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분리공리(分離公理, separation axiom)란 위상공간의 성질로, 여럿의 점 혹은 닫힌집합을 근방(近方, neighborhood)[1]이나 연속함수를 써서 분리할 수 있다는 성질이다. 분리공리 표기시 [math(T)]에 밑첨자로 숫자를 써서 간단히 일컬을 수 있다. 숫자가 높아질 수록 더 강한 성질이다. 즉, 예를 들어 [math( T_2 )]공간은 항상 [math( T_1 )]이며 [math( T_0 )]다.거의 항상 소개되는 가장 기본 체계는 [math( T_0 < T_1 )] [math( < T_2 )](하우스도르프) [math( < T_3 )](정칙) [math( < T_4 )](정규) 이며, 책이나 서술자에 따라 다르다. 완전정규 성질과 완벽정규 성질을 각각 [math( T_5 )]와 [math( T_6 )]로 두는 경우가 있다. 부르는 이름도 차이가 있는데, 특히 '이 문서에서의 완전정규'를 완비정규, '이 문서에서의 완벽정규'를 완전정규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기존 성질 사이에 분수 표현으로 다른 성질을 끼워넣는 경우도 있다. 예시로 완전정칙 성질이 [math( T_3 )]보다는 강하고 [math( T_4 )]보다는 약하므로 [math( T_{3½} )]로 끼워넣어버리는 경우다.
흔히 분리공리 [math( T_n )]의 밑첨자 [math( n )]이 늘어날 수록, 그러니까 더 강한 분리성질을 가질수록 좋은 공간이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좋은 공간은 통상적으로 더 강력하거나 유용한 성질을 가지는 공간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좋은 공간일수록 기존에 가지던 직관에 부합하는 성질들이 나타난다. 실제로 아마 처음 다뤘을 것일 실수의 보통위상공간은 여기서 소개하는 분리공리 중 가장 강력한 성질인 [math( T_6 )]공간이다.
이름은 공리이나, 공리가 아니라 성질이다.
2. T₀ 성질
분리공리중에서도 가장 약한 성질로, 따로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분리공리에 자연스럽게 내포되는 기본적인 성질이기 때문.정의: 위상공간 [math(X)]의 임의의 서로 다른 두 점 [math(x)]와 [math(y)]에 대해, 적절한 열린집합 [math(U)]가 존재하여 [math(x \in U \land y \notin U)]이거나 [math(y \in U \land x \notin U)]일 때 [math(X)]를 콜모고로프(Kolmogorov) 공간, 혹은 [math(T_0)] 공간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두 점 중 적어도 하나를 내포하는 열린 근방이 존재하여 다른 점을 근방에 포함되는 혹은 포함되지 않는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성질이다.
3. T₁ 성질
정의: 위상공간 [math(X)]의 임의의 서로 다른 두 점 [math(x)]와 [math(y)]에 대해, [math(x)]의 적절한 근방 [math(U)]가 존재하여 [math(y \notin U)] 일 때, [math(X)]를 쿠라토프스키(Kuratowski) 공간, 혹은 [math(T_1)] 공간이라고 한다.
위 정의에서 [math(x)]와 [math(y)]를 뒤바꾸면 [math(y)]의 적절한 근방 [math(V)]가 존재하여 [math(x \notin V)]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즉, [math(x \neq y)]라면 둘 중 임의의 하나는 포함하지만 다른 하나는 포함하지 않는 근방을 언제나 잡을 수 있다는 것.[2]
[math( T_1 )]공간이 아닌 [math( T_0 )]공간의 예시로, [math(X=\{a, b\})]에서 [math(\{\emptyset, \{a \} , X \} )]라는 위상을 생각하자. 열린집합 [math(\{a\})]가 존재하여, [math(a \in \{a\})]이지만 [math(b \notin \{a\})]이므로, 이 위상은 [math(T_0)]공간이지만 [math(b )]에 대해선 [math(b )]를 포함하는 열린집합은 전체집합 [math(X )]밖에 없으므로 [math(a )]를 분리해낼 수 없다. 따라서 [math(T_1 )]공간이 아니다.
