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식
, 길거리 음식
왼쪽이 번데기. 오른쪽은 갯고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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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누에나방의 번데기를 식재료로 사용한 음식.2. 상세
보통 된소리로 발음해 뻔데기라고 부르며 축제같은 것이 있으면 길거리 음식으로 노점에서 자주 보이는 먹거리이다. 보통 거대한 찜솥에 가득 담아놓고 종이컵에 담아 이쑤시개와 함께 제공한다. [1] 소라라고 부르던 갯고둥과 함께 판매중인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누에에게 실을 얻는 방법은 누에나방이 변태하려고 고치를 만들고, 번데기 상태가 되었을 때 그것을 고치째로 삶아서 고치를 실로 풀어내 분리하여 얻는데, 이 실이 바로 명주실이다. 이 명주실로 짠 천을 견직물이라고 하는데 비단, 명주, 벨벳 등이 있다. 그렇게 실을 뽑아내면 자연스럽게 삶은 번데기만 남게 되는데, 이를 버리지 않고 사용하여 만든 음식이 바로 번데기이다.
번데기를 먹는 나라는 한국이랑 일본, 중국 정도로, 누에나방은 키워도 번데기를 먹지는 않는 다른 문화권에선 보통 동물 사료로 쓰거나, 한국으로 수출한다. 한국은 더이상 양잠업을 대규모로 하지 않기에, 가난한 시절에 부산물로 먹던 번데기를 수입해서라도 여전히 먹는 묘한 상황이 됐다. 중국도 현지에서 먹긴 하지만 한국에 수출도 많이 한다.
비주얼과 다르게, 번데기 자체는 매우 깨끗하고 안전한 식재료이다. 번데기가 되는 누에부터가 질 높은 비단실을 얻기 위해서 끝없이 깨끗한 먹이를 공급받으며 생육에 최적화된 좋은 시설에서 자라고, 또한 고치에서 실을 얻는 과정에서 고열로 삶아내거나 증기로 쪄지는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살균처리 또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누에나방은 생물 자체가 농약에 민감하고 애벌레인 누에는 먹이로 먹는 뽕나무 근처에 담배 연기는 고사하고 근처 땅에 담배 농사만 지어도 죽을 정도로 아주 연약한 곤충이기에, 양잠 시설은 약품을 철저히 배제한 상태로 관리된다. 농약의 주 용도가 식물을 먹는 벌레를 죽이기 위함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곤충인 누에가 농약에 취약한건 당연하다. 이렇듯 약품이나 기타 편법으로 키우기가 더 어렵기에 번데기 원재료 자체는 무농약에 살균처리된 안전한 식품이라 봐도 무방하다. 아래 문단에 있는 번데기 집단 식중독 사건도 번데기 자체가 문제였다기보단, 번데기를 운반하는데 농약을 담아뒀던 포대를 써서 문제가 된 케이스다.
다만 길거리에서 파는 번데기 요리의 경우 위생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려운데, 이는 자동차가 오고다니는 길거리 노점에서 냄비 뚜껑을 열어놓은 채 판매된다는게 문제다.
3. 역사
생각보다 식용으로 이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음식이다. 양잠업을 하는 가정에서 보릿고개때 마땅한 식량이 없을때 번데기도 먹었다는 기록이 있었지만, 대중화된것은 1960년대 이후이다. 대한민국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따라 활발해진 양잠 산업의 부산물로 발생한 번데기를 처리할 방도를 찾다 조리해서 먹게 된 것이 그 시초이다. 양잠 산업 자체야 고대부터 해왔지만 이를 먹을 생각은 딱히 없었는지[2], 한국에서 번데기를 식용으로 사용한 역사는 의외로 짧다. 6.25 전쟁 이후 먹을 것이 전부 부족했었던데다가 예로부터 보릿고개만 되면 귀뚜라미나 메뚜기, 굼뱅이로 영양보충을 했었기 때문에 번데기도 식용으로 이용했던것이다. 한편 중국에서는 매우 오랜 옛날부터 먹었다.한 때 간식으로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나 1978년에 농약이 묻은 번데기를 먹은 국민학생들이 집단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번데기를 사 먹은 학생들은 사망하거나 후유증에 시달리는 등 사회적인 파장이 컸다. 이로 인해 도매상 주인 등 유통업자들은 쇠고랑을 찼으며 또한 수요가 급격히 하락해 한동안 다슬기, 냉차, 뽑기, 쫀디기 같은 다른 길거리 식품들 역시 철퇴를 맞고 암흑기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원인은 번데기 자체가 아니라 도매상에서 번데기를 살충제 포대에 담아 유통시킨 것이 화근이라 번데기를 제공한 양잠가에겐 굉장히 억울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애초에 누에를 칠 때는 농약을 철저하게 배제한다.
