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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5 10:00:14

말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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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èna

1. 개요2. 시놉시스3. 줄거리4. 평가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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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제73회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 음악상 후보작

2000년에 나온 이탈리아 영화. 시네마 천국을 감독한 주세페 토르나토레가 연출했으며, 모니카 벨루치가 주연으로 나와 여러 모로 화제를 모았다. 작중 시대 배경은 제2차 세계 대전 즈음.

2. 시놉시스

나는 그녀의 너무나 많은 곳을 알고 있다!

2차 대전이 한창인, 햇빛 찬란한 지중해의 작은 마을. 매혹적인 말레나. 걸어갈 때면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그녀를 훑어내린다. 여자들은 시기하여 쑥덕거리기 시작하고 곁에는 그녀를 연모하는 열세살 순수한 소년- 레나토가 있다.
남편의 전사 소식과 함께 욕망과 질투, 분노의 대상이 된 말레나. 남자들은 아내를 두려워해 일자리를 주지 않고, 여자들은 질투에 눈이 멀어 그녀를 모함하기 시작한다. 결국 사람들은 독일군에게까지 웃음을 팔아야 했던 말레나를 단죄하고 급기야 그녀는 늦은 밤 쫓기듯 어딘가로 떠나게 된다. 소년 레나토만이 진실을 간직한 채 마지막 모습을 애처롭게 지켜볼 뿐이다.
그리고 1년 후 전쟁의 상처가 아물어 갈 때쯤 말레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난다. 그녀의 곁엔 죽은줄 알았던 남편이 불구가 되어 팔짱을 끼고 있었다.
네이버 영화.

3.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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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모니카 벨루치의 작중 배역은 보는 사람을 누구나 한 번에 매혹 시키는 육감적인 여인 말레나. 타고난 미모 때문에 도리어 기구한 삶을 산다. 남편만을 사랑하는 여인이었으나, 전쟁에 징집된 남편의 사망 후 어쩔 수 없이 고급 창녀가 된다. 게다가 이후엔 반역자라는 죄목으로 온갖 수난을 당한다. 소년 '레나토' 역은 주세페 술파로가 맡았다.

영화는 말레나를 흠모하면서 빨리 어른이 되길 기다리는 소년 '레나토'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영화 초반, 레나토는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중고 자전거를 사고 동네 아이들의 무리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되는데, 그러다 동네 아이들과 함께 말레나를 보게 된 순간 첫눈에 반해 버리게 된다. 그 이후로 말레나를 스토킹하며 동시에 그녀가 남편을 생각하며 듣는 음반을 사서 들으면서 해피타임을 가지고, 그녀의 속옷을 훔치고, 그녀에 대한 실없는 망상을 하는 등 집착 수준으로 점점 그녀에게 빠지게 된다.

원래부터 빨리 성인이 되고 싶었던 레나토였지만, 말레나에게 반한 이후로 더욱 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철 없는 소년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발소에서 아직 반바지나 입는 어린애라는 이유로 간이 의자에서 이발을 하자 투정을 부린다든지, 아버지의 긴 바지를 몰래 훔쳐서 자기에게 맞추어 수선했다가 된통 혼난다든지 등...[1]

한편 남편이 전쟁에 참전해 마을에 홀로 남겨진 말레나는 학교 선생님인 자신의 아버지[2]의 곁을 지키면서도 자신의 미모를 시기하는 여자들, 그리고 자신과 한 번 자고 싶어하는 수많은 마을 남자들에게 지쳐간다. 그러던 중 마을 여자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는 젊고 잘생긴 카데이 중위와 마음이 통해 그를 집에 초대하지만, 저명한 치과 의사에[3] 유부남인 쿠마시노 박사가 말레나가 자신의 약혼녀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카데이 중위를 구타하는 바람에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는 대소동이 벌어진다. 이에 말레나는 자신에게 평소에 흑심을 품고 있던 변호사 첸토르비에게 사건을 의뢰하고, 첸토르비는 말레나는 남편을 조국에 바친 애국자이며 그녀의 죄는 오로지 아름다운 것밖에 없다면서 열렬하게 그녀를 변호한다.

