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과 조지 (The Dragon and the George) | |
장르 | 판타지 소설 |
작가 | 고든 R. 딕슨 |
번역가 | 강수백 |
출판사 | 시공사 - 그리폰 북스 |
최초 발행 | 1976년 |
국내 출간일 | 1999년 9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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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휴고상 수상 경력의 SF 작가인 고든 R. 딕슨이 1976년에 저술한 판타지 소설이며 이듬해 영국환상문학상 중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에선 1999년에 시공사의 그리폰 북스에서 출판했다.2. 줄거리
제임스와 그의 약혼자인 앤지는 미국 리버오크 대학에서 대학 조교로 일하고 있다. 그 둘의 목표는 향후 결혼 생활을 위해, 둘이 대학 가까이에 있으면서 값싸게 지낼 수 있는 주거지를 찾는 것이다. 제임스는 교수 자리를 얻기 위해 담당 교수 숄즈에게 알랑방귀를 뀌여야 되는 입장이고, 앤지는 영문학 조교로뿐만 아니라 심리학자 그로트월드의 조수로도 일하고 있다. 어느 날, 그로트월드가 아스트랄 투사란 걸 앤지에게 실험하다가, 앤지가 어딘가 다른 세계로 심령 이동해버리게 된다. 이에 화난 제임스는 그로트월드를 압박해 엔지가 가버린 세계로 투사를 시도한다. 원래는 세계의 모습을 투사로 볼 목적이었으나, 제임스는 고배시라 불리는 용에 몸 속으로 투사되어 그 세계에 갇히게 된다.
앤지는 브라이아라는 드래곤에게 잡혀 있었고, 제임스는 어찌어찌 드래곤들의 회담을 이끌어 앤지를 구해낸다. 앤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제임스가 사태 해결을 위해 마법사 캐롤리너스에게 날아간 사이, 브라이아가 앤지를 납치하곤 불길한 탑으로 향해, 암흑의 권세 편으로 붙어버린다. 캐롤리너스의 지시와 고배시의 할아버지인 스므르골의 조언을 받은 제임스는 앤지를 구출하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동반자들을 모아 불길한 탑에서 암흑의 권세를 무찌르기로 한다.
캐롤리너스의 지시로 늪지대로 날아가던 제임스는 지상의 드래곤을 발견하고, 그를 브라이아로 착각해 공격하게 된다. 소를 잡아 먹고 있던 드래곤이 물러나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자, 제임스는 그가 자신의 반도 안 되는 크기의 호수 드래곤이란 걸 알아차리고 공격을 멈춘다. 자기 이름을 세코라고 소개한 호수 드래곤은 덩치 큰 제임스에게 기면서, 얼결에 자신이 사냥한 소 일부를 빼앗기게 된다. 그렇게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그새 세코는 도망쳤으며, 제임스는 늪지대를 돌아다니다 기사 브라이언을 만나게 된다.
말을 타고 제임스를 사냥하려던 브라이언은 그가 나무 위로 올라가자 사냥을 접고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대화 끝에 브라이언은 제임스가 마법에 걸려 드래곤이 되어 버린, 먼 서방의 기사라고 이해하고, 암흑의 권세에 대항해 제임스의 숙녀 앤젤라를 구출하는 동반자를 자처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허락을 자신의 숙녀인 제론드에게 구하기 위해 제임스와 함께 제론드가 있는 말버언 성으로 향하게 된다.
말버언 성으로 향하던 둘은 하룻밤을 보내던 중 모래귀신들의 습격을 받게 된다. 정신적인 공격을 가하는 이들의 특성 때문에 둘은 동이 틀 때까지 서로 기도와 논문[1]을 외우며 버티는데, 몸이 버티질 못해 동이 트기 직전에 이를 그만둔다. 죽기 직전 최후의 저항으로 싸우려던 그 때, 늑대 아아라가 나타나 모래귀신들을 사냥하고 그들을 구한다. 고배시의 20년지기 친구였던 아아라는 고배시를 모래귀신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일행에 합류하기로 하고, 말버언 성으로 가는 지름길을 제시한다.
셋이서 지름길을 가다 강을 건너자, 느닷없이 그들 앞에 화살이 날아와 박힌다. 아이라 덕분에 그들은 화살을 쏜 궁수인 다니엘을 만나고 빠르게 화해하는데, 제임스의 사연을 들은 다니엘은 일행과 같이 말버언 성에 가기로 결정한다. 다시 길을 재촉하던 중, 연기 냄새를 맡은 아아라가 일행을 마을로 이끈다. 집에 불이 붙어있고 마을 사람들이 모조리 엎어져 있는 광경에 의아해하던 제임스는 이내 마을이 약탈당해 주민들이 죽어 있다는 걸 눈치채고, 주인공과 동반자들은 남아있던 열댓 명의 약탈자들과 싸우게 된다. 도망친 두세 명의 약탈자를 제외한 모든 약탈자들이 죽고 전투는 끝난다. 동반자들은 모두 무사했으나, 제임스는 몇 군데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어 다니엘의 치료를 받는다.
마을이 약탈당한 것을 두고 브라이언은 말버언 성이 공격 받았으리라 추측하고, 아아라는 신중히 말버언 성을 정찰하기로 한다. 그 사이 나머지 일행은 브라이언이 아는 여관으로 향한다. 여관에 다가가던 셋에게 어느새 아아라가 돌아와 상황을 알려주는데, 말버언 성의 위병들이 자신들의 주군으로 '휴 경' 이야길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곧바로 말버언 성이 휴 드보아에게 점령당했고, 제론드는 사로잡혔다는 것을 파악해낸 브라이언은 분개한다.
일단 여관에 먼저 들어간 브라이언은 의자에 앉아서 그를 향해 장궁을 겨누는 한 사내를 만난다. 여관에 들어오면 일행에게 다들 화살 한대씩 먹여주겠다는 그였으나, 월드의 자일스의 딸인 다니엘이 일행 중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자신을 다비드라 소개한 뒤, 활을 무르고 여관 주인 딕을 부른다. 그는 브라이언에게 사과하면서, 다비드가 장궁 단 하나로 약탈자들에게서 여관을 지켜낸 이야기를 한다. 딕은 짐을 지하 저장고로 안내해 대접하는데, 이내 짐은 자제력을 잃고 그곳의 음식들을 실컷 먹어댄다.
다음 날 브라이언은 여관에서 말버언 성을 되찾을 계획을 세우고자 하나, 다비드를 포함해 아무에게서도 협조를 구하지 못했고, 그는 마지막으로 제임스에게 의사를 구한다. 제임스는 고심하다가 말버언 성을 되찾는 데 협조하기로 하고, 여기에 따른 다니엘의 설득 덕에, 다비드, 자일스, 심지어는 아아라까지 줄줄이 엮여 성을 탈환하는데 동참하게 된다. 그 뒤 동반자들은 여관에서 말버언 성을 탈환할 작전을 세운다.
작전은 딕이 브라이언으로 위장해 휴 일당의 주의를 끈 뒤, 브라이언이 아이라와 함께 휴에게 공물을 바치는 딕으로 위장해서 말버언 성 안에 들어가 성문을 열면, 다비드는 장궁으로 성벽 위의 감시병들을 쏘고, 자일스와 무법자들은 그 틈에 난입해 성을 점령한다.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온 제임스가 그때쯤 무장한 브라이언과 함께 휴를 처단하고 제론드를 구출한다는 것. 작전은 그럭저럭 성공적으로 돌아가, 일행은 말버언 성을 탈환하고, 휴는 중무장으로 말을 몰고 도망친다. 제임스가 성 밖으로 나간 그를 향해 날아들자, 그는 말을 돌리고 기병창 돌격을 시전해 제임스를 관통시킨다. 동반자들이 제임스에게 달려들어 그의 상태를 확인하는 사이 휴는 유유히 도주한다.
