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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7 11:47:41

벙어리 목격자

1. 개요2. 등장 인물3. 줄거리4.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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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애거서 크리스티추리 소설로 주인공은 에르퀼 푸아로.

2. 등장 인물


3. 줄거리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리틀 그린 하우스를 소유한 노부인 에밀리 아룬델은 어느 밤 애완견 밥이 계단에 물어다 놓은 공을 밟는 바람에 계단에서 굴러떨어진다. 천만다행으로 크지 않은 부상만 당하고 살아남았지만, 에밀리는 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노린다고 생각해 푸아로에게 편지를 쓴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그 편지는 두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나서야 푸아로에게 도착했고, 그와 헤이스팅스가 리틀 그린 하우스에 도착했을 때 에밀리는 이미 오래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였다.

헤이스팅스는 계속 자연사라고 주장하며 돌아갈 것을 요구하지만, 푸아로는 포기하지 않고 조사한 끝에 리틀 그린 하우스의 층계참 옆에 작은 못이 박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즉, 누군가 그 못에 실을 묶어 에밀리를 계단에서 넘어지게 만든 뒤 그걸 밥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던 것이다.[1] 그리고 로슨으로부터 "그날 밤 테레사가 계단 옆에 무릎을 꿇은 채 무엇을 하고 있었다"라는 증언을 받는데, 푸아로가 정말로 테레사였다는 것이 확실하느냐고 묻자 그녀는 "T.A라는 이니셜이 새겨진 브로치를 차고 있는 모습을 거울 너머로 봤다"면서 그게 테레사였을 것이라 확신한다.

조사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온 푸아로는 테레사를 찾아가 이 일이 대해 물어보지만 그녀는 결백을 주장했고, 브로치를 누군가 훔쳐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한다. 잠시 고민하던 푸아로는 이내 그녀의 말에 동의하고, 그 브로치가 거울에 비친 모습이었다는 점을 들어 "범인은 사실 A.T가 새겨진 브로치를 차고 있었는데 그게 거울에 비쳐서 T.A로 보였다"라는 사실을 밝혀낸다.[2] 로슨은 이를 떠올리지 못하고 테레사를 의심한 것이었다.

한편,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온 타니오스 부인이 푸아로를 찾아와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남편이 무서워서 여기서는 못 하겠다"라는 말을 털어놓는다. 푸아로는 그녀를 안심시키며 다른 호텔을 소개해 줄 테니 그쪽으로 가서 남편을 피하라고 권하는데, 얼마 후 타니오스 부인은 그 호텔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사인은 수면제 과복용이었다.
==# 진상 #==
범인은 타니오스 부인이었다.

사실 타니오스 박사는 딱히 악인도 아니고 나쁜 짓을 한 적도 없으며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그녀는 남편을 몹시도 싫어했던 탓에 그에게서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 자립하고 싶어했다.[3] 이를 위해 에밀리의 유산을 노리고 그녀를 살해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계단에 실을 걸어서 넘어뜨렸는데, 밥의 장난으로 꾸며놓긴 했지만 혹시라도 사람의 소행이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을 대비해 자신의 이니셜인 A.T(아라벨라 타니오스)가 새겨진 브로치[4]를 차고 못질을 해서 테레사에게 누명을 씌울 생각도 했다. 하지만 에밀리는 그 사고로 죽지 않았고, 결국 타니오스 부인은 두 번째 범행을 계획해 에밀리가 먹는 알약에 맹독인 을 넣어 그녀를 독살했다.[5]

그러나 사건이 발생하기 전 찰스로부터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6]을 받은 에밀리는 푸아로에게 편지를 보냄과 동시에 로슨에게 모든 유산을 상속한다는 새 유언장을 작성했기 때문에, 에밀리가 죽더라도 타니오스 부인에게 돌아올 유산은 없어진 상태였다. 이를 뒤늦게 깨달은 타니오스 부인은 로슨을 찾아가 남편이 자신을 너무 괴롭힌다고 거짓 호소를 하며 그녀의 동정심을 샀고, 유산의 절반을 나눠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 후로는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속해서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에게 시달리는 불쌍한 아내를 연기하지만, 푸아로는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타니오스 부인을 가족들과 다른 호텔로 보낸 뒤[7] 모든 전말을 편지에 적어다가 그녀에게 보냈다. 그것을 본 그녀는 자신의 범행 사실이 전부 발각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자신의 아이들에게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주홍 글씨가 새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면제로 자살한 것이었다.[8]