알고 보니 쿠마시노는 말레나에게 일방적으로 흑심을 품고 말레나의 아버지 약을 가져다주겠다는 핑계로 그녀의 집에 기웃거렸으며, 그녀가 약혼녀라는 주장 역시 그가 일방적으로 퍼뜨린 허언에 불과했다.[4] 카데이 중위는 말레나가 정말로 그에게 어느 정도 마음을 품긴 했으나, 사건에 휘말린 카데이 중위는 말레나와 자신은 그냥 친구 사이라고 선을 그은 후 알바니아로 떠나버린다. 첸토르비는 남편을 이미 바치고 눈물 흘리는 말레나가 미혼인 카데이 중위와 새출발을 하려 한 것이 무슨 죄가 되냐면서 주장하고[5] 무죄 석방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말레나를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고, 결국 말레나의 아버지가 본인와 딸을 모욕하는 편지를 받기까지에 이른다.[6]

이로 인해 말레나의 아버지는 그녀를 냉대하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00리라인 변호사 수임료를 내지 못해 결국 말레나는 변호사에게 강간을 당하고 만다...[7] 거기다 남편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연금이 줄어들어[8] 생활은 어려워지는데, 그녀를 시기하는 여자들과 그런 아내들을 무서워하는 남편들이 그녀에게 일자리조차 주지 않아 수입도 없는 상태. 그런 그녀에게 수많은 남자들이 빵, 담배 등의 물건을 주며 "나와 한 번 자자"고 유혹한다.

영화의 중반부인 이 시점에서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배고픔과 창녀라는 멸시[9]를 참고 거리를 지나가던 말레나에게 한 남자가 몰래 다정하게 다가와서 빵을 준다. 말레나는 몹시 배가 고팠던지라 그 자리에서 빵 조각을 뜯어먹는데, 빵은 호의가 아니라 화대였다는 듯이 남자가 말레나의 볼을 쓰다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순간, 마을 가득히 미군의 폭격기 편대가 나타나며 마을에 공습 사이렌이 울린다.[10] 하지만 공습으로 죽은 사람은 말레나를 괴롭히던 마을 사람들이 아니라 말레나의 아버지였다.

남편이 죽고 금전적으로 어려워진 데다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괴롭히는 상황에서 말레나 자신의 유일한 삶의 이유였던 아버지마저 죽어버리자 말레나는 정말로 자포자기하여 머리를 짧게 잘라 염색을 하고, 립스틱을 진하게 바르고, 온 몸에 레몬즙을 발라 단장하고 창녀가 되어버린다. 그녀는 살기 위해 마을의 장교들과 돈 있는 사람들, 특히 마을로 들어온 나치 장교들과 어울리기 시작한다. 말레나를 동경하며 계속 관찰하던 주인공 레나토는 낙담하여 실신하기까지 하고, 마을 사람들은 귀신이 들렸다며 엑소시즘을 행하였다. 하지만 시종일관 시크하던 레나토의 아버지는 병이 원인이 여자라며 아들을 창녀촌에 데리고 감으로써 치료하려 한다(...)[11] 이 시점에서 주인공 2명(말레나와, 말레나를 동경하던 레나토)은 모두 순수성을 잃고 대중, 파시즘에 굴복한다.


(33초부터)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토르나토레의 영상과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잘 어울러졌다. 담배를 피우는 말레나의 표정이 복잡한데, 이탈리아에서는 매춘부가 남자로부터 담배불을 받아 피우는 것이 남자와 관계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말레나는 남편과 아버지를 잃었고 생계가 위험해지는 절망적인 상황에 빠져서 표정은 완전히 굳어 있다. 그리고 눈물이 나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다.

이후 전쟁이 끝나고 미군이 마을에 들어오자 마을 사람들은 독일인과 잤다는 이유로 말레나를 거리로 끌어내어 린치한다. 여자들은 흡사 마녀사냥이 연상될 정도로 말레나를 린치하고, 말레나는 나체로 마을 사람들을 향해 광장 한복판에서 절규하지만[12] 마을 남자들은 아무도 아는 체 하지 않는다. 레나토도 그 자리에 있지만 결국 돕지는 않는다.[13]