4. 파는 곳
옛날 음식이지만 지금도 찾는 사람이 많아 적절히 소비되고 있는 음식이다. 우선 길거리 음식의 대명사격인 음식인 만큼 지역 축제나 번화가의 노점에서는 거의 항상 판매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또한 전국의 거의 모든 편의점, 마트, 동네 슈퍼에서도 캔으로 포장된 번데기를 볼 수도 있고, 대량구매는 재래시장의 좌판에서 파는 경우가 가끔 있어 이곳에서 구입할 수도 있으며 사업자용 대량식자재를 판매하는 곳에서도 종종 냉동포장된 것을 판매하고 있어, 비교적 싼 값에 대량으로 구매해 집에 쌓아놓고 먹을 수 있다. 단 한국의 양잠농가가 많이 사라진 시점이라 어지간해선 중국산 번데기로 만든 게 대부분이다. 가족들이 자주 가는 대공원 주변이나 지방의 축제 같은 곳에서는 아직도 많이 판다.고깃집 같은 밥집에서도 간혹 밑반찬으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 위에 나왔듯이 소주 안주로 제격이기 때문에 선술집 등에서 국류(계란탕, 어묵국, 미역국 등)와 함께 기본 안주로 나오기도 한다.
시판되는 번데기 통조림은 이미 조리가 다 된 번데기탕 그 자체이다. 번데기"탕"이라고 돼 있지 않은 제품도 그렇다. "매콤한"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통조림은 더 맵다. 특별히 조리할 필요 없이 사서 따기만 하면 미지근한 번데기탕을 먹을 수 있고, 그릇에 덜어서 대충 전자렌지에 돌리면 나름 근사한 술안주가 마련된다. 치킨집처럼 번데기탕 팔 것 같지 않은 식당에서 메뉴에 번데기탕이 있길래 주문해보면 이 통조림을 1~2통 까서 가스불에 적당히 끓인 다음 청홍고추를 토핑해서 내놓는 경우도 있다.
5. 맛
매우 고소하고 미더덕처럼 톡 하고 터지는 식감이 특징이다. 사람에 따라 이 식감 때문에 싫어하기도 하는데 애초에 벌레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맛은 말린 작은 새우를 씹는 것과 비슷하다. 껍질이 함께 씹히기에 약간 질깃하고, 고소하고, 담백한 맛 와중에 은근히 쓴맛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너무 쓰진 않고 미미한 수준이어서 먹을만하다.많은 음식이 그러하듯, 뜨거울 때나 만들고 난 직후가 제일 맛있다. 예전 누에고치를 끓는 물의 증기를 쬐어 실을 뽑을 때 실을 다 벗겨내고 떨어지는 번데기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먹어 본 사람들의 경험담에 의하면 시중에 파는 번데기와는 색도 조금 다르고 맛은 아예 비교를 불허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양잠 농가가 대부분 사라졌고 설사 있다고 해도 요즘은 대부분 약품으로 실을 뽑아내는지라 맛보기 어렵다고 한다.
식거나 캔에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맛이 떨어진다. 그래도 요즘은 번데기를 사서 먹기 어렵다보니 가장 접하기 쉬운 번데기는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캔으로 된 것이다. 그 중에서는 샘표가 가장 훌륭했지만 단종되었다. 편의점에서 주로 구할 수 있는 유동의 그 것도 그럭저럭 맛있다는 평가다. 캔으로 된 것은 냄비에 통조림 뻔데기를 넣고서 다진 마늘과 파, 청양고추를 썰어 넣는다. 칼칼하게 먹고 싶을 때는 넣어야 하지만 고추의 얼큰한 매운 맛이 취향이 아니라면 고추가루만 넣는 것이 좋다. 아울러 고춧가루와 후추, 그리고 약간의 물을 넣어서 끓이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번데기는 유통될 때 농도가 높은 소금물에서 한번 끓여진 뒤 가공되기 때문에 이미 염분을 상당히 품고 있어 요리할 때 물을 많이 넣는게 아니라면 간은 안 해도 된다. 이것이 번데기탕으로, 만들기도 매우 간단하고 빠르며 살짝 칼칼한 맛이 소주를 생각나게 하고 쌀쌀한 날씨에 더없이 좋은 안주다. 매우 고소해서 맛도 좋다.