동반자들은 제임스를 치료하기 위해 그의 몸 위에 오두막을 차리고 캐롤리너스를 불렀다. 장창 조각을 빼내고 상처를 치료한 캐롤리너스는 떠나고, 스므르골과 동반자들이 교대로 간호한 끝에, 제임스는 기절한지 여드레가 지나서야 깨어난다. 하지만 거의 죽을 뻔한 경험을 한 제임스는 정신이 피폐해지고 만다. 그 뒤 동반자들은 앞으로의 행동을 두고 회의를 벌이는데, 제임스가 원래 몸을 되찾을 때를 대비해 휴 드보아를 공격하고 그의 영지를 빼앗아 제임스에게 주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제임스는 이에 동의하나, 아아라는 반발해 동반자들을 떠나간다.
동반자들은 영지에서 40여 명의 병력을 차출해 말렌콘트리 성을 향해 진군한다.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습지대를 지나면서, 대열이 무너져 몇몇씩 분산되어 움직이게 된다. 이와 동시에 동반자들의 사기도 점차 낮아졌고, 제임스는 브라이언에게라도 말을 붙여보려고 했으나, 이내 단념하고 별 신경 없이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다 결국 일행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 있게 되나, 제임스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동안 제임스는 자신들이 만난 중세의 인물들과 동물들에 대해 사색하며, 중세의 인물들과 사는 것이 즐겁고 매력적일 것이라 생각했던 과거의 자신에 회의를 느낀다.
밤이 깊어지고 비가 거세지면서 제임스는 혼자 잠을 청하려하나, 이내 모래귀신들에게 습격을 받게 된다. 모래귀신에 둘러싸여 정신적인 압박을 받으면서, 제임스는 자신이 휴 드보아에게 찔린 뒤 즐거움을 잃어버리게 된 이유가 드래곤의 몸 속에 들어온 뒤로 비대해진 자아 때문이라는 것과 일견 야만스러워 보이는 중세인들은 사실 가혹한 중세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용기를 가진 이들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이제는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무게의 5분의 1도 채 안 되는 병사들에게 무턱대고 돌진해서 사방으로 날려보냈던 경험은 그의 에고ego를 비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견고한 계급사회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남작이라고 말하고, 혹은 왕자였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게 놓아둔다는 행위는 그에게는 쾌감이었다. 하지만 진짜 장창이 그의 몸을 실제로 꿰뚫었을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그러자마자 게임에서는 모든 즐거움이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단념하고 고향에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제, 점점 포위망을 죄어 오는 모래귀신들에게 단신으로 둘러싸여, 마침내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된 지금, 그는 자신과 앤지가 불시착한 이 세계가 결코 살기 쉬운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쉽기는커녕 가혹하기 그지없는 곳이었다. 그가 이곳에서 만난 인물들은 모두 고난을 극복하고 살아 남은 자들 뿐인 것이다. 그들이 살아 남은 것은, 살아 남기 위해 필요한 용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수백 옮김, 시공사 (1999), p.292~293
그 뒤 모래귀신들이 교활하게 드래곤이 날지 않을 어두운 밤에 공격해왔다는 걸 간파해낸 제임스는, 최후의 선택으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비구름 탓에 혼란스런 기류 속에서, 제임스는 상승 기류를 찾지 못하고 점차 지상을 향해 활강한다. 자신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제임스는 드래곤이 초인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박쥐처럼 음파를 이용해 주변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연거푸 소리를 지른다. 제임스는 메아리로 들려오는 미세한 소리 차이를 계속 들으며 자기 아래 지상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나무를 피해 강에 착륙하는데 성공한다.이제, 점점 포위망을 죄어 오는 모래귀신들에게 단신으로 둘러싸여, 마침내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된 지금, 그는 자신과 앤지가 불시착한 이 세계가 결코 살기 쉬운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쉽기는커녕 가혹하기 그지없는 곳이었다. 그가 이곳에서 만난 인물들은 모두 고난을 극복하고 살아 남은 자들 뿐인 것이다. 그들이 살아 남은 것은, 살아 남기 위해 필요한 용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수백 옮김, 시공사 (1999), p.292~293
제임스는 자신이 중세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을 이해하며 더이상 그들에게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캐롤리너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한다. 그는 자신이 아까 익힌 지식을 이용해 캐롤리너스의 집으로 날아간다. 그곳엔 놀랍게도 아아라와 스므르골이 제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캐롤리너스가 제임스가 여기로 올 것과 암흑의 권세와의 전투에 대해 예언하고선, 그 자신은 차후 암흑의 권세를 대비해 혼자만의 여정을 떠났다고 스므르골이 알려준다. 고배시가 무사한 걸 확인한 아아라는 브라이언과 일행들에게 휴 경이 암흑의 권세 편에 붙었음을 알려주기 위해 떠나고, 제임스는 스므르골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에게 뇌졸중 발작이 일어났음을 짐작한다.
다음 날 새벽, 제임스는 스므르골에게 늪지대로 걸어가 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날아서 불길한 탑을 향해 날아간다. 날아가던 도중 커다란 둑길에서, 그를 원래 세계의 이름으로 부르는 세코의 목소리를 듣고, 의구심이 들어 내려간다. 하지만 그건 암흑의 권세와 휴 드보아의 함정이었고, 이내 묶여 있던 세코와 제임스 주위를 노궁 사수들이 포위한다. 세코는 잡힌 자기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며 제임스에게 용서를 빈다. 하지만 휴 드보아는 이제 제임스를 착륙시킨 대가로 풀어달라는 세코의 호소를 비웃고, 제임스를 불길한 탑으로 끌고 가려한다.
그때 마침 자일스와 브라이언 일행이 제임스를 발견했고, 화살을 쏘아 노궁 사수들을 쓰러뜨린다. 갑옷 덕에 무사한 휴 드보아와 부하들은 후퇴하며, 제임스는 세코의 포박을 풀어준다. 제임스는 세코를 용서하며, 그에게서 자초지종을 듣는다. 암흑의 권세가 휴 드보아에게 제임스의 이름과 커다란 늪을 지날 수 있는 효율적인 길을 가르쳐줬고, 휴 드보아는 곧 늪을 우회해 동반자들을 뒤에서 덮칠 것이란 거다. 이에 따라 자일스 일당과 말버언 성의 병사들은 뒤에 남아 휴 일당을 상대하고, 나머지 제임스, 브라이언, 아아라, 다니엘과 다비드는 불길한 탑으로 향하기로 한다.
탑으로 향하던 일행은 어떤 불길한 띠가 그들에게 다가옴을 느낀다. 하피의 습격을 받고 이를 모면한 직후, 그들은 한 호수 드래곤을 만난다. 호수 드래곤은 불길한 탑의 생명체들이 모두 깨어났음을 경고하고, 겁에 질린 채 날아서 도망친다. 이내 불길한 띠는 일행을 덮는다. 일행은 그제서야 다니엘과 다비드가 뒤쳐졌음을 발견하지만, 그냥 그대로 나아가기로 결정한다. 불길한 탑에서 발산하는 어두운 분위기 탓에 행진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가운데, 모래귀신들이 사방에서 일행을 습격한다. 아아라가 포효하여 잠시 그들을 막지만, 이내 회색곰만한 모래귀신 어미가 나타나 앞길을 막는다.
