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나방의 번데기로 만든 음식에 대한 내용은 번데기(음식)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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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 약충/유충 | 번데기 | 성충 |
끝검은왕나비의 번데기 |
영어: pupa / chrysalis(나비만) |
일어: 蛹(さなぎ) |
한자: 蛹 |
인도네시아어: kepompo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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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번데기는 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이 애벌레(유충)에서 어른벌레(성충)로의 탈바꿈을 준비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유충의 몸 구조로부터 새로이 성충의 몸 구조가 만들어진다. 번데기라는 휴지기 껍질 안에 완전히 발육한 성충이 들어있는 형식이다. '고치(cocoon)'는 번데기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덮개로, 번데기 자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2. 특징
3. 종류[1]
여러 종류의 번데기 형태가 알려져 있으며, 이들 모두 생물적 분류가 달라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용(裸蛹, Exarate pupa): 다리, 날개, 더듬이 등 여러 부속지들이 몸에 떨어진 상태로 형성된 경우이다. 나용은 대부분이 지하나 썩은 나무 속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살려 번데기의 위치나 방향을 자주 바꿀 수 있다. 번데기 상태에서 턱을 움직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비저작형 나용과 저작형 나용으로 갈린다.
- 피용(皮蛹, Obtect pupa) : 부속지들이 몸에 달라붙은 상태로 형성돼있다. 나용보다는 외피 큐티클이 좀 더 단단하다. 피용은 전부 비저작형이라 큰턱을 못 움직인다. 피용의 형태를 띠는 번데기들은 전부 외부에 노출된 채로 잎이나 가지 등에 고착해 있다. 나용들과는 달리 외부 자극에 대한 스트레스 내성이 좀 더 높은 편이다. 그 이유인 즉슨 무방비한 번데기를 노리는 개미나 기생성 천적들 때문인데, 이 때문에 나용보단 덜하지만 신축성 있는 복부 체절을 이용하여 상하운동을 해 천적을 놀래키거나 몸에서 털어내려는 행동을 취한다. 주로 나비류의 곤충들이 피용의 방식을 택해 나비 번데기라 하여 '접용(蝶蛹)'이라 부르기도 한다. 딱정벌레목 무당벌레과 곤충 또한 피용의 예시로 들 수 있다. 모기의 번데기도 피용의 방식을 택했다.[2]
- 위용(圍蛹, Coarctate pupa) : 파리 대부분은 종령애벌레의 허물이 탈피되지 않은 상태로 각질화되고 그 내부에서 번데기가 된다. 각질화된 탈피각이 일종의 고치 역할을 하는 셈이 된다. 주로 초파리, 동애등에 등의 고등한 파리류에서 볼 수 있다.
4. 용화
유충이 번데기가 되기 위해 허물을 벗는 과정을 용화라고 한다. 유충이 부화할 때부터 더듬이와 다리, 날개, 생식기, 신경계 같은 주요 기관들이 몸 내부에서 만들어지는데, 성충원기(imaginal disc)라 불리는 활성화된 분화세포 덩어리들이 초고속으로 발달하게 된다.[3]종령에 다다른 애벌레는 몸을 숨기기 쉬운 곳으로 들어가 자리를 마련하거나 고치를 만들거나 고정 지지대에 몸을 고착시켜 활동이 줄어드는데, 이 과정에서 성충에 필요없는 유충의 피부와 근육조직들은 녹게 되고 거의 완성된 성충의 기관들을 지지해주고 보호해줄 새로운 조직들의 영양분으로 전환된다. 이즈음부터 종령 애벌레의 모습을 보면 피부가 이전보다 상당히 쭈글쭈글해지거나 무언가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상태를 번데기가 되기 이전 준비 단계라 하여 '전용'이라 부르기도 한다.