만들기 귀찮으면 그냥 번데기탕이라는 이름의 통조림을 사서 먹으면 된다. 캔 번데기탕은 번데기를 된장, 혹은 고추장 국물에 넣고 고추 썰은 것 약간에 통조림 옥수수나 미량의 버섯을 넣은 형태이다. 이걸 통조림째로 중탕해서 끓여 먹으면 된다. 참고로 맛있게 조리하려면 기본적으로 끓는 물에 두번 정도 데쳐내서 표면에 묻은 기름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번데기 특유의 찜찜한 맛과 안좋은 냄새는 이 지방 성분에서 비롯되므로 감칠맛이 빠지지 않고 기름기만 빠질 정도로 살짝 데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간혹, 상한 번데기를 가려내지 못하고 같이 조리해서 내놓는 경우가 있는데, 그 맛이 아주 아스트랄하다. 조금이라도 씹게 되는 순간 입 안을 가득 채우는 구린내에 놀라고, 이 냄새는 잘 없어지지 않으므로 혹여나 이런 맛이 느껴진다면 절대 먹지 말고 그 자리에서 즉시 뱉어낸 다음 꼭 양치를 해서 냄새를 없애주면 된다.
스펀지의 인터넷 괴식열전에서 밥과 함께 비벼먹으면 의외로 고소하고 맛있다는 얘기가 방영된 적이 있다. 반면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아이디어 1탄 - 라면의 달인' 에서는 MC들이 라면을 버리기 딱 좋은 부재료로 언급했다. 자기 풍미가 강한 번데기가 라면맛을 흐리기 때문이다.
6. 영양
번데기는 매우 영양이 좋은 음식이다. 번데기에 포함된 영양 성분은 절반 이상의 수분, 2할 정도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고, 1할이 넘는 지방과 나머지는 회분, 칼슘, 인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아가 이 단백질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으며, 지방질은 올레산 및 리놀산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소화와 흡수도 잘 된다. 여기까지 읽고 벌써부터 느낌이 온 사람도 있겠지만, 헬스와 다이어트에도 굉장히 좋은 식품이다.[3] 고로 먹으면 좋은 벌레다. 식용을 목적으로 위생적인 환경에서 청결하게 관리되어 생산된 벌레라면, 먹어서 나쁜 벌레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4]벌레라는 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벌레는 인류가 손쉽게 구할 수 있던 단백질 공급원이자 미래의 식량난을 타개할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로 손꼽히는 생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 수많은 요리사들이 먹기 좋고 보기 좋은 벌레로 만든 요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7. 호불호
"Экзотические тараканы ***" (뭔 괴상한 바퀴벌레 같은 걸 주고 있네 ***)[5] |
외국인들이 먹기 어려워 하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애초에 한국에서도 타 선진국에 비해 늦은 20세기 중반의 근대화 시기에 전쟁 때문에 먹을 게 너무 없어 굶던 시기에 뭐라도 식품을 공급해야 했던 시기 당시, 누에를 이용한 경공업 산업 도중에 건져온 먹거리이기에 한국인 중에서도 '벌레'라는 이미지 때문에 못먹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맛이나 향이 혐오감을 유발한다기보다는 벌레라는 인식과 벌레는 식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미지가 원인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바퀴벌레로 오해를 한다.
아이들의 경우 보통 별 생각 없이 부모를 따라 '아 고소하다' 하면서 먹다가 훗날 번데기의 진실을 알게 되어 충격받고 멀리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알고도 전혀 문제없이 잘 먹는 사람들도 많다. 벌레 전반을 징그러워하는 사람 중에도 아무것도 모르고 번데기를 맛있게 먹던 어린 시절의 기억 덕분에 번데기에만 비위가 면역이 된 사람도 있다. 결국은 번데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먹는 사람 인식의 문제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간혹 성인이 되어서도 번데기의 정체를 모르는 사람도 있다. 곤충의 일생 자체가 아주 흔한 교육 주제 중 하나라서 이를 아예 모를 리야 없지만, 이 번데기가 그 번데기임을 머리로는 알고 있던 경우도 있고 혹은 그냥 번데기처럼 생겨서 번데기라고 부르는 줄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길거리 음식이다 보니 납득할 수 있는 작명이긴 하다. 물론 처음부터 벌레라는 걸 알고도 전혀 문제없이 맛있게 잘 먹는 사람들도 많다.
유튜브나 외국 방송에선 한국의 유명한 간식이라며 번데기를 소개하고 그걸 줬을 때 먹기 어려워하는 반응이 재밌기 때문에 그런 컨텐츠의 소재로 번데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 스시의 경우와 유사하다. 외국에서는 스시처럼 날생선을 먹는다는 것을 혐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 먹는 서양인들은 구역질을 하거나 뱉어내는 경우가 많다.