유일하게 모래귀신들에 대적할 수 있는 아아라가 어미를 붙잡는 동안, 브라이언과 제임스가 계속 나아가기로 한다. 둘 다 이를 주저하나, 아아라의 계속된 재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불길한 탑의 영향은 계속 심해져 시야는 어두워지고, 붙어 있는 둘이 서로 보이지 않을 지경까지 되어, 하는 수 없이 둘은 멈춰 선다. 공허함 속에 침묵하던 둘은, 지나온 둑길 끝에서 자신들쪽으로 다가오는 빛나는 점 하나를 발견한다. 캐롤리너스가 여정을 마치고, 불길한 탑의 힘을 무력화시키는 지팡이를 들고 온 것이었다. 그 빛은 하늘로 솟구쳐 불길한 탑 근처의 칠흑 같던 어둠을 없애고 정상적인 해질녘으로 돌려놓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밤이 찾아와 캐롤리너스는 마법으로 둘을 재운다. 다음 날 아침, 뒤쳐졌던 다니엘과 다비드, 세코와 스므르골, 아아라가 차례로 일행으로 합류한다. 불길한 탑으로 다가가며 동반자들은 하피, 웜, 드래곤 등 자신이 상대할 적이 어떤 것들인지 차근차근 알아간다. 탑에서 100yd 정도 떨어진 곳에서, 제임스는 앤지의 환상을 보고 이성을 잃어 탑을 향해 날아가려 하나, 캐롤리너스가 마법을 통해 그를 막고 진정시킨다.
그 직후 브라이아가 튀어 나와 스므르골을 조롱한 것을 시작으로, 불길한 탑에서 하나씩 생명체들이 기어나오기 시작한다. 하피들은 다비드와 다니엘이, 웜은 브라이언이, 오우거는 제임스가, 브라이아는 스므르골과 세코가 상대하기로 한다. 제임스는 자신이 앤지를 구하는 일 때문에 동반자들이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은 아닌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나, 나머지 일행은 암흑의 권세와의 전투를 의연하게 받아들인다.
브라이언은 제론드가 준 징표를 달고 웜에게로 돌격한다. 브라이아와 세코는 서로에게 날아가며, 스므르골은 고배시/제임스에게 진심어린 사랑과 행운을 기원하며 세코에게 합류한다. 제임스는 달려든 오우거와의 전투를 시작한다. 제임스와 동반자들은 해가 지도록 암흑의 권세의 괴물들과 싸운다. 그간 힘이 부치게 된 제임스는 오우거와 엉켜 싸우다 죽을 위기에 처하나, 그 와중에 부서진 장창 조각을 오우거의 배에 찔러 넣어 오우거를 쓰러뜨린다. 브라이언은 웜을 두동강 내 죽였고, 다비드는 하피들을 모두 처치했으나 한 마리에 의해 가슴에 큰 상처를 입었다. 스므르골은 브라이아의 목을 물어 죽였으나 그도 동시에 기력이 다해 죽었다. 다비드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나, 다니엘은 죽어가는 그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죽지 말라며 빈다. 다비드는 그 고백을 듣고 생존의 의지를 다진다.
캐롤리너스는 아무런 대가 없이 따라와서 권세의 승리에 일익을 담당한 다비드가 대가를 치르진 않을 거라며, 그의 생존을 확신시킨다. 캐롤리너스는 제임스가 이제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그에 앞서, 캐롤리너스는 회계 담당국에게 앤지의 위치로 자신들을 인도할 것을 요청하고, 회계 담당국은 앤지를 불길한 탑에서 꺼내 제임스 앞에 대령한다. 깨어난 앤지는 암흑의 권세에 의해 자신도 제임스와 비슷하게 고배시의 몸 속에 갇혀 있었음을 고백한다.
제임스는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 했으나, 내심 그를 원치 않는 앤지 때문에 갈팡질팡한다. 그런 제임스에게 캐롤리너스는 두 가지 안을 제시하는데, '회계 담당국에 쌓인 제임스와 앤지의 크레딧을 모두 써서 둘 다 원래 세계로 돌아간다'와 '크레딧 일부를 써서 제임스의 몸을 이 세계로 불러온다'가 있었다. 앤지에 의해 둑길 옆으로 끌려나온 제임스는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원래 세계에서 쌓은 인간 관계와 잉글랜드에서 쌓은 인간 관계를 비교하고, 결국 잉글랜드에 남기로 결심한다. 때마침 자일스와 휘하 일당들이 돌아온다. 휴 드보아는 살아남아 도주했지만, 그의 병력을 패퇴시켰다는 것이다. 제임스는 자신과 앤지의 결정을 캐롤리너스에게 알리고, 캐롤리너스는 제임스의 몸을 불러와 고배시의 몸과 제임스의 영혼을 분리시킨다.
힘겨운 전투를 마친 동반자들은 먹고 마시며 쉴 곳이 필요했고, 캐롤리너스는 제임스의 크레딧 약간을 사용해 일행을 마스터 딕의 여관으로 순간이동시킨다. 마스터 딕은 드래곤 두 마리에 경악하며, 브라이언이 맹세해도 더 이상 음식을 줄 순 없다고 선언한다. 세코와 아아라의 압박에, 고배시는 자신의 황금으로 여관에서 증조부 스므르골을 기념하는, 일행 모두를 먹일 잔치를 열고 이야기는 끝난다.
3. 등장인물
3.1. 리버오크 대학
- 제임스 에커트 James Eckert
이 소설의 주인공. 중세사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리버오크 대학 교수들 간의 알력 관계 때문에 교수가 되지 못하고, 역사학과 학과장인 티볼트 숄즈 교수 아래 조교 노릇을 하고 있었다. 배구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키는 6 ft(약 180 cm) 정도에 몸무게는 210 lb(약 95 kg)로, 근육으로 가득 찬 체형을 가지고 있다.[2] 이런 제임스의 체격 조건은 현대 미국에서는 '조금 키 큰 사내'에 불과하지만, 대체 잉글랜드의 중세에서는 '거인'이다.
도발이나 화에 쉽게 반응해 버리는 성격인데 대학의 파벌 싸움에 낑겨 교수직도 얻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살고 있는지라 입이 아니라 검으로 결판 낼 수 있었던 중세 시대의 생활 양식을 동경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중세 세계로 넘어가 그 인물들의 진상을 체험하게 되면서, 그저 자신이 낭만에 사로잡혔을 뿐이었다는 걸 깨닫고 괴로워한다. 그렇지만 고난을 겪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가면서, 중세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모든 일이 끝나고 주저 없이 본래 세계로 돌아가려했으나, 앤지가 무언의 압박을 가하자 다시 생각하고는 원래 몸을 소환해내 대체 잉글랜드에 남기로 결정한다. 브라이언 앞에서 지어낸 문장은 붉은 바탕에 검은 책상 위에 놓인 은빛 타자기로, 자신을 서쪽 바다 너머의 땅인 리버오크의 남작이라고 둘러댄다. - 앤지 패럴 Angie Farrell
영문학과 조교로, 제임스의 약혼자. 제임스와 앤지 둘의 생활비가 빠듯해서 그로트월드의 조수 노릇을 하고 있었다. 침착하고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그의 설명 앞에선 그 어떤 적대적인 사람도 우호적이고 친절한 인물로 변한다. 앤지가 그로트월드의 실험 중 사고로 대체 잉글랜드로 심령 이동하게 된 게 이 소설의 발단이다.
