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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서당/에피소드/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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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서당
에피소드
조선편 1권 · 2권 · 3권 · 4권 · 5권 · 6권 · 7권 · 8권 · 9권 · 10권
고려편/기타 11권 · 12권 · 13권 · 14권 · 15권 · 기타
등장인물


1. 개요2. 어지러운 신라3. 애꾸왕 궁예4. 천재소년 최응5. 궁예 왕의 최후6. 의 손자 왕건7. 풍수지리설도선대사 1부8. 풍수지리설과 도선대사 2부9. 삼한 통일의 꿈10. 후백제의 멸망11. 초근목피로 한 세상 마의태자12. 참된 군인 유금필 장군13. 저승길에 남긴 훈요 10조

1. 개요

맹꽁이 서당 고려 편 1의 에피소드로, 학동들의 이야기와 훈장님이나 마당쇠가 들려주는 옛날 인물 이야기를 포함한다.

2. 어지러운 신라

한 학동이 아버지의 새쫓기 일을 핑계로 서당에 안 가려 했다가 걸려서 혼나 쫓기듯이 서당으로 등교했다. 그리고 다들 외워온 걸 두 학동만 안 외워와서 벌서다가 마침 개똥이가 책거리하는 날이라 일찍 끝내자 두 학동이 기뻐하며 뛰다 서당 구들장을 박살냈다.

내일 당장 아버지 불러서 고치라고 하니 그럼 혼난다며 자기들이 고치겠다고 하고, 너희들은 책거리 가지 말고 구들장이나 고치라니까 그런 법이 어딨냐고 방방 뛰어서 결국 책거리를 갔다.

훈장님이 쟤들은 한번도 안 하고 남의 책거리만 얻어먹냐니까 "그게 다 효도해서 그런 거다. 없는 살림에 떡 하랴 술 담그랴 얼마나 힘드시겠냐"고 하자 훈장님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아무튼 책거리를 받고 훈장이 "먹으면서 듣거라. 이번 이야기는 나말려초, 즉, 신라 말에서 고려 초로 넘어가는 후삼국 시대에서 시작된단다."라고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3. 애꾸왕 궁예

훈장님이 시회(시모임)에 다녀온다고 자습하랬더니 죄다 펑펑 놀다가 훈장님이 돌아와서 호통치자 급히 글읽는 시늉을 하는데, 개중에 한놈은 잠이 덜 깨서 책 대신 목침을 들고 있었고, 덜렁이와 석두 둘은 다락에서 을 훔쳐먹었다. 안 그래도 꿀이 귀한 시대인데다 그 꿀은 약에 쓰려고 아끼는 석청(石淸)이었으니 엄청 귀한 거였다.

훈장님이 한탄할 때 누가 "걱정 마세요 때가 되면 다 사람 노릇합니다"라고 말해서 누구냐고 호통치는데 알고 보니 마당쇠였다. 사람 노릇 안 하니까 걱정인 거라는 말에 "학동들은 30년을 더 팡팡 놀다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겁니다"라고 말해 훈장님이 폭발해 멱살을 잡다가 겨우 진정시키고 이야기를 했다.

내용은 대학자 양성지는 학문에 힘써 높은 벼슬에 오른 반면, 정작 그의 손자인 양연은 소싯적에 놀기만 좋아해서 글도 안 배우다가 40살이 되어 후회했는데, 그때부터 서당을 다니고 글공부에 골몰해, 급제하지 않으면 손을 펴지 않겠다며 한쪽 손을 꽉 쥐었다. 그는 어찌나 글에 골몰했는지 춘하추동을 몰랐고 밥 먹는 것도 깜빡할 정도였으며, 드디어 급제하고 손을 펴보니 손톱이 손을 뚫고 자라있었다. 그 이후 폭풍승진을 거듭, 할아버지보다 더 높은 벼슬에 올랐다는 이야기.

마당쇠는 그러니까 학동들도 30년을 더 팡팡 놀다 40살에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했고, 학동들도 40살에 오겠다며 죄다 놀러가버렸다. 훈장님은 빡쳐서 마당쇠를 때리며 잡아오라고 했고 전부 잡아온 뒤에도 강제로 문단속을 했다.

