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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30 07:43:07

따름 노래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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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따름 노래의 의미
2.1. Antiphona의 뜻과 변천 과정
2.1.1. 예식을 뒷받침하는 노래의 등장2.1.2. 시편을 순차적으로 노래하기2.1.3. 후렴의 등장2.1.4. 후렴만 특별히 부각됨
2.2. '따름 노래'가 가리키는 범위
2.2.1. 전례서를 통해 해석하기2.2.2. 이 문서에서 '따름 노래', '입당송', '영성체송'이 가리키는 범위
3. 대중 성가의 등장4. 오늘날 전례서에 나타난 따름 노래의 특징
4.1. 후렴만, 그것도 악보 없는 본문만 있음4.2. 후렴에 따르는 시편/찬가의 선택에 폭넓은 가능성 허용4.3. 따름 노래 본문을 이용한 작곡 활동을 권장함4.4. 따름 노래를 적절한 대중 성가로 대체할 수 있음
5. 입당송과 영성체송
5.1. 입당송과 영성체송을 노래하는 목적5.2. 입당송과 영성체송을 노래하는 방법5.3. Graduale Romanum과 오늘날 전례서의 비교
6. 그 외의 따름 노래7. 전례서에 고유문이 제시되지 않은 따름 노래
7.1. 봉헌 노래7.2. 파견 노래
8. 사목 현장에서의 적용
8.1. 전례서의 따름 노래를 그대로 노래하기 어려움8.2. 따름 노래를 대중 성가로 대체하는 관습8.3. 코로나19로 인한 존재감 부각8.4. 따름 노래 본문을 노래하기 위한 여러 노력8.5. 대중 성가 선곡
9. 따름 노래가 음악사에 주는 의의10. 여담
10.1. 모든 이가 전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 총지침

1. 개요

따름 노래(Antiphona)는 가톨릭 교회의 전례와 전례 밖 신심 행사의 진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음악 양식이다. 현대에는 음악 자체가 발전하여 하나의 독립된 양식을 이루기도 한다.

2. 따름 노래의 의미

2.1. Antiphona의 뜻과 변천 과정

2.1.1. 예식을 뒷받침하는 노래의 등장

가톨릭 교회의 여러 예식 중에 행하는 행렬(예수 그리스도의 행렬, 성직자의 행렬, 신자들의 행렬, 시신의 행렬 등), 성수 예식,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발 씻김 예식 등은 다음의 공통 속성을 보인다.
  1. 이들은 예식의 핵심 순서가 아니며,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진다.
  2. 사제나 부제가 성경이나 전례문을 읽고 있는 때가 아니다.
  3.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이때 예식에 참여한 이들이 가만히 있기보다는 다 함께 또는 몇 사람이 노래하며 마음을 모으면 좋다. 어찌보면 매우 사소한 목적, 곧, 예식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래가 등장한다. 반대로 말하면, 이 노래들은 노래가 뒷받침하는 예식과 함께 진행될 때 그 의미가 산다는 뜻이다.

2.1.2. 시편을 순차적으로 노래하기

그런데 예식을 뒷받침하기 위해 무엇을 노래하면 좋을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바로 시편을 그대로 노래하는 것이다. 시편 n편을 펼쳐서 정해진 음악적 선율(e.g., 시편창 제1~8선법. 『가톨릭 성가』 391번부터 398번까지 참조.)에 맞춰 각 절을 순차적으로 노래한다. 이때 누군가 한 사람이 모두 전담해도 되지만, 조금 더 재미있게 예식에 참여한 이들을 둘로 나눠서 시편의 각 절을 서로 주고 받도록 할 수 있다. 라틴어 Antiphona는 본래 이를 가리키던 말이다. 이른바 '계-응'이라고 불리는 이 교창/교송 관습을 한국 천주교에서도 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위령 기도이다. (※ 단, 어디까지나 형식이 위령 기도에 남아 있다는 뜻이지, 위령 기도의 목적마저도 예식의 뒷받침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 설명은 이어지는 문단의 사례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시편 51(50)
하느님, 당신 자애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제 죄악을 제가 알고 있사오며
제 잘못이 언제나 제 앞에 있나이다.
당신께, 오로지 당신께 잘못을 저지르고
당신 눈앞에서 악한 짓을 하였사오니
……

2.1.3. 후렴의 등장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후렴이 등장한다. 후렴이 등장한 배경으로 다음을 들 수 있다.
  1. 문맹자가 많음
  2. 성경이나 악보집을 제작하기 어려움 등을 들 수 있다.
    (점자 성경이나 악보집이 없이 다수의 시각 장애인과 함께 거행하는 예식도 이 두 가지에 해당한다)
이때 예식에 참여한 이들의 호응을 효과적으로 끌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누구나 쉽게 외울 수 있는 후렴을 마련하고, 시편/찬가의 시작과 끝에, 또는 시편/찬가 사이에 그 후렴을 반복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 천주교에서 거행하는 현대의 미사 때 후렴이 있는 찬미가(e.g., 『가톨릭 성가』 166번 생명의 양식)가 이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영성체 행렬 중에 각 절의 가사를 신자들이 모두 외우지 못하더라도 후렴은 외울 수 있으므로 후렴만이라도 따라함으로써 노래에 참여한다.