그 뒤 충실히 붙잡힌 히로인 역을 하며, 브라이아에 의해 암흑의 권세에 끌려 간 뒤에는 대체 잉글랜드의 사람들 사이에서 '앤젤라'라고 언급되는 것 외의 등장이 없었으나, 구출된 뒤에는 사실 제임스와 같이 고배시의 몸 속에서 여행을 하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암흑의 권세는 주인공이 혼자 불길한 탑에 오는 걸 유도하기 위해, 고배시에 앤지를 심어넣어 제임스의 죄책감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앤지가 고배시의 몸 속에 들어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이 의도대로 움직였지만, 이내 사태를 파악하고 제임스를 방해하지 않아 주인공은 예정대로 동반자들을 모아올 수 있었다.
몸을 되찾은 이후엔 이 사실을 알리며 제임스의 여정 중에 고배시의 영혼이 그대로 갇혀 있었다는 것도 가르쳐준다. 고배시의 몸 속에 있는 동안 제임스의 생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었기에, 그가 사실은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무의식 속에서는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거기에 현실 세계에서 둘이 처해 있는 상황을 판단해, 구출되어 모든 일이 끝난 뒤에도 대체 잉글랜드에 남게끔 제임스를 유도한다. 투사 실험 중 드래곤에 집중하다 심령 이동을 하게 된 걸 보면 원래부터 판타지 세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듯 하다. - 그로트월드 웨이너 핸센 Grottwald Weinar Hansen
심리학자로, 앤지를 노리고 있어서 그를 자신의 조수로 두고 있다. 애스트럴 투사란 걸 해내기 위해 노력하던 중, 앤지를 대상으로 투사를 시험하다가 그를 이세계로 보내버리고 만다. - 대니 Danny Cerdak
붉은 머리와 콧수염을 기르고, 땅딸막한 체형을 가진 제임스의 친구로, 물리학과의 조교로 일하고 있다. 제임스와 함께 대학에서 둘 뿐인 클래스 AA 배구 선수라고 한다. - 숄즈 Shorles
제임스를 조교로 두고 있는 역사학과 교수다.
3.2. 드래곤
- 고배시 Gorbash
제임스가 투사된 드래곤. 보통 드래곤과 다르게 바깥 세상에 유달리 관심이 많아 지상의 동물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이에 따라 아아라를 20년지기 친구로 두고 있다. 주변인들의 언급에 따르면 그리 똑똑한 편은 아니었던 듯하다. 소설 내내 등장이 없는데, 사실 제임스가 무의식적으로 그의 영혼을 억누르고 있던 것이며,[3] 마지막 전투 후에 캐롤리너스의 마법으로 제임스와 분리되어 제 몸을 되찾고 등장한다.
자기 몸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채로 갇혀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긴 경험을 이야기하며 제임스에게 불만을 토로하는데, 주변 일행들은 다 제임스의 편을 들어줘서 결국 울어버린다. 결말부에선 아이라의 권고에 따라 스므르골의 유산으로 여관에서 모두를 위한 잔치를 벌인다. - 스므르골 Smrgol
고배시의 종조부로, 족히 200년은 산 늙은 드래곤이다. 드래곤들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로, 연륜이 풍부하고 지혜로워, 종족이 인간에게 멸종 당할 위기[4]에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눈치채고, 이를 해결할 인간과 드래곤 사이의 타협이나 평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간만큼이나 다양한 어휘를 이해하고 구사하지만 캐롤리너스가 말해대는 마법 용어는 이해하기 힘든 듯하다. 자신의 혈족인 고배시를 매우 아끼기에, 이야기 중간중간에 주인공을 찾아와 위로와 조언을 해준다. 동반자들에게 합류할 땐 암흑의 권세와 맞서 동굴 속의 드래곤들을 규합해 함께 싸우고자 했으나, 때마침 뇌졸중이 발작해 실패하고, 세코만 데리고 합류한다. 이때 자학에 빠진 세코를 꾸짖어 진정한 드래곤으로 거듭나게 해준다.
마지막 불길한 탑 앞에선 전투를 앞두고 고배시와 제임스를 어렴풋이 구분하는 듯, 오우거와의 싸움을 앞둔 고배시에겐 긴 조언을, 제임스에겐 짧고 간결한 응원을 해준다. 이후 브라이아와 싸우다 죽게 된다. - 브라이아 Bryagh
고배시와 비슷한 크기의 드래곤. 대체 잉글랜드로 넘어온 앤지를 사로잡아 드래곤끼리 처분을 논의하는데, 자신의 주장이 묵살당하고 앤지가 드래곤 공동체의 소유로 넘어가자 악담을 퍼붓곤 떠나간다. 주인공이 동굴에서 나간 사이 앤지를 데리고 납치해선 암흑의 권세 편으로 붙어버려 주인공의 장대한 동반자들 모으기가 시작된다. 불길한 탑 앞에서의 전투에 등장하여 스므르골과 고배시를 조롱하고, 스므르골과 세코와 싸우다가 스므르골에게 목이 물려 죽게 된다. - 세코 Secoh
작은 몸집의 호수 드래곤으로, 몇 달만에 사냥한 소를 먹던 와중에 그를 브라이아와 착각한 주인공 제임스에게 봉변을 당하는 게 첫 등장이다. 자신은 하찮은 호수 드래곤이라고 자학하고 다니며, 덩치 큰 주인공을 "형님[5]"이라 부르며 설설 긴다. 그러다 식욕이 땡긴 주인공에게 소 일부를 뜯기고는, 밤새 주인공이 잠든 사이 남은 소뼈를 들고 도망간다.
나중엔 휴 드보아에게 사로잡혀 주인공을 끌기 위한 미끼로 쓰이는데, 동반자들에 의해 구출된 다음에 사라진다. 하지만 이내 스므르골과 함께 일행에 합류하는데, 스므르골에게 한바탕 꾸짖음[6]을 듣고 끌려오다시피 한 거였다. 마지막 전투에서 발작의 후유증으로 제대로 날 수 없는 스므르골을 도와 날아서 브라이아와 싸우게 된다. 전투 끝에 스므르골이 죽자 흐느껴 울며, 그의 뜻을 이어 인간과 드래곤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자기보다 훨씬 덩치가 큰 고배시에게 대들 수 있을 만큼 깡을 가지게 된다.