또한 이 위상이 부여된 [math(X = \{a,b\})]를 시에르핀스키 공간(Sierpiński space)이라고 하기도 한다.
임의의 [math(T_1)] 공간은 다음 성질들을 만족한다.
- [math(T_1)] 공간의 임의의 유한 부분집합은 닫힌집합이다.
- [math(T_1)] 공간이 유한집합이라면 그 위상은 이산위상(discrete topology)이다.
- [math(T_1)] 공간의 부분공간도 [math(T_1)] 공간이다.
- [math(T_1)] 공간끼리의 곱공간도 [math(T_1)] 공간이다.
- [math(T_1)] 위상군(topological group)은 완전정칙공간이다.
4. 하우스도르프 성질
정의: 위상공간 [math(X)]의 임의의 서로 다른 두 점 [math(x)]와 [math(y)]에 대해, [math(x)]의 적절한 근방 [math(U)]와 [math(y)]의 적절한 근방 [math(V)]가 존재하여 [math(U)]와 [math(V)]가 서로소일 때, [math(X)]를 하우스도르프(Hausdorff) 공간, 혹은 [math(T_2)] 공간이라고 한다.
임의의 하우스도르프 공간은 다음 성질들을 만족한다.
- 하우스도르프 공간은 [math(T_1)] 공간이다.
- 하우스도르프 공간상의 임의의 점열(點列, sequence)에 대해, 극한점(limit)이 존재한다면 유일하다.
- 하우스도르프 공간의 부분공간도 하우스도르프 공간이다.
- 하우스도르프 공간끼리의 곱공간도 하우스도르프 공간이다.
- 하우스도르프 공간의 임의의 컴팩트(compact)한 부분공간은 닫힌집합이다.
- 하우스도르프 공간은 국소 컴팩트(locally compact)하다면 완전정칙공간이다.
- 하우스도르프 공간은 컴팩트하다면 정규공간이다.
하우스도르프 공간이 아닌 [math(T_1)] 공간의 예시로서, 여유한위상(餘有限位相, cofinite topology)이 부여된 아무 무한집합이 있다.[3]
5. 정칙 성질
정의: 위상공간 [math(X)]가 [math(T_1)] 공간이고, [math(X)]의 임의의 닫힌집합 [math(A)]와 그 위에 있지 않은 임의의 점 [math(x)]에 대해, [math(A)]의 적절한 근방 [math(U)]와 [math(x)]의 적절한 근방 [math(V)]가 존재하여 [math(U)]와 [math(V)]가 서로소일 때, [math(X)]를 정칙(正則, regular)공간, 혹은 [math(T_3)] 공간이라고 한다.
임의의 정칙공간은 다음 성질들을 만족한다.
- 정칙공간은 하우스도르프 공간이다.
- 정칙공간의 임의의 점 [math(x)]와 [math(x)]의 임의의 근방 [math(U)]에 대해 [math(x)]의 적절한 근방 [math(V)]가 존재하여, [math(V)]의 폐포(閉包, closure)는 [math(U)]의 부분집합이다.
- 정칙공간의 부분공간도 정칙공간이다.
- 정칙공간끼리의 곱공간도 정칙공간이다.
- 정칙공간은 제2가산(second-countable)하다면 정규공간이다.[4]
- 우리손 거리화정리(Urysohn's metrization theorem)
- 가산 개의 점을 가지는 정칙공간은 완벽정규공간이다.
정칙공간이 아닌 하우스도르프 공간의 예시로서, 실수 집합에 K위상(K-topology)을 줄 수 있다.
정칙공간부터는 주의할 점이 있다. 일부 수학자는 영어 용어 "regular"를 위 정의에서 [math(T_1)] 성질을 뺀 형태로 정의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수학자는 정칙 성질을 "regular Hausdorff"라고 일컫는다[5]. 한편, "regular"를 위 정의대로 사용하되 오히려 위 정의에서 [math(T_1)] 성질을 뺀 형태를 [math(T_3)] 성질이라고 일컫는 수학자도 있으므로[6] 더더욱 주의해야 한다. 아래에 소개할 분리공리들도 전부 마찬가지다.