선대왕 공부를 할 때는 중간에 '궁예'와 '위인'이라는 단어에 크게 발끈한 견훤구름 자가용 天1234를 타고 와서 난입하는 바람에 훈장님이 문가에서 안 막고 뭐하냐며 마당쇠를 또 때렸다. 문단속>>>>견훤

마지막에 마당쇠가 다시 나무하러 가야 한다면서 학동들을 못 나오게 한다고 아예 문에 못질을 해서 전부 뒤집어졌다.

4. 천재소년 최응

추운 겨울날 마당쇠가 나무를 도통 안 해서 땔감이 없자 박 첨지가 추위에 떨면서 마당쇠를 혼내려던 차에 마당쇠가 먼저 지게를 지고 뛰어나가버렸다.

학동들은 또 땡땡이를 쳐서 훈장님이 이놈들을 어디서 찾나 하던 차에 마당쇠가 지나가길래 학동들이 어디 있는지 묻자 모른다고 했다가 잠시 뒤 봤다고 말을 바꾸며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훈장님은 약속대로 해줬더니 마당쇠가 학동들이 어딨는지 모른다고 하여 혼냈으며 마당쇠가 옛날 이야기 듣고 싶어서 거짓말한 것.

한편 박 첨지는 마당쇠를 찾으러 산을 뒤지는데 거기서 학동들을 마주친다. 토끼사냥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말에 단신으로 학동들을 때리고 꽁꽁 묶어서 서당으로 데려오는데, 훈장님도 마침 마당쇠가 여기 있다고 알려주는데 갑자기 사라졌다. 사실 박 첨지를 보고 마루 밑에 숨었던 거고 금방 들통났다.

박 첨지는 "글방에 있을 놈들은 산에 있고 산에 있을 놈은 글방에 있으니 자네나 나나 속이 썩긴 마찬가지네."라고 한탄했고, 학동들은 손 들고 벌 선 채로 선대왕 공부를 했다.

이야기가 끝나고 손 내리고 돌아가라니까 팔은 떨어져도 다 듣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화가 난 훈장님이 "이놈들은 오라면 안 오고 가라면 안 가니 청개구리를 닮았나"라고 화내면서 쫓아내는 거로 끝.

5. 궁예 왕의 최후

설날이 되자 학동들이 세배하고 세뱃돈을 받기 전에 칭찬 하나 더 받고자 돈 보길 돌 같이 한다면서 사양했는데 훈장님이 기특하다면서 세뱃돈을 진짜 돌로 주는 상황이 벌어지자, 돈 보길 돌 같이 하랄 때는 언제고 돈 달라고 방방 뛰어서 돈으로 세뱃돈을 줬다.

그러자 한 학동이 돈 대신 돌을 달라고 하자 훈장님은 생각이 깊은 녀석이라 칭찬했는데 "사실 이 돌은 보통 돌이 아니라 광석"[1]이라고 뻥쳤더니 나머지 학동들이 미친듯이 달려들었다.

그러다가 다시 돈만 받아가자 훈장님은 욕심 부리는 학동들을 혼냈고, 그 뒤 글 읽자니까 설날에 공부하냐는 학동들에게 "너희 같은 놈들이 있어서 '천지현황(天地玄黃)을 삼년독(三年讀)하니 언재호야(焉哉乎也)를 하시독(何時讀)고?'[2]라는 말이 생긴 거야!"라고 혼냈다.

그 뒤 마당쇠가 들이닥쳐 색싯감이 나왔는데 궁합 좀 봐달라고 했다. 훈장님은 여기가 점집이냐고 끌어내려 하자 학동들이 놀고자 마당쇠를 도와준다고 반대쪽에서 끌어당겼다. 훈장님이 "저놈들이 한편이 될 줄이야"라면서 놓으니까 다들 우당탕 넘어졌다.