후렴을 배치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성가대나 선창자가 노래하는 여러 절의 시편/찬가의 앞과 뒤에 후렴을 배치한다. 시간 전례의 시편 기도에서 이를 자주 볼 수 있다.
후렴: 주님, 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시편 51(50)
하느님, 당신 자애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제 죄악을 제가 알고 있사오며
제 잘못이 언제나 제 앞에 있나이다.
당신께, 오로지 당신께 잘못을 저지르고
당신 눈앞에서 악한 짓을 하였사오니
……
그때에 당신이 의로운 희생 제사, 제물과 번제를 즐기시리이다.
그때에 사람들이 수소를 당신 제단 위에 바치리이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후렴: 주님, 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둘째, 후렴이 보통의 화답송처럼 시편/찬가의 사이사이에 놓인다. 시간 전례의 초대송이나 사순 시기 아닌 주일 제2 저녁 기도의 찬가가 바로 이 형식으로 되어 있다. 미사의 입당송과 영성체송도 전통적으로 이 방식으로 바쳤으며, 그중 한 사례가 다음의 전례문과 동영상의 장면이다.
라틴 말 (Ap 5,12; 1,6) 한국어 (묵시 5,12; 1,6 참조)
Dignus est Agnus, qui occísus est, accípere virtútem et divinitátem et sapiéntiam et fortitúdinem et honórem. Ipsi glória et imperium in sǽcula saeculórum.

Ps. 71,1
Deus, iudícium tuum Regi da: et iustítiam tuam Fílio Regis.
Glória Patri, et Fílio, et Spirítui Sancto. Sicut erat in princípio, et nunc, et semper, et in sǽcula saeculórum. Amen.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은 권능과 신성과 지혜와 힘과 영예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옵니다. 영광과 권능을 영원무궁토록 받으소서.

시편 72(71),1
하느님, 당신의 공정을 임금에게, 당신의 정의를 임금의 아들에게 베푸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2.1.4. 후렴만 특별히 부각됨

다시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현상이 생긴다. 바로 후렴이 (또는 후렴만) 특별히 부각된 것이다. 후렴에 딸린 시편이나 찬가는 대개 단순한 시편창 선율에 얹어 불리므로 음악적 특징이 얕게 드러난다. 반면에 후렴에는 그보다 상대적으로 화려한 음악적 선율이 붙기에 예식에 참여하는 이들의 뇌리에 더 오래 남는다. 그리하여 어느 순간부터 일부 전례서는 노래의 시편/찬가는 싣지 않고 후렴만 수록하였으며, Antiphona는 이 후렴(만)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기 시작했다.
라틴 말 (Ap 5,12; 1,6) 한국어 (묵시 5,12; 1,6 참조)
Dignus est Agnus, qui occísus est, accípere virtútem et divinitátem et sapiéntiam et fortitúdinem et honórem. Ipsi glória et imperium in sǽcula saeculórum.

Ps. 71,1
Deus, iudícium tuum Regi da: et iustítiam tuam Fílio Regis.
Glória Patri, et Fílio, et Spirítui Sancto. Sicut erat in princípio, et nunc, et semper, et in sǽcula saeculórum. Amen.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은 권능과 신성과 지혜와 힘과 영예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옵니다. 영광과 권능을 영원무궁토록 받으소서.

시편 72(71),1
하느님, 당신의 공정을 임금에게, 당신의 정의를 임금의 아들에게 베푸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여기서 더 나아가면 애당초 시편/찬가를 시편창에 얹은 적이 없던 노래이면서 찬미가조차 아닌 노래에도 Antiphona라는 말이 붙는다. 성모 마리아에 관한 다음의 노래를 Antiphona라고 부르는 것이 그 사례이다.

2.2. '따름 노래'가 가리키는 범위

2.2.1. 전례서를 통해 해석하기

애당초 antiphona라는 말의 뜻부터 시간에 따라 달라지고, 음악 양식에 따라 달라진다. 『Missale Romanum』 한 권의 책에서조차 antiphona의 범위가 본문마다 다르다. 그래서 이것의 한국어 번역명을 정하더라도 그것의 범위를 깔끔하게 정리하기 어렵다.

위의 Antiphona의 뜻과 변천 과정 문단에서 언급한 Antiphona의 본래의 목적을 고려하여 한국어판 전례서에서는 예식을 뒷받침하는 노래를 가리켜 '따름 노래'라는 용어를 공식 사용한다.

이때 '따름 노래'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다음 중 어떤 것인지는 공식 문헌에서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1. 전례서에 제시된 후렴만을 뜻함
  2. 전례서에 제시된 후렴과 전례서에 제시된 혹은 제시되지 않은 시편/찬가를 포함
  3. 위 둘 뿐 아니라 그들을 대체하는 대중 성가까지 포함
그나마 이 말의 뜻을 설명한 다음의 문헌조차 위 세 개에 뜻을 모두 품는다. '시편 앞뒤에 따르는 노래'는 (1)에 해당하고, '행렬을 하며 부르는 노래'는 (3)에 해당한다. 이어지는 '오해의 여지가 ……'라는 말은 또 따름 노래가 (2)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시편/찬가 없는 antiphona를 '후렴'이라고 하면 일반 음악에서의 '후렴'의 뜻과 너무 달라지므로.)
시편 앞뒤에 따르는 노래, 행렬을 하며 부르는 노래인 antiphona는 “따름 노래”라고 한다. 다만, 오해의 여지가 없는 경우(화답송, 성무일도의 시편 기도 등)에는 “후렴”이라는 말을 그대로 쓴다.
따름 노래, 『천주교 용어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17년.
물론 그렇더라도 Antiphona의 직역인 '후렴'보다는 '따름 노래'라는 번역명이 이 노래의 적절한 범위와 기능을 반영한다.

