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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6 00:51:22

루트에리노 대왕

1. 개요2. 상세3. 진실4. 평가

1. 개요

드래곤 라자의 등장인물.
축제를 앞둔 농부는 몇 배로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약속된 휴식이 있으니까. 그리고 우리에겐 죽음이라는 약속된 휴식이 있다. 따라서 몇 배로 맹렬히 살아갈 수 있다.

의외로 발음과 철자법을 틀리기 쉬운 이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서구 문화권의 이름처럼 보이지만, 이름을 로마자로 적기가 의외로 난감하다. 자음 't'와 모음 'e'가 2음절로 나눠져 있어 하이픈 없이는 저 5음절을 제대로 적을수가 없다.[1]

2. 상세

본명은 루트에리노 바이서스. 바이서스 왕국의 개조다. 인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며, 기사도에 충실한 타고난 무인. 나중에 수도를 정하고 궁성을 지을 때, 궁전이 아니라 전투용 궁성을 지어버린 꽉막힌 기사도 신봉자라는 평가가 존재할 정도. 칼 헬턴트의 말에 의하면 핸드레이크의 조언이라면 바이서스 임펠 거리를 발가벗고 뛰는 것도 3번은 생각하고 나서야 거절하는 양반이 이것만은 핸드레이크의 조언을 따르지 않고 고집을 피웠다고 한다.

약 300년 전 세상이 드래곤 로드에게 지배받던 시절, 그의 폭정을 종식시키기 위해 대마법사 핸드레이크와 훗날 루트에리노의 여덟 별이라 불리게 된 여덟 명의 기사들을 이끌고 거병했다. 다만 그들을 이끌었다고는 하지만 기사도 신봉자이어서인지 여덟 별 기사들과는 오히려 엄격한 주종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위치의 친구로 대하길 좋아했단다.

핸드레이크와는 중부대로에서 하루에 세번 마주치는 기연을 경험하면서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 인연이 얼마나 유명했는지 나중에 고사가 된 관계로 아무런 약속도 없이 하루에 세번 만나는 사람에게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경구가 생겼다. 약속 없이도 그렇게 만나는 사람이라면 설사 대륙 양 끝에 갈라놓더라도 반드시 만나게 되므로 절대로 원수 삼아선 안 된다는 의미다. 만일 정말 원수가 된다면 도망칠 수 없으니까 목숨을 맡기는 셈이고, 친구가 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나타나 도움을 줄테니 역시 목숨을 맡겨두어도 상관없다는 이야기다.[2]

드래곤 로드에 맞서 일으킨 영광의 7주 전쟁[3]에서 처음에는 드래곤 로드의 압도적인 군세에 밀려 위기를 겪지만, 최후에는 드래곤 로드와의 결투 끝에 그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전쟁을 승리로 종결시켰다. 이런 이유로 적대국인 자이펀인들도 루트에리노는 나름대로 존경하는 편. 드래곤 로드를 패퇴시켰지만 자신도 다시는 검을 들 수 없는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당연히 바이서스에서는 말 그대로 신화속의 존재. 바이서스 기사들의 영원한 주군이며, 그와 핸드레이크에 관한 것은 일종의 성역 취급을 받는다.

3.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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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표면에 드러난 바이서스 왕국의 건국사이고, 일부 극소수만 아는 진실은 따로 있다.

