔다. 게다가 자신이 죽은 뒤에도 어떠한 사과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나서고 있으니...[41]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사진사 제외)은 주위에 한 명이라도 좋은 사람이 있었지만(그 여자 - 남편과 아들, 영신이 - 마리아 수녀, 미선 - 건축소장의 아들, 여은철 - 고철수, 여은철의 아버지), 성아람에게 그런 사람 따위는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3. 시즌 2
시즌 2 | |
회차 | 제목 |
42 | 시즌 2 프롤로그 |
43~48 | 어느 형제의 이야기 |
49 | 어느 형제의 이야기(Outro) |
50~55 | 어떤 아저씨 이야기 |
56 | 어떤 아저씨 이야기(Outro) |
57~62 | 어느 먼 곳에서의 이야기 |
63 | 어느 먼 곳에서의 이야기(Outro) |
64~69 | 어떤 가족 이야기 |
70 | 어떤 가족 이야기(Outro) |
71~ 76 | 그녀에 대한 이야기 |
77 | 그녀에 대한 이야기(Outro) |
78~ 83 | 한 아이의 이야기 |
84 | 한 아이의 이야기(Outro) |
85~ 90 | 그곳에서 있었던 이야기 |
91 | 그곳에서 있었던 이야기(Outro)(完) |
시즌 2는 서양 귀신 뱀파이어가 시즌 1 마지막회에 등장한걸 보면 서양 귀신을 소재로 쓸것으로 추측되었고, 등장 귀신들 중 서큐버스와 좀비, 미라와 늑대인간 등이 등장하며 확정되었다. 여담으로, 시즌2 초기에는 귀신들은 모두 서양귀신이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배경은 어느 먼 곳에서의 이야기만 제외하면 모두 한국인에 한국인지라 의아하다는 반응이 일부 있었다.
또한 누군가에게 살해당한(저승사자, 꼬마귀신, 구미호, 두억시니), 또는 현장을 목격한(도깨비), 또는 자살로까지 몰린(처녀귀신) 한을 풀러 온 1부의 동양 귀신들과 달리, 서양 귀신들은 자신이 어떠한 경유로 생을 끝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돌려 하면서 후회와 자조하는 내용이 주가 된다. 한편 프롤로그에서 나온 간판의 내용[42], 등장한 귀신들이 7명이고 각자 상징하는 색깔이 있어서[43] 7대 죄악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추측이 있었는데, 이후 에피소드 Outro에 첨부된 OST의 제목들이 전부 7죄종으로 밝혀지면서 확정.
프롤로그에서 시즌 1 등장인물들이 짧게 지나간다. 성아람의 일진설을 처음 인터넷에 유포한 박수진이 자살하는 모습이나, 여은철이 사망한 성왕제철의 사고사 위장이 덜미를 잡혔다는 등. 시즌 1과 달리 Outro에서 짧게 언급되는 후일담을 보면, 남겨진 사람들의 앞날이 마냥 암울하지는 않을 거라는 여지와 죄를 지은 자들의 말로가 마냥 밝지는 않다는 여지를 남겨주긴 한다.
시즌 1과 달리, 한 에피소드당 6화를 할애한다.
[42] Sloth(나태), 怒(성낼 노), Pride(교만), 질투, Lust(색욕), Gluttony(식탐), 吝嗇(인색)[43] 부기맨 - 주황색, 웨어울프 - 노란색, 뱀파이어 - 파란색, 미라 - 보라색, 서큐버스 - 빨간색, 좀비 - 회색, 피에로 - 초록색
3.1. Ep1. 어느 형제의 이야기
주인공 강민규는 부모님을 여읜데다 가난한 집안 형편에도 동생들을 보살피며 꿈인 코미디언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비주류인 광대 개그를 다룬다는 점 때문에 데뷔는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민규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둘째 동생 강민서와 백혈병에 걸려 몸이 약한 막내동생 강민형을 생각하며 열심히 알바로 생계를 잇기 위해 노력해 왔다.그러던 어느 날 민규는 편의점 알바를 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도둑과 맞닥뜨리며 그대로 당하나 싶었으나, 사실 이는 몰래카메라를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방송 BJ들의 촬영이었고,[44] 민규에게도 보상으로 문화상품권 3만원이 주어진다. 이들의 방송을 계기로 인터넷 방송에 관심이 생긴 민규는 촬영이 끝난 후, BJ들에게 인터넷 방송에 대해 몇가지 질문을 던져 '아이디어만 좋으면 생각보다 짭잘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답변에 솔깃해 자신도 도전해 보기로 맘먹고, 알바를 끝낸 후 그동안 모은 돈으로 촬영용 카메라를 사러 가게로 들어간다. 하지만 너무 비싸 갖고 있던 돈으로는 어림도 없었는데, 운좋게도 마침 가게에 들어온 한 남자[45]가 카메라를 중고로 팔려다가 실패하자, 그를 붙잡고 사정을 이야기해 싼 값으로 카메라를 얻는데 성공한다.
이를 시작으로 민규는 '희귝지왕밍뀨'라는 닉네임으로 자신의 장기인 광대 개그로 첫 방송을 시도해보는데, 참담하게도 방송의 반응이 매우 미적지근했기에 풀이 죽지만, 오에스라는 한 네티즌이 유일하게 자신을 봐주며 쿠키 10개를 쏴주었기에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찾는다.
그러나 막내동생 민형이 합병증으로 폐렴에 걸리면서 입원하게 되는데, 하필 전염 위험때문에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3인실에 입원하게 되는 바람에 입원비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 닥쳐오게 되고, 이에 둘째동생 민서가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해오지만 민규는 괜찮다며 웃어넘길 뿐이었다.
그런 민규에게 운좋게 알바하던 이삿짐 센터의 소장이 정규직으로 팀장이 되어줄 것을 제안하나, 1주일에 사나흘을 지방으로 내려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기에 고민하던 민규는 다음 주까지의 유예기간을 얻는다.
그리고 이날도 역시 방송을 하다가 리액션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개인기를 펼치면서 민규는 조금씩이나마 호응을 얻지만, 물구나무 개인기 도중 그만 넘어져서 이마를 피가 흐를 정도로 다치게 되고, 이에 어쩔수 없이 종료하지만 이렇게까지 해가면서 돈을 구걸해야하는 자신의 처지에 울먹인다.
결국 권유받았던 지방 일을 하기로 결정한 민규는 한 주동안 쉬면서 짐을 싸게 되고, 방송도 접을 겸 마지막 방송을 킨다. 하지만 지난 번 피를 보였던 방송이 인터넷에서 반응을 타면서 유저들의 접속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는데, 유저들은 쿠키를 마구 쏴주면서 민규에게 상처를 보여달라는 요구를 했고, 민규는 들어온 돈에 혹해 이를 들어주게 된다.
어쨌든 몸을 사리지 않은 방송덕에 금전적 여유가 조금이나마 생긴 민규는 지방에 가기 전 동생들과 외식도 하고 장난감과 신발도 사줄 수 있게 되었지만, 일을 맡기로 예정된 공사를 막 마친 소극장에 정식 일정을 하루 앞두고 잠시 들러 잔해를 치우는 일을 도와주던 중, 극장에서 자신이 코미디언으로써 성공해 많은 사람들에게서 환호를 받는 상상을 하며 정신을 팔다 그만 무대에서 미끄러져 다리를 삐고 마는데, 하필 계약서도 쓰지 못한 상태에서 다치는 바람에 산재는 받지도 못한 채 일은 좌절되어 버리고 한동안 휴가를 받아 집에서 쉬게 된다.
할 수 없이 민규는 당장 돈을 벌기 위해 '피귝지왕밍뀨'로 닉네임을 바꿔 방송에서 자해 쇼를 하며 인기를 끌고, 그사이 민형의 골수이식 수술을 준비하게 된다. 그러나 돈을 정산하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계정이 사용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그간 자해쇼를 해가면서 벌었던 돈이 전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하필 동생의 수술비 정산 날은 코앞에 닥쳐온 상황. 죽을만큼 열심히 살았는데 나아지질 않고 오히려 더 나빠져만 가는 상황에 절망하던 민규는 소장에게 돈을 빌릴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내 생각을 접는다. 그리고 한창 공부 때문에 친구 집에 들락거리면서도 자신을 걱정해주던 민서를 격려해주며 걱정하지 말라고 등떠민후, 급전을 구하기 위해 장비를 전부 공수해놓고서 성인용 방송 사이트로 옮겨 마지막 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실시간 자살 경매쇼를 벌이고 만다.
당연히 방송을 보던 유저들은 이 행태를 조롱하면서도 진짜로 해보라며 돈을 마구 쏴주기 시작했고, 민규는 진짜로 버튼을 누를 때마다 점점 목을 매는 장치를 작동시키며 자살쇼를 시작한다. 다만 민규의 진짜 목적은 팔다리 다 빠지도록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짓 할 바엔 열심히 일을 하라며 키보드 앞에서 비아냥거리는 유저들을 엿먹일 심산으로 돈이 다 모이는 순간 방송과 장치를 동시에 꺼버리고 돈만 받아 챙길 계획이었는데, 어째선지 장치가 말을 듣지 않아 점점 세게 목을 조여오고 있었고, 참다못한 민규는 방송을 중지하고 장치를 끄려고 했으나 오히려 줄이 빠르게 돌아가면서 민규를 끌어당겼고, 결국 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로 장치가 당겨지는 바람에 그대로 목이 꺾여 사망하고 만다.[46]
그런데 이때 집에 다급하게 들어온 민서는 민규의 이 어이없는 계획에 대해 다 알고 있었던 듯이 형의 생사를 확인하다가 형이 죽어있는 광경을 보고서 비명을 지르고 마는데....
사실 민서는 형의 방송에 대해 진작에 알고 있었다.
민규는 동생들에게 걱정거리를 넘겨주고 싶지 않아 일부러 방송이나 힘든 알바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고 밝은 모습만 보이며 동생들을 안심시켰지만, 평소 형의 개그를 달갑지 않게 보는 듯했던 민서는 사실 한 달 전, 자기 전에 시간 때울 겸 인터넷 방송을 보던 중에 형이 방송을 시작한 걸 우연히 발견했고, 비록 방송의 반응이 별로 좋지는 않았지만 이렇게라도 형이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뒤에서 몰래 쿠키를 쏴주면서 형을 응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형이가 병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하게 된 상황에서 형의 방송이 갑자기 약관위반으로 정지를 당하자, 형 혼자서 열심히 해봤자 무리라는 생각에 공부하러 나간다는 핑계로 전단지 돌리는 알바를 하면서 형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했는데, 이때 반 단톡방에서 '피귝지왕밍뀨'가 자살경매쇼를 한다는 예고를 올린 게시물 링크를 받게 되면서 형이 진짜로 자살 쇼를 벌인다고 장비까지 다 공수해놓은 걸 보자, 이를 막으려고 민규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장비를 전부 망가뜨려 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해놓았으니 형이 그런 방송은 못할 거라며 민서는 내심 안심하고 독서실로 갔지만, 진상을 몰랐던 민규는 장비를 어설프게 고쳐서 방송을 그대로 진행해버렸고, 결국 독서실에서 인터넷 방송을 보던 다른 아이들로부터 자살경매쇼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우연찮게 엿들은 민서는 다급하게 집으로 뛰쳐들어갔지만, 이미 때는 늦어 형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이었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피에로가 강민규와 유사한 외모인데다 시덥지 않은 농담과 연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여 피에로의 전생이 강민규라는 추측이 나왔다.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주는 광대(Clown)가 되고 싶었지만, 정작 본인은 동생들을 위해 희생하느라 속이 문드러질 대로 문드러졌고, 자살쇼까지 벌여 가면서까지 웃기고 싶었던 사람들에겐 모욕과 조롱만 듣다가 결국 목숨을 잃게 됨으로써, 상처 입은 슬픈 피에로(Pierrot)가 되어버린 것이 아이러니.[47][48]
허나 아무리 동생들을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알바만으로는 돈이 모이질 않자 편하게 돈을 모으려고 인터넷 방송에 도전했다가 끝내 자해 및 자살쇼로 변질된 끝에 방송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되면서 나태(Sloth)의 죄를 지은 것이 되었다.
그나마 위안으로 후일담에서 민규가 목숨을 바친 대가로 민형의 수술비는 무사히 모여 민서가 대신 골수 이식을 해주는 것으로 민형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고, 이후 동생들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암시를 주는 것으로 에피소드는 종료된다.
[44] 이때 BJ들의 이름이 BJ꼭두, BJ각시. 이름을 합치면 꼭두각시가 된다.[45] 시즌 1 에피소드 3편에서 등장한 그 사진사와 닮았다.[46] 초기 연재분은 사망한 모습 전신이 공개되었다가 무료로 전환된 이후 제기된 비판으로 인해 일정부분 블러 처리 되었고 해외버전은 눈을 뜨고 죽어있는 모습 그대로 등장했으나 얼마 안 되어 한국과 동일하게 수정되었다.[47] 중간에 피에로가 손으로 얼굴을 살짝 가리면서 웃는 장면이 나온다. 애써 웃어보지만 마음 속 깊은 슬픔을 감출 수는 없었는지 눈물을 흘린 듯 분장이 번져있다.[48] 큰 돈을 벌려다가 되려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동명의 속담에서 이름을 따온데다 마찬가지로 광대 캐릭터인 이 인물을 연상케하기도 한다.
3.2. Ep2. 어떤 아저씨 이야기
주인공 도둑은 출소 후 급전을 벌기 위해 포커 도박판에 뛰어들지만, 막판의 실책으로 대패하고 빚쟁이가 되고 만다. 이에 도둑은 당장 돈을 구하기 위해 한 부잣집을 털려고 했지만, 금고를 숨겨놓은 그림을 떼내는 순간 위험 감지 사이렌이 울리는 바람에 도망치면서 소득없이 돌아와야 했는데, 하필 집 앞에 수금업자들이 대기하고 있던 탓에 한 건물 안으로 피신하게 된다. 천장을 통해 건물 안으로 침입한 도둑은 마침 들어간 사무실로 보이는 방에서 금고를 발견하고 얼씨구나 했으나 운나쁘게도 누가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리자, 급히 옆 방으로 들어가 옷장속에 숨는다. 이후 발소리가 사라지자 도둑은 안심하고 옷장에서 나오지만...하필 눈 앞에서 나나라는 이름의 한 소녀와 맞닥뜨리고 만다. 하지만 나나는 도둑을 '옷장요정'이라고 부르며 호의를 보이는데, 도둑은 할 수 없이 '옷장요정'을 자처하면서 나나에게 훔쳐온 물건들 중에 조각상 하나를 마법의 인형이라고 둘러대고서 쥐어주고, 자상하게 달래서 재운 후에 겨우 건물을 빠져나오다가 이 건물이 고아원이었음을 눈치채게 된다.
