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가장 흔한 지형지물을 밟고 위로 올라가는 경우.[1]
레벨 디자인 기법.
샌드박스나 사방이 뚫린 개활지(오픈 필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뻘짓 등을 통해 탈출 방법(?)을 터득, 정해진 길이나 구역을 벗어나 엉뚱한 곳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이러한 가능성이 있는 곳들을 구조나 시스템적으로 봉쇄하는 것. 속칭 트루먼 쇼 방지 법칙이라고 불린다.
구조적인 예를 들면 철조망 같은 장애물 및 밟고 올라갈만한 곳마다 보이지 않는 벽으로 봉쇄하는 것이고, 시스템의 경우 이탈을 막는 별다른 장애물이 없는 대신 전장이나 작전 지역 밖으로 이탈하면 군무이탈 등의 사유 메시지와 함께 페이드 아웃과 함께 게임 오버, 혹은 독(=생화학무기) 등에 의해 체력이 점점 줄거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뒤 저격수, 포격 등에 의해 즉사하는 메커니즘이 있다. 아니면 이탈할 구석마다 파괴 불가능한 지뢰를 설치해 땅밟기와 동시에 죽게 만든다.[2]
(7분 50초부터 레벨의 끝이 나온다.)
돌아다닐 수 있는 지역이 광활하고 자유도가 높은 게임 역시 한쪽 방향으로 쭈~욱 내달려 플레이 무대 끝까지 갈 수도 있는데, 물론 위와 같은 요소들로 막아놨을 수도 있지만 그것조차 신경쓸 겨를이 없거나, 의도적인 다이나믹 로동을 수분~수시간 동안 겨우 해야 볼 수 있을 정도면 막아놓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컨데 대양 한복판에서 잡동사니들로 뗏목 섬을 늘려나가는 Raft 역시 무대인 바다가 워낙 넓어서 일반적인 플레이로는 전체 해역의 극히 일부분에서만 머무르게 된다. 다만 뗏목을 다른 거 없이 한쪽 방향으로 아주 길게 이어나가는 엄청난 뻘짓 노가다를 해나가면 세상의 끝까지 갈 수는 있다. 또한 로스트아크 역시 항해 한정으로 작정한다면 세상의 끝까지 자유로이 갈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전세계가 파괴 가능한 블록으로 이루어진 게임 시스템상 끝없이 전진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좌표 너머로 가면 물리 엔진이 오류가 나고 그래픽 글리치가 발생하는 버그가 있었는데, 개발자 노치는 '물리 법칙이 뒤틀리는 바깥 세계'라는 개념도 일종의 낭만이고 의도하지 않은 이상 굳이 거기까지 도달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우니 고치지 않겠다며 이 버그 공간에 머나먼 땅(Far Lands)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지만 업데이트 과정에서 우연히 버그를 고치게 되면서 없어졌고 결과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벽을 둘러서 해당영역의 접근자체를 막았다.
하여간 '세상의 끝'으로 가면 공통적으로 지구 평면설을 연상케 하는 경계면과 그 밖으론 바닥 없이 추락만 하는 공간이 펼쳐져 있는데, 게임에 따라 경계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안전장치로 존재하기도 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 끝없이 추락하게 된다.
또한 정해진 경로 밖으로 나가 지름길을 입맛대로 찾아다니는 이점 때문에 스피드런 플레이에선 시간 단축을 위한 필수요소로 자주 애용된다.
2. 존재 의의
[3]
"레벨 디자이너들은 모든 플레이어들이 본인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하리라 전제하고 만들 때가 많다.[4] 500번 플레이 했다고 모든 이들이 그렇게 하진 않는다. 잘못된(예기치 않은) 순간에 뒤로 돌아서고, 방아쇠(트리거)를 어긋나게 당겨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망칠 것이기 때문이다." - 짐 브라운 (에픽 게임즈, 레벨 디자인의 날 인터뷰 중)
맵 이탈을 왜 방지하려 하냐면, 게임 클라이언트의 취약점과 그 영향을 받는 레벨의 구조적 허점은 (여느 버그들이 그러하듯) 언제 어디서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된다. 게다가 귀차니즘 또는 '프로는 짧은 시간 내에 보다 많이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산성[5] 논리로[6] 이를 그럴듯하게만 만들어 버린다면 일단 천운이 따라서 그럭저럭 문제없이 진행이 가능하다면 정말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고 툭하면 혹은 뜬금없이 역주행을 한 것만으로도 진행이 꼬이고,[7] 게다가 이것이 목적에 가까워지는 제일 빠른 경로, 방법으로 인지되는 순간 글리치 게임이 되어버린다.
