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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09 17:00:02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선정 10대 작품 (최초 발행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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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크로이드 살인사건 화요일 클럽의 살인 오리엔트 특급 살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움직이는 손가락 0시를 향하여 비뚤어진 집 예고 살인
누명 끝없는 밤
※ 이 목록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1972년에 일본인 번역가에게 보낸 답장의 내용을 기반으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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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The_Murder_of_Roger_Ackroyd_First_Edition_Cover_1926.jpg
최초 영국판의 겉표지

1. 개요2. 등장인물3. 줄거리4. 진상5. 영상화 및 2차 창작6.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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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The Murder of Roger Ackroyd

애거서 크리스티추리 소설. 1926년 6월에 최초로 영국의 윌리엄 콜린스, 손즈(William Collins, Sons)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크리스티 여사가 작가 활동 초창기에 낸 작품으로, 허다한 크리스티의 작품들 중에서도 대표작'들'에 들어갈 만한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다.

이러나저러나 크리스티 여사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 특히 내용, 그중에서도 결말부가 중요한 작품으로 이 책을 읽을 예정이거나 마음이 있다면 절대 아래 스포일러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 별생각 없이 내렸다 정말 진짜 크게 후회할 수 있다. 또한 아래 등장인물 소개란에도 결말은 아니지만 몇 가지 중요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할 것.

또한 해문출판사판은 책 표지의 소개글에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적혀있으므로 절대로 소개글을 읽지 말 것.

2013년, 추리 소설 작가 협회 회원 600명이 뽑은 최고의 추리 소설로 뽑히기도 했다.#[1] 발표 당시에는 커다란 논쟁을 불러일으킨 소설이기도 하다.

2. 등장인물

3. 줄거리

마을 의사인 제임스 셰퍼드가 '나'로 등장하는, 일인칭 시점에서 진행된다. 애크로이드는 존경받는 부자이지만 괴팍하고 성깔 있는 인물이자 셰퍼드 의사의 절친한 친구였다. 연인이 자살한 바로 그다음 날 애크로이드 역시 살해당하자, 마침 은퇴하여 셰퍼드 의사의 옆집에서 호박을 키우며 여유로운(그리고 조용한) 생활을 즐기려 하고 있던 에르퀼 푸아로가 사건에 말려들게 되는 게 이야기의 큰 골자.[4]

4. 진상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푸아로는 자기 나름대로 행동하면서도 셰퍼드 의사의 도움을 빌려 관계자들로부터 이런저런 정보를 취합하여 진실에 다다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마지막으로 관계자들의 모임을 주최한 뒤,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공개한다. 바로 플로라는 (애크로이드가 살해당했던 시간에) 애크로이드를 만난 적이 없다는 점과[5] 녹음기가 있었다는 점. 이를 통해 애크로이드의 사망 시간이 복잡해지면서 누구든지 살인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처럼 되어버리지만, 푸아로는 전보 한 통을 받고 선언한다. '나는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다. 내일이면 경찰에게 진상을 알리겠다.'는 것[6] 아무리 봐도 공갈처럼 느껴지는 선언을 듣고 사람들이 돌아가자, 푸아로는 셰퍼드 의사에게 자신의 추리 과정을 자세하게 들려주는데…
a general favourite and also the first time where the narrator has managed to be the villain.
일반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기도 하고, 처음으로 화자를 범인으로 만든 작품이기 때문.
1972년 애거서 크리스티가 밝힌, 자신의 10대 작품 중에 본작을 선정한 이유.

범인은 바로 셰퍼드 의사, 즉 화자가 범인이었다. 정말 뒤통수 후려치는 반전. 한번 소설을 읽은 후 다시 정독하면 작가가 여기저기에 남겨둔 힌트와 암시가 눈에 띈다. 다만 처음 읽을 때는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그렇지. 잘 살펴보면 서술 방식부터가 복선이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대부분의 화자 역할을 맡는 아서 헤이스팅스가 자기 나름대로 추리를 하는 데에 비해, 이 소설의 화자인 셰퍼드는 자기 의견을 거의 쓰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자기가 범인이니까.[7] 또한 셰퍼드가 사건의 진행과 주변인들에 대해 말하는 표현들 중 하나에선 "말이란 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진실을 숨길 수 있는 법이다." 하는 얘기가 나온다! 해당 시점에선 어물어물 말을 못하던 관계자를 두고 까는 얘기였지만, 화자의 입장을 생각해 본다면…