동방신기도 과거 일본 방송에서 번데기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일본에서도 나가노 등 일부 지방에선 먹지만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은 편이며,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하치노코(말벌 애벌레)는 들어봤어도 번데기는 아예 모르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한국 번데기 먹어본 일본인의 반응과 유투브 채널 아로치카의 반응을 보자.#
충식의 호불호는 타국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중국의 경우 엄지손가락 만한 중국 왕번데기가 접시에 수북히 쌓인 걸 식당에서 맛 볼 수 있다. '잘 살아보세' 2016년 3월 26일자 방송에도 나왔다. 이 거대한 번데기의 정체는 산누에나방의 번데기로, 중국의 재래시장 같은 데 가보면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도 볼 수 있다. 크기가 큰 만큼 속살의 양이 많아서 그 맛을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긴 한데, 씹으면 속살이 툭 터져나오면서 번데기 특유의 맛이 매우 강하게 느껴지는데, 좋게 말하자면 구수하고 크리미한 맛, 나쁘게 말하자면 느끼하고 군내나는 맛이다. 크기가 큰 만큼 껍질도 두껍고 질겨서 잘 씹히지 않으므로 보통 속살만 먹고 껍질은 뱉는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한국 번데기는 껍질만 씹히는 맛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자국에서 왕번데기는 잘 먹으면서 한국의 번데기는 징그럽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왕번데기는 잘 먹어도 한국 번데기가 징그럽다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왕번데기는 아예 커서 다른 차원의 무언가로 여겨지지만, 한국 번데기는 크기가 작아 오히려 구더기같은 비주얼이라고 여기며, 살이 없어서 씹었을 때 더 곤충스러운 식감이 느껴진다고 꺼리는 경우다. 한편 중국산 번데기도 전부 왕번데기인 것은 아니며[6] 왕번데기에 거부감을 가지는 이들도 있다.
충식 항목에도 나오듯이 충식을 먹는 나라들도 서로들 먹는 벌레 가지고 이상하게 여기듯이 반응한 것처럼, 중국인들이 동남아에서 파는 벌레 튀김이나[7] 아프리카에서 풀벌레들을 넣고 밀가루에 넣어 다지고 비벼 굽는 툰구를 더럽게 여기고 거꾸로 아프리카인들이나 동남아에서도 중국 벌레 음식을 보고 역겨워하듯 정답은 어느 쪽이나 자기가 먹고 자라온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익숙함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자국 음식과 비슷한 음식이면 거부감이 덜한 것도 사실이다. MBC 에브리원에서 방송했던 예능 프로그램인 복불복쇼에서 중국의 왕번데기가 소개되었을때, 제작진들은 누에고치 2, 3개 정도 크기 때문에 출연진들이 멘붕하리라고 생각했으나 정작 출연진들이 뻔데기와 비교하면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먹자 역으로 제작진들이 멘붕하기도 했다.
오만가지 음식들이 넘쳐나는 기괴한 세계 각지의 음식을 찾는 해외 방송 프로그램이 있으면 한국의 번데기도 빼놓지않고 매번 상위권에 랭크된다. 다른 음식들을 보면 밀웜이라든지 곤충들이 많고, 메뚜기처럼 특정 지방에서만 먹는 게 아니라 통조림에 정성스럽게 포장돼서 전국 각지에서 판매되니 어찌하면 당연한 결과다.
심지어 배고픈 시절을 보냈던 북한에서도 남한의 번데기는 충격적인 식재료라고 한다. 예능프로 잘 살아보세에서 북한인의 번데기 반응이 나오기도 했고, 네이버에 번데기 북한으로 검색해보면 탈북자들이 번데기를 보고 고난의 행군 때 이것저것 먹어봤지만 한국에선 뭐 이런 거까지 먹냐고 놀라워하는 반응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위에 나왔듯이 애초에 누에를 치는 곳은 서울의 잠실을 중심으로 한 이남지역이였기 때문에 이북 지역에서는 누에나방을 보는것 자체가 힘들었으니 이걸 먹는다는 발상을 하는것은 더더욱 불가능했다. 게다가 남한에서도 누에 번데기를 식용하기 시작한 것은 남한의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시기부터이므로, 북한에서는 낯선 식재료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도 식량난이 일상화되자 먹는 곳이 생겼고, 중국 왕번데기도 수입해서 먹는다고 한다. 한국의 번데기 식용이 박정희 정부 시기 누에를 이용한 경공업에서 시작되었듯이, 그런 공업 발전조차 못 했던 북한에선 누에 산업 자체를 알 수 있을 리가 업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번데기는 충식 중에서도 위생 면에서는 최상위급인 수준이다. 위생적이고 청결한 식품 가공 기술을 가진 나라들은 대부분 선진국이고, 충식을 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개도국 이하의 국가들이다. 그러나 20세기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선진국으로 진입한 한국은 그 선진국 중에서도 20세기에는 끔찍한 빈곤을 겪던 국가였다보니 그 당시 충식의 일환으로서 먹던 번데기가 전통처럼 현재까지 이어온 것인데, 통조림 가공, 요식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메뉴로서 위생은 믿을만한 수준이다. 일본, 미국,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충식을 하긴 하지만 보통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먹기 때문에 전국적인 인지도는 거의 없다.