3.3. 조지
- 실베이너스 캐롤리너스 Silvanus Carolinus
위궤양을 앓고 있는 대마법사로, 주기적으로 드래곤들과 만나 소통하는 듯하다. 제임스는 그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하루에 우유 여섯여덟 컵 마시기'를 권장하는데, 이게 놀라운 진통 효과를 보이자 "멋진 공감 마법[7]"이라고 칭찬한다.[8][9] 주인공이 기병창에 다쳐 사경을 헤맬 때, 그 치료를 주도하고 더 이상 할 게 없다면서 떠나간다. 나중에 암흑의 권세와의 전투에선 회계 담당국에게서 크레딧을 빚지고[10] 불길한 탑의 힘을 무효화시키는 마법 지팡이를 하나 구해서 등장하는데, 그렇게 불길한 탑 근처에서 서서히 죽어가던 주인공과 브라이언을 극적으로 구하게 된다. 이 덕에 마지막 전투에서 주인공과 동반자들은 불길한 탑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싸울 수 있었다. - 브라이언 네빌스미스 Brian Neville-Smythe
주인공이 처음으로 만난 기사. 원래 주인공을 사냥하려 했으나, 서로 이야기를 나눈 끝에 먼저 제임스의 동반자를 자처한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신의 가호에 맡기는 낙천적인 성격이라, 제임스가 자신이 만난 중세인들을 비관적으로 평가할 때 머리 대신 근육으로 생각한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동시에 명예와 예절, 신의로 똘똘 뭉친 기사도적인 인물이라 끝까지 주인공을 충실히 도와주며[11]
투르의 블랜차드Blanchard of Tours라는 엄청 빠른 백마를 가지고 있어 소중히 여긴다. 딕의 언급에 따르면, 자기 주인이 아닌 사람이 자기 위에 타는 걸 용납하지 않고, 그런 이가 있으면 떨어뜨린 뒤 공격하게끔 훈련 받았다고 한다. 자일스가 추정하기론 농원 스무 개 정도 값을 할 정도로 뛰어난 말이라고. 이렇게 훌륭한 말인데도 괴물들이 난무하는 암흑의 권세와의 마지막 전투에서 결국 달아나버리고 만다. - 다니엘 Danielle
자일스의 딸로, 중세 기준으로 매우 키가 크고 늘씬한 미인이라 여신에 비유된다[12]. 동시에 100 lb 장궁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궁수. 자신에게 걸맞은 사랑을 찾기 위해 아버지로부터 떨어져 여행하고 있는데, 제임스의 사정을 듣고는 '그가 원래 왕자일 것'이라며 단단히 착각해,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동반자가 된다. 하찮은 남작에게 마법을 걸리가 없으니 적어도 왕자일 것이며, 남작 외에 작위가 수도 없이 많으리라고 착각한다. 이를 부정하는 건 제임스가 마법에 걸려 거의 모든 걸 잊은 탓[13]이며, 앤젤라를 사랑한다는 것도 마법 때문일 거라고 주장하는 등 제임스가 애써 정정하려고 해도 고쳐지지 않는 중증 수준의 망상을 했다. 하지만 이 덕에 주인공이 말버언 성을 탈환하기로 했을 때, 원래대로라면 전혀 협조하지 않았을 동반자들을 적절히 구슬려 규합하는 등 제임스에게 큰 도움을 준다.
작위도 재산도 없으면서 자신에게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다비드에게 쌀쌀맞았으나, 그가 보여주는 전투 실력과, 기사도적이고 낭만적인 헌신에 점점 반해 다비드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 다비드 압히웰 Dafydd ap Hywel
웨일즈 출신의 궁수로, 좋은 몸매와 조각 같은 외모를 가진 엄청난 훈남.[14] 웨일즈의 장기인 장궁이 잉글랜드의 무기로 잘못 알려지자, 잉글랜드의 궁수들이 웨일즈의 궁수들보다 훨씬 못 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 잉글랜드를 여행하고 있다. 여관에서 다니엘에게 첫눈에 반해 동반자가 된다. 작중 최고 수준의 명궁으로, 중세의 전투 전문가인 브라이언이나 잉글랜드 최고의 명궁이란 소리를 듣는 자일스도 다비드의 활솜씨에 혀를 내두를 정도. 속사에도 능해서 말버언 성 탈환전 당시 성벽의 보초 겸 궁수 다섯 명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150~200 lb 짜리 장궁으로 추정되는 자신의 활과 그 활에 잴 화살을 직접 만들어 쓰고 있는데 이게 얼마나 정묘한지 브라이언이 말하길, 궁수라면 그런 화살을 얻기 위해 자신의 이빨 중 반을 뽑기를 마다하지 않으리라고 한다.[15] - 딕 Dick
여관주인으로 브라이언의 오랜 친구이다. 여관을 개장한 이래 자기집 문턱을 넘은 사람이 신사숙녀인지 아닌지 판단을 잘못한 일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그런 그도 상상력의 한계는 있었는지 드래곤 고배시의 몸속에 갇힌 제임스가 여관에 들어섰을 때는 축생으로 취급하다가 브라이언에게 면박을 당했다. - 자일스 오더월드 Giles o' the Wold
무법자들의 두령. 다니엘이 말버언 성을 탈환하는 데 도움을 구하기 위해, 딕의 아들에게 시켜 그와 부하들을 여관으로 불러낸다. - 잭 Jack
자일스의 부하들 중 하나. - 휴 드보아 드말렌콘트리 Hugh de Bois de Malencontri
말렌콘트리 성의 성주. 브라이언의 연인이자 레이디인 제론드가 말버언 성의 상속녀인 것을 노리고 구혼했다가 브라이언과 싸움이 붙을 뻔한 적이 있으며, 사냥한다고 아아라의 영역을 헤집다가 부하들을 전부 잃고 도망친 적도 있다.[16]
단 6명과 함께 제론드의 아버지의 부고를 전한다는 구실로 말버언 성의 성문을 열었고, 그들과 함께 성문지기를 제압한 뒤, 나머지 부하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말버언 성을 점령했다. 그 뒤 부하들을 시켜서 주변 지역을 약탈하면서 그 부하들과 주인공 일행이 처음으로 싸우게 된다. 주인공과 동반자들의 작전으로 말버언 성을 빼앗기고 도망가나 그 과정에서 주인공에게 치명상을 입히기도 했다, 최종적으로는 어둠의 권세 편에 붙었다가 자일스의 일당들에게 패배하고 본인도 큰 상처를 입는다. - 제론드 이사벨 드체이니 Geronde Isabel de Chaney
브라이언의 약혼자로, 아버지가 이교도의 땅으로 원정을 나가서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 말버언 성의 대리인을 맡고 있다. 중세에 대한 현대인의 편견(?)과는 달리 약혼자이자 연인인 브라이언과 결코 적지 않은 횟수의 혼전관계를 가진 듯한 표현이 나온다. 말버언 성이 점령당한 뒤, 휴 드보아와의 결혼을 거절해 오른쪽 뺨에 흉터를 얻었다. 겉으론 가냘프고 요정 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속은 매우 가열찬 성격으로, 주인공과 동반자들에 의해 구출된 뒤엔 "휴를 잡는 즉시 약한 불에 올려놓고 천천히 구워버리겠다는 상세한 계획"을 갖고 있을 정도다.
3.4. 그 외
- 아아라 Aragh[17]
말하는 잉글랜드의 늑대로 고배시의 20년지기 친구다. 야생성이 강해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생각하는 법이 없으며, 영혼이니 권세니 하는 말들을 모두 헛소리로 취급한다. 이런 특성 덕분에 모래귀신을 상대할 때도 광기에 물들지 않고 그대로 달려나가 모래귀신을 처치할 수 있다. 고배시를 멍청이로 여기긴 하나 오랫동안 사귄 친구라 꾸준히 챙겨주려고 한다. 다만 제임스가 고배시의 몸 속에 들어갔다는 사실도 믿지 않았고, 그저 고배시가 흔히 하듯 헛소리를 지껄인다고 여겼다. - 회계 담당국 Auditing Department[18]
캐롤리너스가 어디엔가 물으면 허공에서 답해주는 존재. 크레딧을 맡아두고 관리하는 곳이며, 대출도 해준다. 마법과 관련해 의문시 되는 상황을 물으면 해설해주기도 한다.