이후 새벽이 가까워져서야 집으로 돌아온 도둑은 겨우 잠자리에 들지만, 오래 전 아들 찬우의 수술비를 노름으로 전부 날려먹는 바람에 아내에게 잔뜩 비난을 받고 도둑질로 찬우의 수술비를 구하려 했으나, 실패해 수감되면서 그사이 찬우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자조하다 눈물을 흘린다.
이날 밤도 도둑은 마트 하나를 털어서 꽤나 짭짤하게 돈을 얻지만, 건물을 빠져나가던 중 건너편의 장난감 가게를 발견하고서 나나를 떠올리고, 장난감을 훔쳐서 고아원으로 가 나나를 깨워 선물을 주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나에게 자초지종을 다 들은 아이들도 깨어있었는데, 그래도 아이들이 자신을 옷장요정이라고 믿고서 행동을 조심해준 덕에 도둑은 아이들에게 가져온 선물을 나눠준다. 막상 나나의 차례에서 선물이 안 남는 바람에 도둑은 미안해하지만, 나나는 도둑이 준 조각상으로도 족하다며 좋아한다. 이에 도둑은 나나가 잠에 들때까지 요정나라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때 나나가 요정나라가 어떤 곳이냐며 물어보자, 도둑은 자신이 살아온 삶을 떠올리며 자조하면서도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갖고 싶은 것 언제든 가질 수 있으며,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해준다.
이때 나나가 먹고 싶은 간식이 있다는 말에 도둑은 다음 날은 사탕과 과자들을 잔뜩 싸들고서 아이들에게 선물하는데, 아이들이 자신을 착하다고 해주면서 점점 보람을 얻게된다.
이후 도둑은 아이들을 위해 훔친 돈으로 장난감을 바리바리 사들고서 들어가려 했지만, 하필 이번에는 매번 통로로 써왔던 사무실에 사람들이 있던 바람에 기척을 들킬 위기에 처하는데, 다행히 근처에 쥐 한마리가 지나간 덕에 무사히 넘기게 된다. 그후 도둑은 사람들이 다 나간 뒤에야 다시 아이들에게 가지만, 어째선지 이날 밤은 나나가 크게 야윈채로 매우 아파하고 있었는데, 이때 도둑은 아파하던 나나로부터 자신을 책망하는 아내와 죽은 찬우를 겹쳐보면서 겁을 먹고 도망치듯 고아원을 뛰쳐나오고 만다.
그래도 도둑은 그렇게 나와선 안 되는 거였다며 저녁이 되자 다시 고아원으로 가보지만, 이때 고아원 원장과 그의 주치의가 나누던 대화를 엿듣다가 나나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덕분에 실의에 빠진 도둑은 한동안 술독에 빠져 지내지만, 하필 아이들을 보살피느라 그동안 빚갚는데 소홀했던 탓에 돈을 줘야할 수금업자가 집에 들이닥치고, 돈을 갚지 않으면 눈이라도 떼줘야할 거라는 협박과 함께 1주의 유예기간을 얻는다. 할 수없이 도둑은 당장 살기 위해 지난번 훔치려다 못 훔친 고아원의 금고를 털기로 하지만, 어째선지 금고를 열었을 때 돈은 없고 기부금 영수증과 노트 한 권만 있었기에 망연자실해한다.
그런데 도둑은 이내 금고에 들어있던 노트를 펼쳐봤다가 고아원의 원장 '백중건'이 그동안 기부금을 횡령해 성왕기업의 돈세탁을 해주고 있었다는 진상을 알게 되며 치를 떨지만, 이때 노트에 끼워져 있었던 쪽지를[49] 보고서 원장이 돈을 전부 자택에 보관해 두고 있었단 정보도 입수하고 그 돈을 훔치기로 한다.
그날 밤 도둑은 백중건의 자택에 침입하고, 트로피를 전시해둔 거실 책장 안에 있던 골프 백팩에서 기부금을 전부 찾아낸다. 하지만 돈을 꺼내던 중 백팩을 쓰러뜨리면서 그 충격으로 트로피 하나가 떨어지고, 하필 백중건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면서 도둑은 계단 아래로 몸을 숨기지만 지폐 한장을 떨어뜨리고 만다. 이에 백중건이 물을 마시는 동안 발로 지폐를 겨우 끌어오고 백중건이 갈 때까지 기다렸다 안도의 한숨을 쉬나, 이미 도둑이 집에 들어온 걸 눈치챈 백중건이 즉각 골프채로 도둑을 치려고 하자 도둑은 떨어졌던 걸 미리 주워뒀던 트로피로 이에 대응하려다 그만 백중건을 살해하고 만다.
덕분에 의도치 않은 소란소리를 듣고 내려온 그의 아내에게 상황을 들켜버린 도둑은 백중건의 자택에서 도망치다가 고아원으로 들어가지만, 경찰들의 감시가 고아원까지 뻗치는 상황에서 어쩔줄 몰라하다 아이들의 방에 있던 옷장에 몸을 숨긴다. 그리고 목숨을 건졌다는 안도감에 그대로 곯아 떨어졌다가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다시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도둑이 잠든 사이 아이들이 코고는 소리를 듣고 옷장요정이 다시 왔다고 생각해 옷장요정을 가둬놓고 선물을 받자며 옷장을 잠가버린 상황이었다.
덕분에 도둑은 옷장에서 나가려다 옷장 문이 열리질 않자 일단 라이터를 켜서 상황을 살피려고 했으나, 하필 몸을 움직이는 순간 옷장 안에 있던 쥐를 밟으면서 놀라는 바람에 불이 켜져있던 라이터를 떨어뜨려 버리고, 삽시간에 장롱에 불이 붙고 만다. 이도 모자라 하필 가방에 싸들고 온 장난감들 중 폭죽놀이 세트가 있던 상황이었고, 도둑은 결국...[50]
그리고 마침 밖에서 아이들을 인솔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교사와 경찰들이 건물 안에서 폭죽이 터지고 불이 번지는 상황을 목도하고 다급히 소방차를 부르지만, 그와중에 옷장요정이 마법을 부렸다며 신나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른들과 대비되어 소름을 유발한다.
이후 화재가 진압된 방에 형사들이 들어와 백중건 살해사건과 고아원 화재사건이 죽은 도둑의 소행이었단 이야기와 사라진 돈은 없었지만 가방에는 장난감이 잔뜩 들어있던 것 때문에 범인이 도둑처럼 자선사업하는 녀석이었냐는 둥의 비아냥소리를 하면서 '챙겨갈 걸 잘 넣어 가져가서' 고아원을 빠져나가고, 도둑이 나나에게 선물해줬지만 불에 그슬린채 손자국만 남은 조각상만 남겨진 방을 비추며 에피소드는 막을 내린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부기맨이 도둑과 비슷한 코트를 입고 있었던 것과 텅 빈 얼굴 속에서 불이 타오르는 듯 연기를 내뿜던 것, 그리고 얼굴 속에 쥐를 키우고 있던 것과 카드를 별로 안 좋아하는 점, 도둑이 옷장에서 죽었다는 점을 들어 부기맨의 전생이 도둑이라는 추측이 있다.
본인은 자식도 잃은 상태에서 도박으로 또 모든 걸 잃고 돈때문에 아등바등하다 재수없게 살인까지 저지른 사실에 자조했지만, 그래봤자 여러차례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욕망에 휩쓸려서 뭘 잘못했는지 깨닫지도 못한 채 최악의 선택을 함으로써 굴레에 갇힌데다, 결국은 비뚤어진 욕심을 채우려다 어이없게 죽었다며 다른 귀신들에게 까였다. 결국 아무리 아이들을 위해서였다고는 하나 돈을 모으려고 도둑질을 벌이다가 끝내 죽음에 이르게 됨으로써 탐욕(Greed)의 죄를 지은 것이 되었다.
그나마 후일담에서 언급되는 바에 의하면, 도둑의 죽음을 계기로 살해된 백중건의 고아원 기부금 횡령과 고아원이 성왕기업의 돈 세탁을 해주던 곳이었음이 적발된 덕분에 성왕기업의 비리의혹이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었지만, 이마저도 암묵적인 거래로 묻혀버릴 여지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만 고아원에서 이전처럼 살아간다는 씁쓸한 결말을 암시하며 '인간들의 욕망은 크든 작든 계속해서 자라나고, 그로 인한 죄의 악순환은 끊이지 않는다' 는 말을 끝으로 에피소드는 종결된다.
이 에피소드는 이곳의 이야기와 유사하다. 어른의 잘못 때문에 애먼 아이들이 죽거나 피해를 봤고, 아이들이 거주하는 고아원의 상태가 열악하다는 점이 같지만 희망찬 결말인 이곳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어떤 아저씨 이야기는 결말이 암울하다. 또 주인공이 가족에게 잘못했다는 점, 살해당한 범죄자라는 점은 한 아들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한 아들의 이야기 편에서 비리의 온상으로 나왔던 회사와 이 편에서 비리의 온상으로 나오는 회사가 모두 '성왕'이라는 점도 묘한 공통점.
[49] 구체적인 내용은 모아두고 있었던 기부금은 성왕기업 상무실에 보낼 일정을 보라고 써져 있었다. 고아원장과 성왕기업이 모종의 결탁 관계였던듯.[50] 아이러니 하게도 첫 위기때는 쥐 덕분에 살았지만, 두번째 위기는 쥐 때문에 죽었다.
3.3. Ep3. 어느 먼 곳에서의 이야기
주인공 윤신후는 갓 데뷔한 신예 아이돌 그룹의 리더로, 같은 팀의 막내 성태준과 함께 세계 여행 예능 '꽃보다 트래블러'에 출연진으로 발탁되면서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이집트로 가는 비행기를 탄다. 도중 난기류로 인해 비행기가 덜컹이면서 폐소공포증이 있었던 태준은 벌벌 떨지만, 신후는 태준을 잘 다독이면서 달래주고 여차저차 무사히 이집트에 도착하게 된다. 곧바로 예능 촬영에 돌입한 둘은 열심히 촬영에 임하며 돈독한 우정을 보여주는데, 이때 현장 가이드 겸 통역사로 루니아라는 여자가 영입되면서 여행에 같이 동행하게 된다.이번 예능을 계기로 기사회생을 노리던 제작진들은 루니아의 고향 마을에서 예능 촬영을 하는 동안 노후화된 마을 시설에 질색하며 이러다간 다큐멘터리를 찍게 되겠다는 투로 투덜거리지만, 그와중에 신후는 아름다운 외모와 친절한 마음씨를 가진 루니아에게 반하게 된다. 첫 촬영이 끝난 회식 날, 신후는 자리를 먼저 떴던 루니아와[51] 이야기를 나누면서 '외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한국어를 배웠고, 도시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다가 가족들의 일을 도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마을로 돌아왔지만 언젠가는 돈을 모아 다른 나라로 가서 멋진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루니아의 사정을 알게 되고, 이에 공감해주다가 루니아에게 '같이 한국으로 가자'는 이야기를 꺼낸다. 비록 루니아가 집안 사정상 섣불리 떠날 수는 없었기에 신후의 제의를 거절하긴 했지만, 대신 루니아는 신후에게 수제 발찌를 선물하고 둘은 점점 더 친해지게 된다.
하지만 신후의 기대와 달리, 제작진은 촬영 중 피라미드 쌓기 체험을 하다가 팔을 살짝 다친 태준과 이를 치료해준 루니아의 모습이 더 보기 좋아 보였는지 이 일을 계기로 둘이 썸타는 컨셉으로 밀기로 결정한 상황이었는데, 촬영이 끝난 그날 밤 이에 대한 회의 내용을 엿듣게 된 신후는 연습생 시절 리더로써 아이돌 데뷔를 위해 힘썼으나 정작 태준이 막내로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살아 데뷔가 더 수월해졌다고 좋아하던 소속사 대표의 대화를 떠올리고서 표정이 굳어진다. 그리고 이날 이후로 태준과 루니아가 붙어있는 모습을 계속 의식하게 된다.
그러던 중, 지형이 좁고 험난한 바위 계곡을 촬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루니아가 알려준 지름길로 출연진들끼리만 전경을 찍게 되는데, 이때 태준이 폐소공포증 걸릴 것 같다고 투덜대자, 신후는 이 예능도 어렵게 따낸 기회이니 자꾸 불평불만 내뱉으면서 편하게 하려하지 말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다. 이 말에 태준도 당황하면서 괜히 루니아만 사이에서 불편해지게 되는데, 순간 갑작스럽게 모래폭풍이 불어닥쳐 세 사람을 덮치고 만다. 하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보낸 촬영용 드론도 돌풍에 휩쓸려 떨어져 그야말로 설상가상. 천만다행으로 신후가 마침 계곡 바위벽에 사람 셋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있는 틈이 있던 걸 발견하고 모래폭풍에 휩쓸릴 뻔한 루니아와 태준을 필사적으로 붙들어온 덕에 셋은 무사할 수 있었지만, 태준은 공포증 있는 거 알면서 이딴 곳까지 왜 끌고 왔냐며 신후에게 심한 소리를 내뱉고 만다. 이도 모자라 태준은 신후에게 '혼자 잘 나갈 속셈으로 이런 망해가는 예능을 잡았나본데 그래봤자 재미도 더럽게 없다'는 식으로 비아냥 거리는데, 결국 울컥한 신후는 태준의 뺨을 쳐버리고 그와중에도 카메라가 고장나 촬영도 못하게 되었다며 걱정하던 루니아에게도 큰소리를 내고 만다. 덕분에 셋은 모래폭풍이 가라앉을 때까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구조를 기다려야했다.
이후 셋은 밤이 되어서야 겨우 구조되지만, 당일 분량도 못살리고 이번 사고로 출연진들의 몸 상태도 말이 아니게 되었던지라 결국 제작진이 촬영을 접고 귀국하기로 결정하면서, 신후와 태준은 이집트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된다. 그래도 신후는 낮에 있었던 일에 대해 맘에 걸렸는지 태준을 걱정해주며 잠시 밤산책을 하자고 청하고, 일전 쌓아놨던 미니 피라미드가 아래로 보이는 절벽까지 올라가 낮에 있었던 일에 대해 사과한다.
하지만 태준은 신후에게 루니아가 마을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이번 촬영을 하면서 여태껏 신후가 루니아를 연모하고 있었던 걸 자신도 진즉에 알고 있었다고 밝히며, '솔직히 너무 삽질만 하니 재미없어서 나라도 그림을 좀 만들어 보려했는데, 결국 둘다 아쉽게 되었다'며 비아냥 댄다. 이에 신후는 그래도 여태 도와준 사람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좋게 달래보려 했지만 태준은 어차피 떠나면 또 볼 사이는 아니지 않냐며 비수를 꽂는다.