한편, 에밀리의 죽음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타니오스 부인 외에도 로슨과 찰스, 테레사가 있었다. 먼저 로슨의 경우, 그녀가 범인이었다면 그 목적은 에밀리에게 가족 중 누군가가 그녀에게 못된 짓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 가족 몫으로 돌아갈 유산을 없애는 것이었을 텐데, 그렇다면 "그날 밤 밥이 집 밖에 있었으니 사고가 아니라 가족 중 누군가가 저지른 짓이다"라고 주장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으므로 혐의가 부정된다. 찰스는 에밀리를 직접적으로 협박할 정도로 무례하고 욕심이 많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혐의가 돌아올 살인까지 감수할 만한 깜냥은 없었고 차라리 절도와 같은 다른 방식 쪽을 더 선호할 만한 성향이며, 무엇보다도 에밀리가 죽었을 때는 이미 유언장이 바뀌어 그녀가 죽더라도 자신에게 돌아올 유산이 없어서 동기 자체가 사라졌으므로 제외되었다. 테레사는 예전에 제초제를 조금 훔쳐서 에밀리를 독살할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었지만, 그녀 또한 살인까지 감수할 성격은 아니라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으며, 상술한 거울 트릭을 통해 결백이 입증되었다.

4. 여담


[1] 게다가 그날 밤 밥은 하루 종일 집 밖을 돌아다니다 새벽에 들어왔기 때문에 밥이 사고를 쳤을 가능성은 처음부터 없었다. 작품의 제목이 벙어리 목격자인 것과 달리 목격자조차도 아니었던 것. 노부인도 이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편지를 쓴 것이다.[2] 나중에 헤이스팅스와 이를 다시 실험하는데, 이때는 헤이스팅스의 이니셜인 A.H(Arthur Hastings)가 새겨진 브로치 모형을 이용했다. 공교롭게도 A.T와 A.H 모두 좌우대칭 알파벳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거울에 비쳤을 때 어색하지 않았다.[3] 타니오스 박사의 말에 따르면 언젠가 갑자기 분위기를 심상찮게 잡은 채 그에게 수면제를 권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당연히 그는 거부했지만 아내가 많이 아프다고만 생각했지 의심하지는 않았다.[4] 당시 유행하던 브로치라 같은 종류의 브로치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5] 마침 에밀리는 지병으로 황달을 앓고 있어 인 중독의 증상인 피부 변색이 들키지 않았고, 다른 증상인 마늘 냄새는 주치의인 그레이너 박사가 후각이 좋지 않아 들키지 않았다. 게다가 인 자체가 흔한 물질이고, 사망한 뒤 시간이 지나면 자연 분해되어 부검하더라도 인 성분이 검출되리라고 보장할 수 없어 인을 사용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다만 인의 특징인 발광성은 숨기지를 못해 에밀리의 숨결에서 빛이 나는 것을 본 목격자들이 있었고, 그 목격자들은 영혼을 믿는 사람들이라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생각했지만 푸아로는 이 증언을 통해 인이 사용되었음을 밝혀냈다.[6] 자기 몫을 더 챙겨주지 않으면 고모님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면서 대놓고 겁박했다. 다만 그걸 실행에 옮길 용기는 없었는데, 며칠 후 정말로 에밀리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입장이 난처해졌다.[7] 그러니까 부인 자신을 보호하려고 호텔을 소개해 준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부인을 남편으로부터 떼어내 남편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다.[8] 그녀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였는지 타니오스 부인의 죽음을 전해들은 푸아로는 큰 관심을 보이지도 않고 대략적으로 훑어보기만 한 뒤, 바로 남은 사람들에게 사건의 전말을 밝히러 떠나 버렸다. 애초에 어느 정도는 자살을 종용한 것인지, 편지를 보내고 난 뒤로는 헤이스팅스와 함께 영화를 보는 등 여유를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