4. 설정
4.1. 지역
- 고믈리 성채 Gormely Keep
스므르골이 자신이 오우거를 쓰러뜨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언급되는 곳. 아무래도 이전에 오우거가 살던 곳인 듯 싶다. - 리버오크 대학 Riveroak College
제임스와 앤지가 조수로 근무하던 미국의 사립대학이다. - 말렌콘트리 성 Castle Malencontri
휴 드보아가 소유한 성으로, 말버언 성과도 가깝다. 이런 이유로 제론드와 브라이언은 휴 드보아를 쫓아내고 제임스를 이 성의 주인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 말버언 성 Castle Malvern
제론드가 이국으로 원정을 나간 아버지를 대신해서 관리하고 있는 성이다. - 불길한 탑 the Loathly Tower
늪지대에 위치한 암흑의 권세의 본거지. 탑에서는 어두운 기운이 흘러나와 탑 주변환경은 물론이고 생명체들까지 황폐화시킨다. 소설상의 묘사에 따르면 주변이 차가운 겨울의 색채로 뒤덮히고, 움직임이 무거워져 힘들어지며, 다가갈수록 시야가 어두워진다고 한다. - 여관 inn
말버언 성 근처에 위치한 딕의 여관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작은 도랑과 나무다리가 있다. 인공 섬이라는 언급을 보면 도랑은 일부러 판 듯하다. - 커다란 둑길 the Great Causeway
늪지대에 위치한 거대한 둑길로, 그 끝이 불길한 탑으로 이어져있다. - 팅클링 워터 the Tinkling Water
캐롤리너스의 오두막이 위치한 곳이다.
4.2. 마법
- 권세 Powers
선 그 자체. 캐롤리너스는 뭔갈 할 때마다 "권세의 이름으로!By the Powers!"를 외치곤 한다. - 동반자들 Companions
암흑의 권세에 맞서기 위해, 제임스가 모아야했던 동료들이다. - 마법의 법칙 the Law of Magic
작중에서는 제1법칙 밖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대체 잉글랜드의 대학에서는 이런 걸 가르치는 듯, 제임스가 이를 모르자 캐롤리너스는 그를 한심하게 여긴다. - 제1법칙, 대가의 법칙 the Law of Payment
모든 마법의 사용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 암흑의 권세 Dark Powers
악 그 자체. 불길한 탑을 본거지로 삼고 있다. 제거할 수는 없으나, 주변의 생물들을 도구삼아 이용해 악의 의지를 구현하려고 하기에, 그 생물들을 파괴함으로써 저지할 수 있다. - 애스트럴 투사 astral projection
육체에서 애스트럴체를 분리시켜 어딘가에 투사시키는 것. 그로트월드는 단지 애스트럴체를 조금 움직여 미터기의 변화만 관측하려 했는데, 정황상 앤지가 드래곤이 있는 판타지 세계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바람에 앤지가 대체 잉글랜드로 심령 이동을 해버려 모든 사단이 시작된다. 현대 세계에서 일으킨 일이나, 그로트월드가 앤지를 심령 이동시키면서 한계점까지 크레딧을 빌리게 되었을 거라는 캐롤리너스의 언급을 보면, 마법의 일종으로 취급되는 듯하다. - 우연과 역사 Chance and History
캐롤리너스에 의하면, 자연은 우주를 질서정연하고 균형 잡히게 만들려고 하나, 역사의 작용은 끊임없이 이런 균형을 깨려고 하며, 그것은 언제나 성공한다. 그 뒤의 새로운 균형은 보완 인자로서의 우연이 작용할 때에 확립된다. 헌데 이 우연은 무작위적인 조작인자가 아니라, 우주의 가장 확고한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한다. 이 진리가 예술과 과학의 산물인 모든 마법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고 하는데, 제임스도 제대로 이해하질 못한다. - 크레딧 credit
일종의 영적인 화폐로, 마법을 행하는 데 필요하다. 마법사는 회계 담당국에 크레딧을 지불하거나 빚져서 마법을 시행할 수 있다. 화폐처럼 쓰이긴 하나, 마법사들에게나 느껴지고 쓸모가 있는지라, 여관 대금 지불 따위의 용도로는 쓸 수 없는 듯 하다.
4.3. 종족
- 늑대 wolf
커다란 크기의 말하는 늑대. 드래곤과 20년지기 친구로 지내는 경우를 보면 수명도 범상치 않게 긴 듯하다. 아아라 뿐만 아니라 모든 늑대가 말할 수 있다는 게 이 대체 잉글랜드에서는 상식으로 통용되는데, 제임스가 자신의 고향에선 늑대가 말하지 않는다고 하자, 아아라한테서 돌았다는 소릴 들을 정도다. - 드래곤 dragon
'판타지 요소가 결합된 잉글랜드'라는 배경에 맞춰 민담에 나올 법한 외형을 가지고 있는데, 약간 커다랗고[19] 날개 달린 도마뱀으로, 다른 생명체들에 비해 놀라운 신체 능력과 회복력[20]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퍽 단순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안일하고 보수적이기도 해서 스므르골이 인간과 비교해 종족의 미래를 걱정하게 만든다. 바깥 지상을 막연히 두려워해, 드래곤의 신체 능력이면 충분히 날 수 있음에도 어둡고 위험하다는 핑계를 대며,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밤에는 날지 않는다. 한편으론 이야기를 엄청 좋아해서, 동굴 안에서 와인을 마셔가며 죽치고 누워 몇 달 동안 이야기를 나눌 정도다.[21] - 호수 드래곤 mere-dragon
드래곤들의 먼 친척들로, 비교적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다. 원래는 드래곤들처럼 모여 살았으나 500년 전 불길한 탑 근방에서 일어난 멸종위기blight 이후 늪이나 호수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었다. 몸집이 작은 것도 이 탓으로, 근처에 좋은 동굴도 찾을 수 없으며, 주변에 변변한 먹거리가 없어 물고기나 채소를 먹고 살아가는 신세다. - 모래귀신 sandmirk
미친 채로 죽어갔거나 지독한 고통을 받고 죽은 동물들의 영혼을 가진 생명체로, 지저귀는 소리를 통해 다른 생명체의 광기를 자극해 미친듯이 달아나게 만들고, 끝내 지쳐 저항할 힘이 사라진 희생자를 먹고 살아간다. 희생자가 미치기 전엔 다가오질 않아 육체적인 힘만으론 대적하기가 힘들다. 이름에서 보이듯 원래 추운 해안가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인데, 암흑의 권세의 영향인지 숲까지 따라와 주인공 일행을 괴롭힌다. 『The Flight of Dragons』에서 묘사된 모습. - 오우거 ogre
선 키가 12 ft(약 365 cm)에 달하는 인간형 괴물. 스므르골의 옛 이야기에서나 등장하다가 마지막 전투에서 모습을 드러내는데, 대머리에 입술이 없어 이빨이 그대로 드러나며, 코도 공기 구멍 2개로 정도로 뚫려 있어 두개골에 피부를 씌운 듯한 모양새다. 목이 없어 몸통에 머리가 그대로 붙어 있으며, 나무줄기 같은 원통형의 몸체를 가지고 있다. 몸에는 무두질하지 않은 가죽옷을 두르고 있으며, 녹슨 금속으로 보강한 나무 몽둥이로 싸운다. 사지는 두꺼운 뼈에 특이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어 드래곤이 그냥 물어서는 소용없고 약한 관절 부분을 집요하게 공략해야 한다. 가운데 몸체는 비교적 약한 듯, 마지막 전투에서 주인공이 힘겹게 내질러 박은 장창 조각에 큰 상처를 입고 죽는다. - 웜 worm
땅에 닿는 폭이 2 ft(약 60 cm)는 되는 민달팽이. - 조지 george
이 세계에서 드래곤들이 인간을 부르는 통칭. 최초로 만난 인간의 이름이 조지라서 그렇다. 조지라는 이름 자체는 성 조지를 의식한 듯한데, 이 때문에 중세학자인 제임스는 드래곤들이 "조지 하나"라 말하는 걸 듣고 바로 조지가 인간을 뜻함을 추측해낸다. 주인공이 자기 몸을 되찾고 나서야 깨닫는 사실로, 이들은 중세 후기 14세기의 사람들이라 현대인들보다는 체격이 작다.[22] - 하피 harpy
커다란 새의 몸통에 광기어린 인간 여자의 얼굴을 한 괴물. 이빨에는 독이 있다.