루트에리노와 핸드레이크가 뜻을 함께했던 건 드래곤 로드의 지배를 종식시키려는 것도 있었지만, 핸드레이크의 본 뜻은 드래곤 로드가 가진 여덟 별을 자신이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중부대로에서 루트에리노와 마주치던 당시 핸드레이크는 젊고 혈기 넘치는 9 클래스 마스터였는데 그는 모든 종족이 완전한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드래곤 로드가 소지하고 있는 여덟 종족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신비한 아이템인 여덟 별이야말로 자신의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현실의 비참함을 고려할 때 드래곤 로드가 일부러 그랬거나 아니면 몰랐거나 간에 여덟 별로 여덟 종족을 완전하게 이끄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드래곤 로드의 손에서 여덟 별을 빼앗기 위해 고심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여덟 별을 빼앗기 위해선 어쨌든 마법의 종주인 드래곤 중에서도 으뜸인 드래곤 로드를 타도해야 했으므로 공통의 적을 둔 루트에리노와 핸드레이크는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루트에리노는 처음 핸드레이크에게 여덟 별에 대해 이야기 들은 순간부터, 여덟 별을 모두 파괴하리라 마음 먹었다. 종족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아이템이란 누구 손에 있든 너무 위험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당장 그 별을 가진 자가 엉뚱한 발상을 실천하게 된다면 현실세계에서 지옥이 펼쳐지지 않겠는가? 게다가 인간찬가를 좋아하는 그로서는 여덟 별같은게 없어도 사는데 문제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본인 비유로는 "화려한 목발." 하지만 핸드레이크의 실력을 탐낸 루트에리노는 본심을 숨기고 핸드레이크를 자신의 곁에 두었다. 또한 제로딘, 일스, 캄드리 등 여덟 명의 기사들에게 여덟 별의 추구자(Eight star seeker)라는 이름을 붙여 그를 확실하게 속였다. 이 여덟 별의 추구자라는 이름이 훗날 여덟 별로 와전된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루트에리노 본인 역시 엄연한 기사이자 무인였고, 여덟 별 기사들과는 주군과 신하라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친구와 같은 수평적인 관계를 맺었다는 걸 생각하면 애초에 기사는 여덟 명이 아니라 아홉이었다.

결국 여덟 별 중 드래곤 로드가 패배하면서 간신히 가져간 드래곤의 별을 제외한 일곱 개의 별을 되찾은 후, 루트에리노는 별이 인간을 비롯한 일곱 종족의 지배 도구로 전용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몰래 그것을 파괴했다. 별을 통해 각 종족에게 내재된 불합리성을 배제하고 보다 완벽해짐으로서 모든 종족의 공존과 함께 신에게 다가가려던 핸드레이크와는 달리, 루트에리노는 각 종족이 그 어떤 초월적인 힘에 기대지 않고 자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다. 하지만 혼자 수행하기에는 파괴는 고사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핸드레이크에게 들키지 않는다는 것이 불가능했으므로 페어리퀸 다레니안과 공모, 그녀의 힘을 빌려 일곱 개의 별을 파괴하기에 이른다.

뒤늦게 별이 파괴된 것을 안 핸드레이크는 엄청나게 분노해 순수한 마법사면서 일스, 라인버그 등 쟁쟁한 여덟 별 기사들을 발라버리는 위력을 과시하며 전부 뒤엎으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는 사실에 적의를 거둔다. 하지만 유일하게 드래곤 로드가 가져간 드래곤의 별만은 온전하다는 것을 듣고 루트에리노와 결별, 드래곤 로드를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무결점은 곧 모순이며 여덟 별이 핸드레이크의 생각만큼 만능의 도구가 아니라는 드래곤 로드의 말에 절망하고 만다. (핸드레이크, 여덟 별 항목 참조)

이후의 이야기는 묘사되지 않으나, 핸드레이크와 결별하고 나서 나라를 통치하다가 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숨을 거둔듯 싶다.

4. 평가

전투력으로 따지자면 누구도 이견을 달지 못할 정도의 강자다. 그 막강한 드래곤 로드를 이겼다는 점에서 전사중에서는 단연코 세계관 최강자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4] 게다가 나라까지 세워서 번성시켰으니 왕으로서도 뛰어난 자였다.[5]

하지만 작중에서 보여준 행적과 결말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결국, '인간'의 입장에서, 그리고 인간의 지배자의 입장에서 루트에리노는 옳은 선택을 한 것이 된다. 이후 인간이 '모든 것을 자기화'시키는 그 능력으로 다른 종족들의 위에 서게 되기에 그의 선택은 더욱 빛을 발한다. [6]