이후 말레나는 메시나로 가는 기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게 되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서 죽은 줄 알았던 그녀의 남편 니노가 돌아온다.[14] 알고 보니 인도에 전쟁 포로로 수감되어 있어 생존 여부가 불분명했던 것. 니노는 말레나의 행방을 사람들에게 묻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녀에 대한 자신들의 행위[15]가 두려워 아무도 그간의 일을 얘기해 주지 않고, 전쟁 전 말레나와 니노가 살던 집을 불법 점거하기까지 한다. 그 와중에 광장에서 만난 당 서기와 그 부관에게 말레나의 행방을 물었다가 그들 역시 자신들의 행동에 찔리는 것이 있어 말레나가 공산당에 가입했다는 거짓말을 한다. 거기다 빨갱이 아내를 둔 전쟁 영웅 납셨다고 조롱까지... 그러자 니노는 "네놈들을 위해 싸운 나는 영웅이 될 수 없겠지."라며 분노 섞인 한 마디를 날린다. 그러곤 맞아서 고꾸라진다.[16]

하지만 레나토는 당 서기에게 맞아서 고꾸라진 니노를 부축하다가 더 이상 말레나와 니노의 비참한 모습을 외면할 수 없음을 직감하였고, 그 날 밤 용기를 내어 니노에게 편지를 써서 그간 마을에서 일어난 일들의 진실을 규명함과 동시에 말레나가 메시나로 가는 기차를 탔음을 알려주었다.[17] 무슨 일이 있었어도 말레나는 니노만을 사랑했다는 말과 함께. 니노는 레나토의 도움으로 그녀를 찾아 마을로 같이 돌아온다.

마을 사람들은 다시 돌아온 말레나를 놀라워 하지만 말레나가 그들을 향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뒤에서 수근거리면서도 그녀의 미모가 이제는 퇴색되어서 주름살도 보인다고 하는 등 외모를 깎아내리며 동정의 시선을 보낸다. 남편이 없었을 때의 말레나를 미모를 이용해서 남자들을 꼬여내는 매국노이자 요부 취급할 때랑 달리 남편이 돌아오자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더 이상 아름답지 않게 되고 임자가 돌아온 말레나는 이제 사람들에게 평범한 유부녀로 보일 뿐이었고, 그녀를 폭행했던 여자들은 먼저 말을 걸며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해 친절을 베풀고,[18] 말레나는 머뭇거리다가 호의를 받아들이며 두 사람은 다시 마을에 정착해서 살게 된다.[19]

영화의 종반부, 말레나가 장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과일들을 흘리게 되고, 이에 레나토는 말레나가 과일들을 다시 가방에 담는 걸 도와준다. 그리고는 용기를 내어 말레나에게 행운을 빈다는 말을 해주게 되고, 이에 말레나는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곤 다시 가던 길을 간다. 영화 내내 말레나에 대한 망상만 하던 그가 영화가 다 끝나가는데 처음으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던 장면. 말레나를 (순수한 시선이든 순수하지 않은 시선이든 간에) 흠모하면서도 정작 필요할 때 도움의 손길을 보내기는커녕 말 한 번 건네지 못했던 소년이 말레나와 그녀의 남편을 도와주고 이를 통해 성장하여 정말로 순수하게 그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여기서 소년의 이름인 레나토는 프랑스식인 르네와 마찬가지로 '다시 태어난 아이'를 의미한다. 비록 레나토도 여느 마을 남자들과 다름없이 말레나의 미모만을 탐했던 적이 있으나, 용기를 내어 잘못을 반성하고 말레나와 말레나의 남편을 돕는다는 점에서 다시 태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이후에 나는 많은 여자를 만났고 대부분이 나에게 자기를 기억해 줄 것이냐 물었다. 난 그러겠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아직도 기억하는 여자는 오로지 말레나 하나뿐이다."라는 레나토의 나레이션이 나오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초반부가 워낙 코믹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포르노스러운(?) 분위기가 다소 약해진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몽정기 비슷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것 같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며 분위기가 어두워지며 영화의 주제가 선명해진다.[20]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무솔리니 치하의 파시스트 이탈리아가 배경으로 나오면서 그 위에 무능하고 무지한, 그러면서도 소문과 시기심에 휘둘리며 한 순수한 여인을 창녀로 만들어가는 군중의 비정한 모습이 끊임없이 나온다. 영화의 주 풍자 대상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 수 있는 부분.

