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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08-13 22:56:14

논증의 재구성


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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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념2. 예시3. 논증을 재구성할 때

1. 개념

reconstruction of argument ·

말 그대로 논증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일상적 대화에서나 전문적이고 딱딱한 저술에서나, 사람들이 펼치는 논증은 거의 대부분이 매우 자명한 전제를 생략하는데, 이런 전제를 모두 끄집어내어 완벽하고 엄밀한 논리로 연결하는 것이다. 다음 예시를 보자.

2. 예시

(한 지상파 드라마의 키스신 시청 중)
A: 어머, 야해!
B: 그럼 이것도 야동이겠네?
C: 그럼 저거 찍은 배우들은 야동 배우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A의 발언은 일견 아무런 전제 없이 단지 자신의 주관적인 느낌을 말한 것이므로 아예 논증이 아닌 것 같지만, 잘 살펴보면 암묵적으로 생략한 전제가 있으므로 논증으로 볼 여지도 있다. B의 발언은 A의 발언을 전제로 삼아 자신의 주장이 참임을 주장하므로 논증이다. C의 발언 역시 모종의 전제[1]를 가지고 자신의 주장이 참임을 주장하므로 논증이다. 여기에서 A, B, C의 논증을 재구성하고 논리 기호로 나타내 보자.
A의 논증 재구성
전제 1. A, B, C가 시청하는 것은 키스신이다.
전제 2. (적어도 대개의 경우) 키스신은 야하다.
결론 3. A, B, C가 시청하는 것은 야하다.(A의 발언)([math(\because)] 1, 2)

이를
[math(a)]: A, B, C가 시청하는 것이다.
[math(b)]: 키스신이다.
[math(c)]: 야하다.

로 기호화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전제 1. [math(a\rightarrow b)]
전제 2. [math(b\rightarrow c)]
결론 3. [math(a\rightarrow c (\because)]1, 2)

B의 논증 재구성
전제 1. A, B, C가 시청하는 것은 지상파 드라마이다.
전제 2. 지상파 드라마는 드라마이다.
전제 3. 드라마는 동영상이다.
전제 4. A, B, C가 시청하는 것은 키스신이다.
전제 5. (적어도 대개의 경우) 키스신은 야하다.
전제 6. 동영상이 야하면 그 동영상은 야동이다.
추론 7. A, B, C가 시청하는 것은 동영상이다.([math(\because)] 1, 2, 3)
추론 8. A, B, C가 시청하는 것은 야하다.(A의 발언)([math(\because)] 4, 5)
결론 9. A, B, C가 시청하는 것은 야동이다.(B의 발언)([math(\because)] 6, 7, 8)

이를
[math(a)]: A, B, C가 시청하는 것이다.
[math(b)]: 지상파 드라마이다.
[math(c)]: 드라마이다.
[math(d)]: 동영상이다.
[math(e)]: 키스신이다.
[math(f)]: 야하다.
[math(g)]: 야동이다.

로 기호화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전제 1. [math(a\rightarrow b)]
전제 2. [math(b\rightarrow c)]
전제 3. [math(c\rightarrow d)]
전제 4. [math(a\rightarrow e)]
전제 5. [math(e\rightarrow f)]
전제 6. [math((d\land f)\rightarrow g)]
추론 7. [math(a\rightarrow d)]([math(\because)] 1, 2, 3)
추론 8. [math(a\rightarrow f)]([math(\because)] 4, 5)
결론 9. [math(a\rightarrow g)]([math(\because)] 6, 7, 8)

C의 논증 재구성
전제 1. A, B, C가 시청하는 것이 야동이어야만 '저거 찍는 배우들'이 야동 배우이다.
전제 2. A, B, C가 시청하는 것은 지상파 드라마이다.
전제 3. 지상파 드라마는 야동이 아니다.
추론 4. A, B, C가 시청하는 것은 야동이 아니다.([math(\because)] 2, 3)
결론 5. '저거 찍는 배우들'은 야동 배우가 아니다.([math(\because)] 1, 4)

이를
[math(a)]: A, B, C가 시청하는 것이다.
[math(b)]: 야동이다.
[math(c)]: 지상파 드라마이다.
[math(d)]: '저거 찍는 배우들'이다.
[math(e)]: 야동 배우이다.

로 기호화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전제 1. [math((a\land b)\leftrightarrow (d\land e))]
전제 2. [math(a\rightarrow c)]
전제 3. [math(c\rightarrow \sim b)]
추론 4. [math(a\rightarrow \sim b)]([math(\because)] 2, 3)
결론 5. [math(d\rightarrow \sim e)]([math(\because)] 1, 4)

3. 논증을 재구성할 때

이와 같이 실제 대화에서는 본디 나타나지 않았던 전제들을 끄집어 내어 완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로 논증의 재구성이다. 보이지 않는 전제들을 발견하여 논증을 재구성하는 일은 매우 어렵고, 정해진 공식이 없다. 일견 너무나도 자명해 보이는 사실도 수학의 공리나 공준과 같이 증명할 수 없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으므로, 비판적인 사고력이 필요하다.

일상 대화에서는 전제와 결론의 관계가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문맥을 잘 살펴보아 단서를 얻어야 한다. 때로는 각종 수사법이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논증의 알맹이가 아니므로 재구성에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구성을 위한 좋은 단서로 활용할 수도 있다. 위 예시에서 C의 발언 중 '야동 배우냐?'는 정말로 '야동 배우인 것이냐'고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결국 '야동 배우가 아니다', '야동이 아니다'라는 논증이 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역시 B의 논증이 틀렸음을 비난하는 발언으로서, C의 논증의 방향성을 포착하는 데 단서가 된다.

또한, 자비의 원칙에 따라, 재구성하고자 하는 논증을 제시한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그 사람의 발언을 가능한 한 선의로 해석하여 건전하고 타당한 논증으로 재구성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비의 원칙 참고.
[1] 논증 재구성의 과정 중 하나가 바로 이 '모종의 전제'가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