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벨

글로리아 벨은 LA에 사는 이혼한지 12년 째가 되는 이혼녀이다. 겉으로 보아서는 부족할 것이 없는 삶이다. 보험회사에서 일하며, 아파트가 있고, 두 명의 자녀는 장성하여 독립하였으며, 가끔 엄마와 이혼한 남편을 포함한 가족들과 만남을 가진다. 춤을 좋아하는 그녀는 가끔 밤에 클럽에 나가 춤을 추기도 한다.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떨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전화를 남기기도 하고. 그렇지만 왠지 그녀의 삶은 어딘가 맥이 풀린다. 그런대로 살아갈만한 일상 속인데, 그 순간 잠깐의 온기만 나누는 관계들만 존재할 뿐, 그녀는 혼자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자주 가는 클럽에서 한 남자, 아놀드를 만난다. 아놀드는 이혼한지 1년 째가 되는 이혼남. 취기와 적당한 호감에 따른 하룻밤을 보내는가 하였더니, 아놀드는 진지하게 글로리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 그런 그의 진심에서 다시 사랑의 가능성을 본 글로리아는 그와 가까워지며 연인사이가 된다. 그러나 아놀드에게는 여전히 경제적, 정신적으로 의존하는 그의 두 딸과 전 아내가 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아놀드에게 전화하고, 아프다는 핑계로, 돈이 없다는 핑계로 아놀드의 관심을 요구한다. 글로리아는 아놀드와 사랑에 빠졌다. 아놀드 역시 진지한 남성이며, 그들은 사랑하는 사이에만 공유할 수 있는 눈빛, 감동의 시간, 유대들을 공유한다. 글로리아는 그럴 때 마다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곧 이런 사랑의 순간은 아놀드에게 걸려온 전화로 산통이 깨지곤 한다.

글로리아는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글로리아는 아놀드를 보며, 서로의 삶 깊숙히 동반자가 되는 그런 삶을 다시 꿈꾼다. 그의 가족이 되고싶어하며, 그를 자신의 가족에게 소개한다. 그러나 그를 자신의 가족에게 소개하는 아들의 생일파티에서 갑자기 아놀드는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글로리아의 가족들 만나는 내내 불편해 했던 아놀드다. 자신의 가족과는 너무나 달리 독립적인 자녀들, 이혼한 전남편 등이 있는 환경에서 내내 편치 못했다. 그러다가 글로리아와 전남편이 예전 사진과 과거 이야기를 하며, 사랑했던 때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극도로 불편해하고, 곧 딸이 전화를 걸자 떠나버린다. 글로리아는 계속 그에게 전화를 하지만 받지 않는다. 사랑이 아플 수 있다는 것이 다시 기억이 난다. 그녀의 나이 50대이지만 여전히 상처받는 것은 무섭다.

그 후 아놀드는 글로리아에게 끊임없이 전화를 하고 사과하지만, 글로리아는 거부한다. 그러나 글로리아의 딸 앤이 남자친구와 함께 살기 위해 스웨덴으로 떠나버리자 다시 아놀드와 만난다. 라스베가스로 로맨틱한 여행을 떠난 그들은 처음에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가 하더니, 이내 아놀드에게 걸려온 딸의 전화로 또 한번 위기를 맞는다. 그녀는 도저히 못하겠다며, 다시 돌아가자고 하지만 그녀를 붙잡는 아놀드에 결국 아놀드와 함께 남기로 한다. 그들은 수영장과 좋은 레스토랑에서 시간을 보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아놀드도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고, 자신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한다. 글로리아는 그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하며, 함께 스페인 여행을 제안한다. 아놀드의 눈빛도 반짝거리지만, 그것은 그럴 수 있다는 의지의 반짝 거림이라기 보다는 이룰 수 없는 짧은 환상을 보는 듯한 눈빛이다. 오히려 그는 더 슬픈 눈동자로 변한다. 그리고 다시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하고서는 떠나고, 오랜시간동안 돌아오지 않는다. 글로리아가 다시 방을 확인해보니 그는 이미 떠난 것이다. 그녀는 이제 아놀드에게 전화를 걸며 기다리지 않는다. 처음 아들의 생일파티 날 아놀드가 처음 사라졌을 때 처럼, 그가 왜 떠났는지 이해하려고 하며, 그에게 전화하지 않는다. 이제는 그가 왜 떠났는지, 어디로 갔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랑을 꿈꿨고, 다시 합일의 유대를 꿈꿨지만 아놀드에게는 법적으로 이혼만 했을 뿐 그가 책임감을 느끼는 그 만의 세계와 가족이 있다. 그런 아놀드와의 관계에서 그녀는 어딘가 조금은 부족함을 느끼고, 예상치 못한 순간마다 그에게 상처입는다. 또 다시 상처입은 그녀는 라스베가스에서 어떤 남자 제레미를 만나고 그와 유흥과 하룻밤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