가능하기만 했다면 핸드레이크가 옳은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어쨋든 소설 설정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니 의미가 없는 가정이다. 그리고 당장 '루트에리노 vs 핸드레이크'의 경우처럼 여덟별을 다루는데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점을 볼 때, 파괴되지 않았다 한들 후에 여덟 별들은 존재 자체가 혼돈을 가져올 가능성이 더 높다. 무언가를 올바르게 행한다는 것은 핸드레이크에게도, 아니 작중 그 누구에게도 불가능한 일이며, 당장 핸드레이크는 드래곤의 별로 드래곤 라자를 만들었지만 그로 인해 조화는커녕 혼돈만 더 가중되었던 걸 보자. 그리고 드래곤 로드를 물리치고 현재의 질서를 구축한 루트에리노 대왕의 입장에서는 그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여덟 별을 없애야 했다.[7] 저 셋중에서 가장 강하고 지혜로운 드래곤 로드조차도 그런 용도로는 써먹을 수 없다고 못 박은 시점에서 여덟 별로 핸드레이크의 소망을 이루는것은 결단코 불가능했다.

또한 루트에리노 대왕은 독선적인 인간 중심주의자도 아니고[8](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핸드레이크야 말로 이쪽에 가깝다.) 딱히 인간과 다른 종족 간에 차별이 있다거나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바이서스같은 경우 엘프나 드워프 등에 대해 너무 그들의 권리를 인정해주다 보니 국가의 완성이 더뎌진 경향도 없지 않다. 그는 모든 종족이 모두 평등하며 다들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던 사람이었다.

또한, 오해해선 안되는 것이 루트에리노 대왕이 여덟 별을 부순 것은, 각 종족들이 여덟 별의 간섭 없이 스스로 자유롭게 그들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한 짓이지 결코 루트에리노 대왕이 인간만의 나라를 건설하려 하거나 다른 종족들을 지배하기 위해서가 그런 것이 아니다. 루트에리노 대왕 시절에는 애시당초 이런 관점 자체가 없었고 대왕 자신도 딱히 신학을 배운 건 아니라서 이런 관점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까놓고 말해 그는 그냥 드래곤 로드를 물리치고 그의 지배에서 벗어나면 더 좋은 세상이 올 거라고 생각해서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일 뿐이다.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다른 종족을 지배하려 한 것은 핸드레이크라고도 할 수 있다.[9]

그러나 그런것은 어디까지나 루트에리노의 사상이지 인간들의 사상이 아니었고, 후대에 가면 갈수록 바이서스는 변질되어 버린다. 바이서스를 위해서 라는 명목으로 병사를 카미카제시키고는 국가를 위해 몸을 바쳤으니 국가가 그들이 되었다같은 개소리를 하는 할슈타일 후작도 한수접어주는 악역 왕비가 대표적인 예다. 결국 그 오만함이 화를 불러 드래곤에게 전쟁 걸었다가 바이서스가 증발할 뻔했다. 프로타이스시에프리너를 막았기 망정이지 실패했다면 바이서스는 멸망이었다. 대인배인 아일페사스, 이루릴조차 바이서스에 학을 뗄 정도였으니 얼마나 인간이 타락했는지 말할 필요가 없는 셈. 물론 그가 옳았다고는 해도 핸드레이크를 설득할 생각은 안하고, 통수를 쳤기 때문에 이런 점을 좋지 않게 보는 독자들도 많다.

그러니 그 이외의 종족의 입장에서는 루트에리노의 선택은 또한 틀린 것이기도 하다. 결국 나머지 종족들은 핸드레이크의 우려대로 인간의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서서히 쇠퇴해가기 시작했으니까.[10] 그림자 자국 시점에서도 다른 종족들은 인간에 비해 상황이 그다지 나아지지를 않았고, 이제는 아예 인간들이 드래곤에게 전쟁을 걸려고 하는 상황이었다.[11]