5. 평가
『드래곤과 조지』는 딕슨이 (중략) 『호카Hoka』(1957~1982) 시리즈에서 보여준 다재다능함과 경쾌한 유머 감각을 장르 판타지 세계에 대입,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중략) 다른 세계로의 이행이나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전통적인 판타지의 요소를 답습하는 데 안주하지 않고, 대체우주라는 SF적 담론을 통해 『차일드 사이클Childe Cycle』의 홀리스틱한 역사 의식을 플롯에 투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서는 장르 판타지 사상 매우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강수백, 『드래곤과 조지』, 「해설」, 시공사 (1999), p.433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고전 판타지 소설인데, 위 해설에서 설명하듯 판타지의 흔한 선악 구도 가운데 대체역사물이라는 SF 요소를 끼워넣은 작품이다. 판타지이면서도 어느 정도 역사를 따라가는 이른바 '대체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하기에, 드래곤의 특징도 그에 맞춰져 근래의 판타지 소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드래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인공 제임스가 드래곤의 몸에 막 투사되는 초반은 국내의 양판소 중의 드래곤물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 싶지만, 이 세계의 드래곤은 잘못하면 무장한 기사 하나에게 훅 가거나 불구가 될 수도 있는, 실제 중세 만담 수준의 드래곤. 주인공도 맨 처음에 병사 몇 명 쓰러뜨렸다고 기고만장 했다가 기사의 기병창 돌격 한 방에 뻗으니[23] 먼치킨 따위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강수백, 『드래곤과 조지』, 「해설」, 시공사 (1999), p.433
줄거리의 전개는 선악의 대립에 맞춰 단순화되어 있으나, 그 가운데 매력적인 개성을 뽐내는 인물 군상과 그들 간의 상호작용이 돋보인다. 주인공이 전혀 다른 신체인 드래곤의 몸에 들어가고 정신적/육체적으로 이에 적응하는 과정과 주인공이 책으로만 보던 것과 실제 중세 인물 군상의 괴리를 느끼고, 나중에는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세심하게 묘사된다. 주인공이 현대인의 지식을 활용하는 장면도 꽤 나오는데, 흔해빠진 양판소와는 달리 '현대인이 아니면 파악 불가능한 지식 + 인간의 육체로는 원래 실행 불가능한 행동 + 지식과 행동의 결합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한계점과 위험'이라는 3요소의 묘사가 매우 디테일하고 박진감 있다.
6. 기타
- 애니메이션 『The Flight of Dragons』(1986)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선 괴상한 제목인 『공룡아 불을 뿜어라』로 바꾼후에 KBS에서 방송했는데, 애니메이션에 대한 내용은 이 문서를 참고할 것.
- 이 소설이 쓰인 이후 속편이 보고 싶다는 양덕들의 끝없는 성화에 못이겨 결국 14년 만에 후속작들이 줄줄이 나오게 된다. 아래 책들이 연속적으로 출판되어서 『드래곤 전설집The Dragon Cycle』[24]이 된다. 한국에선 첫 편인 이 『드래곤과 조지』 외엔 미정발 상태지만.
- 『드래곤과 조지』 (1976)
- 『드래곤 기사The Dragon Knight』 (1990)
『드래곤과 조지』 국내 출판본에 수록된 강수백의 해설에 따르면 동화적인 스토리라인의 첫 편과는 다르게, 영국과 프랑스 간의 마법 전쟁이라는 본격적인 대체역사물스런 배경 속에서 잉글랜드의 귀족이 된 제임스와 앤지의 갈등과 모험을 묘사한다고 한다.14세기의 대체 우주에 떨어진 20세기 수학자 짐 에커트와 그의 약혼자 앤지는, 보아 드말렌콘트리의 남작 제임스 경과, 앤젤라 부인이 되었다. 몇몇 충격적인 일들이 있었으나 그들은 잘 극복해냈다. 사실 새로운 삶의 위험과 마법 현상들도 그럭저럭 처리해내고 있었다. 짐이 갑자기 드래곤으로 변신하기 전까지는. 이 사건에 기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짐은 그의 이웃인 마법사 S. 캐롤리너스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그의 수련생이 된다. 태자 에드워드가 푸아티에 전투에서 프랑스인들에게 포로로 잡히자, 짐은 늑대 아아라를 포함한 몇몇 동반자들과 함께 영국군에 합류하기 위해 출발한다. 그는 암흑의 권세와의 전투에서 중요한 장기말이 되어, 비범한 결과를 낳게 된다.Google 도서에서의 소개문 # - 『국경의 드래곤The Dragon on the Border』 (1992)
- 『전장의 드래곤The Dragon at War』 (1992)
- 『드래곤과 백작과 트롤The Dragon, the Earl, and the Troll』 (1994)
- 『드래곤과 정령The Dragon and the Djinn』 (1996)
- 『드래곤과 끝내주는 왕The Dragon and the Gnarly King』 (1997)
- 『라이오네스의 드래곤The Dragon in Lyonesse』 (1998)
- 『드래곤과 켄트의 어여쁜 소녀The Dragon and the Fair Maid of Kent』 (2000)
- 『드래곤과 가훌의 기사The Dragon and the Knight of Gahool』
2001년 작가가 집필 도중 사망함으로써 무산되었다.