4.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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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7 / 10


5. 기타

극중 여주인공 말레나 역으로 출연한 모니카 벨루치는 실제로도 이탈리아 시골 마을 출신이다. 이탈리아 중부 Citta di Castello(City of Castello)라는 곳인데 인구가 3만 명이 채 안 된다. 그런 데다 워낙 눈에 띄는 미모를 가졌다 보니 영화에서처럼 온 마을 사람들의 부담스런 시선을 견뎌야 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이탈리아의 문화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아들을 다짜고짜 손찌검하는 다혈질 아빠와[21] 나이 50살이 다 되어서까지 엄마한테 쩔쩔매는 마마보이 변호사, 면도 순서를 기다리면서 이발소에서 수다를 떠는 남자들, 엑소시즘을 하는 엄마와 이웃 사람들, 그리고 아빠가 아들을 매춘굴에 보내는 풍습(?)[22] 등은 유럽에서 잘 알려진 이탈리아인스테레오타입.

영화의 배경인 카스텔쿠토(Castelcuto)라는 마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점에선 같은 감독의 영화인 시네마 천국과 같은데, 주요 촬영지는 시네마 천국과 마찬가지로 시칠리아 섬이며 마을의 모습은 시라쿠사에서 주로 촬영되고, 말레나의 집은 팔레르모의 한 호텔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연출이 최상급이다. 음악과 빛의 구도 등을 계산하여 배치하였기 때문에 스토리 자체는 저속한 소재를 다루었다는 소리를 들었어도 연출 면에서는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소재를 포장하는 능력이 좋다는 뜻.

말레나와 남편의 성은 스코르디아(Scordia)이며, 레나토의 성은 아모르소(Amorso)이다.

하비 와인스틴한테 가위질 당한 영화 중 한 편이며, 감독판이 나온 바 있다. 감독판 판본은 108분.

화사의 솔로곡 '마리아'의 뮤비가 일부 장면들을 오마주했다. 대표적으로 담뱃불 장면이다.

한때 남성들이 말레나 영화 포스터를 서로 떼어가려고 난리였다.