6. 완전정칙 성질
정의: 위상공간 [math(X)]가 [math(T_1)] 공간이고, [math(X)]의 임의의 닫힌집합 [math(A)]와 그 위에 있지 않은 임의의 점 [math(x)]에 대해, 적절한 연속함수 [math(f : X → [0,1])]가 존재하여 [math(f[A] ⊂ \{0\})][7]이고 [math(f(x) = 1)]일 때, [math(X)]를 완전정칙(完全正則, completely regular)공간, 혹은 [math(T_{3½})] 공간이라고 한다.
임의의 완전정칙공간은 다음 성질들을 만족한다.
- 완전정칙공간은 정칙공간이다.
- 완전정칙공간의 부분공간도 완전정칙공간이다.
- 완전정칙공간끼리의 곱공간도 완전정칙공간이다.
- 완전정칙공간은 스톤-체흐 컴팩트화(Stone-Čech compactification)가 가능하다.[8]
완전정칙공간이 아닌 정칙공간의 예시로 티호노프의 코르크 따개(Tychonoff's Corkscrew)[9]가 있다.
7. 정규 성질
정의: 위상공간 [math(X)]가 [math(T_1)] 공간이고, [math(X)]의 임의의 서로소인 두 닫힌집합 [math(A)]와 [math(B)]에 대해, [math(A)]의 적절한 근방 [math(U)]와 [math(B)]의 적절한 근방 [math(V)]가 존재하여 [math(U)]와 [math(V)]가 서로소일 때, [math(X)]를 정규(正規, normal)공간, 혹은 [math(T_4)] 공간이라고 한다.
임의의 정규공간은 다음 성질들을 만족한다.
- 정규공간은 완전정칙공간이다.
- 정규공간의 임의의 닫힌집합 [math(A)]와 [math(A)]의 임의의 근방 [math(U)]에 대해 [math(A)]의 적절한 근방 [math(V)]가 존재하여, [math(V)]의 폐포는 [math(U)]의 부분집합이다.
- 우리손 보조정리(Urysohn's lemma)
정규공간이 아닌 완전정칙공간의 예시로서 곱공간 [math((\omega_1 + 1) × \omega_1)]이 있다[10].
- 이 공간은 정규공간끼리의 곱공간이 정규공간이라는 명제의 반례이기도 하다. 임의의 서수는 완전정규공간인데, 본 공간은 서수인 [math(\omega_1 + 1)]와 [math(\omega_1)]끼리의 곱공간이면서도 정규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11]
- 이 공간은 정규공간의 부분공간이 정규공간이라는 명제의 반례이기도 하다. 임의의 극한서수에 1을 더하면 컴팩트하게 되므로 [math(\omega_1 + 1)]는 컴팩트 하우스도르프 공간이고, 그것을 제곱한 [math((\omega_1 + 1) × (\omega_1 + 1))]도 컴팩트 하우스도르프 공간이므로 정규공간인데, 본 공간은 그것의 부분공간이기 때문이다.
일반위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공간인데, 우리손 보조정리, 우리손 거리화정리, 나가타-스미르노프 거리화 정리, 티체 확장정리와 같은 강력한 정리들을 사용할 수 있다. 실수체에서 주어진 위상의 좋은 성질들을 만족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정규공간의 곱이나 부분공간이 정규공간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정칙공간이나 완전정칙공간에 비해서 정규공간임을 보이는 논증이 복잡하다. 정규공간은 대표적으로 다음 예시들이 있다.
- 컴팩트 하우스도르프 공간
- 제2가산 정칙 공간
- 린델뢰프 정칙 공간
- 분리 가능(separable)[12] 정칙 공간
- 거리화 공간
8. 완전정규 성질
정의: 위상공간 [math(X)]의 임의의 부분공간이 정규공간일 때, [math(X)]를 완전정규(完全正規, completely normal)공간, 혹은 [math(T_5)] 공간이라고 한다.
임의의 완전정규공간은 다음 성질들을 만족한다.
- 완전정규공간은 정규공간이다.
- 완전정규공간의 부분공간도 완전정규공간이다.