물론 아무리 테스트를 질리도록 해 수정한들, 취약점은 여러 변수에 의해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기에 정발 이후 조작을 까다롭게 하거나 별의 별 수단까지 써가며 지형 지물을 뚫고 돌아다니거나 혹은 끝없이 추락할 가능성은 그 후로도 언제든 존재한다. 하지만 가급적 줄이려고 노력해 그 빈도를 '가끔' 수준으로 낮춘 것은 테스트를 아무것도 안하거나 5일만에 완성시키겠다고 고작 3번으로 끝낸 것에 비해 플레이가 원활하므로 그런 쪽 취향이 아닌 상식인들은 대개 이쪽을 선호한다.
또한 플레이어들이 가용 가능한 온갖 지형지물과 아이템들을 적극 활용해 난전을 벌이다 못해 고득점에 유용한 각종 치팅 핵까지 난무하는 PVP에서도 이게 잦아질수록 플레이어간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질 수 있다. 즉, 맵 밖으로 뛰쳐나가거나 지형지물 사이에 들어간 사람들은 발견하기 힘든 그곳에 머무르며 공간 밖의 플레이어를 보고 조준사격을 하는 반면, 목표물인 플레이어는 벽이나 사물 등에 가려져 보지 못하고 죽어나는데, 이걸 과연 공평하다 볼 수 있을까?
다만 이와는 반대로 의도적이지만 숨겨진 이탈 요소도 있는데, 평범한 배경으로 위장하되, 그 앞에서 실수로도 하기 힘든 특정 행동을 하거나 특정 목표, 요소를 만족시키면 통과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와리오 랜드의 파슬리 숲 보물고,[8] 네츄럴 셀렉션 ns_nancy의 레디룸,[9]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레이싱 게임같은 것 등이다.
또 다른 반대 예시로는 이탈 방지의 법칙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있는데, 예로는 Noita의 세계 경계면에 있는 암벽이 있다. 일정범위를 파고 들어가면 저주받은 바위라는 물질로 이루어진 벽면이 나타나는데, 틱데미지를 무지막지하게 줘서 이탈 방지를 위한 요소라고 생각하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벽을 뚫고 기어이 넘어가면 평행세계가 나오고, 거기서 아이템과 보상이 다른 동일한 구조의 맵에서 파밍과 탐험을 계속 할 수 있게 되어있다.
또한 이걸로 맵 밖을 뛰어다니다 보면 가지도, 보이지도 않을 배경 구석임에도 여러 오브젝트를 꾸며놓은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거기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었으나 정식 버전에서 배경의 일부로 내버려 두되, 최적화를 위해 삭제할 여력 없이 그냥 출시한 게 대부분이다. 물론 기기 성능이 발전된 지금은 발적화 엔진이거나 담당자가 폴리곤과 텍스쳐, 오브젝트를 기하급수적으로 세밀하게 해놓지 않는 한 보이지도 않는 오브젝트들 때문에 급격한 성능저하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똥겜들은 그 수준답게 이탈이 손쉬운 경우가 많지만, 그 중에서 빅 릭스:오버 더 로드 레이싱는 이 분야로 유명한 게임이다.[10] 아예 랜덤박스 아이템으로 이걸 가능케하는 게임도 있다. 그 예시로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행위들을 예상하고 만든 스탠리 패러블은 이탈할 경우까지 게임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문서 참조.
[1] 예시일 뿐 실제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의 드래곤로드 맵의 간판타기 현상은 의도된 것이다.[2] 게다가 디자이너가 까는게 아닌 트리거(=스크립트) 방식이라면 아무데나 밟아도 폭사한다.[3] 미로 제작자의 실수인지, 아니면 창의성을 기르기 위한 의도인지는 몰라도 해당 미로는 총 3가지의 경로가 존재한다. 그래서 여기에 존재하는 경로의 수를 찾는 것이라면 딱히 수정할 필요는 없지만 단순히 미로를 헤쳐 나가는 것이라면 지면 낭비일 뿐이기에 하나 이상의 경로를 막을 필요가 있다.[4]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보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5] 정확히는 질보다 양.[6] 실제 위 컴벳 암즈 맵 제작자였던 이모씨의 신조로, 기일에 쫓기고 한탕주의 개발사, 개발자일수록 이런 사상은 장려된다.[7] 스크립트가 꼬인다거나 요상한 곳으로 튕겨나간다든지 등.[8] 특정 스테이지 지하 벽면이 평범한 벽처럼 되어있는데 통과 가능하며, 계속 가다보면 아무것도 없어 돌아가야 할 것처럼 보이나, 그 끝에 보물고가 있다.[9] 바 테이블 벽쪽에 통과 가능한 구멍이 있으며, 아무것도 없는 숨겨진 공간으로 이동된다. 여기서 옆 복도로 새지말고 정면 벽 쪽으로 가 앉기 키를 누른 채 전진하면 디스코 룸으로 이동한다.[10] 이탈이 단순히 쉬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제한이 없다. 도로 이탈은 물론이고, 아무것도 설정되지 않은 맵 바깥으로 무제한 직진할 수 있다. 꼴에 아무리 멀리 나가도 팅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