위 설명에 의해 행렬을 하며 부르는 입당송과 영성체송도 따름 노래에 포함된다. 또한 이들의 후렴은 다음에 열거할 근거에 의해 antiphona에 해당한다. 한국어 총지침에서 입당송과 영성체송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을 보자.
입당 노래는 (중략) 『로마 미사 성가집』(Graduale Romanum)이나 『단순 미사 성가집』(Graduale Simplex)에 실린 입당송을 시편과 함께 부를 수 있다.
영성체 노래는 『로마 미사 성가집』이나 『단순 미사 성가집』에 실린 영성체송을 시편과 함께 부를 수도 있고, 영성체송만 부를 수도 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과 87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두 지침은 『Missale Romanum』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직역하면 '『로마 미사 성가집』이나 『단순 미사 성가집』에 실린 후렴'이라는 뜻이 된다. 이를 통해 한국어 전례서에서 '입당송'/'영성체송'으로 적힌 번역이 사실은 'antiphona', 곧, '후렴'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따름 노래의 의미가 위 셋 중 어느 것이 되든, 입당송/영성체송의 구성 요소 중 적어도 후렴은 반드시 따름 노래이다.
Adhiberi potest sive antiphona cum suo psalmo in Graduali Romano vel in Graduali simplici exstans, (중략)
Pro cantu ad Communionem adhiberi potest aut antiphona ex Graduali Romano sive cum psalmo sive sola, aut antiphona cum psalmo e Graduali simplici, (중략)
「Institutio Generalis Missalis Romani」 48항과 87항.

2.2.2. 이 문서에서 '따름 노래', '입당송', '영성체송'이 가리키는 범위

이하의 설명에서는 '따름 노래'의 본문의 요건을 앞 문단의 (2)로 한정한다. 곧, 구성 요소의 관점에서 "따름 노래 = 후렴 + 시편/찬가"이다. 그리고 이러한 본문의 요건과 더불어 음악적 선율이 동반될 때 '따름 노래'라고 칭한다.

행렬, 성수 예식, 발 씻김 예식 등에 활용하기 위해 '전례서에 최소한 후렴 본문이 제시된' 노래는 따름 노래로 간주한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에서의 활용과 달리 이 문서에서는 '입당송'과 '영성체송' 또한 후렴과 시편/찬가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으로 활용한다. 한편 한국어판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의 '입당 노래'/'영성체 노래'는 입당송/영성체송과 이들을 대체하는 대중 성가를 모두 아우르며, 이러한 개념적 차이는 이 문서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따라서 이하의 설명에 활용될 이 용어들의 관계는 다음 표로 정리할 수 있다.
<colbgcolor=#fff1af,#000078> 따름 노래 따름 노래 아님
입당 노래 입당송(=후렴과 시편/찬가) 대중 성가
영성체 노래 영성체송(=후렴과 시편/찬가) 대중 성가

또 이하의 설명에서 나오는 '오늘날'은 바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의 시기를 가리킨다. 따라서 '오늘날의 전례서'라고 하면 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에 나온 라틴어 표준판과 모국어 번역판 전례서를 뜻한다.

3. 대중 성가의 등장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찬미가 문서
번 문단을
대중 성가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4. 오늘날 전례서에 나타난 따름 노래의 특징

4.1. 후렴만, 그것도 악보 없는 본문만 있음

한국 천주교의 『매일미사』에 있는 입당송과 영성체송이 이를 명확히 보여 준다. 이는 『매일미사』의 기원이 되는 『로마 미사 경본』, 이와 동등한 지위에 있는 다른 언어의 미사 경본, 그리고 그것의 라틴어 표준판인 『Missale Romanum』 제3표준판도 마찬가지이다. 입당송과 영성체송 외의 따름 노래에 대해서도 여러 전례서에서는 대개 아래처럼 설명하며 본문만 수록한다.
"그동안 아래의 따름 노래들이나 다른 알맞은 노래를 부른다."

따름 노래 1
◎ 주님이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
『로마 미사 경본』 322면, 주님 만찬 성목요일 12항.
주님 수난 성지 주일, 파스카 성삼일, 주님 봉헌 축일 등 일부 전례일 미사의 따름 노래는 후렴과 시편/찬가를 함께 제공한다. 그중 일부는 악보도 제공한다. 하지만 오늘날 공식 전례서의 대다수 따름 노래는 오직 후렴 본문만 제공한다.

4.2. 후렴에 따르는 시편/찬가의 선택에 폭넓은 가능성 허용

이 문서의 라틴어와 한국어 전례서에서 '따름 노래' 용어 사용 범위에 대한 해석 문단에 있는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과 87항은 입당송/영성체송을 노래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후렴과 시편을 함께 부를 수 있다고 폭넓게만 언급한다. 애당초 아래의 언급처럼 입당송/영성체송 본문 자체를 다른 적절한 창작 본문으로 교체해도 되므로, 입당송/영성체송 본문을 유지한 채 시편/찬가를 붙일지, 붙인다면 어떤 시편/찬가를 붙일지 등에 대해서는 많은 가능성을 허용한다고 볼 수 있다.

입당송/영성체송이 아닌 따름 노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설명을 적용할 수 있다. 주님 만찬 성목요일 발 씻김 예식 중 부르는 따름 노래 중에는 후렴만 제시된 것(따름 노래 1, 2, 4, 6)과 후렴과 찬가가 함께 제시된 것(따름 노래 3, 5, 7)이 있다. 이 따름 노래 위에 있는 "그동안 아래의 따름 노래들이나 다른 알맞은 노래를 부른다."[1]라는 단서 조항에 비추어 볼 때, 찬가가 제시되지 않은 따름 노래 후렴에 다른 적절한 찬가를 붙여서 노래해도 좋다고 해석할 수 있다.

