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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파라마운트에서 배급한 킹콩(1976)의 후속작으로 1986년에 개봉했다. 감독은 전편을 감독한 존 길러민.2. 상세
원제는 《King Kong Lives》. 한국 극장 개봉 제목은 《킹콩 2》[1]였는데 일본 개봉명을 따른 듯. 일본 외에도 이후 비디오와 VCD도 동일한 제목으로 나왔으나 1991년 5월 4일 《토요명화》로 방영할 당시 제목은 《킹콩은 살아있다》라는 원제목으로 방영했던 바 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잘 알려진 린다 해밀턴이 주역인 '에이미 프랭클린' 박사 역으로 나오는데 토요명화에서 더빙으로 방영했을 때는 린다 해밀턴의 단골 성우인 손정아가 목소리를 녹음했다. 덤으로 1994년 발매한 매직스테이션 2 컴퓨터 486DX번들로 슈퍼 마리오 영화 VCD와 같이 이 영화 VCD가 번들로 나왔었다.전편에서 죽었던 킹 콩은 인공심장을 달아 되살아나며, 레이디 콩, 베이비 콩까지 나오는데 전작과 달리 킹콩과 맞상대하는 크리쳐들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사람들에 의해 시체가 회수되어 인공심장을 달아 부활한 킹 콩이 탈출하여, 수혈을 위해 잡아왔던, 자신과 같은 종인 암컷 레이디 콩과 짝짓기를 하고, 사람들로부터 레이디 콩과 그 뱃속에 든 자신의 새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마지막 장면에서 킹 콩은 간신히 미군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치명상을 입어 레이디 콩이 새끼를 출산하는 것을 보며 죽어간다.
당시에는 엄청난 거액인 무려 5천만 달러(현재로 치자면 2억 달러 이상) 이상의 제작비를 들였다고 국내 개봉당시 포스터에서 홍보하였으나, IMDb에서는 1,000만 달러, 위키백과에서는 1,800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여하튼 얼마를 들였던 간에 그 퀼리티가 워낙에 떨어져서,[2] 다른 사람도 아닌 제작자인 데라우렌티스가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그리고 흥행수익은 471만 달러로 쫄딱 망했다. 한국에서는 1편이 개봉한지 딱 10년에 맞춰 1987년 1월 1일 개봉했는데 당시 대형개봉관 축에 끼었던 허리우드 극장에서 개봉했다. 물론 흥행은 그리 안 좋았는데 서울관객 14만으로 10년전 1/3 수준에 그쳤다.
거기에 썰렁하게 웃기는 장면도 왜 들어갔는지 모를 지경. 킹 콩이 도시를 오고가는데 골프를 치던 사람들이 친 골프공에 킹 콩이 맞고 아퍼 하는 모습에, 골프 치던 사람들이 기겁하고 달아난다든지, 아버지의 스포츠카를 자기 것이라고 뻥치던 어느 애송이 앞에서 킹 콩이 차를 밟아 뭉개고 가버리자 "난 아빠에게 죽었다…"라며 멘붕하는 장면이 나와 웃어야 할지… 그밖에 다이너마이트로 산을 폭발시켜 돌무더기로 킹 콩을 잡으려던 사냥꾼들이 킹 콩에게 역습당해 잡아먹히는 장면도 나온다(깜놀주의).[3] 국내에서는 끔찍하다고 여겨서인지 잘려나간 장면인데, 콩이 사람 한 명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다가 이빨에 낀 모자를 빼낸다. 게다가 전작의 여주와 남주가 등장하지 않아 후속작임에도 연관성이 매우 적고 전작에서도 비판 받은 점인 볼거리가 너무 적다는 걸 그대로 답습했으며 콩과 크리처의 대결 장면이 아예 없다. 그나마 볼거리는 킹 콩이 미군을 상대로 무쌍을 벌이며 장갑차를 마구 내던지며 박살내는 마지막 전투 장면 정도.
그리고, 국내 개봉시에는 마지막 미군과의 전투 장면도 대거 잘린채로 상영되었다.
그래도 콩의 아들과 콩이 만나는 장면은 괴수 영화에서는 흔치 않게 갓 태어난 새끼와 죽어가는 괴수의 장면을 묘사한 보기 힘든 명장면.#
3. 평가
신선도 8% | 관객 점수 17% |
평가는 희대의 괴작. 이 한마디로 충분하다.
전작에서 죽은 킹 콩을 인공심장으로 부활시키는 마치 SF적 도입부도 판타지스러운 원작과 관련없는 황당 설정이며 콩이 사람을 두동강내거나 잡아먹는 잔인한 장면도 나오면서 콩 부부의 애정 파트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등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시청연령도 문제다.