[1] 과거 이탈리아에서는 긴 바지는 어른으로 인정 받을 나이가 돼야만 입고 다니는 옷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거의 성인에 가까운 나이인데도 반바지를 입고 다니면 사람들에게 애 취급을 받았다. 사실 대한민국에서도 90년대 초까지 성인 남성이 반바지를 입는 건 운동 경기 때와 참기 어려울 정도로 더울 때(영상 32도 이상)나 그렇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게 무참히 깨진 게 1994년의 한반도 대폭염이다.[2] 말레나의 아버지는 주인공 레나토네 학교의 라틴어 선생인데, 귀가 먹어서 말을 거의 듣지 못한다. 수업 중에 학생들이 '당신 딸이랑 자도 되나요?' 하고 괘씸한 질문을 던져도 못 알아들어서 '그래' 하고 대답하는 캐릭터.[3] 무솔리니의 충치도 뽑아줬다고 한다.[4] 쿠마시노는 패소 후 동아프리카 전선에 보내달라고 했다는데, 첸토르비는 거긴 이미 연합군에게 다 뺏겼다고 비웃으며 그가 정신병원에 끌려갔다고 알려준다.[5] 그가 이 부분을 강조한 것이 그 역시 미혼이었기 때문(...)[6] 악의를 가진 마을 주민 누군가에게 익명의 편지로 '당신 딸은 창녀야'라는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모욕을 받았는데, 아무 말하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으로 묘사된다.[7] 수중에 남아있던 150리라를 선불하고, 월말에 연금이 나오는 대로 나머지 수임료를 갚겠다고 했지만 첸토르비는 돈은 낼 필요가 없다며 말레나를 강간했다. 첸토르비는 말레나와 결혼하려고 온갖 주접을 떨게 되고, 말레나도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재산을 등에 업고 자신에게 접근하는 첸토르비에게 넘어가는 듯 했지만, 보수적인 첸토르비의 엄마가 그런 부정한 여자와 결혼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아들을 쥐 잡듯 조지는 바람에 마마보이인 첸토르비는 결국 말레나와의 관계를 정리한다.[8] 때는 제2차 세계 대전 중반 즈음으로, 무솔리니파시스트 이탈리아군북아프리카지중해 전선에서 고전하는 뉴스가 계속 배경으로 나온다.[9] 이 시점까지도 아직 말레나는 다른 남자에게 몸을 판 적도 없으며, 수임료를 핑계로 달려든 변호사에게 강간을 당한 피해자에 불과하다.[10] 이 장면의 분위기와 '징벌적'인 성격이 사일런트 힐의 사이렌 장면과 유사하다. 폭격기가 나타나는 장면에서 마을 벽면 가득히 파시스트의 선전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 영화가 정치 풍자의 성격도 가졌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11] 과거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창녀촌을 데리고 가서 첫 경험을 시켜주는 풍습이 있었다.[12] 이때 장면을 보면 말레나가 절규하면서 바라보는 시선은 직접적인 린치를 가하는 마을 여성들이 아니라 평소엔 그녀를 욕정의 눈길로 바라보면서 이런 일이 터지니 사태를 방관하는 남성들을 향하고 있다. 이 영화가 비판하는 대상이 파시즘 정권과 앞잡이들의 직접적 폭력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적으론 선량한 사람일지 몰라도 파시즘 사회의 구조적 폭력엔 방관하고 동조하는 일반 대중들도 비판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을 잘 표현한 명장면.[13] 레나토는 중요한 시점마다 그 자리에 있고, 사태의 진실을 알지만 결국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약한 지식인 계층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대중들의 군중심리에 저항하고자 노력하는 점에서, 비록 소심하지만 영화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영웅적인 캐릭터이다. 물론 그 또한 그녀에 대한 음란한 망상을 하긴 하지만 이 영화가 (똑같이 여자를 고생 시키는) 김기덕이나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보다는 다소 밝은 이유.[14] 다만 불구가 됐다는 시놉시스처럼 오른팔을 잃고 상이군인이 되어 돌아왔다.[15] 성희롱, 강간, 생계 위협, 뒷담화, 집단폭행.[16] 이 장면을 통해서, 또 말레나의 경우를 보더라도 혼란 속에서 항상 약한 자들은 피해를 입는 반면 돈 있고 권력 있는 자들은 혼란을 틈타 약한 자들을 이용하고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는 더러운 모습을 표현했음을 볼 수 있다.[17] 말레나를 향한 욕망에만 물들어있던 시절의 레나토는 말레나에게 보내는 연서를 썼다 지웠다 구겨서 바다에 버리기를 반복했으나, 이번에는 그러지 않고 니노에게 진상을 알린다.[18] 옷을 한 벌 공짜로 준다든지, 뒷담화하는 사람에게 "이젠 그만하면 충분하지 않느냐"라고 한다든지 등. 이 때 사람들은 말레나를 이름이 아닌 남편인 니노의 성을 따서 부인이라고 칭한다.[19] 자신들보다 좀 더 우월한 것을 가졌다는 이유로 시기했지만, 그 우월했던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자신들과 다를 바 없는 존재로 변해지자 그제서야 뉘우치며(혹은 그런 척 하는 것이거나) 호의를 베푸는 군중들의 질투심을 탁월하게 표현했다.[20] 사실 전반부에도 복선은 여러 개 있다. 계속해서 나오는 무솔리니파시스트 얘기라든지, 뒷담화가 오가는 마을 분위기라든지... 특히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아이들 여럿이 돋보기로 개미를 장난 삼아 태워 죽이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죄송합니다! 주님"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대한 복선이다.[21] 두들겨 맞는 장면도 좀 웃긴 게, 주인공이 아직 키가 작고 어리다는 이유로 긴 바지를 안 사주고 반바지만 입게 하자 아버지 양복 바지를 훔친 다음 학교 땡땡이 치고 자기가 입게 줄여달라고 양복집 할아버지에게 맡긴 게 들켰는데, 여기서 아버지가 주인공을 두들겨 패면서 하는 말이 "싸움하는 건 괜찮아! 나도 네 나이 때 다 그랬어! 학교 빠지는 것도 괜찮아! 지루할 테니까! 하지만 아버지 바지를 훔치는 건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냐!!!!"(...)[22] 오늘날에도 시골 지방에는 남아 있는 풍습(?)으로, 아들이 자라면 "이젠 너도 남자답게 살아야지?" 하면서 아빠가 아들에게 화대를 쥐어주고 매춘굴에 보내는 풍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