이도 모자라 태준은 제작진이 차후 새로 찍을 예능에 자신을 고정으로 발탁했다는 사실을 밝히는데, 전혀 들은 것이 없었던 신후가 당황하자 '재미가 있어야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솔직히 형도 뜨고 싶어서 착한 척, 열심히 하는 척 하는 거 아니냐'며 신후를 대놓고 조롱한다. 이에 점점 화가 난 신후는 형한테 무슨 말버릇이냐며 태준을 야단치지만, 태준은 눈 하나 깜짝않고 '사실 이번 예능도 형이 오는 게 아니었는데 나 챙겨준다고 다른 멤버들 다 제치고 온 거안다. 요즘 세상에선 모두 같은 팀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각자 개인전 아니냐. 그래도 어차피 우리들 다 비슷한 입장이니 이해는 하지만, 누가 제일 꼭대기에 올라갈 지는 모르는 거다'라며 비아냥댄다. 그리고 귀국하면 특별히 대표님께 잘 말해볼테니 이번일은 없던 걸로 하자며 마지막까지 신후를 모욕하며 숙소로 돌아가려 했지만...
순간 열받은 신후는 태준을 피라미드가 있던 절벽 아래로 밀쳐 버리는데, 하필 그 찰나의 순간에 태준이 신후의 발찌를 잡는 바람에 신후 역시 절벽에서 떨어지고 만다. 그리고 이때 태준은 절벽 아래 있던 미니 피라미드 꼭대기에 머리를 박고서 현장에서 즉사하고, 신후는 온몸에 부상을 입고 만신창이가 되어 의식이 오락가락 하던 상태에서 다음날 아침에서야 마을로 돌아가려던 루니아에게 발견되어 한국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게 되지만, 워낙 중상이었던 탓에 얼마 못가 혼수상태에 빠진다.
덕분에 야심차게 준비했던 예능을 폐지하게 된 것도 서러운데 다음 차기작은 고사하고 국장에게 중징계를 받게 된 담당 PD는 국장에게 잔뜩 깨지고 나오면서 제작진들에게 짜증을 낸다. 하지만 이때 이집트에서 루니아가 조난 당시 잃어버렸던 카메라를 찾아 택배로 부쳐왔는데, 처음에 PD는 이것도 국장이 증거품으로 사본 떠서 제출하라고 했냐며 투덜거렸지만, 곧 조난당했을 때 동굴에서 신후와 태준이 싸우던 장면을 목격하고 뭔가를 떠올리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 제작진의 부름으로 한국에 입국하게 된 루니아는 제작진의 요청으로 그날 있었던 사고에 대해 증언하는 인터뷰를 하게 되고, 이후 신후의 사고는 죽은 성태준의 과실로 일어난 사고로 종결되며, 성태준의 인성이 재조명되어 성태준의 이미지는 크게 실추된다. 하지만 이도 잠시 인터뷰가 SNS을 타게 되면서 대중들은 루니아의 아름다운 외모에 더 주목했고, 루니아는 이 일을 계기로 꿈이었던 쥬얼리 디자이너가 된데다 아름다운 외모 덕에 모델도 병행하게 되면서 크게 성공하게 된다.
이후 루니아는 신후가 입원해있던 병원으로 가서 이집트에서 했던 그날의 약속에 대해 언급하며 과거를 회상하는데...
신후의 사고 이후 일어난 모든 일은 루니아의 치밀한 계획이었다.
루니아는 가난한 집안 형편 속에서도 쥬얼리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었지만, 형편 상 공부를 그만두고 가이드로 일하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꿈도 꿀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생들은 보물같은 악세사리와 자재들을 장난감 다루듯 갖고 놀다가 망가뜨리기 일쑤였고, 어머니는 이런 자신의 소망을 알아주지 않고 가장의 책임을 지우려고 했기에 루니아는 가족들에게 크게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자신이 근무하던 여행사가 한국 예능 촬영에 협조하게 되면서 프로그램에 가이드로 합류하게 된 루니아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던 신후가 '한국으로 같이 가자'고 제안해오자 이에 혹하게 된다. 그러다가 예능 촬영 도중에 조난 당한 날, 눈앞에서 목도한 신후와 태준의 다툼을 전부 촬영하고서 카메라가 고장났다고 거짓말을 했고, 얼마 뒤 신후가 태준에 대한 질투심에 태준을 절벽에서 밀쳤다가 동반추락했던 그 때의 사고를 목격했을 때, 아직 숨이 붙어있었던 신후가 자신이 저지른 죄라고 자백했음에도 이를 묵인한 후, 신후에게 선물했으나 태준이 떨어질 때 잡아서 끊어져 버린 발찌를 태준의 손에서 회수함으로써 태준이 먼저 추락했다는 증거를 인멸하였으며, 사고로 인해 제작진의 입장이 불리해지자, 타이밍을 맞춰 카메라에 담겨있던 그날의 영상을 보내면서 태준에게 모든 잘못을 뒤집어 씌운 것이었다.
그렇게 회상을 끝낸 루니아는 그날의 사고로 인해 미라를 연상시킬 정도로 온 몸을 깁스로 꽁꽁 싸맨 채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신후를 응시하다, 침대로 다가가던 중에 가방에서 떨어진 신후의 끊어진 발찌를 챙겨 넣은 후, 자신이 디자인한 고급 발찌를 신후의 발목에 채워주고서 '나만이 알고 있는 진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 예전에 말해줬던 대로 내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떠나며 에피소드는 막을 내린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미라가 습관적으로 웃는 것과 누구에게나 친절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한편으로 욕망에 대해 자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미라의 전생이 윤신후라는 추측이 있다. 결국 자신보다 더 능력이 뛰어난 후배가 자신을 제치고 일과 사랑을 차지하게 된 것에 대한 질투로 그를 죽였다가 되려 자신마저 파멸에 이르게 됨으로써 질투(Envy)의 죄를 지은 것이 되었다.
이후 후일담에 의하면, 루니아가 다녀간 후 윤신후는 끝내 병상에서 숨이 오락가락하다 쇼크로 사망했지만, 결국 꽃보다 트래블러를 찍었던 제작진들은 루니아를 끌어들여서 어떻게든 기사회생하려 노력한 것이 무색하게 얼마 못가 전부 잘렸으며, 루니아도 한순간 반짝하고 다른 잘나가는 연예인들에게 밀려 묻혀버렸다는 암시가 나온다. 그리고 이집트에서 신후가 태준과 쌓은 미니 피라미드는 다른 관광객들의 낙서로 더럽혀지다 끝내 망가져가는 씁쓸한 풍경을 보여주며 에피소드는 종결된다.
이 에피소드는 한 명도 완전한 선역이 없다는 점이 어느 사진사 이야기와 유사하다. 성태준과 이지연은 선역은 아니지만 살인사건의 피해자[52]에 각각 과실과 자살이라는 누명을 썼고, 윤신후와 안 교수는 살인을 저질렀지만 사법처리되지 않았으며, 김혜린과 제작진은 사건을 조작, 루니아와 사진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인사건을 은폐했다.[53]차이가 있다면 어느 사진사 이야기의 사진사, 안 교수, 김혜린 전원 다 죗값을 치르지 않았고 반면에 신후는 사법처리되지 않은 대신에 중상으로 인한 쇼크사로 사망, 제작진은 사건을 조작해 재기하려고 했지만 전부 다 해고, 루니아는 다른 잘나가는 연예인들의 후광에 밀리는 등 전원 다 자기가 벌인 죄악의 대한 죗값을 치렀다. 또 주인공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욕망에 이용당한 점은 어떤 사랑 이야기와 비슷한데, 상민은 죗값을 치르지 않았지만 반면에 루니아는 다른 잘나가는 연예인들의 인기 및 인지도에 밀려 묻히는 등 욕망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
[51] 회식 메뉴에 술과 고기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종교적 이유로 꺼리는 듯 하다.[52]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사인이 추락사다.[53] Outro에서 중간에 피에로가 스페이드(죽음, 명예) 킹과 하트(사랑) 킹을 떨어뜨리고 탁자 위에 카드들 중 가장 위에 남아있던 것은 다이아몬드(재력) 퀸이었다. 킹이었던 신후와 태준은 경쟁 끝에 사망하였지만 홀로 살아남은 퀸 루니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대기에 올라가는데 성공하였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누가 제일 나쁜 것이냐는 피에로의 질문에 미라가 대답하기 전 웨어울프와 놀던 쥐로 인해 스페이드 킹과 하트 킹, 다이아몬드 퀸을 포함한 많은 카드가 바닥에 떨어진다. 모두가 죄인임을 암시하는 묘사.
3.4. Ep4. 어떤 가족 이야기
주인공 엄다윤은 구담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고등학생으로, 무서운 이야기가 취미인 엉뚱한 면이 있지만 성적도 뛰어나고 친구 관계도 원만한 우등생이다. 하지만 이런 그녀에게도 평소 친구들과도 제대로 어울려 놀지 못할 정도로 필연적으로 집에 들어가 해결해야 하는 한 가지 고충이 있었으니, 바로 어머니와의 이혼 후 해외출장이 잦아진 아버지를 대신해 정신지체 장애인인 언니 엄하윤을 돌보는 일.어릴 적부터 정신장애가 있었던 하윤은 동생 다윤을 언니로 인식할 정도로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항상 방에서만 지냈으며, 다윤이나 아버지가 매일같이 식사를 챙겨줘야 했는데, 유독 먹는 것에 집착이 강해서 저녁식사를 하는 중에도 반찬을 쌓아놓고 먹곤 했다. 매일같이 밥을 챙겨줘야 하는 게 조금 귀찮고 언니와 많은 추억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윤은 가족이기에 언니를 위해주며 잘 지내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곧 오는 주말에 다윤의 생일이 끼면서 친구들은 마침 다윤의 아버지도 출장 중이라 안 계시니까 다윤의 집에서 생일파티를 하자는 제안을 하지만, 다윤은 언니 이야기는 꺼내지 않고 '아버지가 집에 누군가를 데려오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말로 얼버무리고서 나중에 한 턱 쏠테니 주말 잘 보내라는 말로 무마해버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은 주말이 되자 깜짝 생일파티를 해줄 작정으로 다윤의 집으로 무작정 찾아왔고 갑작스런 돌발상황에 다윤은 당황하다가 일단 하윤에게 '절대 방에서 나오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서 방 안에 숨기고, 애써 침착한 척하며 친구들을 맞이한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하윤이 있는 윗층 방에 잠시 관심을 갖긴 했어도 다윤이 필사적으로 얼버무린 덕에 넘어가면서 즐거운 생일파티가 되나 싶었으나...
한창 파티를 즐기던 중, 화장실에 들렀다 나오던 한 친구가 부엌에서 냉장고를 열고 음식을 욱여넣던 하윤을 발견하고 비명을 지르면서, 다윤은 끝내 친구들에게 하윤의 존재를 들키고 만다. 다윤이 학교에서는 언니를 일절 언급하지 않고 외동이라고 둘러대면서 지내왔는지 친구들은 다윤에게 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묻지만, 다윤은 주말이 지나고 학교에서 말해주겠다며 일단 친구들을 돌려보낸다. 그리고 하윤으로 인해 어지럽혀진 부엌을 치우다가, 초등학교 졸업식 날 아버지가 하윤까지 데리고 오는 바람에 창피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서 두통을 느끼고 진통제를 삼킨다.
이후 주말이 지나 다시 월요일이 돌아오면서 다윤은 등교하자마자 뒤이어 온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어째선지 친구들은 다윤을 기피하면서 무시하기 시작한다. 이도 모자라 이날 하루종일 반 친구들이 자신에 대해 수군거리자, 다윤은 친구들을 붙잡고 '거짓말한 건 미안한데, 별것 아닌 일 숨긴 것 갖고 대체 내게 왜 이러는 거냐'고 따지지만, 이때 친구들 중 학교 주임선생의 딸이 다윤을 향해 '아버지에게 들었는데, 네 언니가 어린 시절 사람을 죽인 살인자였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오히려 '다 알고 있었으면서 그동안 거짓말 해온 거 아니냐'며 되려 다윤에게 따진다. 억울해진 다윤은 '내가 살인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그게 다 내 탓이 되는 거냐, 나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는데, 옛날 그 알지 못하는 일이 내 잘못이냐'며 항변하지만, 친구들은 오히려 다윤을 환멸스럽게 여기며 먼저 하교해버린다.
덕분에 다윤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곳으로 이사를 왔다면서 결국 진실이 퍼져버린 상황에 골아파하면서 하교길에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바빴던 아버지에게는 닿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집에 돌아온 다윤은 곧 언니가 과자를 먹으면서 봉지를 부스럭거리던 소리에 또 두통이 도져 또 약을 들이키는데, 순간 갑자기 어렸을 때 약을 먹고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던 기억이 떠올라 혼란스러워한다.
때문에 짜증이 솟구친 다윤은 결국 언니의 방문을 박차고 들어가 언니에게 '왜 언니 때문에 나만 피해보고 살아야 하냐'며 그간의 설움을 토해내면서 성질을 부리고 만다. 덕분에 잔뜩 겁에 질린 하윤이 울면서도 여전히 두통에 힘들어하던 다윤을 걱정하며 갖고 있었던 약봉지를 건네주지만, 다윤은 왜 그걸 언니가 갖고 있냐며 약봉지를 매몰차게 뺏어들다가, 의도치 않게 하윤을 밀친 순간 어떤 아이가 구름다리 위에서 거품을 문채로 늘어져있고 그 앞에서 어린 하윤이 울고 있던 기억을 떠올린다.
갑작스런 기억에 다윤은 갑자기 왜 이런 기억이 떠오르는 건지 혼란스러워 하며 하윤을 달래려고 하지만, 겁에 질린 하윤은 읽고 있던 동화책을 꺼내들며 자신을 방어하려 하는데, 이때 다윤은 하윤이 들고 있던 헨젤과 그레텔 동화책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동화책을 살펴보다 동화책에 자신과 하윤의 어릴 적 사진이 붙어있던 걸 보고 충격에 휩싸인다. 동화책에 붙어있던 하윤과 다윤은 머리 스타일만 빼면 판박이로 착각할 만큼 똑같이 통통했는데,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이 전무했던 다윤은 이를 믿지 못하다가 하윤에게 '사진들은 다 어디서 났으며, 남은 사진이 있냐'고 묻지만 하윤은 '어렸을 때의 사진들은 아빠가 다 버려서 없다'고 답한다. 이와중에도 하윤이 사람을 죽였던 그날 그 자리에 없었을 자신이 왜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건지 혼란스러워하던 다윤은 질문을 바꿔 하윤에게 '언니가 사람 죽였던 그 때 그 곳에 내가 없었던 게 확실하냐'고 묻지만, 하윤은 동생의 윽박에 겁에 질려 대답하지 못한다.