결국 훈장님이 궁합을 보기 위해 신랑, 각시 사주를 말해보라니까 그런 거 모른단다. 결국 마당쇠는 새해도 장가 가긴 싹이 노랗다며 통곡하며 갔다.

6. 의 손자 왕건

입춘이 지났는데도 꽃샘추위가 강한 날 학동들이 평소에 훈장님이 쓰던 말인 "오다 보니 얼어죽은 까마귀가 100마리도 넘더라"고 해서 혼났다. 그 다음엔 오다가 청석골 서당 학동들을 만났는데 그쪽 훈장님은 도통 옛날 이야기를 안 해줘서 참 불쌍하다며, 그런 걸 보면 맹꽁이 서당은 참 좋은 서당이라고 속 보이는 아부를 해서 옛날 이야기를 들었다.

7. 풍수지리설도선대사 1부

훈장님이 욕심이 많은 자가 글을 배워 벼슬을 하면 낮도적이 된다며 '낮도적 모' 이야기와 탐관오리, 청백리에 관한 이야기를 해줬다. 이에 학동 한 명이 훈장님 말씀을 듣고 크게 감명받았다고 하는데, 그러나 자기는 낮도적이 되기 싫어서 서당을 그만두겠다고 하고 다른 학동들도 다들 동조했다. 그 뒤 학동들은 회초리가 수십 개 부러지도록 맞았다.

8. 풍수지리설과 도선대사 2부

훈장님이 여태 천자문도 못 외냐고 혼낼 때 학동 한 명이 그건 우리 탓이 아니라 그놈의 글자가 엄청 어려운 탓이라고 한다. 어찌된 게 비슷한 글자가 넘쳐나서 헷갈리고, 엄청나게 복잡한 글자도 많고, 그것도 글자 수가 6만 자를 넘는다고 방방 뛰었다.

훈장님은 누가 6만 자를 다 외라고 했냐며 고작 천 자를 못 외는 건 너희들이 노는 것만 밝히니까 그런 거 아니냐고 한다. 그러면서 도연명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자식 5명이 하나같이 못난 녀석들이라 '책자'(責子)라는 시를 남겼다며, 이래도 너희랑 안 닮았냐니까 학동들은 걔들 같은 바보랑 비교하는 불쾌한 소리 하지 말라고 한다. 이에 훈장님은 그런 소리 듣기 싫으면 머리 싸매고 책 좀 읽으라고 때렸다.

9. 삼한 통일의 꿈

학동 한 명이 책도 없이 서당에 와서 한 소리 듣지만 효를 행하려다 그리 됐다는 말에 다들 의아해했다. 어제 집에 가는 길에 꿩이 졸고 있는 걸 보고 잡아서 부모를 봉양하고자 했는데 주변에 돌멩이가 없어 급한 김에 책보를 던졌더니, 하필 그때 매가 꿩을 덮쳐서 꿩 대신 책보를 잡아채서 가버렸다는 것.

그러던 중 한 남자가 책보를 들고 찾아오자, 훈장님은 매란 놈이 그걸 어디다 버렸냐고 물었더니 그 녀석이 앵두를 몰래 따먹다가 들키자 책보를 놓고 달아난 거라고... 당연히 훈장님은 냉수에 이 빠질 거짓말을 하냐고 회초리로 마구 때리고 벌 세웠다. 그러면서 훈장님은 남을 잘 속이기로 유명했던 윤통(윤사분) 이야기를 했다.

윤통은 당숙과 말을 타고 길을 나섰는데, 당숙은 매일 밤 자기 말만 잘 먹였다. 그러자 윤통은 당숙의 말 이마에 흰 점이 있는 것을 이용해, 밤마다 당숙의 말 이마엔 검은 종이를, 자기 말 이마엔 흰 종이를 붙였다. 그 사실을 모르는 당숙은 밤마다 자기 말은 굶기고 조카인 윤통의 말만 잘 먹였고, 자기 말이 비루 먹은 말이 되자 그제서야 속은 걸 알았다.