셰퍼드가 애크로이드를 죽인 이유는 자신이 협박했던 페러스 부인이 자살하기 전 애크로이드에게 모든 진상을 적은 편지를 보내서였다.[8] 물론 애크로이드는 편지를 읽지 못하고 죽었다.[9] 그는 랠프 페이튼, 심지어는 찰스 켄트를 범인으로 몰아가지만 결과는 위에서 서술한 대로다.

즉 이 소설은 작중에서 셰퍼드 의사가 기록한 사건의 경과 일지 그 자체다. 셰퍼드는 '푸아로가 해결하지 못한 사건'의 기록으로 남길 생각으로 글을 썼다는 설정. 에필로그를 읽어보면 '그래도 이 부분은 정말 잘 쓰지 않았나?' 하는 자화자찬도 튀어나온다.[10] 하지만 푸아로는 사건을 해결하는 데 성공했고, 셰퍼드는 푸아로의 배려(?)대로[11] 사고를 가장한 자살을 하기 직전에 페러스 부인의 죽음은 페러스 부인 자신이 자초한 것이므로 자신은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뻔뻔하게 지껄이며 변명한 후 왜 하필 푸아로가 자신이 사는 마을로 호박을 키우러 왔는지 투덜대면서 수기를 끝낸다.
But I wish Hercule Poirot had never retired from work and come here to grow vegetable marrows.
그런데 은퇴한 에르퀼 푸아로가 이곳에 와서 호박을 기르고 있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12]
소설의 마지막 문장

