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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2-20 18:40:28

데이아네이라

1. 개요2. 행적3. 대중 매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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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Δηϊάνειρα/Deianeira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칼리돈의 공주. 어원은 '남자를 파괴하는 자'.[1]

부모는 오이네우스[2]와 알타이아. 헤라클레스의 두 번째 아내이자 멜레아그로스의 누이다. 디오메데스의 아버지 튀데우스에게는 이복누나가 된다.[3]

2. 행적

전승에 따르면 남자들이 줄을 서거나 침을 흘릴 정도로 상당히 아름다운 미녀였다고 한다. 헤라클레스가 케르베로스를 때려잡으러 명계에 갔을 때 친구 멜레아그로스로부터 누이를 아내로 삼아달라는 부탁을 받았기 때문에 강의 신 아켈로스(아켈로오스)와의 결투에서 뿔을 부러뜨려 이긴 후 데이아네이라와 결혼했다.

헤라클레스와 강을 건너게 된 과정에서 헤라클레스 본인은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부인 데이아네이라가 문제였는데, 이 과정에서 켄타우로스인 네소스가 본인이 데이아네이라가 강을 건널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강을 잘 통과하는가 싶더니, 돌연 흑심을 품은 네소스가[4] 헤라클레스와 서로 떨어지는 순간만을 노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납치당할 뻔한다. 분기탱천한 헤라클레스가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로 네소스를 처단하고 구해주나, 네소스가 죽어가면서 두 사람을 엿먹이기 위해 자신의 피를[5] 사랑의 묘약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뻥을 친다. 이를 그대로 믿은 데이아네이라는 헤라클레스 몰래 네소스의 피를 보관해 두었다.

데이아네이라는 어머니 때문에 안타깝게 불타죽은 오빠 멜레아그로스의 친구이자 당대 최강의 대영웅으로 불리던 헤라클레스를 무척 사랑하고 헌신하는 오직 그만을 바라보는 현모양처이자 순애보이자 안주인이 되었으며, 슬하에 장남이자 헤라클레이다이의 시조가 되는 힐로스도 낳는다. 그러나 영원하고 행복할 줄만 알았던 결혼생활은 오래 가지 못한다. 나중에 헤라클레스가 트라케의 왕의 부탁에 따라 본래 악연이 있던 오이칼리아를 함락시켜 그 나라의 왕 에우뤼토스와 왕자인 아들들을 모조리 죽이고 그의 막내 고명딸이자 아름다운 공주인 이올레[6]전리품으로 삼아 집안에 데려왔기 때문이다. 헤라클레스가 여태껏 인생의 절반 이상을 나누며 서로 헌신해온 본처를 멀리하고 이올레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사실상의 외도를 저지른다. 당연히 데이아네이라는 남편의 이런 무개념 행태에 크게 분노했고, 젊고 아름다운 이올레와 중년이 되어 나이가 들어버리고 외모도 삭은 현재의 자신을 비교하며 질투심분노, 열등감에 빠진다.