그는 핸드레이크와는 달리 똑같은 조건에 서면 압도적으로 유리한게 인간쪽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그는 여덟 별이 없어도 모든 종족이 스스로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다른 종족은 쇠퇴하고, 인간들만의 세상이 되어가기 시작했고, 정점에 서기 시작한 인간의 오만과 타락 또한 가속화되어갔고 그 끝은 드래곤에게 전쟁걸었다가 박살나는 결말이었다.[12]

물론 그렇다고 인간들이 의도적으로 인간만의 세상을 추구했다고 보기는 또 어려운 게 당장 드래곤 라자 시리즈의 마지막인 그림자 자국에서도 바이서스는 엘프나 오크들을 지배하거나 노예로 삼거나 하진 않았다. 이들도 많이 인간화되고 바이서스에 흡수되긴 했지만 그냥 인간화된 그들을 받아들였을 뿐으로 보인다. 그게 문제인거지만.[13][14]

허나 그렇다고해서 핸드레이크의 방식이 옳았던 것은 아니다. 의도는 좋았는데 여덟 별에서 삽질하고, 거기에 정신 못차리고 또 드래곤 라자라는 삽질을 했고 결과적으로 봤을 때 핸드레이크의 관점 또한 인간의 것임에 불과했다는 것을 나중에 본인도 깨닫게 되며, 드래곤 라자 마지막 부분에서는 후치가 결론을 내리면서 핸드레이크에게 루트에리노 대왕이 틀리지 않았다고 간접적으로 돌려서 말한다. 어찌되었든 결국 인간들만의 특성을 두려워하던 핸드레이크마저도 드래곤을 인간화시키려는, 여전히 인간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드래곤 라자의 마지막에 후치가 아무로타트를 서쪽 먼 곳으로 보내고 타이번이 아무르타트를 찾아가려 하자 일갈하는 것을 보면 후치와 루트에리노 대왕을 핸드레이크보다 더 긍정적으로 본다고 할 수 있는데 핸드레이크는 여전히 이들을 인간화시키려고 하고 후치는 이들이 인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떠나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핸드레이크를 단물만 빨아서 이용해먹고 드래곤 로드가 패퇴하고 여덟 별을 손에 넣자마자 본색을 드러내 통수를 친 것은 좋게 평가받지 못한다. 아무리 핸드레이크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었다한들, 평상시에는 본심을 숨기고 핸드레이크의 사상에 따르는 척 거짓말을 하면서 나중에 배신을 했다는 점에서 결국 그가 한 일은 명백한 기만이자 사기였기 때문.[15]

마법사와 기사들의 도움을 받는 현명한 왕이라는 점에서, 캐릭터의 모델은 아서 왕이나 전설상의 카롤루스 대제인 듯. 다만 서로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였다는 점이 전형적인 서사시적 구도와는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어찌되었든 루트에리노 대왕은 핸드레이크를 끝까지 친구로 생각했으며, 대의를 위해서라고는 하나 그를 이용해먹고 배신했다는 사실에 크나큰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기는 했다.