할 수 없이 다윤은 다음 날, 친구였던 주임선생의 딸을 하교시간에 맞춰 붙잡고, 정말 그 당시에 대해 기억나는 게 없어서 그러니, 주임쌤을 만나서 그 때에 대해 듣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비록 주임쌤과의 만남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로부터 '과거 죽었던 피해자가 아버지가 예전에 근무했던 학교 동료 선생님의 아이였고, 그날의 사고는 가해자인 네 언니가 미성년자였다는 점을 감안해 처벌없이 넘어갔지만, 이후 일은 그 선생님네와 너희 집 둘다 이사를 갔기 때문에 모른다. 하지만 사고 이전부터 너와 언니는 맨날 둘이 붙어다니기로 유명했
그런데 집에 가던 다윤은 한 가로등을 지나던 순간, 가로등불이 꺼짐과 동시에 눈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여성을 목도하며 섬뜩해 하는데, 여성이 한 골목길로 사라지자 몰려오는 공포심을 무릅쓰고 그녀를 몰래 따라갔다가 한 놀이터에 도달한다. 놀이터에서 정체불명의 그림자를 본 다윤은 그림자를 쫓아 덜덜 떨면서도 휴대폰의 손전등에 의지하여 놀이터를 수색하는데[55], 앞을 제대로 못본 탓에 구름다리에 머리를 부딪힌 순간, 약간의 두통과 함께 그날의 사고에 대한 기억을 당시 현장에서 보는 식으로 떠올리게 된다.
사고가 일어난 그날은 다윤이 하윤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던 중, 한 남자아이가 하윤의 간식을 빼앗고 도망치면서 어린 시절의 다윤이 그 아이를 잡으러 가는 상황이었는데, 남자아이가 구름다리에서 다윤과 하윤을 '돼지 시스터즈'라고 도발하며 뚱뚱한 외모와 굼뜬 행동을 갖고 놀려대자, 울컥한 다윤이 힘겹게 점프하여 남자아이의 옷을 잡아당겼다가, 남자아이가 구름다리 위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바람에 그대로 구름다리에 머리를 부딪혀 목이 꺾여 죽은 것이 그날의 사건의 진실이었다. 이때 어린 다윤은 구름다리에 늘어진 남자아이의 시체[56]를 보고 겁에 질려 기절하고 하윤은 그런 다윤을 보며 울음을 터뜨리는데, 곧 상황을 보고 아버지가 달려온 덕에 다윤은 곧 정신을 차렸지만, 이때 아버지는 다윤을 하윤이라고 부르고 있었는데...?
사실 지금의 다윤은 아이를 죽였던 언니 하윤이 동생의 삶을 대신 살아온 것이었다.
사실 사고가 벌어진 날, 의도치 않게 아이를 죽인 자매는 과실치사이기는 했어도 다행히도 미성년자라 형사처분을 받지 않을 수 있었지만, 하필 하윤은 촉법소년에 해당되는 나이라 보호처분을 받게 될 상황이었다. 이때문에 자매의 아버지는 보호처분을 피하기 위해 정신장애가 있던 동생 다윤을 언니 하윤으로 살게끔 세뇌하면서 집에서만 지내게 했고, 그날의 사고로 인해 기억을 일부 상실한 언니 하윤은 동생 다윤으로 살게끔 하면서 기억을 떠올리지 않게 지속적으로 약을 먹이고 기억을 떠올릴만한 사진들도 전부 버렸던 것. 그럼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그 날의 트라우마가 하윤의 뇌리에 남아 놀이터의 처녀귀신과 그림자의 환시로 나타난 것이었다.
결국 모든 기억을 떠올린 다윤, 아니 하윤은 아버지가 정신이 온전한 자신만큼은 평범한 삶을 살게끔 해줬음에도 이미 친구들 사이에서도 살인자의 가족이라고 낙인찍혀 더이상 평탄한 삶을 살수 없게 된지라 집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동생의 삶을 빼앗아 살았으면서 그마저도 평화롭게 살지 못하게 한 것에 자책하며 울다가, 기억회복의 여파 때문에 또다시 두통을 느끼며 힘겨워한다. 이때 방에서 언니 하윤, 아니 동생 다윤이 내려오자, 하윤은 미안하다는 말만 중얼거리다 정신을 잃고 만다.
그러나 이후 다윤(하윤)은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고, 이틀째 되어서야 이상한 낌새를 느낀 담임 선생님이 다윤(하윤)의 친구들이었던 아이들에게 집에 가서 다윤의 상태를 살펴달라고 부탁하면서, 아이들은 더이상 친구도 아니고 우리 일정도 있는데 왜 우리가 걔 몸 상태를 살펴야 하냐며 툴툴거리면서 다윤(하윤)의 집으로 향한다. 때마침 자매의 아버지도 다윤(하윤)으로부터 연락이 없던 것에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급히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곧 이들은 문을 열자마자 벌어진 광경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비명을 지르고 만다. 언니 하윤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당황한 동생 다윤이 언니가 머리가 아팠을 때 약을 먹으면 나았던 걸 떠올리고서 언니를 낫게 해주려고 입안에 약을 마구잡이로 털어넣는 바람에 하윤이 그만 질식사로 사망한 상태였던 것.[57] 놀란 아이들은 즉각 집에서 도망치고, 자매의 아버지는 절규하며 하윤의 입을 찢어질 정도로 강제로 벌려 약을 토해내게 하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좀비가 엄하윤과 흡사한 외모인 것과 은근히 먹을 걸 잘 챙겨주는 모습으로 좀비의 전생이 동생 엄다윤으로 살아온 엄하윤이라는 추측이 있다. 본인은 전생에 대해 '혼자서만 누려오던 걸 계속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오버하다가 결국 험한 꼴 당한거다'라고 독설을 내뱉는데, 직후 '하필 왜 (자신이 동생 간식을 찾아주겠다고) 그때 나서서 (살인을 저질렀을까), 왜 하필 (아버지가) 그때 거짓말을 해서, 왜 하필 (동생은) 그 약속을 끝까지 지켜서 (결국 모두 삶을 망치게 된거냐)'라면서 양친과 동생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던 때를 회상하며 후회를 하는 것으로 보아, 자신 때문에 결국 모두가 불행해졌다는 생각에서 우러나온 자기혐오인 듯. 비록 동생이 빼앗긴 간식을 되찾기 위해서였다고는 하나 실수로 간식을 빼앗아간 아이를 죽이게 되었고, 아버지의 욕심으로 인해 기억을 잃었다고는 하나 결과적으로 자신도 동생이 누렸어야 할 삶을 대신 누리게 되었으며, 끝내 동생의 식탐으로 인해 모든 진실이 드러나 파멸에 이르게 됨으로써 식탐(Gluttony)의 죄를 지은 것이 되었다.
다만 이 이야기에 대해 귀신들은 아버지가 딸들에게 저지른 행동에 대해 '가족으로써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는 커녕 자신이 원하는 아이에게만 지나치게 과욕을 부렸으며[58], 결국 그건 부성애가 아니라 자기만족에 불과하다'며 아버지를 더 크게 비판했고, 하윤에 대해서도 아버지 때문에 죄도 인생도 동생과 뒤바뀐 줄도 모르고 살아오다 모든 진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을 텐데, 그래서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웠을 거라며 참작해주었지만, 결국 살아있었더라도 사실을 알았다면 행복할 수는 없었을 거라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이후 후일담에 의하면, 그로부터 몇 주 뒤 다윤은 요양원으로 보내지는데, 정황상 아버지가 어떻게든 하윤을 살려보겠답시고 하윤이 삼킨 약을 토해내게 할 구토제를 사서 돌아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어버리면서 홀로 남겨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59]. 이때서야 다윤은 자신의 본래 이름을 되찾았지만, 세뇌의 영향으로 자신을 여전히 언니 하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그날, 사고의 피해자이자 원인이었던 자신의 간식을 빼앗아 달아난 남자애를 언니 하윤이 잡으러 가는 걸 말리지 못하고 뒤에서 울고만 있던 자신을 떠올리던 다윤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무슨 일이냐고 묻는 간호사에게 '내 이름은 하윤'이라고 대꾸하고, 창 밖의 놀이터에서 어린 시절의 자신들과 같은 자매와 아버지가 함께 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약속... 지켰어'라는 말을 되뇌이는 쓸쓸한 모습을 끝으로 에피소드는 막을 내린다.
사족으로 이 에피소드는 어떤 사랑 이야기와 흡사하다. 사랑을 가장한 자기만족과 이익으로 지적장애인한테 살인누명을 씌우다 못해 삶을 송두리째 뺏은 점과 부성애가 연관되어있지만, 차이가 있다면 어떤 사랑 이야기의 건축소장은 비단 아들뿐만 아니라 사회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복지관을 세우려고 애쓰는 등 바람직한 부성애와 이상적인 아버지상을 보여준 반면에 하윤과 다윤 자매의 아버지는 하윤이 어린시절에 저지른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거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윤의 삶을 뺏다 못해 하윤의 삶을 망쳐 자기만족 밖에 보여주지 않은 삐뚤어진 부성애와 뒤틀린 아버지상을 보여줬고 위에서 서술했듯이 그 대가로 교통사고로 죽었다. 또한 전작의 그 여자 이야기와도 흡사한 점이 있는데 세탁소 청년과 엄하윤 둘 다 각각 귀신(저승사자, 좀비)이 되기 전의 전생에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죽임을 당했고 공교롭게도 자신을 살해한 가족한테 정신이상이 있다. 존속살해를 저지른 가족(그 여자, 엄다윤)은 죽을 때까지 폐쇄적인 공간에서 평생을 보내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차이가 있다면 그 여자는 정신병 때문에 남편을 고의로 죽였지만 엄다윤은 어린시절에 저지른 범죄에 대한 진실에 충격받아 기절한 언니를 살리려는 선의에서 비롯됐다고 했지만 약을 한꺼번에 욱여넣어 결과적으로는 하윤을 죽였다. 또한 세탁소 청년은 완전한 선역인 반면에 하윤은 비록 어린시절에 벌인 과실치사이긴 해도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다.
[54] 이 부분은 친구도 실례라고 생각했는지 말을 하다가 끊었다.[55] 이 상황은 에피소드 초반부, 다윤이 친구들에게 해주던 무서운 이야기와 흡사하다.[56] 한국판에서는 시체가 블러처리 되었지만 영문판에서는 시체가 그대로 나왔다.[57] 한국판은 하윤이 눈을 감고 잠을 자는 듯한 표정으로 나와있으나 영문판에서는 눈을 뜬 채 입에 거품을 물고 죽어있다.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놀라 뛰쳐나간 게 바로 이것 때문. 한국판은 심의 때문에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58] 실제로 작중 묘사를 보면 아버지는 다윤의 삶을 살게 된 하윤은 학교도 보내주고 애정을 가득 주었지만 한편에서는 네가 있어서 사는 거라며 은근한 압박을 주었고, 이에 반해 하윤의 삶을 살게 된 다윤은 방에 가둬놓다시피하고 먹을 것만 넣어주는 등 사실상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게 키웠다.[59] 아버지의 죽음 이후 하윤의 시체가 한동안 방치되었다가 거둬졌는지 후일담에서 자매의 집에 접근금지 테이프가 붙어있었고 완전히 폐가가 되었다.
3.5. Ep5. 그녀에 대한 이야기
주인공인 대학생 송예희는 치아 교정을 마치고 시험도 끝난 기념으로 절친 유리, 주아와 호프집에서 만나 회포를 푼다. 친구들은 치아 교정을 끝내면서 더 예뻐진 예희를 칭찬해주는데, 이때 유리가 주아와 예희가 시험 끝났다고 옷도 예쁘게 입고 온 거냐고 알아보자, 예희와 주아는 기분만 낸 거라며 허탈해 한다. 이때 주아가 칙칙한 학교 구석탱이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가자고 제안하면서 셋은 시내 포차로 가게 되는데, 술을 마시던 중 어떤 남자가 친구들을 데려올 테니 같이 이야기 하자며 동석 요구를 해오지만, 남자와 말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불편했던 예희는 남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친구들을 끌고 나와 노래방으로 데려간다. 예희는 아직도 남자랑 말하는 게 어색해서 얘기를 잘 못하겠다며 친구들에게 사과하지만, 주아의 '너처럼 여중여고 나온 애들이 더 인기가 많다'는 칭찬과 유리의 '솔직히 그 남자들 별로였다'는 위로에 기분을 풀고, 노래방 한 턱을 쏘면서 친구들과 신나게 논다. 다음 날 예희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떠는데 주아의 밍스타그램 계정이 난리가 난 상태. 전날 주아가 하이 텐션으로 노는 예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밍스타에 올렸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것. 예희는 평소에 밍스타를 잘 하지도 않았기에 당황스러워 하지만, 곧 주아가 예쁘게 찍어준 자신의 모습에 감탄하며 사진을 밍스타 계정에 올려보는데, 그날 밤 자기 전에 인스타를 확인했을 때 게시했던 자신의 사진이 큰 호응을 받는 걸 보고 뿌듯한 기분을 느낀다. 그런데 이때 화면을 확인하던 예희는 실수로 라이브 방송을 찍는 화면으로 전환해 버리면서 당황하지만, 곧 여러 포즈를 취해보다가 괜히 뻘쭘해져서 앱을 종료하고 잠에 드는데...문제는 이때 찍은 포즈가 라이브 방송으로 그대로 송출되어 버린 상태였다. 덕분에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주아와 유리로부터 그날 잠옷 바람으로 찍은 라이브 방송을 누군가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쫙 퍼뜨렸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예희는 당황해서 해당 게시물에 즉각 신고 대처를 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외모를 칭찬해주는 댓글들이 수두룩한 걸 보고 나쁘지만은 않은 기분을 느낀다.
그리하여 이날을 기점으로 예희는 본격적으로 SNS 스타로써 활동하게 되고, 나날이 팔로워 수를 늘려가며 큰 인기를 누리게 된다. 이런 예희를 친구들은 부러워 하면서도 '아무리 협찬을 받고 있다지만 지출이 너무 클 것 같은데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해주는데, 예희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돈벌이를 해서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게 된 것에 위안을 삼기로 한다.
곧 예희는 협찬사들과 SNS 스타들을 비롯한 인플루언서들이 모여 주최하는 파티에 초청받아 게스트로 가게 되지만, 잘 어울리지 못하고 주저하던 중, 옆자리에서 한 남자가 자신에게 말을 걸면서 합석을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이며 그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 남자는 자신의 구담의류 온라인 쇼핑몰의 대표 오지혁이라고 소개하면서 파티의 적응을 잘 하지 못하던 예희를 다독여준 후, 쇼핑몰 모델을 해보지 않겠냐며 제안한다. 이에 예희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서 하겠다고 제안을 승낙하고, 파티가 끝난 후 지혁을 따라 쇼핑몰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여러 종류의 여성 의류를 시착하며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된다.