그래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콩을 단순히 난폭한 괴수가 아닌 감정을 지니고 가족애가 있는 동물로 그려낸 것은 좋았으나 괴수 영화로써 지켜야 할 기본 요소인 볼거리가 없다는 점은 거대뱀과의 전투씬이라도 있었던 전작보다 더 안 좋아졌다 볼 수 있다.
4. 게임화
4.1. MSX2
킹콩 2~되살아나는 전설(キングコング2~甦る伝説)
1986년 12월에 MSX2로 발매되었다. 제작은 코나미이고 매체는 1메가 비트 카트리지.
코나미는 이 무렵에 구니스, 불새(만화)/봉황 편 같은 영상물 베이스의 미디어믹스 작품을 간혹 시도했는데 코나미 판권물의 공통점은 원작 영상물에서는 모티브만 가져오고 스토리는 오리지널로 전개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원작 재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소재만 가져오는 대신 게임성에 집중하는 방식이었다.[4] 예를 들면 MSX판 구니스는 슬로스가 납치된 꼬마들[5]을 찾기 위해 모험을 하는 탐색형 액션게임이고 불새 봉황편은 가오가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번뇌와 싸우는 내용의 슈팅게임이었는데 본작의 구성도 비슷하다. 일단 영화에서 전반부만 잘라서 엄청나게 뻥튀기(...)하여 게임화했다는 느낌의 구성인데 생명유지가 한계에 달한 킹콩을 살리기 위해 인공심장이식을 하려는데 필요한 수혈용 혈액을 제공할 레이디 콩을 찾으러 영화에 등장했던 인물인 행크 미첼이 해골섬으로 모험을 떠난다는 줄거리.
장르는 ARPG인데 코나미 답게 RPG보다는 액션 쪽에 좀 더 치우쳐있으며 이듬해에 나온 메탈기어에 시스템적으로 영향을 준 부분도 제법 보인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고 MSX 게임계의 본좌였던 코나미가 당대 개봉한 영화를 등에 업고 만든 작품이었으나 크게 히트하지는 못한 편으로 게임이 너무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게임이 발매된 1986년 당시에는 아직 MSX2의 보급률이 높지 않아 기존 MSX1 게임들이 더 잘팔렸던 것도 원인이었다. 그렇다보니 코나미의 MSX 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숨은 명작' 취급을 받는 작품.
게임은 비주얼도 괜찮고 재미있기는 한데 여러가지로 난점이 많다. ARPG 주제에 세이브/로드 기능이 없고[6] 힌트 없이는 진행이 어려운 편이라 첫 플레이시에는 쉽게 죽게 된다. 그렇다고 하이드라이드마냥 힌트도 안주고 맨땅에 헤딩을 시키는 건 아니고 게임 내에 진행 힌트가 나오기는 나오는데 그 힌트를 받아보는 자체도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거기에 기본적으로 회복 수단이 짠 편이다보니 그냥 죽고 컨티뉴 하는게 사실상의 회복수단(...). 그런데 문제는 컨티뉴 수가 엔딩 조건과 관련이 있다는 사악한 제약이 걸려있다. 거기에 더더욱 사악한 것은 불새 봉황편 카트리지를 슬롯 1에, 킹콩 2 카트리지를 슬롯 2에 꽂고 부팅하면 세이브/로드 기능이 활성화된다.[7] 가히 진엔딩 보려면 그라디우스 2 카트리지가 필요했던 사라만다(MSX)에 필적하는 미친 상술.
엔딩은 멀티엔딩인데, 클리어 시점에서 1년(365일)을 넘기면 킹콩이 사망하는 배드엔딩이 뜨고 365일 이내에 클리어했지만 컨티뉴 횟수가 33회 이상이 되면 노멀엔딩, 365일/33컨티뉴 이내에 클리어하는데 성공하면 진엔딩이 뜬다.
여담으로 패키지 일러스트는 오라이 노리요시의 작품인데, 실은 극장 개봉 당시 사용한 포스터를 좌우반전해서 집어넣은 것이다. 로고에 사용한 타이포그래피도 영화 포스터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후술하는 패미컴 버전 역시 이 점은 동일. BGM은 코나미 구형파구락부의 후루카와 모토아키가 작곡했는데 후루카와가 코나미에 입사해서 처음으로 담당한 작품이 본작이었다고 한다. OST
4.2. 패밀리컴퓨터
킹콩 2~분노의 메가톤 펀치(キングコング2~怒りのメガトンパンチ)MSX2판과 거의 동일한 시기(1986년 12월)에 패미컴판 킹콩 2도 나왔다. 제작사는 동일하게 코나미로 매체는 2메가 비트 카트리지.
