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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20 18:08:18

자연의 섭리


영어명: Force of nature[1]

1. 개요2. 인간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 안 된다?3. 기타

1. 개요

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와 법칙.

인간의 특정 행위가 자연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식으로 자주 인용되는 표현이다. 주로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 언급된다.

2. 인간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 안 된다?

현실에서 이러한 대사를 종종 들었을 것이다. 사용되는 예시는 위에서도 언급이 되어있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를 내세우는 주장들에서 간과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인간 역시 자연에서 비롯된 존재이므로,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이 곧 자연의 섭리이며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은 '자연의 섭리'에 대하여 지나치게 편협하게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말아야 할 이유'같은 것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것을 의미하는 좁은 의미의 자연, 그리고 또 하나는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와 자연계를 의미하는 넓은 의미의 자연이다. 좁은 의미의 자연은 인간을 포함하지 않는 개념이므로 거스를 수 있지만, 넓은 의미는 거스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자연의 섭리를 이야기할 때 자연은 인공의 반의어가 아닌 넓은 의미의 세상에 태어나면 죽을 수밖에 없는 대자연을 칭한다. 그래서 인간이 하는 행동은 자연의 섭리를 벗어날 수가 없다.

애초에 이미 지구에서 인간과 같이 사는 이상 직간접적으로 자연의 동물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데, 그래서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는 지금 좁은 의미인 자연의 섭리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이야기다. 서식지 파괴는 인간의 대자연의 섭리중 일부이고 동물을 돕는 행위는 자연의 섭리를 벗어난다? 얼마나 말이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다.

물리 법칙을 어기는 물질이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예를 들어 인간이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을 나는 것은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다. 하늘을 나는 동안에도 중력 자체는 계속 존재하며, 단지 공기동력학을 이용하여 그 이상의 양력(揚力)을 얻었을 뿐이다. 인간은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줄이고 서로 협력하여 사회를 구성하는 방식을 선택하였을 뿐이다.

생태계 보호의 경우, 자연은 그 어떤 종의 생물에게도 멸종받지 않을 권리를 부여하지 않았고 인간이 등장하기 전에도 많은 생물들이 멸종했었다.[2] 물론 생태계가 파괴되면 그것은 인간에게 피해로 돌아온다. 허나 이것을 자연의 징계 등으로 해석하는 것은 인간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생태계의 보호도 궁극적으로는 생물다양성이 인간에게도 유리하기 때문으로,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바라보고 인간과 대립시키는 것은 그 본질을 호도하게 된다.

인간의 발자국 때문에 해변에서 죽어가는 새끼거북들 이 영상의 댓글만 봐도 자연의 섭리라고 무작정 주장하는 내용들이 얼마나 편협하고 이분법적 사고인지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는 자연주의의 오류까지 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데 결국 자연환경 보호를 통해 살아남는건, 그리고 자연보호를 하는 이유는 인간이다. 지구는 인간이 환경오염으로 멸종하건말건 관심없다.

A: 촬영할 시간에 발자국에 갇힌 새끼거북들이나 좀 도와주지.
B: 안돼. 안타깝더라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놔둬야 해.
A: 뭐? 인간이 찍어놓은 발자국에 갇혀 죽는 거북이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거냐?

특히 인간이 다른 동물을 구조하는 행위를 자연의 섭리에 거스르는 것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종의 생물을 구조하는 행위는 비단 인간들만이 하는 행위가 아니다. 자연의 동물들도 다른 종의 동물을 이타적으로 돕는 행위가 종종 있다. 그냥 사자가 배불러서 사냥감을 놔주는 행위나 인간이 사냥감이 귀여워서 살려주는 행위나 다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반대로 고양이가 재미로 를 사냥하는 것이나 인간이 재미로 동물을 죽이는 것도 자연의 섭리다. 인간도 동물일 뿐이다. 인간은 영장류의 한 종이지 자연에 벗어나는 존재가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인간이 인간을 구조하는 행위 역시 자연의 섭리를 벗어나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사람이 '인공적'인 것은 역시 '자연적'의 일부분이며, 사람의 모든 행위는 자연적인 법칙 안에서 하게 되어 있다. 사람이 자연의 섭리을 거스른다는 것은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았다'는 문구만큼이나 원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자연의 섭리라는 개념 자체가 주관적이다. 모든 생명체와 인간은 물질로 구성되며, 의식은 물질 간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를 근거로 "땅을 파는 건 되는데 왜 같은 물질인 생명체에 개입하면 안 되는가?"라고 하면 답할 근거가 없다. 물론 도덕적인 담론에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좋은 접근법은 아니지만, 좀 더 넓은 범위의 자연의 섭리에 대해서 논할 땐 충분히 가능한 논리다.

3. 기타

자연의 섭리 주제와 관련된 3D 단편 애니메이션이 존재한다.

인간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려고 기상 조작, 유전자 변형 생물, 복제 생물 등을 만들어 도전했다가 통제하지 못하고 결국 자연의 힘에 굴복하는 내용은 영화나 애니매이션, 소설 등으로 수도 없이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쥬라기 공원 시리즈.

팀 포트리스 2의 캐릭터 스카웃의 말버릇이다. 다만 멍청해서인지 은어인지 자연 섭리(Force-a-Nature)라고 한다.
[1] 또는 Course of Nature라고 불린다. 여담으로, Force a nature(자연에 섭리)가 맞는 철자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건 잘못된 표기이다.[2] 여러가지 재해로 인한 멸종 외에도, 다른 생물과의 경쟁에서 밀려 멸종한 생물들도 많다. 즉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인간이 특별히 사악하기 때문에 많은 생물들이 멸종한 것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은 인간과 같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러할 기회가 별로 없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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