5. 영상화 및 2차 창작

6. 여담


[1] 최고의 작가는 애거서 크리스티가 뽑혔다.[2] 세실은 이 부인이 아닌 부인의 남편 이름이다. 그런데 왜 본인 이름이 아닌 세실 애크로이드 부인으로 불리느냐면, 서양에는 유부녀를 격식 있게 부를 때 '(남편 이름) 부인'으로 칭하는 문화가 있어서 그렇다. 예를 들어 제인 에어라는 여성이 에드워드 로체스터라는 남성과 결혼하면, 본인의 법적 이름은 '제인 로체스터'로 바뀌겠지만 격식 있게 부를 때는 에드워드 로체스터의 아내라는 의미에서 '에드워드 로체스터 부인'이라고 불리게 되는 것이다.[3] 사실 블런트 소령은 플로라와 거의 부모 자식 정도로 나이 차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그녀에게 청혼하기 꺼려 했고 또, 그녀 곁에는 랠프도 있어서 플로라가 랠프와 사랑하는 사이라고 생각해서 그녀의 행복을 위해 단념하고 있었지만 플로라와 랠프는 사실 거짓 약혼 관계였고 연인이라기보다는 동지에 가까웠다. 서로를 좋아하긴 했지만 사랑한 건 아니었고 무엇보다 랠프에게는 사실 아내인 어슐러가 있었다. 그리고 사실 플로라는 애크로이드에 빌붙어서 살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매우 돈에 쪼들리는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에 사건 당시 애크로이드가 없는 틈에 그의 지갑에서 돈을 훔쳤을 정도. 하지만 블런트는 오히려 애크로이드가 너무 쪼잔해서 자기 조카딸을 고생시킨 거라며 쿨하게 넘겼고 푸아로의 설득에 넘어가 그녀에게 청혼에 성공하였다. 캐롤라인 曰, 플로라에게는 랠프 같은 젊은 남자보다는 오히려 블런트 소령 같은 나이 좀 먹은 중후한 남자가 더 어울릴 것 같다고.[4] 이름을 숨기고 조용히 살려고 그랬다는 언급이 나오며 가는 곳마다 자기 이름을 잘못 불러줘도 굳이 정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셜록 홈즈처럼 경찰과의 대화에서 '난 그냥 사건만 해결할 테니까 당신네가 해결한 셈 치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5] 사실 플로라는 그 시간에 애크로이드의 지갑에서 돈을 훔쳤기 때문에 이렇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으나 푸아로에게 간파당하고 만다.[6] 딱 여기까지가 푸아로가 언급한 내용이다. 왜 자수하라는 말이 없는지는 아래 부분 참조.[7] 푸아로도 셰퍼드의 기록을 보고 "헤이스팅스는 늘 '내가', '나는'이라며 행동을 일일이 열거하던데, 어째 선생은 뒤로 빠져 있는 것 같군요."라고 말했다.[8] 셰퍼드는 페러스 부인이 자기 남편을 살해한 일을 알아내 협박을 해서 돈을 뜯어냈다. 그리고 푸아로를 처음 만났을 때(당시는 그가 푸아로인 줄 몰랐다)에는 이것을 물려받은 유산이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이 돈을 모두 투기로 날려버리고는 다시 페러스 부인에게 협박을 했고 결국 페러스 부인은 자살을 택하기 직전에 편지를 애크로이드 앞으로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푸아로는 조사 끝에 셰퍼드 앞으로 그런 유산이 주어진 적이 없음을 알아낸다. 아마 캐롤라인이 알려주지 않았을까.[9] 셰퍼드 의사가 편지가 있는 자리에서 "그걸 지금 읽어봐."라는 심리적 부추김으로 못 읽게 했다. 본인 왈, 애크로이드의 특성상 그렇게 나가면 청개구리 심보 때문에 더더욱 읽지 못한다고.[10] 바로 살인을 저지르는 순간에 대한 기록인데, 무언가 잊은 것은 없나 생각하면서 몇 가지 조치를 취한 후 10분 뒤 나왔다고 서술했다. 애크로이드를 죽이고 방을 위장하는 데 10분이 걸린 것. 셰퍼드 본인은 사실 이렇게 쓰긴 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절대 들키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아주 사소한 의자의 위치가 계기가 되어서 덜미를 잡혔다. 훈련된 집사는 방에 있는 사물의 위치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신경쓰지 못한 탓이라고는 하는데 말은 이렇게 하지만 푸아로가 아니었으면 그냥 헛소리로 넘어갈 일이었다.[11] 현재와 달리 이때는 체포되지 않게 자살을 권유하는 것을 배려로 여겼다.[12] 해문판은 이 마지막 문장을 "그러나 포와로가 모든 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호박을 기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재미있게 오역하였다. 가정법 과거완료 + wish를 놓쳤던 것. 이외에도 첫 장면에서 There was nothing to be done을 "(페라스 부인의) 시체에는 아무 흔적도 없었다"로 오역하였다. 맞는 번역은 "손쓸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이다.[13] 애크로이드에서 '애'를 빼고 이를 일본어 발음으로 말하면 쿠로이도가 된다...[14] 가장 큰 문제는 축음기다. 트릭에 쓰인 축음기는 셰퍼드가 개조해서 시간 지연식 자동 작동 장치가 달려 있는 축음기였는데, 아무리 셰퍼드가 기계에 조예가 있어도 애크로이드에게 페러스 부인의 유서에 대해 들은 시점부터 애크로이드의 저택에 방문할 때까지의 짧은 말미 동안, 그것도 본업은 본업대로 하고 누나의 말동무도 해가면서 그런 복잡한 장치를 만들었다는 게 너무 억지스럽다. 더구나 축음기의 기본 사이즈가 있는데 의자로 시야를 완벽히 가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고, 뭣보다 혼자 살인 현장에 남아 축음기를 회수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운빨이다. 또 다른 근거는 애크로이드 저택에 남은 발자국인데, 이는 셰퍼드가 랠프의 것을 훔쳐서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랠프가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려면 신발을 여러 켤레 가지고 다녀야 말이 되는데 셰퍼드가 이를 어떻게 알 것이며, 결정적으로 저택 정원이 발자국이 남을 만한 진흙 상태가 된 것인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채 벌어진 우연한 일이었다. 대체 셰퍼드가 이걸 미리 예상하고 여관에서 들킬 위험을 무릅쓰고 랠프 신발을 훔쳐서 발자국을 찍은 다음에 다시 아무도 신발이 사라졌던 걸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신발 상태를 복원하여 돌려놓는다는 게 말이 되나?[15] 그리고 비평서라서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외에 크리스티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도 다루었으니 스포일러가 싫다면 주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