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부부. 물총새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는 신화이다.2. 줄거리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케윅스와 알퀴오네 |
또한 이전에 헤라클레스가 드리오페스족을 물리치는 것을 도와준 적이 있어 틀레폴레모스[2]를 비롯한 헤라클레스의 자손들을 보호해 주기도 했다. 에우뤼스테우스가 협박해서 견디지 못하고 아테네의 왕 데모폰[3]에게 그 역할을 떠넘기기는 했지만.
하지만 테살리아에서 여러 가지 재앙들[4]이 일어나자, 케윅스는 신들의 저주가 아닐까 근심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달라고 아폴론의 신탁을 받고자 클라로스로 뱃길을 떠나기로 한다. 알퀴오네는 여행길을 걱정하여 제발 가지 말라고 간청하지만[5] 케윅스는 아내를 달래며 두 달 안에는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떠난다. 그러나 결국 가는 길에 폭풍에 휘말려 케윅스 일행은 전멸하고, 케윅스는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시신이라도 아내 곁에 가게 해 달라고 빌며 바다에 빠져 익사하고 말았다.[6]
한편 이를 모르는 알퀴오네는 신들, 그 중에서도 가정과 부부의 사랑을 수호하는 헤라에게 매일같이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빌었다. 가정의 수호신인 신들의 여왕 헤라는 이 사연을 듣고 고민에 빠지는데, 남편을 그리워하는 사연은 딱하지만 이미 죽은 사람을 자신이 돌려보낼 수도 없으니 안타까운데, 권능을 쓴다 해도 명계의 신들이 가만히 둘 리가 없다. 이에 고민하던 헤라는 자신의 전령 이리스를 시켜 잠의 신 휘프노스의 아들들 중 꿈의 신 모르페우스를 부른다. 모르페우스는 알퀴오네의 꿈 속에 남편으로 둔갑하여 자신은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에 절망한 알퀴오네는 뜬 눈으로 밤을 새다가 날이 밝아 떠내려온 남편의 시신을 발견하고 남편과 함께 하기 위해 스스로 절벽에서 뛰어내린다. 헤라와 신들은 이를 안쓰러워하여 뛰어내리는 알퀴오네를 물총새(물새)로 변신시켰다. 이 물총새가 남편의 시신에 입을 맞추자 케윅스가 눈을 뜨더니 그 역시 물총새로 변하여 함께 지내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부부는 사이좋게 둥지를 꾸리고 새끼도 낳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겨울철에 알퀴오네(물총새)가 알을 품을 때는 아버지 아이올로스가 손주들을 위해 바람을 억제해 주기 때문에 선원들은 이 시기에는 무사히 항해를 할 수 있어, 풍랑을 짐작하는 이정표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 일설에서는 케윅스와 알퀴오네가 너무도 행복한 나머지 서로를 제우스와 헤라라고 불러서 휴브리스 크리로 제우스의 저주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비디우스는 휴브리스가 있었는지 따로 언급하지 않았고, 대신 케윅스의 시신이 해변가로 떠내려오자 알퀴오네가 자살을 시도했다고 적었다.
여담으로 알퀴오네는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에게 대놓고 동정받았다고 언급되는 얼마 안 되는 여자이다. 알퀴오네는 딱히 제우스와 관련이 있지도 않았고, 결혼과 가정을 수호하는 여신인 헤라의 눈에 보기도 좋게 남편과도 잘 지냈다. 남편이 바다에서 죽었는데도 그것도 모른 채 오매불망 자기에게 남편의 무사귀환만 빈 데다가, 헤라가 보낸 모르페우스 덕에 남편이 죽었음을 알자 진짜로 자살을 하기까지 했으니 헤라에게 동정받기엔 충분하다. 그뿐만 아니라 케윅스 역시 다른 곳에 전혀 눈 돌리지 않고 가정에만 충실했으니, 헤라가 부부를 안타깝게 여길 만도 했다.[7]
헤라가 쥐 잡듯이 잡아댄 여자들은 대다수가 제우스가 치근거려 제우스의 아이를 임신한 경우였고,[8] 그런 경우만 아니라면 헤라는 본디 제법 자비로운 편이라 헤라의 눈에 알퀴오네의 일은 가엾고도 남을 만했다.
이 전승에 따라 케윅스와 알퀴오네는 물총새의 학명이 되었고, 영어 단어 Halcyon은 '평온한 시기'라는 뜻이 되었다.[9]
[1] 금성의 신 에오스포로스의 아들이었다는 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미남이었다고.[2] 헤라클레스의 아들이자 헬레네의 구혼자들 중 한 명. 트로이 전쟁에서 사르페돈에게 살해당한다.[3] 테세우스와 파이드라의 아들.[4] 형제인 다이달리온이 독수리로 변하는가 하면 조카인 키오네는 아르테미스의 화살을 맞아 죽고, 자기 가축들이 도둑맞는 등 사건들이 벌어졌다. 참고로 다이달리온은 그가 뭘 잘못해서 독수리가 된 것은 아니다. 키오네가 아르테미스의 미움을 받아 죽자 자신도 자살하려다 키오네를 사랑했던 아폴론의 힘으로 독수리가 되었다.[10] 물론 키오네가 아르테미스의 화살을 맞은 이유는 본인이 아르테미스보다 아름답다고 말해서이긴 하다만.[5] 바람의 신의 딸이기에 바람의 무서움을 알므로.[6] 이 풍랑은 아이올로스가 일으킨 듯한데, 신화에서 일으킨 이유가 안 나왔지만 자기보다 더 상급 신의 명령이 있었던 모양. 자기한테 별 짓 안 하고 외려 자기 딸내미를 아끼는 사위를 장인이 나서서 죽게 만들 이유가 없으니... 일부 전승에서는 너무 행복한 나머지 신들만큼 행복하다고 여겨 저주를 받았다고 한다. 혹은 아이올로스가 아닌 다른 바람의 신이 이들을 질투해서 일으켰다거나.[7] 이 둘과 마찬가지로 서로에게 충실한 부부인 헥토르와 안드로마케가 헤라의 후원과 도움을 받지 못한 것과 대조된다.[8] 물론 현대인의 시선에서는 해당 여성들보다 제우스를 먼저 족칠 문제이기는 하다만, 제우스의 힘과 권능이 자기보다 강하다 보니 그 방향을 제우스의 내연녀들에게 돌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건 어쩔 수가 없는 것이 헤라가 마음같아서는 제우스를 족치고 싶었겠지만, 헤라가 전에 한 번 역관광을 호되게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예시로, 제우스의 계속되는 불륜에 참다참다 결국 폭발한 헤라가 아테나, 아폴론, 포세이돈과 합세해 제우스로부터 패권을 빼앗으려다 역관광당해 손목에 수갑을 차고 발목에는 모루를 단 채 천지의 가운데 매달리는 벌을 받았으며 다시는 반란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서야 간신히 풀려났다.[9] 링크된 곡 또한 이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