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4-22 19:37:19

일루바타르의 선물

Gift of Ilúvatar / Gift of Men

1. 개요2. 상세3. 거부감

1. 개요

레젠다리움에 등장하는 개념.

절대신 일루바타르인간에게 준 선물로, 인간의 죽음을 말한다. 정확히는 죽음으로써 세상, 즉 아르다를 떠나는 것을 뜻한다.

2. 상세

육체가 죽으면 만도스의 궁정으로 영혼만 날아가는 요정들과 아예 죽음 이후가 묘사되지 않는 난쟁이 포함 타 이종족과 다르게 인간은 죽음으로서 아르다의 밖으로 떠날 수 있는 유일한 종족으로 묘사된다. 아르다의 마지막 날까지 아르다에 얽매여 떠나지 못 하는 아이누, 요정들과 달리 인간들은 죽음으로써 아르다를 떠날 수 있었고 그 이후 그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만웨만도스, 그리고 일루바타르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알려진 인간 중 유일하게 베렌이 죽었다 되살아났으나 그는 죽음 이후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다. 인간이 받은 이 선물에 대해 요정들과 발라들마저 부러워했다.

요정들도 죽긴 죽는데 육신의 죽음일 뿐 영혼은 이 세상을 영원히 떠날 수 없고 새로운 육신을 받아 다시 태어났다. 다만 아만이 아닌 가운데땅에서 죽었을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선 다시 가운데땅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정확히는 일루바타르가 발라들의 노래를 세상의 형상으로 비추었을 때 인간의 시대가 도래하는 부분에 이르러 비춤을 멈춰버려서 그들의 운명은 노래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웠다.

루시엔 티누비엘이 순수한 요정으로서는 유일하게 이 선물을 받은 존재이지만 이 경우는 일루바타르가 허락한 극도로 특수한 케이스이다. 이외에도 엘로스아르웬같이 인간의 운명을 택한 반요정도 존재한다.

인간들은 이 선물을 두려워하거나 혹은 혐오하지만 정작 불멸의 존재인 요정이나 아이누, 아르다의 권능인 발라조차 인간이 죽음을 선물로 받은 사실을 부러워하게 되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불멸의 존재들인 이들은 세상이 종말하기 전까지는 영겁의 시간을 아르다에 얽매일 운명이기 때문이다.

3. 거부감

아닙니다, 사랑하는 왕이시여. 그 선택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어요. 이젠 를 태우고 갈 배도 없으니 좋든 싫든 인간의 운명을 감수해야지요. 상실과 적막감을. 그러나 누메노르인의 왕이시여, 전 지금까지 당신의 일족그들의 몰락에 대한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을 어리석은 바보라고 조롱했지만, 마침내 그들을 동정하게 되었어요. 엘다르가 말하듯 이것이 진정 유일자께서 인간에게 주는 선물이라면, 실로 받아들이기 쓰라린 선물이니까요.
반지의 제왕 부록: 아라고른과 아르웬의 이야기
그러나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말 그대로 아르다가 멸망할 때까지 영겁의 시간동안 얽메일 불멸자들에겐 이것이 축복이자 선물이었지만 당사자들에겐 공포이자 저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모르고스가 인간들의 마음을 어둡게 물들였고, 인간들은 점차 죽음을 선물보다는 저주로 여기게 되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제2시대누메노르인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고, 평안한 잠과 같던 죽음은 공포스러운 것이 되었으며, 그 공포는 줄어들던 누메노르인들의 수명을 더욱 짧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르파라존이 영생을 쟁취하겠다고 발리노르를 침공하는 실로 어리석은 행동을 저지른 결과 일루바타르는 인간들의 오만에 대한 벌을 줄 겸, 발리노르도 세상에서 떼어내기 위해 세상의 개변이라는 대사건을 일으켰다. 이 결과 아만 대륙과 주변의 바다는 아르다에서 분리되어 다른 차원의 존재가 되어 닿을 수 없게 되었고 벨레가에르 해가 크게 갈라져 생긴 구렁에 누메노르가 있던 안도르 섬이 빠져 물에 잠겨 멸망했다. 그리고 일루바타르는 아르다에 남은 부분을 이어붙여 3차원의 구형으로 재구성했고 발리노르가 있던 곳에는 새로운 땅(New Lands)과 바다가 생겨났다. 아칼라베스를 피한 신실파들은 메넬타르마 산의 정상은 사우론의 손길이 닿지 않았기에 섬으로 남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항해를 떠났지만 그들이 발견한 건 새로 생겨난 땅과 바다뿐이었고, 아르다가 구형이 되면서 처음 항해를 떠났던 곳으로 되돌아오게 되자 이제 모든 길이 굽어졌도다라고 보고했다.

나중에 아라고른이 사망할 때에 아르웬이 한 말을 보면, 발라엘다르는 인간이 가진 죽음에 대한 공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한심하게 본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타르아타나미르 시절에 일어난 만웨의 사자(使者)사건에서 만웨의 사자들이 하는 말을 보면 누메노르인들을 이해하려는 의도가 전혀 안 보이고 결국 발라들이 누메노르인들의 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나중에 일어난 비극의 한 원인이 된다. [1]

또 하나의 사례로는 힘과 영생을 주겠다는 사우론의 꾀임에 넘어간 나즈굴들이 있다. 힘의 반지 본연의 능력은 영겁의 삶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의한 풍화를 더디게 하거나 막아주는 것에 가까웠기 때문에, 새로운 삶이 덧붙여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명을 억지로 지지부진하게 늘려놓은 꼴이었다. 힘의 반지 문서에서도 설명하고 있듯 이 반지를 만들 땐 본래 요정들이 사용하려고 만든 물건이지, 그 외 종족이 사용할 것을 상정하고 만든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힘의 반지로 얻을 수 있는 수명은 본래의 수명에서 플러스로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고무줄마냥 쭉 늘려놓은 것으로 결국엔 늙는 건 매한가지고 반지를 포기하지 않는 한 몸이 썩어 문드러져도 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은 죽은 자도 산 자도 아닌 악령 신세가 된 것.


[1] 영생을 사는 종족(아이누, 요정) 중에서 인간이 가진 죽음에 대한 공포를 온전히 이해한 자들은 아라고른의 죽음을 목도한 아르웬이나, 노인의 육체로 가운데땅을 돌아다닌 이스타리, 특히 간달프 정도다. 이스타리라도 오만한 성격이었던 사루만은 인간을 이해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인간을 계도의 대상으로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