4.3. 따름 노래 본문을 이용한 작곡 활동을 권장함

가톨릭 교회는 성가에 붙여진 가사가 성경과 전례의 샘에서 길어 올려야 한다고 말하므로,[2] 따름 노래 본문에 작곡가가 곡을 붙이는 것은 가톨릭 교회가 반길 일이다. 특히 아래 지침의 (ㄱ)에서 "같은 가사에 달리 작곡된 곡을 쓸 수도 있다."에 "주교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와 같은 별도의 단서 조항이 없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주교회의가 승인한 본문"이라는 단서 조항이 있는 (ㄷ)과 대비된다. 결국 (ㄱ)항은 따름 노래 본문에 이루어지는 작곡/편곡 활동을 교회가 장려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 교구들에서는 입당 또는 시작 노래로 아래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ㄱ) 『로마 미사 경본』에 나오는 입당송이나 『로마 미사 성가집』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 같은 가사에 달리 작곡된 곡을 쓸 수도 있다.
ㄴ) 『단순 미사 성가집』에 나오는 전례 시기 입당송과 시편을 쓸 수 있다.
ㄷ) 한국 주교회의가 승인한 본문으로서, 거룩한 예식이나 전례 시기나 그날의 특성에 맞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In the dioces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ere are four options for the Entrance Chant:
(1) the antiphon from The Roman Missal or the Psalm from the Roman Gradual as set to music there or in another musical setting;
(2) the seasonal antiphon and Psalm of the Simple Gradual;
(3) a song from another collection of psalms and antiphons, approved by the Conference of Bishops or the diocesan Bishop, including psalms arranged in responsorial or metrical forms;
(4) a suitable liturgical song similarly approved by the Conference of Bishops or the diocesan Bishop.
「GENERAL INSTRUCTION OF THE ROMAN MISSAL」 48항. 원문 링크. United States Conference of Catholic Bishops.

4.4. 따름 노래를 적절한 대중 성가로 대체할 수 있음

예식을 뒷받침하는 노래의 등장 문단의 설명처럼, 애당초 따름 노래가 뒷받침하는 순서들이 하나같이 예식의 구성 요소 중에서 중요도가 떨어진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그 순서 중 몇 개는 아예 예식에서 빼더라도 예식의 성사적 효력에는 문제가 없다. 그 순서를 뒷받침하는 따름 노래의 상대적인 중요도는 자연히 더 낮다. 그러므로 전례서의 여러 부분은 따름 노래를 다른 적절한 노래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당연하게도 대중 성가의 가사는 가톨릭 교회의 교리를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

5. 입당송과 영성체송

5.1. 입당송과 영성체송을 노래하는 목적

미사의 입당 행렬과 영성체 행렬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각 입당 노래와 영성체 노래를 부른다. 『Missale Romanum』과 그것의 번역본인 『로마 미사 경본』은 이 순서에 노래하거나 낭송하기 위한 후렴 본문을 제공하며, 그것이 곧 '입당송'과 영성체송이다. 이들이 주는 전례적 효과는 다음과 같다.
이 노래는 미사 거행을 시작하고, 함께 모인 이들의 일치를 굳게 하며, 전례 시기와 축제의 신비로 그들의 마음을 이끌고, 그들을 사제와 봉사자들의 행렬에 참여시키는 목적을 지닌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7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한목소리로 부르는 이 노래는 영성체하는 이들의 영적인 일치를 드러내고, 마음의 기쁨을 표시하며, 영성체 행렬의 공동체 특성을 더욱더 밝혀 준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86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한국 천주교의 많은 성당에서는 영성체 때 사제가 성체를 영할 때, 영성체송을 낭송한다. 그러다보니 영성체송이 사제의 영성체와 영성체 노래 사이의 별도의 순서처럼 인식된다. 그러나 원래는 영성체송 자체가 영성체 노래의 본문이다. 이 본문에 적절한 곡조를 붙여 (시편/찬가와 함께) 노래하는 것이 영성체송을 노래하는 정석이다. 이 설명은 입당송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구체적 방법은 다음 문단에서 언급한다.

5.2. 입당송과 영성체송을 노래하는 방법

입당 노래는 (중략) 『로마 미사 성가집』(Graduale Romanum)이나 『단순 미사 성가집』(Graduale Simplex)에 실린 입당송을 시편과 함께 부를 수 있다.
영성체 노래는 『로마 미사 성가집』이나 『단순 미사 성가집』에 실린 영성체송을 시편과 함께 부를 수도 있고, 영성체송만 부를 수도 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과 87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후렴만 불러도 되고 후렴과 시편/찬가를 함께 불러도 된다는 이 지침은 『로마 미사 성가집』이나 『단순 미사 성가집』만 언급한다. 그러나 '같은 가사에 달리 작곡된 곡을 쓸 수도 있다.'는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의 단서 조항에 비추어 볼 때, 후렴과 시편/찬가를 함께 노래하는 형식도 창작곡에 적용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가령 연중 제21주일의 입당송은 『Missale Romanum』과 『로마 미사 경본』에 각각 다음과 같이 후렴만 나와 있다. 위 지침이 권하는 하나의 방법은 바로 이 후렴 본문에 적절한 곡을 붙여 노래하는 것이다. 이 문서의 후렴만 특별히 부각됨에서 설명된 현상이 『Missale Romanum』과 『로마 미사 경본』에 후렴만, 그것도 악보 없는 본문만 있음 문단의 설명처럼 반영되었으며, 후렴만 노래하는 방법은 이를 그대로 실현한다고 볼 수 있다.
라틴 말 (Cf. Ps 85,1-3)[3] 한국어 (시편 86(85),1-3 참조)[4]
Inclína, Dómine, aurem tuam ad me, et exáudi me. Salvum fac servum tuum, Deus meus, sperántem in te. Miserére mihi, Dómine, quóniam ad te clamávi tota die.주님, 귀를 기울이소서. 제게 응답하소서. 당신 종을 구해 주소서. 당신은 저의 하느님,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또 위 지침에서 후렴과 시편/찬가를 함께 부를 수 있다는 대목의 적용 예는 바로 다음과 같다. 곧, 이 문서의 후렴의 등장 문단에서 설명한 바가 아래와 같이 활용된다. 후렴에 따르는 시편/찬가의 선택에 폭넓은 가능성 허용 문단의 언급처럼, 시편의 어느 부분을 선택할지 또는 성경의 어느 부분을 찬가로 선택할지는 별도의 제약을 두지 않는다. 시편/찬가 몇 절 후에 후렴을 배치할지도 자유롭다. 시간 전례의 시편 기도처럼 시편/찬가 앞뒤에만 후렴을 둘 수도 있고, 초대송이나 화답송처럼 중간중간 배치해도 된다. 관습상 시편/찬가의 마지막 절로 영광송을 노래하지만, 따름 노래와 관해서는 이 또한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 더욱이 영광송을 노래하고 마지막으로 후렴을 또 노래하기에는 너무 길어질 것 같다고 판단되면, 이 문서의 후렴의 등장 문단의 동영상의 사례처럼 조금 애매하더라도 영광송을 노래한 뒤에 따름 노래를 바로 끝낼 수도 있다.
라틴 말 (Cf. Ps 85,1-3) 한국어 (시편 86(85),1-3 참조)
Inclína, Dómine, aurem tuam ad me, et exáudi me. Salvum fac servum tuum, Deus meus, sperántem in te. Miserére mihi, Dómine, quóniam ad te clamávi tota die.