한편 오지혁으로부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만큼, 따라잡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해야 더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조언을 받은 예희는 보육원 나눔기부 행사에도 참가해 참가자들과 만남의 장을 갖는다. 하지만 귀가하던 중, 기부행사에 참가했던 한 팔로워가 왜 같이 밥을 안 먹어주냐며 추근거려 오면서 예희는 겁을 먹지만, 이때 한 남자가 이를 막아주면서 다행히 일단락된다. 남자는 이번 기부행사가 열린 보육원의 후원자이자 예희의 밍스타 팔로워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이에 예희는 보답으로 그에게 커피를 사주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일전의 인플루언서 파티에서 예희를 봤었다는 남자의 말의 예희는 사실 그때 다른 사람들끼리 너무 친해보여서 끼어들기 어색했다며 멋쩍게 웃지만, 남자는 그들이 겉으로는 웃고 있었어도 속으로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을 거라며 예희를 위로하면서 요즘 SNS 생활은 어떻냐고 묻고, 예희는 여러가지 시도해 보고 있지만 최근에는 정체된 것 같다며 솔직히 답한다.
하지만 예희를 바라보던 남자는 주저하다가 곧 본색을 드러내는데, 사실 성형외과 의사였던 그는 예희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 보더니 '몸매는 괜찮은데 얼굴이 조금 아쉽다'고 예희를 평가하고, 더 뜰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며 자신이 협찬해줄테니 성형을 제안한다. 당연히 기분이 확 나빠진 예희는 그런 거 안 한다며 화를 내고서 남자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 바로 집으로 귀가한다.
집에 돌아온 예희는 마침 노트북의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해온 친구들에게 팬미팅은 어땠냐는 안부문자를 받으면서, 스토커에 성형 제의를 해온 의사등 하루종일 기분나쁜 일만 있었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친구들은 성형 협찬 제의에 대해서는 어차피 성형수술은 연예인들도 다하는 거고 뭣보다도 그쪽에서 공짜로 해준다는데 마다할 필요가 뭐 있겠냐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는데, 이에 살짝 기분이 상한 예희는 그대로 메신저 창을 닫아버린다.
그런데 인터넷에 접속했을 때 예희는 포털 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자신이 쇼핑몰에서 모델로 찍은 사진이 자신의 허락없이 떠있던 걸 발견하고, 뭔가 미심쩍은 느낌이 들어 바로 사이트 주소를 타고 쇼핑몰 홈페이지로 들어갔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데, 여성전용 쇼핑몰이라던 소개와 달리 쇼핑몰 홈페이지에는 전부 남자들을 위한 상품밖에 없었고, 성인용품 사이트로 다이렉트되는 링크까지 버젓이 있었으며, 예희가 모델로 찍은 사진들은 전부 19금 카테고리로 들어간 상태였다.
당황한 예희는 바로 오지혁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대체 어떻게 된거냐고 따지지만, 오지혁 대표는 여성의류 쇼핑몰 사업이 공급처 문제로 홀드되는 바람에 남성용 쇼핑몰로 바꿔야 했고, 19금 카테고리에 예희의 사진이 들어간 건 광고 게재 일정에 맞추느라 급한대로 거기다 넣었으며 이에 들인 비용도 상당히 컸던데다 지금 아니면 자리가 없기에 어쩔 수 없었다며 변명하면서도, 솔직히 이런 사진들은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더 볼테고 어차피 사진들은 얼굴을 보정해도 각이 안나와서 얼굴들을 다 잘랐으니 정체가 드러날 일은 없지 않겠냐며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인다. 이에 분노한 예희는 당장 사진을 다 내리던지 계약을 해지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오지혁 대표가 급여는 선지급으로 받지 않았냐며 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중도해지 위약금은 5배로 물어줘야 한다는 구절을 들이밀면서 결국 별 말을 하지 못하고 전화를 끊어야 했다.
할 수없이 이대로 자신의 사진을 방치하게 된 송예희는 그래도 얼굴이 나오지 않았으니 아무도 모르면 괜찮을 거라고 넘기고, 다음 날 친구들과 약속을 잡은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하지만 레스토랑이 있는 층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예희는 곧 뒤에서 한 여자가 남친에게 왜 야한 여자 사진을 보냐고 말다툼을 벌이면서 눈치를 봐야 했는데, 이때 남자가 유머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사진이 있었을 뿐이라며 해명하면서 자신을 힐끔 쳐다보자 설마 자신의 사진인가 하는 생각에 흠칫해서 급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허나 막상 레스토랑에 도착해서 친구들을 찾았을 때 이제는 자신을 돈지갑처럼 여기는 듯한 친구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면서 좌절한 예희는 그대로 코인 노래방으로 도망쳐 버리고 친구들의 문자도 전부 씹고 만다. 그와중에도 예희는 자기위로차 사진을 찍고서 밍스타에 올리려고 앱에 접속하지만, 예희를 기다리고 있던 건 유머사이트에 성인사이트 노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로 사진이 떠돌던데 해명해달라며 사이트 주소를 함께 첨부한 수백개에 이르른 DM이었고 예희는 패닉에 빠진다.
결국 더이상 참지못한 예희는 그날 밤 즉각 밍스타에 '구담 쇼핑몰과 모델 계약을 맺었으나, 계약 사기를 당해 자신의 사진이 전부 성인사이트 노출모델 사진으로 올라갔다'는 사정을 담은 해명글을 올린다. 당연히 오지혁 대표로부터 글을 내려달라고 수십차례에 걸쳐 전화가 왔지만 예희는 이를 전부 무시하고, 그날 밤 SNS와 유머 사이트를 통해 퍼진 해명글에 네티즌들이 편을 들어주면서 구담 쇼핑몰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폐쇄된 것에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이 직후, 마구 울려대는 초인종 소리에 예희는 인터폰을 확인했다가 분노한 오지혁 대표가 집 앞까지 찾아와 대문을 두들기면서 왜 사람을 범죄자로 모냐며 난동을 부리는 걸 목도하고 겁에 질려버리는데, 그 상황에서도 예희는 인터폰에 비친 오지혁 대표의 난동을 전부 촬영해서 증거로 남겨놓고, 기다리다 지친 그가 포기하고 떠나고서야 겨우 문을 열어 그가 없음을 확인하고 안도한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자마자 오지혁 대표의 협박 영상까지 SNS에 공개하고, 그 결과 예희에 대한 동정 여론이 우위를 점한 가운데 오지혁 대표에 대한 여론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구담 쇼핑몰 사이트는 완전히 폐쇄된다. 결국 항복한 오지혁 대표가 사진을 전부 내렸고 사과문도 올렸으니 제발 글을 내려달라고 부탁하는 문자를 보내오면서 예희는 카페에서 이를 확인하고 안도하지만, 이때 오지혁 대표로부터 '현재 떠돌고 있는 게시글은 내가 올린 게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문자를 덤으로 받자 예희는 즉각 자신의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 쳐봤다가 경악하고 마는데....
애초에 예희가 인기 SNS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건 네티즌들이 예희의 얼굴이 아니라, 몸매를 보고 호응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들어간 커뮤니티 유머 사이트에는 익명의 네티즌이 예희의 얼굴 사진을 걸고서 '솔직히 실제로 보면 얼굴은 별 볼일 없고 몸매만 좋은데, 그래놓고 밍스타 활동으로 천만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벌고 있다'는 비하를 담은 게시물을 올려 놓은 상태였고, 이에 동조한 네티즌들이 자신을 얼굴이 아니라 몸매로 먹고 산다고 조롱하는 댓글들을 달아놓은 걸 본 예희는 완전히 패닉에 빠진다. 이 때문에 남들 시선을 의식하던 예희는 곧 일어나자마자 일제히 시선이 자신에게로 쏠리자, 당황해서 자리를 박차고 카페를 뛰쳐나와 버린다.
그 날 이후로 예희는 친구들과의 연락도 끊고 SNS 스타로써의 활동도 중단하고서 완전히 폐인처럼 집에 틀어박힌 채 지내게 되지만, 그와중에도 자신을 걱정하는, 아니 진정으로 걱정하는 건지 확실치도 않은 친구들이 안부를 물어오는 문자와 왜 더이상 활동을 안하냐는 네티즌들의 DM, 왜 아직도 게시글을 내리지 않냐며 몰아붙여 오는 오지혁 대표의 독촉문자를 실시간으로 받았던지라 결국 핸드폰을 던져 부숴버릴 정도로 신경이 날카로워 진다. 하지만 고난은 거기서 그치질 않아 잠깐 식료품을 사러 편의점에 들렀다 돌아가던 중 한 전단지 배포 알바생과 부딪히면서 본 전단지에서 얼굴이 버젓이 드러난 속옷을 입은 자신의 사진이 유흥업소 광고에 쓰이고 있었던 걸 목격한데다 현장에 있던 남자들이 자신을 업소의 바 걸로 보고 관심을 보여오자, 예희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도망치지만 이제는 길가에 널린 의상 상가에 진열된 마네킹들에까지 일그러진 자신의 형상을 덧씌운 환각을 보게 될 정도로 완전히 정신적으로 몰리게 된다.
결국 참다못한 예희는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자 일전 자신에게 성형을 제의했던 성형외과 의사를 찾아가 수술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예희의 요청을 들은 의사는 자신이 제의한 건 얼굴 성형 이야기였다며 해주기를 꺼리는데, 예희는 협찬을 안 받아도 좋으니 제발 도와달라며 아무도 자신을 그렇게 (능욕적인 시선으로) 쳐다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다시금 부탁하고, 할 수 없이 의사가 수술을 해주기로 하면서 예희는 의사를 믿고 마취에 빠져든다.
그리고 오랜 시간 끝에 성공적으로 끝난 가슴 축소 수술로 평범한 몸매가 된 자신의 모습에 뛸 듯이 기뻐하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대학생활을 누리며 환한 미소를 짓지만...
이는 전부 예희가 바란 상상이었고, 현실에서는 수술 도중 마취가 잘못되어 의료사고가 일어나버린 상황이었으며, 결국 예희는 자신만의 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사망하게 된다.[60]
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서큐버스가 송예희와 흡사한 외모인 것으로 서큐버스의 전생이 송예희라는 추측이 있다. 이전 Outro에서 보여준 기묘한 연출 때문에[61] 서큐버스의 전생의 사망 원인에 성폭행이 관련있을 거란 추측이 다수였는데, 이는 생전 자신의 몸을 능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남자들의 시선 + 자신의 운명을 판가름했던 수술 당시 마취되기 직전 자신을 바라보는 의사들의 시선이 뇌리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보인다.[62]
이번 에피소드도 송예희가 전 에피소드의 엄하윤처럼 피해자에 가까운 입장이다보니, 저승사자는 '그렇게 서로 욕심도 미움도 없는 세상이라면, 누구도 죄를 지을 일은 없었을테고 아무도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 그런 곳이 되었을 거다'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고, 미라는 '그저 조금만 더 관심을 받고 자신을 알아주길 바랐는데, 그 바람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와 버린 거였구나'라며 위로해주었으며, 특히 피에로는 '관심받고자 한게 죄냐. 처음부터 그런 관심을 원했을 리가 없는데 그저 자기들이 보고싶은 대로, 원하는 대로만 부추기며 자기들의 추악한 욕망을 채워줄 인형처럼 대하다 망가뜨린 그런 인간들에게 죄를 물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 죄를 먼저 묻기 전에는 누구도 손가락질할 자격 없는 거 아니냐'며, 송예희의 죽음에 매우 공감하며 인간들을 비판했다.[63] 하지만 그 시작은 결국 본인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모델 일을 시작했다가 잘못된 선택으로 남들에게 성인모델로 취급당하는 파멸로 들어선 것이었기에 색욕(Lust)의 죄를 지은 것이 되었다.
이후 후일담에 의하면, 예희가 죽은 후 예희의 밍스타 계정은 비활성화 되어 예희는 바랐던 대로 더 이상의 관심은 받지 않을 수 있게 되었지만, 정작 예희처럼 몸매를 부각해 자신을 홍보하는 SNS 스타들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었고, 예희를 수술해주려다 의료사고를 낸 성형외과 의사는 사고가 발각되어 결국 살인의사라는 낙인이 찍히며 몰락했으나[64], 이런 사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형외과들은 밍스타를 통해 자신들은 의료사고가 없다며 성형광고를 뿌리고 있었으며,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오지혁 대표는 송예희에게 접근했던 방식대로 다른 모델을 구해 쇼핑몰 재기에 성공하여 사이트에 19금 광고를 부착해 홍보하는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며 에피소드는 종결된다.
이 에피소드는 한 아들의 이야기와 유사하다. 주인공이 직장 상사 때문에 인생을 망쳤고 직장의 실태(직장 내 사고 은폐, 계약 사기)를 알리려 했다는 점, 직장 상사는 처음엔 주인공에게 잘해줬으나 주인공에게 큰 피해를 주고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 같다.[65] 차이점이 있다면 여은철은 시체를 유기하는 범죄를 저질렀고 직장 상사인 황종수에게 살해당했지만 송예희는 완전한 선역이고 수술을 받다가 의료사고로 사망했다. 또 주인공이 잘 나가는 스타였지만, 헛소문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모욕과 조롱을 당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함 & 친구 때문에 개고생인 점은 그 소녀의 진실 이야기와도 비슷하다.
해당 에피소드가 연재되던 당시, 비슷한 사건이 터짐으로써 시너지가 겹쳐 독자들의 울분어린 공감을 받았다.
[60] 죽는 순간 지은 미소가 여느 때보다 평온해 보였기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61] 좀비가 귀신들에게 나눠주는 사탕이 콘돔을 닮은 것, 사탕 수가 하나 모자라서 서큐버스만 받지 못한 것, 그리고 피에로가 대신 주는 사탕을 받으려다 뒤로 넘어졌을 때 위에서 자신을 걱정해주는 세 남자 귀신들의 시선에서 당혹감을 느낀 것.[62] 아이러니하게도 처음과 마지막을 수술로 시작해서 수술로 끝맺었는데 처음에 한 치아 교정기 제거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의사의 격려를 받고 밝게 웃으며 갈 수 있었지만, 마지막에 한 가슴 축소 수술은 실패해 사망하게 되면서 의사의 격려를 받는 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게 되었다.[63] 위 문단에 상술했듯이 전생으로 추정되는 강민규가 사람들에게 개그맨으로써 관심을 받고자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지만, 정작 자해 방송으로 변질된 끝에 사람들에게 조롱만 듣다가 자살쇼 중 방송사고로 죽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에로가 해당 대사를 말하는 장면에서 송예희와 강민규를 닮은 꼭두각시 인형들이 실에 조종당하다 강민규를 닮은 인형이 처참히 부서지고 울먹이는 송예희를 닮은 인형을 조종하는 손과 소름끼치게 웃는 표정이 배경으로 깔려있는 묘사로 두 에피소드의 유사성을 보여준다.[64] 초면인 송예희에게 성형을 권유했던 것과는 별개로 나쁜 의도가 아니었고 그녀가 가슴 축소 수술을 요청하자 한 차례 제지 했음에도 결국 끝까지 거절하지 못한 탓에 이런 사건이 터져 안타깝다는 여론도 존재한다.[65] 그나마 황종수를 위시한 성왕제철은 시즌 2 프롤로그를 통해서 사고 은폐가 밝혀져 대가를 치렀다는 암시라도 나왔다.