완전정규공간이 아닌 정규공간의 예시로서 [math((\omega_1 + 1) × (\omega_1 + 1))]이 있다. 그 부분공간 [math((\omega_1 + 1) × \omega_1)]이 정규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완전정규공간끼리의 곱공간이 완전정규공간이라는 명제의 반례이기도 하다.
9. 완벽정규 성질
정의: 위상공간 [math(X)]이 [math(T_1)] 공간이면서, 임의의 닫힌집합 [math(A)]에 대해, 적절한 가산 개의 열린집합이 존재하여 이들의 교집합[13]이 [math(A)]일 때, [math(X)]를 완벽정규(完璧正規, perfectly normal)공간, 혹은 [math(T_6)] 공간이라고 한다.
임의의 완벽정규공간은 다음 성질들을 만족한다.
- 완벽정규공간은 완전정규공간이다.
- 완벽정규공간의 부분공간도 완벽정규공간이다.
- 완벽정규공간 [math(X)]와 임의의 서로소인 닫힌집합 [math(A)]와 [math(B)]에 대해, 적절한 연속함수 [math(f : X \to [0,1])]이 존재하여 정확히 [math(A)]에서만 함숫값이 [math(0)]이고 정확히 [math(B)]에서만 함숫값이 [math(1)]이다.[14]
완벽정규공간이 아닌 완전정규공간의 예시로서 [math(\omega_1 + 1)]이 있다. [math(\omega_1)]을 원소로 갖는 열린집합의 하한은 가산서수인데, 가산 개의 가산서수의 상한도 가산서수이기 때문이다.
한편, 완벽정규공간끼리의 곱공간이 완벽정규공간이라는 명제의 반례로서 소젠프레이 평면(Sorgenfrey Plane)이 있다. 소젠프레이 직선(Sorgenfrey Line)은 완벽정규공간이지만, 소젠프레이 직선 두 개의 곱공간인 소젠프레이 평면은 정규공간조차 아니기 때문이다.
[1] 특정 점을 원소로 갖거나, 특정 집합을 부분집합으로 갖는 열린집합.[2] 임의라는 표현이 없으면 콜모고로프(Kolmogorov) 공간. 혹은 [math(T_0)] 공간의 성질이 된다.[3] 더해서, 위상공간 [math((X,\mathcal{T}))]가 [math(T_1)]공간이라 하자. [math((X,\mathcal{T}))]의 모든 유한집합 [math(A_{유한} )]은 닫혀있어야 하므로 반대로 [math(X \setminus A_{유한} )]이 열린집합이다. 이는 [math( X )]의 여유한위상의 열린집합이다. 따라서 [math((X,\mathcal{T}))]는 [math(X )]의 여유한위상을 포함하며 [math(X )]의 여유한위상은 [math(X )]의 위상 중 [math(T_1)]공간인 가장 엉성한 위상이다.[4] 사실 밑의 우리손 거리화정리에 의해 이러한 공간은 거리화가능(metrizable)하므로 완벽정규공간이다.[5] 영어판 위키백과가 이러한 방식을 쓰고 있다.[6] Steen & Seebach 저의 Counterexamples In Topology에서 그러하다.[7] 등호가 아니라 부분집합 기호를 쓴 이유는 [math(A)]가 공집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8] 완전정칙공간이 아닌 공간을 스톤-체흐 컴팩트화 시도하면 결과물이 컴팩트화가 아니게 된다.[9] Steen & Seebach 저 Counterexamples In Topology, Part II, Section 90.[10] [math(\omega_1)]은 가장 작은 비가산서수인데, 즉 모든 가산서수를 모은 집합이다. 그 위상은 물론 순서 위상이다.[11] 순서 위상을 잘 모르는 경우 다른 반례로 Sorgenfrey plane이 있다.[12] 위상공간 X가 있을 때 X의 조밀한 가산 부분집합이 존재하는 성질이다.[13] 이러한 집합을 [math(G_\delta)] 집합이라고 한다.[14] "정확히"라는 조건이 어느 한쪽에서 빠진다면 [math(X)]가 정규공간이라는 것만이 보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