평생 오로지 남편만을 바라보고 살아오고 충성해온 데이아네이라는 어떻게든 헤라클레스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헤라클레스의 속옷에 네소스의 피를 몰래 묻혀버리고[7], 헤라클레스는 자신이 쏘았던 화살에 묻은 독이 섞인 네소스의 피에 감염되어 고통에 몸부림치다 분신자살한다.[8] 이에 충격을 받고 네소스한테 단단히 속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데이아네이라는 남편과 장남 힐로스의 원망을 들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자살하고 말았다. 그리고 데이아네이라가 경계하던 이올레는 헤라클레스의 유언에 따라 헤라클레스와 데이아네이라의 적장남 힐로스와 정식으로 결혼하여 며느리가 되었고, 클레오다이오스를 비롯한 여러 자식들을 낳아 헤라클레이다이를 번성시켰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트라키스 여인들》(천병희 역)에서는 아켈로오스가 세 가지 모습(황소, 뱀, 사람의 몸통에 황소 머리[9])으로 변신해 오이네우스에게 나타나 데이아네이라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헤라클레스에게 격투로 패했다. 헤라클레스가 오이칼리아를 정벌하고 이올레를 데려와 첩으로 삼으려 하자[10] 이올레를 경계하며 네소스의 피를 헤라클레스의 예복에 묻히지만, 헤라클레스는 고통에 시달리며 데이아네이라를 원망한다. 데이아네이라 본인도 헤라클레스와 힐로스에게 원망을 듣고 칼로 몸을 찔러 자살했다. 힐로스는 데이아네이라를 원망한 걸 후회하지만, 헤라클레스는 여전히 고통받으면서 데이아네이라를 원망하고 힐로스에게 이올레와 결혼하라고 한다. 이후 스스로 화장하여 인간으로서의 육체가 소멸되고 영혼만 남아 올림포스로 승천한 헤라클레스는 데이아네이라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헤라의 딸이자 이복 누나인 헤베와 재혼해버리고 데이아네이라 본인은 그 후에 나오지도 않고 퇴장당했기에 더욱 안타깝고 쓸쓸하다.

그토록 사랑하고 헌신하고 믿어온 남편 헤라클레스의 불륜과 배신, 케이론의 복수를 위해 자신을 악용한 네소스 때문에 자살이라는 안타깝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불쌍한 여인이자 조강지처지만, 한 가지 위안이라면 데이아네이라의 후손들은 대성했다는 거다. 헤라클레스의 후손들을 헤라클레이다이라고 부르며 이들이 그리스 각지의 왕국들을 정복하여 새 왕조를 열었는데, 데이아네이라 소생의 아들 힐로스와 그의 후손들이 이들의 주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3. 대중 매체에서

파일: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데이아네이라.jpg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구판


[1] 의도하지 않았지만 헤라클레스를 죽음에 이르게 했으니 적절하다.[2] 비블리오테케에 의하면 친부는 디오뉘소스라고 한다. 이 전승을 따르면 아레스의 아들인 멜레아그로스와는 이부 남매이자 사촌 남매가 된다.[3] 따라서 디오메데스한테는 고모 뻘이다.[4] 사실은 흑심을 넘어선 앙심이었다. 네소스 본인도 평소에 케이론을 존경했는데, 헤라클레스가 실수로 케이론에게 화살을 쏴 버렸고, 거기에 묻은 히드라의 독 때문에 케이론이 불사를 포기했기 때문.[5]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는 피는 아동이 보기에는 부적절해서 독이 든 눈물로 대체해서 건네준다. 그런데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그냥 피로 설정해서 건넸다.[6] 헤라클레스가 정벌한 나라 오이칼리아의 공주. 요정 로티스의 분노를 사 포플러나무가 된 드뤼오페의 여동생이다.[7] 사실 예전에 이올레의 아버지가 모종의 조건을 걸고 헤라클레스에게 이올레를 주기로 약속해 놓고 일이 다 해결되자 함구해버린 적이 있었다. 이와 연관지어 데이아네이라가 "그게 언제 적 일인데 여태 기억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그 여자를 기어코 데려와? 어지간히도 푹 빠진 모양이네!"라고 기겁을 했다고 묘사하는 버전도 있다.[8]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옷이 몸에 달라붙어 헤라클레스가 이를 잡아뜯는 과정에서 옷과 함께 살점이 떨어지고 근육이 드러나는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다만 피는 안 나온다.[9] 덥수룩한 턱수염에서는 샘물이 흘렀다.[10] 죽어가던 헤라클레스가 힐로스에게 "너 말고 다른 남자가 내 곁에 누웠던 그녀(이올레)를 아내로 맞아들이지 못하게 하고, 내 아들아, 네가 그녀와 결혼하도록 하란 말이다."라고 말하며 확인사살.[11] 공교롭게도 디즈니에서의 메가라는 이름만 원전의 메가라에서 따왔지 사실상 포지션은 데이아네이라와 흡사한데 해당 애니메이션이 만화판이 나오기 한참 전에 나온걸 생각하자면 여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