3.6. Ep6. 한 아이의 이야기
주인공인 계약직 유치원 교사 이수인은 오늘도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을 겨우겨우 달래가며 하원시키고 녹초가 되지만,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비록 말을 못하는 언어장애를 갖고 있지만 자신의 유일하고 소중한 가족인 아들 시현의 애교 덕에 힘들었던 일은 전부 잊고 미소를 짓는다.이날 저녁, 수인은 친구 영숙으로부터 '출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반려견 리츄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들어주게 되면서 리츄를 집에 들이게 되고, 영숙이 돌아간 후 밤이 되자 시현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시현을 재우고 맥주를 마시며 TV를 본다.
하지만 리츄는 주인 영숙이 낮잠자던 사이 영숙이 먹다 남긴 매운 양념곱창을 바닥에 흩뿌려놓고 먹을 정도로 사고뭉치였는데, 이날 밤도 수인이 시현의 방에서 나간 틈을 타 방에 몰래 들어갔다가 사고를 치고 만다. 곧 수인은 리츄가 갑자기 낑낑거리다 이를 가는 소리를 듣고 다급히 시현의 방을 살폈다가 리츄가 시현의 이불을 물어 찢어발기는 상황에서 겁에 질린 시현이 몸을 웅크리고 떨고 있는 광경을 목도하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바로 시현을 달래주며 리츄를 켄넬에 집어넣는다. 하지만 또 사고가 터질 것 염려 때문에 할 수 없이 영숙에게 리츄를 맡아줄 수 없을 것 같다고 사정을 밝히고, 다음 날 영숙이 리츄를 호텔에 맡기기로 하고 다시 데려가면서 일은 일단락된다.
그렇게 리츄를 보낸 후 수인은 유치원에 출근하고, 이날 살짝 지각한 동료 선생 김주미를 맞이하지만, 늦을 거라고 생각했던 원장은 CCTV로 다 보고서 기다렸단 듯이 나타나 주미를 야단쳤고, 수인은 어쩔줄 몰라한다.
어쨌든 한바탕 일을 겪고 퇴근한 수인은 늘 그랬듯이 시현을 맞이하지만, 의외로 시현은 어제 일로 트라우마가 생겼을 법 했을텐데도 아침에 떠난 리츄에게 미련이 남은 듯한 눈치였고, 이때문에 수인은 다음날 아침 펫샵에 있는 강아지들을 바라보며 시현을 생각하다가 출근한다.
문제는 전날에 주미가 아이들을 돌보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학부모가 찾아와서 '선생이 어떻길래 애가 욕을 배워왔냐'며 따지던 상황이었고, 이때문에 주미가 유치원에서 해고되는 바람에 수인이 추가근무를 하게될 상황에 놓이게 된다. 수인은 집에 아이가 기다리고 있어 힘들 것 같다고 원장을 설득하려 했지만, 원장이 이를 고려하지도 않고 '교육한다는 젊은 사람이 정신 상태가 어떻게 되먹은 거냐'며 무시하는 듯한 혼잣말을 하자 한숨을 쉰다.
결국 할 수 없이 밤늦게까지 야근을 하게 된 수인은 일이 끝나자마자 급하게 집으로 돌아와 시현을 달래주지만, 이대로 시현을 혼자 둘 수는 없다는 생각에 급히 아침에 봐둔 펫샵으로 가서 강아지 한 마리를 사와 시현의 친구로 선물해준다. 다행히 리츄와 같이 지낸 덕에 시현은 강아지를 받아들이며 좋아했고, 수인도 안도한다.
허나 금방 새로운 선생을 구해주겠다던 원장은 며칠째 말이 없었는데, 이때문에 수인은 매일 늦게 일하기 힘들다며 조치를 취해달라고 원장에게 부탁하지만, 원장은 '요새 원생들이 자꾸 줄어서 여유가 안된다, 일전에 애때문에 월급이랑 수당도 당겨받았으면서 이제와서 조정해 달라고 하면 어쩌자는 거냐, 요즘은 또 초임교사도 여러가지 검증을 거친다고 해서 뽑기가 쉽지 않으니 좀더 참으라'며 둘러댈 뿐이었다.
이번에도 유치원에서 해야될 일이 산더미였던 탓에 수인은 이 날도 야근하고 퇴근하지만, 정작 집에 돌아왔을 때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건 시현과 강아지가 뛰노느라 난장판이 된 거실이었고, 수인은 피곤한 몸을 끌고 거실을 힘겹게 치운다.
하지만 집을 치우면서 자꾸 발에 밟히는 사료 부스러기와 빨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여전히 더러웠던 옷에 수인은 점차 짜증이 솟구치는데, 이때 실수로 강아지의 앞발을 밟고 만다. 당황한 수인은 바로 강아지의 앞발을 살피지만, 이때 자신도 모르게 강아지의 앞발을 꽉 쥐었다가 강아지가 아파하며 짖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곧 수인은 자신이 '강아지를 학대하면서 희열을 느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급히 사과하지만 이미 강아지는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상태였다.
다음 날도 수인은 지친 몸을 이끌고 출근하지만, 어제 밀린 집안일을 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 상태였기에 원생들이 노는 시간을 지켜보다 잠깐 졸고 마는데, 문제는 수인이 잠깐 졸은 그 순간에 한 아이가 놀던 중에 이마가 까질 정도로 다치는 사고가 벌어지고 만다. 덕분에 피해아동의 학부모가 찾아와 고소하겠다고 따져오는 걸 원장이 최대한 배상해주겠다고 달래 겨우 돌려보냈지만, 안그래도 유치원에 문제가 많다며 평판이 떨어질대로 떨어진데다 전날 동네에서 아이 실종사건까지 일어나 뒤숭숭한 상황이었던지라 원장은 '월급 선지급 해줬더니 아직도 집안일을 해결하지 못했냐'며 수인에게 잔뜩 갑질을 해댄다. 한바탕 화를 쏟아내고 수인을 보낸 원장은 '그쪽까지 해고하면 유치원도 문닫아야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남겨두는 거'라며 투덜거리고, 결국 스트레스가 잔뜩 쌓인 수인은 퇴근 후 늦은 밤이었음에도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편의점에서 맥주를 들이키며 화를 삭혀야 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왔을 때, 이번에도 집은 난장판이 되어있었고 시현은 울고 있었는데, 오늘만큼은 도저히 치울 기력도 없었던 수인은 이를 무시하고 자려고 했지만, 시현이 다리를 붙들고 보채자 올라오는 짜증을 참고 시현을 달랜다. 그런데 시현이 여태까지 얼굴에 과자 부스러기를 묻히고 있었던 걸 이제서야 발견한 수인은 부스러기를 닦아주다가, 곧 강아지가 너무 쥐죽은듯이 조용한 것에 이상함을 눈치채고 뒤늦게 강아지를 찾지만... 이미 강아지는 방 안에 축 늘어진 채로 쓰러져 있던 상태였다.
당황한 수인은 즉각 강아지를 데리고 동물병원을 찾아가지만, 시간이 너무 늦은 밤이었던 탓에 동물병원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고, 결국 강아지는 그대로 죽고만다. 왜 우리에게만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냐며 울먹이던 수인은 집에 돌아와 잠든 시현을 안고 '더 이상 혼자 외롭게 있게 하지 않겠다, 강아지는 다시 데려오면 된다'며 중얼거린다.
다음 날, 수인은 기윤이라는 아이를 제외하고 다른 아이들을 전부 하원시킨 상황에서 유치원을 청소하던 중, 먼저 퇴근하던 원장으로부터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러 오는 데 좀 늦을 예정이니,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원시키고 퇴근할 것을 부탁받는다. 하지만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아이의 어머니가 오질 않자, 집에 혼자 있는 시현이 신경쓰였던 수인은 계속 초조해하다가 기윤에게 선생님도 아이가 있어서 걱정되니 선생님 집에 같이 아가를 보러가자고 부탁한다. 기윤이 승낙한 덕에 수인은 기윤을 데리고 바로 집으로 향하지만, 집에 가던 중 뒤늦게 온 아이의 어머니를 맞닥뜨리게 된다.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를 어디로 데려가려고 한 거냐며 따져오자, 수인은 일이 있어서 잠깐 집으로 가려 했는데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서 데리고 나온 거라고 해명하지만, 아이의 어머니는 갈 때까지 기다리란 말을 못 들었냐며 왜 내 아이 핑계를 대냐고 수인을 몰아붙인다. 덕분에 울컥한 수인도 '우리 아이도 지금 집에 혼자 있는데, 왜 다들 자기네만 생각하는 거냐'고 일갈하지만, 되려 아이의 어머니는 수인을 향해 제정신이 아니라고 모욕하면서 '이상한 애 딸린 미혼모가 선생이라길래 안 그래도 수상했는데, 이번 기회에 선생이고 원장이고 다 고발해 버리겠다'고 투덜거리며 아이를 차에 태운다. 하지만 순간 수인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아이의 어머니를 넘어뜨리고서 목을 졸라 버리는데, 이때 차 안에서 상황을 본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자, 정신을 차리고 차 문을 열어 아이에게 상황을 해명하려 했지만, 아이의 어머니가 발목을 잡아 막고서 노려보자, 그대로 뿌리치고서 도망치고 만다.
그런데 며칠 뒤, 수인이 근무했던 유치원에 경찰들이 찾아와 수인의 행방에 대해 물어오는데, 원장은 일전 수인이 학부모와 몸싸움을 벌였던 일로 신고가 들어온 것이라 생각해 '수인은 그 일 이후로 잠적한 지 며칠 되었다'고 밝히면서 학부모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은 저희 쪽에서 합의를 보려고 하니 선처를 베풀어달라고 호소하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경찰은 이수인이 유아 유괴 및 납치 용의자로 용의 선상에 올랐다며 조사하러 온 거라고 밝힌다. 뜻밖의 사실에 당황한 원장은 자기도 수인의 집 주소와 전화번호는 모른다고 밝히지만, 곧 수인이 쓰던 사무실 책상에 수인의 친구 영숙의 전화번호가 있던 걸 떠올리고서 참고하게 해주고, 이로 인해 그 날 저녁 영숙도 수인에 대해 조사하러 온 경찰들과 마주하게 되어 사실을 듣고 당황한다.
하지만 '이수인이 아이와 잠적한 상황'이라며 짐작가는 위치가 있냐는 경찰의 질문에 영숙은 의아해하며 뜻밖의 사실을 밝히는데, 수인의 아이는 오래 전에 죽었다는 것이었다.
허나 경찰들은 그 당시 죽었다는 수인의 아이에 대해서는 사망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의아해 하는데, 이때 수인의 집에 가있던 다른 경찰들이 수인의 집 베란다의 박스에서 실종되었던 아기의 사체가 발견되었다고 무전을 쳐오면서 영숙과 경찰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경찰들은 곧바로 수인의 신분을 유아 납치 및 살해 용의자로 선고하고서 현장에 있는 경찰들에게 추적을 명하고,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영숙에게 수인의 죽은 아이에 대해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해줄 것을 요구하여 이윽고 영숙이 진실을 이야기하는데...
지금까지 수인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여겨왔던 시현이는 사실 강아지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인은 과거 혼자 아기(이하 "아기 시현"으로 칭함)를 낳은 미혼모였지만, 육아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데다가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극심한 산후 우울증을 앓게 된다. 이 때문에 수인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아기와 당시 키우던 강아지를 방치하고 나가는 일이 잦았는데, 어느 날 수인이 집을 비운 사이 아기와 강아지가 뭔가를 잘못 먹고 죽는 사고가 벌어지고 만다. 이 사고로 절망한 수인은 주변인들과의 연락도 끊고 오랫동안 방황하며 두문불출했으나, 최근에서야 영숙과 연락이 닿아 다시 교류하게 되었을 때 강아지(이하 "강아지 시현"으로 칭함) 한 마리를 입양해 키우면서 그럭저럭 우울증을 이겨내고 회복한 상태였는데, 이때 수인은 강아지를 죽은 아기의 이름인 시현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영숙은 수인에게서 께름칙한 느낌을 받았으나 아들을 못 잊어서 그렇게나마 위안을 얻으려는 걸로 생각하고 넘어갔지만, 실상은 수인은 아이를 잃은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병에 걸려 강아지를 진짜 아이처럼 생각하게 된 것이었고, 반대로 진짜 아기를 강아지로 겹쳐보고서 강아지 시현의 친구로 삼아줄 생각으로 납치해온 것이었다.[66]
한편 수인은 사고를 저지른 후, 강아지 시현을 데리고 야반도주해 도시에서 외진 곳에 있는 여관으로 피신한 상황이었는데, 이마저도 강아지가 자꾸 방에서 문을 긁어서 종일 시끄러웠다는 여관 주인의 불평과 때마침 자신이 살해 용의자가 되었다는 뉴스가 TV에 보도된 걸 보게 되면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황급히 나와야 했다. 곧 수인은 폐교된 어느 산골의 초등학교로 피신하지만, 시현이는 밖으로 나가고 싶어했기에 문을 긁어댔는데 수인은 엄마랑 같이 있자고 시현이를 달래보려 했지만, 되려 시현은 수인의 손을 물고 으르렁거린다. 손에 난 상처를 보고 수인은 그제서야 착각 속에서 벗어나 '결국 외로웠던 건 나 자신이었는데, 내 욕심 때문에 너희를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고, 시현의 목에 있던 개줄을 풀어주고서 문을 열어준다. 이윽고 시현이 밖으로 나가자 수인은 시현을 매어뒀던 목줄을 든채 시현이 나간 쪽만 바라보며 서럽게 울음을 터뜨린다.
다음 날 아침, 수인은 현장에서 의식불명인 채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는데, 현장을 발견하고 신고한 목격자 여성의 증언에 의하면 강아지 한 마리가 자꾸 잡아 끌어서 따라가 봤더니 수인이 시현이의 개줄로 자신의 목을 매 자살시도를 했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즉, 밖으로 뛰쳐 나갔던 시현이 죽으려 했던 수인을 구한 것이다.