MSX2판 되살아나는 전설이 영화 전반부를 소재로 했다면 본작은 후반부 킹콩이 탈출하여 깽판을 치는 부분을 모티브로 삼았다. 심장이식에 성공하여 어딘가에 갇힌 레이디 콩의 텔레파시를 받고[8] 깨어난 킹콩이 레이디 콩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줄거리. MSX2판과는 '킹콩 2'라는 소재만 같고 완전히 다른 작품인데 전술한 구니스와 불새 봉황편도 패미컴판이 있는데 MSX 버전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나왔다.
장르적으로는 MSX판같은 RPG 요소는 전혀 들어가지 않은(약간의 탐색 요소는 있다) 순수한 액션 게임이다. 게임 자체의 평가는 당대에 수많은 명작을 찍어낸 코나미의 작품들 중에서 아주 높지는 않은 편이지만 그래도 코나미의 게임 답게 수작 이상은 충분히 되는 작품이다. 제목 그대로 시원시원하게 펀치로 다 박살내는 킹콩의 액션이 인상적인 작품. 주기되어있는 헬기나 격납고 같은 인간들의 시설은 점프해서 깔아뭉개 부숴버릴수도 있다.
BGM이 특히 평판이 높은데 되살아나는 전설 쪽도 BGM의 평가가 좋았지만 BGM면에서는 분노의 메가톤 펀치 쪽이 좀 더 평가가 좋고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패미컴판 메인테마 기타 연주 MSX-패미컴판 메인테마 어레인지
5. 기타
일본 개봉 당시 포스터를 오라이 노리요시가 그렸는데 한국 개봉판 전단지에서도 이걸 그대로 썼다. 정식으로 돈주고 전단지에 쓰인 건지 무단 도용한 건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그 시절 해외 포스터를 적당히 쓰는 건 무척 흔한 일이어서 이것도 무단 도용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그 시절에는 해외 포스터 전단지를 얻어와 '이게 멋있다!'고 하면 그냥 그걸 복사해서 쓰는 게 흔했다고.
동일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전작(1976)과 비교해서 생김새가 달라졌다. 우선 크기부터 커졌고 정갈하게 정리됐던 전작에 비해 털이 지저분하게 자랐다. 앞서 언급한 것들은 76년도작의 킹콩이 생각보다 어린 개체라서 10년이 지난 1986년도에서는 완연한 성체가 되어 크기가 커졌고 털은 관리를 안해서 자랐다고 하면 되는 문제이긴 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점은 킹콩의 성격이라 할 수 있다. 앤이 진흙범벅이가 되자 폭포로 데려가 씻게 해주고 젖은 앤을 말려주는 신사적인 면모를 보여주던 전작의 콩에 비해 후속작의 콩은 강가의 악어들을 잡아먹고 식인을 하는 연출을 보여주는 야수로서의 면모가 더 치중됐다. 이는 콩이 좋아하는 상대방이 인간과 같은 유인원이라는 차이점에 기인한다. 이를 보여주는 장치로 76년작의 콩은 (수트를 입고 연기하는 연기자 때문인지) 비교적 인간의 눈을 하고 있지만 86년작의 콩의 눈동자는 짐승의 것에 가깝다.
[1] 킹 콩이라고 띄어 쓰는 게 맞으나, 국내 출시 제목에 따랐다.[2] 예를 들어, 탈출한 킹 콩이 숲에서 악어를 잡아먹는 모습이 나온다. 고릴라가 초식동물인 점을 무시한 고증은 콩이 고릴라라고 하긴 곤란한 설정이기도 하니 그렇다 쳐도, 거기서 킹 콩이 손으로 잡는 악어는, 모양이나 움직임 등에서, 알에서 부화한 지 얼마 안 되는 새끼악어라는 게 너무 드러난다.[3] 참고로 이 장면은 킹콩이 식인을 하는 굉장히 드문 장면이다. 원작 1933년판 킹콩과 2005년판에서도 비슷한 묘사가 있긴 했으나 자신을 공격하는 인간을 그냥 물어만 죽이는 장면이었다.[4] 반대로 게임성보다 원작 재현에 집중하려 했던 반다이의 캐릭터 게임들이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게임의 표현력이 풍부해지고 실패를 통한 노하우도 어느 정도 쌓이는 시점인 1990년대 중후반 이전에는 어떤 평가를 들었는가를 생각해보면 게임이라는 매체의 표현력에 아직 한계가 컸던 1980년대 당시에는 코나미의 선택이 현명했다고 할 수 있다.[5] 아마 설정은 구니스 멤버들일텐데 인게임에서는 그냥 다 똑같이 생긴 7명의 꼬마들이다.[6] 하다못해 당시 흔했던 패스워드 방식의 세이브/로드 기능조차 없다.[7] F4키로 세이브, F5키로 로드. 아직 플로피 디스크 보급률이 낮던 시절 작품이라 데이터 레코더가 필요하다.[8] 연출이 마치 꿈을 꾼 것처럼 나온다.