8. 창작물
- "뻔데기 아저씨 용서하이소~"로 시작하는 구전 동요가 존재한다.
-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특권층의 상징으로 나온다. 실제로 영양 측면에서도 단백질 덩어리인 번데기가 생존에 더 유리하다.
9. 여담
- 간혹 가다 공정상 실수로 반쯤 우화된 곤충이 들어가 있을 때가 있다. 이 경우엔 확실한 날개와 벌려진 다리로 구분이 가능한데,[8] 번데기를 먹다 이걸 보게 된 아이들은 대부분 트라우마 때문에 번데기를 다신 쳐다보지도 않게 된다. 이런 확실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나방이 되다 말아서 날개 정도가 달린 번데기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민감한 사람은 이것도 트라우마가 되기도 한다.
- 한국 성인 중 번데기에 알레르기를 가진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맛이 새우와 비슷한 것처럼 비슷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이다. 어릴적에 증상이 없다가 나이 먹고서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의외로 흔한데, 인터넷서 '번데기 알레르기' 로 검색하면 어릴적에는 문제 없이 먹다가 성인이 된 뒤에 먹고서 병원에 실려갔다는 이야기가 꽤 나온다. 사실 어릴적에는 우유를 잘만 먹다가 나이가 들어서 유당불내증이 찾아와서 우유를 먹기 힘든 경우처럼 나이를 먹고 체질이 바뀌는 경우 자체는 종종 있는 일이다. 실제로 알레르기가 별로 심하지 않아서 맛있게 먹어도 먹고 나서 십 분쯤 뒤에 두드러기가 올라오며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상당히 잦다.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올 경우 피부(특히 안면부 혹은 말단부위)에 가려움증 및 붓기와 심한 눈물 콧물이 동반되며, 기도가 좁아져 호흡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빠르게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 번데기 삶는 냄새는 외국인들에겐 마리화나 태우는 냄새와 매우 흡사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마리화나를 피우면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구리구리하고 숨이 턱 막히는 냄새가 난다. 굳이 비교하면 타이어 태우는 냄새와 비슷하다.
- 중국에서는 누에나방의 번데기는 먹지 않지만 산누에나방의 번데기를 먹는다고 한다.
[1] 시장이나 지역 축제 등에서 높은 확률로 볼 수 있다.[2] 벌레를 아예 먹지 않은 것은 아닌데 기근이 들었을때 주로 초가집 지푸라기에 서식한 벌레나 메뚜기를 잡아먹었다.[3] 번데기는 단백질 식품군 중에선 값도 저렴한 축에 속해서 싼 값에 대량구매하기 쉽다. 또한 고단백 식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양만 먹어도 단백질은 물론 포만감까지 잘 챙겨준다. 단, 시판 번데기탕이나 번데기 통조림 같은 요리의 나트륨 양은 높은 편이니 주의해야한다. 건강하게 먹고싶다면 직접 냉동 번데기를 사서 양념할 때 나트륨 양을 조절해가며 요리하는게 추천된다.[4] 내장이나 뼈를 제거하는 일 없이 하나의 생명을 통째로 먹는 것이기에 온갖 영양소가 미량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봐도 된다. 이와 비슷한 개념의 식재료로는 계란이 있다.[5]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어느 우크라이나 병사가 찍어 올린 영상. 어떤 경로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측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준 식량에 번데기 통조림이 섞여 들어가 배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체 이게 뭐냐는 우크라이나 병사의 욕설은 덤(...) 행보관이 빼돌려 둔 통조림이 전식에 섞여 흘러들어간 건가?[6] 한국도 현재는 양잠 농가가 전멸했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번데기는 99.9% 중국산이다.[7] 왕푸징대가의 벌레 꼬치 포함. 이곳을 찾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고기나 탕후루 같은 다른 음식을 먹으며, 벌레 꼬치를 사먹는 사람은 대부분 호기심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다.[8] 또한 맛도 식감도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