Ps. 85,4
Laetífica ánimam servi tui: quóniam ad te, Dómine, ánimam meam levávi.
Glória Patri, et Fílio, et Spirítui Sancto. Sicut erat in princípio, et nunc, et semper, et in sǽcula saeculórum. Amen.
주님, 귀를 기울이소서. 제게 응답하소서. 당신 종을 구해 주소서. 당신은 저의 하느님,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시편 86(85),4
당신께 제 영혼을 들어 올리오니, 주님, 이 종의 영혼을 기쁘게 하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5.3. Graduale Romanum과 오늘날 전례서의 비교

후렴만, 그것도 악보 없는 본문만 있음 문단의 언급처럼 오늘날의 『Missale Romanum』은 입당송/영성체송의 후렴만 수록한다. 반면에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과 87항이 언급하는 『로마 미사 성가집』, 곧, 『Graduale Romanum』에는 입당송의 후렴과 시편/찬가 악보, 영성체송의 후렴 악보와 시편/찬가 정보가 실려 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과 87항이 『Graduale Romanum』에 실린 후렴과 시편을 함께 부를 수 있다고 언급하는 이유는 바로 이 책에 시편/찬가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Graduale Romanum』에는 트리엔트 미사 때 쓰던 『Missale Romanum』 1962년판의 면모가 상당 부분 남아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에 출판된 1974년판, 곧, 가장 최신판조차 그렇다. 이 때문에 『Graduale Romanum』 최신판과 오늘날의 『Missale Romanum』의 입당송/영성체송 본문에는 일부 차이가 있다. 모든 그레고리오 성가를 오늘날의 『Missale Romanum』에 맞게 완전히 뜯어 고치지 않는 한 이 차이는 계속 안고 가야 한다.

가령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의 영성체송으로 오늘날의 『Missale Romanum』은 요한 복음 1장 14절을 노래한다.
라틴 말 (Io 1,14) 한국어 (요한 1,14)
Verbum caro factum est, et vídimus glóriam eius.말씀이 사람이 되셨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네.

반면에 『Graduale Romanum』에는 그 본문이 아닌 시편 110(109)에 의한 그레고리오 성가가 수록되어 있다.
라틴 말 (Ps 109,3) 한국어 (시편 110(109),3ㄷㄹ)
In splendóribus sanctorum, ex útero ante lucíferum génuite.거룩한 빛, 새벽 품에서 나는 너를 낳았노라.


아래는 오늘날의 『Missale Romanum』의 입당송/영성체송 중에서 『Graduale Romanum』과 다른 것들의 목록이다.
전례일과 구성 요소 『Graduale Romanum』 출처 『Missale Romanum』 출처
대림 제3주일 입당송 필리 4,4-5 필리 4,4.5ㄴ 참조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영성체송 시편 110(109),3ㄷㄹ 요한 1,14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입당송 시편 68(67),6.7.36 루카 2,16 참조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영성체송 루카 2,48.49
마태 2,20
바룩 3,38 참조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영성체송 즈카 9,9 참조 히브 13,8
주님 세례 축일 입당송 시편 45(44),8.2 마태 3,16-17 참조
주님 세례 축일 영성체송 갈라 3,27 요한 1,32.34 참조

6. 그 외의 따름 노래

다음의 전례 순서 때 따름 노래를 부른다. 그중 일부는 전례서에 명시적으로 '따름 노래'라고 적혀 있다.

7. 전례서에 고유문이 제시되지 않은 따름 노래

7.1. 봉헌 노래

트리엔트 미사의 경본인 『Missale Romanum』 1962년판까지는 봉헌송이 제시되었다. 이것이 『Graduale Romanum』에 남아 있다. 그러나 Novus Ordo에 관한 미사 경본, 곧, 1970년 이후에 나온 『Missale Romanum』에는 봉헌송이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 천주교의 『매일미사』나 주보에서 입당송과 영성체송은 볼 수 있어도 봉헌송을 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면 봉헌송이 없으므로 봉헌 노래를 부르면 안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다음의 지침에 따라 적절한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예물을 가져오는 행렬을 하는 동안 봉헌 노래를 부른다.(37항 ㄴ 참조). 이 노래는 적어도 예물을 제대 위에 차려 놓을 때까지 계속한다. 노래하는 방식은 입당 노래에 대한 규범을 따른다(48항 참조). 예물 행렬이 없는 경우에도 예물 준비 예식 동안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74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7.2. 파견 노래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미사/마침 예식 문서
번 문단을
파견 노래 부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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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사목 현장에서의 적용

8.1. 전례서의 따름 노래를 그대로 노래하기 어려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 마련된 모국어 따름 노래 본문을 가사로 삼아 만들어진 곡이 아직 완비되지 않았다. 한국어뿐 아니라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따름 노래에 관한 대부분의 논쟁은 여기서 비롯된다. 전례에 관한 여러 지침과 각종 서적들이 미사의 입당송과 영성체송이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등을 이야기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모국어 따름 노래 악보집이 완비되기 전까지는 모두 공허한 멜로디일 뿐이다. 여러 전례서에서 따름 노래 본문만 주고 "그동안 아래의 따름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지시도 현실성 없는 이야기이다.