이처럼 윤통은 남을 속이는 재주가 뛰어났는데, 나이가 들었는데 자기 집이 없어 직접 마련하고자 했다.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스님을 찾아가 절을 짓고 싶다고 했고, 스님은 그걸 믿고 시주를 얻어와 윤통이 잡은 터에 절을 짓는데, 좀 이상한 것은 다른 절보다 온돌방이 많고 마당에는 꽃밭과 채소밭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윽고 다 지어지자 윤통은 가족이 며칠 묵으며 불공을 드리고 싶다고 해서 스님은 그러라고 했는데, 온갖 세간을 다 옮겨오고 아예 눌러사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속았음을 알게 된 스님은 관아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불교를 배척하던 조선 시대[3]다 보니 오는 사또마다 시간만 끌고 판결을 안 해줘 결국 절은 완전히 윤통의 집이 되어버렸다. 그 뒤 윤통은 병도 없이 80살 장수를 누렸고 집안이 더욱 번창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더니 벌 서던 놈이 나도 이 다음에 집 지을 자리를 미리 봐놨다는데, 이 서당 자리라며 그럼 덕볼 놈이 있다고 하여 학동들은 빵 터졌고 훈장님은 그 녀석 코를 잡아당기며 도로 앉혔다.

10. 후백제의 멸망

무더운 날 학동들이 옛날 이야기나 해달라니까 훈장님이 옛날 이야기도 이젠 바닥나서 없다고 한다. 다들 시무룩하자 갑룡이라는 학동이 나서서 옛날 이야기를 했다. "옛날 옛날에 허풍쟁이가 살았는데, 어찌나 허풍을 잘 떠는지 사람들이 다들 허풍쟁이라고 불렀다." 이게 끝... 다른 학동들은 그게 이야기냐며 허풍쟁이는 바로 너라고 길길이 날뛰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훈장님이 허풍쟁이 하니까 생각나는 게 있다며 헌종 시절 궁궐에서 일하던 임의준이란 남자 이야기를 해준다. 임의준은 허풍 떠는 걸 좋아해 자기가 서너길 되는 대궐 담을 능히 뛰어넘는다고 허세를 부렸는데, 사람들이 보여달라고 할 때면 대궐 담을 진짜로 뛰어넘었다간 반역죄로 몰린다며 못 보여준다고 해서 이 허세가 통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누군가 진짜로 대궐 담을 뛰어넘어 도망치는 일이 일어나자 임의준이 유력한 용의자로 몰려 지독한 고문과 문초를 당했다. 그는 자기가 허풍 떨었다는 것을 밝혀 겨우 풀려났지만 몸 상태는 말이 아니었고, 사람들에게도 두고두고 까였다는 이야기. 이야기가 끝나자 갑룡이는 겁 먹고 내가 옛날 이야기 잘한다고 허풍 떤 거 미안하다며 울었다.

11. 초근목피로 한 세상 마의태자

수업 중간에 뭔가를 까먹는 소리가 나 조사해보니 길봉이가 복숭아를 먹고 있었다. 당연히 훈장님은 종아리를 때렸고 이에 길봉이가 "훈장님도 수업 중에 드시는데 왜 자기는 안 되냐"니까 훈장님은 "내가 뭘 먹었냐"고 하고, 길봉이가 답하길 "훈장님은 항상 담배를 드신다"고 하자 기가 차서 웃으며 담배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4]

그러면서 자기는 담배를 못 끊는다니까 학동도 "이것은 불로장생의 천도복숭아이니 나는 이걸 먹고 불로장생하겠다."며 먹는 걸 포기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그 복숭아는 사실 남의 집 과수원에서 서리한 것이어서 주인이 찾아와 수업 끝나면 벌을 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이 때의 선대왕 이야기가 경순왕과 신라의 최후를 다루는 에피소드라 신라의 멸망에 학동들이 슬퍼하는데, 그 와중에 댕기머리를 한 할아버지가 같이 슬퍼하고 있길래 누구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길봉이라고 한다. 혼날 거 생각하는 와중에 슬픈 이야기까지 들으니 팍 늙어버린 것.