[1] 브라이언은 기도로 버티는데, 제임스는 그다지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라, 구구셈을 외어보다가 효과가 없자 자신의 박사 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 도시들에 의한 사회 관습의 변화'에 관한 논문이었는데, 밤이면 밤마다 탁상등만 켜고 이 논문을 썼다고.[2] 그래서 몸무게를 잘 맞추는 사람들도 제임스의 몸무게를 20 lb 이상 적게 어림잡곤 했다고.[3] 중간에 제임스가 여관에서 벌인 폭식 난동이 제임스가 억제력을 잃은 사이 고배시가 자기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었던 유일한 소행으로 드러난다.[4] 드래곤의 수는 날로 격감하고, 인간의 수는 날로 늘어나는 와중에, 인간들은 스스로 갑옷(딱딱한 껍질)과 기병창(길고 날카로운 뿔)을 만드는(키우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5] 원어론 "sir", "your worship", "your highness".[6] "이제부터는 누구를 만나더라도 '형님your worship' 어쩌고 하지는 말아. 그런 말은 난 들어본 적도 없어! 이봐, 자기는 하찮은 호수 드래곤이니 어쩌고 하는 헛소리를 나한테 하지 마! 호수는 네가 어떤 드래곤인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어. 도대체 모두들 너처럼 말하고 돌아다니나면, 세상이 어떻게 될 것 같나? (중략) 너는 드래곤이야! 그 사실을 지금부터 명심해야해! 그리고 드래곤이면 드래곤답게 행동하든지, 아니면 아예 행동하지 않든지 둘 중의 하나란 말이다!" 브라이언: "찬성이오 찬성!"[7] Sympathetic magic. 모방 마법/주술이라고도 하며, 어떤 행태를 모방함으로써 효력을 기대하는 것이다. 친숙한 예시로 '호두는 뇌와 형태가 유사하므로 호두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 라거나 '해구신은 남성의 정력에 좋다' 따위가 있고, 이정도까지 우스운 사례가 아니라도 '특정한 행동을 함으로써 어떠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 그리고 '남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그 행동을 따라 하는 것'들이 바로 공감 마법(sympathetic magic)이다. 한국 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예를 들어보자면 아이가 배가 아플 때 엄마가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주문을 외우며 아이의 배를 쓰다듬어준다거나, 체했을 때 바늘이라는 마도구로 손톱 아래를 찔러 살짝 피를 내는 것 역시 일종의 공감주술이라 할 수 잇는 것. 의학이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체계화되어 발전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치료사와 주술사, 치료행위와 주술행위가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았기에 많은 민간요법들은 주술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고, 따라서 '마을의 치료사(주술사), 또는 옆집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니 병이 낫는 것 같더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 행동을 따라함으로써 병이 낫기를 기대하는 것이 공감마법의 사고 원리라는 것이 J.G.프레이저의 주장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사실 '(위궤양으로 인해) 속이 쓰리면 우유를 마시라' 는 행동은 전형적인 공감주술 형태의 민간요법들과 거의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유사하게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해 보면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만큼 대단히 강력하고 빠른 진통효과가 나타나는 것. 그렇기 때문에 '멋진 공감 마법'이 되는 것이다.[8] 우유는 위궤양의 통증은 잘 누그러뜨려 주지만 위궤양의 치료 자체엔 도움이 안 되는데, 그래서인지 캐롤리너스는 나중에 다시 만날 때까지도 궤양이 나아지지 않아 우유를 꾸준히 마시는 모습을 보여준다.[9] 여담이지만 이 장면은 본작의 특유의 아이러니한 유머감각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다. 프레이저가 정의한 '공감 마법'은 사실 대상을 다소 낮게 보는 의미, 즉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던 시대에 '어떤 행동이 왜 그런 효과를 나타내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단지 경험적 지식에 의존하여 이전에 했던 행동을 따라하는 것으로 같은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함으로써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작의 작중 세계는 주술이 과학의 하위호환인 현실과는 달리 정말로 마법(=주술)이 실존하는 세계인 것. 제임스가 실베이너스에게 '우유를 마셔보라'고 권하자 실베이너스는 컵에 물을 따른 후 그 물을 우유로 변이시켜 마실 정도로 여기서 마법은 확실한 현실이다. 따라서 실베이너스가 우유 마시기를 멋진 공감마법이라고 평가하는 것 역시, '제대로 된 체계를 가진 마법도 아닌 조잡한 주술주제에 효과는 참 좋다' 는 의미에 가까운 뉘앙스이다. 현실로 치면 '민간요법이긴 하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있어 효과를 기대할 만 하다'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뉘앙스인 것. 그리고 실베이너스는 마법사답게, 이 요법의 과학적 근거는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냥 '공감주술이기는 하지만 효과는 좋으니까' 계속 사용할 뿐이다.[10] 지팡이 자체를 크레딧으로 얻은 게 아니라, 얻기 위한 여행에 나서는데 든 비용이라고 한다. 이 여행 때문에 오랫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것. 일생동안 갚아야 할 양이라는데, 어차피 암흑의 권세와 붙어서 지면 모두가 끝장이므로 그냥 빚지기로 했다고 한다.[11] 처음에는 중세인 특유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우습게 여기던 제임스지만 고배시의 영혼이 일으킨 폭식 난동으로 인해 난처한 처지에 빠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여관 주인을 달래 일을 수습하려 드는 브라이언의 모습에 일차적으로 감동한다. 현대인의 사고방식을 가진 제임스라면 '본인이 저지른 일은 본인 책임이니까' 친구라 해도 대신 수습해줘야 한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니, 그의 사고방식은 현대인과 다를 뿐 단순히 야만적인 것이 아니기에 어떤 면에서 현대인보다 더 타인에게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면모를 보인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것. 그리고 목숨이 걸린 전투를 앞두고 만약 자신이 죽을 경우 자신의 사망 소식을 전해줘야 할 사람들을 (고배시 속에 들어가 있는) 제임스에게 알려주며, 만약 제임수가 죽게 되면 자신 역시 제임스가 지정한 사람들에게 그가 용감히 싸우다 죽었음을 알려주기 위해 서해를 건너가는 배를 찾아보겠다 고 말하는 것을 듣고, 얼마나 넓은지도 알 수 없는 바다를 건너서 어디인지도 모르는 땅을 찾는 길고 위험한 모험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자청할 정도로 그가 말하는 신의가 무겁고 진지한 것임을 더욱 실감하게 되는 것.], 무장도 이세계 기준으로 완벽하고, 살인기계라 불릴 만큼 전투도 잘 해낸다. 마지막 전투에선 웜을 상대로 혼자 싸워 이기며, 그간 우정을 쌓은 제임스가 대체 잉글랜드에 남기로 결정하자 아주 기뻐한다. 그 뒤 여관에선 제대로된 무기 하나 다룰 줄 모르는 제임스에게 무술을 가르치기로 한다[25][12] 물론 중세적 인물이기에 현대인인 제임스가 보기에 그녀의 행동에는 몹시 잔인하거나 야만적으로 보이는 면도 있다.[13] 이는 제임스는 자신을 남작이라 얼버무릴 때, 그 뜸 들이는 모습이 마치 마법 때문에 기억이 망가졌다는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14] 제임스는 다니엘이 대체 이런 "중세의 슈퍼맨"을 두고 왜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지 의아해했을 정도다.[15] 치과 의료 기술이 거의 없던 중세에 이빨의 귀중함을 생각해보면 그 가치를 알 수 있다.[16] 이렇게 브라이언과 아아라 둘의 증오를 받기 때문에 둘이서 휴 뒷담을 까며 친해질 수 있었다.[17] 이후 시리즈에서는 'Aargh'로 쓰인다.[18] 딱 한 번 마지막 챕터에서 'Accounting Department'라고 쓰인다. 한국어 번역으로는 별 차이 없이 그대로 '회계 담당국'이지만. 이후 시리즈에서는 'Accounting Office'로 쓰인다.[19] 소설 내 묘사에 따르면, 주인공과 비슷한 크기의 브라이아가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을 때 머리는 9 ft(약 270 cm)에 근접한 높이에 위치해 있으며, 네 발로 곧게 서 있다면 앞쪽 어깨가 6 ft(약 180 cm) 정도 높이가 되리라 추측한다. 여러 표지들에서 묘사되는 주인공도 말을 탄 인간 보다 조금 큰 크기로, 여관이나 성채 등 사람들이 사는 건물 내부를 비좁게나마 돌아다닐 수 있다.[20] 스므르골이 즉사하지 않으면 살아 남는다고 말할 정도다.[21] 스므르골은 '어릴 적부터 들은 옛날 이야기들 때문에 기사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브라이언의 말을 듣고, 드래곤과 인간 사이의 평화를 가져올 방안을 생각해 내는데, 이러한 드래곤의 성질을 이용한 것이었다. '드래곤이 바깥에서 여러 종족과 협력해 대모험을 벌인 이야기'가 널리 퍼진다면, 이를 들은 드래곤들이 바깥에 나가 모험을 하고 다른 종끼리도 협력하고 싶어하리란 것.[22] 중세 전성기인 11~13세기에는 중세인들도 체격이 좋았지만, 14세기 들어 소빙하기로 인한 기근과 흑사병이 겹쳐 체격 조건이 급격히 나빠지게 된다.[23] 기사의 체중, 군마의 체중, 장비의 무게를 합치면 대략 1 t에 달하는데, 이들이 16 ft(약 5 m)짜리 기병창을 들고 10 mi/h(약 16 km/h)로 달려들면, 그 관통력 앞에선 드래곤의 육체가 아무리 좋아도 소용이 없어진다는 것.[24] 드래곤 나이트The Dragon Knight 시리즈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