후렴에 대한 곡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으므로 후렴과 시편/찬가를 교대로 부르기까지는 단계가 더 남아 있다. 이 문서의 후렴의 등장 문단, 후렴에 따르는 …… 허용 문단, 그리고 입당송과 영성체송을 노래하는 방법 문단의 언급처럼, 후렴과 시편을 교대로 노래할 수 있으면 이상적이다. 그런데 그러려면 시편/찬가로 무엇을 선택하고 곡조는 무엇으로 할지는 차치하고 일단 후렴 악보부터 마련되어야 한다.

물론 이것을 그렇다고 마냥 부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애당초 오늘날의 라틴어 표준판 전례서 따름 노래도 모든 본문이 곡으로 준비되지는 않았다. 그나마 라틴어는 최소 60%는 준비되었을 뿐이다. 전례서가 따름 노래의 후렴과 본문만 제공하는 것은 오랜 시간을 잡고 천천히 누군가가 따름 노래 본문으로 적절히 곡을 쓰기를 권한다는 뜻[5]으로 볼 수 있다. 곡이 준비되기 전까지는 대중 성가와 같은 대체재를 활용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궁극적으로는 전례 지침이 권장하는 바에 따라 후렴만 혹은 후렴과 시편/찬가를 교대로 노래하는 모습을 추구해야 한다.

모국어 전례의 허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가톨릭 교회 구성원들에게 내린 선물이지만, 또한 숙제이다. 이 숙제를 슬기롭게 수행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오늘날 가톨릭 교회는 여러 가지를 시도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8.2. 따름 노래를 대중 성가로 대체하는 관습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Missale Romanum』 라틴어 표준판 제1판이 나온 때가 1970년이다. 2024년 기준으로 이미 반세기가 지났다. 앞 문단의 현실 속에 따름 노래를 대중 성가로 대체하여 매일 전례를 거행하다보면, 어느 순간 따름 노래 자체보다는 대중 성가로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즉, '따름 노래가 원칙이요, 대중 성가는 허용'임을 잊는다. 그리하여 생기는 현상은 다음과 같다.

가톨릭 교회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성가'의 범위가 좁아짐
교회 음악의 세계는 매우 넓다. 그리고 미사/종류 문서의 음악적 관점에 따른 구분 문단과 거룩하시도다 문서의 '거룩하시도다'의 위상 문단에서 언급하듯, 가톨릭 교회는 전례 음악 중에서 '사제나 부제나 독서자가 부르고 교우들이 화답하는 노래, 또는 사제와 교우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를 먼저 골라야 한다.'[6]라고 말한다. 전자로는 성호경, 본기도, 감사송과 거룩하시도다, 마침 영광송 등이 있으며, 후자로는 자비송, 대영광송,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하느님의 어린양이 있다. 그리고 따름 노래는 이들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이 문서의 예식을 뒷받침하는 노래의 등장 문단의 설명처럼 따름 노래를 하지 않더라도 성사적 효과에는 영향이 없다.

문제는 실제 사목 현장에서는 따름 노래 자체도 아닌 따름 노래를 대체하는 대중 성가가 그보다 더 중요한 성가에 비해 너무 주목받는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 교구들에서는 연중 시기 평일 미사조차 입당/봉헌/영성체/파견 노래는 꼬박꼬박 부르면서, 그보다 중요한 전례문은 낭송한다. 「한국 천주교 성음악 지침」 46항이 명시하는 성가의 등급이 사목 현장에서는 완전히 거꾸로 적용된다. 이러한 현실은 신자들로 하여금 중요한 전례문을 노래로 바치던 오랜 관습을 잊고, '성가'의 범위를 창작 찬미가에 의한 대중 성가로만 인식하게 만든다.

따름 노래의 존재 자체를 잊음
이미 영성체송은 『매일미사』나 주보에 있는 후렴 본문을 간단히 읽기만 하고 넘어가거나 생략한다. 심지어 대중 성가를 부를 때 영성체송 생략이 의무인지 여부조차 해석이 달라진다.(미사/성찬 전례 문서의 영성체송과 영성체 노래|영성체송과 영성체 노래의 관계 문단 참고) 일부 공동체에서 미사 중에 읽기라도 하는 영성체송과 달리 입당송은 아예 쓰는 일이 드물다. 절대 다수의 천주교 신자들이 입당송이 무엇이고 언제 쓰는지 모른다.

이렇듯 활용도가 떨어지다보니 일부 교구는 주보 편집 시에 입당송과 영성체송을 아예 제외하고 독서와 화답송복음 환호송만 수록한다. 그러면 천주교 신자들은 이제는 '입당송'과 '영성체송'이라는 단어조차 잊는다.

