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가 개막하고 3월부터 짧은 이닝을 시작으로 이닝 수를 조금씩 늘려가며 무난하게 기량 점검을 이어가던 중 기쿠치 유세이가 선발 출장해 일본인 선발투수 간의 맞대결이 성사된 토론토와의 경기에서 3⅔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고 3점대를 유지해 온 평균자책점 또한 6점에 가깝게 치솟아 다소 분위기가 차가워졌다.[1]
마지막 시범 경기에서의 부진이 기우가 아니라는듯, 수술 복귀의 여파로 확연하게 낮아진 구속 80마일대의 투구를 화이트삭스의 타자들이 초반부터 어렵지 않게 공략해냈다. 결국 홈런 3방을 포함 6실점을 허용해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되어 타이거스 소속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본인의 첫 선발 경기를 대차게 말아먹었다. 강판 후 디트로이트 타선의 추격으로 패전은 면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
4일 휴식 후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 텍사스를 상대로 등판한 홈 경기로 입단 당시부터 혈통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텍사스의 투수 유망주 잭 라이터의 메이저리그 첫 데뷔경기로 결정되어 맞상대한다.
그러나 개막전에서의 악몽이 재현되듯 텍사스의 강타선에게 홈런 3방을 포함 두들겨 맞으며 3회조차 채우지 못한 채 6실점(5자책) 강판되어 불펜 가동을 앞당겼다. 그렇게 갓 1군 무대를 밟은 신인 투수의 첫 승 제물이 될 위기에 처하나 강판 이후 상대 선발 라이터도 신인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똑같이 불을 지르며 동점을 허용한 뒤 빠르게 교체돼 패전으로부터 살아났다.
개막 이래 지속된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 탈락이 가시화되는 위기 상황 속에서 맞이하는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 비록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으나 5이닝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첫 무실점 피칭을 달성해 선발로서 최소한의 몫만은 기어코 해내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2이닝 1피홈런 7실점의 막장 피칭으로 두 경기만에 또다시 졸전을 펼치며 시즌에 들어서고 벌써 세 번째 조기강판의 수모를 당했다. 신기하게도 여태껏 조기강판됐던 경기들이 타격전으로 흘러가 패전으로부터 구제받는 흐름이 계속 이어져 왔는데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로 상대 선발에게 똑같이 7점을 뽑아내어 강판시켜준 타선 덕에 대량실점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노디시전을 확정지었다. 선발이 허용한 점수 이상의 추가 실점을 막은 불펜진의 분투와 타선의 추가득점에 힘입어 경기 또한 승리로 마무리.
피안타는 단 한 개만을 허용하면서 볼넷은 4개씩이나 내주는 등 이번에도 역시나 조잡한 투구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으며 부상 관리 차원에서였는지 4이닝만을 채우고 교체되어 마운드를 내려갔다. 교체 전까지의 개인 기록은 4이닝 5K 1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는 한참 아쉬운 성적이지만 현재 선수의 기량으로 미루어볼 때 차라리 이 정도 선에서 최대한 점수를 억제한 것에 고마워해야 할 지경으로 6점대였던 ERA도 일시적으로나마 5점대까지 한 단계 낮추는 데 성공했다.
1회부터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이어진 루이스 렌히포의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맞는 산뜻한 출발을 보여주며 이번 경기 또한 멸망의 신호탄을 스스로 쏘아올리는가 했다. 그러나 해당 실점 이후 각성한듯 관록투를 선보이며 상대 타선을 잡아내기 시작했고, 출루를 허용하더라도 그 이후 도루사나 병살 같은 상대 타자들의 나사빠진 플레이로부터 적절히 도움을 받아가며 추가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이날은 6회까지 마운드에 올라와 최종 5⅓이닝 4K 2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달성했고 동점 상황으로 노 디시전 상태에서 교체되며 당일 등판과 6월 일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만났을 때 흠씬 두들겨 맞았던 같은 지구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재대결이 성사됐으나 이번 경기도 마치 호구잡힌 것마냥[2] 1회에 상대 타선이 선물해준 홈런 2방을 시작으로 쉴새없이 털리며 2⅔이닝 6실점으로 완전히 박살났다. 이후 아군 타선이 분발하여 상대 선발 벤 라이블리로부터 마에다가 내준 만큼의 점수를 기어이 뽑아내는 뒷수습으로 패전은 지워졌으나 결국 마무리의 블론으로 경기는 패배.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시즌 평균자책점은 7점대에 진입하며 진지하게 방출을 논할 단계까지 몰렸지만 구단 사정 상[3] 어떻게든 써먹을 구실을 마련하고 싶을 것이기에, 이제 와서 갑자기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다는 희박한 확률에 기대는 것보다 최대한 팀에 민폐를 덜 끼치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이 절실해 보인다.