근육과 원큐티클을 녹여 만든 영양분을 완전히 체내흡수하고 성충의 틀을 완전히 갖추게 되면 번데기는 마지막 애벌레의 허물을 벗어던지게 되는데, 근육과 피부를 재구성했기 때문에 보통 종령 시절보다 크기가 작아지는 등 형태 변화를 보인다. 또한, 허물을 벗으면서 보통 '몸을 말린다' 라고 표현하는 행동을 취한다. 막 허물을 벗은 번데기의 피부는 애벌레 때처럼 부드러운 큐티클을 가지고 있는데, 번데기는 공기를 들이마셔서 종령 애벌레의 껍데기 안에 쭈그러지고 억눌려있던 성충의 돌기나 체표면적을 넓히는데 도움을 준다. 체표면적을 넓히면서 부드러웠던 번데기의 피부도 단단하게 굳고 색이 진하게 변한다. 이런 과정이 이해하기 힘들다면 장수풍뎅이 용화 과정을 보면 된다.
CT 내부 촬영 논문. 번데기는 내부의 기관이 어느 정도 틀은 잡혀있지만 완전히 몸에 정착되지 않고 미세다발이나 기관들이 뻗어나가 있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논문에서 나오듯 보통 2~3주 정도 주요 기관의 발달 기간이 필요하다. 온전히 성충으로서의 발달기관을 가지게 될 즈음이면 색소침착이 어느 정도 일어나 겹눈이 시커매지고 딱지날개나 몸 전체에 색이 연하거나 어느 정도 짙게 잡히게 된다.
이런 용화 과정 덕에 일부 학자나 일부 시각에서는 번데기를 내시류 곤충의 퇴화한 약충시기로 보고, 유충 시기를 조산아나 미숙아 정도에 해당하는 단계로 보고 있다.
5. 우화
번데기에서 휴지기를 보내던 성충이 번데기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말한다. 완전히 성숙한 성충은 종에 따라 맞추어진 특정 온도나 습도, 또는 빛의 강도를 감지하여 우화를 하게 된다.[4]성충은 번데기 가슴의 등쪽에 난 탈피선을 뚫고 나오게 된다. 나비목이나 파리목 곤충들은 머리 뒤쪽에 돌기가 나 있어 마치 병아리 부리에 난 그것처럼 사용하여 번데기 껍질과 고치를 찢고 나온다. 번데기가 그랬던 것처럼 성충도 마찬가지로 몸을 말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완전한 색소침착이 이루어져 한층 더 진한 색을 띠게 된다. 날개 또한 시맥 사이 사이로 공기를 불어넣어 날개를 '부풀리는데', 이 과정을 통해 날개를 완전히 편평하게 펼치게 된다.
우화는 개체 사망율이 높은 편이다. 번데기에서 나오는 과정에서 외부 자극을 받게 되면 날개에 상처가 생겨 쪼그라들은 상태대로 기형이 일어날 수가 있고 돌기나 딱지날개, 다리들 또한 큰 변형이 일어나 배가 그대로 노출되거나 걷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휴지기 동안에도 외부 자극은 탈피를 어렵게 만들거나 이미 번데기 안에서 장애를 가지게 만들 수 있다.
5.1. 우화 호르몬 실험
곤충의 변성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동물학자, 캐롤 밀턴 윌리엄스(Carroll Milton Williams,1916.12.02. ~ 1991.10.11.)가 나방의 번데기로 우화 관련 실험을 한 적이 있다. 3개의 번데기를 반으로 가르고 하나는 절단면을 완전 봉쇄, 하나는 상하로 나뉜 절단면을 봉쇄하고 파이프 하나로 연결한 상태, 파이프로 연결하는 건 같지만 파이프 중간에 이물질로 막은 상태로 우화를 시켰는데, 완전 밀폐된 개체는 반만 우화하였고, 파이프가 막힌 개체는 우화 실패, 파이프로 연결된 개체는 파이프가 꽂힌 상태로 우화하였다. 그리고 그 파이프에는 신경 한다발이 상하체를 연결하고 있었는데, 날개짓을 할 때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끊어져 즉사했다고 한다. 이 실험을 통해 윌리엄스는 번데기를 성충으로 변태시키는 호르몬은 머리, 앞가슴 부위에서 분비되고, 배를 잘라냈다 해도 관을 통해 두 부분이 연결되어 있다면 호르몬이 작용해 성공적으로 변태가 이루어짐을 알게 되었다.- [ 펼치기 · 접기 ] 실험 사진
절단된 번데기, 절단된 채로 우화하다 만 번데기, 절단된 상태로 우화해 몸통 사이 파이프가 꽂힌 채 멀쩡히 산 나방 등 앞서 서술한 실험 내용을 찍은 사진이다.[5]
빈센트 위글스워스라는 곤충생리학자는 침노린재의 일종인 로드니우스(Rhodnius)를 대상으로 불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의 변태를 연구했는데, 그 방법이 매우 가관이다. 피를 상당히 먹은 침노린재의 머리를 잘라 다른 노린재와 합체시키는 방식이었다. 심지어 이미 성충이 된 노린재의 몸에 애벌레 네 마리를 이어붙인 결과 더 이상 탈피하지 않아야 할 성충이 애벌레들의 호르몬 때문에 탈피하기도 했다고 한다.