성음악 작곡가들이 대중 성가 작곡에만 집중함
사제/부제/독서자가 노래하고 교우들이 화답하는 노래는 어차피 그레고리오 성가 낭송 선율이 담당하니까 성음악 작곡가가 할 일은 거의 없다. 사제와 교우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다행히 성음악 작곡가들이 관심을 가져서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전례서에 본문이 제시된 따름 노래에는 작곡가들이 주목하지 않는다. 작곡가들이 입당송/영성체송 등의 따름 노래의 존재를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대중 성가가 따름 노래보다 작곡가가 자유로이 곡을 쓰기 좋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주어진 본문에 충실해야 하는 (정확히는 그래야 한다고 인식하기 쉬운) 따름 노래보다는 곡의 흐름에 따라 노랫말에 손을 대도 문제가 없는 대중 성가가 자유도가 높다.

8.3. 코로나19로 인한 존재감 부각

그나마 2020년 초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의해 대면 전례가 중단되고 방송 미사로 대체되면서 한국 천주교 신자들이 따름 노래 중 입당송과 영성체송의 존재를 인식하였다. 코로나19 초기에 가톨릭평화방송의 주일 미사 중계는 성가를 완전히 배제하였으며, 입당 노래와 영성체 노래가 불릴 자리에 입당송과 영성체송 후렴 본문이 요긴하게 활용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의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차 약해지고,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됨에 따라 코로나19 전까지의 성음악 운용이 대부분의 공동체에서 복원되었다. 입당송과 영성체송 등의 따름 노래에 주목할 다른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국 천주교 신자들은 다시 이들을 잊을 것이다.

8.4. 따름 노래 본문을 노래하기 위한 여러 노력

전례서에 주어진 따름 노래 본문에 곡을 붙이면 제일 좋겠으나, 작곡가들이 그 많은 본문에 일일이 곡을 붙일 엄두를 내기는 어렵다. 성음악 작곡가나 봉사자들이 그간 시도한 혹은 시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따름 노래 본문에 곡 입히기
가장 교과서적인 방법이다. 비록 시간이 엄청 들지만, 궁극적으로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작곡가는 전례의 원칙을 공부해야 하며, 사목 현장에서 봉사자로 활동한 경험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곡을 만들 수 있다.

시편창 선율에 후렴 얹기
그레고리오 성가에는 시편이나 찬가를 얹어서 노래하도록 준비된 여러 선율이 있다. 일반적인 antiphona에 적용되는 교회 선법은 여덟 가지이므로, 여기에 연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준비된 선율도 여덟 가지이다. 그것이 『가톨릭 성가』 391번부터 398번까지에도 수록되어 있다. 물론 그 외에도 다양한 선율이 있다.

따름 노래 본문에 곡조를 붙이기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시편창 선율을 활용하는 것이다. 또는 이 시편창 선율에 약간의 창작을 가미할 수도 있다. 주어진 후렴을 묵상하고 본문의 의미를 파악한 뒤, 이를 세부 구절로 적절히 나누고, 각각을 시편창 선율에 얹으면 된다.

하지만 이러면 따름 노래의 본래 기능 중 하나인 예식을 뒷받침하기를 충실히 수행하기 어렵다. 따름 노래 하나가 아무리 길어도 시간 전례의 성경 소구 하나 정도 분량이다. 이걸 시편창에 얹어서 후렴을 불러봤자 그 따름 노래가 뒷받침해야 할 순서의 찰나밖에 뒷받침하지 못한다. 즉, "노래로는 했다."의 효과밖에 거두지 못한다. 가령 후렴의 등장 문단에 있는 동영상의 입당송은 연주 시간이 무려 4분을 넘어가며, 이는 입당 행렬과 분향 등의 순서가 그만큼 길다는 뜻이다. 그렇게 긴 순서를 단지 따름 노래 후렴을 시편창 선율에 얹은 정도로 채우기는 한참 역부족이다.

Contrafactum 기법 사용
Contrafactum(콘트라팍툼)은 주어진 노래의 가사를 다른 가사로 바꿔서 부르는 음악 활동을 말한다. 잘 알려진 세속 노래의 가사를 종교적 가사로 바꾸는 것도 여기에 속하며, 에레스뚜 주님의 기도도 바로 contrafactum에 해당한다. 물론 가톨릭 교회는 어느 노래가 contrafactum을 통해 교회의 메시지를 담는다고 해도 그 태생이 세속 노래라면 이를 전례 중에 부르는 데에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한다. 반대로 말하면, 노래의 작곡 목적이 처음부터 가톨릭 교회의 종교 행위였다면, 그 노래가 contrafactum을 거쳤더라도, 그 노래는 전례 안에 보다 쉽게 수용된다. 애당초 유럽에서 불리는 여러 찬미가 중에는 contrafactum을 통해 하나의 노래에 여러 종류의 가사가 붙은 사례가 제법 많다.

어느 지역의 가톨릭 구성원들이 잘 아는 대중 성가 선율에 전례서에 있는 따름 노래 본문을 얹어서 노래한다면 매우 훌륭한 선택지가 된다. 가령 아래의 노래는 입당송과 영성체송을 노래하는 방법 문단에서 언급한 연중 제21주일 입당송 Inclína, Dómine의 영문 본문을 John David Edwards(1805-1885) 작곡의 'RHOSYMEDRE'라는 성가 선율에 얹은 것이다. RHOSYMEDRE가 한국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가톨릭 성가』 163번 '생명의 성체여'로 매우 유명하다. 첫 절에는 입당송 후렴을 얹고, 이어지는 두 절에는 시편을 배치하며, 마지막 절에 영광송을 놓는다. 대중 성가 네 개 절 분량이므로 보통 미사 때의 입당 행렬과 분향까지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이미 있는 곡을 고정한 채 전례문을 끼어 맞추므로, 높은 확률로 따름 노래 본문에 손을 대야 한다. 따름 노래 본문에 맞춰 곡을 쓰는 것보다는 곡과 가사의 일치를 확보하기 어렵다. 또 주어진 따름 노래 본문과 잘 맞는 대중 성가 선율을 찾지 못하면 이 방법을 쓸 수 없다.