그로부터 몇 달이 흐른 어느 가을, 한 남자아이가 길을 걷다 유기견으로 떠돌던 시현이와 마주친다. 아이는 시현이를 반가워하지만 시현은 아이를 피해 숲속으로 달려가고, 이윽고 낡은 아기 옷과 개줄이 놓인 어느 작은 무덤에 누워 주인을 회상하며 잠드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참고로 수인의 아이가 아기 때 강아지와 함께 죽었다는 점을 들어 어린 나이에 죽은 수인의 아들 시현과 함께 죽은 강아지의 영혼이 합쳐져 태어난 귀신이 웨어울프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아기 때 죽었으니 말을 당연히 못하고 강아지와 함께 방치되었다는 말이 있으니 귀신이 된 후 동물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
이번 이야기에 대해 좀비는 인간들은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닥뜨리면 그렇게 미쳐버리는 거냐며 조소했고, 서큐버스는 아무리 수인 본인에게 참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 왔더라도 표현하는 방식은 크게 잘못되었다며 울먹였으며, 미라도 정말 참혹한 이야기라고 한탄했다. 이에 저승사자는 해소되지 못한 욕망이 감추고 억누를수록 커져서 자기합리화라는 추악한 죄악으로 변질된 거라고 핵심을 짚었고, Dr. 블러드도 자기 죄에 대한 후회가 커지면서 감정조절도 못하고 과오를 씻기위해 더 큰 과오를 저지른 거라고 요약했으며, 부기맨은 결국 어찌되었든 아이들에게 저지른 잘못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고 수인의 범죄에 대해 확실히 비판했다. 다만 이야기에 경악했던 피에로는 한편으로는 그 고난을 곁에서 덜어주고 손을 내밀어줄 사람만 있었어도 그렇게 나락으로 떨어질 일은 없었을 거라며 수인에 대한 동정의 목소리도 내비쳤다. 하지만 결국 미혼모라는 이유로 주변에서 차별과 모욕의 시선을 받은 수인은 울분을 참다가 끝내 그 분노를 폭발시킴으로써 파멸에 이르게 되었으니 분노(Wrath)의 죄에 해당하게 되었다.
이후 후일담에 의하면 사망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던 수인의 아들 시현의 시체가 강아지 시현이가 지내던 산에 묻혀있었던 증거가 발견되면서, 의식을 되찾고 재판에 오른 수인은 빼도박도 못하게 유아 납치 및 살인죄가 적용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한편 여전히 길거리를 떠돌던 시현이는 일전 마주쳤던 남자아이가 계속해서 먹이를 챙겨주다가 같이 살자며 입양해갔으니, 귀전구담에서 몇 안 되는 해피엔딩을 맞이한 케이스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시즌1의 이곳의 이야기와 상당히 유사한데, 이야기의 서술자가 어린아이라는 것과 서술 이전 시점에 벌써 고인이라는 것, 작중 등장하는 가해자와 함께 살던 주요 인물이[67] 가해자의 죄가 드러남으로써 구속에서 풀려나 자유를 얻었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뽑힌다. 또한 주인공이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병을 얻어 아이를 죽이는 범죄를 저질렀고 죄값을 치렀다는 점은 그 여자의 이야기와 유사점을 보인다.
여담으로 수인은 자살시도까지 했음에도 구해짐으로 인해 귀전구담의 전통적 클리셰인 미인박명을 부순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66] 떡밥이라면 수인이 밤늦게 병원을 찾아갔을 때 동물병원 건물 2층에 있던 건 산부인과였다.[67] 이곳의 이야기의 영신은 뮌하우젠 증후군에 걸려 소금죽을 먹여서 고아원 아이들을 죽여온 김 신부가 체포되어 자살함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었고, 훗날 좋은 가정에 입양되어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강아지 시현이는 상술했듯 아이를 잃고 미쳐버린 수인과 살다가 수인이 유아 납치 및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되어 체포되면서 도망쳐 길거리를 떠돌던 중 착한 아이에게 입양되어 새 가족을 얻었다.
3.7. Ep7. 그곳에서 있었던 이야기
1989년, 주인공 의사가 한 주점에서 지인인 점장과 술을 마시는 걸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덜렁이였던 의사는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술을 마시다가 그만 실수로 잔을 떨어뜨리면서 이를 치우려다 도리어 손가락을 다치고 점장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한다. 다음날 시골로 출장진료를 앞두고 있었던 의사에게 점장은 오랜만에 마시는 것 치고는 너무 많이 마시는 것 아니냐며 걱정을 내비치지만, 의사는 출장가기 전 위로라도 삼고 싶다며 넘기고 점장과 마지막 잔을 나눈다.하지만 다음날, 결국 의사는 늦잠을 자버리고 다급하게 출장 채비를 하지만, 숙취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두통약을 챙기려다 다른 약통을 떨어뜨려 약을 전부 엎었음에도 수습도 제대로 못하고 대충 가져가는 등, 시작부터 잘 풀리지 않는다. 설상가상 버스 시간도 착각하는 바람에 타야 했던 버스는 이미 떠난 상황이었던지라 의사는 골머리를 앓지만, 운좋게 조금 빙 돌아가긴 해도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가까운 시간대의 버스를 잡게 되었고, 의사는 전화로 교수에게 양해를 구했다가 잔뜩 깨지고 나서야 버스를 타고 목적지인 무산으로 향한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는 곧 안개가 자욱이 낀 산길을 타게 되는데, 산길인 만큼 길이 험해지면서 차내까지 진동이 전해지자, 맨 뒷자리에 앉았던 의사는 어지러움을 느끼고 두통약을 먹으려 한다. 하지만 주머니에서 꺼낸 약은 아침에 수습하지 못한 약이었던지라 대충 쑤셔넣고 두통약을 꺼내는데, 이번에는 물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앞자리에 앉아있던 한 여성이 물을 갖고 있는 걸 보고 물 한 모금만 마시게 해달라고 어렵게 양해를 구하지만, 실수로 물을 여성에게 흘리는 민폐까지 끼치고 만다.
하지만 이때 버스가 점점 더 험한 길로 들어서면서 승객들은 운전기사에게 불만을 내뱉는데, 기사는 안개 때문에 길을 제대로 못 찾고 쩔쩔매다 갑자기 날아든 새 한마리가 유리창을 박는 바람에 당황해서 핸들을 돌리다 그만 비탈길에서 미끄러져 나무에 버스를 박는 사고를 내고 말았다.
다행히 곧 정신을 차린 의사는 상황을 파악하고 주변을 살펴보다가, 자신의 앞자리에 앉은 여성이 사고로 팔을 다친 것을 확인하고 부상을 치료해준 후, 다른 사람들이 다치긴 했어도 목숨은 무사함을 확인한다. 일단 의사는 밖에 있을 사람들을 부를 생각으로 기사를 깨우지만 이미 기사는 사고의 여파로 사망한 상태였고, 이에 의사는 일단 비상버튼으로 버스 문을 열고서 안개 너머 보이는 빛을 향해 가보려고 했지만 하필 발을 디딘 곳 바로 앞은 가파른 절벽이었다.
할 수 없이 의사는 같이 탄 버스의 승객들을 수습해서 버스를 빠져나온 후, 부상자들의 응급처치를 시작한다. 당시 버스에 탄 사람은 의사에게 물을 나눠줬던 젊은 여성 외에도 중년 남성 1명, 노부부, 청년 1명, 여학생 1명이 더 있었는데, 이중 지병이 있던 노부인이 폐쇄골절에 자상으로 인한 출혈로 중상을 입은 상태였던지라 의사는 곁에서 아내를 걱정하던 노신사를 안심시켜 준다.
이때 중년 남성이 의사에게 사방이 절벽인데 진짜 빛을 본거냐며 묻는데, 곁에서 청년이 절벽은 너무 미끄러워서 올라갈 수도 없을 뿐더러 다리도 다 끊겨있다는 상황을 전하자 중년 남성은 짜증을 내면서 사람 살려달라고 고함을 지르지만 별 소용은 없었다. 의사는 이곳이 어딘지 짐작가는 사람이 있냐고 묻지만, 여학생은 아무래도 날씨 때문에 길을 잘못 든 것 같다며 추측한다. 그와중에도 중년 남성은 버스 클락션을 마구 울려 자신들의 위치를 알리려 했고, 다른 사람들은 시끄러운 소리에 얼굴을 찡그린다.
설상가상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면서 부상자들, 특히 노부인의 상태가 악화될 것을 우려한 의사는 일단 들것을 급조해서 비를 피하자며 도움을 요청했고, 그렇게 노부인을 들것에 싣고 이동하려던 일행은 마침 여학생이 한 폐저택[68]을 발견하면서 다행히 비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청년이 다른 차가 지나갈 수 있으니 밖에서 누군가가 보고 알려줘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하고, 의사도 동의하며 몇 명이 버스에서 비를 피하며 차를 기다리기로 한다. 하지만 버스에 죽은 기사의 시체가 남아있던 것 때문에 여학생은 가길 꺼려 했는데, 이에 의사와 중년 남성이 먼저 가서 밖을 살피기로 한다. 이때 노신사가 아내의 병 때문에 멀리 병원에 가려 했다며 자신도 뭔가 도울 게 없겠냐고 묻지만, 청년이 일단은 여기 있다가 먼저 간 두 사람과 같이 교대하자며 만류한다.
어쨌든 버스에 간 의사와 중년 남성은 일단 죽은 기사를 의자에 눕혀놓고 면포를 덮어준다.[69][스포일러2] 하지만 이때 중년 남성은 헤드라이트를 깜빡이게 켜놓는 게 더 낫지 않겠냐면서 버튼을 마구 누르기 시작했는데, 의사는 막 건드리지 말고 같이 보자고 말리려고 했지만, 안 그래도 사고로 망가져 있던 버스가 비로 인해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불빛으로 구조신호를 보내자는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면서, 둘은 다시 성 안으로 돌아와야 했다.
사실 의사도 사고로 인해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피가 스며나오고 있던 상태였지만, 그런 상태에서도 의사는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달래주고 다친 상태에서 지병이 악화되어 힘들어하던 노부인에게도 두통약으로 진통 조치를 해주며 안심시킨다. 이를 지켜보던 중년 남성은 구조되는 대로 사례를 해줘야겠다며 호탕하게 웃고, 멋쩍어하는 의사를 바라보던 여성도 의사가 피를 흘리던 걸 보고서 손수건을 빌려주며 피를 닦게 해주는 등, 절망적인 상황을 그나마 훈훈한 분위기로 조금이나마 잊어보며 이날 하루를 마무리 한다.
다음 날(조난 2일 째), 일행은 아침 일찍 저택 밖을 살펴보며 주변을 정찰하지만, 여전히 주변에 안개는 자욱한데다 애초에 이 곳 자체도 제대로 된 길이 나있지 않았던 상황. 중년 남성은 아무리 안개가 꼈다 해도 어떻게 운전을 이런 곳까지 할 수 있냐며 어이없어하는데, 이때 여학생이 입구부터 잘못 들어온 것 같다며 자신이 아는 정보를 꺼낸다. 엄마 집에 자주 드나들어 이 산의 지리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던 여학생의 정보에 의하면 버스가 다니는 산길 외에도 옆으로 빠지는 험한 길 하나가 있었는데, 버스가 그 험난한 길로 잘못 드는 바람에 이 사단까지 오게 된 거라는 것.
즉 다시 말해 이 곳은 원래부터 차가 다닐수 없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었기에 중년 남성은 그럼 구조대가 어떻게 알고 오냐며 울컥하는데, 그래도 어제 도착했어야 할 버스가 안 왔으니 그걸 조사해서 주변부터 찾으러 오지 않겠냐는 청년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이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기다리기만 해야되냐며 진정하라는 청년의 만류도 무시하며 계속 역정을 낸다. 그리고 구조대가 알아서 찾아올 것 같냐며 우리는 당장 밥도 해결 못하는 상황인데 차라리 불이라도 질러서 알려야 한다고 무리수를 던지지만, 보다못한 여자가 불을 냈다가 아무도 못 보고 다 타버리면 결국 다 소용없고 우리만 개죽음이라고 일갈하면서 일축시킨다. 한편 의사는 이 때 여자의 목에 화상 흉터가 나있던 걸 발견한다.
이런 상황에서 노신사가 아내의 약과 같이 먹을 물을 찾으면서 일행은 일단 버스로 가서 짐을 찾아와 식량과 식수를 긁어모으고, 일행 전원이 사고로 인해 출혈과 상처가 있는 상태라 감염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굶지 않는 것이 중요했기에 우선은 조금씩 나눠먹자는 계획을 세우고 끼니를 해결한다. 하지만 여전히 앓고 있던 노부인에게는 진통제로 통증을 없애주고 괜찮아질 거라며 달래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었고, 여태까지 상황을 타개할 방도를 주도해서 찾아온 의사를 일행이 전부 의지하고 있었기에 의사는 뜻하지 않게 떠안게 된 막중한 책임감에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겨우 마음을 다잡는다.
하지만 다음 날(조난 3일 째), 일행이 잠든 틈을 타 쥐들이 식량을 전부 털어먹고 식수마저 엎어버리는 상황이 닥치고 만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여전히 경적을 울려 신호를 보내려다가 결국 경적까지 망가지면서 별 소득을 얻지 못하고 돌아온 중년 남자는 상황 참 잘 돌아간다고 울분을 토하며 술을 따려고 했지만... 문제는 그 술이 일행에게 남은 유일한 식량이자 동시에 소독제가 다 떨어진 지금 상황에서 감염된 상처를 소독할 수 있는 대용품이라는 것이었다.[71]
이 때문에 술도 함부로 쓸 수 없게 되면서 일행은 저택 주변을 수색하며 식량으로 쓸만한 것들을 찾아보지만 마땅한 건 없었고, 그나마 뭔가가 있을 법한 다른 곳은 절벽 건너편 밖에 없던 상황. 하지만 상당히 넓은 거리의 절벽을 어떻게 건너냐며 여학생이 낙담하는데, 이에 청년이 나무 파편들을 모아 절벽을 건널 다리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게 되겠냐며, 먹을 것도 없는 상황에서 괜히 힘만 빼는 거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지만, 청년은 이대로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안 도와줄거면 말라는 식으로 고집을 부리다 다른 일행과 말다툼을 벌이게 되고, 의사는 이 답답한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청년의 의견대로 일단 다리를 만들어보기로 결론이 나면서 일행은 쓸만한 나무 판자들과 낡은 쇠못들을 구해오고, 청년이 돌로 못을 박아 다리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여학생은 이런 걸로는 안 될 것같다며 걱정을 내비쳤지만, 청년은 들은 체도 않고 오히려 여학생에게 몸무게가 얼마나 되냐고 묻는데, 여차하면 자신을 다리의 강도 테스트용으로 먼저 쓰려고 한 것을 짐작하고 흠칫한 여학생은 절대 다리를 안 건널 거라며 황급히 자리를 떠버린다.