[1] 사실 e를 중설 중모음으로 두고 é처럼 위에 악센트를 붙여 발음을 구분한다면 억지로 적을 수는 있다. 대략 Luteérino 이런 식으로.다만 로마자 문화권 중에서 이런 해괴한 철자법을 가진 국가는 없으며 악센트를 쓰는 곳(예를 들면 프랑스)이라도 é와 그냥 e가 붙으면 그냥 '에'로 발음한다. 로마자에는 성문 파열음을 적을만한 글자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일. 아니면 아예 ㅡ를 모음으로 보고 터키어의 ı, 루마니아어의 î나 â, 폴란드어의 y로 표기할 수는 있다.[2] 더불어 라자에서 이루릴과 후치일행도 이렇게 만나서 파티를 이루게 된다.[3] 정말 7주동안 싸웠다.[4] 다만 작중 묘사되는 드래곤의 위력, 그리고 드래곤 로드는 그 중 압도적인 최강자라는 걸 생각하면 힘으로 이겼다기보단 계략과 핸드레이크의 조력이 컸을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드래곤 로드는 드래곤 열두마리를 참살했다는 핸드레이크조차도 쉽게 볼 수 없는 상대이다. 부상을 입어 휴식차 은거한 상태에서도 찾아온 핸드레이크를 협박할 정도였으니.[5] 다만 그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그가 죽을 때까지 완전한 중앙집권 국가를 만들지는 못했고, 단순히 귀족가들의 연맹체에 가까웠다고 한다. 이 불완전함은 대대로 내려오다가 그의 후손인 닐시언 대왕과 현자 칼 헬턴트 대에 와서 해소된다. 헌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국가가 중앙집권 체계로 넘어가지 못한 이유에는 바이서스가 건국된 이후로 큰 위기상황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보니 이런저런 위험요소들이 있어도 나라 자체는 그럭저럭 돌아갔던 것. 하지만 작중 자이펀이 바이서스를 진심으로 만들었고 이는 결국 왕권의 강화라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6] 반지의 제왕힘의 반지와 비교하여 루트에리노가 옳았다고 해석하는 이도 있으나, 반지의 제왕에서 사우론이 '제작한' 힘의 반지드래곤 라자에서 신들이 '남기고' 간 여덟 별의 본질의 차이를 망각한 해석이다. 여덟 별이 각 종족의 창생 사멸을 결정한다는 개념 자체가 이후 결국 핸드레이크의 오해로 밝혀졌고, 드래곤의 수장인 드래곤 로드가 이 별로 종족을 지배하는데 사용했다지만 결국 인간들에게 토벌당했다는 사실을 비추어 보면 그 억압의 개념도, 타인을 조종하며 타락시키며 악의 근원인 힘의 반지와는 전혀 다른것을 알 수 있다.[7] 사실 왜 여덟 종족의 운명을 핸드레이크가 멋대로 결정하는 것이냐는 문제도 있다. 핸드레이크는 신도 아니고 일개 마법사인데 그런 그가 멋대로 창성 소멸의 힘을 가진 여덟 별을 가지고 멋대로 사용한다는 것부터가 애시당초 문제다. 또, 핸드레이크가 여덟 종족을 완전한 길로 이끌겠다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전체주의(파시스트)적인 발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괜히 후치가 루트에리노 대왕 만세를 외친 것이 아니다. 눈마새 시리즈에서도 다섯번째 종족이자 첫번째 종족이 완전해진 전력이 있지만 그쪽은 종족 전체가 스스로 결정한 것이고 다른 종족의 일에 참견하지도 않았는데 비해 드래곤 라자에서는 핸드레이크의 독단으로 저지른 일이므로 차원이 다르다.[8] 최근의 트렌드인 인간 중심주의와는 달리 정통 판타지 소설에서 인간이 주인공인 클리셰를 타파하기 위해 마족이나 몬스터, 아인 등이 주인공이 되고 인간들은 인간 만세, 다른 종족은 노예를 주장하는 경향이 주로 일본계 라이트 노벨을 통해 형성되어 새로운 클리셰로 정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영도의 소설은 놀랍게도 이런 안일한 설정 없이 인간을 포함해 아인, 몬스터들이 하나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설정을 자주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눈마새, 피마새 시리즈(인간, 나가, 도깨비, 레콘 모두 '사람'으로 지칭된다)와 오버 더 호라이즌 시리즈, 에소릴의 드래곤 시리즈 등이 전부 인간과 아인, 몬스터가 함께 살아가는 세계관이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바로 오버 더 호라이즌 시리즈로 주인공은 인간이지만 상관은 오크고 옛 친구는 엘프고 그외에도 트롤, 늑대인간, 뱀파이어 등이 있고 이들이 다 평범하게 주인공의 이웃이거나 친구다.[9] 드래곤에게 전쟁을 거는 바이서스가 반드시 루트에리노 대왕만의 후예라고 보기는 힘들고 이들은 (나쁜 의미에서)핸드레이크의 정신적 후계자라고도 볼 수 있다.[10] 아예 다른 세계로 이주하려고 생각중이었던 엘프만 봐도 알 수 있다. 결국 핸드레이크를 찾지 못해 이주는 포기했다. 