8.5. 대중 성가 선곡

지침이 이야기하는 것과 이야기하지 않는 것
입당송, 영성체송 등의 따름 노래 대신 대중 성가를 부르다보면 어느 기준으로 어떤 곡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더 나아가서는 교회 구성원들끼리 "이때는 이걸 불러야 합니다."라고 갑론을박도 펼쳐지고, 때로는 잘못된 지식도 번진다. 그렇다면 공적 지침이 명확히 이야기하는 것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구별하고 그 뜻을 생각해봐야 한다.
한국 교구들에서는 입당 또는 시작 노래로 아래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중략)
ㄷ) 한국 주교회의가 승인한 본문으로서, 거룩한 예식이나 전례 시기나 그날의 특성에 맞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
한국 교구들에서는 영성체 노래로 아래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중략)
ㄷ) 한국 주교회의가 승인한 알맞은 전례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과 87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교회는 대중 성가 선곡에 대해 위와 같이 폭넓게만 말한다. 교회가 "이때는 이걸 불러야 합니다."라고 명확히 이야기하면 각 공동체의 선곡 담당자가 가장 속 시원하겠으나, 교회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 대중 성가 중에 그렇게 취급될 노래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애당초 대중 성가는 따름 노래의 대체재이므로, '지금 있는 대중 성가 중 가장 적절한 것'만 있을 뿐이다.

따름 노래 본문은 선곡의 길잡이
그렇다면 바로 위 마지막 문장의 '지금 있는 대중 성가 중 가장 적절한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바로 그 대중 성가가 대체하려는 따름 노래의 본문이 무엇이냐이다. 따름 노래의 본문은 교회 교도권이 직접 정한 노랫말이므로 대중 성가 중에서 그와 가장 비슷한 내용의 노래를 고르면 교도권이 원하는 바에 거의 부합한다.

'말씀 전례 때 봉독되는 내용을 참고해야 한다.', '성월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성가집 분류에 따라 고르면 된다.' 등 한국 천주교에는 선곡에 관한 많은 속설이 있지만, 이러한 주장은 전례서의 지침에 따른 근거가 없다. 반면에 따름 노래 본문은 그 자체가 전례서에 나와 있으므로 따름 노래 본문에 의한 선곡은 충분히 근거가 있다.

한국 천주교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가톨릭 성가』의 대중 성가들은 '연중', '부활', '성체', '봉헌' 등 여러 분류 중 하나에 속한다. 문제는 자칫 이 분류에 너무 매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봉헌 노래로 '봉헌' 외의 다른 분류 노래는 부를 수 없을까? 영성체 노래로 '성체'로 분류된 노래만 선택해야 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하나의 노래가 여러 분류에 속할 수 있고, 어느 성가는 『가톨릭 성가』의 분류가 잘못되었을 수 있다. 결국 성가집 분류는 어디까지나 참고 사항으로만 봐야지, 그것이 절대적 효력을 지닌 규정으로 보면 올바른 선곡을 이끌 수 없다.

대중 성가로 대체하는 관습을 화답송복음 환호송에 적용하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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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름 노래 본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대중 성가 필요
따름 노래 절대 다수는 성경에 근거를 둔다. 반면에 『가톨릭 성가』 수록곡 중 성경 출처가 명시된 곡은 매우 적다. 바로 위에서 따름 노래 본문을 참고하여 대중 성가를 골라야 한다고 했으나, 한국 천주교에서는 이마저도 공허한 주장일 수 있다. 전례서의 따름 노래를 그대로 노래하기 어려움 문단에서 언급한 한계가 여기서 또 드러난다.

결국 모든 논리 전개는 "일단 인프라부터 마련한 다음 이야기한다."로 귀결된다.

9. 따름 노래가 음악사에 주는 의의

비록 따름 노래는 가톨릭 교회의 여러 예식을 단순히 뒷받침하기 위해 생겼지만, 이제는 독립된 양식을 이루며 교회 음악의 양적/질적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의 전례 음악 봉사자들이 자칫 봉사자들만의 음악(이른바 '특송')에만 매몰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인식만 걷어내면, 따름 노래를 모든 이가 다 함께 부르든, 성가대/선창자와 교우들이 함께 부르든, 성가대/선창자만 부르든 모두 예술적 고뇌가 그 안에 녹아 있다.

10. 여담

10.1. 모든 이가 전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 총지침

총지침에는 매우 재미있는 조항이 있다.
입당할 때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로마 미사 경본』에 실린 입당송을 신자들이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이나 독서자가 낭송한다. 그러지 않으면 사제가 직접 낭송한다. (중략)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 전자책 링크. 전례문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이 조항이 들어올 때 어디까지 예측했는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어쨌든 이 조항이 주는 효과가 있으니, 바로 글을 읽을 수 없는 이들까지 아우른다는 것이다. 후렴의 등장 문단의 언급처럼 만일 어느 지역에 글을 읽을 수 있는 이가 사제밖에 없다고 가정해보자. 위 48항이 없었다면, 곧, 모든 이가 입당 노래를 부르거나 입당송을 낭송해야 전례 거행이 가능하다는 듯 지침이 만들어졌다면, 글을 읽을 수 있는 이가 사제밖에 없는 곳에서는 전례 거행을 하지 말라는 뜻이 된다. 그러나 위 48항은 그럴 가능성을 원천 봉쇄한다.


[1] 『로마 미사 경본』 322면, 주님 만찬 성목요일 12항.[2]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 거룩한 공의회」 121항.[3] 『Missale Romanum』 471면, Dominica XXI <<Per Annum>>.[4] 『로마 미사 경본』 505면, 연중 제21주일.[5]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8항ㄱ 참조.[6]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40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