인내심의 한계에 봉착한 구단 지시 사항에 의해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 불펜으로 보직 이동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과거 다저스 시절에도 구단 방침에 의해 수 년간 선발과 불펜을 넘나들며 마당쇠 역할을 도맡은 경험이 있어 마에다 입장에서 크게 낯선 상황도 아닌 만큼 현재 선수 입지를 끊임없이 위협하는 방출 위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마음을 다잡고 반드시 분발해야 할 것이다.
메이저 리그 진출 해부터 오랜 기간 몸담았던 친정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인터 리그 맞대결 3차전에서 팀이 해당 경기를 불펜 데이로 운용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팀의 세 번째 중간 계투이자 롱릴리프로 등판하여 불펜 전환 이후 첫 출장에 나섰다. 투구 결과, 3⅔이닝 5K 무실점을 기록하고 후임 계투에서 마운드를 넘기며 맡은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고, 그 노력은 헛되지 않아 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 내셔널 리그의 강팀 다저스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오는 성과에 톡톡히 기여했다. 선발 투수의 중압감으로부터 벗어난 영향인지 올라오는 족족 무너지기 일쑤였던 이전 경기들보다 월등히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던 하루였으며, 비록 갈 길이 아직도 멀지만 불펜으로서 재시작하는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딛으며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치러질 시즌 후반기를 기대하게 해주었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고 맞이하는 첫 번째 경기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리즈 2차전에서 5회부터 중간 계투로 투입되어 후반기 첫 등판을 가지게 됐다. 그러나 지난 경기에서의 호투가 무색하게 투런 홈런을 포함 3실점을 내주며 보직 전환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없는 투구 내용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다행히 경기는 승리했지만 팀의 유일한 실점 투수였기에 결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며 시즌 평균자책점 또한 다시 7점대로 상승했다.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상황 속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오랜만에 선발로 복귀해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 등판을 나섰으나 5회를 채우지 못하며 5실점으로 경기를 날려먹었고 왜 본인이 불펜으로 강등됐는지에 대한 원인만 모두에게 재각인 시키며 정규 시즌을 처량하게 마감했다.
이날 경기를 패배하고 같은 지구의 또다른 와일드 카드 팀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면서 타이거스는 와일드 카드 6번 시드가 확정되었으며 그 결과, 이번 시즌 서부 지구 우승팀이자 요 몇 년 간 포스트시즌 단골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대진이 성사되어 고행길이 예고되었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시즌 내내 죽을 쑨 탓에 결국 와일드카드 엔트리에 탈락했으며 이번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길은 요원해졌다.
최종적으로 29경기 111.2이닝 ERA 6.09 96K WHIP 1.38 fWAR 0.0, bWAR -1.7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MLB 진출 후 최악의 성적이며, 특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MLB 역사상 최악의 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도 4.2이닝 5실점을 기록해 MLB에서 선발로써의 생명은 완전히 끝났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아직 1년 12M의 계약이 남아있긴 하지만, 디트로이트가 투수진에서 추가적인 보강에 나선다면 시즌후 DFA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 상대 선발 기쿠치도 3⅓이닝 동안 홈런을 3개나 맞으며 8실점을 허용했고 그대로 패전투수가 됐으며 이쪽은 한 술 더 떠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16점대다(...). 정규시즌에 들어가서까지 이 모양이면 아예 방출을 논해야 할 수준.[2] 사실 클리블랜드와의 상대 전적은 단축 시즌이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원래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총 7경기에 출전해 ERA 5.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3] 당장 마에다를 넘는 역대급 악성 계약자인 하비에르 바에즈조차 그 아름다운 계약 규모와 팀내 최고 연봉 계약자라는 위치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중용하고 있는 디트로이트의 현주소를 고려하면, 우승을 노리는 빅마켓 구단이었다면 시원하게 방출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마에다의 2년 24M이라는 규모조차도 이 팀에겐 허공에 날려버리기 뼈아픈 지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