이 소식을 듣자 과수원 주인도 자기 때문에 저리 되었다니 괜히 덤터기 쓸까봐 혼내는 걸 포기하고 냅다 36계 줄행랑을 쳤고, 학동들은 "불로장생(不老長生)하려다 조로단생(早老短生)하게 되었다"고 드립을 쳤다.

마지막에는 경순왕이 마지막에 항복을 결정해서 무고한 백성들의 피해를 막은 공적을 기려 민간 신앙에서 신으로 모셔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순왕신께 젊어지길 빌고 오겠다며 휴가 한 달을 요청했다.

12. 참된 군인 유금필 장군

마당쇠가 학동들이 오다가 멱 감는 사이 옷을 몽땅 잃어버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서 옷을 마련하라고 하고, 훈장님이 갑자기 10벌 옷을 어디서 구하냐고 하니 "그럼 천상 오늘은 글방이 쉴 수밖에 없다"고 해, 수상쩍게 여긴 훈장님이 '사또가 미풍양속을 그르치는 자는 엄히 다스릴 것이라 했거늘, 당장 관아로 가자!'고 했고, 결국 마당쇠는 엿값 받고 시키는 대로 했다며 옷을 숨긴 곳을 실토한다. 훈장님은 마당쇠를 봐 주는 대신 몰래 옷을 가져가버렸고, 학동들은 그것도 모르고 있다가 옷이 사라져 어쩌냐고 펑펑 우는데 한 노인이 나타난다. 자기는 산신령이며 그 옷은 도적이 아니고 지신(地神)이 가져갔다고 한다.

네놈들이 글을 싫어하니 아깝다고 집어갔다는 것. 거기다 평생 다시는 옷을 입고 살 수도 없다며, 다른 옷을 걸치면 지신이 죽일 거라고 해 학동들은 겁먹고 살려달라고 빈다. 산신령은 한 가지 방도는 있지만 어렵다고 하는데, 한 달 내로 천자문을 떼고 명심보감을 달달덜덜 외워오라는 것. 학동들은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빌고 빌었고, 지신이 옷을 돌려주자 입고 나서 바로 서당으로 공부하러 뛰어갔다.

사실 지신은 마당쇠였고, 산신령은 훈장님 친구인 김 초시였다. 훈장님이 꾸민 작전이었던 것. 훈장님은 김 초시와 함께 술을 마시고 취해서 돌아와 선대왕 이야기를 하다가 꿈나라로 가버리는데, 학동들은 훈장님이 조는 데도 도망 안 가고 겁먹고 열심히 공부했다.

13. 저승길에 남긴 훈요 10조

훈장님이 최 진사 회갑연에 가자 학동들도 몰래 가려고 했지만 훈장님이 천자문을 10번씩 쓰라는 숙제를 내는 바람에 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서당에 붙잡혀있게 된다. 잔뜩 속상해 울적한 상황에 지나사던 마당쇠는 자기도 회갑연에 가는데 학동들은 못 가냐며 도둑 부자 이야기를 해주며 약을 올리고 회갑연으로 간다. 마당쇠에게까지 약올림을 당하니 학동들은 속이 단단히 상해 숙제도 안하고 불평만 하는데, 훈장님은 회갑연에서 잔뜩 취해 마당쇠 등에 업혀오면서 선대왕 이야기를 다 하고 마당쇠가 "어찌나 취하셨는지, 제 등에 업혀 오면서 역사얘기를 다 하셨지 뭡니까?"라고 난처해하니 학동들은 오늘처럼 재수 없는 날이 또 있냐고 한탄했다.


[1] 금강석이 아니다.[2] 천지현황은 천자문의 첫 구절이고 언재호야는 마지막 구절인데, 첫 구절 외우는데만 3년이 걸렸으니 마지막 구절은 언제 외우냐고 탄식하는 소리다.[3] 물론 조선 왕족들은 암암리에 불교를 믿긴 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윤사분의 처남 되는 세조 또한 도성 안에 원각사란 절을 세우지 않았나?[4] 중간에 장서지간인 김상용장유 이야기를 할 때, 훈장님의 실수담을 말하면서 웃는 학동들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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