애초에 핸드레이크도 세계를 창조하는 마법은 만드는데 실패했고.[11] 핸드레이크의 야망 항목에도 있지만 그는 이렇게 될 것임을 이미 예전부터 예견하고 있었다. 인간은 유피넬과 헬카네스의 관심을 모두 받는 종족이다보니 다른 종족들은 이들과 관계를 가지면 가질수록 이들과 닮게 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결국 다른 종족이 죄다 인간화되어 버리는 것. 단적으로 말해 다른 종족들은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가지만, 인간은 아예 환경을 자기들이 살기 좋게 바꿔버린다. 그렇게 바꿔나가다보면 결국 인간의 영역만 남게 되고 거기에 적응한 다른 종족이 남는 것이다. 다레니안이 인간을 불에 비유한것도 이런 이유인 것. 게다가 인간에게는 강한 생존력과 종족번식력이 있으니 세력을 불리기 쉽다. 그래서 모든 종족을 완전한 길로 이끌어 구원하기 위해 여덟 별을 노렸으나 실패해버렸고 운명대로 되고 말았다.[12] 인간이 그림자 자국에서 싸워볼 만하다고 생각해서 드래곤에게 도전하긴 했지만 따지고 보면 이미 드래곤 라자 시절에도 드래곤 슬레이어에 도전했던 사람은 결코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무모한 사람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종족 전체가 그런 무모한 짓을 할 정도로 막나가지는 않았다.[13] 인간과 닮아가는 것은 결국 종족 고유의 개성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겉모습만 드워프나 오크인거지 인간하고 다를게 없게 되는 것이며, 그렇게 해도 결국에는 흉내에 지나지 않아 인간에게 미치지 못한다. 물론 인간이 다른 종족에게 억지로 강요한것도 아니고 그냥 부대끼고 살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만, 본편에서도 언급되듯이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가 살기 위해 환경을 바꿔버린다. 환경이 바뀌면 결국 다른 종족은 그 땅에서 살기 힘들어지고 쇠퇴하거나 자연스레 인간화된다. 이런것은 현실에서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애초에 인간들의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번식력 후달리는 다른 종족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보면 답은 매우 쉽게 나온다.[14] 하지만 바꿔 말하면 인간화는 그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살아가기 위해 그 종족 스스로 결정한 것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면, 종족 고유의 개성이 없어지는 것이 무조건 악이라고 단언하는 것이나 그걸 마법사 한 명이 강요하는 것을 옳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실에서야 멀쩡히 잘 먹고 잘 살던 종족이나 국가를 제국주의 서양이서 억지로 문을 따고 비집어 들어가거나 때로는 강력한 무기와 군대로 협박하기도 했으니 문제겠지만 드래곤 라자의 세계관에서는 그런 것도 아니다. 물론 그림자 자국에서 인간은 용과 다툼을 벌이고 이 근원이 인간의 탐욕인 건 맞지만 그렇게 따지면 마법사의 욕망으로 여덟 별이라는 아티팩트를 사용해 억지로 종족의 운명을 결정하는 게 더 옳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심지어 엘프마저도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자 간단하게 포기할 정도다. 그래도 이쪽은 자기네 종족에 대해 걱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니 딱히 문제도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든 무조건 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15] 다만 이것도 따지고 보면 루트에리노 대왕이 핸드레이크를 잔인하게 내치려고 했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다. 루트에리노 대왕은 핸드레이크가 여덟 별에 대한 관점을 바꾸길 바란 것일 뿐 이용해먹고 버렸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실제로 핸드레이크가 떠난 뒤에도 비록 거짓으로 포장하긴 했지만 핸드레이크의 이름은 바이서스 역사에 여전히 남아 있으니 말이다. 정말로 이용하기만 하고 버리려고 했다면 차라리 핸드레이크를 역사에서 아예 지워버리고 솔로쳐나 마법사 사부들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