한편 자재를 모아오던 여자는 꽤 지쳤음에도 열심히 다리를 만들던 청년을 위해서 더 큰 자재를 가져오려 했으나, 들고 온 자재를 내려놓다가 그만 못에 손을 찔리고 만다. 안 그래도 지쳐있던 여자를 신경쓰고 있었던 의사는 여자의 상처가 핏방울이 크게 떨어질 정도로 큰 걸 보고서 위험을 감지하고, 바로 술을 부어서 여자의 응급처치를 해준다. 중년 남자는 유일한 소독제라던 술을 막 쓰는 상황을 상당히 고깝게 봤으나, 의사가 다들 습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 위험이 큰 이 상처를 그냥 두면 다 옮을 위험이 크다며 일갈하자 입을 다문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서 이상할 정도로 오한을 느끼던 여자의 상태가 심각함을 느낀 의사는 일단 치료했던 팔의 붕대를 풀어 상태를 보는데, 절망적이게도 여자는 버스 사고 때 화상을 입은 상태에서 그 위에 자상을 입는 바람에 이미 감염이 상당히 진행된 심각한 상태였다.
이때문에 이 날 밤은 있는 식수를 끌어모아 서로 1인분씩 아껴 마시기로 하지만, 의사는 자신 몫의 물도 모아서 여자의 간호에 집중한다. 허나 이 날 종일 무리했던 의사도 결국 피곤함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지만, 여학생의 걱정에도 애써 웃어보이다가 중년 남자가 '선생마저 쓰러지면 우리가 큰일나니 잠깐 눈좀 붙이고 쉬엄쉬엄 하라'고 만류하면서 의사는 잠시 선잠에 드는데... 다음 날 새벽까지 자는 바람에 뒤늦게 일어났을 때, 여자는 이미 숨을 거둔 상황이었다.
패닉에 빠진 의사는 여자를 깨워보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은 상황. 이와중에 여자에 대해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잤다가 일어난 일행이 뒤늦게 여자의 죽음을 확인하고 술렁이면서, 의사는 왜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은 거냐며 마음 속으로 원망을 삼켜야 했고, 이후 기사의 시체를 수습해놓은 버스 안에 여자의 시체를 두는 것으로 쓸쓸한 장례를 치러주며 같이 시체를 옮겨준 청년이 먼저 자리를 뜰 때까지도 남아 참담해한다. 그런데 이때 의사는 죽은 여자의 머리카락이 흘러내린 구석에서 뭔가 하얀 물체를 발견하는데, 그것은 의사가 조난 날 아침에 두통약을 챙기던 중에 흘렸으나 정신이 없어 함께 욱여넣었던 걸 사고의 여파로 흘렸던 항생제였다!
저택으로 돌아온 의사는 여자가 왜 갑자기 죽은 거냐고 중년남자가 물어오자, 상처의 세균감염으로 죽은 것 같다고 대충 경위를 설명한다. 이때문에 남은 일행도 세균감염이 확실시된 상황이라 일행은 감염 위험에 서로 안절부절 하는데, 안 그래도 일행이 여자의 상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죽게 방치해둔 것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던 의사는 왜 아무도 도와줄 생각은 않고 나 혼자만 이렇게 고생해야 하느냐며 억하심정을 느끼지만, 속으로 억누르고 표정관리를 하고서 버스에서 항생제를 찾았다는 사실을 밝힌다. 이 희소식에 일행은 반색하면서 빨리 항생제를 달라고 보채지만, 의사는 안 된다고 강하게 거절하며 항생제가 4알 밖에 없다는 것을 밝힌다.
그 말인 즉슨 두 사람은 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일행은 말을 꺼내지 못하고 의사의 눈치만 보고, 의사는 이대로 자신이 살릴 사람을 정해야 하는 거냐, 아니면 죽을 사람을 정해야 하는 거냐며 고뇌한다.
하지만 이때 노신사가 탈출하면 사례는 충분히 해줄테니 당장 상태가 급한 아내를 위해 한 알 달라고 부탁하는데, 이에 중년 남성이 여기에 안 급한 사람 어딨냐고 화를 내면서 차라리 곧 죽을 사람말고 차라리 가망성 있는 사람에게 주는 게 마땅하지 않겠냐고 막말을 했다가, 노신사에게 멱살을 잡히며 다툼이 벌어지고 만다. 청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싸움은 점점 커지면서 이에 보다못한 여학생이 그냥 자기가 안 먹겠다며 나서는 지경까지 가고, 이런 개판인 상황에 완전히 질려버린 의사가 그만하라고 일갈하고서야 소란은 멈추지만, 항생제를 안 먹으면 며칠 걸릴지 장담도 못하고 다들 상처가 괴사하고 있는 건 잘 알테니, 항생제를 누구한테 배분할 지는 자신이 정하겠다며 강경하게 선언한다.
하지만 중년 남자는 비도 안 와서 더이상 마실 물도 없으니 빨리 결정하라고 보채고, 청년도 다리만 다 만들면 다 같이 나갈 수 있다는 말로 자신에게 줄 것을 간접적으로 청한다. 하지만 의사가 묵묵부답의 태도만 보이자 중년 남자는 '뭐라도 말좀 하라, 의사면서 그렇게 손놓고만 있을 거냐고' 화를 내며 재차 보채고, 노신사도 여학생이 안 먹는다고 했으니 아내를 위해 하나라도 달라고 다시 요청했지만, 자신들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태도에 결국 완전히 질려버린 의사는 술병을 벽에 던져 깨뜨리고서, '나도 당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다. 누구 덕분에 당신들이 살아있는 건지 잘 생각하라'며 쏘아붙이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린다.
그래도 의사는 감정을 추스른 후, 살아서 여길 나가는게 중요하다며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저택으로 되돌아가지만... 그 사이 끝내 노부인이 숨을 거둔 상황이었고, 의사는 아내의 죽음에 분노한 노신사에게 등을 찔리고 만다.[72] 그리고 의사가 쓰러지자마자 중년 남자가 의사의 코트를 뒤져 항생제병을 찾아내고 항생제를 꺼내려 하지만, 청년과 노신사가 다가오자 짜증을 내며 고성 밖으로 달아난다.
항생제를 빼앗은 중년 남자는 곧 미완성된 다리가 있는 절벽까지 다다르고, 곧 청년과 노신사가 쫓아오자 일단 둘을 달래면서 여기서 하나씩 먹자고 진정시키고 항생제를 나눠주려 한다. 그러나 이때 아직 살아있었던 의사가 항생제를 내놓으라며 각목을 들고 다가오고 있었고, 청년은 다리만 완성되면 나갈 수 있을 거라며 의사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분노에 눈이 돌아간 의사는 각목으로 청년을 일격에 쳐 쓰러뜨리고 만다. 하지만 곧 자신이 한순간의 분노로 살인을 저지른 건가 한 생각에 흠칫한 의사는 쓰러진 청년을 바라보지만, 다행히 청년의 숨이 붙어있는 걸 확인하고 의사는 다시 중년 남자와 노교수에게로 향하는데.... 이때 안개에 가리워진 절벽 건너편에서 차 한대가 멈춰섰고,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건너편에서 불빛을 보자마자 중년 남자는 소리를 지르며 자신들의 위치를 알리고, 다행히 건너편의 상대가 이에 반응해 손전등으로 일행이 있는 쪽을 비쳐오자, 중년 남자와 노신사는 상황을 알리며 구해달라고 외친다. 하지만 안개 때문에 상대 역시 시야를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상대는 '견인용 로프가 딱 하나 있는데, 우리 쪽에 고정해놨고 줄을 던져줄테니까 최대한 가까이 와서 받아보라'며 로프를 던져 미완성된 다리에 걸어준다.
이를 확인한 중년 남자는 즉각 줄을 잡으려고 했지만 의사는 들고 있던 각목을 중년 남자의 목에 겨누고서 비키라고 명령하는데, 당황한 중년 남자는 '아까는 워낙 상황이 급박해서 막나갔던 것 뿐인데, 사람이란 게 그럴 수도 있지 않겠냐'며 의사를 달래려 했지만, 의사는
...사람? 여태껏 당신이 사람답게 행동한 게 뭐가 있는데?
민폐만 끼치고 도움도 안된 주제에...! 나 아니었으면 진작에 죽었을 인간들이...!!
라는 말로 기껏 살려줬더니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던 일행을 매섭게 비난하고, 이에 패닉에 빠진 중년 남자와 노신사, 쓰러진 청년과 이 상황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던 여학생을 뒤로한 채[73] 다리로 향하면서 절벽 밑으로 각목을 던져버린다.민폐만 끼치고 도움도 안된 주제에...! 나 아니었으면 진작에 죽었을 인간들이...!!
이윽고 다리 끝까지 도달해 줄을 집어든 의사였으나 그 순간 다리가 무너져 버리는데, 그 찰나의 순간에 줄을 잡은 의사는 겨우 건너편 절벽에 몸을 붙이고 위를 향해 차근차근 올라간다. 하지만 고지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조난 기간 동안 쇠약해진 몸 상태로 인해 결국 줄을 놓치고 마는데, 천만다행으로 떨어지기 직전 상대가 잡아 평지로 올려준 덕에 의사는 건너편으로 무사히 건너는데 성공한다.
허나 의사는 자세한 상황을 물어오는 상대의 질문을 무시하고 빨리 출발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상대의 부축을 받아 차에 몸을 싣는다. 그럼에도 상대는 남은 일행은 이대로 두고가야 하는 거냐며 걱정을 내비쳤지만, 의사는 건너는 과정에서 임시로 만든 다리가 무너진 탓에 당장은 구조가 불가능해서 사람을 더 불러와야 한다고 일축시키고, 일행을 내버려둔 채 그대로 차를 타고 떠난다.
이윽고 의사는 최대한 가까운 마을로 가달라고 요청하려다 곧 자신이 사람을 다치게 한 것이 알려지면 의사로써 자신의 입지와 명성이 망할 것 같아 주저하지만, '그래도 여태까지 살려줬는데 고마워해야 했다, 어차피 약도 가져갔으니 어떻게든 알아서 살아남을테니 신경끄자, 오히려 피해를 입은 건 나다 '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며 애써 생각을 정리한다. 그런데 정작 상대의 일행이었던 운전수는 '이 차는 마을로 가지 않는다'는 뜻밖의 사실을 전하는데, 이때 차 바퀴가 돌부리에 걸리면서 덜컹인 탓에 맨 뒷좌석에 둔 상자에서 뭔가가 튕겨져 나오고, 앞에 앉아있던 의사는 곧 뒷좌석의 상자에서 튕겨져 나온 것이 얼음 조각이었던 걸 발견했다가 곧 열려있던 상자에서 사람의 장기가 들어있던 걸 보고 경악하는데...!
사실 의사를 구해준 사람들의 진상은 장기매매범들이었다.
정체가 탄로나자 장기매매범은 곧바로 의사를 기절시키고, 몇 명 더 건질 수 있었는데 아쉽지 않냐며 다시 돌아가는게 좋지 않겠냐는 운전수의 말을 싱싱한 재고 하나 건진 걸로 만족하자며 이제 여기도 아는 사람이 많아져서 더 작업하기 힘들다는 말로 일축한다. 이에 운전수도 어차피 그 쪽에서 우릴 제대로 보질 못했으니 뒤처리할 필요는 없겠다고 쾌재를 부르며 다른 동네로 향하고, 의식이 희미해져가던 의사는 장기매매범으로부터 자신이 떠나기 직전 일행에게 품고있었던 "어차피 한 번 살려줬으니 원망말라"는 말을 그대로 돌려받으며 기절하고 만다.
이후 아침이 되어 마침내 안개가 걷히고, 절벽에 홀로 남은 여학생을 구조대가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뱀파이어 의사 Dr. 블러드가 의사와 흡사한 외모인데다, 귀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담사 겸 의사로 활동하고 있고, 평소 허당에 실수가 잦고 덜렁거리는 모습을 보여준 점을 들어 Dr. 블러드의 전생이 의사라는 추측이 있다. 전생에 장기매매로 사망했기 때문에 피를 갈구하는 뱀파이어가 되었다는 것.[74] 또한 의사로써 사명의식을 갖고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각자의 보신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기심에 질리면서 보상심리와 우월감으로 사람들을 버리고 홀로 탈출했다가 도리어 잘못된 선택으로 죽음에 이르게 되면서 교만(Pride)의 죄를 지은 것이 되었다.
한편 에피소드 마지막에 구조된 사람은 여학생이 유일했는데, 정황상 의사에게서 강탈한 항생제가 사실은 출혈이 있는 상태에서 먹으면 위험한 약이거나 다른 약이었기에 약을 먹은 남자들이 전부 죽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다수다. 다만, 이외로 후일담이 나오지 않아 자세한 것은 불명이다.
이후 Outro에서 이야기의 배경인 폐저택은 귀신들의 모임 장소이자 Dr. 블러드의 거처로 드러나며, 당시 청년의 제안으로 만들다가 미완성된 것도 모자라 망가진 다리는 현 시점에서는 완공되어 있다. 모든 귀신들을 성불시킨 후, 일하러 가는 저승사자에게 Dr. 블러드는 사람 조심해라는 조언을 하며 배웅하는 것으로 귀전구담은 막을 내린다.
여담으로, 의사와 함께 조난된 사람들[75]을 이기적이라며 비판하는 독자들도 있었지만 저런 목숨이 위험한 극한상황에 처하면 저렇게 눈이 돌아가는게 당연하다며 옹호하는 독자들의 반응도 있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 의사는 역대급으로 운이 없는 주인공이라는 평가가 많다.[76]
[68] 이번 시즌에 등장한 서양 귀신들이 모인 장소이기도 하다.[69] 의사는 조치를 취했긴 했어도 죽은 사람이 곁에 있는데 괜찮냐며 중년 남성을 걱정하지만, 중년 남성은 사람 죽은 거 처음 보는 건 아니다라며 넘긴다.[스포일러2] 이후 전개를 보면 의외로 가짜 떡밥이었다. 일부에서는, 중년 남자의 직업이 사람 시체를 자주 접하는 형사 등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다.[71] 이 말에 중년 남자도 눈치를 봐서 술병을 얌전히 닫기는 했다.[72] 깨진 술병의 주둥이 부분을 흉기로 쓴 것.[73] 그나마 의사도 여학생을 보고 흠칫하며 걱정하는 기색을 보이기는 했지만 애써 고개를 돌려버렸고, 여학생도 미안함에 고개를 숙였다.[74] 특별편이나 Outro에서 다뤄진 개그성 연출이긴 했지만, 조명을 잔뜩 수집해놓는 Dr. 블러드의 취미와 쥐를 매우 싫어하는 모습 역시 전생의 트라우마가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75] 물론 유일한 생존자인 여학생은 제외[76] 물론, 다른 에피소드의 피해자들도 운 없는 인물들이지만 이 에피소드의 의사는 아침에 늦잠만 안잤어도 사고에 휘말릴 일은 없었던데다 괜히 약을 챙긴데다 그것을 일행에게 알려 갈등만 커졌고 심지어 이 약마저 잘못 가져온 것이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의사로서의 의무와 명예도 저버리고 잡은 최후의 구명줄로 장기매매업자들에게 살해당하는 역대급 비운의 인물이 되었다. 특히 작중에서 귀신으로서의 모습이 매우 유쾌해서 이런 비참한 최후를 맞았을거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