6. 식용
누에나방의 번데기는 음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번데기(음식) 문서 참고.7. 매체에서
주로 진화하는 능력이 있는 캐릭터들, 특히 곤충형 캐릭터들의 중간 단계형으로 나오곤 한다. 방어력은 꽤 강하지만 공격력은 매우 낮거나 전무한 경우가 많은 편.이시노모리 쇼타로의 만화와 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특촬물 이나즈맨에서는 주인공이 이나즈맨으로 변신하기 전 단계인 사나기맨이 존재한다.[6] 이름답게 이나즈맨으로 변신하기 전까지 에너지를 모으는 중간과정인데, 설정상 이나즈맨으로 변신하는 것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먼저 사나기맨로 변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맷집이 강한데, 그렇게 활약이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라 샌드백 취급을 당한다. 특촬물 히어로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독특한 외모도 특징이다.
포켓몬스터에서도 번데기형 포켓몬이 등장한다. 단데기, 딱충이, 데기라스, 실쿤, 카스쿤, 분떠도리. 그런데 번데기들 중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단데기와 데기라스, 분떠도리 뿐이다. 5세대에 등장한 두르쿤은 미묘하다. 분명히 번데기같기도 한데 그냥 몸을 잎으로 감싼 벌레라…. 멀쩡히 돌아다니며 잎으로 감쌌다 해도 원래 몸이 감싸져있기보다는 자신이 양손으로 감싸매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일부 일본 만화에서는 파워업하는 모습으로 표현되고는 한다. 고치 참고.
8. 여담
-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뜻은 자기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 앞에서 잘난 체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같은 의미의 좀 더 고급스러운 속담으로는 '공자 앞에서 문자 쓴다'가 있다. 이외에도 속담은 아니지만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 한다' 등 시대에 따라 다양한 변형도 존재한다. 굳이 주름인 것을 보면 여기서 말하는 번데기는 3번에서 언급되는 누에나방의 번데기일 듯 하다.
- 구어에선 '뻔데기'라고 된소리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1] 김길하 외 5인. 삼고 해충학. 향문사. p.130-131[2] 모기의 번데기는 물 밖의 천적 등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앞뒤로 비틀며 바닥으로 잠수한다.[3] 이상몽. 곤충학 제3판. 월드사이언스. p.142, p. 147[4] 이 방법을 이용하여 온도로 속여 봄이 되었다고 착각하게 해 성충의 우화 전 휴지기를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다. 표본할 때 써먹기 좋다 반대의 방법도 되지만, 꽤 상당 시간 휴면이 가능한 알들과는 달리 성충은 그 기간을 못 버틸 가능성이 크기에...[5] 그 외에도 윌리엄스는 상당히 엽기적인 실험을 많이 했다. 반으로 잘린 번데기의 하반신에 상반신에서 적출한 뇌와 신경을 투입한 결과 그 번데기의 배는 어른 나방의 배로 성숙했고, 수컷 나방을 유혹하는 페로몬을 뿜을 뿐만 아니라 짝짓기에도 성공하고 산란에도 성공했다고 한다. 또 다른 실험으로는 번데기 둘 중 하나의 신경을 적출한 후 멀쩡한 번데기와 합쳐 하나로 만들었는데, 두 번데기는 혈액을 공유하며 온전히 성숙해 한 마리의 샴쌍둥이 나방으로 우화한 결과가 나왔다.[6] 이름도 번데기의 일어명칭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